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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6

2007/08/16 17:12 / My Life/Diary
말복이 언제 지난거야. 매미는 아직도 우는데.
매미가 죽으면 나도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가.
2007/08/16 17:12 2007/08/1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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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5

2007/08/15 01:01 / My Life/Diary
소수의 노력으론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변혁의 힘은 결국은 소수가 모인 다수에서 온다. 하나를 위해 모이려면 아편과 같은 강력한 사상 혹은 이념이나 각자에게 매우 이기적인 그 어떤 동기가 부여되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 대부분의 경우, 각자의 생활을 영위하는 이들에게는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다. 大意와 인간의 가식은 동의어다 . 자신의 생각이 다수보다 뛰어나다는 생각만큼 위험한 것이 자신의 생각만큼 다수도 그럴 것이라는 착각이다.
2007/08/15 01:01 2007/08/15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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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1

2007/08/11 21:00 / My Life/Diary
" 가을까지 살아남아 있는 모기를 슬픈 모기라 한단다. 모깃불은 피우지 않는 법. 불쌍하기 때문이지. "

「잎」, 다자이 오사무
2007/08/11 21:00 2007/08/1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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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9

2007/08/09 23:02 / My Life/Diary

학력위조가 성행인가 보다. 아니, 성행이었나보다.
학원가 강사들 상당수가 출신 대학을 속였고, 강단에 선 교수들조차 그렇다고 하니.

언젠가 도올은 대학을 나올 필요가 없다고 했다.
과거에는 책을 구해 볼 수 있는 곳이 대학 도서관 뿐이었지만
요즘엔 어떤 학술서적이건 구해볼 수 있다면서.
어쨌든 그런 그도 화려한 학위 증명서를 갖고 있다.
그저 학위를 따 온 것이라고 늘상 말하곤.

박사학위 논문을 쓰기 위해 최소한 녹여내야 할 서적이 50권이라고 한다.
한 분야의 책 50권만 열심히 읽어내면 최소한 석사 학위 정도의 실력은 되는걸까.
나는 된다고 본다, 그러나 상아탑의 석사들은 턱도 없다- 할런지도.

뭐 한글만 읽을 줄 알면 굳이 학교에 가지 않아도.

소위 손에 꼽히는 진보주의자, 노동운동가들 중에는 유독 S대 출신이 많다.
아이러니한 것은 S대 폐지 운동하는 사람들 중에도 S대 출신이 많다는 것이다.
7-80년대 노동운동으로 옥살이를 하고 현재는 정치를 하는 사람들 중에도 많은 수가 그렇다.
노동운동 x 옥살이 x 정치의 확률은?

그들은 가르치려든다.
너희들은 우매한 중생들이니 내가 의식 개혁을 해줘야 한다는, 뭐랄까 사명감이랄까 자아도취랄까.
신분을 속이고 막일에 침투해도, 사회적 기득권을 포기한다해도
가르치려드는 그 의식은 생생히 살아남아 있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건,
가르침을 원하지 않는 이들까지 가르치려 들 때다. 그러나 그들에겐,
가르침을 원하지 않는 건 무지몽매하기 때문이고 기존의 부덕한 사상에 경도된 때문이므로
가르침을 원하지 않는 이들은 가르쳐야 할 첫번째 대상이 된다.
그들은 가르침에 속박되어 있다.
아무리 자신을 낮추어도 불쑥불쑥 엘리트 주의에 경도된 내면이 드러난다.
말하자면,
그들이 스스로를 낮추는 일은
엘리트 중에서도 보다 월등한 엘리트이기 위한 필수적인 태도다.

재밌는 건,
그들은 '고전'과 '객관'을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인문학의 위기는
그들에 의해 조장되는 측면이 크다.

그들의 학문은 과거에 확고한 기반을 두고 있다.
과거에 논의된 오만가지 결과물의 총체를 체에 걸러낸 그것을 습득하는데
그들은 수만 시간을 들였다. (그래서 그런지 매우 오만하고 자존심이 높다.)

그들에겐 그것이 '고전'이고 '객관'이다.
그리고 이는 학위라는 상징으로 권위를 획득한다.

믿고 있는 바와 합치되지 않을 때
그들은 상대방을 미성숙한 사고체계의 소유자, 의식개혁의 객체 정도로 여긴다.
그리고 그들의 고전을 토대로 획득한 객관성을 무기로
신랄한 비판을 해나간다.

문제는
고전은 단지 그들만의 합치된 결과물일 뿐이고
아무런 객관성도 담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본래 인문학은
인간이 학문을 규정한 데서 시작되었는데
급기야 그들에 의해, 학문이 인간을 규정하게 되었다.
인간이 학문을 규정할 때는 주관적이었는데
학문이 인간을 규정할 때는 객관적이 되버린다.

덕분에 학력만으로도 업그레이드 완료된 새로운 인간이 될 수 있다.
그것이 위조된 학력이라 할 지라도
학문이 인간을 규정하는 이상.

진정한 엘리트, 세상을 변혁하는 힘이 되고 싶다면
자기의 말이 아닌
상대의 말로 하길 바라며.


100분 토론, 평론가 J씨의 히스테리적 주둥이질과
수 많은 헛점에도 듣고만 있는 상대편 패널들, 그들.
최근 학력위조 파문
기존의 인문학 위기에 관한
짬뽕. 뭐 어쨌든 나도 대학국물 좀 먹었으니.

2007/08/09 23:02 2007/08/0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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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7

2007/08/07 23:54 / My Life/Diary
계절이 바뀔 때마다 곤혹이다.
굳이 날짜를 헤아리지 않아도 절기는 몸으로 느낄 수 있다.
8월 8일은 입추,
어제부터 비염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한다.
밤새 내리친 비 덕분에 감기 기운까지 원군으로 합세했는지
두 눈은 충혈되고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다. 라고 생각해보니 사실
어제 많이 자기도 했다...

코로 숨 쉬고 싶다.
2007/08/07 23:54 2007/08/0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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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워(D-War)

2007/08/05 18:26 / My Life/Diary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생각 이상이다.


2007/08/05 18:26 2007/08/0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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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apunctus01(Bach) - Glenn Gould, Art of fugue

Humming.

2007/08/01 02:46 2007/08/01 02:46

『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 올리버 색스, 이마고, 2006(원저1985)


'열등한' 반구라고 불리는 멸시를 당할 정도로 우반구에 대한 연구가 소홀하게 다루어진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좌반구의 손상 부위와 그에 따른 증상을 밝혀내는 것이 비교적 쉬운 일이었던 데 반해, 우반구의 각 영역에 해당하는 증후군은 알아내기가 어렵다는 사실이었다. 우반구는 좌반구보다 좀더 '원시적'인 것으로 비하되곤 했다. 반면 좌반구는 인간의 진화가 만들어낸 꽃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는 그 주장이 옳다. 좀더 정교하고 전문화되어 있으며 영장류의 뇌, 특히 인간의 뇌에서는 가장 나중에 발달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실을 인식하는 능력 즉 생명체가 생존하는 데 반드시 있어야 할 능력을 담당하는 것은 우반구이다.

p.20


나이가 들면 중풍이나 노쇠, 뇌 손상 등으로 그때까지의 생활 즉 고도의 정신생활이 예상치 않게 빨리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일은 겪는다 해도 자신이 인생을 살아왔고 자신의 등 뒤에 과거가 있다는 기억은 남으며, 그것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적어도 내가 뇌를 다치기 전 또는 발작을 일으키기 전에는 힘껏 노력하면서 살았다.'라고. '인생을 살았다'라는 의식은 인간에게 때로 위안을 주기도 하고 때로 쓰디쓴 회한을 주기도 하지만, 역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리면 이러한 의식조차 없어진다.

