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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 Given Sunday

2006/02/09 04:56 / My Life/Diary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3분 후에 우리의 프로생활에서

가장 큰 전투가 벌어진다

모든 게 오늘 결판난다

우리가 온전한 팀으로

소생하든가

부숴지든가의 기로다

매 접전마다 1인치씩

밀리면 끝장난다

우린 지금 지옥에 와 있다

정말이다

여기에 머물러 있으면서

굴욕적으로 패배하던가

아니면 싸워서 광명을 얻어

지옥에서 올라올 수 있다

한 번에 1인치씩!

내가 해줄 수는 없다

난 너무 늙었다

이 젊은 얼굴들을 보고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중년의 시기에

최악의 선택을 했었다고

난… 돈을 다 날렸다

믿기지 않겠지만

날 사랑한 사람들도

쫓아내 버렸다

요즘은 거울 속의

내 얼굴이 보기도 싫다

나이를 먹게 되면

여러가지를 잃는다

그게 인생이야

하지만 잃기 시작하면서

그 사실을 알게돼

인생은 1인치의 게임이란 걸

알게 될 거야

풋볼도 그래

인생이건 풋볼에서건

오차 범위는 매우 작아서

반 걸음만 늦거나 빨라도

성공할 수 없고

반 초만 늦거나 빨라도

잡을 수 없다

모든 일에서 몇 인치가 문제야

경기 중에 생기는 기회마다

매분, 매초마다 그래

우리는 그 인치를 위해

싸워야 돼!

우리는 그 인치를 위해

우리 몸을 부수기도 하고

남의 몸을 부수기도 한다

그 인치를 위해

주먹을 움켜 쥐어라!

그 인치들을 합치면

승패가 바뀐다는 것을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

생사가 뒤바뀔 것이다!

어떤 싸움에서건

죽을 각오가 돼 있는 사람만이

그 인치를 얻는다

내가 인생을 더 살려고

하는 것은

아직 그 인치를 위해 싸우고

죽을 각오가 돼 있기 때문이다

그게 인생이기 때문이다!

여러분 앞에 놓인 6인치를

내가 억지로 시킬 순 없다!

옆에 있는 동료를 봐라

그의 눈을 들여다 봐

여러분과 같이 그 인치를

위해 갈 각오가 보일 거다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각오가 보일 것이다

여러분은 서로를 위해

희생할 거란 걸 알기 때문이다

그게 팀이란 거야

지금 우리가 팀으로서

희생하지 못한다면

일개 개인으로서 죽어야 돼

그게 풋볼이다

그게 전부다

자, 어떻게 할건가!




Al Pacino in Any Given Sunday
2006/02/09 04:56 2006/02/09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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追憶

2006/02/04 05:24 / My Life/Diary
추억(追憶) -- 생각을 따르다

지나간 삶은

사라지지 않는다

잊을 망(忘) -- 망할 망(亡) 아래 마음 심(心)

잊는다는 것은

마음을, 멍든 가슴 아래 짓눌러 놓는 것

잊혀짐은 깊숙이 눌려 있을 뿐

사라지지 않는다

사모할 연(戀) -- 실 사(絲) 사이에 말씀 언(言), 그 아래 마음 심(心)

사랑의 감정은 실타래처럼 복잡하지만

일단 풀리고 나면

사라진다

묶여있던 말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눌려있던 마음

튀어나가 버린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다

사랑이란 언제나

추억(追憶) -- 생각을 따르다

날 바라보는 사진

너를 보고

생각을 따른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다

단지 취했을 뿐

05시 24분의 바람이 골목을 휘도는데

추억할 사랑은 사라지고

" 나는 벌거벗은 여인의 사진을 보며 "

김광석의 10주년을 기념합니다.

2006/02/04 05:24 2006/02/04 05:24

나는 왜 남의 인생에 즐거워 할까, 남의 인생에 관심을 갖고, 남의 희노애락에 몰두하고… 정작 나는 내 자신에 관해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으며 나 자신의 행동에 신경쓰지 않는다. 티비를 보다 출연자들의 행동 하나 하나에 조건적 반사를 보이는 나 자신이 기이하게 느껴진다. 슬픈 영화를 보며 눈물 흘리는 자신을 보고 -- 언제부터인가 나 스스로는 울어본 적이 없다 -- 고 누가 그랬던가? 어쨌든 나는 오늘도 티비를 본다.


태터를 업그레이드 했는데, 불안정하고 무거우며 번거롭다. 신기술이란 언제나.
2006/01/27 22:27 2006/01/27 22:27

평균적 인간은 몹쓸 인간


기억생리학의 관점에서 기억력에 대해 생각해 보자. 뇌는 실수를 반복하면서 기억을 형성해 간다. 따라서 시행착오를 하면 할수록 기억은 강화된다. 반면 기억에는 반드시 어딘가 애매한 부분이 남아 있다. 따라서 아무리 그 이치를 정확하게 연구하려고 해도 잘못된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실수는 어쩔 수 없는 일이며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겁낼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하고 나서 '후회'하지 않고 '반성'하는 일이다. 실수를 거울로 삼아 그것을 고쳐나가는 일은 애매한 기억을 하는 인간 두뇌의 훌륭한 점이다. 또한 학습 순서를 제대로 밟으면 보다 빨리 기억한다. 쥐의 오퍼런트 조건반사에서는 먹이와 손잡이 그리고 벨소리라는 세가지 요인을 단번에 기억하기보다는 이 세 가지 관계를 분리시켜 기억하게 한 것이 더욱 빨리 학습되었다. 언뜻 보기에는 멀리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제대로 학습 순서를 밟아야 실수도 적다. 이와 마찬가지로 갑자기 고난도의 문제를 풀기보다는 기초를 익히고 나서 조금씩 난이도를 높여 가는 것이 빨리 학습된다.

학교 공부는 교과서를 따라 기초부터 응용 순서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렇게 '순서'에 신경 쓸 필요는 없지만 뭔가를 독학으로 배우려는 사람은 학습 순서를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어떤 공부를 할 때는 먼저 큰 틀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지 말고 대략적인 큰 틀을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세세한 부분은 그 후에 조금씩 공부해 가면 된다.

쥐의 경우 오퍼런트 과제의 초기단계에서는 '도' 음과 '솔' 음을 구별하지 못한다. 원래 기억이란 대충대충 입력되기 때문에 서로 비슷한 것을 잘 구별되지 않는다. 오히려 처음에는 비슷한 사물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우선 비슷한 것의 범주를 파악하는 일이 학습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세세한 부분의 구별은 그 다음 단계이다. 일단 '도'와 '솔'을 구별하면 훈련을 통해 '도'와 '도#'의 구별도 할 수 있다. 곧바로 '도'와 '도#'을 구별하게 하려는 것은 무리다. 따라서 처음에는 전체적으로 구별하고 나중에 세세한 부분을 구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서양화에 흥미가 없는 사람에게는 모든 그림이 똑같이 보인다. 하지만 조금 흥미를 가지고 그림을 보면 르네상스 그림인지 인상파 그림인지를 구별할 수 있다. 그리고 좀더 공부하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라파엘로 그리고 미켈란젤로까지 구별할 수 있게 된다. 클래식 음악도 맟나가지다. 흥미가 없으면 어떤 곡을 들어도 똑같이 들린다. 하지만 자꾸 들으면 어느 시대 음악인지도 구별할 수 있다. 어쨌든 비슷하게 생긴 것은 똑같이 기억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잘 구별할 수가 없다. 이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순서만 제대로 밟으면 누구라도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할 수가 있다.

