« Previous : 1 :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 27 : Next »

2008.02.28

2008/02/28 14:49 / My Life/Diary
꿈을 꿨다.
지금까지 살아온 꿈의 종합판을,
꿈의 속성은 부활이었고
그래서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2008/02/28 14:49 2008/02/28 14:49
TAGS


Life will go on, Chris Isaak

Broken skies, heartaches that flowers won’t mend
Say goodbye knowing that this is the end
Tender dreams, shadows fall
Love too sweet, to recall
Dry your eyes, face the dawn
Life will go on

All day long thought that we still had a chance
Letting go, this is the end of romance
Broken hearts find your way
Make it through just this day
Face the world on your own
Life will go on, life will go on

There’ll be blue skies, every true love
Someday I’ll hold you again
They’ll be blue skies in a better world, darlin’

Tender dreams, shadows fall
Love too sweet, to recall
Dry your eyes, face the dawn
Life will go on, life will go on
Broken heart find your way
Make it through just this day
Face the world on your own
Life will go on

2008/02/25 16:40 2008/02/25 16:40

2008.02.23

2008/02/23 19:16 / My Life/Diary

오늘 대출한 책을 반납하러 약 2주만에 밖을 나섰다가 엄청난 조우를 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아무 것도 쓸 수 없다. 단지 기록으로 남기기 위함이다.

2008/02/23 19:16 2008/02/23 19:16
TAGS

2008.02.04

2008/02/04 13:26 / My Life/Diary

내 몰이해의 원인은 가장 이해하기 쉬운 기초 원리에 대해 숙고하지 않거나, 적어도 간과한 탓에 있었다. 기초가 부실하면 공상을 하게 된다.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만 주사위는 신을 따르지 않는다. 국민학교 과정을 12년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Many people would sooner die than think; In fact, they do so.
British author, mathematician, & philosopher (1872 - 1970)

2008/02/04 13:26 2008/02/04 13:26
TAGS ,

2008.02.02

2008/02/02 00:53 / My Life/Diary
누가 뭐래도 나는 열심히 살아왔다. 늙은이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중얼댄다. 단지 쓰디쓴 인생이었을 뿐이다. 싸구려 담배처럼. 때로는 꿈을 꾸기도 했다. 담배 연기에 한숨을 섞는다. 꿈도 그렇게 사라지는 것이다. 이름을 잊어버린 스승 한 분이 이런 말을 했다. 건방지게 삶과 죽음을 논하지 말아라, 너희는 아직 그럴만한 연륜이 안 됐다. 아, 그렇다면 요절한 자들은 건방지게 죽어버린 것이로군. 건방진 새끼들. 담뱃재 떨어진다. 누가 뭐래도 나는 열심히 살아왔다. 은근히 제 살을 파먹어가는 담뱃불. 단지 열심히 사는 게 지겨워졌을 뿐이다. 라고 말하자 몇 무더기의 설교가 떨어져 내린다. 설교자들은 왜 요절하지 않을까. 두 번 다시 열심히 살지 않겠다. 입가엔 유년기의 다짐이 서린다. 그러나 담배값을 벌기 위해 늙은이는ㆍㆍㆍ

나는 담배를 끊었다.
2008/02/02 00:53 2008/02/02 00:53
TAGS

2008.01.29

2008/01/29 03:31 / My Life/Diary
몇 가지 생각을 하다 낮부터 잠에 들었다. 혹은 자기 위해 생각을 했다.

지극한 낙관은 지극한 비관 후에 온다. 비관과 낙관은 반의어 보다는 동의어에 가깝다. 나는 굉장한 낙관론에 빠져 있다. 현재 주류 사상과 체제는 삶과 죽음을 동등한 가치로 놓지 않는다. 삶은 보다 숭고한 것이며(순환논리의 결과로 삶은 보다 숭고해야 한다는 定言) 높은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죽음은, 체제 총생산성의 저하를 가져온다. 출산장려운동과 자살방지대책은 같은 사상을 기반으로 한다. 존재하지 않은 후의 존재하지 않음과 존재한 후의 존재하지 않음. 종교는 존재하지 않은 후의 안락을 부르짖으면서도 존재의 지속을 꾀한다. 순교자가 순교자로 불리는 건 아이러니 내지는 딜레마다.