내가 진찰했던 어떤 환자는 머리 뒤쪽으로 통하는 혈관이 막혀 뇌의 시각을 담당하는 부분이 죽어버렸다. 시력을 완전히 상실했는데도 정작 본인은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행동을 보면 장님이 틀림없었지만 그는 한마디 불평도 없었다. 질문과 검사 결과에 따르면 그는 완전히 장님이 되었을 뿐 아니라 시각적 상상력과 기억을 몽땅 잃어버렸다. 그런 까닭에 그는 무엇인가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본다'는 관념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에 시각적으로는 무엇 하나 표현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본디'라든지 '빛'과 같은 개념을 질문하면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쩔쩔맸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인생에서 '본다'는 것과 관게 있었던 모든 부분을 상실하였다. 발작을 일으킨 순간에 사라져 두 번 다시 되살아나지 않았다.

pp.88-89


제육감(第六感)이란 근육, 힘줄, 관절 등 우리 몸의 움직이는 부분에 의해 전달되는, 연속적이면서도 의식되지 않는 감각의 흐름을 말한다. 우리 몸의 위치, 긴장, 움직임은 이 제육감을 통해서 끊임없이 감지되고 수정된다. 그러나 무의식중에 자동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다른 감각들 즉 오감은 누가 보더라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이 숨겨진 감각은 1890년대에 셔링턴에 의해 발견됨으로써 비로소 그 존재가 알려졌다. 그는 그것을 '외감각'이나 '내수용'과 구별하기 위해서 '고유감각'이라고 불렀다. 이렇게 이름을 붙인 데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제육감은 자신이 자신임을 아는 감각으로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고유감각'이 있기 때문에 비로소 몸이 자기 고유의 것, 자기의 것임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셔링턴, 1906, 1940)

pp.93-94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은 이를 가리켜 막연히 '근육감각'이라고 불렀다. 그들이 말한 '근육감각'이란 관절과 힘줄에 있는 수용체를 통해 전달되는, 몸통과 손발의 상대적 위치의 인식이다. 그러나 이 감각의 정체가 분명하게 밝혀지고 '고유감각'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1890년대의 일이다. 그리고 공간 속에서 몸을 똑바로 세워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복잡한 메커니즘과 제어가 분명하게 밝혀진 것은 20세기 이후의 일이다.

… 단순히 속귀 미로뿐 아니라 세 개의 숨은 감각(속귀감각, 고유감각, 시각)의 복잡한 통합에도 적용된다. 파킨슨병으로 손상된 것은 방금 말한 통합인 것이다.

… 이 3중의 감각제어시스템에서는 세 가지의 감각제어 하나하나가 다른 것의 결함을 메울 수 있다고 한다. 물론 각각의 기능은 별도의 것이기 때문에 다른 것으로 완벽하게 대신하는 것은 무리지만 적어도 어느 정도까지는 대행할 수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시각반사와 시각제어의 중요성이 훨씬 낮다. 따라서 전정시스템과 고유감각계가 손상되지 않는 한, 눈을 감고 있어도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눈을 감았다고 해서 앞이나 옆으로 기울거나 쓰러지지 않는다. 그러나 균형이 불안정한 파킨슨병 환자는 눈을 감자마자 옆으로 기울거나 쓰러지는 일이 있다. (파킨슨병 환자가 그것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몸을 한쪽으로 크게 기울인 채 앉아 있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거울을 보여주면 자신의 기우뚱한 자세를 깨닫고 얼른 자세를 고친다.)


pp.146-150

… 나를 포함해서 언어상실증 환자를 접하는 사람들이 자주 느끼는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거짓말을 해도 금방 들통 나고 만다. 언어상실증 환자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말을 듣고 속는 일도 없다. 그러나 이해할 수 있는 것은 확실하게 파악한다. 그들은 언어가 갖는 표정을 간파한다. 종합적인 표정, 언어에 당연히 수반되는 표정을 느끼는 것이다. 언어를 사용해서 거짓말을 하기는 쉽다. 그러나 표정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언어상실증 환자들은 그 표정을 간파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말했듯이 목소리의 표정과 음색에 대해서 뛰어난 감수성을 지닌 언어상실증 환자에게는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언어상실증 환자와 정반대의 증상을 가진 환자의 경우에는 어떨까? 즉 단어를 이해하는 힘은 있지만 목소리의 표정과 음색에 대한 감각을 상실한 사람의 경우다. … 전문적으로 말하면 그들은 언어상실증이 아니라 일종의 인식불능증, 소위 음색인식불능증 환자다. 말의 의미는(나아가 문법구조까지도) 완벽하게 이해하지만 말투, 음색, 느낌, 음 전체의 성질 등 목소리의 표정은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언어상실증이 '왼쪽' 관자엽의 장애에 원인이 있는 데 반해 이러한 음색인식불능증은 '오른쪽' 관자엽의 장애로 인해 일어난다.

우리 정상인들은 마음속 어딘가에 속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잘 속아 넘어간다. ('인간은 속이려는 욕망이 있기 때문에 속는다.') 음색을 속이고 교묘한 말솜씨를 발휘할 때 뇌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만 빼고 전부 다 속아 넘어간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pp.161-166


1885년 샤르코의 제자인 질 드 라 투렛은 놀라운 증후군에 대해 발표했다. 그 증후군은 발표되지마자 바로 투렛 증후군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투렛 증후군은 신경질적인 에너지 그리고 기묘한 동작이나 생각이 과잉현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틱, 흠칫거림, 매너리즘, 찡그린 얼굴, 신음소리, 욕설, 무의식적인 모방, 갖가지 강박 등이 나타난다. 동시에 기묘하고 반짝이는 유머와 변덕스럽고 유별난 행동도 볼 수 있다. 중증은 경우에는 정서, 본능, 상상에 관련된 모든 면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그보다 가벼운 증상(아마도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기도 할 것이다)일 때는 기껏해야 이상한 동작이나 충동적인 행위 정도에 머문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묘하기는 마찬가지다.

p.177


파킨슨병 환자의 경우에도 L-도파를 투여해서 '각성'을 일으키게 한 뒤에 그림을 그리게 하면 도움이 되는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처음에 나무를 그리라고 하면, 그들은 왜소하고 빈약한데다 잎이 완전히 떨어진 겨울나무를 그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L-도파를 투여해서 각성시키면 생생하면 힘이 넘치며 잎이 무성한 나무, 생기로 가득 찬 나무를 그린다. … 암페타민 중독 상태에서 그리는 소위 스피드 아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상상력이 눈을 떠 점점 활발해지다가 마침내 끝없는 과잉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 또한 코카인 같은 마약을 복용했을 때 나타나는 특수한 불안정 상태도 의심할 바 없이 이것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코카인은 L-도파나 투렛 증후군과 같이 뇌 속의 도파민을 증가시킨다.)

pp.204-205


… 과거라는 것을 지니고 있으며 연속하는 '역사'와 '과거'가 각 개인의 인생을 이룬다. 우리는 누구나 우리의 인생 이야기, 내면적인 이야기를 지니고 있으며 그와 같은 이야기에는 연속성과 의미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곧 우리의 인생이기도 한다. 그런 이야기야말로 우리 자신이며 그것이 바로 우리의 자기정체성이기도 한 것이다.