'도'와 '도#'의 구별이 가능해지면 '솔'과 '솔#'의 구별도 쉬워진다. 다시 말하면, 세세한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되면 다른 세세한 부분까지도 구별이 가능해진다. 즉, 어떤 것을 이해하는 방법을 알면 다른 것을 이해하는 방법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야구를 잘하는 사람은 소프트볼도 금방 익힐 수 있고 영어에 능통한 사람은 불어도 쉽게 배울 수 있다. 또한 어떤 수학문제의 풀이를 알면 비슷한 패턴의 문제에 이것을 응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뇌가 기억할 때 기억 대상이 되는 '사실 또는 사물'을 기억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실 또는 사물을 '이해하는 방법'도 동시에 기억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효과적인 기억을 위해서는 '법칙성'을 이해해야 한다. 한가지 사실을 기억하면 자연히 다른 사실의 법칙성을 발견해내는 능력도 생긴다. 다시 말하면, 기억에는 상승효과가 있다. 따라서 많은 것을 기억하고 많이 사용한 뇌일수록 더욱 많이 사용할 수 있는 뇌가 된다. 사용하면 할수록 고장이 잘 나는 컴퓨터와는 달리 뇌는 사용량이 많을수록 성능이 향상되는 신비한 기억장치이다.

공부를 예로 들어 말하자면 어떤 과목의 일정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고 나면 다른 부분도 이해하기 쉬워진다. 그리고 어떤 과목을 통달하면 다른 과목의 공부도 쉬워진다. 한 과목도 통달하지 못한 사람이 볼 때 모든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는 우등생은 초인적인 천재로 보이지만 그것은 태어날 때부터 머리가 좋다기보다 여러 과목의 학습 능력이 상승효과를 가져온 결괴앋. 따라서 한 가지 과목을 통달하고 열등의식만 극복할 수 있다면 비교적 쉽게 다른 과목의 성적도 올릴 수 있다. 여러 과목을 골고루 공부해서 평균적인 점수를 얻으려 하기 보다는 한 가지 과목을 집중해서 공부하는 편이 장기적인 면에서 볼 때 효율적이다. 우선은 한 가지라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천재의 비밀


'이해 방법'을 아는 것의 효과에 대해 좀더 깊이 생각해 보자. 이것은 '방법'을 기억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차기억'이라 할 수 있다. 절차기억은 기억계층으로 말하자면 최하층에 속하는 원시적인 기억이다. 원시적인 기억이란 가장 잘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다. 예를 들면 자전거를 타는 방법이나 트럼프 게임의 규칙 등은 오랜 시간 하지 않아도 필요할 때 자연히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잘못된 방법으로 일단 기억되면 수정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이러한 절차기억을 잘 이용한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절차기억은 '잠재기억'이기 때문에 무의식중에 기억되고 떠오른다. 실제로 사실 또는 사물을 기억하는 것은 의식적으로 이루어지지만 사실 또는 사물을 '이해하는 방법'은 무의식중에 기억 된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절차기억은 마음대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절차기억은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예를 들면 장기나 바둑을 잘하는 사람은 게임이 끝난 뒤에도 그 게임을 완전히 재현할 수 있다. 아마추어들이 볼 때 그들은 천재적인 기억력의 소유자처럼 보일 것이다. 실제로 '일화기억(경험으로 얻은 기억)'만으로 게임 진행을 완전히 기억하려면 초인적인 기억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일화기억'뿐만 아니라 '절차기억'도 동시에 사용하여 진행 과정을 기억하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생각해서 어떻게 놓았는가'와 같은 일화기억과 '상황으로 봐서 나타날 패턴'을 기억하는 것이다. 즉, 그들은 절차기억을 통해 무의식중에 '법칙성'을 발견하고 있다.

실제로 게임 중에 예상치 못했던 패턴(예를 들면 초보자가 생각 없이 둔 경우)이 나오면 아무리 고수라도 전체를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얻었던 절차기억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전문가의 놀라운 기억력도 초보자와 같은 수준이 된다. 이처럼 '천재적'인 능력을 '절차기억'을 통해 발휘된다. 절차기억이 천재를 만드는 셈이다.

예를 들어 A라는 내용을 기억했다고 가정해보자. A라는 것을 이해하는 방법조차 알지 못해도 A는 절차기억을 통해 뇌에 보존 된다. 따라서 다음에 B라는 것을 기억하려 할 때 A의 절차기억이 무의식적으로 B의 이해를 도와서 간단히 B를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물론 B의 절차기억 또한 자동적으로 기억된다. 이때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그뿐만이 아니다. 새로이 기억된 B의 절차기억이 이미 기억되어 있는 A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즉, A와 B를 기억하면 'A', 'B', 'A에서 본 B', 'B에서 본 A'와 같이 '기억의 연합'이 일어나서 기억한 내용에 대한 네 가지 효과가 나타난다. 이처럼 기억력의 상승작용은 일반적으로 '누적효과'가 있다. 따라서 학급효과는 기하급수적인 곡선을 그리며 상승한다.

예를 들면 지금 여러분의 성적이 1의 위치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목표성적을 1000으로 정한다. 공부해서 등수가 오르면 성적은 2가 된다. 더욱 더 열심히 공부를 해서 한 단계 더 상승하면 성적은 4가 된다. 이렇게 계속 노력하면 성적은 8, 16, 3, 64와 같이 조금씩 누적효과를 나타낸다.

그러나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아직 성적은 64에 머물러 있고, 처음 성적보다 그다지 많이 향상된 것 같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시점에서 '이렇게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 내 성적은 도대체 왜 오르지 않는 거야!', '나는 정말로 재능이 없는 건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1000이라는 성적을 얻은 사람을 보면 '저런 사람을 보고 천재라고 하는구나!', '완전히 다른 세상 사람이구나!'라며 부러워한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무능력함에 낙담하여 공부를 포기해 버린다. 일단 성적 1000을 넘은 사람을 천재라고 부르기로 하자.

하지만 좀더 참고 더욱 열심히 공부를 한 사람은 그후 128, 256, 512라는 식으로 성적이 향상된다. 그리고 이제까지의 노력이 드디어 그 진가를 발휘한다. 이것이 공부와 성적과의 관계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마침내 1024라는 성적에 도달하게 된다. 공부를 계속하다 보면 갑자기 눈앞에 큰 바다가 펼쳐지는 것처럼 시야가 넓어져 모든 것을 잘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일종의 깨달음과 비슷한 현상인데, 이러한 현상은 공부의 누적효과에 의한 것이다.

여기까지 이르면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성적을 2048로 향상시킬 수 있다. 이것이 상승효과의 실체이다. 2048에 도달한 사람은 64까지만 도달한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엄청난 천재처럼 느껴질 것이다. 공부효과에 관한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천재와 보통사람이 능력 차이는 확실히 크지만 천재들간의 능력 차이는 더욱 크다는 사실이다. 성적이 1024인 사람과 2048인 사람은 둘 다 천재지만 이 두 사람간의 차이는 1024나 되므로 성적만 가지고 볼 때 엄청난 차이가 있다. 물론 1024라는 차이는 성적이 64인 보통사람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큰 차이다.

