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해커를 만나다

[ZDNet Korea 2006-01-27 09:08]



태터툴즈는 가장 아름답게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

블로그를 쓰며 수익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노정석이라는 이름을 다시 듣게 된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 1996년이나 그 즈음에 유즈넷에서 가끔 그의 이름이 거론된 적이 있다. 그 이후엔 거의 이름을 듣지 못했다가 다시 작년부터 그의 이름을 가끔 듣게 되었다. 그리고 몇 개월 전 태터툴즈라는 블로그 툴(blog tool)의 제작사인 '태터 & 컴퍼니'를 차렸다는 걸 알게 되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블로거들이 사용하는 블로그 툴인 태터 툴즈, 그리고 한 때 가장 유명한 국내 해커 중 한 명이었던 노정석 사장을 만나 보기로 했다.


1월 19일 저녁 강남역

서울 강남역의 저녁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곳은 한국 벤처 기업의 신화가 시작된 테헤란 벨리의 시작점이기도 하고 유흥가이기도 하며 또한 수 많은 꿈들이 사라져 버린 곳이기도 하다. 얼굴을 알아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재빨리 스치고 지나가는 강남역에서 양재 방향으로 200m 쯤 걸어갔다. 저 앞에 노정석 사장이 바깥에서 나와 기다리고 있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사무실 구경 좀 시켜 달라고 했다. 좁고 어수선하다며 굳이 사양하는 걸 억지로 구경을 했다.

한 10평 정도되는 정 사각형의 사무실엔 여섯 명이 노트북을 펴고 뭔가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하기 곤란하다는 건 이해를 할 만 했다. 근처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늦은 저녁을 먹은 후 곧장 인터뷰를 시작했다.


뭐하는 사람이에요?



(태터&컴퍼니 노정석 사장)

노정석 사장이나 태터툴즈(tattertools.com)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IT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낯설 수 있다. 그래서 첫 질문은 자기 소개였다. 회사 취업 인터뷰도 아니고 자기 소개를 먼저 해 달라고 하니 노 사장도 좀 난처한 표정이었다. 카이스트 94학번이고 경영공학을 전공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졸업을 2004년에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졸업이 좀 늦었다는 질문을 했더니 "1996년 해킹 사건 때문이었다"는 답변을 했다. 아, 맞다! 그제서야 과거의 사건들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1996년에 언론 지상을 한 동안 장식했던 카이스트-포항공대 해킹 사건의 주역이 바로 노 사장이었던 것이다. 당시 카이스트의 컴퓨팅 동아리였던 쿠스(KUS)의 회장이 바로 노 사장이다.

노정석 : "그 사건으로 인해 졸업이 늦어졌다. 덕분에 유치장 경험도 해 보고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다. 그냥 조용히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언론에 노출되어 너무 크게 부각되는 바람에 본보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 이후에 해킹 사건의 이유나 결과가 잘못 전달된 측면이 없잖아 있지만 그 사건은 내게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했다. 지금도 네이버 같은 곳에서 노정석으로 검색하면 그 이야기가 나온다."

해킹에 대한 오해가 많은데 실제로 해킹(hacking)은 테러가 아니다. 원론적인 의미에서 해킹은 컴퓨팅이나 프로그래밍을 광적으로 좋아하여 이런 저런 조작을 가하고 수정하며 분석하는 일련의 행위를 의미한다.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해커(hacker)라고 부른다. 삼성전자와 같은 유명 대기업에서 하드웨어를 설계하는 사람들도 광의적 의미해서 해커라고 부를 수 있다. The New Hacker's Dictionary의 편집자인 에릭 레이몬드는 해커를 "솜씨 좋은 프로그래머"로 정의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 대부분의 언론은 해커를 '시스템 침입자'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그럼 호적에 붉은 줄이라고 그인 것이냐?"고 물어 봤다.

노정석 : "다행히 그렇지는 않았다. 사건이 벌어진 후 몇 개월 유치장에서 지내야했고 이후 벌금형을 받고 풀려 나왔다."

그 사건 이후의 어떤 일을 했는 지 물어 보았다, 노 사장은 학교를 다닐 때 sendmail 패치나 개발 관련한 일도 했는데, 국내 대부분의 이메일을 지원하는 웹 사이트는 여전히 이 프로그램을 서버에서 사용한다.

노정석 : "1997년도 여름 인젠(inzen)의 창업에 관여했다. 현재 인젠은 코스닥에 등록되어 있다. 이후 여러가지 경험들을 했고 컨설팅 회사에서 2년 간 근무하기도 했다. 잠깐 다녔던 곳이라 적을 둔 곳이라 밝혀도 될 지 모르겠지만 1년 동안 SK텔레콤의 C.I 팀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의 C.I 팀? C.I는 커뮤니케이션 인텔리전스 즉 지능형 대화와 관련한 연구를 하는 조직이다. 그리고 SK텔레콤의 최연소 이사로 승진하여 더욱 유명했던 윤송이 이사가 맡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윤송이 이사는 오래 전 모 텔레비전에서 '카이스트'라는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의 실제 모델이기도 했다,

노정석 : "맞다, 그 윤송이 이사가 운영하는 팀에서 근무했다. 윤송이 이사는 카이스트 1년 선배이기도 하다. C.I 팀에서 1년 간 근무하며 개인화 플랫폼에 대한 연구를 했다. SK텔레콤의 1미리 서비스와 같은 것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을 그 팀에서 개발했다. 매우 흥미로운 나날이었고 프로젝트들도 재미있었다. 내게 큰 도움이 된 시간들이었다."

한쪽은 각종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하여 MIT로, 맥킨지로, 와이더댄닷컴으로 다시 SK텔레콤의 이사로 움직인 반면 한 쪽은 몰입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 해커, 참 다른 삶의 행보다. 그래도 함께 일하며 즐거웠다니 신기한 일이다. 최근 창업한 회사인 '태터&컴퍼니' 이야기로 넘어가 보기로 했다.


왜 회사를 만들었나?

돈 벌려고 만들었지. 사장들에게 이 따위 질문을 하는 건 멍청한 일이다. 그러나 노 사장은 다르게 답할 것 같았다. 역시나 다르게 대답했다,

노정석 :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블로거들에게 수익모델을 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 가능성을 실현하고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 '태터툴즈'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자기 홈페이지에서 포탈에서 제공하는 블로그와 다를 바 없는 블로그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태터툴즈를 최초로 만든 사람은 노 사장이 아니라 정재훈이라는 사람이다.

노정석 : "태터툴즈를 만든 정재훈 씨를 작년 초에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태터툴즈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바를 전했다. 이후 미사리에서 고구마 구워 먹으며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정재훈 씨와 내가 바라보는 블로그에 대한 생각이 맞는 부분이 많았고 그래서 함께 하자고 제안을 했다. 회사는 작년 하반기에 만들었다."

하지만 현재 태터&컴퍼니에는 정재훈 씨가 없다. 정재훈 씨는 네이트닷컴의 일본 자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노 사장은 정재훈 씨가 보다 많은 경험을 하길 원했다고 한다. 그와 당장 일을 하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그보다는 세상을 보는 눈과 많은 경험을 통해 더욱 신뢰있는 관계를 유지하길 원했다고 한다. 이번 인터뷰 때문에 사람들이 태터툴즈의 개발자를 노 사장으로 착각할 수도 있겠다고 했더니,

노정석 : "태터툴즈는 어떤 한 사람이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태터&컴퍼니가 만들고 있다. 그러나 정재훈 씨가 처음에 만들었고 이후에 유지를 한 것은 분명하다. 나는 그걸 잊어서는 안되며 반드시 그 대가를 정재훈 씨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태터툴즈는 이제 우리가 함께 만들고 있다."


태터툴즈가 뭐냐?

태터툴즈, 영어라서 어렵기도 하지만 발음하기도 어렵고 낯설다. 한국의 블로그 인구가 몇 백만 명이라고 하지만 이들 중 태터툴즈를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설명을 부탁했다. 도대체 태터툴즈는 뭐고, 일반인들에게 뭐라고 설명하면 이해가 될까?



노정석 : "태터툴즈라는 이름이 어렵다는 소리는 가끔 들었다. 태터(tatter)라는 단어는 옷을 깁다는 의미로 선정한 이름이다. 근데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태터링(tattering)'이라는 단어를 쓰곤 하는데 이게 꽤 재미있는 의미가 있다. 원래 있던 이론을 철저히 까 밝히고 논파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외국인들에게 태터툴즈라고 소개를 하면 꽤나 재밌는 단어라고 반응을 한다."

현재까지 태터툴즈를 설치한 사람이나 다운로드 횟수 등을 물어 봤다,

노정석 : "다운로드는 여러 곳에서 이뤄지니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2004년에 태터툴즈가 공개된 후 우리 사이트에서 약 30만 회 정도가 다운로드 되었다. 설치를 하고 태터센터라는 곳으로 글을 보낸 것은 약 15만 회 정도가 된다. 하루에 태터센터로 도착하는 글은 약 1,500개 ~ 2,000개 수준이다."

노 사장은 좀 보수적으로 숫자를 이야기한 것 같다. 태터툴즈를 자신의 계정에 설치를 할 때 별도로 이름을 바꾸지 않으면 "http://tracezone.com/tt" 이런 식으로 '/tt'라는 디렉토리에 블로그가 설치된다. 구글에서 '/tt'로 검색하면 약 1,580,000개의 한글 검색 결과가 나타난다. 실제로 테터툴즈를 쓰고 있는 사람들은 노 사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 확산은 한나라당 대변인인 전여옥 씨의 블로그조차 태터툴즈로 만들어져 있다고 하면 이해가 되리라 본다. 태터툴즈는 삼성전자에 블로그 툴로 공급되고 있기도 하다.



(태터툴즈로 블로그를 쓰는 전여옥 대변인 블로그)

그런데 태터툴즈는 개인 사용자든 기업 사용자든 무상으로 다운로드를 해서 설치해도 관계가 없다. 실제로 검색 전문 회사인 첫눈(blog.1nooncorp.com)도 기업 블로그를 태터툴즈로 쓰고 있으며 중소 업체의 경우 부지기수로 태터툴즈를 기업 블로그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개인들은 말할 나위가 없다. 도대체 돈을 벌 생각은 있는 걸까? 또 한 번 무식한 질문을 해 봤다.

태터툴즈로 돈을 벌 생각은 없는 건가?



노정석 : "그렇다. 태터툴즈로 돈을 벌 생각은 없다."

이렇게 대답할 줄 알았다. 그럼 뭔가 복안이 있을 것 같은데?

노정석 : "태터툴즈는 공공재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최초에 이 프로그램을 만든 정재훈 씨도 그런 생각이었다. 좀 쉽게 블로그를 설치하고 편하고 예쁘게 블로그를 꾸미고 싶은데 그런 도구가 없는 거다. 그래서 만들었다고 했다. 나도 이 생각에 동의했다. 그러니 태터툴즈는 블로그를 쉽고 편하고 예쁘게 가꾸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것이 태터툴즈가 해야 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그렇게만 된다면 만족이다."

뭔가 꿈꾸는 사람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노정석 : "태터툴즈가 보다 쉽고 편리하고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블로그 도구가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정말 좋은 콘텐트가 마구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런 콘텐트를 원하는 기업도 많아질 것이다. 블로거들은 자신의 글이나 콘텐트를 팔 수도 있다. 단지 블로그를 즐기는 것으로도 수익이 되는 것이다. 이런 것을 만들 수 있는 도구로써 태터툴즈는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 롱테일(long tail)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노 사장은 생태계 이론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인터넷을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로 보고 태터툴즈가 그 생태계를 풍부하게 만드는 구조의 일부가 되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그럼 태터툴즈를 최고의 블로그 도구로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일까?

노정석 : "그렇지 않다. 태터툴즈말고 또 다른 계획이 있다. 이올린(eolin)이라는 플랫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것은 블로그 콘텐트의 신디케이션과 가치를 중계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일종의 P2P 웹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위젯 형태로 쉽고 빠르고 효과적인 도구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올린은 지능화된 개인화를 지향하고 있다. 그렇다고 현재 포탈 등에서 제공하는 개인화 페이지는 아니다. 진정한 개인화는 모든 접근 권한을 개인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올린은 그런 권한을 개인들에게 줄 것이다."

우리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이올린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기술적인 이야기도 있었고 비전도 있었고 가능성에 대한 예측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들 대부분은 단지 블로그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큰 의미는 없는 그런 이야기였다. 이 부분은 노 사장도 공감했다.

노정석 : "우리 회사가 만드는 것들은 결국 회사의 슬로건인 'Brand yourself!'로 사용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자신을 브랜딩하세요! 자신의 생활과 마음과 생각을 가장 쉽고 편하고 또한 아름답게 표현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거기에 한 가지 가치를 덧붙일 것이다. 블로그를 쓰며 스스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가치체인(value chain)을 더욱 확대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태터툴즈의 슬로건, Brand Yourself!)


사람에 대하여

노 사장은 카이스트 출신이다. 한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학을 나왔다. 이것이 사업을 하는데 도움이 될까? 실제로 국내 IT 업계에서 카이스트 출신의 힘은 굉장하다. 개발, 기획, 경영에서 이미 성공한 사람들도 있고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자신 또한 카이스트 출신인 노 사장에게 이런 것에 대한 입장을 물어 보았다,

노정석 : "카이스트 출신 중에 이미 사업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아 뭔가 부탁을 할 때 얻을 수 있는 게 많은 건 사실이다. 이런 인맥을 활용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카이스트 출신들의 기술적 역량이 높은 것도 맞다고 본다. 그러나 사업의 성공은 기술보다는 어떤 사업 모델을 추구하며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했는 가가 훨씬 중요하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는 카이스트 출신이 유리하다고 단언하기는 힘들지 않나."

요즘 이쪽 업계는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취업난이라고 하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정말 필요한 인력을 뽑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노정석 : "회사 직원을 뽑을 때 블로그를 통해 뽑았다. 수 백개의 블로그를 검색하고 방문하여 그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 지 알아 보았다. 직접 연락을 해서 만난 경우도 많았고, 그렇게 만난 분들이 지금 회사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이들이 카이스트 출신이냐고? 전혀 그렇지 않다. 하지만 매우 만족한다. 자신의 블로그에서 열정적으로 살고 있음을 확인했고 그것을 믿고 뽑았을 때 그 믿음은 맞았다."

기업 경영자 입장에서 블로그를 인력 채용을 위해 활용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지 물어 봤다,

노정석 : "기업 입장에서 블로그는 "숨은 다이아몬드를 발굴"하는 측면에서 활용 가능하다고 본다. 채용의 첫 절차를 블로그에서 시작하기 보다는 중간 과정 이상에서 블로그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취업을 위해 블로그를 만들어서 쓰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랜 정성이 들어간 블로그와 급조된 블로그는 구분할 수 있다."


약간 기술적인 이야기



(태터툴즈 홈페이지, www.tattertools.com)


태터툴즈와 블로그에 대한 기술적인 질문을 몇 가지 했다,

블루문 : "태터툴즈를 웹 호스팅 업체를 통해 제공하면 수익 모델이 생길 듯 하다"

노정석 : "그런 건 고민을 했었고 실제 진행이 되고 있다. 누군가 태터툴즈를 다운로드하려고 할 때 추천 호스팅 업체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수익을 분배할 수 있으리라 본다."

블루문 : "태터툴즈가 다른 외국계 블로그 도구보다 우월한 점은 무엇인가?"

노정석 : "우수한 외국계 블로그 설치 도구가 있다. 태터툴즈는 그들보다 사용과 제어가 쉽고 스킨 등의 변경이 매우 쉽다. 때문에 자신만의 독특한 블로그 스타일을 만들기 쉽다. 이것은 사용자 입장에서 태터툴즈를 선택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블루문 : "네이버처럼 블로그 스킨(skin)을 판매하여 수익을 구할 수 있지 않나?"

노정석 : "사용자들이 직접 제작한 스킨을 서로 사고 팔 수 있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앞서 이야기한 '이올린'이 그런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블루문 : "개인이나 기업에 대한 태터툴즈의 라이센스 정책은 무엇인가?"

노정석 : "특별히 제한하지 않는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누구든 자유롭게 다운로드하여 사용해도 좋다. 다만 태터툴즈 자체를 수정해서 상업적으로 재판매하는 것은 불가하다."

블루문 : "포탈 블로그 사용자들이 태터툴즈로 이사하는 걸 지원할 계획은 있나?"

노정석 : "일부 태터툴즈 사용자들이 그런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배포하는 걸로 안다. 그러나 태터툴즈가 직접 그런 지원을 하지는 않는다. 사용자들이 필요하다면 스스로 제작하여 배포할 것이다."

블루문 : "블로그 도구를 개발하려는 개발자들이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노정석 : "만약 회사에서 아파치 웹 서버를 쓰는데 뭔가 특이한 상황을 해결해야 할 경우 그렇다고 새로운 웹 서버를 개발하지 않는다. 매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새로운 블로그 툴을 만들려고 고민할 필요없이 태터툴즈를 쓰라고 권하고 싶다. 이미 개발된 태터툴즈를 수정하는 것이 더 편할 것이다."

블루문 : "태터툴즈를 써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뭐라고 말하고 싶은가?"

노정석 : "완벽히 독립적이며 차별성 있는 당신만의 블로그를 갖고 싶다면 태터를 선택하세요."


벤처의 숙명을 생각하며

2시간이 훌쩍 넘는 인터뷰를 끝내며 노 사장은 다시 사무실로 올라갔다. 1월 말에 나올 태터툴즈 1.0 정식 버전의 마무리 작업 때문에 전 직원이 매일 12시가 넘을 때까지 일을 한다고 한다. 강남역으로 가는 길을 걸으며 차들이 밀려 있는 강남대로를 바라본다. 저기엔 커뮤니티 벤처가 있었고, 저기엔 보안 솔루션 벤처가 있었고, 저기엔 쇼핑몰 벤처가 있었고... 현란하게 반짝이는 광고판 사이로 드문 드문 불이 켜진 건물들을 보며 뜻을 이루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 벤처들을 추억했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한국이 성장할 수 있는 힘은 꿈과 이상을 현실의 땅에 꽂아대며 무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벤처들에게 있다. 힘 내라!


:: 태터툴즈 노정석 사장과 정재훈 씨의 블로그에서 직접 대화할 수 있다

노정석 씨 블로그 http://www.moreover.co.kr/

정재훈 씨 블로그 http://interlude.pe.kr/


** '블루문'은 인터뷰어의 필명이다. 웹 컨설턴트이자 IT 뉴스 전문 블로거이며 ZDNet에서 전문 블로그와 칼럼을 제공하고 있다. blog.naver.com/kickthebaby 에서 '가장 거대한 아스피린'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블루문 (아하!블로그 aspiri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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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31 02:51 2006/01/31 02:51

[시론] 2006년 경제전망 감상법

입력시각 :01/25 17:21

이창용 <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은 5%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침체를 거듭했던 내수가 회복되리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 최근 통계를 보면 내수가 완만하게나마 살아나고 있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 호조세가 계속될지 점치기에 우려되는 요인이 하나 있다.

전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세계적 불균형'(global imbalance)이 그것이다.

'세계적 불균형'이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유례없이 커진 반면 아시아 국가들은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해 지역별 불균형이 심화된 현상을 말한다.

문제는 경상수지 불균형 규모와 이를 가능케 한 아시아의 달러자산 매입 규모가 더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작년 미국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7000억달러로 우리나라 국민소득과 비슷한 액수다.

큰 폭의 적자가 수년간 누적되자 아시아 자본의 미국 유입에 한계가 있을 것이므로 향후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세계적 불균형 현상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과 채산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경제성장률은 1%포인트 떨어진다.

각 기관에선 올해 환율을 달러당 1000원으로 예상해 5% 경제성장 전망치를 내놓았지만 실제 올 연말 환율이 900원까지 낮아진다면 연평균 환율은 950원이 되는 셈이므로 경제성장률 역시 5%가 아닌 4.5%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단순 계산에 반대되는 견해도 있다.

최근 들어 수출산업의 중간재 수입 비율이 높아지고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줄어들어 원화 절상이 반드시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원화가 절상되면 성장의 축이 제조업·수출산업에서 서비스업·내수산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커져 성장률이 호전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는 한 가지 맹점이 있다.

같은 양의 생산이 일어난다면 내수가 수출보다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수출이 침체되면서 내수가 활성화될 수 있겠는가? 수출산업 종사자의 소득이 낮아져 내수마저 침체된다면 유발효과는 비교할 필요도 없어진다.

일본의 경우를 참조할 만하다.

80년대 중반 미국은 일본의 대미 수출 증가로 경상수지 적자가 크게 증가하자 G7의 힘을 빌려 엔화 가치 절상을 요구한 바 있다.

'플라자 합의'로 불리는 환율조정 이후 엔화 환율은 50% 이상 절상됐지만 미국과 일본의 경상수지 불균형은 조정되지 않았다.

일본 기업들이 수출 단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일본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이는 일본 기업의 투자 감소로 이어져 90년대 장기침체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시각도 있다.

또한 엔화 절상에 이어 경기가 침체되자 일본정부는 경기활성화를 위해 재정지출을 무리하게 늘림으로써 국민소득 대비 50% 수준이었던 국가부채가 10년 만에 150%로 급증하게 된다.

우리 경제에서도 올해 예상보다 원화 절상폭이 커지면 수출 채산성 감소로 대기업 투자가 부진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수출 부진이 내수 부진으로 이어져 정부는 경기활성화를 위해 재정정책에 의지할 가능성이 크다.

재정지출 확대는 복지지출을 늘리려 하는 참여정부의 중장기 정책방향과도 일치하므로 대의명분도 있는 셈이다.

이 경우 지출확대 만큼 세수를 확보하든지 아니면 기타 정부지출을 줄여야 한다.

그 과정이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다고 세수 확보 없이 정부지출만 늘린다면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올해 '세계적 불균형'의 조정 과정에서 원화가 크게 절상될수록 우리 정부가 선거철을 앞두고 어떠한 재정정책을 선택할지 눈여겨 감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채권연구원 이사

2006/01/29 04:46 2006/01/29 04:46

1990년대 들어 한국 가요 음반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대중들은 팝보다 가요를 선호했다. 서태지와 김건모에게 열광한 대중은 밀리언 셀러(판매량 100만 장 이상) 음반을 만들어냈다. 97년 불어닥친 외환위기도 음반시장을 완전히 위축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모든 사람이 이야기한다. 음악산업은 망했다고.

2000년을 기점으로 시작된 음반시장의 하락세는 도대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 음반시장은 2000년 4104억원을 정점으로 2001년 3733억원, 2002년 2861억원, 2003년 1833억원, 2004년 1338억원까지 3분의 1 규모로 축소됐다.

음반 판매량 현황을 봐도 마찬가지다. 2001년을 끝으로 밀리언 셀러가 나오지 않고 있다. 2004년 가장 많이 팔린 서태지 7집의 판매량은 48만 장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동네에서 흔히 보이던 레코드 판매점은 전국에 350여 개밖에 남아 있지 않다. 과연 음악산업계 종사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음악산업의 추락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주변으로 눈을 돌려보자. 길거리에서 휴대전화로 음악을 듣는 청소년, 미니홈피의 BGM을 위해 음악을 구매하는 젊은이, 근무시간에 컴퓨터를 이용해 음악을 감상하는 직장인의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다. 이렇게 CD와 카세트 중심의 음반시장이 음원(곡) 중심의 디지털 음악시장으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소비자도 모르게. 음반시장 종사자들이 준비도 하기 전에.

디지털 음악시장의 규모는 2000년 450억원에서 시작해 2001년 911억원, 2002년 1345억원, 2003년 1850억원, 2004년 2014억원까지 약 다섯 배로 성장했다. 2003년을 기점으로 디지털 음악시장이 음반시장을 넘어서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디지털 음악시장은 인터넷을 통한 음원 파일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 등의 유선 온라인 음악 서비스, 또 휴대전화.PDA 등을 활용한 무선 온라인 음악 서비스를 포함한 것이다.

◆ 음악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초고속인터넷의 발달과 신규 디지털 매체의 등장은 음악의 제작.유통.수용 방식 자체를 변화시켰다. 21세기 음악은 더 이상 음반이라는 물리적 용기에 고정되지 않는다.

대중들도 더 이상 음반이라는 형태로 음악을 소유하는 데 관심을 갖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편리하게 MP3파일을 다운받고 교환하는 데 익숙하다. 한국 음악시장에서 디지털 음악은 단지 음반의 보완재가 아닌 대체재로 자리잡은 것이다. 따라서 현재 음악시장의 침체가 산업 환경의 변화에 따른 일시적 불황이 아닌 음악산업 패러다임 변화의 결과라는 해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음악산업의 패러다임은 음반에서 음원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그 주된 요인은 디지털화(Digitalization).압축기술(Compression).네트워크 기술(Networks)로 대표되는 디지털 혁명이다.

이는 여러 가지 변화를 이끌어낸다. 기존 음악산업은 몇몇 대형 음반사가 배급과 유통을 장악한 과점적 구조였다. 따라서 타 산업계에서 음악 산업계로의 진출은 극히 제한돼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KT.SKT.CJ 등 대기업들이 콘텐트 부문의 투자와 사업 역량의 강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안석준 문화콘텐츠진흥원 음악산업팀장
2006/01/29 04:35 2006/01/29 04:35

나는 왜 남의 인생에 즐거워 할까, 남의 인생에 관심을 갖고, 남의 희노애락에 몰두하고… 정작 나는 내 자신에 관해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으며 나 자신의 행동에 신경쓰지 않는다. 티비를 보다 출연자들의 행동 하나 하나에 조건적 반사를 보이는 나 자신이 기이하게 느껴진다. 슬픈 영화를 보며 눈물 흘리는 자신을 보고 -- 언제부터인가 나 스스로는 울어본 적이 없다 -- 고 누가 그랬던가? 어쨌든 나는 오늘도 티비를 본다.


태터를 업그레이드 했는데, 불안정하고 무거우며 번거롭다. 신기술이란 언제나.
2006/01/27 22:27 2006/01/27 22:27

서러브레드 유전의 비밀

서러브레드 씨수말은 오랜 세월동안 생산 결과에 따라서 순위가 매겨져 왔다. 씨수말 자손의 성과에 기초한 리딩 사이어(Leading Sire) 순위와 씨수말 딸들의 자마 성적에 따른 리딩 브루드메어사이어(Leading Brodmare Sire 외조부마) 순위로 분리되어 있다. 만약에 최고의 씨수말이 모두 최고의 외조부마가 아니며, 최고의 외조부마가 모두 과거에 최고의 씨수말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다. 올해의 '말 생산자와 마주 회의'에서 연설자로 나선 Dr. Doug Antczak도 이와 같은 결과에 관심을 가졌으며, 그는 연설에서 이러한 현상을 "Maternal-Grandsire Effect"라고 설명했다.

Dr. Antczak은 씨수말이 큰 기대를 갖고 질 좋은 교배를 하여도, 외조부마가 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을 찾아냈다. 세크리테리어트(Secretariat), 벅패서(Buckpasser), 키 투 더 민트(Key To The Mint), 그라우스타그(Graustark) 등은 본질적으로, 비록 생산에서 완전히 실패한 것은 아니지만 스테이크 우승마의 부마가 되는 것보다, 스테이크 우승마를 낳은 모마의 부마가 되었다. 씨수말의 이런 유전자 형태를 "Added Performance"라고 하며, 이런 씨수말의 딸들이 생산한 자마로 유전자가 전달된다. 그래서 이런 씨수말의 딸들로부터 생산된 자마들이 우수한 능력을 나타내게 된다.

이렇게 세대를 뛰어넘어 그 영향력을 전달하는 것은 비단 서러브렛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독특한 현상은 아니다. 여타의 다른 생산에서도 마찬가지로, 모계 쪽에서 그의 외조부마가 특별히 언급되거나 혹은 아들을 거쳐 최고 경주마들의 조상들이 혈통에서 종종 출현하고 있는 씨수말들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서러브레드 생산자들은 어떤 씨수말들은 최대의 영향력을 딸의 자마를 통해서 발휘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Dr. Antczak은 이러한 현상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는 적합한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 그는 뉴욕에 있는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의 말수의학, 면역학과 교수이며 또한 James A. Baker 연구소 소장이다.

Dr. Antczak은 폭넓은 경력을 갖고 있지만, 이 글의 목적상 "말 게놈 프로젝트(The Horse Genome Project)"로 알려진 국제적 협력 연구에 관련된 그의 역할에 집중해볼 필요가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전 세계 20여개 국에 있는 약 70여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모든 유전자 코드, 또는 게놈(64개의 염색체에 60,000∼80,000개의 유전자 존재)에 대한 유전자를 밝혀 유전자 지도를 만들기 위한 모든 정보를 공유한다. 유전자 지도는 체형, 질병 등의 형질에 관련된 복잡한 유전양상의 일부를 밝히는데 이용될 수 있다.

말 게놈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포함하여, 다른 포유류의 게놈 프로젝트는 말 게놈프로젝트 연구를 촉진시킬 것이다. 그것은 약 85%의 유전자가 포유류에서 공통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인간 염색체 8번은 말의 9번 염색체와 동등하다고 여겨지며, 인간 6번 염색체는 말의 20번 염색체와 동등하다고 생각된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말 질병에 관련된 유전자를 밝혀내게 될 것이다. 미래에는 COPD(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or Heaves), 동요병(Wobbles), 선역(Strangels), 척추만곡증(Swayback)뿐만 아니라, 발생단계에서의 뼈와 근육의 질병에 관련된 유전자 진단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미래의 공상과학소설이 아니다. 유전자 진단은 이미 아라비안 종에서 선천적면역결핍증(SCID)을, 페인트 종에서 Lethal White Disease를, 쿼터 호스 종에서는 HYPP(Hyperkalemic Periodic Paralysis)를 확인하기 위하여 실시되고 있다.

유전학적인 개념은 자마 유전자의 반은 부마로부터, 나머지 반은 모마로부터 물려받아 두 쌍의 유전자를 갖는다는 기본 전제로부터 시작한다. Dr. Antczak이 언급했던 "Maternal-Grandsire Effect" 이론은 1960년대 후기의 Dr. W.R. Allen과 1986년에 Dr. Azim Surani에 의한 연구 결과에 근거를 두고 있다.

