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Articles, Search Results for '2006/01/03'

  1. 2006/01/03 명마생산에 대한 특별기고
  2. 2006/01/03 경주마 상식 - 수영조교(2)
  3. 2006/01/03 경주마 상식 - 수영조교(1)
  4. 2006/01/03 경주마 체중이 경주성적에 미치는 영향
  5. 2006/01/03 맨 오워(Man O′ War) -2
  6. 2006/01/03 경주마의 무산소운동 조교
  7. 2006/01/03 일본인이 본 한국경마
  8. 2006/01/03 맨 오워(Man O′ War)
  9. 2006/01/03 경주마상식 - 경주마의 유산소 조교
  10. 2006/01/03 말의 행동관찰을 통한 이상징후 발견
  11. 2006/01/03 평보는 경주마나 사람에게 좋은 전신운동
  12. 2006/01/03 하절기 조교의 문제점과 극복방법
  13. 2006/01/03 말도 이온음료를 좋아할까?
  14. 2006/01/03 살찐 말은 못 달린다
  15. 2006/01/03 적혈구는 산소운반 트럭
  16. 2006/01/03 정보경마에 대한 논란
  17. 2006/01/03 가솔린·디젤 겸용 엔진을 단 경주마
  18. 2006/01/03 능력은폐와 기승법부적절
  19. 2006/01/03 기수의 일과/새벽을 여는 말굽소리
  20. 2006/01/03 심장과 경주능력/말의 심장은 고성능 산소펌프
  21. 2006/01/03 경마를 건전한 놀이로 즐겨야
  22. 2006/01/03 정보경마 및 부담중량을 통한 부정경마
  23. 2006/01/03 조교를 하면 근육의 부피와 무게가 증가한다
  24. 2006/01/03 말에 포도주나 위스키를 마시게 했다
  25. 2006/01/03 경마의 올림픽 '98.브리더스컵 경주
  26. 2006/01/03 경주마의 천국 리토트레이닝센터
  27. 2006/01/03 미국에서도 약물검사를 실시하다
  28. 2006/01/03 직업병으로 고통받는 경주마
  29. 2006/01/03 부정경마는 교수형으로 다스렸다
  30. 2006/01/03 영원한 퇴출대상 ‘부정경마’
명마생산에 대한 특별기고


명마생산 운명인가, 인간의 비전과 의지인가

생명 설계도 DNA
생명의 모든 신비를 담고 있는 유전정보를 게놈(genome)이라고 한다. 게놈은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s)의 합성어이다.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인간 게놈프로젝트는 인간 DNA의 염기서열을 완전히 해독하여 유전질병으로부터 인간을 해방하는 신기술을 창출하는 진행을 하고 있다. DNA의 해독은 인간의 달착륙에 비견되는 제4의 혁명이라고 한다.

인터넷 정보혁명의 기수 손정의는 1차 농업혁명은 인간의 굶주림을 해결하는 혁명이고, 2차 산업혁명은 인간 근육의 해방 혁명이며, 3차 정보화 혁명은 인간지능의 혁명이라고 말한다. 4차 혁명인 생물혁명시대에는 생명의 설계도(DNA)를 완전 해독함으로써 인간의 노력과 의지로 생명의 선천적인 결함을 치료하고 더 나아가 생명 진화의 열쇠를 발견하여 자연계 환경의 생존경쟁, 돌연변이, 적자생존, 용불용설 등에서 상상도 못할 진화가 빠르게 나아갈지도 모른다.

과학자들은 미래에는 자신의 의도대로 지능과 능력, 성격을 겸비한 ‘맞춤 아기’도 탄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유전자의 기능과 관련, 독일의 한 교수는 “수십만년 동안 빙하기·수렵·채집 생활을 거쳐 농경생활을 해오며 축적된 인간의 유전자 정보가 불과 2∼3세대 만에 사무실 위주의 현대인 생활에 적응하게 됐다. 그런 까닭에 유전자가 환경에 맞지 않아 비만, 심장병,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그러면 유전자란 무엇인가?
모든 동식물은 세포라는 조그마한 수십 만개의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세포는 세포막과 막 내에 하나의 핵을 가지고 있다. 핵 내부에 염색체가 있는데, 염색체상에 이중 나선모양의 유전전달물질인 DNA가 존재한다. 같은 종(種)의 생명은 일정한 수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사람은 46개를 가지고 있고, 말은 64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교배시 정자와 난자는 각각 32개의 염색체와 결합하여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다. 유전자는 새로운 생명을 만드는 부모로부터 전달되는 유전 설계도 물질이다.