예를 들면 아마추어 야구 집단에 프로야구 선수가 섞여 있으면 누가 보더라도 천재적인 선수처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프로야구계는 '천재'들만 모여 있는 집단이 아니다. 그 집단 속에서도 마찬가지로 능력의 차이가 있다. 박찬호나 선동렬 같은 일류 선수와 평범한 프로야구 선수와의 능력 차이는 초보자가 보아도 확연히 알 수 있다. 그 능력의 차이는 초보자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것이다. 이처럼 수준이 높아질수록 개인의 능력차도 커진다. 이는 야구뿐만 아니라 테니스, 장기, 피아노, 공부 등에도 적용된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노력'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절대 포기해서는 안 딘다. 물론 주변 천재들을 보고 주눅들 필요도 없다. 그들과 자신의 능력을 단순하게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노력과 성과는 비례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거듭제곱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차이가 있지만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들을 사정거리 내에 둘 수 있을 것이다. 뇌도 이러한 성장패턴을 보인다.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두뇌 능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때때로 공부가 싫어졌을 때 이러한 사실을 떠올려 보자. 언젠가 반드시 효과가 나타날 테니 좀더 분발하기 바란다.

'천재'란 노력이 부족한 보통사람들의 망상에 의해 만들어진 말이다. 이러한 말에 기분 좋아하며 게을러져서는 안 된다. 천재 에디슨이 '99퍼센트의 노력과 1퍼센트의 영감'이라고 말한 것처럼 '천재'란 신에 의해 부여되는 재능이 아니라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이다.



『뇌 기억력을 키우다』, 이케가와 류우지(동경대 약학박사)
2006/01/24 15:29 2006/01/24 15:29

2005.01.23

2006/01/23 22:49 / My Life/Diary
이빨 아프다. 이빨 아프다. 이빨 아프다. 콜라 마시지 말아야지. 어금니가 녹아버렸다! 그런데 생협에서는 스프라이트와 콜라 밖엔 팔지 않는다. 모두 한국코카콜라에서 나오는 것이지. 어떤 로비가 있었던 것일까. 때문에 나의 이빨은 아프다. 아프다는 말은 정말 아프다.
2006/01/23 22:49 2006/01/23 22:49

2006.01.22

2006/01/22 23:23 / My Life/Diary
가끔 감정 조절이 안 될 때가 있다. 나에게 나 자신은 대단히 머리 아픈 존재인데, 내 몹쓸 병 가운데 하나는, 내 그릇이다. 나는 그리 호탕하지 못하고 뒤끝이 많은 사람인지라 모든 대상마다 그 이름이 붙은 감정의 그릇을 하나씩 갖고 있다. '세상에 대한 감정의 그릇', 'xxx에 대한 감정의 그릇', 'ooo에 대한 감정의 그릇' 등 등…. 이 그릇은 몹쓸 것인데, 순전히 내 비위에 거슬릴 때마다 조금씩 그릇이 찬다. 내 잘못이 있다해도, 상대방의 의도가 어쨌건, 완전히 감정적으로 말이다. 그리고 결코 줄어들거나 덜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이 그릇이 꽉 차서 넘치기 전에는 아무런 외부 변화가 없는데 일단 넘치기 시작하면 극단으로 치닫는다는 점이다. 그릇이 꽉 차면 한 방울이라도 더해질 경우 계속 넘치는 것처럼, 감정의 그릇은 줄어들거나 덜어지지 않으므로….

감정이 극단으로 치닫으면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아주 간단히 관계를 단절시킨다. 그러고 나면 (아주) 나중에는 후회하고 말지만 그 순간 만큼은 주체가 안 된다. 관계가 단절되고 나면 그때서야 감정의 그릇은 줄기 시작한다. (아주) 천천히….

그래서 결국 줄어든 그곳에는 어느 정도의 恨이 남아 가슴을 꽉 죄어오는 것이다. 내가 왜 그랬을까? 자책해보지만, 다시 그 상황이 된다면 그러지 않을 수 있는가… 하는데선 자신이 없다. 이성적 인간은 안 되나 보다.

이 점이 나와 관계하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준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게 되고, 그래서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걸 주저한다. 외로움은 이렇게 구축된다. 결코 상대방을 생각해서가 아니다. 순전히 '나'를 위해서 일 뿐이다. '나'에게 거슬리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궁극의 이기주의… 더러운 나르시스트쯤 되나 보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정말 쓰레기 같은 가사다.

깊은 관계를 맺지 말고 순수한 타인으로만 만나야 한다. 그럴 때 나는 아주 친절하며 아주 신사적이고 아주 헌신적이므로.
2006/01/22 23:23 2006/01/22 23:23

2006.01.19

2006/01/20 00:25 / My Life/Diary
석차가 나왔다. 33명 중에 10등. 매우 만족스럽소. 문제는 다음 학기에 이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런지가…. (매우 불가능하다)


음악을 듣고 거리를 걸으면 보이는 모든 것들이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배경음악과 함께 마치 조직된 듯 펼쳐지는 세상. 오늘도 90도로 굽은 허리를 갖고 리어카를 끄는 할머니를 보았는데, 그 때 흐르는 음악은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새' 였다. 가사 내용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그저 음악과 그 장면이 어떤 묘한 서글픔을 만들어 내고 있는 마침 유턴하는 5530번 버스가 할머니의 리어카에 막혀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장면에서 무얼 느껴야 할 지 모를 순간, '당신의 쉴 곳 없네…'


그 5530번 버스 앞자리에 앉아 집으로 오는 내내 생뚱맞게도, 지금껏 만나온 사람과 떠나온 사람, 떠나보낸 사람, 떠난 사람들을 생각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에 수 많은 이들을 만나고 헤어졌건만 정작 기억 속에 남아있는 이는 손가락에 꼽을만 하고…. 2006년 오늘까지 교제하는 이들도 언젠가는. 그러나, 사람들 속에서나 사람들 밖에서나, 나로 몰두해 외로워지는 건 매한가지였다.


오른쪽 허리가 내내 쑤셔온다. 오래된 것이지만, 과연 어디가 잘못된 것일까?



좀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맹렬히 공부해야 하고, 지치지 않아야 한다. 두 끼 이상 먹지 말자. 그러나, 쑤신다.


운동 생리학 책을 한 권 읽었고, 구입 신청했던 한국 근대 작가 12인 초상과, 도코오 도시오의 자서전을 읽었다.
2006/01/20 00:25 2006/01/20 00:25

2006.01.18

2006/01/18 20:47 / My Life/Diary
저녁
네온싸인
가로등
편한 도로
버스 안
기사 바로 뒷좌석
김광석
가방을 안고
저녁
네온싸인
가로등
차들
사람들
김광석
내 사람이여
2006/01/18 20:47 2006/01/18 20:47

많은 사람들이 나이상으로는 어른이지만 아직 어린아이로 남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가져다 줄 왕자님이나 선녀님을 기다린다. 다른 사람들이 소망을 충족시켜 주기를 기대한다.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무언가 해주기를 기대한다.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묻지만 자신이 무엇을 줄 수 있는지는 묻지 않는다.



언젠가는 모두가 한 번쯤 깨닫게 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아무도 내게 오지 않는다는 의미임을! 나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내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아무도 오지 않으며,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무도 나를 위해 결정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神은 산을 옮기실 수도 있으나 그보다는 우리에게 한 자루의 삽을 가져다 주신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충분히 오랫동안 고통받고 측은히 여기기에 충분할 만큼 한탄한다면, 언젠가는 기적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러한 환영의 대가로 그들의 인생을 지불한다.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날들이, 달들이, 수십 년이 흘러가 버린다. 왜 그렇게 한단 말인가?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하라.