차라리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건 어떨까. 차기 정부라면 특기인 불도저式으로 밀어 붙여도 되겠다. 교육에 있어 가장 먼저 불도저식으로 처리해야할 것은, 고등학교 전액 무상교육과 무료급식시행이 아닐까. 기러기 아빠를 걱정해주는 건 사치의 도를 넘은 미친짓이다. 아! 이것도 포스트-모더니즘?

요즘들어 스스로를 내려다 볼 때면 한 편의 블랙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삶은 運이다. 神이라해도 좋소.
어떻게든 살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꾀해진 탓이다.

배가 고프다.
어쨌든 무력하게 살아 있다.
나는 매일 끝 속에서 시작을 본다. Abraxas.

2008/01/29 03:31 2008/01/29 03:31
TAGS

2008.01.25

2008/01/25 05:14 / My Life/Diary
무엇이든 이해했다고 자부할 때가 가장 위험한 때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건방지고 자만 속에 빠져 있기 때문에. 완전한 이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뒤돌아보니 꼴값을 떨고 살아온 인생이었구나. 점점 편집증 환자가 되가는 건 아닐까.


편집증 명사
발음〔--쯩〕


이든지 조사
[조사] {받침 있는 체언이나 부사어 붙어어느 이 선택되어도 차이없는 이상을 나열함을 나타내는 보조사. ≒이든.




살아오다 동사
활용〔-와, -오니〕



어미
[어미]
1용언의 어간이나 어미 ‘-으시-’ 붙어 움직임이나 상태부정하거나 금지하려 쓰이는 연결 어미. ‘않다’, ‘못하다’, ‘말다따위뒤따른다. 2 상반되는 사실서로 대조적으로 나타내는 연결 어미.


어미
[어미] {동사 어간이나 어미 ‘-으시-’, ‘--’, ‘--’ 붙어해라할 자리쓰여, 어떤 사실긍정적으로 서술하거나 묻거나 명령하거나 제안하는 따위나타내는 종결 어미. 서술, 의문, 명령, 제안 따위두루 쓰인다.



명사, 의존명사
[명사][의존명사]{어미 ‘-쓰여어떤 일이 있었던 때로부터 지금까지의 동안나타내는 . 【<석보상절(1447)≫】



ㄴ지
[어미]{‘이다 어간, 받침 없는 형용사 어간, ‘’ 받침인 형용사 어간 또는 어미 ‘-으시-’ 붙어
1 막연한 의문있는 채로 절의 사실이나 판단과 관련시키는 쓰는 연결 어미. 2 해할 자리간접 인용절쓰여, 막연한 의문나타내는 종결 어미.
2008/01/25 05:14 2008/01/25 05:14
TAGS

자신의 말(馬)은 자신이 직접 쏴라

내가 여섯 살 때, 우리 가족은 세인트루이스에서 교외의 한 농장으로 이사했다. 농가와 몇 채의 부속건물이 있고, 5만평 상당의 땅에 소 몇 마리, 돼지 몇 마리, 닭 몇 마리, 두 필의 말, 염소 한 마리가 있는 완벽한 농장이었다. 우리 아버지는 도시에서 나서 자랐고 그때도 시내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로 이웃인 퍼시 질레트 씨의 조언과 도움에 많이 의존했다.

어느 날 우리 가족이 쇼핑을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보니 염소가 집안에 들어와 난장판을 벌여놓고 있었다.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당장 염소를 죽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퍼시를 불러와서 어떻게 염소를 처치하느냐고 물었다. 퍼시가 말했다. "쉬운 일이죠, 하워드. 그 놈을 이쪽으로 데려와 보시오. 어떻게 하는지 보여드리지요." 아버지가 염소를 그쪽으로 데려가자, 퍼시는 큰 해머로 염소의 머리를 내리쳤다. 그것으로 그만이었다.

몇 달 후에 이번에는 돼지 한 마리를 잡아야 할 때가 되었다. 아버지는 다시 퍼시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가 말했다. "아무런 문제도 안 돼요, 하워드. 그 놈을 이리 데려오면, 내가 손봐드리지요." 그래서 우리는 돼지를 퍼시에게 몰고 갔다. 그러자 퍼시는 직접 돼지의 목을 따서 잡았다.