경주마 생산과 멘델법칙
경마에 흥미를 갖고 서러브레드를 생산하는 사람들은 현재 주요 혈류의 산맥을 차지하는 네아르코, 나스룰라를 생산한 이탈리아 마주이자 생산자인 페더리코 테시오를 최고의 생산자로 뽑고 있다. 그의 성공은 말을 잘 다루는 기술보다 서러브레드의 유전 잠재력을 파헤치는 깊은 통찰력과 연구로 가능했다. 그는 1906년 봄에 기차여행을 하던 중 옆좌석의 외국인이 읽던 ‘멘델리즘’이란, 독일어를 영어로 번역한 멘델잡종에 관한 책을 빌려 보고 서러브레드종의 혈통을 이해하게 되었다. 테시오는 2두의 서러브레드가 같은 양친에게서 태어난 형제간임에도, 그리고 부모가 다같이 체격이 좋고 뚜렷한 결점이 없는데도, 1두는 위대한 경주마가 되고 1두는 평범한 경주마가 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3가지 원칙을 가지고 마필 생산에 임했다.

첫째는 최고의 자질의 종마를 선택하는 것이다.
둘째는 닉스이론, 즉 짝이 잘 맞는 계통끼리 교배해 성공을 거두는 것이다.
셋째는 근친교배이다.

의심할 여지없이 최고의 유전자 자질을 가진 씨수말은 최고의 자마를 생산한 확률이 높다. 부모의 유전 기여도는 각각 50%씩이다. 서러브레드의 경우 부모로부터 자손에게 전달되는 유전율은 25∼30%이다. 경마의 세계에서는 코차이로 승부가 결판나는데, 25∼30%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크다. 그러나 최고의 씨수말이 항상 최고의 자마를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

닉스이론은 음식에도 궁합이 있듯이 유전자에도 궁합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서러브레드 계통은 주요 10개의 부계 혈통을 구성하고 있다. 노던댄서, 네이티브댄서, 나스룰라, 턴투, 파라스, 네아르코, 하이페리온, 세이트사이몬, 테디, 기타 혈통 등이 있고 계통들 간의 상호작용은 A계통-B계통은 우수한 경주마가 태어나지만, A계통-D계통은 우수하지 못한 마필이 통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경마장에 있는 94년 이후 입사한 외국산마 2,232두를 계열별로 분석한 결과 부계 노던댄서-모계 맨나 배합시 출주수당 등 상금을 가장 많이 수득했고, 그 다음이 프린스-프린스의 배합이고, 노던댄서와 니아크닉이 그 다음이다. 혈통을 연구하면 그만큼 명마생산 성공 확률에 근접할 수 있다.

서러브레드는 모두 서러브레드하고 근친교배하여 생산했다. 근친교배로도 명마를 생산할 수 있다. 피츠랙의 18.75% 법칙이론이다. 이 이론은 공통 선조가 부계 4대 6.25%와 모계 3대 12.5% 때 명마가 많이 생산된다고 한다.

근친번식은 우수한 형질을 자손에게 전달하는 장점이 있지만 좋지 않은 형질이 함께 후손에게 전달되는 단점도 있다. 경마장에 입사한 외국산마 2,232두를 근친과 수득상금 관계로 분석한 결과 근교계수가 0.30∼0.78%일 때 자마당 수득상금이 가장 많았고, 근교계수가 6.25% 이상일 때 적은 상금을 수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러브레드는 항시 신선한 혈통을 원한다.