당신은 작가가 되고 싶은가? 당신은 그것을 꿈꾸는가, 아니면 당신의 소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일하고 있는가? 당신은 다만 당신의 계획에 대해서 말하는가, 아니면 구체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는가?



아무도 당신의 계획에 관심이 없음을 잊지 말아라. 그것은 당신이 어떻게 행하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다.


아무도 당신의 소망을 충족시킬 책임이 없다.





- 라인하르트 K. 슈프렝어
2006/01/10 17:57 2006/01/1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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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록

2006/01/02 20:35 / My Life/Diary
전문가란 그가 전문으로 하고 있는 분야에서 사람들이 범할 수 있는 가장 큰 오류를 피할 수 있는 사람이다. 원래 한 사람이 한 분야에 관해서 정말로 많은 것을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부분과 전체』


설거지는 마치 언어와 같은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더러운 설거지 물과 냅킨을 가지고도 접시와 컵을 깨끗이 씻는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불명확한 개념과 적용 범위도 뚜렷하지 않은 논리를 가진 언어를 사용하여 자연에 대한 이해를 명백히 하는데 성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 닐스 보어, 『부분과 전체』


첫째, 지구 위에 사는 인간은 누구나 일정한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기묘한 생각을 갖고 있으며, 그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사람들은 그런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 C.S 루이스 『순전한 기독교』


내가 젊고 자유로워서 무한한 상상력을 가졌을 때,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가졌었다. 좀 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란걸 알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혼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마지막 시도로, 가장 가까운 내 가족을 변화시키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그러나 아무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죽음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나는 깨닫는다. 만일 내가 나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더라면, 그것을 보고 내 가족이 변화되었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얻어 내 나라를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을, 누가 아는가, 그러면 세상까지도 변화되었을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힌 어느 성공회 주교의 묘비명

- 장영희, 『문학의 숲을 거닐다』


사회주의의 주요한 힘은 그것이 무모하게 인류의 행복을 약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게 할 정도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있다.


군중은 진실을 갈망한 적이 없다. 구미에 맞지 않으면 증거를 외면해 버리고 자신을 부추겨 주면 오류라도 신처럼 받드는 것이 군중이다. 그들에게 환상을 주면 누구든 지배자가 될 수 있고 누구든 이들의 환상을 깨버리려 들면 희생의 제물이 된다.

- 귀스타브 르봉, 『군중심리』


우리의 머리가 정보를 소화해 낼 때마다 언제나 어떤 독립적인 외부세계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정보도 소화해 낼 수 없을 것이다.


어쨌든 아인슈타인은 그들이 그 인식들을 느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저기 바깥에 무엇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느꼈던 것이다. '저기 바깥' 이라는 말로 나는 고유하게 생각할 수 있는 우리의 두뇌 바깥을 의미한다. 우리가 만들어 내지 않은 어떤 것이 우리 앞에 있으며, 그것은 우리에게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 한스 그라스만, 『쿼크로 이루어진 세상』
2006/01/02 20:35 2006/01/0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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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01

2006/01/01 22:53 / My Life/Diary
뭐… 설날이다. 뭐… 새해의 시작이다. 뭐… 말하자면 그렇다. 재작년 12월에 던킨에서 셋트 사먹고 받은 2005년도 탁상 달력을 접으면서, 달력 뒤에 붙어 있는 쿠폰을 반도 못 쓴 게 아쉽다. 한 때는 도너츠가 내 인생의 전부였던 때가 있었는데.

비염은 더 심해졌고, 오른쪽 허리는 여전히 쑤시고, 왼쪽 목덜미도 여전하다. 비염은 11년, 허리는 5년, 목덜미는 9년된 지병. (이라고 말하니 심각해 보이지만 별로 그렇지는 않은)

2006년에는, 무언가 놀랄만한 일이 나에게 찾아오길. 무병(無病)에서 벗어나길. 가식을 버리고,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 되길. 좀 더 많은 책을 읽을 시간을. 몇 편의 시를 쓸 감동을. 이 모든 것들을 위한 여유를. 충분한 잠을. 시간은 빠르고 내 삶은 짧기를!
2006/01/01 22:53 2006/01/01 22:53

2005.12.31

2005/12/31 21:40 / My Life/Diary
장례식에 갈 때면,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유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고…. 장례 치룰 일도 걱정이고, 유언 쓸 일도 걱정이다. 오래 오래 사소서.

대한민국에서 하루에 수 만건의 장례가 치뤄지고 있을 생각을 하면 이상하다. 수 만건의 장례와 수 천만의 하객들이 365일 쉬지 않고 돌고 돈다.
2005/12/31 21:40 2005/12/31 21:40

2005.12.29

2005/12/29 00:52 / My Life/Diary
성적이 모두 나왔다.

국어정서법 B-
시창작실습 Ao
역사학입문 Bo
정치학개론 A+
보험론 B+
법학개론 Ao

국어정서법, 기말 과제물을 내지 않았다. B- 가 나온 것만 해도 다행이다. 내가 왜 국문과가 됐을까 싶다. 시창작실습, 그렇게 칭찬을 해놓고 Ao 를 주다니. 역시 믿을만한 표현은 아니었다. 역사학입문, 너무 한다…. 제일 열심히 한 과목인데 Bo 라니! 이것으로 역사학에 적성은 없다. 정치학개론, 정치학으로 전공을 바꿔볼까 싶다. 수업도, 교수님도, 정말 좋았고, 재밌었으며 유용했다. A+ 은 4학기 동안 처음 맞아보는 학점이다. 이런 학점도 있었구만. 보험론, 중간 고사에서 실수한 것 치고 B+ 라면 양호하다. 그래도 좀 아쉽다. 유용했으나 생각보다 도움이 되진 못했다. 법학개론, 빡쎄게 공부했는데 사실 문제 하나를 전혀 다른 내용으로 시험지 반을 채웠다. 출석 만발에 노력이 가상해서 준 것 같다. 그러나 법학 역시 내 적성은 아니다.

이로써 적성검사는 끝났다. 결론은 여전히 오리무중. 내 적성은 공부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다고 다른 데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모르겠다. 아무 생각이 없다. 아이히만이 유태인 학살을 스스럼 없이 할 수 있었던 건 그가 무(無)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란다. 세상은 표상으로 존재하고 실상은 아무 것도 없으며 거기엔 어떤 의미도 없다….

물리학과 철학과 불교는 상당히 비슷한데(사실 모든 학문이 다 비슷하다. 아니, 다 똑같다고 할 수도 있다), 물리학에선, 세상이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원자를 더 파고 들어가면 쿼크까지 가게 되고 쿼크를 더 파게 되면 또 뭐가 나올지 모른다. 문제는 우리는 그렇게 작은 소립자들을 볼 수 없지만 그것은 분명히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들과 연관되는 법칙들. 세상이 돌아가는 방법. 상대성이론이니 열역학이니 양자론이니 하는 것들을 모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진정으로 어떤 모습인지를 알고자 하는 인간의 상상이다.

철학은 진실 탐구의 중심을 인간으로 끌고 온다. 사람이 왜 이 세상을 이렇게 저렇게 보는가. 우리가 쓰는 언어는 과연 내 생각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가? 이 세상은 과연 인간이 살만한 곳인가?