만약 누군가에 대해 알고 싶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이야기, 그의 내면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진실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의 전기(傳記)이고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우리 자신에 의해, 우리 자신을 통해, 우리들 안에서 즉 지각ㆍ감각ㆍ사고ㆍ행동을 통해서 스스로 끊임없이 무의식 중에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물론 입으로 말하는 이야기는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생물학적으로나 생리학적으로 우리는 서로 그다지 다를 것이 없는 존재들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그리고 이야기의 화자로서 우리 모두는 각각 고유한 존재이기도 하다.

pp.213-214


그녀는 커다란 동요를 일으켰다. 음악은 변함없이 시끄럽게 울려퍼졌다. 상황이 이렇다면 믿을 수 있는 것은 이비인후과 의사밖에 없었다. '날 진료해주는 의사한테 상담을 해야지. 그분이라면 난청 때문에 생긴 단순한 이명현상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할 거야.' 그러나 다음 날 아침에 진찰을 받았더니 의사가 이렇게 말했다.

"틀렸습니다, C부인. 귀 때문이 아닙니다. 끼리릭끼리릭, 윙윙,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들리면 이명일 수도 있지만 아일랜드 노래가 들린다면 그건 귀탓이 아닙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정신과에서 진찰을 받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녀는 그날로 정신과 의사에게 진찰을 받았다.

"틀렸습니다, C부인. 정신적인 것이 아닙니다.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닙니다. 머리가 잘못된 사람에게는 음악이 들리지 않습니다. 목소리가 들리지요. 신경과 의사에게 가서 진찰을 받으십시오. 제 동료인 색스 선생에게 가보시지요."

이렇게 해서 그녀는 나를 찾아왔다.

pp.250-251


어린아이들은 이야기를 좋아하고 그것을 듣고 싶어한다. 아직 일반적인 개념이나 범례를 이해하는 힘이 없는 동안에도 이야기의 형태로 나타난 복잡한 내용은 잘 이해한다. 세계가 어떤 것인가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이야이적인' 혹은 '상징적인' 힘이다. 상징이나 이야기를 통해서 구체적인 현실이 표현되기 때문이다. 추상적인 사고 따위가 아직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무렵부터 '이야기적인' 힘은 위력을 발휘한다. 아이들은 유클리드를 이해하기에 앞서 성경을 먼저 이해한다. 그 까닭은 성경이 좀더 단순하기 때문이 아니라(아마 그 반대일 것이다) 성경이 상징으로 표현되는 이야기의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pp.340-341


음악, 이야기, 극에는 실천적으로나 이론적으로나 대단히 중요한 힘이 있다. 지능지수가 20 이하이고 운동능력이 지극히 떨어지는 저능아의 경우에도 이 말은 그대로 적용된다. 그들의 어색하기 짝이 없는 동작도 그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 돌연히 사라진다. 그들은 음악이 나오면 어떻게 움직이면 좋은지를 알고 있는 것이다. 네댓 가지 동작과 순서로 이루어진 단순한 작업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저능아들도 음악에 맞추기만 하면 그것을 완전하게 해낸다.

… 연극은 좀더 효과적이다. 연극에서 맡는 배역에는 조직하고 통합하는 힘이 있다. 연극에 계속되는 한 '배역'은 통합된 인격을 계속해서 지니기 때문이다. 맡은 배역을 연기하거나 무언가가 '되는' 능력은 인간의 특권이다. 여기에서 지능의 격차 따위는 전혀 관계가 없다.

pp.343-344


헤르만 폰 헬름홀츠는 음악적 지각에 대해 "복합음의 분석이 가능하고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음을 하나하나 나누는 게 가능하다 할지라도, 보통 인간의 귀는 그것을 독특한 음색으로 된 나뉠 수 없는 전체로서 듣게 된다."는 말을 했다. 이는 분석보다 한 단계 위의 종합적 지각에 대해 말하는 것이며, 음악적 감각의 본질이라 할 수 있겠다. 헬름홀츠는 이러한 음을 사람의 얼굴과 비교했다. 즉 우리가 사람을 분간할 때 그의 얼굴을 보고 그 사람 전체를 깨닫는 것과 마찬가지로, 각자 고유한 방법으로 음을 인식한다는 설명이다. 요컨대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은 음악에서의 음과 장단은 사실 귀에 대해서는 마치 '얼굴'과 같은 것으로 음과 장단을 듣는 순간 전체적인 모습의 '사람'(혹은 '개성')으로 인식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 특히 흥미로운 것은 사람의 얼굴을 지각 또는 인식할 때의 방식이다. 우리가 사람의 얼굴을, 적어도 본 적이 있는 얼굴을 알아볼 때는 그 자리에서 직접적으로 알아본다. 세부사항을 보고 그것을 분석함으로써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이 점과 관련해서는 많은 증거가 있다. 그러나 이미 보았듯이 얼굴인식불능증인 경우에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환자는 우후두겉질에 손상을 입었기 때문에 사람의 얼굴을 얼굴로 인식하지 못한다. 그래서 답답할 정도로 에돌아가는 간접적인 길에 의존해야 한다. 의미도 없는 개개의 특징점을 하나하나 분석하는 것이다.

pp.384-385

2007/07/31 13:14 2007/07/3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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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하우스

2007/07/30 17:15 / My Life/Diary

『풀하우스』, 스티븐 제이 굴드(이명희 역), 사이언스북스, 2002(원저1996)


어떤 주제가 중요할수록, 또 그것에 기대하는 바가 크고 절실할수록, 그것을 분석하는 틀을 짜는 데 잘못을 저지르기 쉽다. 인간은 이야기를 지어내는 생물인 동시에, 인간 자신 또한 그 역사의 산물이기도 하다. … 경향은 시간에 방향성을 부여함으로써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일련의 사건에 도덕적 의미를 부여한다. … 그러나 그러한 경향을 알고 싶어 하는 강렬한 욕망 때문에 우리는 종종 실재하지도 않는 방향성을 찾아내거나 입증되지 않는 원인을 추론해 낸다. 경향은 사고의 전형적인 오류들을 만들어 낸다. 사람들은 확률에 대해 잘 모르는데나 사건들에서 반드시 패턴을 찾고 싶어 하는 습성이 있어서, 단순히 무작위적으로 발생한 사건들에서 <분명한> 경향을 잡아 그 원인을 찾는다.

사람들이 경향을 바라볼 때 흔히 저지르는 두번째 오류는 어떤 방향성은 맞게 찾아냈으나 같은 방향으로 동시에 움직이는 다른 어떤 것이 그 원인이라고 잘못 가정하는 것이다. 인과 관계를 융합시키는 이 오류는 어떤 순간에는 모든 것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잘못된 믿음에서 발생한다. (핼리 혜성이 지구에서 멀어짐에 따라 우리집 고양이의 성질도 점점 고약해져 가고 있다.) 연관된 것처럼 보이는 사건들의 대부분은 실제로 아무런 인과 관계가 없다.

pp.51-54


성격과 기질은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성격을 근본적으로 개조할 필요가 있음을 알아도 그렇게 쉽게 고치지 못한다. 우리의 심장에 <긍정적 태도>라는 이름의 단추는 없으며, 그것을 한번 누르기만 하면 당장 긍정적 사고가 효과를 발휘하게 하는 손가락도 없다. 개인의 습성과 기질은 오랜 세월에 걸쳐 쌓인 것이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 초대한 적도 없고 반갑지도 않은 사건에 휘말렸을 때 다른 사람들은 다 잘 대처하는데 당신은 왜 그렇게 못하느냐고 누가 감히 책망할 수 있겠는가? 한 사람이 공포와 절망 속에서 암으로 사망하면 그의 고통과 지난 삶을 애도해 주자. 이를 악물고 끝까지 웃으며 싸우다 죽은 사람은 마지막 인생을 좀더 편히 살았는지는 모르겠으나 더 인간적으로 세상을 떠난 것은 아니다.