Dr. Allen은 정상적인 상태에서 특정 호르몬이 임신중인 암말에서 높은 수준을 보이는 반면, 임신중인 당나귀에서는 낮은 수준을 보인다는 것을 찾아냈다. 이 두 종이 교배되어 버새(수당나귀+암말)와 노새(수말+암당나귀)를 생산했을 때, 이 호르몬이 수말에 의해 임신된 암당나귀에서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수당나귀에 의해 임신된 암말에서는 낮은 수준이 기록되었다. 이 결과는 수컷에 따라서 임신한 암컷의 호르몬 수준이 결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Dr. Surani가 Gynogenetic(자성생식 : 암컷의 염색체로만 구성된)과 Androgenetic(웅성생식 : 수컷의 염색체로만 구성된)의 방법으로 수정된 마우스 난자를 조작하기 전까지는 이런 기이한 현상을 설명할 수가 없었다. 놀랍게도, "all male" Androgenetic(웅성생식) 수정란은 큰 태반(placenta)과 작은 배아(embryo)로 발달되었고, 반면에 "all female" Gynogenetic(자성생식) 수정란은 큰 배아와 작은 태반조직으로 발달되었다. 이것은 모계 유전자의 모든 염색체가 부계 유전자와 정확하게 같은 방식으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부계 유전자는 태반 발달에 영향하고, 모계 유전자는 배아 발달에 영향력을 우세하게 발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Dr. Surani와 그의 동료가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제안한 가설은, 유전학의 고전인 멘델의 원리와는 약간 상이한 개념이었다. 멘델의 원리에서는 유전자가 우성 또는 열성 중의 하나라고 여긴다. 우성 유전자는 발현되고 열성 유전자는 우성 유전자가 없는 상태에서 두 개의 열성 유전자가 조합되는 경우에만 발현된다. 예외적으로 공우성(Codominance) 또는 우성과 열성이 섞여서 발현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이론에서는 멘델의 기본 법칙을 근간으로 하여 어떤 유전자가 발현되거나 억제되는 것을 조절하는 유전자가 부모의 성에 따라서 프로그램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일반적으로 "유전적 각인(Genomic Imprinting)"이라고 한다. 모계에 의해서 전달되었을 때 작용하지 않는 유전자의 경우에 "Maternally Imprinted"되었다고 하며, 부계에 의해서 전달되었을 때 작용하지 않는 유전자의 경우에 "Paternally Imprinted"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Imprinting" 현상은 인간에서도 발견된다.

Imprinting 유전자는 손실되어 발현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작용하지 않거나, 혹은 하나의 성에 의해 전달되었을 때, 스위치가 꺼져있는 것이다. 발현되지 않는 유전자를 "잠재(Silent) 유전자"라고도 한다. 게다가, 이들 Imprinting 유전자가 만약에 반대 성을 가진 부모에 의해서 전달되고, 유전적 변화의 관점에서 본다면 다음 세대에서 다시 발현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암말은 Imprinting 유전자에 정보를 전달할 수 있지만, 단지 아들의 자손에서 효과를 입증할 수 있으며, 수말은 Imprinting 유전자에 정보를 전달할 수 있지만, 단지 딸의 자손에서만 효과를 입증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혈통표에서 보면 지그재그 형태로 나타나 매우 흥미진진하다.

Dr. Antczak은 말에 있어서 Maternal-Grandsire Effect가 Imprinting 유전자의 좋은 결과라는 것을 강조했다. Maternal-Grandsire Effect를 설명하기를, 씨수말로부터 경주능력에 관련된 유전자가 작동되지 않는 상태(imprinted/silent)로 딸에게 전달되었다가, 이 딸의 자손에서 유전자가 발현된다는 것이다. 만약에 Dr. Antczak의 이론이 진실로 입증된다면, 그런 씨수말 자마의 약 50%인 암말이, 우수한 최고의 씨암말이 될 것이다.

Imprinting 현상이 성과 관련된다고 해서, 특정 형질이 한쪽 성에 유리하게 나타나는 "성연관(sex-linked) 유전양상"과는 다르다. 성연관 유전양상은 성을 결정짓는 X와 Y염색체에 연관되어 전달되는 유전자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말에 있어서, 수말은 XY 성염색체를, 암말은 XX 성염색체를 가지며, 자손에게 이들 염색체 중에서 오직 하나만을 전달하게 된다.

만약에 Dr. Antczak이 언급했던 씨수말의 혈통을 조사한다면, 그 씨수말들이 우수한 외조부마의 딸들로부터 태어났다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더 자세히 탐구해 본다면, 그들의 2대 모마가 또한 우수한 외조부마에 의해 태어났다는 것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세크리테리어트(Secretariat)와 키 투 더 민트(Key To The Mint)는 둘 다 프린스퀼로(Princequillo)의 딸에 의해 태어났다. 벅패서(Buckpasser)의 외조부마인 워 애드머럴(War Admiral)은 키 민트(Key Mint)의 2대 모마의 부마이다. 블루 락스퍼(Blue Larkspur)는 벅패서(Buckpasser)의 2대 모마의 부마이자 키 투 더 민트(Key To The Mint)의 3대 모마의 부마이다.

세크리테리어트(Secretariat)와 벅패서(Buckpasser)는 둘 다 테비(Teddy)의 딸들로부터 모계라인을 통해서 전해졌다. 세크리테리어트(Secretariat)의 2대 모마는, 오직 76두의 자마를 갖고 지금 단지 그의 딸들을 통해서 찾아지는 말에 의해서 태어났다. 그라우스타크(Graustark)도 예외가 아니며, 같은 패턴을 따른다. 그라우스타크(Graustark)의 모계라인을 거슬러 올라가 외조부마를 찾아보면, Alibhai, Bequ Per, Mahmoud 등 최고의 외조부마를 모두 보게 된다.

외조부마가 좀처럼 생산에서 지속되기 힘들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생산자들이 우수한 외조부마의 확립을 위한 패턴을 보기가 어렵지는 않다. 물론, 과학자가 아닌 사람이 유전과 유전학의 기초를 넘어선 어떤 것을 통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유전자는 우성 또는 열성 유전자, 공우성 유전자, 성연관 유전자, 그리고 Imprinting 유전자 등 다양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의심할 여지없이 이런 다양한 유전적 요인은 우수한 경주마의 생산을 위해서 요구된다. 비록 소수라 할지라도, 결정적인 Imprinting 유전자를 발견해 낸다면, 최적의 계통을 형성하기 위한 생산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Imprinting 유전자의 몇 가지 표식인자는 이미 밝혀졌다. 주로 성장에 관련된 유전자인데, 만약에 인간에서 Imprinting 유전자가 밝혀졌다면, 말에서도 동일한 유전자가 존재할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에서 이미 연구된 심장 근육의 성장에 관련된 Imprinting 유전자가 또한 Secretariat의 큰 심장(평균 8.5파운드에 비교해서 22파운드임)을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Ms. Haun's book에 보고된 성과 연관된 심장 크기 이론인, "X-factor theory"와는 확실히 다르다.

유전학 연구는 정말로 먼 미래가 아닌 시점에 말 생산에 영향을 줄 것이다. 물론 생산에서 경주능력이 우수한 말의 선택은 당연하다. 여기서 유전적 결함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생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우수한 혈통과 경주능력을 가진 말이 최고이겠지만, 만약 유전적 결함에 의해서 그 능력이 무용지물이 된다면 어떠하겠는가? 복잡한 본질의 경주능력과 질병에 관련된 유전자의 발현 양상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가 진행 될 것이다.

물론 유전학 연구와 경주마 생산에 관련된 가장 곤란한 질문에는 아직 접근하지 않았다. 만약에 미래에 우수한 경주능력과 관련된 특별한 유전자를 밝혀내는 유전자 진단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하고, 따라서 경주마의 유전적 결함에 연관된 유전자를 알 수 있다면, 과연 말 생산의 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겠는가?

마사등록팀 이경주 : http://www.pedigreepost.com/archives/MappingJWEquine.html
2006/01/26 15:31 2006/01/26 15:31

건강과 현대 서러브레드


서러브레드타임즈에서 존 스파크맨(John Sparkman)은 미국 서러브레드의 건강(Soundness)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지적했다. 그의 주장은 현대 경주마들의 생애 평균 출주회수가 50년전 선배들의 50% 정도라는 점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과연 그의 "미국 서러브레드가 더 건강하지 못 하게 성장했다"라는 주장은 옳은 것일까?

현대 서러브레드 산업에서, 생산마 대비 평균 출주회수의 감소는 아마도 필연적인 일일지도 모른다. 번식마의 가치가 지난 수십 년 간 매우 높아져서, 혈통 좋은 수말과 암말들이 조기 은퇴를 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의 예는 아너 앤드 글로리(Honour and Glory)이다. 그는 3세마 시즌 말에 신체적으로 건강했지만 경주에 흥미를 잃은 듯 보였다. 다음해 우승 가능성은 불확실했고, 게다가 부마인 리론치가(Relaunch)가 죽어 씨수말 시장에 명백한 공백을 남겼다. 리론치의 19마리 출주자마 중 아너 앤드 글로리의 수득상금은 $1,202,942였다. 하지만 씨수말로서 그가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은 8백만 달러였다. 따라서 소유자 마이클 타버(Michael Tabor)가 아너 앤드 글로리를 은퇴시켜 더 많은 돈을 벌었다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이야기다.

혈통 좋은 암말들은 주로 4살 되는 시즌 말에 퇴역을 했다. 만약 프린세스 도린(Princess Doreen) 이나 갤로레트(Gallorette)처럼 3세나 4세때에 최고수준의 경주에서 우승하고서도 6살까지 경주에 출전한다는 것은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또 만일 씨가(Cigar)가 은퇴하고 상당금액의 교배료를 받으며 번식활동을 할 수 있었다면, 알렌 폴슨(Allen Paulson)이 6살의 씨가를 출주시켰던 것은 스포츠정신을 지키기 위한 어설픈 제스처였을 것이다.

그러나 출주회수 감소가 번식마의 폭발적인 가치 상승 탓이라고 만은 할 수 없다. 번식마로서의 잔존가치가 없는 거세마 역시 예전만큼 자주 출주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다른 설명이 필요하다.

조교기술 또한 해마다 변해 왔다. 예전의 Ben과 Jimmy Jones와 같은 조교사들은 말을 능력에 맞는 경기에 자주 출전시켰지만 지금 조교사들은 목표한 경주에 맞게 조교를 시키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많은 조교사들은 큰 경주 3일전에서 5일전에 마지막으로 경주의 스케줄을 잡는다. 조교에 관한 이러한 생각의 변화는 자연스레 출주회수의 감소를 가져왔다. 또 동물보호에 관한 이슈와 문화적 압력 또한 서러브레드 산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 요즘은 심하게 발목이 부었다거나, 그 밖의 다른 부상 증세가 있는 말들이 주요 경주에 참가하는 것을 보기가 드물다. 경주마의 컨디션이 좋을 때 대부분 건강한 경주마를 출전시킴으로써 출주마 두수가 적어질 수 있는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이것을 부정적인 변화로 생각할 사람은 거의 없다.

조교에 관한 또 다른 변화는 그렇게 긍정적이지 않다. 역설적으로 겨울 경주 수 증가는 연간 더 많은 말들이 출주할 수 있게 했지만, 오히려 부상으로 인해 출주 두수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맨 오 워(Man o' War) 시대에는, 대부분의 말들이 겨울에 몇 달간 휴양을 갔는데 출주 할 수 있는 경주가 몇 개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가피한 휴양은 경미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모든 조교사들이 똑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자기 말을 휴양 보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 큰 경주들은 연중 개최되고 있다. 출주하지 않은 말들은 상금을 벌 수 없고, 심지어 신중한 조교사들조차 병의 미세한 징후를 놓치기 쉽고, 휴양이 필요할 때 경주에 출주하는 경우도 많다.

마주 역시 변했다. 상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경주를 위해 말을 소유하던 옛날 귀족들은 일반적으로 자기의 말들이 달리는 것을 관전하면서 경주를 즐겼다. 따라서 예전의 유명한 경주마들(Equipoise, Mate, Crusader등)은 최고의 명성을 얻은 후에도 -종종 그들의 건강 상태를 영원히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부상을 입고 난 후에도- 오랫동안 경주에 출전했다. 하지만 지금의 마주들은 경마를 사업의 관점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부상에서 회복될 수 있을지라도 만약 앞으로의 경주에서 기대되는 수득상금이 번식마로 활용하는 것보다 적다면, 은퇴를 시킨다.

생애 출주회수의 감소를 앞서 말한 경제적인 보상논리와 마주들의 가치관 변화 그리고 조교기술의 변화라고만 보기에는 부족한 듯 하다. 거세마는 은퇴 후 경제적인 보상도 없기 때문에 영세 마주나 조교사들은 계속 경주에 내보내야 한다. 그런데 거세마나 전체 경주마의 생애 출주회수가 줄고 있는 경향은 유사하다.

20세기 들어 지난 수십 년 동안 상금 구조는 3세 경주를 중심으로 짜여져 있었다. 하지만 2세마 경주의 상금이 높아지면서 과거의 구조는 변했다. 상금이 높은 2세마 경주의 증가로 3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 있는 "컵" 경주의(특히 1.5마일(2400m)이상 경주들) 명성은 점차 줄었다. 또한 건강에 대한 관심도 줄었으며, 스피드가 좋고 성숙이 빠른 말 생산이 장려되었다.

전반적인 체격의 증가 역시 문제를 초래했다. 예전에는 거구로 간주되던 68인치(172cm정도) 체고의 말들이 요즘은 상당히 평범해졌다. 현재 최상급의 말 중 일부는 체중이 1,200파운드(540kg정도)에 달하고, 과거에 평균이라고 생각했던 1,000파운드 (450kg)이상의 체중으로 경주에 출주하는 것이 일상적인 현상이 되었다. 육중한 말일수록 속도를 낼 때 더 많은 스트레스가 다리에 실리게 되고, 더 큰 말일수록 체격에 비례하여 더 약한 뼈를 가지는데, 이는 뼈의 횡단면 성장은(체중 감당능력) 체중 증가보다 그 속도가 더 늦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강하지 못한 말들이 증가하는 가장 유력한 이유는 매우 크게 성장해버린 경주마 시장이다. 20세기 초만 해도 건강하지 못한 말들은 번식마로 매력 있는 상품이 아니었고, 성공한 말들은 신체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경주 성적이 좋은 경주마들이거나, 초기 제한된 기회에서 최고 성적을 올렸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시장은, 만약 좋은 혈통의 수말이 주요 경주에서 한두번 우승할 수 있다면 다리가 부러져도 번식마로 활용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또한 좋은 혈통의 암말은 주로 가장 좋은 씨수말과 교배하게 된다.

과도한 상금이 걸린 2세마 경주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조기성숙에 대한 열망은 여전히 어린 망아지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현재 시장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평을 듣는 씨수말들은 2세나, 적어도 3세가 되는 시즌의 초기에 경주성적이 좋은 자마의 생산에서 탁월하다. 하지만 심각한 결함의 발생은 이러한 개체군에서는 예외적이기보다 규칙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톰 캣(Storm Cat)은 2세 때 경주에 출주하지 않은 건강치 못한 말이고 그의 의자무릎(Offset Knees : 중수골이 무릎 중앙에 위치하지 않는 상태)을 자마들에게 유전시킨다. 미스터 프로스펙터(Mr. Prospector)의 자마는 의자무릎과 작은 발굽이 특징적이다. 레이즈 어 네이티브(Raise a Native)는 머리가 크고, 일어선 지세(Upright Pasterns)를 유전시켰다. 그리고 시애틀 슬루(Seattle Slew), 에이 피 인디(A. P. Indy)와 언브라이들드(Unbridled)는 모두 훌륭하거나, 아주 건강하지 못한 크고 육중한 말을 생산하는 경향이 있다.

경주마로 활동할 수 없을 정도의 문제점을 꾸준히 유전시키는 말들은 씨수말로 오래 활동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결함은 상업시장에서 허용되는 결함과는 다르다. 지골이 일어선 지세(Upright Pasterns), 우슬(Calf Knees), 의자무릎(Offset Knees)과 작은 발굽을 가진 말이 경주에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는 드문데, 이런 결함은 속도에 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함들은 내구성 측면에서 상당히 불리한 조건들이다. 이런 결점들 때문에 말의 다리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되어, 바른 체형을 가진 말보다 골절의 위험이 더 높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이론적으로는 간단하다. "가능한 건강한 말로 번식을 시키고, 상대의 체격 결함을 증폭시키지 않는 대상마를 선택한다." 즉 서로 결점이 중복되는 것 없는 씨수말과 씨암말을 교배시키는 것이다. 좋은 혈통을 잇고자 할 때에는 더 건강하고, 우수한 혈통의 부마계와 모마계를 가장 많이 닮아 부·모마의 대표 망아지가 되는 말을 선택한다.

생산자 각자는 경주마 생산 목표에 기초해, 건강함과 상업성 가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또한 동물복지와 스포츠의 이미지 두가지 모두가 중요하기 때문에 건강은 간과될 수가 없다.

마사등록팀 서연숙 : http://www.pedigreepost.com/archives/SoundnessAvalynHunter.html
2006/01/26 15:26 2006/01/26 15:26

평균적 인간은 몹쓸 인간


기억생리학의 관점에서 기억력에 대해 생각해 보자. 뇌는 실수를 반복하면서 기억을 형성해 간다. 따라서 시행착오를 하면 할수록 기억은 강화된다. 반면 기억에는 반드시 어딘가 애매한 부분이 남아 있다. 따라서 아무리 그 이치를 정확하게 연구하려고 해도 잘못된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실수는 어쩔 수 없는 일이며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겁낼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하고 나서 '후회'하지 않고 '반성'하는 일이다. 실수를 거울로 삼아 그것을 고쳐나가는 일은 애매한 기억을 하는 인간 두뇌의 훌륭한 점이다. 또한 학습 순서를 제대로 밟으면 보다 빨리 기억한다. 쥐의 오퍼런트 조건반사에서는 먹이와 손잡이 그리고 벨소리라는 세가지 요인을 단번에 기억하기보다는 이 세 가지 관계를 분리시켜 기억하게 한 것이 더욱 빨리 학습되었다. 언뜻 보기에는 멀리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제대로 학습 순서를 밟아야 실수도 적다. 이와 마찬가지로 갑자기 고난도의 문제를 풀기보다는 기초를 익히고 나서 조금씩 난이도를 높여 가는 것이 빨리 학습된다.

학교 공부는 교과서를 따라 기초부터 응용 순서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렇게 '순서'에 신경 쓸 필요는 없지만 뭔가를 독학으로 배우려는 사람은 학습 순서를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어떤 공부를 할 때는 먼저 큰 틀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지 말고 대략적인 큰 틀을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세세한 부분은 그 후에 조금씩 공부해 가면 된다.

쥐의 경우 오퍼런트 과제의 초기단계에서는 '도' 음과 '솔' 음을 구별하지 못한다. 원래 기억이란 대충대충 입력되기 때문에 서로 비슷한 것을 잘 구별되지 않는다. 오히려 처음에는 비슷한 사물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우선 비슷한 것의 범주를 파악하는 일이 학습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세세한 부분의 구별은 그 다음 단계이다. 일단 '도'와 '솔'을 구별하면 훈련을 통해 '도'와 '도#'의 구별도 할 수 있다. 곧바로 '도'와 '도#'을 구별하게 하려는 것은 무리다. 따라서 처음에는 전체적으로 구별하고 나중에 세세한 부분을 구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서양화에 흥미가 없는 사람에게는 모든 그림이 똑같이 보인다. 하지만 조금 흥미를 가지고 그림을 보면 르네상스 그림인지 인상파 그림인지를 구별할 수 있다. 그리고 좀더 공부하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라파엘로 그리고 미켈란젤로까지 구별할 수 있게 된다. 클래식 음악도 맟나가지다. 흥미가 없으면 어떤 곡을 들어도 똑같이 들린다. 하지만 자꾸 들으면 어느 시대 음악인지도 구별할 수 있다. 어쨌든 비슷하게 생긴 것은 똑같이 기억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잘 구별할 수가 없다. 이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순서만 제대로 밟으면 누구라도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할 수가 있다.

'도'와 '도#'의 구별이 가능해지면 '솔'과 '솔#'의 구별도 쉬워진다. 다시 말하면, 세세한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되면 다른 세세한 부분까지도 구별이 가능해진다. 즉, 어떤 것을 이해하는 방법을 알면 다른 것을 이해하는 방법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야구를 잘하는 사람은 소프트볼도 금방 익힐 수 있고 영어에 능통한 사람은 불어도 쉽게 배울 수 있다. 또한 어떤 수학문제의 풀이를 알면 비슷한 패턴의 문제에 이것을 응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뇌가 기억할 때 기억 대상이 되는 '사실 또는 사물'을 기억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실 또는 사물을 '이해하는 방법'도 동시에 기억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효과적인 기억을 위해서는 '법칙성'을 이해해야 한다. 한가지 사실을 기억하면 자연히 다른 사실의 법칙성을 발견해내는 능력도 생긴다. 다시 말하면, 기억에는 상승효과가 있다. 따라서 많은 것을 기억하고 많이 사용한 뇌일수록 더욱 많이 사용할 수 있는 뇌가 된다. 사용하면 할수록 고장이 잘 나는 컴퓨터와는 달리 뇌는 사용량이 많을수록 성능이 향상되는 신비한 기억장치이다.

공부를 예로 들어 말하자면 어떤 과목의 일정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고 나면 다른 부분도 이해하기 쉬워진다. 그리고 어떤 과목을 통달하면 다른 과목의 공부도 쉬워진다. 한 과목도 통달하지 못한 사람이 볼 때 모든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는 우등생은 초인적인 천재로 보이지만 그것은 태어날 때부터 머리가 좋다기보다 여러 과목의 학습 능력이 상승효과를 가져온 결괴앋. 따라서 한 가지 과목을 통달하고 열등의식만 극복할 수 있다면 비교적 쉽게 다른 과목의 성적도 올릴 수 있다. 여러 과목을 골고루 공부해서 평균적인 점수를 얻으려 하기 보다는 한 가지 과목을 집중해서 공부하는 편이 장기적인 면에서 볼 때 효율적이다. 우선은 한 가지라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천재의 비밀


'이해 방법'을 아는 것의 효과에 대해 좀더 깊이 생각해 보자. 이것은 '방법'을 기억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차기억'이라 할 수 있다. 절차기억은 기억계층으로 말하자면 최하층에 속하는 원시적인 기억이다. 원시적인 기억이란 가장 잘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다. 예를 들면 자전거를 타는 방법이나 트럼프 게임의 규칙 등은 오랜 시간 하지 않아도 필요할 때 자연히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잘못된 방법으로 일단 기억되면 수정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이러한 절차기억을 잘 이용한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절차기억은 '잠재기억'이기 때문에 무의식중에 기억되고 떠오른다. 실제로 사실 또는 사물을 기억하는 것은 의식적으로 이루어지지만 사실 또는 사물을 '이해하는 방법'은 무의식중에 기억 된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절차기억은 마음대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절차기억은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예를 들면 장기나 바둑을 잘하는 사람은 게임이 끝난 뒤에도 그 게임을 완전히 재현할 수 있다. 아마추어들이 볼 때 그들은 천재적인 기억력의 소유자처럼 보일 것이다. 실제로 '일화기억(경험으로 얻은 기억)'만으로 게임 진행을 완전히 기억하려면 초인적인 기억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일화기억'뿐만 아니라 '절차기억'도 동시에 사용하여 진행 과정을 기억하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생각해서 어떻게 놓았는가'와 같은 일화기억과 '상황으로 봐서 나타날 패턴'을 기억하는 것이다. 즉, 그들은 절차기억을 통해 무의식중에 '법칙성'을 발견하고 있다.

실제로 게임 중에 예상치 못했던 패턴(예를 들면 초보자가 생각 없이 둔 경우)이 나오면 아무리 고수라도 전체를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얻었던 절차기억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전문가의 놀라운 기억력도 초보자와 같은 수준이 된다. 이처럼 '천재적'인 능력을 '절차기억'을 통해 발휘된다. 절차기억이 천재를 만드는 셈이다.

예를 들어 A라는 내용을 기억했다고 가정해보자. A라는 것을 이해하는 방법조차 알지 못해도 A는 절차기억을 통해 뇌에 보존 된다. 따라서 다음에 B라는 것을 기억하려 할 때 A의 절차기억이 무의식적으로 B의 이해를 도와서 간단히 B를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물론 B의 절차기억 또한 자동적으로 기억된다. 이때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그뿐만이 아니다. 새로이 기억된 B의 절차기억이 이미 기억되어 있는 A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즉, A와 B를 기억하면 'A', 'B', 'A에서 본 B', 'B에서 본 A'와 같이 '기억의 연합'이 일어나서 기억한 내용에 대한 네 가지 효과가 나타난다. 이처럼 기억력의 상승작용은 일반적으로 '누적효과'가 있다. 따라서 학급효과는 기하급수적인 곡선을 그리며 상승한다.

예를 들면 지금 여러분의 성적이 1의 위치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목표성적을 1000으로 정한다. 공부해서 등수가 오르면 성적은 2가 된다. 더욱 더 열심히 공부를 해서 한 단계 더 상승하면 성적은 4가 된다. 이렇게 계속 노력하면 성적은 8, 16, 3, 64와 같이 조금씩 누적효과를 나타낸다.

그러나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아직 성적은 64에 머물러 있고, 처음 성적보다 그다지 많이 향상된 것 같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시점에서 '이렇게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 내 성적은 도대체 왜 오르지 않는 거야!', '나는 정말로 재능이 없는 건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1000이라는 성적을 얻은 사람을 보면 '저런 사람을 보고 천재라고 하는구나!', '완전히 다른 세상 사람이구나!'라며 부러워한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무능력함에 낙담하여 공부를 포기해 버린다. 일단 성적 1000을 넘은 사람을 천재라고 부르기로 하자.

하지만 좀더 참고 더욱 열심히 공부를 한 사람은 그후 128, 256, 512라는 식으로 성적이 향상된다. 그리고 이제까지의 노력이 드디어 그 진가를 발휘한다. 이것이 공부와 성적과의 관계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마침내 1024라는 성적에 도달하게 된다. 공부를 계속하다 보면 갑자기 눈앞에 큰 바다가 펼쳐지는 것처럼 시야가 넓어져 모든 것을 잘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일종의 깨달음과 비슷한 현상인데, 이러한 현상은 공부의 누적효과에 의한 것이다.

여기까지 이르면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성적을 2048로 향상시킬 수 있다. 이것이 상승효과의 실체이다. 2048에 도달한 사람은 64까지만 도달한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엄청난 천재처럼 느껴질 것이다. 공부효과에 관한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천재와 보통사람이 능력 차이는 확실히 크지만 천재들간의 능력 차이는 더욱 크다는 사실이다. 성적이 1024인 사람과 2048인 사람은 둘 다 천재지만 이 두 사람간의 차이는 1024나 되므로 성적만 가지고 볼 때 엄청난 차이가 있다. 물론 1024라는 차이는 성적이 64인 보통사람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큰 차이다.

예를 들면 아마추어 야구 집단에 프로야구 선수가 섞여 있으면 누가 보더라도 천재적인 선수처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프로야구계는 '천재'들만 모여 있는 집단이 아니다. 그 집단 속에서도 마찬가지로 능력의 차이가 있다. 박찬호나 선동렬 같은 일류 선수와 평범한 프로야구 선수와의 능력 차이는 초보자가 보아도 확연히 알 수 있다. 그 능력의 차이는 초보자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것이다. 이처럼 수준이 높아질수록 개인의 능력차도 커진다. 이는 야구뿐만 아니라 테니스, 장기, 피아노, 공부 등에도 적용된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노력'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절대 포기해서는 안 딘다. 물론 주변 천재들을 보고 주눅들 필요도 없다. 그들과 자신의 능력을 단순하게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노력과 성과는 비례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거듭제곱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차이가 있지만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들을 사정거리 내에 둘 수 있을 것이다. 뇌도 이러한 성장패턴을 보인다.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두뇌 능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때때로 공부가 싫어졌을 때 이러한 사실을 떠올려 보자. 언젠가 반드시 효과가 나타날 테니 좀더 분발하기 바란다.

'천재'란 노력이 부족한 보통사람들의 망상에 의해 만들어진 말이다. 이러한 말에 기분 좋아하며 게을러져서는 안 된다. 천재 에디슨이 '99퍼센트의 노력과 1퍼센트의 영감'이라고 말한 것처럼 '천재'란 신에 의해 부여되는 재능이 아니라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이다.



『뇌 기억력을 키우다』, 이케가와 류우지(동경대 약학박사)
2006/01/24 15:29 2006/01/24 15:29

2005.01.23

2006/01/23 22:49 / My Life/Diary
이빨 아프다. 이빨 아프다. 이빨 아프다. 콜라 마시지 말아야지. 어금니가 녹아버렸다! 그런데 생협에서는 스프라이트와 콜라 밖엔 팔지 않는다. 모두 한국코카콜라에서 나오는 것이지. 어떤 로비가 있었던 것일까. 때문에 나의 이빨은 아프다. 아프다는 말은 정말 아프다.
2006/01/23 22:49 2006/01/23 22:49

2006.01.22

2006/01/22 23:23 / My Life/Diary
가끔 감정 조절이 안 될 때가 있다. 나에게 나 자신은 대단히 머리 아픈 존재인데, 내 몹쓸 병 가운데 하나는, 내 그릇이다. 나는 그리 호탕하지 못하고 뒤끝이 많은 사람인지라 모든 대상마다 그 이름이 붙은 감정의 그릇을 하나씩 갖고 있다. '세상에 대한 감정의 그릇', 'xxx에 대한 감정의 그릇', 'ooo에 대한 감정의 그릇' 등 등…. 이 그릇은 몹쓸 것인데, 순전히 내 비위에 거슬릴 때마다 조금씩 그릇이 찬다. 내 잘못이 있다해도, 상대방의 의도가 어쨌건, 완전히 감정적으로 말이다. 그리고 결코 줄어들거나 덜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이 그릇이 꽉 차서 넘치기 전에는 아무런 외부 변화가 없는데 일단 넘치기 시작하면 극단으로 치닫는다는 점이다. 그릇이 꽉 차면 한 방울이라도 더해질 경우 계속 넘치는 것처럼, 감정의 그릇은 줄어들거나 덜어지지 않으므로….