불교(禪)는 모두를 포괄한다…. 사실 이 말은 물리학과 철학 그리고 다른 모든 학문에도 맞는 말이다. 물리학은 아직 원자를 쪼개고 있지만 좀 더 발전해 나가고 상상력이 나래를 펴서 더 이상 탐구할 게 없어질 때는 결국 이 원자가 '어디서 왔는가?', '왜 쿼크는 여기에 존재하는가?' 하는 문제로 갈 수 밖에 없다. 신학은 이 문제를 신의 존재를 설정함으로써 아주 간편하게 처리해 버렸다. -- 비록 이는 명백한 순환오류지만 신학에 논리는 필요 없다. -- 철학 역시 결국엔 인간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하는 궁극적인 문제를 풀어야 한다. 불교 선의 집대성인 벽암록에 실린 화두 가운데 하나는, 萬法歸一 一歸何處. -- 만법이 모두 하나(원자와 인간)로 돌아가는데 그 하나는 어디로 가는가? -- 이다. 이것들은 모두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들이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는 보지도, 알지도 못한다. 우리가 우리 두뇌의 몇 프로 정도밖에 쓰고 있지 못하다는 말은 그래서 참이다. 두뇌는 상상 외에는 학습한 것 밖엔 떠올리지 못하지만 학습하는 것들은 모두 기존의 것들이다. 상상력 역시 기존의 학습에 상당한 근거를 두고 있기에 엄청난 제한을 받고 있다. 그렇기에 최초의 상대성이론, 양자론 등이 제안되었을 때 이해되지 못하고 반발을 샀던 것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하이젠베르크가 지적했듯이, 이 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자신의 이해로 이루어질 수 있는데 인간 자신 역시 하나의 자연이기 때문이다. 만약 신이 (또는 그 무엇이라도) 자연을 어떤 요소와 원리로 만들었다면 인간 역시 그 모든것이 똑같이 적용되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것은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 선 불교의 '오직 모를 뿐' 이라는 가르침과 통한다. 에머슨은, 내가 무엇을 이해했다는 것은 이미 나 역시 그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며, 다만 그것을 다른 사람이 먼저 깨닫고 말했을 뿐이라고 했다. 결국 동서양과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모두가 어떤 하나의 점으로 모이는 것 같다. … 재밌다. 그러나 이 하나의 점이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에 이르면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가 없게 된다. 그저 세상을 살 뿐이다.

샤워나 해야겠다.
2005/12/29 00:52 2005/12/29 00:52

적성검사

2005/12/26 21:40 / My Life/Diary
[검사소견]

당신은 감정대로 행동하거나 너무 시간을 길게 잡고 생각하는 타입이 아니고 적절히 감정과 이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검사소견]

독립지향적인 성격으로 자기 혼자서 결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의견을 남에게 분명히 하는 경향이 있어서 주위 사람과 잘 협조해 나갈 수 없습니다. 따라서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직업이 적합합니다.






[검사소견]

내향적인 성격으로 눈에 띄는 것을 싫어합니다. 자신의 행동에 너무 많은 시선이 집중되면 허둥지둥하며 어쩔 줄 모릅니다. 소란 피우는 것을 싫어해서 대부분의 경우 불평하기 보다는 참아버리고 맙니다. 인간 관계의 마찰을 피할 수 있는 '그늘에서 일하는 숨은 일꾼' 이라는 직책을 가장 좋아합니다. 또한 남에게 싫은 느낌을 주지 않도록 매우 신경을 쓰며, 남들로부터는 양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정을 받습니다.






[검사소견]

감상적인 사람으로 매사를 깊이 생각하고 인간관계에서도 배려를 많이 합니다. 사물의 양면을 볼 수가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공평함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용서하는것 또한 잘 합니다. 예술에 대해서 감동하기도 하고, 직감적으로 반응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창조적인 일이나 세심한 배려로 타인의 고민을 해결하는 일에 적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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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소견]

당신은 온순한 성격으로 침착하고 유유자적합니다. 매사를 주의깊고, 신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결단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기한을 두고 재촉 받는일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느긋하고 침착하게 일을 하기 때문에 일을 훌륭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검사소견]

독립지향적인 성격으로 자기 혼자서 결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의견을 남에게 분명히 하는 경향이 있어서 주위 사람과 잘 협조해 나갈 수 없습니다. 따라서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직업이 적합합니다.






[검사소견]

내향적인 성격으로 눈에 띄는 것을 싫어합니다. 자신의 행동에 너무 많은 시선이 집중되면 허둥지둥하며 어쩔 줄 모릅니다. 소란 피우는 것을 싫어해서 대부분의 경우 불평하기 보다는 참아버리고 맙니다. 인간 관계의 마찰을 피할 수 있는 '그늘에서 일하는 숨은 일꾼' 이라는 직책을 가장 좋아합니다. 또한 남에게 싫은 느낌을 주지 않도록 매우 신경을 쓰며, 남들로부터는 양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정을 받습니다.






[검사소견]

이상과 현실을 모두 고려하는 사람으로 둔감하거나 감정이 메마른 사람도 아니고, 비현실적이고 이상만 앞세우는 사람도 아닙니다. 때에 따라서는 현실을 고려한 판단을 하기도 하고 또 불공평함이나 감동적인 일에 반응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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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소견]

감정의 기복과 예민성 등을 측정하는 척도입니다. 높은 점수인 경우 정서가 안정되어 있어 주변상황에 크게 영향받지 않고 자신의 일을 편안하게 할 수 있습니다. 낮은 점수인 경우 정서가 불안정해 타인이나 주변상황에 의해 쉽게 상처받거나 동요됩다. 극단적으로 낮은 점수는 불안장애나 적응장애를 시사합니다.

등급:중하

당신은 조급하고 근심걱정이 많고 푸념을 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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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소견]

당신은 현재 우울한 기분을 느끼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좀더 정밀한 심리검사를 받아보신 후 심리상담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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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소견]

정서적으로 불안해 하지 않으며 심한 긴장이나 불안,죄의식,우울을 느끼고 있지 않습니다. 다소 능동적이며 대부분의 상황에서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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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소견]

당신은 가능성을 추구하는 현실파입니다. 가능성 추구형으로 현실을 잘 인식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쳐다보는 신중성이 있습니다. 내심 자신에 차 있지만, 사람들과 충돌하면서까지 자기주장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타인에게 지배당하는 것을 싫어해 자신의 개성이나 생각을 살리도록 환경에 적용해 나갑니다. 자기의 가치는 타인이 인정해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너무 사람의 눈을 의식하지 말고 독자성을 발휘하면 조화로운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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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거...
2005/12/26 21:40 2005/12/26 21:40

그 사람.

2005/12/26 20:54 / My Life/Diary
그 사람 이름은 모른다.

4년전, 공익 시절, 횡단보도에 서 있는데 누군가 말을 걸었다. 말끔한 차림이었는데 구청에 일이 있어 온 듯한 모습이었다. 자못 친근한 척 굴면서 요즘 공익 생활이 힘들지 않느냐, 자기는 해군 장교 출신이며 자기 때는 줄빠따를 맞고 때리고 했다며 위로인지 비아냥인지 모를 말을 하곤 가버렸던 사람이다. 대머리인 그의 뒷통수를 보면서 아마 빠따를 하도 맞아서 머리가 다 빠져버렸겠거니 생각했다.