p.74


진화적 변화는 가지가 갈라져 나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일어난다. 변화는 사다리를 꾸준히 타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계통수의 가지가 갈라져 나오는 각 분지점들에서 조금씩 생겨난 이로운 특성들의 누적으로 이루어 진다. 프로서로와 슈빈의 글을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 이 사실들은 종이 하나의 연속체 안에서 점진적으로 변해 가는 부분들이며, 종 사이에는 어떤 실질적인 구별도 없다고 보는 말에 대한 기존의 신화와 배치된다. 말의 진화사 전체에 걸쳐 각 종들은 뚜렷이 구별되며, 몇백만 년 동안 변함 없이 정지되어 있다. 자세히 분석해 보면 점진적인 것처럼 보이는 말의 진화 그림은 사실 가깝게 연관된 종들이 서로 중첩되는 복잡한 하나의 계통수이다. --

다시 말하자면 말이란 생물의 계통수는 전체에 가지를 펼치고 있다.

p.102


현생 말은 사라진 과거 말에 비해 종 수만 감소한 것이 아니다. 크게 보면 살아남은 모든 기제목(말을 포함한 대형 포유류 집단) 계통은 모두 이전의 풍성한 성공에 비해 초라한 생존자들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현대 말들은 실패자 중의 실패자로 진화적 진보(이 용어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든지 간에)에서 가장 형편없는 생물의 표본이다.

게다가 현존 세 계통은 이전의 기제목이 가지고 있던 다양성의 일부만을 가지고 있다. 몇 개의 중심 집단, 그중에서도 거대한 뿔을 가지고 있던 신생대 제3기 초기의 티타노테레스(Titanotheres)와 땅을 팔 수 있는 엄청나게 힘이 좋은 발톱을 가지고 있던 칼리코테레스(Calicotheres)는 완전히 사라졌다.

… 말은 겨우 살아남은 잔존자 중의 잔존자인데도 그들의 이야기는 진보라는 허상을 만들어 내니, 이것이야말로 생명의 작은 농담이라 할 수 있다. 영양은 현재 가장 활발하게 팽창중인 집단이다. 그러나 이 집단의 기막힌 진화적 성공을 그린 것을 본 사람이 어디 있는가? 영양은 박물관과 교과서 어디에도 예로 등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존재(집단, 사회 조직, 진화적 계통)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에도, 모든 다양한 구성 요소를(풀하우스 전체)가 그대로 어떻게 변하는가를 추적해야 한다. 단선적인 경로를 따라 움직여 가는 하나의 항목(평균값과 같은 추상적인 것이나 전형적인 예 같은 것)을 끄집어내 그것이 전체를 대변하는 것처럼 나타내서는 안 된다.

pp.106-108


주요 경마에서 기록이 향상되어 오기는 했으나,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 약간씩 향상되었을 뿐이다. 예를 들면, 1840년가 1980년 사이에 세인트 레저, 오크스, 더비에서 있었던 영국 3개 경마에서 순종 말들이 이전 기록을 12초, 20초, 18초를 가까스로 단축해 냈으나, 이것은 한 세대로 따지면 겨우 0.4에서 0.8퍼센트 향상에 해당된다(Eckhardt et al., 1988). 이 정도의 향상은 다른 가축의 육종 분야가 거둔 성과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가축의 품종 개량에서는 보통 1년에 1-3퍼센트 정도는 능력이 향상되어야 하며 그 이하는 경제적 가치가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렇게 느린 향상은 당연한 것이며 예상된 바 그대로이다. 순종 말들은 200년 이상 계속해서 소수의 혈통으로부터 엄중하게 선택교배되어 왔기 때문이다. 간혹 얻는 손톱만큼의 향상이라도 엄청난 가치가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투자는 막대했다. 말 교배에 들인 노력은 인류가 경제적 중요성을 위해 들인 다른 어떤 생물학적 노력보다 컸을 것이다. 따라서 교배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순종들은 이미 오래 전에 유전학적으로 오른쪽 벽에 도달했으며 더 이상의 향상은 너무 미미해 거의 무시할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인류는 아직 다행히도 <멋진 신세계>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최상의 신체 능력을 위해 선택적으로 교배하지도 않으며, 의도적으로 순종 교배된 오른쪽 벽에 위치한 개인들도 없으므로 말의 경우보다는 개선될 여지가 크다.

pp.133-135


<적절한> 균형 상태에서 시작된 후, 평균 타율은 떨어지기 시작하여 1880년대 말과 1890년대 초기 동안 0.240에 도달한다. 이에 응하여 야구의 기본 구조에 대해 과거에 있었던 것 중 최대 조정이 행해졌다. 1893년 시즌부터 투수 마운드가 현재 위치, 즉 홈에서 2미터 더 멀이 후퇴했다. (마운드는 원래 홈에서 13.5미터였으며, 이때에는 투수들이 공을 언더스로로 던졌다. 이후 야구 역사 초창기 내내 마운드는 계속 밀려났다. 평균 타율 계산에서 19세기 통계를 별로 사용하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다.) 타자들에게는 최고의 시대였음을 두말할 나위도 없다(그떄까지는 파울볼을 스트라이크로 계산하지 않았다). 그 후 이상한 저조 상태가 지속되다가 1911년 코르크 심 공이 도입되면서 갑자기 높아지기 시작했다. 투수들은 재빨리 이에 적응하여 10여 년이 흐르면서 평균은 다시 2할 6푼의 적정 수준으로 되돌아 왔다. 1920년대에서 1930년대까지 거의 20년 동안의 높은 타율은 급격한 변화에 의해 장기적인 안정성이 깨지지 않는다는 일반 패턴의 예외다. … 어쨌든 1940년대 세계대전이 모든 분야에서 인재를 흡수해 버리면서 평균은 다시 예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그 이후에는 재미있는 탈선이 단 한 번만 일어났다. 이것 역시 일반 원칙을 잘 보여주는데, 너무 오래지 않은 것이 몇백만 야구팬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전혀 알 수 없는 이유로 평균타율이 1960년대에 꾸준히 떨어져 투수의 해였던 1968년에 바닥에 도달했다. 이 해에는 칼 예스터젬스키가 0.301로 아메리칸리그 최고타자의 명예를 얻었으며 봅 깁슨은 1.12라는 경이적인 방어율을 기록했다. 그래서 야구 거물들은 어떻게 했을까? 당연히 규칙을 수정했다. 이번에는 투수 마운드를 낮추고 스트라이크 존을 축소시켰다. 1969년에는 평균 타율이 다시 정상을 회복하여 지금까지 유지되어 오고 있다.

pp.144-148


… 타율의 변이의 대칭적인 축소는 두 가지 이유에서 경기의 향상을 (물론 타격도 포함하여) 나타낸다. 첫째, (시스템의 역사적 측면에서 말하자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인원으로 구성되고 오랫동안 똑같은 규치긍로 작동되는 시스템은 서서히 가장 적절한 방식을 발견하며, 모든 구성원들이 최선의 방법을 익히고 터득함에 따라 변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둘째, (선수와 인간의 한계 측면에서 이야기하자면) 평균이 오른쪽 벽으로 움직여 가고 이에 따라 변이가 확장될 공간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4할 타율은 <어떤 것>이 아니라 타율의 변이값들로 이루어진 풀하우스의 오른쪽 꼬리일 뿐이다. 경기의 일반적은 향상으로 변이가 줄어든 결과, 즉 경기가 계속 세련되어져 간 결과 4할 타자가 사라진 것이다.