감정이 극단으로 치닫으면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아주 간단히 관계를 단절시킨다. 그러고 나면 (아주) 나중에는 후회하고 말지만 그 순간 만큼은 주체가 안 된다. 관계가 단절되고 나면 그때서야 감정의 그릇은 줄기 시작한다. (아주) 천천히….

그래서 결국 줄어든 그곳에는 어느 정도의 恨이 남아 가슴을 꽉 죄어오는 것이다. 내가 왜 그랬을까? 자책해보지만, 다시 그 상황이 된다면 그러지 않을 수 있는가… 하는데선 자신이 없다. 이성적 인간은 안 되나 보다.

이 점이 나와 관계하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준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게 되고, 그래서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걸 주저한다. 외로움은 이렇게 구축된다. 결코 상대방을 생각해서가 아니다. 순전히 '나'를 위해서 일 뿐이다. '나'에게 거슬리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궁극의 이기주의… 더러운 나르시스트쯤 되나 보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정말 쓰레기 같은 가사다.

깊은 관계를 맺지 말고 순수한 타인으로만 만나야 한다. 그럴 때 나는 아주 친절하며 아주 신사적이고 아주 헌신적이므로.
2006/01/22 23:23 2006/01/22 23:23

2006.01.19

2006/01/20 00:25 / My Life/Diary
석차가 나왔다. 33명 중에 10등. 매우 만족스럽소. 문제는 다음 학기에 이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런지가…. (매우 불가능하다)


음악을 듣고 거리를 걸으면 보이는 모든 것들이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배경음악과 함께 마치 조직된 듯 펼쳐지는 세상. 오늘도 90도로 굽은 허리를 갖고 리어카를 끄는 할머니를 보았는데, 그 때 흐르는 음악은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새' 였다. 가사 내용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그저 음악과 그 장면이 어떤 묘한 서글픔을 만들어 내고 있는 마침 유턴하는 5530번 버스가 할머니의 리어카에 막혀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장면에서 무얼 느껴야 할 지 모를 순간, '당신의 쉴 곳 없네…'


그 5530번 버스 앞자리에 앉아 집으로 오는 내내 생뚱맞게도, 지금껏 만나온 사람과 떠나온 사람, 떠나보낸 사람, 떠난 사람들을 생각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에 수 많은 이들을 만나고 헤어졌건만 정작 기억 속에 남아있는 이는 손가락에 꼽을만 하고…. 2006년 오늘까지 교제하는 이들도 언젠가는. 그러나, 사람들 속에서나 사람들 밖에서나, 나로 몰두해 외로워지는 건 매한가지였다.


오른쪽 허리가 내내 쑤셔온다. 오래된 것이지만, 과연 어디가 잘못된 것일까?



좀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맹렬히 공부해야 하고, 지치지 않아야 한다. 두 끼 이상 먹지 말자. 그러나, 쑤신다.


운동 생리학 책을 한 권 읽었고, 구입 신청했던 한국 근대 작가 12인 초상과, 도코오 도시오의 자서전을 읽었다.
2006/01/20 00:25 2006/01/20 00:25

말의 부상

2006/01/19 00:28 / Horse Racing/Theory
경마일 출마표의 재결사항(경주성적표)에 보면 경주 전이나 경주 중에 몸을 다쳐 출주취소, 경주제외, 발주제외 또는 출주정지된 말들의 이름과 그 사유(병명)가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일반 고객들은 말의 질병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가 부족해 무슨 내용인지 아리송하고 또 그것이 어떤 병인지 의문을 갖게 될 것이다.

경마를 즐기고 마권을 구매할 때 경주마 각 개체의 건강상태나 컨디션을 알고 있다면 우승마를 판단하는데 훨씬 유리할 것이다. 따라서 특히 많이 접하게 되는 질병에 대해 부위별로 병명과 그 의미를 설명하고자 한다.

말이 네발로 버티고 서 있을 때 체중의 60%는 앞다리에 실리고 나머지 40%는 뒷다리에 실린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앞다리가 말의 머리와 목의 무게를 더 지탱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운동을 시작하여 전속력으로 달릴 때면 약 5백kg의 가까운 체중에 시속 60km 정도의 스피드가 가해져 착지할 때 앞다리에 실리는 충격은 자기 몸무게의 10배 이상이 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기질환도 뒷다리 보다는 앞다리에 훨씬 더 많이 발생하고 손상정도도 심하게 나타난다.
앞다리에 주로 발생하는 질병들을 부위별로 대별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발굽(蹄)
: 발굽은 착지할 때 지면으로부터 오는 순간 충격과 몸통으로부터 내려오는 체중의 부하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다치기도 쉬운 부위다.
발굽 속에는 제골과 주상골(원위종자골)이 들어 있고, 외부에는 사람의 손톱과 같은 딱딱한 각질이 두껍게 발달된 발굽이 있다.
발바닥 뒤꿈치에는 충격흡수 기능을 하는, 스폰지처럼 생긴 ‘제차’라는 부위가 있다.
발굽 질병들 중에 흔히 발생되는 질병들은 다음과 같다.

■ 제저부 좌상 : 운동을 하다 돌 등의 딱딱한 물체를 밟아 발굽 바닥에 타박상이 생기고, 발굽 속에서 내출혈이 생겨 말이 심하게 파행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파행이라는 것은 다리 저는 현상을 말한다. 일단 치료되면 능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 제차부란 : 발굽 바닥에는 움푹 들어간 부위에 다시 삼각형으로 볼록 튀어나온 쿠션조직이 있는데, 이를 제차라 한다. 오물이나 똥이 범벅된 마방에서 오래 서 있게 되면 세균에 감염되어 지독한 악취가 나고 흑색의 삼출물이 흘러나오며 제차가 녹아 내린다.

경증의 경우에는 파행을 나타내지 않지만 감염이 확장되면 발굽 뒷 부분의 지각부까지 손상을 입게 되어 파행을 나타낸다. 치료는 청결이 제일 중요하고, 살균연고 등을 발라 건조한 곳에 있게 해야 한다.
신속히 치료되는 편은 아니다. 일단 치료되면 능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 답창 : 발굽 바닥이 예리한 것(유리, 쇳조각, 못 등)에 찔려 외상과 염증이 발생하여 발을 땅바닥에 딛지 못하고 파행을 하게 되는 외상성 질병을 말한다.
상처가 깊으면 치료기간이 길어지고 발굽이 위축 변형될 수도 있다. 일단 치료되면 능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 열제 : 발굽벽이 외상이나 충격, 건조 등으로 갈라져 파행을 보이게 되는 질병을 말한다.
운동을 심하게 하면 더욱 갈라진다. 사람으로 말하면 손톱이나 발톱이 갈라져 통증이 생기고 자라나도 계속 갈라지는 증상과 유사하다. 더 이상 갈라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치료되면 능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제엽염 : 발굽 속에 있는 제골과 각질 사이의 연부 조직에 급성으로 염증이 생겨 심한 파행을 하는 질병. 증세가 심한 경우는 치료되기 어려우며 폐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원인은 잘 밝혀지지 않았으나 딱딱한 곳에서 빨리 달리거나, 농후사료를 과다하게 섭취한 경우 소화과정에서 생긴 독소가 혈류를 타고 발굽으로 내려가 정체되면 부드러운 발굽 안쪽의 세포조직이 녹아 예민한 신경조직을 자극함으로써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고 본다.
치료되더라도 발굽의 변형이 초래될 수 있다.

■ 제관염 : 제관은 딱딱한 발굽과 발목을 연결하는 부분이다.
상처를 입거나 전신적질환의 속발성으로 염증이 생겨 부종 동통 삼출액이 누출되는 증상을 보이며 심하면 제벽이 완전히 분리되는 경우도 있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으며 예후 또한 불량하다.

■ 주상관절염 : 발굽뒷쪽의 나비모양의 주상골이라는 뼈가 있는데, 이 뼈는 발굽 속의 제3지골과 제2지골 사이의 관절 뒤에 붙어 주상관절을 이루고 있는데, 여기에 연결된 주상골동맥의 분지가 혈전으로 막히면 국소빈혈이 초래되어 결국 주상관절염으로 발전한다.
이는 편측성 또는 양측성으로 만성적인 파행을 나타낸다.

■ 환골류 : 발목부위, 특히 제1지골과 제2지골관절부(관관절) 또는 제2지골과 제3지골 관절부(제관절)에 뼈가 과다증식되어 볼록 튀어나온 것을 말한다.
이는 외상을 입거나, 뼈의 발육이 아직 완전하지 않은 어린 시기에 심하게 운동을 시키거나 또는 발목이 수직에 가깝게 너무 서 있어서 착지시 충격이 심한 경우에 발생된다.

딱딱하며 볼록한 혹이 발목부위에 나타나며 파행을 보이기도 한다. 치료가 거의 어려우며 파행이 사라지면 그 상태로 경주에 임할 수는 있다.
혹 주변에 건이나 인대가 있으면 혹이 이들을 지속적으로 자극하여 염증을 일으킨다.

2. 구절(球節)
: 말의 구절은 발목 바로 위쪽의 관절로서 외관상 둥근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 앞발과 뒷발에서 동일하게 구절이라고 부르며 각 구절의 뒤쪽에는 종자골이 2개씩 있다.
경주마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인 동시에 가장 많이 다치는 관절로서 특히 앞다리의 구절이 더 많이 다치게 된다.
이것은 말 체중의 60% 정도를 앞다리에서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며, 기수의 기승위치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골연골증(염) : 심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관절에서 양뼈가 서로 맞닿는 연골이 깨져 관절면이 거칠어지고 그렇게 되면 관절의 굽힘 운동시 마찰이 심해지고 통증이 커진다.
결국은 파행을 하게 되고, 심해지면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되어 관절이 뻑뻑해진다. 치료돼도 재발 가능성이 있다.

■ 활막염 : 활막이란 관절윤활유인 활액을 싸고 있는 주머니의 막으로서 활액을 생산하고 보관하는 역할을 하는데, 심한 운동을 하다보면 이 주머니가 손상을 받아 관절이 부어 오르고 파행을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활액이 묽어지고 윤활성이 떨어져 결국 골연골증으로 악화되기 쉽다.
치료돼도 재발 가능성이 있다.

■ 염좌 : 사람이 발목을 삐듯이 경주마도 운동을 심하게 하다보니 관절을 지지해 주는 인대가 접질려 늘어나거나 부분적으로 찢어지는 경우가 있다.
휴양을 하면 회복이 되나 무리하게 운동을 재개하면 재발되기 쉽다.

■ 근위종자골 골절 : 구절 뒤쪽에 복숭아씨만한 2개의 종자골이 있다.
이것은 구절위쪽의 계인대와 아래쪽의 종자골인대를 연결해 주고 구절이 굴신운동을 할 때 지렛대 역할을 하는데 운동시 하중이 크게 걸리면 이를 견디지 못해 종자골이 깨어지게 된다.
경주 중 갑자기 멈춰 서서 경주 중지되는 원인의 대부분이 종자골 골절에 해당된다.
이런 경우는 나사못을 박아 붙이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회복률이 낮으므로 거의 도태시킨다.

3. 중수부(中手部)
: 중수부는 사람의 3번째 손바닥뼈 부위, 중족부는 3번째 발바닥뼈 부위에 해당되는 것으로, 중수부가 더 많은 부상을 당한다.

■ 계인대염 : 중수부(골) 바로 뒤에 있는 인대가 늘어지거나 끓어지는 등의 부상으로 생기는 염증을 말한다. 장시간의 휴양이 필요하며 완전히 치료하기는 어렵다.
심한 운동을 하면 재발 가능성이 높다.

■ 굴건염 : 중수골 뒤쪽에 있는 힘줄인 건이 부상을 입어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천지굴건염, 심지굴건염, 굴건단열 등으로 크게 구분되며, 역시 장시간의 휴양이 필요하며 완전히 치료하기는 어렵다. 심한 운동을 하면 재발 가능성이 높다.

■ 건단열 : 건의 완전한 파열은 말에서는 매우 드물지만, 건의 단열은 중수부의 외상 특히 경주 중 뒷말에게 발굽으로 찍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건을 연결하는 봉합수술을 하기도 하지만 성공률은 희박하다. 결국 경주마로서는 부적격이 된다.

■ 봉와직염 : 외상이나 기타 원인에 의해 피부에 세균감염이 일어나서 피하와 건인대까지 손상을 입혀 다리가 심하게 붓고 고름이 차는 등의 염증을 말한다.
장시간의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되면 능력에는 그다지 영향이 없다.

■ 관골류 : 관골(제3중수골, 중족골)에 뼈가 부분적으로 과다 증식되어 볼록 튀어나온 것으로서 그다지 큰 장해요인은 아니지만 이것이 굴건 또는 계인대가 지나가는 뒤쪽에 생긴 경우는 건, 인대를 건드려 손상을 주므로써 파행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 중수골 골막염 : 구절과 완슬 사이의 대롱과 같이 긴 원통형의 뼈를 중수골이라 하는데 이곳에서 뼈의 피막이 양파껍질 같이 벗겨지는 것을 말한다.
이는 어린 시절에 많이 발생하는데 그 원인은 정확하지 않지만 칼슘과 인의 불균형에서 심한 운동을 한 경우에 다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증상은 앞다리를 충분히 앞쪽으로 내뻗지 못하여 파행을 보인다. 휴양하면서 성장하면 증상은 사라지나 그 자리에 볼록하게 뼈가 과 증식된다. 즉, 관골류가 되는 것이다.

4. 앞무릎(완슬 : 腕膝, 완관절 : 宛關節)
: 완슬은 사람의 손목에 해당되는 부위로서 말의 신체에 있는 관절중에서 굴신운동의 범위가 가장 큰 관절이다. 따라서 완골골절, 연골, 및 활막손상 등에 의한 완관절염 등의 질병이 많이 발생된다.

■ 완관절염 : 완관절은 7개의 완골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부위에 심한 충격이나 과도 신장이 가해지면 연골이나 골막이 손상되어 발생한다.
증상은 완골 앞쪽에 부종이나 관절낭이 팽창되는 증상과 함께 파행을 보인다. 그곳을 손으로 눌러보면 통증을 느낀다. 장시간의 휴양이 필요하며 완전히 치료되기는 어렵다.
심한 운동을 하면 재발 가능성이 높다.

■ 완골골절 : 완골들은 경주마가 빠르게 달릴때 심한 충격으로 깨지는데 주로 편골절 형태로 깨지며, 힘을 제일 많이 받는 요완골과 제3완골이 자주 골절되며, 중간완골도 종종 골절된다.
급성적으로 파행을 하며 대부분은 확실한 부종이 생긴다. 골편이 작은 경우는 적출수술을 하고 골편이 큰 경우는 나사로 고정하는 수술을 한다.
보통은 수술 후 약 6개월 휴양을 하면 50~60%는 경주에 복귀한다.

■ 골단염 : 골단염은 보통 어린 말에서 완슬부의 요골원위단의 성장판의 염증을 말한다. 대부분은 칼슘과 인이 불균형을 이룬 곡류를 과다 급여한 경우에 발생된다.
요골원위부의 부종이 명확한 증상이며, 그 부위를 눌러보면 심한 통증을 보이며 걸을 때 파행을 보인다.

5. 주관절부(紂關節部)
: 주관절부는 사람의 팔꿈치(elbow)에 해당되는 부위로서 잘 다치지는 않는 부위이다.
이 부위에서 발생되는 질병중에 주두종이 있는데 이 질병은 말이 전속력으로 달릴 때나 마당에서 누워 있을때 발굽의 뒷꿈치가 닿아서 그 자극으로 인해 혹이 생기는 질병으로 혹의 크기가 작으면 쉽게 치료되나 혹이 크면 관절 움직임이 둔하고 파행을 보여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많다.

■ 주관절 활액낭수종 : 주관절 부분에 물이 차서 종착된 상태를 말하며, 그 원인은 주관절 돌출부분에 외상을 입거나 편자가 닿아 자극을 줌으로써 발생된다.
그다지 통증은 없으므로 파행을 하지는 않으나 외관적으로 부어있는 모습으로 흠이 된다.

6. 어깨(견갑부 : 肩胛部)
: 어깨부분은 근육층이 매우 두터워 조교운동이나 경주 후에 피로에 의한 근육질병이 발생되기 쉬운데 근육통, 근육염 등이 그것이다.
견관절(어깨관절)에도 골절이나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이와 같은 어깨부위의 질병으로 인해 파행을 하는 것을 통칭하여 견갑염 또는 견파행이라고 한다.

■ 이두근점액낭염 : 상완두근의 건과 상완골두사이에 있는 이두근점액낭은 외부적으로는 어깨 끝에 해당되기 때문에 외상이 발생되어 점액낭염이 유발된다.
걸을 때 심하게 머리를 들어올리며 급성적인 앞다리 파행을 한다.
어깨끝을 눌러보면 통증을 보인다. 치료하면 1~2개월간 휴양을 해야 한다.

■ 견갑근위축증 : 이는 외부로부터 외상을 입어 어깨부위 근육으로 가는 신경이 마비되어 극상근과 극하근이 위축된 것이다.
외부에서 볼 때 어깨부위의 근육이 움푹 들어가 있어 쉽게 어깨근육이 위축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장기간의 휴양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상태가 호전되지는 않는다. 능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 김병선



마비성 근색소뇨증
(痲痺性 筋色素尿症 Paralytic myoglobinuria,Azoturia,,Exertional rhabdomyolysis)
마비성 근색소뇨증이란 일명 『월요병』이라고도 불리며 근육(횡문근)이 손상되어 마비가 생겨 운동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근육질병 중에 하나이다.
이 질병은 이름에서도 알수 있듯이 근육속에 함유되어 있는 근색소(마이오글로빈)의 일부가 오줌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어 쵸콜릿 색깔의 소변을 배설하고, 온몸이 마비되어 뻣뻣하게 서있거나 심한 경우 드러누워 일어나지 못하는 증상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경주마에서 엉덩이 주위나 어깨와 같이 근육이 두껍게 분포하는 부위에서 주로 발생되며, 일단 이 질병이 발생되면 심하게 땀을 흘리고 매우 불안해하거나 난폭해지고 맥박과 호흡이 빨라지며 근육을 누르면 상당히 아파하고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절절매게 된다. 이 질병은 주로 암말에서 많이 발생되고 성격이 예민한 말에서 특히 잘 발생되며, 겨울철보다는 여름철에 많이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다음과 같은 것들이 주요 발생원인이 된다.

첫째, 가벼운 운동조차도 전혀하지 않고 휴식기를 너무 길게(1일 이상) 가진 후 과도한 운동을 재개하는 경우이다.
평일에 열심히 조교하다가 주말에 푹쉬고 난후 월요일날 운동을 시작하려고 하면 말이 운동을 기피하게 되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월요병』이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다.
조교 중에 정상적으로 몸속에 젖산이라고 하는 피로물질이 쌓이게 되게 되는데 누적량이 과도하게 쌓여 배출되지 못하면 이 질병이 발생되어 근육세포를 파괴시키고 그 파괴된 근육세포 색소가 혈관을 타고 콩팥으로 이동하여 오줌으로 배설되게 된다.

둘째, 탄수화물(젖산원료로 작용)과다 섭취, 비타민E(토코페롤)부족 등이다.
이 질병은 경주나 조교 중에 추진력을 발휘하는 뒷다리는 물론 앞다리, 허리 등 운동을 위해 필요한 골격근이 많이 분포된 부위에 문제가 발생되는 것이므로 운동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질병이 발생되면 충분한 휴식과 더불어 젖산을 배출시킬 수 있는 영양소(비타민, 셀레늄)를 공급해주면 대부분 금방(1∼2일 후)회복되기는 하지만 정상적인 조교까지는 시간적 여유를 갖는 것이 좋다.

한번 발병된 적이 있는 말은 재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말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이 질병의 진단은 외부로 나타난 증상과 혈액검사, 근육검사 등이 이용된다.
한편 예방법은 운동량에 맞추어 탄수화물 공급이 과다하지 않도록 해야하고, 운동전 충분한 준비운동(워밍업)과 운동후 정리운동(쿨다운)을 반드시 시켜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http://www.kra.co.kr(한국마사회자료)



외상(外傷 Wound)


□ 답창(踏創 Punctured sole)
발굽의 바닥면에 자갈, 못 등 날카로운 물체에 찔리는 상처가 발생되어 출혈을 동반하는 외상을 말한다.
□ 좌상(挫傷 Contusion)
일명 『타박상(打撲傷)』이라고도 부르며 외부의 충격에 의해 피부에는 상처를 주지 않고 피부 안쪽층에서 내출혈이 생겨 멍이 드는 외상을 말한다.
따라서 외부에 출혈을 보이지는 않는다.
□ 좌창(挫創 Contused wound)
예리하지 못한 물체(둔기)에 부딪히거나 맞았을 때 피부에 상처가 생기고 출혈을 동반하며 피부 안쪽층의 근육이나 뼈를 다치는 외상을 말한다.
이 때는 보통 상처가 난 피부가 떨어져 나가기도 하기 때문에 꿰메기(봉합)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 찰과상(擦過傷 Abrasion)
피부에 있는 털이 벗겨지고 긁히는 외상으로서 진물이 나는 정도이며 출혈은 생기지 않는다.
□ 자창(刺創 Punctured wound)
예리한 못이나 물체에 피부를 찔려서 출혈이 생기고 곪게 되기도 하는 외상이다.
□ 열창(裂創 Lacerated wound)
피부를 포함한 근육, 인대 등이 찢어져서 꿰메야 하는 외상을 말한다.
□ 안상(鞍傷 Saddle sore)
경주마의 등허리에는 기수가 올라앉기 위해 가죽으로 만든 안장(鞍 裝)을 얹고 복대로 조여 메게 되는데 이 때 잘못 조여 느슨하게 되면 안장에 피부가 쓸려서 물집이 생기고 말이 상당히 아파하고 열이 나며 움직이기를 거부하기도 하는 외상으로 심한 경우 피부가 벗겨지고 염증이 심해져서 고름이 흐르기도 한다.
□ 교돌상(交突傷)
경주마가 걷거나 달릴 때 반대편 다리와 서로 부딪혀서 상처를 입게 되는 외상을 말한다.
보통은 앞다리끼리 또는 뒷다리끼리 서로 부딪히는 경우가 많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앞다리와 뒷다리와의 마찰로 외상이 생기게 된다.
□ 추돌상(追突傷)
네다리를 가진 동물인 경주마가 달릴 때 허리를 구부리면서 몸통을 움추렸다가 허리를 펴면서 달리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뒷다리가 앞다리와 부딪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경주마의 발굽에는 편자라고 부르는 알루미늄이나 쇠로 만든 신발을 신고 있어서 뒷다리의 발굽이 앞다리의 뒤쪽을 찍어서 외상을 유발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추돌상』이라고 부른다.



굴건염(屈腱炎) (FLAEXOR TENDINITIS)


굴건은 말이 달릴 때 몸통을 앞으로 추진시키기 위해 다리를 구부리면서 근육을 수축시킬 때 작용하는 힘줄이다.
이 굴건은 실오라기 같은 가느다란 건섬유가 모여서 만들어진 다발의 형태를 띠고 고무줄처럼 탄력성이 뛰어나 경주마가 달릴 때 늘어났다 줄어들었다를 반복하면서 다리를 구부리는 역할을 하므로 "굴건(屈腱 Flexor tendon)"이라 부르며 네다리에 모두 가지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다리를 펴는 작용에 관여하는 힘줄을 신건(伸腱 Extensor tendon)이라고 부른다. 경주마는 매 걸음마다 다리에 체중부하가 걸리고 대부분은 굴건이 견디어 내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서 건섬유가 끊어지거나 늘어나는 등의 질병이 발생되기 쉽다.
굴건에 질병이 발생되어 염증이 생긴 것을 굴건염(屈腱炎 Flexor tendinitis)이라고 부르며 붓고 열이나며 아파하며 절게되는 중요한 다리질병의 하나이다.
피부에서부터 얕은층에 위치한 굴건을 천지굴건(淺指屈腱), 그 보다 더 깊은층의 것을 심지굴건(深指屈腱)이라고 부르는데 천지굴건에 질병이 발생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굴건에 질병이 생기면 운동 능력에 절대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심한 경우 퇴역할 수 밖에 없으며 한번 발생되면 재발(再發)하기 쉽다.
굴건염이 발생되는 원인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주요원인이다. 첫째, 주로 달릴 때 착지불량으로 다리를 헛디뎌 균형을 상실하거나 미끄러지는 경우이다. 둘째, 발굽의 생김새가 너무 누워있어서 굴건에 힘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선천적인 경우이다. 이 때는 발바닥에 부착하는 편자를 정상보다 뒤꿈치를 높여주는 등 다리교정이 필요하다. 셋째, 불충분하거나 무리한 운동이 원인이다. 충분한 조교를 통해 뼈, 근육, 힘줄 등이 단련되어 견딜 수 있는 한계의 범위를 넓히면 부상을 막을 수 있지만 충분히 조교가 되지 않은 경우에 쉽게 굴건염이 생길 수 있다. 이상의 원인에 의해 굴건에 질병이 발생되면 정밀진단(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부상정도를 파악하여 적절한 약물 및 물리치료(초음파치료, 수영 등)를 통해 치료해야 한다. 부상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단 발병되면 최소 3개월에서 12개월 이상의 휴양과 치료가 필요한 것이 대부분이다.



구절 증식성 활막염(球節 增殖性 滑膜炎) (PROLIFERATIVE SYNOVITIS)


증식성 활막염이란 관절을 구성하고 있는 활막이라는 구조물에 염증이 발생되어 만성화되면 활막 패드 및 섬모의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증식되어 커지는 질병을 말한다.
이 질병은 어떤 관절에서든 발생될 수 있으나 주로 다리의 관절에서 많이 발생되며 특히 구절에서 가장 많이 발생된다.
관절이란 뼈와 뼈를 연결하는 마디부분으로서 관절을 구성하는 것은 관절낭, 활막, 활액, 연골등이다.
이들중에서 활막은 관절의 중요한 기능인 충격흡수와 윤활작용을 해주는 활액(滑液)을 생산하는 샘(泉)과 같은 역할을 하는 동시에 활액속에 있는 세균을 잡아 먹는 살균(탐식)작용을 한다.
활막에 질병이 발생되면 활액 분비량이 줄어들고 활액의 끈적끈적한 성질을 잃게 되어 결국 뼈사이에 마찰 흡수가 되지 않아 연골이나 뼈가 부러지기 쉬운상태로 발전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경주마의 몸에는 수많은 관절이 있는데 항상 달리며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수없이 구부리고 펴는 운동이 반복됨으로써 활막도 늘어났다 줄어들었다를 반복하게 되어 질병 발생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경주마에서 관절질병은 치명적인 것으로 이로 인해 퇴역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경주마는 선천적인 구조상 뒷다리보다는 앞다리에 체중의 약 60%정도가 실리고 기수의 기승위치가 앞다리에 가까워 결국 앞다리에 부담을 가중시킴으로써 질병발생 가능성이 뒷다리보다는 앞다리에 높다.
그 앞다리 중에서도 완관절 아래 부분에서 질병 발생률이 매우 높은데 그 이유는 지면의 충격을 가까이서 접하기 때문이다. 구절의 경우는 다른 관절에 비해 구부리거나 펴지는 각도의 범위가 매우 커서 그 과정에서 활막의 늘어났다 줄어들었다를 반복하게 되어 고장나기 쉬운 부분이다. 활막염이 발생되면 관절 움직임이 뻣뻣해지고 심하게 통증을 보이며 관절이 부어 오르게 되는 증상을 보이며 관절의 구부리는 각도가 줄어들고 결국은 보폭이 짧아져 경주결과에 좋지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데 이를 일반적으로 활막염이라고 부른다. 이 활막염이 만성화되어 활막 섬모가 혹처럼 부풀어 올라(증식) 뼈와 마찰을 일으켜 뼈를 깎아 먹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증상을 보이는 것을 증식성 활막염이라고 한다. 활막염을 가진 경주마들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파행을 보이다가 어느 정도 운동을 시키면 관절움직임이 부드러워지기 때문에 마필관리자들은 어깨근육이 뭉쳤다가 풀어진 것이라고 믿고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으나 결코 그렇지 않다. 활막염의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운동금지 등 휴양으로 수주 이내에 쉽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만성화되어 활막증식이 되는 경우에는 증식된 혹을 제거하는 수술요법이나 관절세척 등의 처치후 최소한 약 4개월∼12개월 가량의 치료 및 휴양이 필요하다.



건초염 (TENOSYNOVITIS)


건초란 근육의 일부분인 건(腱 tendon)이 다리에 있는 관절부위를 지나갈 때 마찰을 줄여주기 위해 만들어져 있는 일종의 보호막이다.
그 모양이 마치 칼집과 비슷하여 건초내부의 공간에서 건이 늘어났다 줄어들었다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제자리를 지키고 다른 이탈되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역할도 하게 된다.
경주마에서는 앞다리에서는 구절과 완관절, 뒷다리에는 비절과 구절에 건초가 위치하고 있으며 주로 앞다리의 구절에서 건초염이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건이란 가느다란 실오라기 같은 건섬유가 다발을 이루고 있어서 신축성이 뛰어나지만 건초는 신축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특성을 갖고 있다.
건과 건초사이에는 서로 마찰을 줄여주기 위해 윤활유 역할을 하는 건초활액이 들어있다.
경주마에서 조교나 경주 중에 건초에 질병이 발생되어 염증이 생기는 것을 건초염이라고 부르는데 그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다음의 경우가 주요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첫째, 건의 질병(건염)으로 건이 붓게 된 경우로서 건이 부어오르면 건을 싸고 있는 건초가 신축 성이 많지 않아 결국은 건초에 의해 건이 조여지는 결과를 가져와 건과 건초사이의 공간이 밀착됨으로써 건초염을 유발시키고 말이 심하게 절게 된다. 둘째, 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건초자체가 외상이나 기타 원인에 의해 염증이 발생됨으로써 건 과 건초사이의 공간을 좁히게 됨으로써 건을 압박하게 되는 경우이다. 따라서 건과 건초는 서로 연관을 갖고 서로 유기적인 구조이므로 건초염이든 건염이든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둘 다 염증이 생기게 됨으로 주의해야 한다. 이런 말은 경주나 조교에서 정상적인 능력발휘가 어려워 지므로 즉시 치료해야 하고 발병즉시 치료하면 1~2주내에 회복될 수 있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수개월간 휴양과 치료가 필요하게 될 수 있다.