얼마 후에 내가 동생과 말을 타고 밖으로 나갔는데, 동생의 말이 밭다람쥐 구멍을 잘못 디뎌서 심하게 부상을 당했다. 다음날 수의사가 우리 농장에 왔다. 수의사는 말의 상태를 세심하게 살펴본 다음 우리에게 말의 다리가 부러졌다고 말했다. 그래서 말을 죽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버지는 다시 퍼시에게 가서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퍼시가 공포에 질렸다. 그가 말했다. "하워드, 나는 당신의 말을 쏠 수 없어요. 말은 달라요. 그것은 돼지나 송아지나 염소가 아니지요. 남의 말을 쏘아 죽이느니 차라리 남의 마누라를 겁탈하겠소. 그뿐 아니라 만약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당신 대신 말을 쏘아달라고 하면, 앞으로 이 부근에서 당신은 절대로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거요. 남자는 자신이 자기 말을 쏘아야 해요, 하워드. 그게 말에 대한 도리이기도 하지요."

스티븐 샘플,『창조적인 괴짜들의 리더십』, 김영사, 2003, pp.194~195

2008/01/19 01:23 2008/01/19 01:23
TAGS

포스터

히틀러
괴벨스
무명의 女屍


전쟁 드라마도, 히틀러 전기도 아닌
지독하게 슬픈
죽음에 관한 영화다.
2008/01/17 04:51 2008/01/17 04:51
TAGS ,

2008.01.16

2008/01/16 06:48 / My Life/Diary

무언가를 ‘이해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Richard Feynman
이 우주의 진행방식을 하나의 체스게임에 비유해보자. 그렇다면 이 체스게임의 규칙은 신이 정한 것이며, 우리는 게임을 관람하는 관객에 불과하다. 그것도 규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로 구경할 수밖에 없는 딱한 관객인 것이다. 우리에게 허락된 것은 오로지 게임을 ‘지켜보는’ 것뿐이다.

물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지켜본다면 몇 가지 규칙 정도는 알아낼 수도 있다. 체스게임이 성립되기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기본 규칙들 ㅡ 이것이 바로 기초 물리학이다. 그런데 체스에 사용되는 말의 움직임이 워낙 복잡한데다가 인간의 지성은 명백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모든 규칙을 다 알고 있다 해도 특정한 움직임이 왜 행해졌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체스게임의 규칙은 비교적 쉽게 배울 수 있지만, 매 순간마다 말이 갈 수 있는 최선의 길을 찾아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연계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난이도가 훨씬 높은 것뿐이다.

우리가 노력하면 그 복잡하고 어려운 규칙들을 모두 알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규칙의 일부만이 알려져 있다. 규칙을 모두 알아내는 것도 문제지만, 알아낸 규칙으로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이 극히 한정되어 있다는 것도 커다란 장애이다. 거의 모든 상황들이 끔찍하게 복잡하여 게임의 진행 양상을 따라가기가 벅찰 뿐만 아니라, 다음에 벌어질 상황을 예측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게임의 규칙’이라는 지극히 기본적인 질문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규칙을 모두 이해한다면 그것은 곧 이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이해의 참뜻’ 이다.

리처드 파인만,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승산, 2003



과학적 결론을 토대로 비과학적 추론을 해놓고는, 그것을 과학적 정리로 착각하고 있다. 자신을 돌아보자. 스스로의 논리에 함몰돼 망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두렵다.
2008/01/16 06:48 2008/01/16 06:48
TAGS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Krótki film o miłości), Krzysztof Kieslowski


10년쯤 전에 봤을 때는 다 헤진 영상이었다.
그랬다.
2008/01/14 03:49 2008/01/14 03:49

2008.01.12

2008/01/12 03:39 / My Life/Diary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01/12 03:39 2008/01/12 03:39


Nuovo Cinema Paradiso, Giuseppe Tornatore


누구에게나 영원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다. 오랜 영화를 볼 때면 항상 imdb를 뒤진다. 영화 속에 등장한 배우들의 삶을 확인하기 위해서 주요 배역 하나 하나의 바이오그라피를 찾아보는 것이다. 그야말로 악취미. 마치 그들의 죽음이 영화 속 인물을 완성시키기라도 하는 양, 우리의 추억이 현재의 부재 속에서 되살아 나듯, 아으 나는 그런 것이다.