pp.176-177


<비전문화의 원칙>은 … 한 지질학적 연대에서 고도로 발달된 또는 전문화된 형태들은 뒤에 오는 새로운 시대의 선조가 되지 못했고 오히려 후손들은 덜 전문화된 전 세대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 이 법칙은 어느 시대에서나 전문화된 형태들은 새시대가 도래할 때의 특징인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사실로 증명된다. … 그러한 영향은 특히 먹이 섭취량이 큰 대형종에서 심했다. … 잡식성 동물은 특정 먹이를 필요로 하는 종들이 죽은 곳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다. 몸집이 작은 종들은 먹이가 귀할 때에도 살아남지만 큰 종들은 죽는다. … 포유류 계통의 자손들은 작은 크기에서 기원한 이래 계속 그 크기를 유지했다. 이것은 다른 모든 척추동물도 마찬가지다.

p.229


가장 근본적은 차이가 세포 내에 존재한다고 믿고 있는 대부분의 생물학자들은 원핵생물(핵, 염색체, 미토콘드리아, 염색체 등의 세포내 소기관의 없는 세포)과 진핵행물(아메바, 짚신벌레같이 다세포 생물이 세포 안에 갖는 복잡한 기구들을 모두 갖춘 생물)로 생물을 분류한다. 원핵생물에는 통칭 <세균류>라고 불리는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박테리아 집단과, <남조류>로 불리는 집단을 포함하고 있다. 남조류는 광합성을 하는 세균인데, 지금은 일반적으로 시아노박테리아라고 불리고 있다.

화석 기록상 최초의 생물 형태는 모두 원핵생물, 또는 흔히 말하는 <박테리아>이다. … 박테리아는 태초부터 존재했고, 지금도 존재하고 있으며,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적어도 태양이 폭발하고 태양계의 운명이 다할 때까지는.

p.235


인류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대기 성분인 산소는 주로 다세포 식물의 광합성에 의해 방출되고 있으며 그 대기 구성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원래 지구의 대기 중에는 산소가 거의 또는 전혀 없었을 것이다. 이 특이한 기체가 생기고 그 농도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은 생물 덕분이다. 현재는 식물이 산소를 주로 공급하고 있지만, 다세포 식물이 진화되기 한참 전인 20억 년 전 대기 중에 산소를 축적한 것은 광합성 박테리아였다(오늘날에도 식물과 협력하여 주요한 산소 공급자 역할을 계속하고 있다).

오늘날 산소의 대부분은 식물에 의해 방출되고 있지만, 재공급원은 궁극적으로 그리고 진화적으로 박테리아다. 본래 진핵세포의 광합성 기구인 엽록체의 조상은 광합성 박테리아였다. 진핵세포의 기원에 대한 설득력 있는 멋진 이론으로 내부공생설이 있는데, 이 이론에 의하면 진핵세포 내의 몇 가지 소기관들은 원래 개별적인 원핵 세포들이 서로의 공생관계에 협조성과 통합성을 증가시키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진핵세포는 박테리아 콜로니에서 출발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단위 세포들도 거슬러 올라가면 박테리아들이 화기애애한 협력에서 유래된 것이다.

…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에 대한 증거는 확고하다고 할 수 있다. 둘 다 거의 박테리아 정도의 크기를 가지고 있다(원핵세포는 진핵세포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진핵세포 안에 여러 개의 원핵세포가 쉽게 들어갈 수 있다). 모양과 기능도 박테리아와 비슷하다. 또한 독자적인 유전 암호를 가지고 있다(진화 과정을 통해서 대부분의 유전물질을 핵으로 이전 시켰기 때문에 현재는 최소의 양만을 가지고 있다). 이 모든 사실들은 조상이 본래 독립적인 생활을 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광합성 박테리아에 의해 직접 방출된 것이든, 진핵세포 내부에 있는 박테리아 후손에 의한 것이든, 대기 중의 산소는 오늘날까지도 박테리아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pp.254-255


증거를 요구하는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명백백한 사실이라는 이유로 그 누구도 증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진리.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것을 증명할 수도 있는 증거를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진리만큼 폭력적인 지적 독단도 없다. 그리고 망치로 톡 하고 치면 힘없이 부서질 진리라는 이름의 이끼 낀 거대한 바위를 정보라는 망치로 톡톡 쳐보든 것보다 더 유익한 지적 활동은 없다. 나는 고생물학회의 모토를 사랑한다. 프랑고 우트 파테파치움(Frango ut Patefacium, 발견을 위한 파괴).

p.297


어느 이름 없는 작은 물고기 하나가 육상에서 몸무게를 지탱할만한 지느러미를(호수와 바다에서 적응하기 위핸 용도로 진화된 것이지만) 진화시키지 못했더라면 아마 육성 척추동물은 생겨나지 못했을 것이다. 거대한 운석이 6,500만 년 전에 공룡을 멸종시키지 않았더라면 아마 포유류는 아직도 공룡 세계의 한구석 후미진 틈에 숨어사는 왜소한 생물에 불과했을 것이며 자의식을 가질 정도로 큰 뇌를 가진 덩치 큰 생물을 진화시키기 못했을 것이다. 만약 아주 작고 힘 없는 인류의 선조들이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잔혹한 운명의 화살(어쩌면 멸종)을 견뎌내지 못했다면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 전역으로 퍼져나가지 못했을 것이다. 인류의 출현은 복잡성을 향한 추진력 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 예측 불가능한 과정에서 우연하게 발생한 영광스러운 사건이었다, 자신을 출현시킨 과정을 위해할 수 있는 생물을 생산하고자 열망하는 진화의 원리에 의해 만들어진 필연적 결과물이 결코 아니다.

p.302


생물이 자기들에게 이로운 것이 무엇인지를 고안해내고, 적응할 수있게 만들어 주는 성질을 일생 동안 노력해 발전시키고, 그리고 향상된 결과를 자손에게 남겨줄 수 있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이런 식의 유전 메커니즘을 <라마르크 이론> 또는 <획득형질의 유전>이라고 부른다. 유전이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다면 자연의 진화는 갱단 소탕하듯 격렬하게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유전은 그런 것이 아니다. 유전은 라마르크의 이론이 아니라 멘델의 법칙에 따라 이루어진다. 생물이 살아 있는 동안 꾸준하게 <향상>을 위해 노력할 수도 있다. 내가 학교 다닐 때의 교과서에 나왔던 진부하고 웃긴 예에 따르면, 기린의 목은 길게 늘어나고 대장장이 팔 근육은 강건해진다. 하지만 이러한 이점들은 자손에게 유전될 수 없다. <획득형질>은 다음 세대를 구성할 유전물질을 변형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 그런데 문화적 변화는 이와는 정반대로, 근본즉어로 라마르크적 방법을 따른다. 한 세대가 얻은 문화적 지식은 모두 교육이라고 하는 고상한 이름을 가진 행위를 통해 직접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 인류 문화의 유전만이 가진 독특한 라마르크적 유전이 인간의 역사에 자연의 다윈적 진화에는 없는 방향성과 축적 가능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pp.309-310


 

2007/07/30 17:15 2007/07/30 17:15

2007.07.25

2007/07/25 20:14 / My Life/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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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5 20:14 2007/07/2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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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Be Surprisingly Good For You

2007/07/25 08:09 2007/07/25 08:09

Notre Dame de Paris

2007/07/25 05:54 / My Life/Diary
 
Le Temps des Cathedrale (Gringoire)


Belle (Quasimodo - Frollo - Phoebus)
2007/07/25 05:54 2007/07/25 05:54

2007.07.19

2007/07/19 18:01 / My Life/Diary

오지랖을 좁히자.
내가 앞으로 삼십년간 개지랄을 하건,
산 속에서 도를 닦던
세상은 그저
Let it be.