2006/01/19 00:28 2006/01/19 00:28

2006.01.18

2006/01/18 20:47 / My Life/Diary
저녁
네온싸인
가로등
편한 도로
버스 안
기사 바로 뒷좌석
김광석
가방을 안고
저녁
네온싸인
가로등
차들
사람들
김광석
내 사람이여
2006/01/18 20:47 2006/01/18 20:47

많은 사람들이 나이상으로는 어른이지만 아직 어린아이로 남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가져다 줄 왕자님이나 선녀님을 기다린다. 다른 사람들이 소망을 충족시켜 주기를 기대한다.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무언가 해주기를 기대한다.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묻지만 자신이 무엇을 줄 수 있는지는 묻지 않는다.



언젠가는 모두가 한 번쯤 깨닫게 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아무도 내게 오지 않는다는 의미임을! 나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내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아무도 오지 않으며,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무도 나를 위해 결정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神은 산을 옮기실 수도 있으나 그보다는 우리에게 한 자루의 삽을 가져다 주신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충분히 오랫동안 고통받고 측은히 여기기에 충분할 만큼 한탄한다면, 언젠가는 기적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러한 환영의 대가로 그들의 인생을 지불한다.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날들이, 달들이, 수십 년이 흘러가 버린다. 왜 그렇게 한단 말인가?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하라.



당신은 작가가 되고 싶은가? 당신은 그것을 꿈꾸는가, 아니면 당신의 소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일하고 있는가? 당신은 다만 당신의 계획에 대해서 말하는가, 아니면 구체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는가?



아무도 당신의 계획에 관심이 없음을 잊지 말아라. 그것은 당신이 어떻게 행하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다.


아무도 당신의 소망을 충족시킬 책임이 없다.





- 라인하르트 K. 슈프렝어
2006/01/10 17:57 2006/01/1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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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천원 붕괴..기업반응 4가지 유형
[연합뉴스 2006.01.04 18:20:35]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연초부터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저항선인 1천원선이 붕괴되자 기업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역시 1천원선이 깨진 적이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 약세를 전망하는 보고서가 미리 많이 나와 있어 무작정 당황하진 않는 분위기다.

통상적으로 원.달러 환율 약세는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1천원선은 수출기업의 마지막 저항선으로 거론돼 왔다.

◇ 호연지기형.."때되면 또 오른다"기업은행 나성우 외환파생팀 과장은 5일 "현재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 중 일부는 달러를 당장 매도하거나, 선물환 매도계약을 체결하는 등 위험 회피 전략을 구사하기보다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과장을 비롯한 기업은행 외환파생팀원이 4일 하루동안 받은 전화는 개인당 20~30통 가량.

지난해 3~5월 원.달러 환율이 1천원선 아래로 내려갔을 땐 하루 100통 가까운 전화를 받았다.

원.달러 환율의 급락 원인이나 향후 전망을 묻는 문의가 줄어들었다는 것.

나 과장은 "일부 기업들은 지난해 1천원선이 깨진 상황에서 달러 매도에 나서거나 선물환 매도 계약을 체결했다가 원.달러 환율이 1천60원 가까이 오르자 되레 손해를 보기도 했다"며 "일부 기업들은 급히 행동하기보다 느긋하게 반등 시점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초조불안형.."당장 팔아달라"외환은행 구길모 과장은 "보통 연말에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연초가 되면 거래가 뜸해지지만 올해는 연초에도 달러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 과장은 "특히 지난해 말에도 전자.조선.자동차 등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들까지 달러에 대한 '팔자' 주문을 내면서 투매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달러 매도 집중 현상은 올해 원.달러 평균 환율이 900원대 후반에 머물 것이란 환율 보고서가 집중적으로 나오면서 시작됐다.

구 과장은 "원.달러 환율의 추가 약세를 예상하는 기업들이 달러를 내놓고 이에 따라 시장이 급락하면서 다시 손절매 물량이 나오는 식의 악순환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여유만만형.."이미 다 팔았다"동작이 빠른 기업들은 이미 지난해 말 달러를 모두 팔아버리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우리은행 이정욱 과장은 "수출업체들은 연말에 남아있던 달러를 청산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통상 연초엔 달러 보유량이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국내 시장이라기보다 역외매도 물량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기업들은 앞으로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이익이 줄거나 손해를 보더라도 물건을 팔 것인지, 아예 계약 자체를 포기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있다"고 말했다.

◇ 유비무환형.."선물환 매도했다"국민은행 노상칠 과장은 "2004년과 2005년 환율이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증폭되면서 기업들도 원.달러 환율 1천원선 붕괴가 그리 낯설지 않다"며 "최근엔 중소기업들도 상당수 선물환 매도 계약을 체결해 놓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 과장은 특히 "과거엔 외환에 대한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대기업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최근엔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도 이같은 대책을 일반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 과장은 "시장 급락에 비해 기업들의 반응은 차분한 편"이라고 말했다.

speed@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2006/01/04 23:31 2006/01/04 23:31

경마의 역사 속으로
번역·정리 | 장유진 이미지개선팀 대리

1904. 11. 12 : 뉴질랜드 ‘리카턴(Riccarton)’ 경마장에서 벌어진 경주에서 당시 4세마 ‘머신 건(Machine Gun)’이 당시로는 최고의 부담중량으로 여겨졌던 159파운드(약 71.6㎏)를 짊어지고 1,000m를 58초에 주파하는 괴력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1923. 11. 3 : 샌프란시스코 외곽에 위치한 ‘탠포란(Tanforan)’ 경마장이 연간 25일 동안만 베팅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개장되었다.
1927. 11. 4 : ‘핌리코 퓨처리티(the Pimlico Futurity)’ 경주에 출전한 ‘바토(Bateau)’는 3착으로 결승선에 도착했으나 ‘얼 산데(Earl Sande)’ 기수가 1928년 켄터키더비 우승을 차지한 ‘레이 카운트(Reigh Count)’를 레일에 들이받게 한 혐의로 실격되었다. 산데 기수는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기승정지 처분을 받았다.
1938. 11. 1 : 4만여 명의 경마팬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지 울프(George Woolf)’ 기수와 호흡을 맞춘 ‘시비스킷(Seabiscuit)’이 확실히 우세가 점쳐지던 ‘워 어드미럴(War Admira)’을 물리치고 우승마가 상금을 모두 차지하는 매치 경주에서 1만5,000달러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1944. 11. 1 :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휴장기에 돌입했던 ‘할리우드 파크(Hollywood Park)’가 재개장하며 3년 만에 경마가 시행되었다.
1946. 11. 6 : 아르헨티나에서 공수된 세 마리의 암말이 ‘뉴악 공항(Newark Airport)’에 도착했다. 비행거리 8,250마일은 당시 경주마가 공수된 최장거리였다.
1946. 11. 26 : 미국적 항공사 AAL이 아일랜드 에이레 샤논 공항에서 6마리의 서러브레드를 싣고 11월 27일 뉴저지주 뉴악공항에 도착했으며, 이 비행은 서러브레드 경주마를 싣고 대서양을 횡단한 처녀비행으로 기록되었다.
1947. 11. 1 : ‘맨 오워’가 켄터키주 렉싱턴에 위치한 ‘파어웨이 목장(Faraway Farm)’에서 숨을 거두었다. ‘맨 오워’는 11월 4일 장례식이 거행될 때까지 3일 동안 안치되었다.
1951. 11. 16 : 1만5,000달러의 상금을 우승자가 독차지하는 형태의 ‘핌리코 스페셜’ 경주가 미국 전역으로 중계되었으며, 이 경주에서는 ‘C. T. 첸리스 브라이언G(C.T. Chenery’s Bryan G)’가 우승을 차지했다.
1957. 11. 9 : ‘휘틀리 사단(Wheatley Stable)’의 ‘볼드 룰러(Bold Ruler)’가 3마리의 경주마가 출전한 ‘트렌턴 핸디캡(Trenton Handicap)’경주에서 ‘에디 아카로(Eddie Arcaro)’ 기수와 호흡을 맞추며 우승을 차지했다. ‘볼드 룰러’는 시종일관 ‘갤런트 맨(Gallant Man)’과 ‘라운드 테이블(Round Table)’을 압도했으며, 이후 ‘볼드 룰러’는 연도 대표마로 선정되었다.
1961. 11. 18 : 에디 아카로 기수가 마지막으로 출전한 핌리코 퓨처리티 경주에서 ‘엔디미온(Endymion)’과 호흡을 맞추며 3착을 차지했다. 이 경주를 끝으로 은퇴한 ‘에디 아카로’는 통산 3,003만9,543달러의 상금을 벌어들이며 당시로는 최다상금 수득기수의 타이틀을 보유했다.
1968. 11. 2 : ‘존 뉴르드(John Nerud)’ 조교사의 ‘닥터 페이저(Dr. Fager)’가 애퀴덕트 경마장에서 시행된 경주거리 1,400m의 ‘보스버그 핸디캡’에서 139파운드(약 62.6㎏)를 짊어지고 6마신 차로 가볍게 우승을 차지했다. ‘닥터 페이저’는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여 같은해 ‘최우수 핸디캡경주마’ ‘단거리 경주 최우수마’ ‘잔디주로 최우수마’로 각각 선정되었다.
1972. 11. 9 : ‘세크리테리엇(Secretariat)’이 2세마 마지막 경주로 시행된 ‘가든 스테이트 스테이크스’ 출전을 준비하며 1,400m를 1분25초8에 주파하는 뛰어난 스피드를 과시했다.
1972. 11. 18 : ‘세크리테리엇’이 ‘가든 스테이트 스테이크스’ 경주에서 3½마신 차로 우승을 차지하며, 17만9,199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이 금액은 당시 ‘세크리테리엇’이 한 경주에서 벌어들인 상금 중 최고 금액으로 기록되었다.
1973. 11. 6 : ‘세크리테리엇’이 ‘클레이본 목장(Claiborne Farm)’에서 씨수말 생활에 앞서 마지막으로 3만3,000여 명의 경마팬이 지켜보는 가운데 애퀴덕트 경마장에서 고별행진을 펼쳤다. 이후 ‘세크리테리엇’은 1973년 11월 11일 클레이본 목장으로 이동하여 씨수말 생활을 시작했다.
1978. 11. 11 : 1977년 삼관경주 우승마 ‘시애틀 슬루(Seattle Slew)’가 자신의 마지막 경주로 애퀴덕트 경마장에서 벌어진 ‘스터비샌트 핸디캡(Stuyvesant Handicap)’ 경주에서 3¼마신 차로 우승을 차지하며 경주마 생활을 마감했다.
1979. 11. 18 : 애퀴덕트 경마장에서 벌어진 제8경주에 출전한 ‘라핏 핀카이’ 기수가 ‘글래디올러스(Gladiolus)’와 호흡을 맞추며 통산 4,000승을 차지했다.
1982. 11. 28 : 5차례의 경주에서 통산 46½마신 차이로 우승을 차지한 ‘랜달루스(Landaluce)’가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했다. ‘랜달루스’는 자신이 데뷔하여 두 차례 승리를 거둔 할리우드파크 주로 내 공원에 안치되었다. ‘웨인 루카스(Wayne Lukas)’ 조교사가 훈련을 담당했던 ‘랜달루스’는 후에 ‘프린세스 루니’를 누르고 1982년 2세 연도대표 암말로 선정되었다.
1984. 11. 10 : 제1회 브리더스컵 경주가 할리우드파크 경마장에서 개최되었다. 브리더스컵 경주의 하이라이트 ‘클래식’경주에서는 ‘와일드 어게인(Wild Again)’ ‘게이트 댄서(Gate Dancer)’ ‘슬루 오 골드(Slew o’Gold)’가 경합을 벌였으며, 이중 ‘슬루 오 골드’는 발굽 부상에도 불구하고 우승 후보마로 인기를 모았다. 결승선을 향한 치열한 경합이 펼쳐지면서 세 마리 말은 서로 충돌했으며 ‘와일드 어게인’이 우승을 차지했다. ‘게이트 댄서’는 2착으로 결승선에 도착했지만 ‘슬루 오 골드’의 주행을 방해하여 3착으로 강착되는 불운을 겪었다.
1985. 11. 2 : 웨인 루카스 조교사가 생애 처음으로 브리더스컵 우승을 차지했다. 웨인 루카스는 브리더스컵 주버나일 필리 경주에 ‘트와일라이트 리지(Twilight Ridge)’를 출전시켜 우승을 차지했으며, 이밖에도 ‘패밀리 스타일(Family Style)’과 ‘아위해빙퍼니엣(Arewehavingfunyet)’을 출전시켜 2착과 8착을 차지했다.
1988. 11. 5 : 처칠다운스 경마장에서 벌어진 ‘브리더스컵 마일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미스크(Miesque)’는 2년 연속 브리더스컵 경주에서 우승한 최초의 경주마로 기록되었다.
1988. 11. 5 : ‘줄리 크론(Julie Krone)’ 기수가 여성 기수로서는 처음으로 브리더스컵 경주에 출전했으며, ‘주버나일 필리(the Juvenile Fillies)’ 경주에서 ‘다비 셔플(Darby Shuffle)’과 호흡을 맞추며 2착을 차지했다.
1988. 11. 5 : ‘옥덴 핍스(Ogden Phipps)’의 4세 암말 ‘퍼스널 인사인(Personal Ensign)’이 ‘처칠다운스(Churchill Downs)’경마장에서 벌어진 브리더스컵 디스태프 경주에서 ‘위닝 칼라스’를 코차로 누르며 우승을 차지한 후 통산 13전 13승의 기록으로 경주마 생활을 마감했다. ‘퍼스널 인사인’은 1908년 ‘콜린’ 이후 처음으로 빅 이벤트 경주에서 무패의 성적으로 은퇴하는 경주마로 기록되었다.
1988. 11. 9 : 할리우드 파크에서 펼쳐진 제7경주에서 ‘폰 비드’와 호흡을 맞춰 우승을 차지한 ‘라핏 핀카이’ 기수가 빌 슈메이커 기수에 이어 경마 역사상 두 번째로 7,000승 고지에 올랐다.
1989. 11. 30 : ‘켄트 데조뮤(Kent Desormeaux)’ 기수가 로렐 경마장에서 우승을 차지해 한 시즌에 547승을 올리는 대기록을 수립하며, ‘크리스 매카룬’ 기수가 15년 동안 보유했던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1990. 11. 15 : 미국 경마계의 최우수 씨수말로 삼관경주에서 ‘어펌드(Affirmed)’와 맞붙어 세 경주에서 모두 2착에 그쳤던 불운의 ‘알리다(Alydar)’가 칼루멧 목장에서 안락사 처리되었다.
1990, 11. 22 : 처칠다운스에서 벌어진 ‘폴스 시티 핸디캡(Falls City Handicap)’ 경주에서 ‘스크린 프로스펙트(Screen Prospect)’와 호흡을 맞춰 출전한 ‘팻 데이(Pat Day)’ 기수가 통산 5,000승을 차지했다. 팻 데이는 통산 5,000승 고지에 올라선 12번째 기수로 기록되었다.
1991. 11. 2 : ‘댄스 스마트리(Dance Smartly)’가 브리더스컵 디스태프 경주에서 우승하며 통산 308만3,456달러의 상금을 벌어들여 ‘레이디스 시크릿(Lady’s Secret)’이 갖고 있던 기록을 경신하며 서러브레드 암말 경주마로는 최다상금 수득마로 기록되었다.
1991. 11. 2 : 각기 다른 7종류의 브리더스컵 경주를 연결해 베팅하는 ‘브리더스컵 픽 7(The Breeders’ Cup Pick 7)’이 처음 도입되었다. 각각의 브리더스컵 경주에 걸린 베팅금액을 제하고 ‘픽 7’에만 걸린 베팅액이 852만6,985달러에 달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1992. 11. 26 : ‘샌디 호리(Sandy Hawley)’ 기수가 북미 기수로는 9번째로 통산 6,000승 고지에 올라섰다. ‘샌디 호리’ 기수는 그린우드 경마장에서 치러진 제2경주에서 ‘서머 코맨더(Summer Commander)’와 호흡을 맞춰 대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1993. 11. 6 : 브리더스컵 경주가 베팅을 목적으로는 처음으로 영국에 중계되었다.
1993. 11. 6 : ‘루어(Lure)’가 브리더스컵 마일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브리더스컵 시행 이후 4번째로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경주마로 기록되었다. 이 당시 브리더스컵을 2연패한 경주마는 ‘미스크’를 비롯하여 ‘바야코아(아르헨티나)’와 ‘몰리 스트리트(아일랜드)’뿐이었다. 이중 ‘몰리 스트리트’는 장애물 경주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1995. 11. 15 : 애퀴덕트 경마장에서 벌어진 제4경주에서 ‘더스틴스 드리머(Dustin’s Dreamer)’에 기승한 ‘줄리 크론’ 기수가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3,000승 고지에 올라섰다.
1995. 11. 19 : 골든 게이트 필드 경마장에서 ‘로열 부티크’와 호흡을 맞춰 우승을 차지하며 당해연도 400승을 기록한 ‘러셀 베이즈(Russell Baze)’ 기수는 경마 역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400승을 올린 기수로 기록되었다.
1997. 11. 8 : ‘패이보릿 트릭(Favorite Trick)’이 브리더스컵 주버나일 경주에서 우승하며 2세마 시절을 8전 8승의 기록으로 마무리했다. 이후 1997년 연도 대표마로 선정되었다.
1997.11. 14 : 삼관경주를 두 차례나 석권한 유일한 기수로 1958년 영예의 전당에 헌액된 ‘에디 아카로’ 기수가 마이애미주 자택에서 8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1997.11. 25 : 처칠다운스 경마장과 ‘메릴랜드 자키클럽(Maryland Jockey Club)’은 ‘켄터키 더비(the Kentucky Derby)’와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the Preakness Stakes)’ 마번 추첨의 새로운 방법을 발표했다. 전통적인 추첨방식은 제비뽑기 순서를 정하는 데 사용하고, 출전마의 마주·조교사나 대리인이 자신들이 선호하는 마번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1997. 11. 30 : ‘에드거 프라도(Edgar Prado)’ 기수가 경마 역사상 4번째로 한 시즌 500승을 달성한 기수로 기록되었다.
1998. 11. 4 : ‘마이클 로랜드’ 기수는 ‘티슬다운’ 경마장에서 치러진 경주에서 ‘벨스 글레디에이터’와 호흡을 맞춰 우승하며 북미 역사상 3,000승 고지를 정복한 88번째 기수로 기록되었다.
1998. 11. 7 : 브리더스컵 클래식 경주에 출전한 ‘스킵 어웨이(Skip Away)’가 ‘오섬 어게인 (Awesome Again)’에 이어 6착으로 결승선에 도착하며 통산 수득상금 최고마의 영예를 획득하는 데 실패했다. ‘스킵 어웨이’는 이 경주 후에 은퇴했으며, 이때까지 961만6,360달러의 상금을 벌어들여 999만9,815달러를 벌어들인 ‘시가(Cigar)’에 이어 역대 2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1998. 11. 7 : 애퀴덕트 경마장에서 치러진 경주에서 ‘벨스 어필‘과 호흡을 맞춰 출전한 ‘리처드 미글리오(Richard Migliore)’ 기수가 통산 3,000승을 차지했다.
1998. 11. 9 : 킨랜드 11월 경매에서 씨암말 ‘코베야(Korveya)’가 씨암말로는 세계 최고가인 700만달러에 ‘제이에프 목장(Jayeff B Stable)’에 낙찰되었다. 1985년 ‘미스 오셔나(Miss Oceana)’도 700만달러에 낙찰되었다.
2000. 11. 4 : 처칠다운스 경마장에서 벌어진 브리더스컵 10개 경주에 당시로는 최고 기록인 1억859만8,136달러의 마권이 팔려나갔다.
2000. 11. 8 : 뉴욕 경주협회가 타 지역 경마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컬러 안장대 사용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2001. 11. 2 : 전미 서러브레드 경주협회와 브리더스컵社는 2001년 10월 27일 벨몬트 파크에서 시행된 브리더스컵 서러브레드 세계 챔피언십 경주에서 NTRA자선기금에 약 2,500만달러가 모금되었음을 발표했다. 또 총 500만달러 이상의 성금이 국제 경마계에서 모금되어 영웅 기금에 기탁되었다. 한편 9·11테러와 관련하여 경마계가 기부한 총성금은 1,000만달러를 넘어섰다.
2001. 11. 26 : 1930년대 서러브레드 챔피언 경주마와 이를 둘러싼 사람들이 역경에서 성공하는 과정을 그린 ‘로라 힐렌브랜드(Laura Hillenbrand)’의 베스트셀러 ‘시비스킷(Seabiscuit)’이 영국의 권위 있는 ‘윌리엄 힐 스포츠 도서상(William Hill Sports Book of the Year Award)’을 수상했다.
2006/01/04 02:20 2006/01/04 02:20

조교 효과의 개체차
글 | 김병선 핸디캡 부장

경주마의 조교방법에 어느 정도 원칙이 있다. 하지만 같은 절차와 방법으로 조교를 시켜도 그 결과는 말마다 제각기 다르게 나오기 마련이다. 어떤 조교사는 말들의 승률을 높여 많은 상금을 벌어들이는 반면, 어떤 조교사는 열심히 하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기도 한다. 이러한 차이는 말들의 제각기 다른 여건과 특성을 얼마나 잘 살려 그 말에게 알맞은 사양관리와 조교방법을 적용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말들이 가진 개별적 특성과 상황을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즉, 유전적 잠재능력, 연령, 성별, 환경, 정서, 그리고 동기유발 여부 등으로 구분된다.

유전적 잠재능력
‘경마는 혈통의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잘 달린 말의 자손이 역시 또 잘 달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유전적으로 잘 달릴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이 후대에 전달되는 셈이다. 그 잠재적 능력이란 단지 빠른 스피드로 달릴 수 있는 체격조건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신체적 조건은 기본이고, 다른 말에게 지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와 힘든 훈련을 잘 인내하며 가르치는 것을 수용할 수 있는 정신적인 능력까지도 포함된다.

사람들의 성격이 제각기 다르듯이 말들도 각각 매우 다양한 성격이나 습관을 가지고 있다. 시키는 대로 잘 따라 하는 말도 있지만, 사사건건 거부를 습관처럼 하는 말도 있다. 잘못했을 때 야단을 치면 곧바로 시정하는 말이 있는가 하면, 자존심이 강하여 더욱 빗나가는 말도 있다. 고강도의 훈련을 묵묵히 견뎌내는 말이 있는가 하면, 요령을 부리며 훈련을 회피하는 말도 있다. 그러므로 조교자는 말 각자의 심리를 파악하여 그에 알맞게 따뜻한 격려와 포상, 엄격한 제재와 시기적절한 회유 등을 잘 조합하여 훈련시켜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신체적 조건도 마찬가지이다. 말에 따라 최고의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여건이 각기 다르다. 어떤 말은 순발력이 있어 초반에 빠르게 달리다가 쉽게 지치는가 하면, 스타트는 느리지만 탄력이 늦게 붙어 장거리에서 스피드가 빨라지는 말도 있다. 말마다 최고의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자신의 적정한 체중도 다르다. 그러므로 말의 적정 경주거리를 찾아내어 그것에 알맞은 훈련을 시키는 것과 최고의 컨디션을 발현하도록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연령
사람도 나이 들어 공부하려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듯이, 말도 어린 시절에 순치와 조교를 시켜야 그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이는 나이가 어릴수록 호기심이 강하고, 그만큼 사물과 사건에 대한 관심도 많기 때문일 것이다. 또 어린 동물일수록 학습능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어떤 생리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조기에 교육을 시켜야 말의 잠재적인 능력을 최대한 끌어 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태어나자마자 실시하는 각인 순치는 조기교육의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너무 무리하게 힘든 조교를 진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골격의 성장과 강도에 부합되게 조교강도를 증진시켜 나아가야 한다. 무리하다 보면 아직 덜 여문 관절이나 힘줄에 부상을 입힐 수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주로에 갓 데뷔한 2세 신마들에게 이런 부상이 많이 생긴다. 육체적인 부상 말고도 심리적인 손상을 입힐 수가 있다. 무리한 조교는 어린 말에게 고통을 안겨준다. 말은 어떤 일로 인해 놀라거나 고통을 받은 경험이 있으면, 다음에는 그 일을 회피하게 된다. 결국 조교에 흥미를 잃어 좋은 성과를 얻어 낼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조기에 순치 조교를 하되 말의 적응도에 따라 점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한편 나이 먹은 말이라도 나쁜 버릇을 고치거나 새롭게 조교를 시켜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관리하는 환경을 바꾸어주거나 말을 다른 마사 지역으로 이동시킨 후 교육을 시키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성별
일반적으로 경주능력은 암말보다 수말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경주에 출전할 때 싣고 달려야 하는 부담중량도 수말에게 더 무겁게 부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어린 나이, 즉 2∼3세 때에는 암말이 더 잘 달리는 경우가 많다. 암말이 수말보다 빨리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빨리 성장한 만큼 노화시기도 빨라져 5세 이상이 되면 곧바로 하향세로 접어드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수말은 이와 달리 서서히 능력이 신장되며, 6∼7세가 되어도 건재를 과시하는 수말들이 종종 있다.

컨디션 유지와 능력의 기복에도 차이가 있다. 암말은 컨디션과 능력의 변화가 수말에 비해 심한 편이다. 잘 달리던 말이 형편없는 경주 결과를 내기도 한다. 이는 암말의 성호르몬 분비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달리 수말은 사춘기만 지나면 비교적 일정한 성호르몬을 유지하기 때문에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부담중량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암말은 부담중량이 약간만 증가해도 제대로 능력발휘를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견딜 수 있는 한계의 폭이 좁다는 것이다.

환경
말은 선천적으로 넓고 푸른 초원을 좋아한다. 그러나 현대 경주마들은 대부분 일정 공간에 ‘포획’되어 관리된다. 이렇게 잠재적으로 갈망하는 환경과 현실적으로 처해 있는 답답한 환경의 괴리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말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심정을 조금이라도 알아주는 마주는 경주에 출전한 후 쉬는 기간에는 말을 목장으로 보내 초원에 방목시켜 주기도 한다.

그렇게 하면 피로가 빨리 풀리고 원기가 재충전되어 다음 경주에 출전해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게 된다. 다리를 다친 말도 마냥 마방에만 넣어두는 것보다 방목장 패독에 풀어놓고 따뜻한 햇볕을 쬐게 하면 훨씬 빨리 회복된다.

마사나 마방의 환경도 관련이 크다. 비좁은 마방보다는 넓은 마방이 말에게 덜 스트레스를 준다. 또 마방이 일렬로 배치된 것보다 가운데 통로를 두고 두 줄로 배치되어 말들이 서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한 구조가 스트레스를 덜 준다. 말들은 서로 어울려 사는 군집성의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열 구조의 마사 배치는 전염병이나 말들의 나쁜 버릇이 다른 말에게 빨리 퍼지는 단점도 있다. 일관된 훈련조건이나 환경도 중요하다. 기승하는 사람이 수시로 바뀌거나 조교 일정이 일관되지 않고 불규칙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가 없다. 스타트, 초반 자리 잡기, 중반 힘의 안배, 막판 전력질주 등 일련의 과정에서 훈련 방법도 일관되어야 한다. 기승자의 지시나 명령의 방식에 변화가 생기면 말은 몹시 혼동되어 제대로 능력발휘를 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말의 영양과 건강상태이다.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말, 특히 단백질 공급이 부족한 말은 학습효과가 저조하다. 이는 아마도 말 근육의 주성분이 단백질이며, 두뇌의 성장발달에도 단백질 성분이 필수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질병 중이거나 상처를 입은 말은 확실히 학습능력이 감퇴된다. 그러므로 어디가 아픈 말을 훈련시키는 것은 말의 능력을 오히려 감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위생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게 안정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서
말을 잠시 세워두고 보면 그 말이 정서적으로 안정된 말인지 아닌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정서적으로 불안한 말은 귀 또는 눈동자의 움직임이 예민하고 몸놀림도 부산하다. 일반적으로 어린 말일수록 정서가 불안하고 나이가 들면 좀 나아진다. 그러나 더러는 어떤 부모의 자마인지, 어떤 환경에서 성장하였는지에 따라 차이가 많다. 유전적인 문제야 어쩔 수 없지만, 성장 과정에서 자주 놀라거나 심한 고통을 경험한 말일수록 정서가 불안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온화한 환경에서 부드러운 관리가 필요하다. 정서적으로 불안한 말은 조교자를 잘 신뢰하지 않으며, 조교자의 교육 내용에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말을 다룰 때는 일단 부드럽게 다뤄 말이 놀라거나 화를 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눈가리개 등 적절한 장구를 착용시켜 말의 관심이 산만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동기유발
말의 학습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 중에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동기유발이다. 한데 사람도 그러하듯 말 역시 징계나 체벌보다는 칭찬과 포상이 동기유발에 효과적이다. 훈련은 말에게도 즐겁기보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별로 내키지 않는 일이다. 그런 말에게 사람의 의도대로 계획된 조교량을 완수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억지로 훈련을 시키다 보면 결국 반항을 하고, 기승자를 떨어뜨리고, 자신은 자유의 몸으로 마음껏 뛰어 놀다 마방으로 돌아간다. 그 날의 조교는 실패작이다.

그러므로 말이 거부하기 전에 달래면서 조심스레 조교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조교 진행 단계별로 잘 적응하고 따라 줄 때마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칭찬해 주고 목을 가볍게 토닥여 주면 말은 자신을 칭찬해 주는 표시로 알고 즐거워한다. 이런 칭찬의 표시에 인색한 조교자는 말을 잘 다루지 못한다.