두려운 것은 헤어짐이 아니라 다시 만남이다.

2008/01/12 03:36 2008/01/12 03:36

2008.01.07

2008/01/07 20:23 / My Life/Diary

새로운 이론을 머릿속에 세웠다하더라도, 기존에 사유하던 하나의 엄선된 경험적ㆍ실험적ㆍ학술적(소위 귀납적) 논리를 함부로 폐기해서는 안 된다. 폐기를 유보하고 새로운 논리와 융합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세상에는 그 어떤 전우주적 완전성을 가진 이론은 없으므로 --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혹은 우리의 인식이 영원히 도달할 수 없기에 -- 모든 부분 사이의 통섭이 필요하다. 부분의 합은 전체보다 명확하다.

너무나 많은 길을, 그것도 너무나 멀리 돌아서, 결국 제자리에 선 채,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한 불명확함 속에서, 미아가 되었다.


내 노트는 알지 못한다, 그 동안 의심 많은 길들은
끝없이 갈라졌으니 혀는 흉기처럼 단단하다
물방울이여, 나그네의 말을 귀담아들어선 안 된다
주저앉으면 그뿐, 어떤 구름이 비가 되는지 알게 되리
그렇다면 나는 저녁의 정거장을 마음속에 옮겨놓는다
내 희망을 감시해온 불안의 짐짝들에게 나는 쓴다
이 누추한 육체 속에 얼마든지 머물다 가시라고
모든 길들이 흘러온다, 나는 이미 늙은 것이다

기형도, 「정거장에서의 충고」부분
2008/01/07 20:23 2008/01/07 20:23
TAGS ,

그날들

2008/01/07 12:43 / My Life/Diary

그날들, 김광석


어제는 김광석 12주기였다.
2008/01/07 12:43 2008/01/07 12:43

Baden Jazz Suite I

2007/12/28 06:24 / My Life/Diary
사용자 삽입 이미지



Baden Jazz Suite 1 - Simplicitas, Clara Campese
2007/12/28 06:24 2007/12/28 06:24
TAGS

2007.12.27

2007/12/27 04:17 / My Life/Diary
문득 문득 재밌는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소소한 일에서도 웃음거리를 찾아내 워낙 잘 웃는데다, 술을 먹여 놓으면 낙엽이 굴러가기도 전에 웃어버린다. 어쨌든 우는 것보다야 웃는 게 좋으니까. 방금 전에도 갑자기 우스운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니까 신병훈련소에 있던 1월의 겨울, 개만도 못한 취급을 개만도 못한 이들에게 받으며 개같은 훈련을 끝낸 점호시간이었다. 병력 조사를 하던 교관이 그에게 물었다. "어디가 아프냐" 그러자 까무잡잡한 피부에 물에 뿔린 찐빵 같은 얼굴을 가진 그는, "저는 갑상선기능항진증입니다!" -- 순간 나는 이 '갑상선기능항진증'이란 병명을 평생 기억하게 된다. 마치 '스트렙토마이신'이나 '탐부톨錠'과 같은 마력이 갑상선기능항진증에 서려있는 것이다. -- 교관은 다시 그에게, "아무리 봐도 아파 보이진 않는데" 라며 병력 조사지에 침을 발랐다. 그는 그 뭐랄까, 순진무구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비굴하다고 해야할까, 어쨌든 개같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는 자기 전에 라면 두 개를 먹고 자도 얼굴이 홀쭉해져 있고 아침에 또 배가 고픕니다."

우리는 웃었다.