그를 다시 본 건 몇 주 뒤였다. 역시 횡단보도에서 였지만 그는 나를 알아 보지 못했다. 처음에는 나도 그를 알아 보지 못했는데, 턱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어디서 열심히 굴렀는지 옷이 모두 얼룩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횡단보도를 마주쳐 지났지만 역시 날 알아보지 못했다. 눈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다시 몇 주 뒤, 서류를 찾으러 1층 민원실에 내려갔다가 그를 다시 만났다. 수염은 덥수룩한데다 꼬였고, 얼굴은 새까맣게 탄 채로 거의 다 헤진 옷을 입고선 민원실 직원들을 향해 호통을 치고 있었다. " XX를 찾으러 왔다. XX는 나와 결혼할 상대다. "

이야기인즉슨, 원래 맛이 좀 간 사람인데 민원실의 직원을 짝사랑해서 잘 보이려고 항상 깔끔한 모습으로 구청에 와 추근대다가 그 여직원이 전근간 후로 완전히 사람이 거지꼴을 하고는 종종 찾아와 행패를 부린다는 것이었다.

그 후로 내가 구청을 떠날 때까지 그를 두 번 더 봤다. 한 번은 민원실에서 손님용 컴퓨터에 앉아 띄어쓰기도, 줄바꿈도 안 된 엄청난 분량의 메일을 쓰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마지막 만남에서, 그는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역시 횡단보도에서 였는데, 슬쩍 내 곁으로 와선 담배 한 개피를 '요구' 했던 것이다. 나에겐 그것이 '구걸'로 느껴졌는데, 그의 외모가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는 명명백백한 거지꼴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한 개피를 꺼내 불을 붙여주었다. 그리고 1/3 가량 남아있던 담배를 모두 그에게 주고는 쫓기듯 횡단보도를 건넜다.

그렇게 헤어진 후 6개월 이상 구청에 다녔지만,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었다. 그가 애초에 정말 미친 사람이었는지, 여전히 구청에 찾아가 호통을 치고 수신자 불명의 이메일을 하루종일 쓰고 있는지 더 이상 알 수 없다.

갑자기 오늘따라 그가 보고 싶어진다….

그는 내 뒤를 따라 횡단보도를 건넜을까?
2005/12/26 20:54 2005/12/26 20:54

2005.12.26

2005/12/25 21:08 / My Life/Diary
25일이 지났다. 혹은, 크리스마스가 지났다. 실상, 25일도, 크리스마스도 아닌 그런 게 지났다. 아니, 지나지 않은 건지도 모르지. 단지 우리의 표현일 뿐이니까.

혼자가 좋다. 신경 쓸 필요도, 맞춰줄 필요도 없이, 내 마음가는 그대로. 집에 있을 때는 그 어느 때도, 그 어느 한 순간도 다른 이를 필요로 하지 않는. 홀로는 식사할 때가 가장 큰 곤욕이긴 하지만…. 이 쓸데없는 사회성.

외로움은 외로움 자체로 값지다.

인간은 사회를 벗어나 살 수 없다. 로빈슨 크루소? 본말이 전도 됐다. 인간이 있고 사회가 있다. 애초에 사회성에 길들여진 탓일뿐, 인간은 사회를 벗어나서 충분히 살 수 있다. 머리 속에 -- 아마도 화학물질로 -- 습득된 사회성이라는 회로를 끊어버리면 사회 속에 있어도 사회를 벗어난 듯 살 수 있을텐데! (밥도 혼자 잘 쳐먹고 말이지)

정리하자면, 나와 맞지 않는 다른 사람들을 신경쓰며 괴로워 하며 사느니 차라리 혼자가 낫지 않은가? 하는 말이다. 알면 알 수록 실망만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알면 알 수록 미안해지는 사람, 알면 알 수록 지겨워지는 사람이 있다. 이는 모두 내 주관이므로 사회적 관점이나 타인의 관점, '보편타당한' 인식은 되지 못하겠지만, -- 이래서 사회성이 싫다는 것이다, 내가 보편타당함을 매일 같이 증명하며 살아야 하는 아이러니 -- 적어도 나에겐 무시 못할 문제가 된다. 변태된 결백성 쯤 될까?

쓰고 보니 마치 히키코모리의 자기고백쯤 되는 것 같은데, 문제는 정작 실생활 속의 나와는 다르다는 데 있다. 여기서 갈등은 시작 된다. 수 많은 소설가처럼, 나도 그저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거짓말을 찌끄릴 뿐이다. 그리고 그 사실에 분노하면서도 전연 변하지 않는다….

요즘 점점 무언가를 계속 잊고, 생각만큼 빨리 떠올리지 못한다. 한 쪽 콧구멍이 막혔고, 왼쪽 어깨부터 목줄기까지 올라 뻐근하다. 무언가 항상 목구멍에 맺혀 있다.

내 눈물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2005/12/25 21:08 2005/12/25 21:08

2005.12.23

2005/12/23 04:06 / My Life/Diary
너는 무얼 보고 있니. 너는 무얼 보고 있니. 너는 무얼 보고 있니. 눈이 온다. 가만히 서서. 하늘을 올려다 보는 남자도 있다. 어둔 바탕에. 하얀 점들. 더 없이 선명하다. 점점이 쏟아져 박히는 눈. 눈물이 난다.
2005/12/23 04:06 2005/12/23 04:06

황우석 교수의 발표문 중에 논문 내용의 어느 부분에 '인위적 실수' 가 있었다고 한 발언을 들으면서 아리송해졌다. '조작' 이라는 말을 돌려서 말한 것이리라 내심 짐작을 했지만 그 표현에 있어 참으로 듣는 이를 호도하기에 탁월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다소 편향적인 시각에서 이 문구를 분석해보자면,


의도적(意圖的) 실수(失手)

의도(意圖) : 무엇을 이루려고 속으로 꾀함, 또는 그 계획.

-적(的) : 한국어에서 접미사 적은 '그런 부분이 많음' '그런 성질을 띔' 이라는 뜻.

실수(失手) : 부주의로 잘못을 저지름, 또는 그 잘못.


1)

거칠게나마 끼워 맞춰보면, " 무언가를 이루려고 다분히 꾀하여 부주의로 저지른 잘못. "

여기서 표현이 아리송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를 찾을 수 있었으니, 실수란 단어에 내포된 '부주의'란 의미 때문이었다. 부주의란 단어까지 의미를 파헤쳐서 해석해보면, " 무언가를 이루려고 다분히 꾀하여 주의하지 않고 저지른 잘못. " 이 말인즉슨, 무언가를 이루려고 꾀했는데 주의하지 않은 탓에 드러나고 말았다. -- 결국 조작을 하려고 애썼는데 주의하지 않은 탓에 조작이 탄로나고 말았다….

이 말을 황우석 교수가 당당한 표정에 강한 어조로 말을 하니 아리송할 수 밖에.



2)

위의 글은 의도적 장난이고(!), 실제로 실수란 말에는 의도적이란 수식어가 붙을 수가 없다. 실수는 의도적으로 하지 않았기에 실수다. 의도적이라는 말에는 능동적인 의미가 깃들어있는데, 실수는 완전히 수동적인 것이다. 조작이라는 사실 자체를 다른 말로 꾸며보려고 장고 끝에 찾아낸 문구인 것 같으나 결론적으로 조작임을 더 확신하게 만들게 됐다….