2007/07/19 18:01 2007/07/1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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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9

2007/07/19 05:49 / My Life/Diary
A는 하루에 팔굽혀펴기를 50개씩 해왔다. 조금씩 양을 늘려간 그는 이제 그냥 50개, 주먹을 쥐고 50개, 손가락을 펴고 50개씩 총 150개를 한다. A는 서서히 운동에 중독이 되었다. 나약한 사람의 욕심은 한이 없다. A는 이제 아침 150개, 점심 150개, 저녁 150개씩 총 450개를 하려 한다. A는 자기가 왜 팔굽혀펴기를 시작했는 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본다. 그러나 아무 것도 기억할 수 없다. 태초부터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수단이 목적이 되었다. A는 분명 어떤 올바르고 건설적인 목적이 있었음을 확신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팔굽혀펴기 갯수가 늘어났을 리도 없고, 자신이 이렇게까지 열심히는 아니었을 테니까. A가 모르는 이상, 아무도 A가 왜 팔굽혀펴기를 시작했는 지 알 수 없다.

누군가는 기실 A가 팔굽혀펴기 갯수를 늘려나갈 수 있었던 요인은 근력의 강화가 아니었다고 말한다. 반복된 연습으로 팔의 근력을 늘이는 대신, 체중을 줄여나간 것이다라고. 그러나 또 다른 이는 팔굽혀펴기를 함으로써 A의 체중이 줄 가능성을 생각한다. 또는 체중을 줄여봐야 팔굽혀펴기 횟수를 늘일 수는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너무나 자연스럽게도 우리의 논쟁은 시작된다. 그러나 아무도 A가 왜 팔굽혀펴기를 시작했는 지 알 수 없다.

헬스클럽 관장이자 운동생리학 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 모씨는 이를 일컬어 A가 계획한 고도의 공작임을 천명한다. 소모적인 논쟁거리를 만들어 대중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씨는 생각한다. 자신이 헬스클럽 관장이며 운동생리학 박사 학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적확히 포착할 수 있었다고. 모씨 주변에는, 과연 헬스클럽 관장이야!, 운동생리학적으로 일리가 있는 말이야! 라고 무릎을 탁치며 눈을 반짝이는 사람들이 늘 존재해왔다. 이제 사람들은 헬스클럽으로 몰려들어 모씨의 강의를 듣는다.

팔굽혀펴기 450개를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해내는 A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이 팔굽혀펴기를 시작한 이유를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이 나지도 않을 뿐더러 A가 팔굽혀펴기를 시작한 이유를 그 누구도 묻지 않기 때문이다. A는 생각한다. 도대체 동기가 어떻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이제 나는 팔굽혀펴기를 450개나 할 수 있는데! 이제 A는 아침 점심 저녁으로 300개씩 총 900개에 도전한다.

그래서 A는 죽게 된다.

왜 갑자기 A가 죽는가?
왜 갑자기 A가 죽으면 안 되는가?

죽음에는 이유가 없다. 이유는 사는 데 필요할 뿐이다. 사는 이유를 모르기 때문에 죽음에서 이유를 찾으려 한다. 이유 없는 죽음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러나 왜 태어났는 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 사람의 삶은, 죽고 나면 태어난 이유가 된다. 아무 이유 없이 죽는다는 것은 아무 이유 없이 태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A가 모르는 이상, 아무도 A가 왜 팔굽혀펴기를 시작했는 지 알 수 없다.
2007/07/19 05:49 2007/07/19 05:49

2007.07.15

2007/07/15 11:40 / My Life/Diary

태풍 구경도 못했다.

2007/07/15 11:40 2007/07/1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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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3

2007/07/13 21:11 / My Life/Diary

바람이 분다.
태풍이 온다.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더워,
태풍의 이름은
마니.
왠지 많이...

2007/07/13 21:11 2007/07/1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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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ing Love, Ennio Morricone
(피아니스트의 전설 中)
2007/07/12 14:16 2007/07/12 14:16

2007.07.10

2007/07/10 15:37 / My Life/Diary

이곳엔 반음양 사진이 없다.

요 며칠간 방문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길래 리퍼러 기록을 살펴보니,
반음양, 반음양 사진, 사방지 등의 검색어가 올라와 있다.

이 블로그에 관련 문서는 단 하나가 있을 뿐이고,
그것은 최근 발견된 반음양 인간의 유전 연구에 대한 사설과, 그 속에
과거 우리 역사에 나타난 반음양 인간(추정) 이야기가 소개돼 있는 것이다.

무엇을 바라고 반음양에 관한 검색어를 때려서 이곳을 찾는 지는 알 수 없으나
나는 뭐 아직 트랜섹슈얼에 깊게 관심을 가질 만한 변태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으므로 (노력중, 나는 하리수의 섹시함을 모른다.)
여기서는 뒤져봐야 아무 것도 안 나오니
다른 곳을 찾아보길 읍소하는 바이다.

이곳엔 반음양 사진이 없다.


2007/07/10 15:37 2007/07/1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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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0

2007/07/10 09:09 / My Life/Diary
태풍 왔으면 좋겠다.
강풍과 빗살이 휘몰아치면 더욱 좋겠다.
인생은 너무 덥다.
2007/07/10 09:09 2007/07/1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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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08

2007/07/08 05:26 / My Life/Diary

생각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될 때,
그리고 실상은 생각대로의 결과와 정반대의 결과가 모두 하나의 원리를 중심에 두고 있을 때,
코끼리 다리를 만지던 맹인 같은 느낌을 갖을 수 밖에 없다.
관점과 해석의 차이란, 그리고 그 속에 찐득하게 붙어다니는 아집이란...
문제는 이 모든 앎 마저도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지금의 관점과 해석이 그 어떤 우주적 통일성을 보증할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인간은 신이 되지 못한다.
신을 떠올리는 순간, 인간이 찐득하게 붙어버린다.

그리스 신화의 가장 큰 특징은 신의 형상을 인간화했다는 데 있다.
그 이전의 신은 다소의 인간성을 내포하고 있기는 했으나
인간의 모습은 아니었다.

현재에 사는 우리가 떠올리는 신은 인간의 모습이 아니면 상상하기 힘들다.
이집트의 신들이나 한국 고래의 자연신 같은 --- 신들은 더 이상 신으로 대접받지 못한다.
무지한 시대의 산물로 격하되어 신성성을 잃어버렸다.

결국,
인간은 인간에 신성성을 부여한다.
한계의 인간이 무한계의 신성성을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골 때리는.