그 순간에도 그는 각진 안경 너머로 유난히 큰 눈을 굴리며 도대체 이들이 왜 웃는 지 알 수 없다는, 나에게는 그저 혐오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 인생은 왜 그리 개같았을까. 개같은 날의 웃음은 왜 언제나 평화로운지. 그리하여 오늘도 나는 웃는다. 인생은 이다지도 우스운 것이로구나.
2007/12/27 04:17 2007/12/27 04:17
TAGS

2007.12.24

2007/12/24 15:19 / My Life/Diary

정보가 한정되고 막연한 상황에서, 가끔 발생하는 놀라움과 실패를 피할 수 없다. 틀리기 쉬운 제도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그 제도를 개선하려는 어떤 일도 하지 않으면서 그 제도 내에서 결정을 잘못 내린 사람들을 질책하는 것은 부당하고 자기 패배적이다. 역사학자인 홀스테터(Roberta Wohlstetter, 1962)에 따르면, 미국이 진주만 기습 공격에서 배울 교훈은 <불확실하다는 사실을 수용하고 그와 함께 사는 것을 배워야 한다. 어떤 마술도 확실성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계획은 확실성 없이 움직여야 한다>(401쪽)는 것이다.

지난 사건들을 이해하려 할 때, 주변 세계를 해석하고 예측하기 위하여 우리가 사용하는 가설들이나 규칙들을 암묵적으로 검증하는 수가 있다. 후견지명(hindsight)에서, 과거가 우리를 위해 보존했고 또 보존하고 있는 놀라움을 체계적으로 과소평가한다면, 그 가설들은 유난히 약한 검증을 받게 되어 그 가설들을 바꿀 아무런 이유를 찾지 못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과거가 어떤 것인지를 이해한다는 느낌을 주는 바로 그 결과 지식이 과거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이런 편향에서 우리를 보호하려면, 이런 편향이 생성되는 과정에 포함된 심리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결과 지식을 받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이미 그 주제와 관련해서 알고 있는 내용과 통합해서 즉각적으로 그 뜻을 파악한다. 이런 재해석 후, 보고된 성과는 재해석된 상황의 피할 수 없는 산물처럼 보인다. 과거에 관해 들은 내용으로부터 <의미를 이해하기>는 너무 자연스러워, 결과 지식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거의 의식하지 못한다. 마음을 선견지명(foresight) 상태로 재구성하면서 사람들은 후견지명의 조망에 닻을 내린 채 보고된 결과가 꽤 그럴 듯하게 보이도록 내버려 둔다.

그 결과 사람들에게 후견지명의 편향에 빠질 위험을 경고해도 아무런 효과가 없다(Fischhoff, 1977b). 이보다 효과적인 조작은 보고된 결과의 불가피성과 대조되는 논리를 스스로 펴는 것으로서,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음을 스스로에게 납득시킨다. 불가피성을 설명하기 위하여 수집한 이유들의 타당성을 묻는 것이 좋은 출발점일 수 있다.(Koriat, Lichtenstein, & Fischhoff, 1980; Slovic & Fischhoff, 1977).

...

과거를 연구하는 이유는 과거를 보면 해석 가능한 어떤 패턴을 찾을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라고 말한다. 많은 연구들은 이 신념의 근거가 단단함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아무렇게나 산출된 자료에서조차 어떤 질서나 의미를 찾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가장 낯익은 한 예가 도박꾼의 오류이다. 온전한 동전을 계속 던질 때 4번 계속해서 앞면이 나오면 다음에 뒷면이 나올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느낌이다. (Lindman & Edwards, 1961) 따라서 마음에서는 무선 과정조차 질서정연한 내적 특성의 제약을 받는다.

(pp.479-480)

Baruch Fischhoff,「과거를 연구하도록 저주받은 사람들을 위하여: 후견지명에서의 추단법과 편향」,『불확실한 상황에서의 판단』, 아카넷.


읽는 것과 읽고 이해한다는 것은 칠천만광년 떨어져 있다. 나는 사십구억만광년 멀리서 잠자고 있다.

2007/12/24 15:19 2007/12/24 15:19
TAGS ,

예수께서 식초를 받으신 다음 "다 이루어졌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시며 영을 넘겨 주셨다.  (요한복음 19:30)

2007/12/24 14:58 2007/12/24 14:58
TAGS

2007.12.13

2007/12/13 15:39 / My Life/Diary

John Lennon


암살범 챕먼은 비틀스 멤버였던 존 레논에게 강한 유대감을 느꼈다. 그래서 존 레논의 흉내를 열심히 내고 다녔다. 존 레논의 노래 앨범을 모두 사서 들었고 레논이 일본 여자 오노 요코와 결혼한 것을 모방하여 여러 명의 아시아계 여자와 사귀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암살범들이 대개 그렇듯이, 챕먼도 정서 불안이 극도의 상태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는 더는 자기 자신과 존 레논 사이의 현격한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레논을 해치워야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품었다. 즉 자기가 모방해야 할 대상을 파괴함으로써 더는 모방할 필요가 없게 하는 것이었다.