그날의 계획된 훈련을 모두 마치고 마방으로 돌아왔을 때는 시원하게 샤워를 시켜주고 달콤한 각설탕이나 홍당무를 입에 물려준다. 말도 시키는 일을 잘해 냈을 때 칭찬받고 달콤한 대가가 돌아온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평소 이런 동기유발을 잘하는 조교자의 말과 반대로 체벌과 호통을 습관처럼 해대는 조교자의 말들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상으로 조교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 가지 요소들을 살펴보았다. 훌륭한 조교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이러한 각각의 요소들을 조교사가 올바로 파악하고, 그에 맞게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모든 말에게 적용될 공통된 조교법은 없다. 최선의 원칙이 있다면, 그것은 말의 개성과 처해진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며 훈련을 시켜야 한다는 것뿐이다.
2006/01/04 02:10 2006/01/04 02:10

늙지 않는 경주마
John Henry




아무도 쳐다보지 않던 망아지
John Henry를 소개한 글에는 ‘No One wanted’란 수식어가 항상 첫머리에 등장한다.

필자가 지난 10월 켄터키 호스 파크의 챔피언 홀 마지막 공연시간에 맞추어 도착했을 때 처음 등장한 Cigar가 한 차례 거드름을 피우고 퇴장한 후 John Henry가 나왔다.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가 시작됐다. “신사 숙녀 여러분, 아무도 쳐다보지 않던 망아지가 660만달러나 벌어들였습니다. 망아지 시절 괴이한 행동들이 26세가 된 지금도 계속됩니다. 새로운 관리사가 부임해 오면 몇번씩 물어뜯거나 차거나 하면서 호된 신고식을 치르게 합니다. 그리고 그는 피자와 크림과 설탕을 곁들인 커피를 즐겨 마십니다….”

1975년 3월 9일 켄터키 Golden Chance Farm에서 태어난 그는 작고 볼품없었으며, 특히 무릎이 뒤로 휘어져(Back at the knee) 경주마로서는 최악의 마격 상태였다. 게다가 마방에서 조금만 심사가 뒤틀리면 물통이든 밥통이든 닥치는 대로 차고 부수고, 관리인의 접근조차 허용하지 않는 고약한 성질 때문에 제일 먼저 팔아 치울 망아지로 점찍혔다.

혈통표에서도 그의 악조건은 계속된다. 부마 Ole Bob Bowers(1963)는 Princequillo의 2대손으로 500달러의 교배료가 책정되어 있었으나 켄터키의 어떤 씨암말도 그를 상대하려 하지 않았으며(John Henry의 고약한 성격은 부마로부터 한치의 오차도 없이 물려받음), 다만 Golden Chance Farm의 저능력 씨암말의 ‘청소용’, 야구에서의 패전 처리 전담이 그의 역할이었다. John Henry가 태어난 이듬해 그는 900달러에 시골로 팔려갔다.

모마 Once Double(1967)의 부마 Double Jay는 John Henry에게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B.M.S에서 6년간이나 수위를 유지한 위대한 Domin의 후손이었으나 역시 모마의 1대모, 2대모, 3대모를 통틀어 단 한두의 stakes경주 승리마를 배출하지 못했다. 모마 역시 John Henry가 1세가 되던 해 5,000달러에 매각되었으며, 나중에 John Henry가 스타가 되었을 때 몸값이 55만달러로 치솟기도 했으나 변변한 자식 하나 생산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계속되는 바겐세일
1세가 된 John Henry가 키니랜드 1월 세일에 처음 내보내졌을 때 그의 두번째 주인이 된 Jean Gallaway는 부마 Ole Bob Bowers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이 단지 그의 모마의 부마가 Double Jay란 사실에 5,000달러 정도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 세일 진행자가 최초 호가 1,000달러에서 1,100달러로 올렸을 때 Gallaway 이외에는 그 누구도 호응하지 않았다. 싱겁게 주인이 바뀌었다. 그때 경매장에 들어선 John Henry의 얼굴은 피투성이였다. 닥치는 대로 벽을 들이받아 ‘나는 이런 놈이오’ 하고 경마계에 자신의 인상을 남긴 것이다.

Gallaway는 구입한 망아지를 목장에 풀어 놓고 며칠간 살펴보았다. 그는 ‘아, 이 망아지는 도저히 경주마가 될 수 없겠구나’ 하고 탄식했다. 안장 한번 제대로 올려 놓을 수 없었다. 그럭저럭 1년이 지난 후 다시 키니랜드 1월 세일에 내놓을 수밖에 없었고, John Henry는 2,200달러에 팔렸다. Gallaway는 이윤이 100%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했다. 새 주인은 그를 거세하고 기승 순치를 조금씩 해 나갔다. 몇달 후 다시 주인이 바뀌었다. 다른 2세마 한 마리를 끼워서 1,100달러에 겨우 처분되었다. 마방에서 그를 붙잡는데 10분, 조금 떨어진 트랙까지 데려가는 데 45분이 걸렸으니 새 주인이 다시 정해진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이렇게 바겐세일은 계속되었으며 새 주인은 또 다른 주인을 찾아 나섰다.

괴짜 마주 Sam Rubin
Rubin은 뉴욕 빈민가 출신이었다. 그가 John Henry의 마지막 주인이 되었을 때의 나이는 63세. 경주마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마권 구입이 전부였다.

최고의 악벽마와 경마 투기꾼 출신이 만났다는 사실은 어쩌면 재미있는 경주마 이야기 전개와는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사실이 경마팬들에게 호기심을 자아내게 하고 더 큰 영웅으로 자리매김케 했을지도 모른다.

뉴욕 빈민가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던 Rubin은 어느날 경마 베팅으로 4,000달러라는 거금을 벌어 세탁소를 사들여 운영했으며, John Henry를 구입할 당시에는 제법 큰 자전거포 주인 아저씨였다.

베팅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어 모은 돈 2만5,000달러로 경주마를 구입하기로 작정했다. 경마와 관련이 있는 친구를 찾아가 경주마 구입을 부탁했는데, 이것이 John Henry와 인연이 닿은 것이다. 마권밖에 모르는 사람에게 악벽마를 처분하기가 얼마나 쉬웠을까?

어느 친구가 Rubin에게 물었다. “자네 경주마를 구입했다면서, 어떤 말이야?”

Rubin은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조교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교사, 내가 구입한 말이 무슨 색깔입니까?” John Henry가 Rubin의 이름으로 첫 경주에 출전했을 때 다시 조교사에게 전화했다. 어느 말에 베팅하면 되겠느냐고. 그리고 그는 단번에 10만달러를 벌었다.

늙지 않는 경주마
John Henry는 어펌드와 알리다와 같은 해 태어났다. 그들이 3세가 되던 해, 어펌드와 알리다가 최고의 경주마로서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던 그 순간 John Henry는 2만5,000달러 클레임 경주에 출주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다음해 경주생활을 마감했지만, John Henry는 이제 겨우 시작이었다. 모래(Dirt)에서 잔디주로로 전환한 후 G1경주를 16번이나 이겼다. 이런 불가사의는 9세인 1984년까지 계속되었다.

장수한 경주마로 그는 가끔 60년대의 Kelso와 70년대의 Forego와 비교된다. Kelso는 5년간 연속해서 연도 대표마가 되었지만 8세에 이르러 사양길을 걷기 시작했으며, 9세 때 단 1회 출주해 4착에 머물며 은퇴했다. Forego 또한 3년 연속 연도 대표마로 선정되었지만 8세 때 2차례 경주 후 은퇴했다. 그러나 John Henry는 9세 때 9전 6승(마지막 4경주 연속 승리, G1경주 3회 우승)으로 Slewo’Gold를 물리치고 연도 대표마에 등극했다. 이는 최고령 연도 대표마 기록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이 그가 왜 강한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우선 15핸드 정도의 작은 체고였으나 다른 말에 비해 다리의 길이가 1인치 정도 더 길었고, 심장의 크기도 평균치보다 25% 무거웠으며, 걸음걸이의 중심 이동도 효율적이었다. 모마의 부마인 Double Jay로부터 건장함과 파워를 물려받은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자기 마음대로 해야 식성이 풀리는 기질을 잘 살려 항상 자신감에 충만했다는 점이 그의 최대 장점이었다.

3세 가을 어떤 야간 경주에서 출발 후 갑자기 정전사고가 난 적이 있었다. 잠시 후 불이 켜진 후 주로의 상황은 정말 가관이었다. 기수 3명은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2두는 경마장의 허술한 벽을 뚫고 줄행랑쳤으며, 1두는 수로에 처박혔고, 나머지는 마방 쪽으로 허겁지겁 도망치고 있었다. 그러나 John Henry는 기수를 태우고 주로 한가운데에 늠름하게 서 있었다.

Japan Cup과 Breeder’s Cup
John Henry는 멀리 일본까지 원정길에 올랐지만, Breeder’s Cup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사업상 알게 된 일본 친구들에게 John Henry를 자랑하기 위해 주위의 간곡한 만류를 뿌리치고 7세 때인 1982년 Japan Cup에 무리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Japan Cup경주 15일 전에 1개 경주를 치르고 다음날 바로 비행기에 올랐다. 25시간 동안의 장거리 여행으로 일본에 도착했을 때 그는 피로와 감기몸살로 만신창이가 돼 있었다. 13착의 치욕은 Rubin이 자초한 결과였다. 한편 Breeder’s Cup은 부마 Ole Bob Bowers가 그의 자식들의 B.C경주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지 않아 출주를 위해서는 40만달러의 출주료를 지불해야 했다. B.C Turf경주 우승상금 중 마주 몫 60만달러와 비교한 결과, 불참은 사업가인 Rubin의 입장에서 너무나 당연한 선택이었다.

마지막 주인 Kentucky Horse Park
John Henry는 1977년부터 1984년까지 8년간 83전 39승으로 659만달러를 수득했다. 부문별 챔피언인 Eclipse상을 7회나 수상했고, 6세와 9세 때 연도 대표마에 선정되었다. 1981년 이후 수득상금은 당시 Spectacular Bid의 세계 최고 수득상금 278만1,608달러를 경신하고 이길 때마다 최고 기록을 수립했다. ‘People’지에 의해 1984년 ‘기인 25인’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10세 때인 1985년 봄 조교 중 오른쪽 앞다리 건 고장으로 은퇴를 선언하고 Horse Park로 향하게 된다.

이듬해 11세 때 재기를 시도하여 왕년의 경주능력을 되찾은 듯했으나 앞다리 구절 고장으로 그 꿈은 아쉽게도 사라져 버렸다. 그 누구도 그의 고령이 재기의 방해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Cigar와 함께 미국의 희망,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는 것이다.


글 / 김종식 푸른목장 대표
2006/01/04 01:54 2006/01/04 01:54

20세기 최고 경주마
Secretariat ②





루신 조교사와 플로리다로
1971년 가을 루신 조교사는 메도 목장을 방문하여 1세가 된 Secretariat와 처음 만난 순간 조교사 은퇴 계획을 취소하고 60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게 된다(메도 목장에서 Secretariat보다 1년 먼저 태어난 Riva Ridge는 켄터키더비와 벨몬트스테이크에서 이겼으나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에서 진흙탕의 주로를 견디지 못해 4착에 머물러 삼관마 달성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Secretariat와 같이 메도 목장과 루신 조교사에게 최고의 명예를 선물하게 된다).

유명 조교사의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그 속에는 항상 그들만의 독특한 방법들이 숨어 있으며, 이는 루신 조교사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뒷부분 경주 설명에서도 다시 소개되겠지만 그는 기수에게 경주 작전을 지시할 때 말이 원하는 대로 달리게 했으며, 경주마의 의지와 상관없이 선행으로 혹은 추입으로 바꾸지 말 것을 고집했다.

2세가 되던 1972년 1월 조교를 위해 Secretariat는 루신과 함께 따뜻한 플로리다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영원한 전담 관리사 Eddie Sweat를 만나(명기수 Ron Turcotte는 2번째 경주부터 합류하게 됨) 6개월간의 훈련이 시작되었다. 마침내 6월 어느날 아침 루신은 1,000m 주로에 그를 내세우고 스톱워치를 눌렀다. 57초6. 이제 됐다. 경주마 한 마리가 만들어졌다.

2세에 연도 대표마가 되다
7월 4일 데뷔전인 1,100m 경주에서 4착에 머문 데 대해 경마 전문지 Daily Racing Form은 이렇게 설명한다. “출발 직후 주로 내측으로 달리는 그에게 그 경주에서 꼴찌를 한 악벽마 Quebec이 레일 쪽으로 심하게 밀어붙였다. 간신히 위기를 벗어난 그는 결승 전방 400m까지 단독 꼴찌였으며 결승주로에서 대시를 감행했으나 승리마와 1과¼마신차로 4착에 머물렀다. 사고만 없었다면 승리는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2세마 경주성적 9전 7승, 2착 1회, 4착 1회 중 2착의 경우도 우승을 도난당했다. 10월 14일 챔피언 스테이크(1,600m)에서 발주 악벽으로 다른 말들보다 15마신 뒤떨어진 상태에서 경주가 시작되었다. 결승주로 전방까지 제일 후미에 처진 그는 마지막 코너를 돈 후 포효하기 시작했다. 당시 경마평론가의 표현을 인용하자면 “Secretariat가 톱기어에 들어간 순간, 앞서 가던 다른 말들은 경주 중 간식을 먹기 위해 잠깐 멈추었다”고 풍자돼 있다.

결승선 전방에서 식사 중인 Stop the Music(우리 씨수말 프트스톡턴의 2대부)을 획 하고 스쳐 1착으로 골인했다. 나중에 Stop the Music 마주도 판정이 공정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2세 경주를 마친 후 이클립스상 시상식에서 같은 목장 출신 Riva Ridge를 물리치고 2세 챔피언 겸 연도 대표마로 뽑혔다. 최고 생산목장, 최고 마주상은 물론이고 루신도 최고 조교사에 선정되었다.

씨수말로 팔린 희한한 경우
3세가 되던 1973년 2월 메도 목장은 세금을 내지 못해 비싼 경주마를 모두 처분해야 할 위기에 봉착했다. 이때도 어김없이 Seth Hancock이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그가 3세까지 경주를 계속하는 조건으로 신디케이트를 조직하게 된다. 미국,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일본 등 5개국의 생산자들과 며칠간 전화통화한 후 1계좌당 19만달러씩 32계좌 608만달러(여기에다 Seth 자신의 공로지분 4계좌, 루신 조교사에 대한 선물 1계좌를 합쳐 37개 계좌)를 모았다. 이 금액은 1970년 영국 삼관마 Nijinsky 신디케이트 금액 540만달러를 초과한, 당시까지 최대 매매가였다.

2세 경주마가 끝난 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가 25년 만에 삼관마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돌발변수의 등장으로 예상이 빗나갈 경우 그 뒤의 사태는 아무도 예견할 수 없었던 만큼 지극히 이례적인 거래였다.

삼관마 경주
위대한 경주마의 탄생 뒤에는 반드시 그의 파트너가 있고, 한쪽이 처참히 몰락하면 다른쪽은 영웅이 된다. 마치 우리나라 신파극 줄거리처럼…. Secretariat의 상대마는 Sham이란 명마다. 삼관마 경주 전 Wood Memorial 경주에서 Secretariat는 3착, Sham은 2착이었다.

켄터키더비 당일, 여느 때처럼 오전에 컨디션을 조절한 후 점심식사를 마치고 약 3시간 동안 네 다리를 쭉 뻗고 오침을 즐겼다(그는 식사 때 머리를 밥통에 넣으면 바닥을 깨끗이 핥기 전까지는 고개를 들지 않았고, 아무리 큰 경주날이라도 만사를 제치고 낮잠을 즐겼다). 경주가 임박해서 주위에서는 Bold Ruler의 망아지이기 때문에 2,000m는 힘들다는 악성 루머가 퍼지고, 특히 가벼운 비출혈이 일어나 주위를 긴장시켰다. 이를 본 Sham의 조교사 산초(인상이 험해 멕시코 악당에 비유한 별명)가 루신에게 5,000달러 내기를 하자고 비위를 건드렸다. Secretariat는 2,000m 거리의 각 2펄롱을 25초2, 24초, 23초8, 23초4, 23초로 주파해 1분59초4의 코스 신기록으로 Sham을 따돌렸다. 경주 직후 루신이 우연히 Sham의 마방을 지나다 산초가 Sham의 코피를 닦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Secretariat는 경주 다음날에도 에너지가 소진되지 않아 기승상태로 주로를 몇 바퀴 돈 후에야 정상 상태로 돌아왔다.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에서도 낙승한 후 삼관마 등극의 마지막 관문에 섰다. 일반인들은 그를 전형적인 추입마로 알고 있으나 사실은 그게 아니다. 늦발주 악벽 때문에 그렇게 보였으며, 조교사는 그를 결코 추입마로 훈련시키지 않았다.

경주 전날 밤 전담관리사 Eddie Sweat는 애마 옆에서 잠깐 졸면서 꿈을 꾸었다. 평소와 다르게 출발부터 독주하기 시작했다. “안돼, 안돼, 멈춰!” 그렇게 고함치다 잠에서 깨어났다.

벨몬트 스테이크(2,400m)에 5두가 출주했고, 상대마는 역시 Sham이었다. 정말 출발부터 Secretariat는 선두에 섰다. Sham도 이를 악물고 뒤를 따랐다. 2두는 처음 800m를 46초2로 달렸다. 관중이 모두 일어섰다.

“저건 자살 행위이다.” 1600m를 통과한 기록은 1분34초2. - Sham은 7마신 처진 2위를 유지했으나 이미 탈진상태였다. 관리사 에디는 발을 동동구르며 소리쳤다. “안돼 멈춰.” 2,000m 통과기록 1분59초. 더비기록보다 빨랐다. 2위와의 거리는 점점 멀어졌다. 결승선을 통과할 때 2위와 31마신 100m 착차. 종전기록을 2초6 앞당긴 세계 최고 기록(지금도 역시 최고 기록이다).

모든 사람들이 환호하는데, 딱 한 사람만이 가슴을 쓸어내리고 한숨을 토했다. Seth Hancock, 그는 이제 사기꾼을 면했구나 생각했고, 며칠 후 Sham의 부상과 은퇴 사실이 신문에 보도되었다.

세기의 경주마 2두
Big Red(Secretariat의 애칭)와 Man O’War는 분명히 20세기 경마의 쌍두마차였다. 둘 중 누가 더 위대했느냐고 물을 때 그 대답을 다음과 같을 것이다.

“Man O’War는 신화다. 행크 에런이 홈런 수에서 베이브 루스를 아무리 앞질러도 그의 명성을 추월할 수는 없다. 권투 영웅 잭 램프시를 기억하는 올드맨에게 무하마드 알리는 도저히 비교 대상이 못된다. 또 이 시대 Big Red의 경주를 본 사람에게는 오직 그만이 영웅이고 우상이며 다른 말과 비교하기를 거부한다. 몇 세대를 초월한 영웅의 비교는 불가능하다.” 이는 벨몬트 스테이크에서 최고 기록을 추월당한 Gallant Man의 조교사 Jonny Nerud의 말이다.

아무튼 독자의 흥미를 위해 굳이 비교해 본다면, 닮은 점은 이마에 흰점과 선이 있는 밤색마이며, 둘 다 마체구조가 월등해 생산자들이 그런 망아지를 갖고 싶어하는 표본이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둘 다 캐나다에서 은퇴경기를 했다. 다만 Man O’War는 초대 삼관마 Sir Barton과의 Match Race에 초대받은 경우이고, Big Red는 조교사와 기수가 모두 캐나다 출신이어서 마주의 배려에 의한 것으로 추측된다.

다른 점은 Big Red는 성격이 느긋했고(식사 때는 예외) Man O’War는 성격이 불같아 경주출주 준비 때 항상 4명이 그를 인도했으며 발주기에서 야단법석을 떨지 않으면 관중들의 의아해할 정도였다. 그리고 Big Red의 경쟁상대는 2만5,000두였고 Man O’War는 1,680두였다(1917년생). Big Red는 대부분 나이 많은 선배들과 겨루었으나 Man O’War는 Sir Barton과의 경주 한 번뿐이었다.

Man O’War의 대형 동상이 Kentucky Horse Park에서 세계의 경마계에 군림하는 반면 Big Red의 사진은 인간이 사용하는 우표에도 등장했다. Man O’War의 장례식이 라디오로 전국에 생중계되었고, Big Red는 Time과 Newsweck의 표지모델로 활동했다.

클레이본 목장으로 은퇴
Big Red는 2년간 21전 16승, 2착 3회, 3착 1회로 130만달러를 수득하고 2년 연속 연도 대표마로 선정되었다. 아버지 Bold Ruler의 마방을 물려받아 씨수말로 활동하며 Lady’s Secret, Risen Star 등 걸출한 후세마를 남기기도 했으나 그의 명성은 Storm Cat, A.P Indy, Summer Squall, Gone West등 어미의 애비로서 계속 살아 있다. 1989년 그가 사망한 후 Time지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운동선수 10걸에 그를 포함시켰다.

Secretariat는 클레이본 목장에 Nijinsky, Mr. Prospector와 나란히 묻혀 있다고 들었다. 필자는 이번 가을 켄터키 방문 때 그의 무덤 앞에 국화 한 송이라도 헌화하고 올 계획이다.


글 / 김종식 푸른목장 대표
2006/01/04 01:43 2006/01/04 01:43

20세기 최고 경주마
Secretariat




동전 던지기
시크릿테리엇(Secretariat)이 태어나기 전 해인 1969년 가을 벨몬트파크의 뉴욕 경마협회장 Alfred.G.Vanderbilt의 사무실에 몇 사람이 모여 동전던지기 내기를 하고 있었다. 경마계에서 동전던지기 일화라면 우선 Derby경주의 명칭을 정한 내기가 떠오르지만, 이곳의 게임도 어쩌면 경마계의 작은 지각변동을 이루어 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모인 사람들 - 버지니아주 메도목장의 Mrs. Helen ‘Penny’ Tweed(목장 창설주 Chenery의 딸이자 나중의 Secretariat의 생산자 겸 마주), Ogden Phipps(Bold Ruler의 마주), 그리고 당대 최고의 목장 클레이본의 Arthur Boyd ‘Bull’ Hancock Jr(생김새와 목소리가 워낙 거인스러워서 애칭으로 Bull Hancock으로 불림), 마지막으로 사무실 주인 반드빌트(Native Dancer의 생산자 겸 마주) -의 동전던지기는 메도목장이 소유하고 있는 씨암말 2두(Somethingroyal, Hasty Matelda)와 Ogden Phipps 소유의 Bold Ruler 사이에서 태어난 망아지에 대한 ‘Foal Share’(씨수말과 씨암말에 각각 투자하여 태어난 망아지를 나누어 가지는 제도) 계약을 이행하기 위함이었다. 그해 봄 Something royal은 암망아지를, Hasty Matelda는 수망아지를 생산했다. 지금은 Something royal의 경우 Bold Ruler의 자식 수태가 확인되었으나 Hasty Matelda는 불임으로 판정되었다.

Penny와 Phipps가 내기를 해서 이긴 사람이 Something royal의 암망아지만 갖고, 진 사람은 나머지 2두를 갖게 될 상황이었다. 반드빌트가 동전을 던지고 Bull Hancock이 심판관이었다. 연장자인 Phipps가 동전의 뒷면을 선택했고 바닥에 떨어진 동전을 보고 행콕이 “뒷면이다”고 판정했다. Penny가 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하느님 고맙습니다”하고 기도했다. 내년 봄에 태어날 망아지가 Secretariat였고, 더불어 최고 마주의 지위도 예약했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Nasrullah와 Prince quillo의 Nicks
이 닉스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메도목장과 클레이본목장의 관계를 이해해 보기로 하자. 양 목장의 창업주는 절친한 친구 사이였으며, 그 관계는 후세에도 계속 이어졌다. 메도목장의 창업주가 은퇴한 후 그의 자식들 중 큰아들과 큰딸은 이미 금융업계에서 확고한 지위를 가지고 있어서 목장 후계자의 유산을 거절했고, 어린 막내딸 Penny가 목장을 떠안았다. 그리고 행콕의 후세들은 Penny의 혈통공부와 경주마 비즈니스의 가정교사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다.

Penny의 손에는 항상 혈통서적이 들려 있었으며,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Seth Hancock에게 물었다. Lucien Laurin 조교사의 아들 Roger도 가정교사를 자임했다 (Roger는 후일 은퇴 예정인 60세의 아버지 루신 조교사를 설득하여 Secretariat의 조교사로 복귀시킨다).

사진 속 Penny의 모습에서 사람을 끄는 매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여인에게 당대 최고의 고수들이 모여든 것은 Secretariat라는 걸출한 스타를 만들어 내라는 ‘신의 명령’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클레이본목장은 유럽에서 Nasrullah와 Prince quillo를 수입해 위닉스의 기초를 마련했고, Penny는 가정교사들의 가르침을 받아 그 닉스를 완성시켰다. 물론 Secretariat가 태어나기 1년 전에 Riverman, 2년 전에 Mill Reef라는 챔피언이 태어났지만 이 이론이 일반화되기 전이었다.

Bold Ruler와 Something royal
많은 사람들은 Bold Ruler의 단거리 스피드와 Something royal의 지구력 결합을 위닉스의 성공 요인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에는 약간의 오류가 있다. 물론 Prince quillo계통은 분명히 지구력의 화신이다. 그러나 Bold Ruler는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그가 4세 때 챔피언 스프린터이기는 했지만 중거리 소화능력도 충분히 있었다. 혈통표에서 보는 것처럼 나스눌라의 스피드에 모마의 부마인 Discovery의 장거리 능력도 충분히 물려받았다.

Dosage Profile도 26-8-8-11-1(D.1:2.38)이어서 2,000m 거리도 소화할 수 있다. 그의 경주 성적표에도 이 사실이 잘 나타난다. 3세 때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1,900m)를 거머쥐었으며 2,000m경주에 4번 출주하여 3번 우승했고, 1,800m 코스 기록을 2번이나 수립했다. 만일 스피드와 지구력 결합 하나만을 성공의 비결로 지적한다면, 필자가 Northern Dancer의 글에서 소개한 Type To Type이론 중 거리적성이 비슷한 것끼리 짝지우라는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다. 물론 경주마의 혈통이론이라는 것이 지구상의 과학 중 정확성이 가장 떨어지는 분야라는 점도 있긴 하지만…. 그러면 Penny가 선생님들로부터 터득한 성공의 열쇠는 무엇인가?

Bold Ruler는 만성 관절염 환자였다. 자식들 중 다리가 허약한 망아지가 한 둘이 아니였으며 씨수말로서 활동이 왕성한 시기인 17세 때 암으로 사망했다. 한마디로 ‘건장함’의 결여가 그의 약점이었다. Penny는 Prince quillo를 이용해 이 약점을 보완한 것이다(경주마 생산업계에서 건장함의 대명사는 당연히 Prince quillo의 몫이라는 데 이견이 없음)





Secretariat의 탄생
혈통표 중 부마 Bold Ruler는 이미 잘 알려져 있어 생략하고 모계쪽을 살펴보기로 한다. 창업자 Christopher Chenery는 1947년에 모마의 모마인 Imperatricer라는 스테이크스 승리마를 당시 3만달러의 거금을 투자하여 구입한다. 그 말은 생애 4두의 스테이크스 승리마를 생산했으며, 1952년에 태어난 Something royal은 단 1회 출주 후 번식마로 전용된다. 지식이 부족한 생산자들이라면 경주성적으로 봐서 분명히 이 씨암말을 지나칠 것이다. 그러나 모마의 우성 유전력과 Prince quillo의 결합으로 이미 최고의 씨암말로 대접받았으며(1959년에 챔피언 Sir Gaylord 생산 등) 1965년부터 리딩사이어 Bold Ruler에게 시집보내졌다. Ogden Phipps도 이 사실을 알고 ‘Foal Share’를 제의한 것이다.

1970년 3월 30일 0시20분 메도목장 분만 마방에서 Something royal과 Bold Ruler의 3번째 망아지가 태어났다. 그 망아지는 분만 20분 만에 스스로 일어나 걷기 시작했으며, 45분 만에 어미젖을 빨기 시작했다. 크고 강하고 잘생겼다. 목장일기 한 부분에 이런 내용이 있다.

“1970. 7. 28. 세 다리가 희고 잘생긴 수망아지. 뒷다리가 잘 뻗어 있으며 훌륭한 어깨와 완벽한 후구, 누구나 보기만 하면 매료될 것이다.”

20세기 최우수 경주말을 선정할 당시 Man O’War와 Seretariat 사이에 상당한 경합이 있었다.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아 전문위원이 선정한 말을 Man O’War, 경마고객이 선정한 최고는 Secretariat로 나뉘었다.

여기에는 마격의 우수성도 포함되었을지 모른다. 그는 일찌감치 챔피언감으로 지목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Secretariat의 마체 형태를 교본으로 삼거나 “지구상에 존재한 서러브레드 중 가장 완벽에 가까운 마체였다”고 평가한다.

세 다리가 흰 것과 관련하여 생산자들 사이에 옛날 속담이 다시 회자되었다. “흰 다리가 하나면 그냥 크는 대로 버려두고, 둘이면 아내에게 선물하고, 셋이면 아들에게 물려주고, 넷이면 빨리 팔아 버려라. 네 다리와 코에 흰 선이 있으면 머리를 쳐 까마귀 밥이 되게 하고…. 제일 좋은 것은 당연히 Secretariat처럼 세 다리와 코에 흰 줄이 있는 것이다.”

- 다음호에 계속 -


글 / 김종식 푸른목장
2006/01/04 01:33 2006/01/04 01:33

Phar Lap
기상천외한 경주작전





뉴욕 타임스의 부고장(訃告狀)
1932년 4월 6일 뉴욕 타임스 1면에 경주마 한 마리가 산통으로 죽었다는 기사가 실렸다. 말 이름도 생소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보도는 극히 이례적이었다.