3)

과연 황우석 교수는 어떤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을까? 아직 모든 것이 밝혀지지 않았다. 실제로 황우석 교수는 아무 잘못이 없을 수도 있다.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납득 가능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혹은, 모두가 예상치 못했던 어떤 실수에서 기인한 해프닝일 수도 있다. 어찌됐건, 세상의 모든 인식은 극과 극을 오갈 수 있음을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사건이 돼 버렸다.
2005/12/19 19:34 2005/12/19 19:34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서면서, 마실거리를 찾아 부엌에 나서면 바닥에 바퀴벌레 한 마리가 평소에는 얼씬도 안 거리는 부엌 한복판에 가만히 있다. 열이면 열 모두 다 자란 큰 놈으로 도망가라고 주변을 발로 차 겁을 줘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죽었는가? 그렇지도 않다. 더듬이가 움직이고 가끔 날개를 움직거린다.

어쨌든 난 휴지로 돌돌 말아 짓눌러 휴지통에 넣는 게 일상이었는데, 오늘도 한 마리를 발견해 휴지통에 넣고 보니 개수대 밑에서 역시 다 자란 한 마리가 배를 뒤집고 죽어 있다. 바퀴벌레 약을 포기한 지 오래라 그걸 먹고 죽을 리도 없을진데. 그러고 보니 이게 전혀 범상치 않음이라.

별로 타당성이 없어 뵈는 가설을 세우자면, 많은 무리로는 발각될 염려도 크고, 먹이 문제도 있고, 바퀴벌레의 번식력은 놀라울 정도이므로, 먹이를 많이 먹는 성충은 유충을 위해 죽기를 결심하고 사살자들의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가서 잠자코 죽기를 기다리다가 발견되면 죽임을 당하고, 그렇지 않다면 그대로 굶어 죽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쨌든 제3자는 그 속사장을 전혀 알 수 없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으므로 그저 보이는대로 죽일 뿐이다. 한편으로는, 이처럼 서글픈 일도 없음이라.
2005/12/19 16:06 2005/12/19 16:06

2005.12.18

2005/12/18 19:31 / My Life/Diary
황우석 교수 이야기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집단화 된 대중의 광기는 말릴 수 없다. MBC를 겨누던 칼로 황우석을 겨누더니, 이제는 노성일을 겨눈다. 급작스럽고, 무비판적이며, 일정한 방향성이 결여되있다. 황우석 교수는 이해할 수 없다. 난자 채취 과정에서 이미 1차적으로 거짓말을 했고 -- 자진해서 공개하지 않았고 -- 논문 사진과 지문 검사 내용을 조작했으면서도 -- 자진해서 공개하지 않았고 -- 그에 대한 납득할 만한 이야기가 없다. 노성일 이사장도 이해할 수 없다. 논문 공저자가 연구 과정에 직접 관여하지도 않았고, 사태 파악도 하지 못했다니! 세상의 많은 일들이 주먹구구로 이뤄진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경마는 패배. 맞추는데 돈은 되지 않는다.

시험이 모두 끝난 관계로 책과 지내야할 시간이 돌아왔다.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르겠지만, 다행히도 겨울철에는 일감이 별로 없다.
2005/12/18 19:31 2005/12/18 19:31

2005.12.14

2005/12/14 23:56 / My Life/Diary
채우기 위해선 버려야 하듯이, 만나기 위해선 헤어져야 한다. 속에 담아 둔.


p.s; 에어메리를 샀다. 따뜻하다. 그러나 크다….
2005/12/14 23:56 2005/12/14 23:56

2005.12.12

2005/12/12 16:53 / My Life/Diary
보일러를 고쳤다. 16만 7천원. 난 6만원을 보탰다. 물이 새서 부품이 전부 부식되어 교체했단다.

그러나 내 방은 별로 따뜻하지 않다.

수요일에 역사학 시험이 있고, 금요일에는 법학개론과 보험론 시험이 있다. 한 학기가, 한 해가 끝나간다. 조올립다.
2005/12/12 16:53 2005/12/12 16:53

1965.1.8 전혜린

몹시 괴로워지거든 어느 일요일에 죽어버리자.
그때 당신이 돌아온다해도 나는 이미 살아있지 않으리라.
당신의 여인이여, 무서워할 것은 없노라.
다시는 당신을 볼 수 없을 지라도 나의 혼은 당신과 함께 있노라.
다시 사랑하면서 촛불은 거세게 희망과도 같이 타오르고 있으리라.
당신을 보기위해 나의 눈은 멍하니 떠 있을지도 모른다.



전혜린은, 몹시 괴로워지거든 어느 일요일에 죽어버리자. 나는, 겨울이면 죽고 싶다. 어느 겨울의 눈오는 일요일에 죽어버리자.

훈련소에 있을 때, 엄청난 눈보라가 쳐서, 모든 훈련이 중단되고 하루종일 눈을 쓸었다. 눈보라 속에서 치워도 치워도 치워지지 않는데 -- 그래 마치 시지프스처럼 --, 너무나 즐거웠다. 눈이 좋아서, 눈보라여서,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사방에 눈이 쌓여 있어서, 누구도 아무런 말 없이 바람 소리 속에서 눈만 눈만…. 그대로 서서 죽어버려도 하나도 슬프지 않겠다, 너무 행복하겠다, 어는 건 싫지만, 눈 사람이 된다면, 완벽한 죽음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나는 눈을 좋아한다.

일과 시간을 마치고 작업이 끝났을 때, 불도저가 올라왔다. 젠장, 불도저가 올 양이면 왜 우리에게 작업을 시킨거야, 웅성웅성. 그래도 여전히 눈보라. 내가 싫었던 건 더 이상 눈보라를 보지 못한다는 사실. 아마도 죽음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것과 다르지 않으리라. 삶 자체는 싫다. 어짜피 죽을, 삶 자체는 싫다. 그러나 눈보라처럼 펼쳐진 세상, 이 세상을 떠나는 건 괴로운 일이다.


귀천(歸天)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봐라, 천상병도 삶이 아름답다 말하지 않는다. 세상이 아름다울 뿐. 삶 자체는….
2005/12/11 20:39 2005/12/11 20:39

2005.12.11

2005/12/11 20:26 / My Life/Diary
보일러가 망가졌다. 대충 살펴보니 온도 센서쪽이 맛이 간 듯하다. 나를 비롯한 한심한 이 집 식구들은 별 관심이 없다. (돈이 없으면 관심도 없다.) 움직임 없이, 홀로 외로운 심사에 골몰하는 것들은, 사실 모두 쓰레기다. 홀로 열을 내 썩어들어간다. 그런 의미에서 이 집안은 완전히 쓰레기 집안이다. 엄마가 구석에 쳐박혀 있던 전기 스티머를 꺼내서 거실에 틀어 놓았다. 따뜻한 지 모르겠다. 양말 신고, 코트 입고 자야겠다. -- 무엇이든, 방식보다 의미가 중요한 법 아니던가? -- 옷을 껴입고 있으면 지내는데 부족하지 않은데, 내 걱정은 내일 머리 감을 일이다. 나도 참 쓰레기다. 겨울에 더 맹렬히 썩는.

… 라면 그릇에 물을 끓여 써야겠다.



論語/顔淵.11

齊景公問政於孔子.
제나라 경공이 공자에게 정치를 물었다.
孔子對曰
공자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君君 臣臣.
군주는 군주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父父 子子.
아비는 아비답고, 자식은 자식답게 하는 것이다.