2007/07/08 05:26 2007/07/08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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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Me, Queen

2007/07/05 15:53 / My Life/Diary



Save Me

Words and music by Brian May

It started off so well
They said we made a perfect pair
I clothed myself in your glory and your love
How I loved you,
How I cried...
The years of care and loyalty
Were nothing but a sham it seems
The years I belie we lived a lie
I love you 'til I die
Save, save, save me
I can't face this life alone
Save, save, save me...
I'm naked and I'm far from home

The slate will soon be clean
I'll erase the memories
To start again with somebody new
Was it all wasted,
All that love?
I hang my head and I advertise
A soul for sale or rent
I have no heart I'm cold inside
I have no real intent
Save, save, save me
I can't face this life alone
Save, save, ooooohhhhh...
I'm naked and I'm far from home

Each night I cry I still believe the lie
I'll love you, 'till I die

Save, save, oh, save me
Don't let me face my life alone
Save, save, ooh...
I'm naked and I'm far from home

2007/07/05 15:53 2007/07/05 15:53

『 유전, 운명과 우연의 자연사 』
제니퍼 애커먼 지음, 진우기 옮김


새로움은 복제와 일탈을 통해 태어나고, 이전의 주제에 변주를 가해야 생겨난다. 그 결과 휘파함새의 깃털, 손가락과 발가락, 가리비의 반복되는 빗살무늬, 지네의 몸토막, 뱀의 척추, 턱 안의 이 등에서 새로움이 목격된다.

노벨 의학상을 수상한 분자생물학자 자콥(Francois Jacob)은 이런 말을 했다. " 진화는 서툰 땜장이가 수백만 년 동안 자신의 작품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시 만지고, 자르고, 길이를 늘이면서 서서히 변화시키는 것처럼 일어난다. " 다윈은 생명체의 이런 서툰 솜씨가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해주었기 때문에 즐거워했다. 그는 ≪종의 기원≫에서 " 인간의 손, 박쥐의 날개, 돌고래의 지느러미, 말의 다리가 모두 같은 뼈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진화가 느리고 가볍고 연속적인 변화를 통해 일어난다는 것을 설명해준다. " 고 말했다. 오웬이 이전에 관찰했듯이, 손, 날개 , 지느러미는 모두 상동기관이며, 공통의 유전적 기원을 가지고 있다.

최근 초파리의 게놈을 해독한 과학자들은 비록 작지만 매우 복잡한 생물을 만드는 데 동원된 유전자 수가 너무나 적다는 것에 놀랐다. 정교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초파리가 단세포 생물인 효모의 두배에 해당하는 유전자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분명 이 세상을 복잡하게 만들어놓은 진화는 새로운 유전자를 다량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기존의 유전자를 가지고 아이처럼 장난치면서 논 결과였던 것이다. 마치 초서(Geoffrey Chaucer)가 ≪데카메론≫을 ≪캔터베리 이야기≫로 재구성했던 것처럼, 그리고 베토벤이 스코틀랜드의 옛 노래를 더 풍요롭고 아름다운 곡으로 만들어냈던 것처럼 말이다.

pp.51-52


1940년대 매클린톡은 자기가 기르던 옥수수에 무언가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아챘다. 옥수수 알갱이가 물려받은 색깔이 멘델의 법칙을 위배하고 있엇던 것이다. 게다가 그 색깔은 다음 세대에서 너무나 빨리 변해, 느리게 진행되는 점돌연변이로는 설명되지 않았다. 한 옥수수 줄기의 인접한 부분들은 서로의 형질을 교환했다. 마치 한쪽이 버린 것을 다른 쪽이 취하는 것처럼 보였다. 매클린톡은 이런 변화가 게놈이 복제될 때마다 염색체 위에서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튀는 유전자(jumping gene)'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라고 추론했다. 이때 그녀는 혁신적인 생각을 내놓았는데 바로 유전자는 한 곳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염색체 위의 이곳저곳으로 튈 수있고 심지어 염색체와 염색체 사이로도 튄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식물이 악조건의 환경을 만났을 때는 그런 도약률이 더욱 커진다는 것이었다. 우연이 세상에 새로움을 만들어내고, 생명이 도약을 하는 새로운 방식이 여기 또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정말 대담한 발상이었고 하계를 당황하게 했다. 대부분의 과학자가 게놈 내 유전자의 안정성을 생물학의 이정표로 삼고 있던 시절이었다. 유전자가 움직인다는 것, 세포의 DNA가 구성요소를 이리 저리 보낸다는 것을 믿을 준비가 된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서 매클린톡의 말이 옳았음이 입증되었다.

PP.56-57


생물학자들은 한 때 이 초기조상이 무정형의 납작한 연충처럼 세포들이 단순하게 뭉친 튜브형이며 다른 것과 구별할 만한 특색은 없었을 것으로 상상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은 파리와 쥐가 이 고도로 융통성 있는 유전자와 유전경로를 공유한다면 그들의 초기 공통조상도 그 유전자를 가졌을 것이라고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너무나 융통성 있고 성공적이어서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그 유전자들은 무엇인가? 몸의 형태는 혹스와 고슴도치 유전자가, 부속기관은 디스탈레스가, 심장의 원시적 전구체는 틴맨(tinman)이, 눈은 Pax 유전자가 만들어준다. 그런 유전자들을 가진 생물이라면 단순한 튜브형이기보다는 훨씬 더 정교했을 것이다. 아마도 좌우대칭에 상하와 부분이 잘 구획된 몸에 액체를 펌프질할 수 있는 근육, 더듬이 같은 곁가지, 심지어 안점(眼點)까지 갖추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상상을 재현해 스케치한다면 블레이크가 분절된 유충과 같은 것을 그린 <인간이란 무엇인가What is Man?>라는 그림에서 아기 얼굴만 뺀 것과 유사할 것이다. 이 조상이 실제로 사지나 심장, 눈을 가졌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그 조상이 앞으로 따스한 진흙 위를 기어다닐 가능성, 자신의 체액을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 아직 볼 수는 없는 태양빛을 느낄 수 있는 유전적 가능성으로 가득차 있었음은 분명하다.

pp.136-137

사용자 삽입 이미지
What is Man?, William Blake
(http://www.biblical-art.com/)


언젠가 그레고리는 나에게 유아기부터 눈이 멀었던 한 환자가 52세가 되었을 때 각막이식 수술을 받아 시력을 회복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놀라운 것은 그 환자가 수술 직후에 벽에 있는 시계를 보고 시간을 말했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눈앞에 놓여진 대문자를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소문자는 읽지 못했지만 말이다. 수술 전에 그는 유리뚜껑이 없는 커다란 시계를 사용했는데 손으로 바늘을 더듬어서 시간을 알았다고 한다. 그는 또 맹인학교에서 점자를 통해 손으로 대문자는 배웠지만 소문자는 배우지 않았었다. 그 환자는 이전에 촉각적으로 배웠던 것을 즉시 시각적으로 이해했던 것이다. 촉각 이미지가 일순간 시각 이미지로 도약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도약이 시각을 낳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주 오래전에 우연한 돌연변이가 한두 번 일어나 촉각에 예민한 신경세포나 피부의 색소세포가 어두웠던 과거와 결별하고는 태양빛의 떨림에 몸을 열었다. 어떤 면으로는 시각이 촉각의 일종이라는 그리스인들이 옳았다. 적어도 초기에는 그랬다. 나중에는 시각의 존재 자체가 피부를 아름답게 만들고 빛나게 하기도 했다. 버지스셰일에 있는 일부 동물들은 눈의 출현과 함께 몸에서 화려한 무지갯빛을 발하여 피부를 반짝이게 했다고 한다.