- 존 더글라스ㆍ마크 올셰이커,『마인드헌터』



Real Love, John Lennon

All my little plans and schemes
Lost like some forgotten dream
Seems like all I really was doing
Was waiting for you

Just like little girls and boys
Playing with their little toys
Seems like all they really were doing
Was waiting for you

Don't need to be alone
No need to be alone

It's real love
It's real, yes it's real love
It's real

From this moment on I know
Exactly where my life will go
Seems that all I really was doing
Was waiting for love

Don't need to be afraid
No need to be afraid

It's real love
It's real, yes it's real love
It's real

Thought I'd been in love before,
But in my heart I wanted more
Seems like all I really was doing
Was waiting for you

Don't need to be alone
No need to be alone

It's real love
Yes it's real, yes it's real love
It's real, yes it's real love...

2007/12/13 15:39 2007/12/13 15:39

2007.12.12

2007/12/12 23:14 / My Life/Diary
요 근래 정신 없이 살다보니 정신 없는 일을 된통 당했다. 그런데 전혀 정신 없지 않고 무덤덤하다. 그래서 정신 없는 일이 정신 없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자책도, 후회도 없다. 잭 웰치는 언젠가 이런 말을 했다. 최고경영자의 임무는 부하 직원들의 열정이 계속 타오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그러자 누군가 되물었다. 열정이 식어버린 직원에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그러자 웰치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어떤 것도 해줄 수 없다고, 꺼진 열정을 다시 살리는 건 불가능하다... 라고. 아, 우리는 무덤 같은 이 세상에 땅을 파뒤집고 솟아오른 것인가. 저 불룩하게 올라선 무덤 속에, 폭죽처럼 터지는 삶의 열정들이... 죽어 있다.
2007/12/12 23:14 2007/12/12 23:14
TAGS

2007.12.12

2007/12/12 06:28 / My Life/Diary

외로움은 역설적인 성질을 갖고 있다. 이게 말이 되나 역설적인 성질이라니. 역설적인 성질이라? 주위의 것들이 떠나갈 수록 외로움은 깊어진다. 빌 수록 차는 것이다. 세상에 그렇지 않은 게 어디있겠느냐, 서양의 똘똘이들과 열역학 제1법칙. 病이 깊던 뉴튼의 외로움.

2007/12/12 06:28 2007/12/12 06:28
TAGS

2007.12.11

2007/12/11 03:07 / My Life/Diary
인터넷을 뒤지다가, 사진을 올리면 닮은 유명인사를 골라주는 사이트를 발견했다. 사진 두 개를 넣어본 결과. 높은 비율로 닮은 인물은 없다. 왜 이렇게 나와 닮은 여자들이 많은 건지... 류덕화와 김정일이 한 곳에 섞여있다니 생긴 것도 잡탕인가. (본가가 이북이긴 하다.) 아는 사람 몇 명을 넣어봤는데 여자들은 잘 나오는 것 같다. 과연 닮음의 기준은 무엇일까.

이곳에서 해볼 수 있음. http://www.myheritage.co.kr/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내 사진을 심슨化 시킨 것이다. 여기서 해볼 수 있음. http://simpsonizeme.com/
2007/12/11 03:07 2007/12/11 03:07
TAGS ,

Annie Hall (1977)