그 말이 바로 뉴질랜드에서 출생하여 단 한 차례 미국 원정경기 후 의문사한 ‘Phar Lap’이다. 미국에서 20세기 최우수 경주마 100두를 선정한 내용을 살펴보면 켄터키더비마 126두 중 겨우 28두가 뽑혔고, 최고 명문인 Northern Dancer계도 5두에 불과하다. 그리고 미국 이외 지역에서 태어난 말은 Phar Lap을 포함해 5두뿐이다(아일랜드 2두, 프랑스 1두, 아르헨티나 1두). 그러나 나머지 4두는 출생지만 다를 뿐 미국에서 경주를 계속했으며, 오직 Phar Lap만이 한 차례 원정 경기로 22위에 랭크되었다. 미국인들이 그들의 자존심을 접으면서 왜 이 말을 최고 경주마로 선정했으며, 세계 굴지의 신문을 통해 부고장을 돌렸을까?

자이언트의 탄생
Phar Lap은 1926년 10월 28일 뉴질랜드 Seadown Stud에서 태어난 밤색 거세마이다. 그의 혈통표에는 부계쪽에 영국 더비를 거머쥔 Bend Or(3대, 1877년생, Northern Dancer의 8대조), Spearmint(3대, 1903년생)가 들어 있으며, 모계는 St. Simon(5대, 1881년생)의 후손이지만 그 라인은 이미 쇠퇴해 버린 지 오래된 것 같다.

호주 조교사 Herry Telford와 미국인 사업가 David Davis가 공동으로 약 800달러에 구입한 거세마였으나 체고가 17.1핸드(173.7㎝)이고 흉위가 2m가 넘는 거구였다. 그가 이긴 경주에서 측정한 평균 보폭은 732∼824㎝에 달했다(국내의 평균 보폭은 650∼700㎝임).

‘Phar Lap’이란 마명의 근원은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단지 자바의 방언으로 ‘lightning strike’(번개처럼 빠르다)란 뜻으로, 혹은 어미의 아비인 ‘Winkie’에서 유래한 ‘밤하늘의 윙크’로 받아들여지지만 ‘Red Terror’의 별칭으로 자주 불리기도 했다.

호주에서의 경주마 시절
1929년부터 1932년까지(미국 원정경주 포함) 51전 37승으로 30만1,402달러를 수득했으나, 대부분의 명마들처럼 3세 후반기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호주인들의 우상으로 자리매김할 당시부터 무장 경호원과 경찰견의 경호 속에서 지낸 그의 위세는 멜버른컵(Melbourne Cup, 2mile) 경주의 설명만으로 충분할 것 같다.

‘톰소여의 모험’을 지은 마크트웨인은 “지구상에서 말과 관련된 최고의 축제가 바로 이것”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경마전문가들은 지구 남반구의 최고 경주이기는 하지만 가장 잔인한 핸디캡 경주라 일컫기도 한다. 4세 때 Phar Lap이 이 경주에 참가했을 때 워낙 인기가 높아 전체 국민들 중 심사가 뒤틀린 사람은 경마예상지 판매업자뿐이었다. 5세 때 경주에서는 필자가 생각해도 거짓말 같은 사건이 발생한다. 당해 그가 유일하게 3착이하의 착외로 밀린 경주가 바로 이 경주다.

부담중량이 무려 150파운드(68㎏)였는데, 우승한 말의 부담중량은 겨우 98파운드(44㎏)에 머물렀다. 경주마 자원이 워낙 부족했던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런 일들이 가끔씩 있었다.

세계 최고 상금 수득마 Cigar의 전성기 때도 부담중량은 130파운드에 불과했다. 한쪽은 적당한 부담중량 부여로 전 국민의 영웅을 만들어내고 경마를 대중화시켜 나가는 반면, 다른 쪽은 고객의 흥미 충족에만 급급하여 어린 망아지의 다리가 부러지는 것조차 기꺼이 감수하려는 상황들이 경마제도를 잘 모르는 필자로서는 정말 안타깝기만 하다.

하여튼 Phar Lap은 호주에서 28만 2,200달러를 수득하고 주위에 적수가 보이지 않자 세계 최고 상금 획득을 목표(당시 최고 상금 수득마는 37만6,744달러를 번 미국의 Sun Beau, 93위)로 미국 원정길에 오르게 된다.

기상천외한 경주작전
1만마일의 바닷길을 화물선 바닥에서 3주 동안이나 참아낸 그는 마침내 샌프란시스코 항구에 도착했다. 얼마동안 컨디션을 조절한 후 10만달러의 우승상금이 걸린 Agua Caliente Handicap 경주에 출사표를 던졌다(불행하게도 경주 직전 상금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최고 상금 수득의 꿈은 좌절되었다). 경마장의 모든 환경이 다를 뿐 아니라 발주기 또한 지금 것의 전신인 Maxwell 발주기여서 Phar Lap에게는 처음 보는 쇠덩어리였다.

경마진행자의 적응 훈련 권유를 무시하고 시골길이나 낮은 언덕을 이리저리 피해다니며 이국의 풍경들을 감상하는 것이 그의 훈련 방법이었다. 진행자의 귀찮은 권유가 계속되자 원형마장에서 등 위에 새끼염소 4마리를 태우고 서커스하듯 빙글빙글 돌았다. “워낙 온순하고 영리해서 그런 훈련은 필요없소” 하고 조교사는 한마디 던졌다(그가 죽은 지 70년이 지난 지금 Phar Lap에 대한 재평가는 그의 경주능력보다 오히려 ‘영리함’ 때문에 최고의 경주마 반열에 올려 놓는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음).

경주 당일에도 몇 경주 앞서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공터에서 이리저리 달려보았다. 발주요원이 기겁을 하고 기수에게 “당신 말은 최고 인기마이니 얼른 내려 그를 쉬게 하시오”라고 했으나 Phar Lap은 재빨리 멀리 도망가 버렸다. 경주 며칠 전 조교사 Telford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출발지점에서 시시한 미국말들이 튕겨내는 흙먼지를 Phar Lap의 얼굴에 묻힐 수는 없으니 천천히 출발하여 외곽으로만 달리게 하여 2,000m 거리 중 마지막 800m만 갤럽하겠다고 희한한 경주작전을 공개했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했다.

1,800m 트랙 중 중앙 관중석을 지나는 200m 지점에서 앞무리와 정확히 50야드(45m) 떨어져 있음이 측정 결과 드러났다. 그것도 외곽 펜스에 붙어서…. 1,200m를 남겨놓고 후미그룹에 합류한 뒤 800m를 남겨두고 기수는 채찍을 뽑았다. 그리고 여유있게 승리했다. 경주 후 여러 경마장에서 고액의 상금을 걸고 그를 초청하려 하였다. 어떤 사람은 트랙에 실크카펫을 깔아 줄 테니 그 위를 한 번만 달려 달라고 매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일반인의 출입을 막은 채 부어오른 근을 비밀리에 치료하고 있었다.

의문의 죽음
느닷없이 뉴욕 타임스에서 Phar Lap의 죽음이 보도되었다. 부검 결과 사인은 이슬에 젖은 알팔파를 먹어 산통이 발생한 것이며, 소량의 극약 성분도 검출되었다. 독극물 성분은 목장 관리인이 주위 나무에 살충제를 뿌리던 중 일부가 바람에 날려 그의 마방까지 침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른 곳에서 Phar Lap을 주연으로 출연시키는 영화 제작에 관하여 논의하던 마주도 급히 달려와 주위의 설명을 듣고 부검 결과에 동의했다.

그러나 호주 사람들은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1999년 브리더스컵 경주를 참관하러 온 호주 경마관계자들도 환담 중 Phar Lap의 이야기가 나오자 정색을 하고 “당신네 미국 사람들이 우리의 영웅을 죽였소” 하고 고함을 쳤다) 믿지 않는다.

호주에서는 Phar Lap의 독살을 소재로 소설이 쓰여지고 그를 추모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도 제작되었다. 그리고 이른바 양심선언이란 것도 수없이 나왔다. 남미계 폭력배들이 주위를 배회하고 있었으며, 훈련을 마치고 마방으로 돌아가는 그에게 총이 발사되었으며, 심지어 타살이라고 계속 주장하던 당시의 전담관리사도 50년이 지나 신문기자들을 모아 놓고 호주에서 가져간 영양제가 부족할 것 같아 물을 타 먹여 그가 죽었다고 대성통곡하는 등….

반면 미국에서는 Damon Runyon이라는 소설가가 2차대전 당시 연합군 병사들에게 편지를 보내 “Phar Lap은 분명히 세계 최고의 경주마다”며 “미국의 어떤 사람이 감히 그를 죽일 마음을 품었겠느냐”고 화해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Phar Lap은 지금도 살아 있다
그의 부검 후 14파운드에 달하는 심장(경주마 평균 심장은 9파운드임)은 뉴질랜드로 보내져 영구 보관 중이며, 몸체는 박제되어 멜버른 빅토리아 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1999년 가을 마주 David의 손자집에서 우연히 Phar Lap의 우승 트로피가 하나 발견되었다. 그 트로피는 소더비 경매에서 예상가격 9만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27만달러에 팔렸다. 그는 호주인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양심선언이 나오면 신문들은 그것을 대서 특필하고, 그들은 다시 분노하기 시작한다. “Phar Lap의 사인은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라고….


글 / 김종식 푸른목장 대표
2006/01/04 01:25 2006/01/04 01:25

황제의 휴식
16연승의 기록 남긴 명마 Cigar


모마(Solar Slew)와 생후 10일째의 Cigar.


말띠 경주마의 탄생
시가(Cigar)는 4년간 총 33회 출주하여 1착 19회, 2착 4회, 3착 5회의 전적으로 999만9,815달러를 획득한 세계 최고 상금 수득마이다. Northern Dancer의 손자인 Palace Music을 부마로, Seattle Slew의 딸 Solar Slew를 모마로 하여 태어난 그는 흔히 일류마의 전력에서 볼 수 있는, 삼관마 경주 경력도 없을 뿐 아니라 4세 가을 때까지 전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그렇고 그런 존재였다. 조기완성형을 요구하는 현대 경마세계에서 퇴출을 면한 것은 어쩌면 행운이었을지도 모른다.

최고의 경주마로 부상할 때 심심한 호사가들이 Cigar의 사주를 보았다. 1990년생 말띠, 수호신은 전쟁의 여신 마르스(Mars), 부와 품위를 상징하는 다이아몬드가 그의 보석이다. 그러나 북미지역에서 태어난 같은 말띠는 4만4,000두가 넘었으니 진정한 성공의 열쇠는 다른 곳에 있었을 것이다.

마격(Conformation) 연구가 Cecil Seaman의 자료에 의하면 Cigar의 마체구조는 그가 데이터로 보유하고 있는 최고 경주마 4만5,000여두 중 큰 심장뿐 아니라 체장도 평균치 228.6㎝보다 9㎝가 더 길었다. 어깨뼈 또한 평균치보다 4㎝ 정도 길고 잘 경사져 있었으며, 다리뼈도 모든 부분이 평균치 보다 길었고 완벽할 정도로 균형이 잡혀 있었다. 특히 엉덩이뼈에서 시작된 뒷다리는 웅장할 정도라고 표현되어 있다. 그래서 보폭이 길며 폭발적인 파워가 용출되었다.

금연가의 Cigar
마주 겸 생산자 Allen E. Paulson은 파일럿 출신의 항공분야 사업가였다.

매년 100두 이상씩 태어나는 망아지의 이름을 지을 때 하늘에서 내려다본 거점지점의 지명을 따 마명을 짓곤 했는데, Cigar는 미국 남부 멕시코만의 마을 이름이다(그는 담배를 피우지 않아 우승 트로피를 받을 때 카메라 앞에서 시가를 물고 있기만 했다).

생산자 앨런은 엄청난 부자이다. 1985년 켄터키에 서러브레드 생산공장 Brookside Farm을 세울 당시 소유하고 있던 항공사의 지분을 크라이슬러 회사에 매각한 금액이 6억달러를 훨씬 넘었다. 매년 1,000만~2,000만달러를 망아지나 씨암말 구입에 쏟아부었고, Cigar가 데뷔할 당시 600두 이상의 말을 소유하고 있었다.

규모뿐 아니라 품질 수준도 놀랍다. ‘금으로 도금하고 통로에 실크카펫을 치장한 제트기가 제일 잘 팔린다’는 기업 경영철학을 그대로 도입했다. 그러나 몇백만달러에 구입한 망아지가 단 한푼의 상금도 벌지 못한 경우가 한둘이 아니며, Cigar의 모마 Solar Slew도 당해 2세 암말 최고가인 51만달러에 구입하였으나 겨우 5,000달러 정도 벌여들여 앨런의 눈밖에 나 교배시즌에는 공동 소유 씨수말 Palace Music과 교배된 상태로 켄터키에서 메릴랜드로 쫓겨났다(메릴랜드 Country Life Farm의 씨수말 2두를 공동 소유하여 하위급 씨암말의 씨수말로 활용함). 그래서 Cigar의 고향은 메릴랜드이고 망아지 때도 한쪽 구석의 패독에서 그럭저럭 지냈다.

MP에서 AP로
Cigar가 벌어준 1,000만달러는 투자액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니 사업가 앨런은 경주마 사업에서는 실패한 셈이다. 그러나 그는 명예와 즐거움을 얻었다.

마사의 둥근 천장에는 크리스털 칸델라를 달았고, 목장 안에 테니스장을 만들어 가족·친구들과 휴가를 즐겼다. 한번은 목장 매니저에게 골프장을 만들어 달라고 보채다 거절당하자 곧바로 캘리포니아에서 골프장을 구입해 버렸다. 초기 Cigar의 성적이 신통치 않자 아내 마들렌 파울손(Madeleine Paulson)에게 선물해 버렸다. 그래도 혈통은 최고라고 하면서…. 하지만 나중에 Cigar가 모래주로로 전향하여 첫 경주에서 승리하자 그가 생산한 최초의 암말(Filly) 챔피언 Eliga를 씨암말로 주고 도로 빼앗았다. 그리고 시가를 물고 2년간 최고 마주의 포즈를 취했다.

지난해까지 미국 경마 사진 기수의 복장에서 A.P란 글자가 자주 보였는데, 이것은 아내의 복색 M.P(Madeleine Paulson)에서 A.P로 바뀐 약간 치사한 장면을 기억나게 하는 모습이다.

잔디주로에서 모래(Dirt)주로로
모래나 잔디에서 다른 곳으로 바꾼 후 성공을 거두는 경우는 상당히 많다.

660만달러를 수득한 John Henry도 잔디주로로 옮긴 후 제대로 달리기 시작했고, Vigors는 모래주로로 전향한 후 슈퍼스타가 되었다. Cigar도 잔디주로에서 모래주로로 옮긴 후 최고 경주마가 되었다. 그러나 그의 경우는 사정이 약간 다르다. 3세 봄부터 잔디경주에 출주하기 시작했으나 4세 가을까지는 전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11번 출주하여 Allowance경주에서 한 번 이겼을 뿐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잔디주로의 말은 평평하고 넓은 굽을 가지고 있으며 달릴 때 무릎을 높게 든다고 하는데, Cigar의 경우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조교사 William I. Mott에 의하면 4세가 되던 해 가을 모래주로로 전향하기 전까지 Cigar의 마체(특히 무릎)는 성숙되지 않았다. 조교 때도 모래주로에 나서기를 꺼려했다고 한다. 부마인 Palace Music이 유럽·미국의 잔디주로 GⅠ경주에서 승리한 까닭에 자식도 당연히 잔디주로 말로 간주됐을 듯하다. 주위에서 왜 모래주로로 바꿔 보지 않느냐고 충고할 때도 Mott 조교사는 묵묵히 잔디만 고집했다. 무릎이 약하고 아직 때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조교사는 4세 가을까지 이기기 위한 훈련은 시키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 마체가 성숙되기 전까지는 모래와 잔디의 구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지하실 구석에 몇백년 동안 잠재워 둔 포도주가 제 맛을 내듯이.

마침내 4세가 되던 1994년 10월 모래주로 첫 도전인 Allowance경주에서 승리하고 한 달 후 곧바로 NYRA(New York Racing Association) GⅠ경주에 현역 최고 기수인 Jerry Bailey를 태우고 모래주로 16연승 북미지역 타이기록 수립의 대장정에 돌입하게 된다(그때까지 Cigar의 기수였던 Mike Smith는 NYRA경주 때 최고 인기마인 Devil His Due로 옮겨가고 Jerry는 대타로 등장했다). 4세인 1994년 10월부터 96년 7월까지의 16연승 대기록 행진에는 GⅠ경주 10승과 Dubai World Cup이 포함되며, 94년도 연도 대표마 Holly Bull과 95년도 켄터키 더비와 벨몬트스테이크스의 Thunder Gulch가 희생양이 되어 경주 은퇴를 강요받기도 했다(위 2두의 마필은 각각 Cigar와의 경주에서 왼쪽 앞다리를 다쳐 경주마 생활을 마감하였다).

20분간의 기립박수
매디슨스퀘어 가든에서 화려한 은퇴식을 가졌으나 생식능력이 없어 Kentucky Horse Park에서 사진 모델로 전락하여 쓸쓸한 여생을 보내고 있지만, 미국민들에게는 경주마 시절 모든 영광을 다 누렸다고 기억되고 있는 Cigar는 결승전 전방까지 페이스를 조절하려는 Jerry의 손가락을 끊어 낼 듯한 엄청난 파워를 지녔다. 5세 때 10전 10승 중 8승이 GⅠ경주였으며, 6세 때 Dubai World Cup 승리를 포함한 8전 5승의 전적으로 2년 연속 연도대표마에 선정되었다. 5세 때 브리더스컵 클래식 경주(2,000m)에서의 우승기록 1분 59초 58은 아직도 이 경주의 최고기록으로 남아 있으며, 6세 때인 1996년 6월 13일 15연승을 기록 중인 Cigar를 위해 시카고에서 Arlington Citation Challenge경주를 특별히 마련했다.

여기에는 50년 전 16연승의 위업을 달성한 Citation의 조교사 Jimmy Jones도 초대되었다. 130파운드(58.9㎏)의 부담중량으로 거뜬히 승리한 Cigar는 3만4,000여명의 관중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갈채를 보내는 바람에 가뿐 숨을 몰아쉬며 20분간이나 한자리에 서 있어야만 했다.

황제같은 은퇴생활
14연승 때인 Dubai World Cup경주 전후부터 Cigar의 앞다리와 굽은 상당히 망가진 상태였다. 게다가 중동까지의 장거리 여행으로 피로가 누적되었다. 조교사 Mott가 마방에서 쉬고 있는 Cigar를 찾을 때마다 그의 커다란 눈은 항상 ‘이제 그만하고 집에 가요. 쉬고 싶어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은퇴 직전 Jockey Club Gold Cup경주에서 3세마 Skip Away에 머리차로 지고(Skip Away는 Cigar를 이긴 후 승승장구하며 960만달러를 획득하여 Cigar에 이어 역대 2위의 수득상금마가 된다) 은퇴 경기가 된 6세 때의 브리더스컵 클래식에서 Alphabet Soup에 이어 3착으로 골인한 후(코차+머리차) 앨런은 대답했다. “그래, 이제 그만하자. Cigar, 널 사랑한다.”

일본중앙경마회(Japan Racing Association)로부터 Cigar를 3,000만달러에 팔지 않겠느냐는 제의가 있었으나 앨런은 거절했다. 그를 멀리 떠나 보내면 더 많이 보고 싶어질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투자자의 모습에서 진정한 Horse Man으로 변신하는 순간이었다. 그후 매매가액 2,500만달러의 75% 지분을 쿨모어 목장의 Ashford Stud에게 양도했다. 쿨모어 목장은 Cigar를 맞이하기 위해 이 세상에서 제일 근사한 마사를 지었다. 필자는 1999년 초 그 목장을 방문하여 1,000만달러짜리 Cigar의 호화저택을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생식능력이 없었다. 2년간 최고 전문가들에 의해 검사받고 치료받았으나 허사였다. Cigar는 그 목장에서 조금 떨어진 Kentucky Horse Park에 있었다. 그날 오후 늦은 시간에 그를 찾아 갔을 때 이미 1일 3회의 쇼를 끝내고 낡은 마방 구석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Cigar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당시 그의 눈망울은 너무 크고 시렸다. 금방이라도 굵은 눈물방울이 맺힐 것만 같았다. 돌아서는 필자의 발걸음이 얼마나 무거웠던지…. 그러나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 ‘앨런이 그를 정말 편히 쉬게 해 주었구나’

쇼가 끝나고 패독에서 Cigar가 달리기 시작하면 15년 선배인 John Henry가 그 뒤를 따르고 그 뒤에는 더비마 Bold Forbes가 따라 달린다. Cigar는 은퇴해서도 황제처럼 쉬고 있다.


글 / 김종식 푸른목장 대표
2006/01/04 01:18 2006/01/04 01:18

Northern Dancer는 숏다리였다




늦둥이 · 꼬마 그러나 노던댄서(Northern Dancer)
1961년 5월 27일 캐나다의 원드필드 목장에서 태어난 노던댄서(Northern Dancer)는 ‘The Blood-Horse’지에 의해 선정된 20세기 최우수 경주마 100두 중 생일이 가장 늦은 ‘늦둥이’이면서 키가 작아 1세마 경매시장에서 아무에게도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래서 그의 별명은 늦둥이·꼬마(runt)였다.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그를 찾은 샤다이목장의 요시다씨도 ‘소처럼 생긴 말’로 표현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80년대에 이르러서는 마체심사 기준이 달라질 뻔했다.

‘좋은 경주마는 어떻게 생겨야 하는가? Northern Dancer와 얼마나 닮은 데가 많은가? 그의 유전 형질이 마체에도 느껴지는 것 같은가?’ 어디 경주마로서 자질뿐인가. 일본의 씨수말 전문지 ‘Futurity’는 1999년도 최우수 경주마 146두 중(북미, 유럽, 호주, 일본, 두바이의 챔피언 및 G1경주 승리마) 45%인 65두가 Northern Dancer의 부계라인이며, 78%인 114두의 혈통표에 그의 이름이 있다고 발표했다. 20세기 마지막 30년 동안 그의 후손들은 9번이나 최고 씨수말의 영예를 누렸으며 지금도 손자 Storm Cat에 의해 그 기록은 계속되고 있다.

야심과 수완, 그리고 행운이 따른 Taylor
생산자 겸 마주 Edward Plunkett Taylor는 서러브레드 생산에 뛰어들면서 미국으로부터 무시당하는 변방 캐나다를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탔다. 그는 기업운영에서 벌어들인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실전 경영기법을 도입했다. 넓은 국토에 흩어진 소규모 목장들이 서로 연맹체(circuit)를 형성하도록 후원했으며, 주위의 목장들은 직접 통합하고 국립교배소도 인수하여 윈드필드 목장을 설립했다. 세계적 규모를 자랑하는 Woodbine경마장도 만들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경주마 생산역사 중 최고의 행운이 그에게 다가왔다. 켄터키 오크스를 준비 중이던 Natalma가 칼슘 과다급여로 추측되는 무릎 고장으로 3세 봄에 경주생활에서 은퇴하게 된다. 그리고 적당한 교배상대는 이미 예약이 완료되어 할 수 없이 같은 목장에 있던 Nearctic에게 시집보내졌다. 그래서 늦둥이가 태어났으며, Taylor는 그를 Northern Dancer라 불렀다.

목장에서 태어난 망아지들이 1세가 되면 Taylor는 캐나다의 이름있는 사업가들을 초청해 목장에서 칵테일 파티를 열었다. 그리고 망아지들을 보여 주면서 “이 놈은 얼마면 팔겠소”하고 이른바 ‘Pre-Priced Yearling Sale’이라는 새로운 경매제도를 시행했다. ‘꼬마’도 이때 당시 가격으로는 상당히 높은 2만5,000달러에 선보였으나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다.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서러브레드 역사상 이런 흥밋거리가 도처에 산재한다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다.

Secretariat는 동전던지기로 마주가 정해졌고, Seattle Slew와 Sunday Silence도 Northern Dancer와 비슷한 경우이고, 660만달러를 수득한 John Henry는 1976년 1세마 경매에서 단돈 1,100달러에 팔렸다. 국내 우수경주마도 마사회 6개월령 매입검수에 떨어져 선진국의 교훈(?)을 따르는 일이 더러 있다.

Northern Dancer가 탄생하기까지



Northern Dancer의 탄생 과정은 최소한 2대모 Lady Angela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캐나다에서 경마기반을 착실히 다진 Taylor는 다른 한편으로 우수 번식마 확보에도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는 영국의 뉴마켓 경매에서 최고 씨암말을 구해 오도록 지시한다. 그리고 1952년 세일에서 최고가인 1만500기니(약 2만5,000달러)로 Nearco의 자식이 수태된 Hyperion의 딸 Lady Angela를 손에 넣게 된다. 그러나 그는 그 말을 곧바로 데려오지 않았다. 다시 Nearco와 짝지어 주기 위함이었다. 선경지명이었을까? 먼저 태어난 망아지는 실패였다. 두번째가 수태되어 캐나다로 데려왔다. 이듬해 태어난 망아지가 Nearctic이었다. 이 망아지가 나중에 Northern Dancer뿐 아니라 Clever Trick(76), Wild Again(80), Explodent(69)등 걸출한 씨수말을 배출하면서 야심가 Taylor를 업계의 독보적 존재로 부상시켜 준다.

한편 그는 1958년 사라토가 1세마 세일에서 ‘회색괴물’ Native Dancer의 딸 Natalma를 두번째 고가인 3만5,000달러에 구입한다. Natalma는 분명히 우수한 경주능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앞서 말한 것처럼 켄터키 오크스를 앞두고 부상으로 은퇴해 Nearctic이 기다리는 윈드필드 목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이듬해 첫 자마로 Northern Dancer를 배출하게 된다. Northern Dancer가 2세부터 승승장구하자 Taylor는 같은 배합을 5차례 되풀이했으나 더 이상의 명마는 하늘이 점지해 주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씨수말과의 사이에서 스테이크스 승리마가 3두 더 나왔다. 우수한 씨수말에서 명마가 태어날 확률이 10%, 씨암말은 25% 수준에 이른다는 통계를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짧은 경주마 생활
그는 조기 성숙형이었다. 2세부터 이미 캐나다에는 적수가 없었다. 미국으로 무대를 옮겨 Secretariat의 삼관마 시절 기수로 유명한 Ron Turcotte를 태우는 등 승수를 계속 늘려갔다. 그러나 미국은 시골뜨기를 여전히 무시했다. 이 때문에 큰 경주에 나갈 때면 항상 낮은 부담중량을 부여받았다. 켄터키더비 때는 몇번 기승한 적이 있는 Bill Shoemaker로부터도 무시를 당했다. “괜찮기는 한데 너무 숏다리라서…”(Bill Shoemaker는 1999년 겨울 Pincay에 의해 깨진 생애 8,832회의 우승전적이 있는 전설적 기수다) 그러나 Northern Dancer는 더비에서 Secretariat에 이어 역대 2번째 기록인 2분00초로 Shoemaker를 태운 Hill Rise를 물리친다(애석하게도 올해 더비마 Monarchos의 기록에 0.03초 밀려 역대 3위로 내려앉음). 2주 후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를 거머쥔 Northern Dancer는 그러나 삼관마 마지막 관문인 벨몬트의 2,400m 코스에서 거리 적응의 한계로 3위로 밀려나고 만다.

그는 경주마 시절 초기부터 뒷다리 고장으로 고통을 받아왔다. 처음에는 오른쪽 뒷다리 굽이 갈라져 경주와 치료를 반복했다. 이때 유명한 일화가 있다. 굽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아 캐나다로 돌아갈 절박한 순간, 어떤 사람이 굽을 감싸는 압축고무를 가지고 왔다. 그리고 얼마간 치료하니 새살이 돋기 시작했다. 그것을 그 사람의 이름을 따 ‘Bane Patch’라 부른다고 한다. 다음에는 비절이 그를 괴롭히기 시작했고, 3세 후반기 망가지고 짧은 뒷다리를 오직 투쟁심 하나로 버텨온 그는 마침내 짧은 2년간의 전적(18전 14승, 수득상금 58만달러)를 남긴 채 은퇴하고 고향으로 개선한다.

폭풍우를 몰고온 그의 망아지들
그는 캐나다에서 교배료 1만달러로 씨수말 생활을 시작하고, Taylor가 메릴랜드의 동부 해변가에 또 다른 윈드필드 목장을 만들면서 부마 Nearctic과 그 곳으로 이주했다. 1967년에 두번째 자마군인 NijinskyⅡ, Vice Regent가 태어나고 연이어 최고의 망아지들이 줄을 이었다. 1970년대에는 240만달러로 신디케이트가 형성되었으며,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20세쯤이 되었을 때는, 유럽에서 4,000만달러(약 510억원)에 팔 수 없겠느냐는 제의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제의는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정중히 거절되었다. 영국 조교사 Vincent O’Brien이 캐나다에서 NijinskyⅡ를 구해 영국 삼관마에 올려 놓자 세계의 관심은 Northern Dancer에게 집중되기 시작했다.Storm Bird와 Sadler’s Wells는 영국에서, Lyphard와 Nureyev는 프랑스에서, Northern Taste는 일본에서, Danzig와 Vice Regent는 미국에서, 바야흐로 전세계를 동시에 지배하는 최고의 혈통이 되었다. 이때 서러브레드에 관련된 모든 자금은 미국의 경매시장으로 모여 들었고, 그의 망아지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마치 폭풍우가 몰아치듯…. Storm Bird도 이때 홀연히 날아왔다.

큰말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가 씨수말 활동을 시작한 지 몇 년쯤 지나 ‘The Blood-Horse’지에 씨수말 홍보를 하면서 “체고가 15.1핸드(153.4㎝)가 아닌 15.2핸드이니 1㎝를 올려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으며, 초기 상대 씨암말을 고를 때도 키가 커야 한다는 우선 조건을 내세우기도 했다. 이 사실은 당시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키가 큰 경주마를 선호했음을 확인해 준다. 하기야 훨씬 전 유럽에서는 키가 작은 말은 아예 번식마로 활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까지 만들었으니….