pp.152-153


그러나 새, 물고기, 인간, 나무, 일부 곤충에 이르기까지 몸이 더 크고 장수하는 생물에서 자가수정은 유전적 함정을 안고 있다. 자연은 이를 알고 있음에 틀림없다. 근친상간 금기는 인간뿐 아니라 다른 많은 동물들이 지키고 있다. 자가수정은 가족 밖의 사람이라면 희석될 수도 있는 희귀하고 위험한 열성 유전자를 발현시킬 수 있다. 개를 번식시켜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듯이 몇 세대에 걸쳐 자가수정이 계속되면 순혈종의 동물은 종종 둔부 이형성증, 시각 장애, 행동 장애 같은 심각한 불능을 겪는다. 해로운 열성 유전자라 할지라도 둘이 함께 짝을 이루지 않으면 해를 일으키지 않는다. 오직 둘이 만날 때에만 숨은 곳에서 나와 큰 해를 야기한다. 사촌끼리 결혼했을 때 태어났던 네 명의 소두증 어린이다, 1800년대에 유럽의 왕실을 휩쓸었던 혈우병이 그 좋은 예이다.

pp.218


노화도 마찬가지다. 그 어떤 단일 유전자나 세포 메커니즘도 우리를 늙게 하는 유일한 원인이 될 수 없다. 텔로메라제는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다. 우선 첫째로 뇌세포와 일부 근육세포는 성인의 일생 동안 분열하지 않으므로 짧아진 텔로메라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세포들 내에서 무엇이 노화를 관장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또한 배양접시에서는 텔로메라제가 많은 인간세포에 노화를 가져오는 것이 분명하게 나타났지만, 이들이 생명체 내에서 노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은 것이다.

pp.308

2007/07/05 11:36 2007/07/05 11:36

Scorpions

Music : Rudolf Schenker
Lyrics : Klaus Meine

Arrive at seven the place feels good
No time to call you today
Encore till eleven then chinese food
Back to the hotel again

I call your number the line ain't free
I like to tell you come to me
A night without you seems like a lost dream
Love I can't tell you how I feel

Always somewhere
Miss you where I've been
I'll be back to love you again
Always somewhere
It's you where I've been
I'll be back to love you again

Another morning another place
The only day off is far away
But every city has seen me in the end
And brings me to you again

Always somewhere
Miss you where I've been
I'll be back to love you again
Always somewhere
Miss you where I've been
I'll be back to love you again



2007/07/04 06:41 2007/07/04 06:41

김승연

2007/07/03 03:59 / My Life/Diary
김 회장은 평소에도 역사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다. " 역사는 반복되는 것 " 이라며 역사를 통해 교훈과 지혜를 얻는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

김 회장은 오랫동안 대체로 '권위주의적인 인물'로 다른 사람에게 비쳐졌다. 자신은 서민적으로 소탈하게 지내고 싶어도 그룹 총수가 풍기는 이미지랄까, 그런 선입견 탓에 불필요한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김 회장 자신은 식사 때에도 " 저는 충청도 시골 사람이어서 밥 한 그릇에 된장국만 있으면 됩니다. " 라고 말하곤 하지만 초대하는 측은 늘상 융숭한 식사를 내놓기 마련이다. 김 회장은 자신이 서민적인 체질도 갖춘 사람이란 것을 증명하기 위해 직원들과 어울려 회사 근처 설렁탕집을 찾아 소줏잔을 기울이는 등 행동으로 보여 주고 있다.

고승철, 「 20대 총수, 책 속에서 길을 얻었다 」,『 최고경영자의 책읽기 』, 책만드는집, pp.80~83.


대기업 회장 '보복 폭행' 파문
 
[종합] ‘보복폭행’김승연 회장, 예상 밖 실형…집유 확신 양복 준비키도
[쿠키 사회] 보복폭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게 예상과 달리 집행유예 없는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 [쿠키뉴스]
 
경찰 "김승연 회장 애초에 용서 구했으면…"
▲ 한화 김승연 회장, 예상밖 실형 선고선고공판 전부터 "과연 김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될 것인가?"가 상당한 관심사였다. 서울중앙지법 제.. [노컷뉴스]
 
한화그룹, "해외사업 차질 우려"
[앵커멘트] 김승연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되자 한화그룹은 당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당장 경영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새로 시작하.. [YTN]
 
한화그룹 당혹…비상경영체제 전환
[쿠키 경제] 한화그룹은 2일 김승연 회장이 보복폭행 사건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자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대기업의 총수인데다 피.. [쿠키뉴스]
 
김승연 회장 , '징역 1년 6개월' 실형 선고
<앵커> '보복폭행'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승연 한화 그룹 회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김 회장이 범행의 모든.. [SBS]
 
<김승연 회장 실형 선고 유발한 `법 경시 태도'>
법원 `조직적' vs. 검찰 `우발적' 규정…검찰 `봐주기 구형' 의견도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보복폭행' 혐의로 기소된 김승연 한.. [연합뉴스]

2007/07/03 03:59 2007/07/03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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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01

2007/07/01 05:24 / My Life/Diary

운명보다는 우연을 믿는 쪽이지만...

카핑 베토벤을 본 후
월광 소나타를 듣다가 (사실 영화에는 약간 분량만 나온다.)
길렐스와
박하우스
난 이런 이름들이 좋다.
뭐랄까, 맛있다는.
10번 정도 들었을까--- 그런데,
새벽 95.9 메가 헤르쯔 라디오에서
또 월광이 나온다.
이제 나는 월광 소나타가 3악장까지 있다는 불후의 사실을 안다.
사실 오늘은
달도 뜨지 않는데

2007/07/01 05:24 2007/07/01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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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

2007/07/01 01:45 / My Life/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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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01 01:45 2007/07/01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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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ert Camus

2007/06/30 03:42 / My Life/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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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ody realizes that some people expend tremendous energy merely to be normal.
Albert Camus
French existentialist author & philosopher (1913 - 1960)
2007/06/30 03:42 2007/06/30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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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9

2007/06/29 05:07 / My Life/Diary

문득 뒤돌아 생각해보면
참 어리석었던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잠언집 따위에 항상 등장하는 이야기지만
정말 진리인지라 잠언집 따위에 항상 등장할 수 밖에 없나보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따위의 말들도 마찬가지.
그게 인간의 한계라면 한계고, 나의 한계라면 한계다.

지금도 배가고파 먹을거리를 사러 새벽 길을 걷다가
풀리지 않던 복잡한 문제거리 하나가 풀렸다
말하자면
사실 복잡하지도 않고, 답은 눈에 빤히 보이는 것이었음에도
무슨 아집인지 외통수길만 고집했던 것이다

가끔은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어야 할 필요가 있다.
괜히 대가리 굴리지 말고...

건빵이나 더 사놔야겠다...

2007/06/29 05:07 2007/06/29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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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가란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진 사람이지. "

" 나는 현재와 과거와, 미래가 될 것이다.
생이 유한한 어떤 사람도
내 베일을 벗기지 못할 것이다. "

" 고독이 바로 내 신앙이야. "



2007/06/28 01:50 2007/06/28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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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r of Mine

2007/06/26 01:04 / My Life/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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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rael Kamakawiwo'ole


음, 글쎄
이 사람 이름을 나는
어떻게 읽는지도 모른다.
이스라엘 카막카위오올레 씨는
일천구백구십칠년부터
이미, 비만과 기관지 이상으로
이 세상 사람은 아니다.
이스라엘인 천명보다
이 사람이 더 야훼와 가깝게 느껴지는 건
이름 때문이 아니다.




Lover of Mine, Israel Kamakawiwo'ole
2007/06/26 01:04 2007/06/26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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