2007/12/04 05:50 / My Life/Diary
2007/12/04 05:50 2007/12/04 05:50

2007.12.03

2007/12/03 00:42 / My Life/Diary
시력이 나빠져 간다. 아니, 모르겠다. 시력이 나빠진 줄 알고 새로 안경을 맞추러 가면, 눈을 기계에 돌려 검사한 안경사는 아무렇지 않은 명랑한 목소리로, "시력이 참 그대로 시네요." 라고 한다. 그냥 그대로도 아니고 '참' 그대로 시라면, 나는 참말로 시력이 그대로인 줄로 아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안경테를 고르기로 한다. 안경사는 내 안경테를 시력 측정시보다 훨씬 더 세밀히, 그러나 순간적으로 가늠해보고는 고가의 안경테 전시대로 나를 이끈다. 나는 그 안경사에게, 실은 내가 지금 착용하고 있는 안경테는 내 생애 두 번은 걸치지 않을 쓸데없이 비쌌던 유물이므로 당신의 판단은 비약이다라고 눈빛을 보내는 것이다. 결국 겨우 겨우 싸구려 안경을 하나 맞추고 나온 길은 어찌 그리 그대로 인지! 이후로 안경을 바꾼 지 5년이 지났다. 그래서 나는 지금, 시력이 나빠져가는지, 또는 안경이 나빠져가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詩力 혹은 視力
2007/12/03 00:42 2007/12/03 00:42
TAGS

2007.12.02

2007/12/02 04:31 / My Life/Diary
그리하여 겨울이다. 바슐라르는,
겨울은 가장 나이 많은 계절이라고 했다.
12월에 들어서면 모두가 부쩍 늙는다.
어느 함박눈 내리던 조용한 날 거울 앞에 섰는
죽음에 뛰어드는 것도 두렵지 않다던
모 교수는 거울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객기를 한 숨 입김으로 날린 채
위태하게 흔들리는
꺾인 나뭇가지를
흐려진 청춘의 얼굴을 보았다고...
2007/12/02 04:31 2007/12/02 04:31
TAGS

2007.11.29

2007/11/29 18:57 / My Life/Diary
거리를 가득 채우는 가식들. 그 무게에 짓눌리는 것 같다. 구르는 낙엽보다 구부러지는 이들이 더 불쌍하다. 쳐다보지 마라 눈물난다.
2007/11/29 18:57 2007/11/29 18:57
TAGS

2007.11.29

2007/11/29 02:33 / My Life/Diary

선거철이다. 아침ㆍ저녁으로 인사를 받으면서, 5년간의 실정과, 비리 후보를 지나 노동자 후보를 만나니, 만원 짜리 지갑을 팔고 있다. 이명박은 나라의 어른인 대통령 후보에 요구되던 도덕 기준을 단칼에 끌어 내린 공이 있고, 정동영은 그 느글느글함 자체가 공이고, 권영길은 니체가 말한 "권력에의 의지"를 몸소 보여주는 공이 있으니. 이번 대선은 허경영으로 가야겠다. 첫째, 근면하다.(4번째 대선 출마) 둘째, 정치인 답지 않게 진실한 구라를 보여준다. 셋째, 세상이 너무 심심하다.

헛된 버릇이 또 도졌다. 논쟁, 이건 아마 내 생존본능과 연결돼 있는 것 같다. 언제나 곤두서 있는 이 촉수는 조그만 자극에도 반응한다. 눈에는 눈을 찢어 놓고, 이에는 이를 부숴버리는. 그러나 논쟁은 말하자면, 허무를 향해 모든 정력을 쏟는 일이다.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는 그런 오기가 한 발 내딛게 만든다. 예수처럼 왼쪽 뺨을 내줄 생각도 없고, 달라이 라마처럼 허리를 굽힐 생각도 없다. 그래서 항상 문제였다. 끝장날 때 까지, 승리를 거두고 생존을 지속하는 -- 우습지 않은가. 나는 이런 내가 우습다. 말려 들어가지 말자. 내 독설은 한마디면 넘친다. 본능의 충족은 허무한 자기만족일 따름이다.

왜 무력감은 꿈에서만 나타나는가. 몇년 전에는 두 팔에 힘이 빠지는 꿈을 꾸곤 했다. 어제는 두 다리에 힘이 빠지는 꿈을 꾸었다. 동일한 무력감. 그 원천을 알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이 왜 팔에서 발로 전이되었는지. 나를 흔드는 무엇이 있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지만 셋째, 세상이 너무 심심하다. 술을 먹지 않고 잔 탓일까. 오늘은 맥주 한 캔을 마셨다. 닭튀김과 함께, 나는 닭띠 이므로 -- 이것은 고대로부터 행해진 유사주술이다.