그러나 키가 커야 잘 달린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경주마의 스피드나 스테미나는 체고와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 경주마는 긴 다리로 달리는 것이 아니라 튼튼한 심장과 투쟁심으로 달리기 때문이다. 씨수말의 조건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성공한 씨수말의 체고는 대부분 15.2핸드(154.4㎝)와 16핸드(162.6㎝)사이에 분포한다. 그리고 최소한 그들의 절반 이상은 최고의 경주마 출신이다.

필자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큰 경주마, 큰 번식마를 외치는 모습을 수없이 봐왔다. 그러나 Northern Dancer뿐만 아니라 Hyperion도 그러했고, 더 옛날 Lexington도 그러했다. 그들은 모두 꼬마였다. 한편 뉴질랜드에서 태어난 Phar Lap이란 말은 174㎝가 넘는다. 그는 단 한 차례 미국 원정경기에서 그 곳 경마계의 기를 단숨에 꺾어버린 최고 경주마였다. 그러나 그가 잘 달릴 수 있었던 것은 긴 다리보다 지금도 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유별나게 큰 심장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면 체고가 큰 말을 피하는 논리적 근거는 무엇일까?

닮은 것끼리(Type to Type)
마를린 먼로가 ‘당신의 두뇌와 나의 몸매’ 운운하면서 아인슈타인을 유혹했을 때 거절당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배우자끼리는 닮은 구석이 있어야 한다. 이 이론의 지지도는 점점 높아지는 듯하다. 생산배합이론에서 ‘Type to Type’이란 첫째 키와 외형 등이 비슷한 것끼리, 둘째 경주적응거리가 비슷한 것끼리, 셋째 질(수준)도 비슷한 것끼리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둘째와 셋째의 경우는 1,200m의 단거리에 소질이 있는 씨암말과 2,400m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씨수말을 짝지우지 말 것이며, 싸구려 씨암말에 40만달러를 투자해 Storm Cat을 찾는다면 후일 태어난 망아지를 팔 때 크게 손해를 본다는 가르침이다. 그리고 첫째의 경우는 씨암말의 체고는 수말에 비해 작은 편이며 대부분이 16핸드 이하이니 씨수말도 당연히 비슷한 놈이어야 궁합이 맞다는 것이다.

글 / 김종식 푸른목장 대표
2006/01/04 01:08 2006/01/04 01:08

3펄롱타임

2006/01/04 01:01 / Horse Racing
Q 마사회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는 경주자료를 보고 내가 뭘 잘못알고 있는 것인지 해서 질문합니다.

우선 4월21일 4경주 ‘호탕한’의 경주 기록을 살펴보면 3F타임이 39.7로 되어 있습니다. 3F타임이 골인지점 전방 600m의 경주주파기록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좀더 아랫부분에 제공되고 있는 펄롱타임과 기록이 일치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펄롱타임을 보죠. 13.8 12.0 12.9 13.5 13.0 13.8 마지막 3구간의 펄롱타임을 합산해보면 40.3이라는 숫자가 나옵니다. 3F타임에는 39.7 이라고 되어 있는데, 왜 펄롱타임 합산기록과 일치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A 안녕하십니까? 마사회 홈페이지 담당자입니다.

우선 3펄롱타임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마사회에서 측정하는 3F타임은 두가지로 구분됩니다. 우선 개별경주마의 3F타임입니다. 이것은 3F지점에 센서와 녹화카메라를 작동하여 개체별 경주마의 3F타임을 측정하여 공표하는 것입니다. 이 기록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경주마의 개체별 지구력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가지는 경주의 전반적 주행상태 흐름 등을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결승지점부터 200m 단위로 자동센서(녹화장치가 아님)를 설치하여 구간별 통과타임을 자동으로 측정하여 3F타임을 산정하고 있습니다. 이때의 구간기록 및 3F타임 측정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구간별 선두마의 200m 기록은 발주 직후 선두마가 200m 지점을 통과하는 즉시 센서로 측정되고, 그 기록을 기준으로 다음 200m 구간을 먼저 통과하는 경주마의 기록을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즉 발주 후 첫 200m 지점을 먼저 통과한 말이 다음 200m 구간 주행중 선두를 빼앗기게 되는 경우에 다음 200m 구간의 기록은 처음 200m구간을 통과한 마필의 구간기록이 아니고, 그 시점을 기준으로 다음 200m지점을 먼저 통과한 마필의 기록이 측정되는 것입니다. 귀하께서 지적하신 4월 21일 4경주에서도 경주전개상 1번마 ‘정보통’의 선행이 빨라 각 구간별로 먼저 통과하였으나 4번째로 주행하던 ‘호탕한’이 추입에 성공하여 우승하여 전체적인 3F타임은 '정보통'이 구간을 먼저 통과한 기록을 기준으로 ‘호탕한’이 기록한 결승기록과의 관계에 의해 40.3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호탕한’의 개별적인 3F타임은 39.7입니다.

더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핸디캡전문위원실(담당 : 장병운(02-509-1723))으로 문의하시면 상세히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펄롱타임과 통과타임
1펄롱(Furlong) :1마일(1609.3m)의 1/8, 약 200m의 거리
펄롱타임 : 경주로 각 200m마다의 주파기록
통과타임 : 각 펄롱구간 지점을 통과하는데 소요된 시간의 누적기록
2006/01/04 01:01 2006/01/04 01:01

테시오와 Ribot

1. 테시오와 테일러
국내·외에서 출판된 혈통서적을 접하다 보면 페데리코 테시오(Federico Tesio)란 사람을 빼놓을 수 없는데, 그의 곁에는 항상 에드워드 테일러(Edward. E. Taylor)가 이야기의 단짝이 되고 있다. 왜일까?

물론 두 사람은 서러브레드 생산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기도 하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그들의 생산방법이 너무나 동떨어진 때문이 아닐까 한다. 우선 노던댄서를 생산한 테일러는 양조업에서 성공한 사업가 출신으로 사업에서처럼 풍부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주위의 소규모 목장들을 흡수.통합하여 기후적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캐나다 최고 의 생산목장·경마장을 만들어 갔다. 반면 Nearco와 Ribot을 생산한 이탈리아의 생산자이자 마 주 겸 조교사 테시오는 그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오로지 말에 대한 전문성 하나만을 재산으로 하여 남들이 쳐다보지도 않는 바겐세일장의 싸구려 씨암말들을 구입하여 몇십년의 노력 끝에 최고 의 경주마를 생산해 갔다.

테일러는 경매시장에서 최고의 가격으로 니어아크틱(Nearctic)의 모마 레이디 안젤라(Lady Ang ela)와 노던댄서의 모마 나탈마(Natalma)를 구입한 반면, 테시오는 자기가 필요로하는 스피드를 보유한 씨암말이라면 마격상 하자가 있거나 인기없는 혈통이더라도 구입·생산의 과정을 반복해 갔다.(그는 말에 관한 경쟁에서 남에게 지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했으며, 그가 저술한 책에서조차 그만의 특별한 배합기법은을 결코 타인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위에서 언급한 생산기법도 켄터키 게인즈웨이 목장에서 40년간 매니저로 활동한 후 가족들과 테일러메이트 목장을 설립한 조지프 레넌 테일러의 이야기 속에서 인용한 내용이다)

그에게 이러한 생산패턴이 가능했던 이유는 테일러나 대다수의 목장이 상업적 생산자였음에 반해 그는 애초부터 자기가 생산한 망아지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의사가 전혀 없어 남들의 평가나 세간의 인기를 철저히 무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비교되는 결정적인 동기는 영국의 유명한 조교사 빈센트 오브라이언(Vincent O'Brien)이 미국으로 건너간 Ribot의 망아지를 구입하기 위해 북미지역을 돌아보던 중 당시 별 로 인기가 없었던 노던댄서의 자마 1두를 구입한 사건이다. 그 망아지가 바로 1935년 바브람(Babram) 이후 35년 만에 영국의 삼관마로 등극한 니진스키(NijinskyⅡ)이다.

2. Ribot에 투자한 세월 - 30년
유명씨수말이 자기 손에 있으면 보유 씨암말 중 최선의 상대마 선택이 게을러지고, 유럽 구석구 석을 돌아다니며 필요한 씨암말 구입하는 발걸음 또한 무디어진다는 것이 테시오의 지론이었다. 그가 생산한 Ribot의 3대부 Covaliere d'Arpino는 위대한 St.Simon의 3대손으로 부마는 이탈리아 최우수 씨수말을 11년간 연속해서 석권했다.

상대마 Bella Minna는 Ribot 생산을 위한 제일보로 1200기니(테일러가 레이디 안젤라를 1만500 기니(약2만5천달러)에 구입했다니 상대적 비교는 가능하다))에 구입했고, 그로부터 Ribot의 2대부 Bellini가 태어났으며, 상대마 Tofanella는 뉴마켓 1세마 세일에서 140기니로 구입하여 부마 TENERANI를 탄생시켰다. 이 말은 이탈리아더비와 영국의 퀸엘리자베스스테이크스에서 우승하였다. 그리고 Ribot의 모마 로마넬라를 위해 그의 어미 Babara Burrini를 뉴마켓 당세마 세일에서 350기니에 구입했다. 로마넬라 또한 2세 암말 챔피언이 되었다. 이렇게 30년을 허비(?)하고 Ribot이 경주마로 데뷔하기 몇달 전 테시오는 숨을 거둬 경주로를 달리는 Ribot을 보지 못했다. 그는 죽기전 자기가 생산한 최고말은 Nearco도 Ribot도 아닌 Covalier d'Arpino라 했다. 유럽 전문가들이 20세기 유럽 최고 경주마를 선정할 때 Sea-Bird와 Ribot 중 누가 센지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는 사실을 그는 짐작이나 했을까?

3. 불패의 명마
Ribot Ribot은 엄밀히 말해 이탈리아 태생이 아니다. 테시오가 씨수말 테네라니를 영국으로 보내면서 수태된 어미말 로마넬라도 딸려 보냈다. 이듬해의 교배 상대로 그를 다시 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듬해 봄 Ribot은 뉴마켓의 국립 교배목장에서 태어났다.

그가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에서 16전 전승의 기록으로 은퇴하기까지 탁월한 경주능력을 대변하는 일화를 하나 소개하려 한다. 1950년대 경마 위세는 유럽이 미국보다 한 수 위였던 것 같다. 미국의 우수한 클래식 경주마들이 프랑스 개선문상을 여러 차례 노크했으나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Ribot이 3세에 이어 4세에도 개선문 경주에 등록했을 때 미국에서 Bold Raler의 기수로 유명한 Eddie Arcaro가 Career Boy라는 말로 도전해 왔다 (페이스 메이커로 그 말의 짝인 Fisherman도 동행) 우리식의 결승주로에서 아카로가 '이길수 있겠구나'하고 생각하는 순간, 어떤 말이 그의 옆을 휙하고 스쳐갔다. 그는 경주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그 말이 어떤 말인지 정말 알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미국말로 당시까지의 최고 성적인 4위에 입상하는데 그쳤다. 이와 같은 탁월한 경주능력과 씨수말로서의 우성 유전력을 알아내기 위해 휴이트(A.Hewitt)와 그 주위의 전문가들이 Ribot의 혈통표와 씨름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아무리 살펴보아도 모계쪽에는 톱 클래스의 경주마가 없었고 일류혈통도 보이지 않았다. 하기야 몇백달러, 기껏해야 몇천달러 짜리 씨암말만 주워모았으니 그럴 법도 했다. 그들의 이야기 마지막 줄에 이런 글이 보인다.

'그의 제자들은 아무런 결론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다만 현대의 서러브레드 세계에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4. 스태미나와 건장함의 결정체
경주 은퇴 후 Ribot은 이탈리아와 영국에서 4년간 씨수말 생활을 한 후 미국으로 임대되어 왔으나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 이유는 다음장에서 말하기로 하고, 하여튼 그는 영국에서 Ragusa, 미국에서 Tom Rolfe, Graustark, His Majesty, Arts and Letters 등 걸출한 후세마를 남겼다. 그러나 Ribot은 우수씨수말(LS: Leading Sire)보다 우수씨암말(BMS : Bloodmare Sire, 모계의 부마성적)에서 더 위대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그의 아들 Tom Rolfe의 딸들은 102두의 스테이크스 우승마를 배출하고, 아들의 아들인 Hoist The Flag의 딸들은 82두, 아들의 아들의 아들 Alleged는 1999년까지 85두의 스테이크스 우승마를 배출하고 있으니, 그 어떤 가계에서 이런 성적을 낼 수 있겠는가? 그런 까닦에 모든 전문가들은 어미말에게 필요한 스태미나와 건장함의 대명사로 Ribot계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5. 고약한 성격 때문에
그가 개선문상을 2연패하고 이탈리아로 돌아왔을 때 전쟁 패망국은 성대하게 은퇴식을 베풀었다. 전 국민이 Ribot을 연호하는 순간, 그는 갑자기 기수를 내동댕이치고 이리저리 날뛰기 시작했다. 잔치는 완전히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그후 미국의 더비던목장이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5년 계약기간에 135만달러였다. 당시까지 미국에서 최고가로 거래된 씨수말나슈어(Nashua)의 매매가가 125만2천2백달러였으니 그의 명성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미국에서 첫해 태어난 그의 자식 Tom Rolfe가 1세가 되던 1963년에 영국에서는 이미 최고의 씨수말 위치에 올랐다. 그래서 중동의 오일달러가 미국으로 밀려들어왔고, 빈센트 오브라이언도 그들과 동행했으며, 니진스키도 만들어질 수 있었다.

당시 더비던목장에는 미국 역사상 최고 전문가 올린 젠트리가 매니저로 있었는데 Ribot의 폭력 앞에는 그도 어쩔 수 없었는지 차이고 받히기를 수차례 경험하였다. 방목장에서 Ribot의 시야에는 어떤 씨수말도 보이지 않아야 했다. 아무도 그를 목장 밖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고향으로 되돌아 갈 수 없었다.

필자는 가끔 만일 Ribot의 성격이 조금만 더 점잖았더라면 서러브레드의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를 생각해 본다. 배합이론에 '국제적 원교배'란 방법이 있다. 어느 특정지역에서 근친에 근친을 되풀이하여 무력화되어 버린 혈통에 대한 처방으로 전혀 이질적인 피를 수혈해 주면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비유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유럽의 Nasrullah가 싱싱한 미국의 Native Daner를 만나 Bold Ruller가 탄생했듯….

필자의 생각으로도 맞는 듯 하다. St.Simon의 유럽 혈통이 미국에서 신선한 파트너를 만났으니 그의 위력은 배가 되지 않았을까? 그래서 유럽과 미국은 가끔 서로 말들을 바꾸어 교배했던 것은 아닐까? 혼혈가수 중에 내가 최고라고 여기는 가창력의 소유자가 있듯이…. 끝.

글 / 김종식 푸른목장 대표
2006/01/04 00:49 2006/01/04 00:49

아! 알리다여 알리다여...

Alydar와 칼루멧 목장
알리다의 이름은 여 생산자 Markey의 친구 알리 칸 왕자(Prince Aly Khan)를 위해 이름 붙여진 ‘Aly darling’이란 뜻이다.

알리다는 ‘Affirmed와 Alydar’의 한쪽 부분으로 기억되고 있는데, 그만큼 이들의 라이벌 관계는 미국 경마 역사상 최고의 화젯거리이기도 했다.

한편 칼루멧 목장은 1900년대 중반 미국의 최고 생산목장이다. 창설 후 10년 만에 최고 상금수득목장, 최우수목장의 영예를 10년 이상 연속해서 독점했다.

여기에는 더비마 8두(삼관마 2두 포함), 연도대표마 선정 5두, 명예의 전당 헌액말 11두, 수많은 챔피언, 그리고 미국 역사상 최고의 씨수말 Bull Lea 등등… 그 영광의 나열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백번을 양보하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칼루멧 목장의 파산…반세기도 채 이어가지 못한 영광의 끝자락에 Alydar의 처참한 죽음이 있었으니, 사람들은 이를 20세기 최대의 미스터리라 부른다.

그리고 필자는 이를 우리의 정서인 한(恨)이란 글자로 풀어 보려 한다.

Affirmed와 Alydar
Alydar는 1975년 3월 22일 켄터키 칼루멧 목장에서 Raise A Native와 Nasrullah의 손녀딸 Sweet Tooth 사이에서 태어난 밤색 수말이다.

많은 경주마에게 별명이 있는데, Alydar는‘경주에 지게 되면서 더욱 인기가 높아진 말’로 이해함이 타당할 것이다.

77년부터 78년까지 삼관마 경주를 거치면서 Affirmed와 10번 대결했는데 3승 7패(10번째 경주의 승리는 상대방의 진로방해로 얻은 실격승임)를 기록했다. 이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2번 이길 때는 3½마신, 1¼마신 착차였다. 질 때는 목차, 머리차, 코차였다. 켄터키더비에서의 1½마신차가 가장 크게 완패한 경우이고 프리크니스스테이크스에서는 목차, 벨몬트스테이크스에서는 머리차였다.

조카(부마쪽에서 볼 때 Alydar는 Affirmed의 삼촌이다)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는 총 22마신 차이로 여유있게 후착마를 따돌리고 삼관마에 등극했을 것이다.

마지막 실격승을 양보받았을 때 그의 비통한 표정이 눈에 선하다. 2세, 3세 챔피언 선정 때도 Affirmed에게 패하면서 “가장 위대한 차점 탈락자”란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그는 점점 신경질을 부리고 쌓인 스트레스로 벽을 걷어차는 등 자학하곤 했다.

씨수말로 명예회복을 노리다
3년간 26회 출주해 1착 14회, 2착 9회로 수득상금이 100만달러에 약간 못 미친 채 경주생활을 은퇴하고 고향에서 씨수말로 데뷔하면서 그는 마음을 비우려 무진 애썼다. 각고의 노력 끝에 그의 성적은 Affirmed를 대차로 앞질렀다.

1회 교배료가 25만달러에 달하고(올해 초 고령으로 안락사된 Affirmed의 교배료는 3만달러 수준) 첫 자마군 1세마들이 키니랜드 경매에서 80만달러를 가볍게 뛰어 넘어 단숨에 노던댄서에 이어 2인자의 자리에 오른다.

670만달러를 수득하여 당시 최고 상금마가 된 Alysheba, 선데이사일런스의 영원한 파트너 Easy Goer, 90년 올해의 말 Criminal Type, 91년 더비마 Strike The Gold 등 수많은 준족들을 세상에 내보내면서 86년부터 사망한 해인 90년까지 최고의 씨수말로 자리잡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몹쓸 인간들이 채 아물지도 않은 그의 가슴을 다시 쥐어뜯기 시작했으니, 빚쟁이들에게 그의 교배료 2∼3년치를 앞당겨 팔아먹은 것이다.

칼루멧의 몰락과 Alydar의 죽음
이제 미국 경마 역사상 최고의 미스터리이자 아직도 의혹만 더해가는 그의 죽음을 이야기할 때인 것 같다.

1930∼40년대의 짧은 목장의 전성기는 1950년 설립자 Warren Wright Jr가 죽으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상속자들이 고인의 손녀사위 Lundy라는 이방인을 경영자로 추대하고 난 뒤부터다.

Alydar가 죽은 지 정확히 8개월 후부터 파산절차가 시작되고 오래지 않아 경매에 부쳐졌다. 당시 그 목장을 욕심냈던 3,000명 이상이 경매에 참여했는데 낙찰가격은 Alydar 보험금 3,650만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니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다만, 돈을 너무 흥청망청 쓴 결과로 추측될 뿐이다. 자꾸만 들어오는 수입금을 주체할 수 없어 누구든지 보이는 대로 먼저 쓰는 이가 임자였으니, 목장 매니저의 1년 판공비가 100만달러가 넘고 경영자 Lundy가 죽은 후 그가 사용처도 밝히지 않고 가져간 현금이 3억달러가 넘는다는 증언도 나왔다(목장 최초의 미스터리 Lundy의 의문사는 보험금을 노린 사건이란 것이 최근 수사 결과 밝혀졌다).

빚쟁이들은 Alydar의 교배료를 받아 챙기기 위해 줄을 섰다. 경주마 시절의 울분을 억지로 삭이고 있던 그에게는 이제 삶 자체가 고통이었으리라. 그는 빌었다. - 앞으로 나의 후손들은 인간들을 위해 절대로 빨리 달리지 말라 - 정말 그의 손자세대부터는 평범한 가문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1990년 11월 13일 저녁 Alydar의 사고 소식이 매스컴을 타고 전국에 전해졌다. “오른쪽 뒷다리 정강이뼈가 완전히 부러졌다. 이유는 마방문을 심하게 걷어찼기 때문이다.” 경주마 시절 기수의 회고에 의하면 은퇴 후 Alydar에게는 분명히 자학증세가 있었다. 마방에서 “헤이, 챔프”하고 부른 후 몸을 숨기면 그를 부른 사람이 모습을 보여줄 때까지 스스로 가해행위를 했다고 한다. 이런 습성을 이용하여 마방문에 까치발을 설치하고 다리가 부러지기를 기다렸던 듯하다.

그러나 첫번째 사고는 치명적이지는 않았다. 수술 후 그는 분명히 안정되었고 건초도 잘 먹었다. 다음날 또 같은 사고가 났다. 그리고 다음날 죽었다. 어떤 사람들은 보험금 3,650만달러보다 살아 있는 채 교배료를 착취하는 것이 더 유리했으니 죽일 이유가 없었다고 말한다.

하여튼 오리무중이다. 사고 후 10년이 지난 2000년 2월에 미국 수사당국은 아직도 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장례식은 최고의 말에게만 베풀어지는 ‘Whole’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그의 가슴에 맺힌 한은 도저히 잠들 수 없을 것이다. 그 누구도 잠들게 하지 못할 것이다. 영원히….

글 / 김종식 푸른목장 대표
2006/01/04 00:27 2006/01/04 00:27

명마생산에 대한 특별기고


명마생산 운명인가, 인간의 비전과 의지인가

생명 설계도 DNA
생명의 모든 신비를 담고 있는 유전정보를 게놈(genome)이라고 한다. 게놈은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s)의 합성어이다.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인간 게놈프로젝트는 인간 DNA의 염기서열을 완전히 해독하여 유전질병으로부터 인간을 해방하는 신기술을 창출하는 진행을 하고 있다. DNA의 해독은 인간의 달착륙에 비견되는 제4의 혁명이라고 한다.

인터넷 정보혁명의 기수 손정의는 1차 농업혁명은 인간의 굶주림을 해결하는 혁명이고, 2차 산업혁명은 인간 근육의 해방 혁명이며, 3차 정보화 혁명은 인간지능의 혁명이라고 말한다. 4차 혁명인 생물혁명시대에는 생명의 설계도(DNA)를 완전 해독함으로써 인간의 노력과 의지로 생명의 선천적인 결함을 치료하고 더 나아가 생명 진화의 열쇠를 발견하여 자연계 환경의 생존경쟁, 돌연변이, 적자생존, 용불용설 등에서 상상도 못할 진화가 빠르게 나아갈지도 모른다.

과학자들은 미래에는 자신의 의도대로 지능과 능력, 성격을 겸비한 ‘맞춤 아기’도 탄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유전자의 기능과 관련, 독일의 한 교수는 “수십만년 동안 빙하기·수렵·채집 생활을 거쳐 농경생활을 해오며 축적된 인간의 유전자 정보가 불과 2∼3세대 만에 사무실 위주의 현대인 생활에 적응하게 됐다. 그런 까닭에 유전자가 환경에 맞지 않아 비만, 심장병,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그러면 유전자란 무엇인가?
모든 동식물은 세포라는 조그마한 수십 만개의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세포는 세포막과 막 내에 하나의 핵을 가지고 있다. 핵 내부에 염색체가 있는데, 염색체상에 이중 나선모양의 유전전달물질인 DNA가 존재한다. 같은 종(種)의 생명은 일정한 수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사람은 46개를 가지고 있고, 말은 64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교배시 정자와 난자는 각각 32개의 염색체와 결합하여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다. 유전자는 새로운 생명을 만드는 부모로부터 전달되는 유전 설계도 물질이다.

경주마 생산과 멘델법칙
경마에 흥미를 갖고 서러브레드를 생산하는 사람들은 현재 주요 혈류의 산맥을 차지하는 네아르코, 나스룰라를 생산한 이탈리아 마주이자 생산자인 페더리코 테시오를 최고의 생산자로 뽑고 있다. 그의 성공은 말을 잘 다루는 기술보다 서러브레드의 유전 잠재력을 파헤치는 깊은 통찰력과 연구로 가능했다. 그는 1906년 봄에 기차여행을 하던 중 옆좌석의 외국인이 읽던 ‘멘델리즘’이란, 독일어를 영어로 번역한 멘델잡종에 관한 책을 빌려 보고 서러브레드종의 혈통을 이해하게 되었다. 테시오는 2두의 서러브레드가 같은 양친에게서 태어난 형제간임에도, 그리고 부모가 다같이 체격이 좋고 뚜렷한 결점이 없는데도, 1두는 위대한 경주마가 되고 1두는 평범한 경주마가 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3가지 원칙을 가지고 마필 생산에 임했다.

첫째는 최고의 자질의 종마를 선택하는 것이다.
둘째는 닉스이론, 즉 짝이 잘 맞는 계통끼리 교배해 성공을 거두는 것이다.
셋째는 근친교배이다.

의심할 여지없이 최고의 유전자 자질을 가진 씨수말은 최고의 자마를 생산한 확률이 높다. 부모의 유전 기여도는 각각 50%씩이다. 서러브레드의 경우 부모로부터 자손에게 전달되는 유전율은 25∼30%이다. 경마의 세계에서는 코차이로 승부가 결판나는데, 25∼30%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크다. 그러나 최고의 씨수말이 항상 최고의 자마를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

닉스이론은 음식에도 궁합이 있듯이 유전자에도 궁합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서러브레드 계통은 주요 10개의 부계 혈통을 구성하고 있다. 노던댄서, 네이티브댄서, 나스룰라, 턴투, 파라스, 네아르코, 하이페리온, 세이트사이몬, 테디, 기타 혈통 등이 있고 계통들 간의 상호작용은 A계통-B계통은 우수한 경주마가 태어나지만, A계통-D계통은 우수하지 못한 마필이 통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경마장에 있는 94년 이후 입사한 외국산마 2,232두를 계열별로 분석한 결과 부계 노던댄서-모계 맨나 배합시 출주수당 등 상금을 가장 많이 수득했고, 그 다음이 프린스-프린스의 배합이고, 노던댄서와 니아크닉이 그 다음이다. 혈통을 연구하면 그만큼 명마생산 성공 확률에 근접할 수 있다.

서러브레드는 모두 서러브레드하고 근친교배하여 생산했다. 근친교배로도 명마를 생산할 수 있다. 피츠랙의 18.75% 법칙이론이다. 이 이론은 공통 선조가 부계 4대 6.25%와 모계 3대 12.5% 때 명마가 많이 생산된다고 한다.

근친번식은 우수한 형질을 자손에게 전달하는 장점이 있지만 좋지 않은 형질이 함께 후손에게 전달되는 단점도 있다. 경마장에 입사한 외국산마 2,232두를 근친과 수득상금 관계로 분석한 결과 근교계수가 0.30∼0.78%일 때 자마당 수득상금이 가장 많았고, 근교계수가 6.25% 이상일 때 적은 상금을 수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러브레드는 항시 신선한 혈통을 원한다.

경주마의 타고난 재능
두 마리의 서러브레드를 같은 조건의 애정, 합리적 사양관리, 과학적인 조교훈련, 초지 방목위주의 관리 속에 키운다고 해도 경쟁에서는 차이가 난다. 차이가 나는 것은 유전자의 질 차이에서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20세기 초 프랑스의 뷜리에르가 시작하여 미국의 로먼에 의해 완성된 ‘도시지 시스템’이라는 이론이 있다. 이 이론은 후대에 큰 영향을 준 씨수말의 목록을 작성하여 거리적성에 따라 브릴리언트(Brilliant·단거리), 인터미디어트(Intermediate), 클래식(Classic), 솔리드(Solid), 프로페셔널(Professional·장거리)로 분류하여 경주마가 어느 능력에 치우쳐 있는가를 수학적으로 측정하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속도와 지구력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면 도시지 지수가 1이 되고, 수치가 클수록 속도가 뛰어나고 작을수록 지구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속도와 지구력의 균형 정도를 계산하는 분포중심점은 -2∼+2의 범위를 가지며, 수치가 0에 가까울수록 클래식에 가깝고-수치는 단거리+수치는 장거리 말로 나타났다.

라스무센은 1929년 이래 도시지 지수가 4.00 이상, 분포중심점 1.25 이상의 값을 가진 경주마가 켄터키더비에서 우승한 예가 없다고 밝힌 뒤 이중자격마 도시지 시스템으로 발전시켰다. 도시지 시스템은 현재 마필교배시 국내산마 생산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도시지 이론의 문제점은 중요 씨수말 선정시 미국산마를 집중적으로 반영하였고, 씨암말 수치를 배제하였으며, 경주마 능력발휘 주요수단인 자연환경·육성·조교·기수능력을 배제한 부분이다.

2000년 6월까지 국내산마의 씨수말 자마의 출주당 수득상금을 분석한 결과 단거리(1,000∼1,400m)에서 두각을 나타낸 씨수말은 로드오브워, 로스트마운틴, 디디미순으로 나타났다. 중거리(1,700∼1,900m)에서는 디디미, 피어슬리, 로스트마운틴 순으로 나타났고 장거리(2,000∼2,300m)에서는 피어슬리, 글로리화이, 랜드러쉬 순으로 수득상금을 많이 획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것으로 보면 서러브레드 적성거리 능력은 부모로부터 유전된다고 할 수 있다.

경마와 혈통
경마가 재미있는 것은 단순하게 행운을 운에 맡기지 않고 말·기수·환경 등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추리하고 판단하여 즐기는 지적게임이기 때문이다.