공자는 꼭 안 될 말만 멋드러지게 한다.
2005/12/11 20:26 2005/12/11 20:26

2005.11.30

2005/11/30 23:37 / My Life
그냥 슬프다. 물론, 당신도 알 것이다. 그냥 슬프다는 의미를. 누구에게나 그냥 슬플 때가 있다. 아무 이유 없이, 슬픔이 밀어닥칠 때가 있다. 시선이 향하는 모든 곳에 슬픔이 묻어 나는 때가 있다. 갑자기 눈물이 치솟을 때가 있다. 누구에게나.

삶을 이해하려는 많은 노력을 해본다. 그러나 결코 이해할 수 없다. 사람이 이성에 의해 움직인다는 명명백백한 거짓말을 뒤로 하고 난 슬퍼할 수 밖에 없다.

나는 내 삶조차 통제하지 못한다. 아니, 조절하지 못한다. 내가 가야할 곳은 어디인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나는 애초에 어디에 있었는가….

나이를 헛 먹었다. 남은 건 흐르지 않는 눈물 뿐이다.

조낸 유치한 문장만 적었다.
2005/11/30 23:37 2005/11/30 23:37

2005.11.27

2005/11/27 19:49 / My Life/Diary
결국 당신도 늙는구나.

다시는 만나지 않기를.
2005/11/27 19:49 2005/11/27 19:49

2005.11.23

2005/11/23 23:27 / My Life/Diary
누구에게나 인생의 전환점이 있다. 아니, 전환점이 아니더래도 그 순간 이전의 기억은 모두 사라지는 그런 순간이 있다. 나에게 그런 순간이란 한 사람으로 귀결된다. 그 사람 이전의 모든 기억은 그 사람으로 수렴되고, 그 사람을 떠올리기 전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 사람을 잊게 되면 내 수 년간의 기억 역시 사라지는 그런 사람. 누구에게나 인생에 그런 사람은 있다.

나는 차마 그 사람을 대면할 수 없다. 마치 도플갱어(Doppelganger) 같은, 만나게 되면 둘 중의 하나는 죽게되는, 내 현실은 사라지고 과거의 기억이 나를 괴롭히는 상태가 되고 마는, 너무나 만나고 싶지만 너무나 만날 수 없는.

인생은 참 슬프다. 이건 절대 진리다. 그러나, 슬프게 살 수는 없다. 슬픈 인생을 슬프게 살면 그건 아무 것도 아니다. 세상은 가만히 있어도 날 슬프게 만들테니까. 슬픈 인생을 슬프지 않게 사는 것, 그것만이 내 존재의 이유를 말해준다. 그렇지 않다면 죽는 것과 다름 없다.

그러나 가끔은 세상에 날 맡기고 그저 흐르고 싶다. 어느 둔치에 걸려 그대로 썩고 싶다. 그게 나쁜 것이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 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
2005/11/23 23:27 2005/11/23 23:27

2005.11.21

2005/11/21 21:28 / My Life/Diary
세상 사는 데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유쾌한 기분으로만 살 수는 없다. 내가 의도치 않게, 혹은 상대방이 의도치 않게 서로의 마음을 상할 수 있다. 대개의 경우 그것은 말로써 촉발된다.

헝클어진 문제의 시작을 따라가보면, 내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가 측은해져야 하고 무척이나 언짢해져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들은 꺼지지 않는 낡은 영사기처럼 대가리속에 떠올라 생각을 교란시킨다. 화가 났다, 측은해졌다, 우스워졌다… 조울증 걸린 미친 놈처럼 정신 둘 곳을 찾지 못한다.

인간이란 존재는 스스로 조절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이해하기도 어렵다. 언제나 그렇듯, 선택은 세 가지다 ⅰ) 나를 접고, 숙이고 상대방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무조건적으로 수용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절대 순수히 받아들이지 않는다--ⅱ) 나와 제대로 맞는 이와만 교류하는 것.--평생에 걸쳐 두 명을 만날 수 있었다.-- ⅲ) 오롯이 홀로 지내는 것.

인간관계란 거미줄처럼 가늘어서 끊기면 바람에 날려 어디론가 사라져서 다시는 찾을 수 없다. 그리고 망각은 기억보다 막강하기에 관계의 흔적조차 떠오르지 않게 한다.

내게 가장 편한 건 홀로 지내는 것, 그러나 외로움에의 두려움은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게 만든다. 나란 존재가--혹은 인간 존재가-- 본질적으로 나약하게 태어난데서 연유하는 태생적 한계의 위력. 물론, 이게 순전히 나의 변명일 수 있다. 자기 기만이나 자기 합리화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아무리 이성적으로 나를 분석하여 해답을 알게된다한들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을 거라는 사실이다. 정신분석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대 사회의 정신병이 결코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다름 아니다.
2005/11/21 21:28 2005/11/21 21:28

2005.11.17

2005/11/17 22:25 / My Life/Diary
학교 문예창작학과 초청으로 소설가 K가 왔다. 근래 어느 대학에 출강한다는 얘기와 함께 자기는 시를 쓰고 싶었지만 소설을 쓰게 됐다는 얘기를 하면서, 그래서인지 자신은 제목에 꽤 심혈을 기울인다고 했다. 지난번 국어국문학과 강연회의 소설가 P가 했던 말과 똑같았다. 그런데 실상 제목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는 작가가 얼마나 될까?

자신이 하는 문학을 '순수' 문학이라면서 고정독자 만오천명을 위해 소설을 쓴다고 했을 땐 헛웃음만 나왔다. 요즘 학생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쉬운 소설' 부터 친구들에게 권하라는 말에선 어처구니가 없었다. 소설가 J가 D신문에 '한국 소설이 재미없다고요?' 라고 쓴 칼럼을 읽고 느꼈던 그 어처구니 없음을 그대로 K에게서 느낄 줄이야!

이 땅의 소설가들은 일반 독자들이 언제나 그들의 지고지순한 문학적 성과를 받들어줘야하고, 그들의 소설을 이해하지 못하는 독자들은 수준이 낮은 천민 대중으로 밖엔 생각지 못한다. 문단이라는 좁아터진 테두리 안에서 비평가와 작가가 그들만의 세계에서 짝짝꿍하며 서로 띄워주는 이 비정상적인 나라에서 독자는 하위층으로 계급지어졌다.

현대의 고전이라 불리는 문학은 결코 그 시대의 독자들과 괴리되어있지 않았다. 그들이 읽힌 이유는 그만큼 쉬웠기 때문이고, 그만큼 감동적이었기 때문이고 그만큼 재밌었기 때문이다. 요즘 같이 현학적이고 알아먹지도 못할 평론이 없어도 문학은 충분히 평가 받았다.

수준 낮은 독자 핑계, 감각적인 영화 핑계, 퇴폐해가는 사회 핑계…. 도대체 변명거리는 어디서 그렇게들 갖고 오는지. 소설가 답다. '순수' 문학? 요즘은 '순수' 문학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고? 아주 웃기고 자빠졌네. 자신들이 쓴 소설이나 다시 읽어보고 똑바로 본인의 주제를 아는 게 선행될 일이 아닐까.
2005/11/17 22:25 2005/11/17 22:25

2005.11.09

2005/11/09 23:20 / My Life/Diary
기본적으로, 삶은 슬프다. --갑자기 어떤 비평가의, 요즘 작가들(90년대)이 쉼표를 너무 남발해서 문장을 망가뜨린다는 요지의 글을 본 게 생각 난다.-- 그래도 나는, 삶은 슬프지 않다고, 죽을 때까지 주장하련다.
2005/11/09 23:20 2005/11/09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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