" 밤마다 겪는 불길한 모험인 수면에 관해, 대담하게도 사람들은 매일 잠든다고 말할 수 있겠다. 만약 우리가 그것이 위험에 대한 무지의 결과라는 것을 모른다고 가정한다면, 결코 이해하기 어려울 대담성 말이다. " - 보들레르

가끔 세상이 낯설다. 뉴스를 볼 때면 더욱 낯설다. 내가 이런 세상에 살고 있었던가. 갑자기 다른 세상에서 워프한 듯한 낯설음이다. 놀이터에서 정사하는 고등학생, 전국 42개 대학학생회장 이명박 지지 선언. 나도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는 배터진 돼지를 열망한다. 곯아 죽는 것보다는 배터져 죽는 게 나은 세상이다. 전국 42개... 를 주도한 원희룡 의원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명함을 공손히 건네는 모습이 사진처럼 박혀있다. 그뿐이다.

환상. 환상문학. 환타지. 무협지. 그러나 우리가 지구인이라는 사실이 나에겐 이미 너무나 환상적이다.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과 서서히 자리를 맞바꾸는 해와 달은 너무나.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인간 사이의 대화란 너무 가식적이다. 마치 이미 합의된 내용을 주고 받는 기계가 된듯. 세상엔 말이 너무 많다. 하지만 그 무엇도 스스로를 나타낼 수 없다. 방금 쓴, 세상엔 말이 너무 많다... 그리고, 하지만 그 무엇도 스스로를 나타낼 수 없다... 역시 이미 알고리즘화 된 것이 아닐까. 제4자 입장에서는, 세상엔 말이 너무 많다. 나는 오늘 치킨을 먹었다. 를 쓰지 못할 이유와, 이것이 어색하게 느껴질 하등의 이유가 없다. 우리는 어쩌면 정말 너무나 단순한 인풋 펑션 아웃풋의 하등 동물일런지도 모른다.

나는 글쟁이들이 싫다. 책 몇 권 읽고 알만한 내용들 -- 그러니까, 모든 글쟁이들의 머리 속에 들어 있는 내용들 -- 을 대단한 뭐라도 되는 양 까부는 애들이 싫다. 인문학의 위기는 너무 까분 데서 온 것은 아닐까. 왜 이렇게 얘기 하지 못할까. 할 줄 아는 게 책 읽는 거 외엔 없었다고, 몸이 약해서 집구석에서 책 읽는 게 낙이었다고, 먹고 살 걱정 없이 책만 읽으면 됐다고. 그것으로 남을 훈계할 때, 나는 우습다. 그 건방의 극치를 볼 때마다.

물론, 속으로 웃는다.

2007/11/29 02:33 2007/11/29 02:33
TAGS

이영애

2007/11/25 23:00 / My Life/Diary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7/11/25 23:00 2007/11/25 23:00
TAGS

2007.11.24

2007/11/24 19:49 / My Life/Diary

기형도를 끝내고, 완전히 끝낸 것은 아니지만, 세차게 내리는 비를 피해 헬스 하는 친구와 막걸리와 맥주를 마셨다. 그는 오늘 헬스를 갔다 왔으므로 술을 마셔야 한다. 빈 속이라 사이다와 섞어서 두 통을 마시자, 비렸다.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맥주를 마시러 풍경 속으로, 비는 그쳤다. 놀랍게도 풍경은 비었다. 폭우로 인해 물이 넘쳤다고... 그래서 우리는 스팅으로 향했다. 스팅은 풍경보다 더 비싼데, 지상 주점과 지하 주점의 차이인가. 마른 안주와 맥주 삼천을 마시고, 왜 병맥주는 휴지로도 열리는가에 대한, 그리고 선배 한 마리를 씹고, 오백을 한 잔 씩 더 마시고 집에 왔더니, 모기는 아직 날고, 쓰레기통은 내장을 다 털고 자빠져서, 물 옷을 입고 잠에 들었다. 근래 거의 자지 못했으므로, 15시 경에 한번 깼다가, 비린내가, 옷을 벗고 다시 잠에 들어, 18시에 깼다. 책상에는 기형도가 널부러져 있고, 아으 칼국수처럼 풀어져 내린 어둠이 방 안에.

2007/11/24 19:49 2007/11/24 19:49
TAGS

« Previous : 1 :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 27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