21세기에는 자본, 노동, 토지 등 외형보다는 무형의 지식, 정보, 자신감,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한다. 따라서 경마에 있어서도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필의 잠재력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0년 전에 손자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러브레드의 적성거리는 유전될 확률이 많다. 그렇다면 마필혈통의 선조로부터 유전되는 잠재력 적성거리를 알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우선 경주에 출주한 마필의 적성거리를 알면 우승마 예측에 한층 더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생산자는 경주거리를 분석하여 3∼5년 후 경주 우승을 위해 씨수말과 씨암말 교배배합시 적성거리와 계통교배, 근친 등을 염두에 둔 교배배합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또 마주는 마필 거래시 현 경주체계와 맞는 혈통을 갖춘 마필을 구매할 수 있다. 조교사는 유전자의 능력한계를 깊이 인식하여 단거리 마필은 단거리에 맞게 조교계획을 수립하여 좀더 합리적인 조교훈련에 임할 수 있고, 경주 출주투표시 마필혈통 능력에 맞게 단거리면 단거리에 맞는 말을 출주하고, 장거리면 장거리에 맞는 말을 출주하여 우승의 확률을 더욱더 높일 수 있다.

우수한 성적을 거둔 말은 퇴역하여 제2의 혈통을 만들어 경마의 순환이 이루어진다. 경마란 혈통경주이기 때문에 경마고객, 생산자, 마주, 조교사는 혈통의 유전학적 능력한계를 깊이 인식하여 잠재되어 있는 재능을 최대한 발휘·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민족은 유목민족이다. 말을 잘 다루고 상마법(相馬法)에 대한 선견지명이 뛰어났다.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의 설화가 나오는 삼국유사에 보면 “주몽은 말을 키울 때 미리 준마를 알아보고 그 말은 잘 먹이지 않아 여위게 키우고, 좋지 않은 말은 잘 먹여 살을 찌워 남이 볼 때에 좋은 말로 보이도록 키웠다. 왕은 살찐 말이 좋은 말인 줄 알고 왕이 갖고, 여윈 말은 주몽에게 주었다”고 한다.

설화에서 알 수 있듯이 사료공급으로 평범한 마필을 명마로 만들 수는 없다.

말은 타고난 선천적 유전자질이 좋아야 한다. 그렇지만 씨앗이 우수하다고 좋은 꽃과 열매가 열리는 것이 아니다. 비옥한 토양, 온도, 습도뿐만 아니라 인간의 피와 땀, 눈물이 있어야 가능하다. 명마를 만들려면 혈통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말에 적합한 자연환경, 합리적 사료, 과학적 조교훈련, 초지 방목위주의 마필 관리와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미지에 대한 무한탐구 정신, 가능성에 대한 도전, 분투하는 노력이 있어야 진정한 명마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글 추만호 마사등록팀 과장
2006/01/03 23:41 2006/01/03 23:41

경주마 상식 - 수영조교(2)



수영을 시키는 방법
말이 물에 들어가면 고삐를 잡은 사람은 우선 유도봉의 끝을 재갈고리에 걸어 고삐와 나란히 모아쥔 다음 그 유도봉으로 말의 수영을 이끌되 말이 수영을 하는 동안 수영장의 외벽에 닿지 않도록 벽으로부터 60㎝∼1m 정도 거리를 유지한다. 조교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수영속도를 말에게만 맡기지 말고 어느 정도 빠른 속도로 수영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말을 이끄는 사람이 채찍으로 수면을 쳐서 몰아주거나, 막대 끝에 빈 깡통을 몇개 달고 그 안에 작은 돌을 넣어 말의 귀 언저리에서 소리를 내어 몰아준다.

대부분의 말은 처음 물에 들어가도 수영을 잘한다. 그러나 가끔 수영을 못하는 말도 있으므로 처음 실시하는 경우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영시간은 처음에는 1분 정도만 실시하다가 점차 늘려서 적응 정도에 따라 10~20분까지 증가시킨다.

어느 정도 수영에 익숙해지면 본격적인 수영조교 단계로 돌입해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을 시킬 수가 있다. 그 방법을 소개하면, 유산소운동의 경우 수영거리를 약 400m로 하고 수영속도는 분당 50~60m 정도로 하면 6~7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때 보통 경주마의 심박수는 분당 140~180회이며 호흡수는 18~35회 정도로 육상의 구보운동에 맞먹는 생체반응을 보인다. 이런 식의 유산소 수영운동은 1주일에 5회 정도 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무산소운동은 수영거리를 약 200m로 하고 수영속도는 분당 70m 정도로 하면 3~4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때 보통 경주마의 심박수는 분당 200회 정도이며 호흡수는 35~55회 정도로 육상의 습보운동에 맞먹는 생체반응을 보인다. 이런 식의 무산소 수영운동은 1주일에 1~2회로 족하다. 너무 자주하면 마체에 무리를 주어 오히려 역효과가 초래된다.

수영시킬 때의 주의사항
수영운동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말에 따라서는 물 속에 들어가면 겁을 먹고 상당히 당황해서 머리를 바짝 들어올리고 서투른 헤엄을 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끈을 앞으로 당겨서 두경부를 전방으로 늘어뜨리게 해 수영을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완전히 사지를 움직이지 않거나 옆으로 누워버리는 말들도 있는데, 이때는 신속한 임기응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수영 중에 엉덩이가 물 속에 잠겨 허우적대는 말은 꼬리를 지지봉(막대기 끝에 꼬리를 걸어 올릴 수 있는 장치를 한 것)으로 들어올려 헤엄칠 수 있도록 해 준다. 또 걱정스러운 눈길로 두리번거리는 말에게는 눈가리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수영 중에는 가슴 전체가 물에 잠기어 호흡기계에 부담을 많이 주므로 호흡기질환이 있는 말은 수영을 시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수영 중에는 허리에 상당한 힘이 걸리게 되므로 허리에 문제가 있거나 요통이 있는 말은 수영을 삼가는 것이 좋다.

말에게 안전하게 수영조교를 시키기 위해서는 수영 중인 말의 자세나 호흡상태 등을 항상 감시해야 한다. 또한 조교 진행과정에 참고하기 위하여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과중하지는 않은지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수영장에서의 퇴장
수영을 마치고 말을 끌어올릴 때는 미리 퇴장통로 10m 전쯤에서 수영속도를 서서히 떨어뜨린다. 퇴장통로에 들어서서 말의 앞다리가 바닥에 닿은 것이 확인되면 고삐끈을 끌어올려 말의 머리를 수면에서 완전히 들어올린다. 그리고 말에게 다리가 통로 바닥에 닿는 것을 확인시키고 조용히 끌어올린다.

퇴장할 때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영 자세로 돌진하거나, 옆으로 전도하거나, 웅크리거나, 헐떡거리며 소동을 부리거나 해서 사고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영을 하고 나오는 말들은 힘이 빠지고 매우 지친 상태이므로 다리의 지지력이 약해진다. 그런데 수영장에서 밖으로 올라오는 통로는 경사지게 마련이어서 이 경사도를 오를 때 다리를 헛디디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통로 밖으로 나오기 전에 말다리가 바닥에 닿은 지점에서 어느 정도 진정과 휴식을 취하게 하고 말이 진정된 기미가 보이면 그때 끌어내도록 한다.

수영조교 종료 후에는 심박수나 호흡수가 떨어질 때까지 정리운동으로 30분 정도 끌기운동을 시켜준다. 때로는 호흡수의 회복이 늦는 말이 있으므로 정리운동 중 호흡수에 항상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드문 일이지만 수영 중에는 호흡이 너무 거칠기 때문에 비공의 연약한 비점막에 손상을 입어 비출혈을 일으키는 말도 있다. 이 비출혈은 육상운동시의 폐출혈과는 다르므로 쉽게 지혈되며 그리 걱정할 것은 없으나 습관성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영운동을 하면 확실히 심폐기능이 향상되고 휴양마의 컨디션 유지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경주마의 수영운동은 어디까지나 보조운동이다. 말이 달리는 곳은 경주로다.

지면을 박차고 달릴 때는 마체의 운동기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진다. 수영운동만으로는 이런 충격을 감당할 수 있는 지지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경주로상의 본 조교에 충실해야 하며, 수영운동은 보조적 훈련수단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글 김병선 핸디캡 부장
2006/01/03 23:39 2006/01/03 23:39

경주마 상식 - 수영조교(1)



경주마의 무산소운동 조교

수영조교의 역사
말은 다른 동물에 비해 수영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닌 듯하다. 강을 건너 서식처를 옮기거나 맹수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없이 물에 뛰어들지는 몰라도 수영을 즐길 만큼 물과 친한 동물은 아니다. 길을 가다가도 물이 괴어 있으면 반드시 피해 간다. 달리다가도 물이 흥건하면 펄쩍 뛰어넘는다.

그렇지만 말은 오래전부터 수영을 해왔다. 고대 로마의 전투용 말이나 나폴레옹의 군마 그리고 아메리카의 인디언이 타던 말들은 전쟁에 대비해서 지구력을 기르기 위해 수영훈련이나 수영경주를 실시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경주마에게 있어서는 사람들의 ‘좀더 강한 말 만들기’에 대한 욕구가 끊임없이 작용되어 갖가지 훈련법이 적용되는데, 그중에 하나가 수영조교다. 미국에서는 1937년부터 서부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경주마들에게 수영을 시켜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 그 후로 많은 나라에서 경주마에게수영을 시켜 체력이 보강되었다는 보고가 있었으며, 각국의 경주마 트레이닝센터에 인위적으로 조성된 말 수영장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연중 날씨가 더운 나라에서는 주로 야외수영장을 만들어 사용하지만, 추운 나라에서는 실내수영장을 만들고 더운 물을 공급하여 말들이 추운 겨울에도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시설까지 갖춘 곳도 있다. 심지어 수영장 벽을 유리로 만들어 수영 중인 말의 몸동작을 밖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하거나 물의 흐름을 역방향으로 흐르도록 하여 말에게 운동부하를 더 주도록 설계된 초호화 말수영장을 갖춘 나라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제주도 육성목장과 원당 종마목장에 말수영장이 있어 육성마들에게 수영조교를 시키고 있으며, 서울경마장에도 2개의 말수영장이 있어 여름철에는 경주마들에게 수영을 시키고 있다. 제주도 조랑말 경주마의 경우는 별도의 수영장은 없으나 바닷물 속으로 말을 끌고들어가 고삐줄을 길게 하여 보트에 매달고 수영훈련을 시키는데, 그런 말들이 종종 좋은 성적을 내기도 한다.


수영조교의 대상 및 효과
수영조교를 시켜야 하는 특별한 대상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린 육성기의 말들에게는 물에 대한 공포감을 없애주고 말의 발육을 촉진시키기 위해 실시한다. 어린 시절부터 물에 대해 친근감을 주면 나중에 경주마가 되어 본격적으로 수영을 시킬 때 빨리 적응되어 훨씬 도움이 된다. 경주마로 활동하고 있는 성마의 경우도 근육의 유연성과 심폐기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수영조교를 많이 시킨다.

말이 수영을 할 때는 큰 코가 벌름거리며 숨소리가 수영장 실내에 크게 울려퍼질 정도로 격렬한 호흡을 한다. 그만큼 수영은 심폐기관을 자극한다는 증거다. 물 속에 들어가면 수압이 작용하여 흉곽이 압박돼 의도적인 노력성호흡이 필요하며, 그런 과정에서 호흡관련 근육들이 발달한다.

지상에서만 훈련할 경우에는 사용하는 근육이 한정되어 있는데, 수영을 하면서 주변의 다른 근육들을 함께 운동시킴으로써 실제 경주에서 주로 작용하는 근육을 도와 피로감을 지연시켜 주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수영조교의 대상으로 빼어 놓을 수 없는 것은 운동기질환에 걸려 휴양 중인 말이다. 관절염이나 건·인대염에 걸린 말들은 지상에서 운동을 하면 무거운 체중과 운동시 충격에 의해 환부에 무리를 주어 치유를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렇다고 장기간 운동을 전혀 시키지 않는다면 체중이 증가될 뿐만 아니라 말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나빠져서 세월이 흘러 운동기 질병이 치유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전만큼 잘 달리지 못하거나, 다시 예전 수준의 컨디션으로 회복되려면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정성스럽게 단계적 조교를 시켜야 한다. 그만큼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손해를 보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말들에게 수영을 시키면 체중의 유지는 물론 운동기 환부를 악화시키지 않으면서도 말의 심폐기능을 유지 또는 발달시키고 사지 근육의 퇴화도 예방해 운동기 질환이 치유된 직후 경주에 곧바로 복귀할 수가 있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질환을 앓고 있는 관절이나 건·인대의 주변 조직들을 강화시켜 보상작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므로 오히려 운동기질환의 치유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수영조교의 준비
수영 전에는 여러가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준비가 소홀하면 사고가 유발되거나 마체에 무리가 오기 때문이다.

수영운동 2∼3시간 전에는 건초 등 조사료 급여를 삼가는 것이 좋다. 복부압박으로 산통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마망굴레를 씌운 후 재갈을 물리고 마방고리에 재갈끈을 통과시켜 그 끝을 재갈에 부착시킴으로써 수영 중 굴레가 벗겨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영 중에 굴레가 풀어지면 말을 통제할 수 없어 낭패를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마체의 위축이나 폐출혈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영조교 개시 전 30분 정도의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심장마비나 마체 손상이 초래되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 샤워장에서 다리, 허리, 어깨 등의 순으로 물을 충분히 끼얹어 마체에 붙어 있는 모래나 지저분한 것을 씻어 주고 말이 물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게 좋다. 이밖에 말이 수영 중 물을 마시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수영 전에 반드시 충분하게 물을 먹여야 한다. 수영 중에 물을 마시면 사레에 걸리거나 기침을 반복하여 호흡곤란이 생길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말을 수영장 진입 통로까지 조용히 끌고가 진입로 외측에서 끈을 잡아 천천히 수영장 안으로 유도한다. 수영장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 뒤에서 채찍으로 쫓거나 또는 말의 앞다리가 물에 잠길 때까지 사람이 함께 진입로 안으로 끌고간다. 처음 수영장에 들어가는 말은 공포감을 갖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비교적 즐겁게 들어간다. 그러나 두번째부터는 수영장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하며 소동을 피우거나 도망다니는 말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말이 수영장 입장을 완강히 거부할 때에는 수영을 삼가고 우선 물에 대한 공포감을 없애주기 위해 무릎 정도까지 차는 물웅덩이를 수시로 걸어서 통과하는 연습을 시킨다. 그런 후에 수영장 진입을 재시도하면 수월하게 진입시킬 수가 있을 것이다. 서서히 단계적으로 물에 익숙해지면 대부분의 말은 자연스럽게 들어가게 된다.


글 김병선 핸디캡 부장
2006/01/03 23:33 2006/01/03 23:33

알고싶어요 - 경주마 체중


경주마 체중이 경주성적에 미치는 영향




▷ 경주마 체중의 중요성
경주마를 관리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목표는 경주에 출주하여 우승할 수 있도록 각 개체가 가지고 있는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케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주마는 육상선수처럼 평소의 생활리듬이 규칙적일 뿐만 아니라, 운동능력의 향상과 유지를 위해 영양관리·조교·휴식 등의 모든 과정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관리되고 있다.

경주마를 관리할 때 영양과 운동량의 과·부족, 컨디션 조절과 건강상태의 확인 등에서 체중이나 체중의 변동은 중요한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주에 출주하는 모든 경주마는 경주 전에 현 체중은 물론 전번 출주 당시의 체중에 비교한 변동량을 공표하고 있다.


▷ 경주마 체중의 공표 과정
경주에 출주하는 모든 마필은 해당 경주별 발주시간 3시간10분 전에 경주전 도핑검사를 위한 시료(혈액)를 채취한 후 출주대기마사에서 대기한다. 그리고 발주시간 80∼90분 전에 출주대기마사에서 수의위원이 체중을 측정하여 공표한다. 올 7월 15일 이전에는 경주마가 장안소에 도착하는 즉시 체중을 측정했기 때문에 말의 흥분에 의한 요동으로 오차 요인이 있었으나, 현재는 출주대기마사에서 2시간 정도 대기한 후 측정하므로 체중의 정확도가 더 높아졌다.

▷ 경주마 체중은 어느 정도인가
서울경마공원 전체 출주마의 평균체중(±표준편차)은 445.9(±28.6)kg이다. 체중은 개체별 유전적 특징과 성별, 연령, 영양상태, 운동량, 계절 및 출주간격 등 여러 요인에 의해 변동될 수 있다.

성별 비교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수말이 가장 높고 거세마와 암말 순으로 체중이 낮아진다. 연령별로는 2세에서 7세 사이의 경주마를 조사한 결과 일반적으로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체중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별로는 가을철이 가장 높고 겨울, 여름, 봄 순으로 체중이 낮아진다. 출주간격별로는 출주간격이 2주 이내인 경우에 가장 낮고, 출주간격이 길어질수록 체중이 증가되며, 4주 간격으로 출주하는 마필의 체중이 평균에 가장 근접한 값을 보인다.


▷ 출주마 체중 증감 요인은 무엇인가
신생마는 체중의 70∼75%, 성마는 약 60%가 수분에 의해 결정되므로 체중을 측정하는 당시의 수분섭취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전체 출주마의 평균적 개념으로 조사를 하여 일반적인 출주마의 체중 변동을 비교해 보면, 대체적으로 여름과 가을에는 전번 출주시 체중보다 현체중이 증가되고 봄과 겨울에는 감소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겨울철에 가장 많은 체중감소를 보이며, 변동폭은 가을철에 가장 크게 나타난다. 출주간격이 3주 이내인 경우는 일반적으로 체중이 감소되며, 출주간격이 5주 이상인 경우는 증가되며, 출주간격이 4주인 경우에는 체중변동이 가장 적게 나타난다.

▷ 경주마의 체중에 영향을 미치는 생리적 요인
일상적인 체중 증가 요인으로는 1일 사료 섭취량 9kg과 수분섭취량 28kg 등이 있다. 실험에 의하면 야윈 말의 경우 정상적인 영양관리를 할 경우 10일간 체중이 약 5%인 22kg 정도는 증가될 수 있다. 체중의 감소 요인으로는 1일 배변량이 15∼20kg(1∼2kg/회), 배뇨량이 5kg, 기타 호흡 및 땀 등에 의한 배설량이 19kg 정도다. 날씨와 기온에 따라 배변, 배뇨, 호흡 및 땀에 의한 배설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개체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수분섭취가 제한된 상황에서 땀과 호흡 등에 따른 탈수로 체중이 일시적으로 약 5%(약 22kg) 이상 감소될 경우 수의학적으로 임상적 주의를 요한다. 장기적인 체중 증가 요인으로는 운동기 질환에 의한 장기 휴양기간 중 영양섭취와 운동량의 불균형 등이 있다. 또 체중 감소 요인으로는 만성질환, 기생충 감염, 사료질 저하, 운동과다 등이 있다.

▷ 체중이 줄거나 늘었을 경우 경주성적이 달라지는가
경주에 출주하는 경주마의 체중 변동이 경주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95∼98년 3년간 출주마 1만4,093두를 대상으로 체중 변동량(전경주 체중-출주시 체중)을 5kg 단위로 구간을 나누어 각각의 군에 해당하는 평균착순을 계산해 비교하였다. 그 결과 체중이 10kg 이내에서 증가 또는 감소한 경우에 평균착순이 가장 좋았고, 변동량이 그 이상인 경우에는 5kg 단위로 체중 변동량이 증가될수록 성적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급격한 체중 감량 또는 증가시 어떤 결과가 있는가
급격한 체중 변동이 있는 경우에는 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수분섭취량의 변화, 운동량의 변화, 사료섭취량, 질병 여부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이다.

체중이 늘어나는 경우는 주로 질병 또는 다른 원인으로 인해 영양섭취량에 비해 운동량이 부족해진 때문이다. 이와 달리 체중의 감소는 수분섭취량 감소, 과도한 조교, 기생충 감염 및 만성질환이 주원인일 경우가 많다. 특히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탈수 예방을 위해 수분섭취량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가장 적절한 체중관리란 어떤 것인가
경주마의 개체별 성별, 연령, 체고, 조교단계 및 체격 등에 따라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여야 한다. 특히 수분대사 불균형에 의한 탈수 등으로 급격한 체중변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한다.

▷ 마체중에 대해서 고객들이 알아둬야 할 사항
경주마는 성별, 연령, 체격, 계절, 사료섭취량, 수분섭취량, 분뇨배설량, 땀배설량 등에 따라 정상적으로도 체중이 큰 폭으로 변동할 수 있다. 하지만 체중변동이 ±10kg 이상일 때에는 당해마의 평소체중, 성, 연령, 출주간격, 계절, 영양상태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글 김준규 마필보건소 과장
2006/01/03 23:29 2006/01/03 23:29

맨 오워(Man O′ War)
“역사를 다시 쓴 말”

그 다음 주 맨오워는 자키 클럽(Jockey Club : 현재는 골드컵) 스테이크스에서 1과 1/2마일을 2분28초80에 주파해 또 하나의 미국 신기록을 세웠는데, 이 기록은 향후 17년간 깨지지 않았다. 그는 이어 포토맥 핸디캡에서도 와일드에어, 블레이지스, 그리고 켄터키더비 우승마인 폴존스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경주에서 그는 다리 힘줄에 문제가 약간 생겼는데, 퓨스털은 그가 한 경주만 더 뛰어주기를 원했다.

맨오워의 경력 중에서 최고의 경주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 트리플크라운을 제패한 말로 유명한 캐나다 말 서바톤(Sir Barton)과의 대결이었다. 1920년 10월 12일, 그들이 만난 곳은 케닐워스 파크 골드컵이 열린 온타리오의 윈저였다. 1과 1/4마일을 달리는 그 경주에서 맨오워는 120파운드를, 그리고 서바톤은 126파운드를 짊어졌는데, 맨오워가 무려 7마신이나 앞서며 승리를 거뒀다.14) 맨오워는 경주기록에서도 종전보다 자그마치 6초 이상이나 앞서는 기록을 세웠다. 맨오워는 여러 곳으로부터 출전 제의를 받았지만, 그 경주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하였는데, 이미 신화적인 말이 되어 있었다. 지난 세기 가장 위대한 말이 누구인가 - 콜린(Colin)15)인가 아니면 시스온비(Sysonby)16)인가 - 라는 논쟁은 경마인들 사이에서 꼬리를 감추고 말았다. 둘 다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서러브레드 역사상 가장 많은 상금인 24만9,465달러를 벌어들이고 은퇴를 했으며, 1919년 6월부터 시작해 1920년 10월에 이르는 16개월 동안 경마 역사책을 새로 썼다. 그는 그저 기록들을 갈아 치운 게 아니라, 그것들을 영원히 지워버린 것이다. 그가 출전한 경주들을 정리해 보자.


□ 2세마 시절 : 챔피언 2세 수말
- 킨 메모리얼(Keene Memorial) 스테이크스
- 유스풀(Youthful) 스테이크스
- 허드슨(Hudson) 스테이크스 : 130파운드 부담
- 트레몬트(Tremont) 스테이크스 : 130파운드 부담
-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호텔(United States Hotel) 스테이크스 : 130파운드 부담
- 그랜드 유니온 호텔(Grand Union Hotel) 스테이크스 : 130파운드 부담
- 호프풀(Hopeful) 스테이크스 : 130파운드 부담
- 벨몬트 퓨트리티(Belmont Futurity) : 127파운드 부담
- 샌퍼드(Sanford) 스테이크스 : 2위

□ 3세마 시절 : 올해의 말, 챔피언 3세 수말
- 프리크니스(Preakness) 스테이크스
- 벨몬트(Belmont) 스테이크스 : 20마신 차이 우승, 1과 3/8마일 세계 신기록
- 드와이어(Dwyer) 스테이크스 : 1과 1/8마일 세계 신기록
- 위더스(Withers) 스테이크스 : 1마일 미국 신기록
- 스타이비선트(Stuyvesant) 핸디캡 : 135파운드 부담
- 밀러(Miller) 스테이크스
- 트래버스(Travers) 스테이크스 : 1과 1/4마일 경주기록과 동일
- 로렌스 리얼라이제이션(Lawrence Realization) 스테이크스 : 100마신 차이 우승, 1과 5/8마일 세계 신기록
- 자키 클럽(Jockey Club) 스테이크스:15마신 차이 우승, 1과 1/2마일 미국 신기록
- 포토맥(Potomac) 핸디캡 : 138파운드 부담, 1과 1/6마일 경주 신기록
- 케닐워스 파크 골드 컵(Kenilworth Park Gold Cup) : 1과 1/4마일 경주 신기록

1947년판 ‘미국의 경주마들(American Race Horses)’이라는 책의 서문에서, 경마기자이자 경마사가였던 조 팔머(Joe Palmer)는 맨오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그는 그저 물리친 것이 아니라, 철저히 짓밟아 버렸다. 그는 세계 기록을 세우기 위해 달린 것이 아니고, 그들을 앞지르기 위해 질주한 것이다. 그는 당대의 다른 말들에 비해 워낙 출중하였기 때문에, 존 그리어가 맞섰던 단 한 경주를 제외하고는 감히 그에게 도전할 수 없었다. 1920년은 그가 경마를 지배한 해였다. 그 어떤 운동 선수도 - 틸던(Tilden)17), 존스(Jones)18), 뎀프시(Dempsey)19), 루이스(Louis)20), 누르미(Nurmi)21), 도프(Thorpe)22), 또는 그 어느 누구라도 - 자신의 분야에서 그런 지배력을 행사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 밤색 망아지가 경주마로서 은퇴를 할 무렵 새뮤얼 리들은 그의 몸값으로 100만달러를 제의받았다. 그는 그것을 거절하고 말았는데, 서러브레드가 그만큼의 값을 받고 팔리기까지는 그후 35년 이상이 걸렸다. 맨오워의 씨수말 경력 또한 경주마로서의 그것만큼 화려하다. 켄터키 렉싱턴의 히나타목장에서 그는 첫 해에 13마리의 새끼를 낳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말이 아메리칸플래그(American Flag)였다. 리들은 자신 소유의 암말 외에는 맨오워의 종부를 허락하지 않았다. 따라서 후손들이 세운 우승으로 인해 선두적인 씨수말 자리에 오르긴 했지만, 좀더 좋은 암말들과 교배했더라면 그는 아마 더욱 훌륭한 씨수말 경력을 쌓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맨오워가 배출한 후손들 중에는 트리플크라운 우승마인 워애드머럴(War Admiral), 크루세이더(Crusader), 블락케이드(Blockade), 워히어로(War Hero), 워레릭(War Relic), 클라이드반듀젠(Clyde Van Deusen), 그리고 배틀십(Battleship) 등이 있다. 그는 총 379마리를 낳았는데, 그들은 모두 1,286승을 기록했다.

1921년부터 그가 죽기 3개월 전인 1947년까지 맨오워는 켄터키 렉싱턴에 있는 리들의 히나타목장과 뒤에 옮겨 간 파어웨이(Faraway)목장에서 대략 최소 150만명에서 300만명 이상의 방문을 받았다. 이들은 어딘지도 모르는 지역의 한 가운데 있는 작은 마을을 찾아 전세계로부터 왔으며, 목장에 당도하기 위해 좁은 시골길 - 러셀 케이브 파이크(Russell Cave Pike) -을 여행해야만 했다. 그 모두는 신화가 된 말을 한 번이라도 보려는 노력들이었다.

1947년 말솜씨가 좋은 그의 자상한 관리사였던 윌 하벗(Will Harbut)이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되는데, 그로부터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최고의 말(The most horse)’23) 또한 서른살의 나이로 심장마비의 희생자가 된다. 맨오워의 장례는 전 국민의 추모를 받았다. 1947년 11월 1일 맨오워가 서른살의 나이로 사망하자 조 팔머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옛 시절은 이제 결국 끝이 나고, 마지막 연결고리마저 끊어져 버렸다. 미국 경마계는 단 하나의 살아 있는 상징이자 동경의 대상인 최고의 정열적인 말을 잃었으며, 앞으로 그런 말을 다시는 보지 못할 것 같다. 그는 경마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또 그를 보러 온 모든 여행객들에게 ‘경마’ 그 자체였다.”

팔머는 또 “맨오워가 보통의 말 이상은 아니었다고 한다면, 과거 그 어느 때에도 말이라는 동물은 없었으며, 나는 감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의 장례는 라디오를 통해 방송되었으며 전세계 언론들이 그것을 보도하였다. 리들은 맨오워가 살아 있을 때, 허버트 하젤타인(Herbert Hazeltine)에게 기념 청동상을 조각하도록 주문해서 그의 무덤에 세워 놓았다. 1977년 맨오워와 그의 유명한 조각상은 켄터키 호스 파크(Kentucky Horse Park)로 옮겨졌다. 그리하여 지금도 그는 차량 진입로가 끝나는 지점의 바로 그곳에서 여전히 전세계로부터 오는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20세기, 그리고 어쩌면 지난 1,000년 동안 가장 위대했던 서러브레드를 추모하며….


글 배기한 제2육성목장 전담반 대리


주 14)
당시 서바톤의 기수는 경주 바로 직전에 기존의 얼 산데(Earle Sande)에서 프랭크 키프(Frank Keogh)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당시 서바톤은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또한 경주 후 맨오워의 등가죽에 상처가 나 있는 것을 퓨스털이 발견하였다.
주 15)
코만도(Commando)와 파스토렐라(Pastorella)와의 사이에서 태어남. 1905~1932년. 15승 무패.
주 16)
멜톤(Melton)과 옵타임(Optime)의 사이에서 태어남 .1902~1906년. 15전 14승.
주 17)
1893~1953년. 1920년대 테니스계를 주도했던 선수.
주 18)
1902~1971년. 처음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아마추어 골프선수.
주 19)
1895~1983년. 1919년부터 1926년까지 헤비급 챔피언을 지낸 미국 프로 복싱 선수.
주 20)
1903~1941년. 미국 프로 야구계의 대타자. 일명 루 게리그(Lou Gehrig).
주 21)
1897~1973년. 1920년대 장거리 육상종목을 석권했던 핀란드 선수.
주 22)
1888~1953년. 스포츠 역사상 가장 훌륭한 만능 운동선수로 꼽히는 미식축구 선수.
주 23)


이 말은 원래 하벗이 맨오워를 찾아 온 사람들에게 그의 무용담을 이야기하며 자랑삼아 썼던 표현으로, 한 잡지에서 재미난 그의 말을 인용한 이후 맨오워를 지칭하는 대명사로 일반인들도 널리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벗의 말은 다음과 같았다.“He wuz de mostest hoss...”
2006/01/03 23:26 2006/01/03 2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