경주마의 타고난 재능
두 마리의 서러브레드를 같은 조건의 애정, 합리적 사양관리, 과학적인 조교훈련, 초지 방목위주의 관리 속에 키운다고 해도 경쟁에서는 차이가 난다. 차이가 나는 것은 유전자의 질 차이에서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20세기 초 프랑스의 뷜리에르가 시작하여 미국의 로먼에 의해 완성된 ‘도시지 시스템’이라는 이론이 있다. 이 이론은 후대에 큰 영향을 준 씨수말의 목록을 작성하여 거리적성에 따라 브릴리언트(Brilliant·단거리), 인터미디어트(Intermediate), 클래식(Classic), 솔리드(Solid), 프로페셔널(Professional·장거리)로 분류하여 경주마가 어느 능력에 치우쳐 있는가를 수학적으로 측정하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속도와 지구력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면 도시지 지수가 1이 되고, 수치가 클수록 속도가 뛰어나고 작을수록 지구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속도와 지구력의 균형 정도를 계산하는 분포중심점은 -2∼+2의 범위를 가지며, 수치가 0에 가까울수록 클래식에 가깝고-수치는 단거리+수치는 장거리 말로 나타났다.

라스무센은 1929년 이래 도시지 지수가 4.00 이상, 분포중심점 1.25 이상의 값을 가진 경주마가 켄터키더비에서 우승한 예가 없다고 밝힌 뒤 이중자격마 도시지 시스템으로 발전시켰다. 도시지 시스템은 현재 마필교배시 국내산마 생산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도시지 이론의 문제점은 중요 씨수말 선정시 미국산마를 집중적으로 반영하였고, 씨암말 수치를 배제하였으며, 경주마 능력발휘 주요수단인 자연환경·육성·조교·기수능력을 배제한 부분이다.

2000년 6월까지 국내산마의 씨수말 자마의 출주당 수득상금을 분석한 결과 단거리(1,000∼1,400m)에서 두각을 나타낸 씨수말은 로드오브워, 로스트마운틴, 디디미순으로 나타났다. 중거리(1,700∼1,900m)에서는 디디미, 피어슬리, 로스트마운틴 순으로 나타났고 장거리(2,000∼2,300m)에서는 피어슬리, 글로리화이, 랜드러쉬 순으로 수득상금을 많이 획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것으로 보면 서러브레드 적성거리 능력은 부모로부터 유전된다고 할 수 있다.

경마와 혈통
경마가 재미있는 것은 단순하게 행운을 운에 맡기지 않고 말·기수·환경 등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추리하고 판단하여 즐기는 지적게임이기 때문이다.

21세기에는 자본, 노동, 토지 등 외형보다는 무형의 지식, 정보, 자신감,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한다. 따라서 경마에 있어서도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필의 잠재력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0년 전에 손자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러브레드의 적성거리는 유전될 확률이 많다. 그렇다면 마필혈통의 선조로부터 유전되는 잠재력 적성거리를 알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우선 경주에 출주한 마필의 적성거리를 알면 우승마 예측에 한층 더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생산자는 경주거리를 분석하여 3∼5년 후 경주 우승을 위해 씨수말과 씨암말 교배배합시 적성거리와 계통교배, 근친 등을 염두에 둔 교배배합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또 마주는 마필 거래시 현 경주체계와 맞는 혈통을 갖춘 마필을 구매할 수 있다. 조교사는 유전자의 능력한계를 깊이 인식하여 단거리 마필은 단거리에 맞게 조교계획을 수립하여 좀더 합리적인 조교훈련에 임할 수 있고, 경주 출주투표시 마필혈통 능력에 맞게 단거리면 단거리에 맞는 말을 출주하고, 장거리면 장거리에 맞는 말을 출주하여 우승의 확률을 더욱더 높일 수 있다.

우수한 성적을 거둔 말은 퇴역하여 제2의 혈통을 만들어 경마의 순환이 이루어진다. 경마란 혈통경주이기 때문에 경마고객, 생산자, 마주, 조교사는 혈통의 유전학적 능력한계를 깊이 인식하여 잠재되어 있는 재능을 최대한 발휘·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민족은 유목민족이다. 말을 잘 다루고 상마법(相馬法)에 대한 선견지명이 뛰어났다.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의 설화가 나오는 삼국유사에 보면 “주몽은 말을 키울 때 미리 준마를 알아보고 그 말은 잘 먹이지 않아 여위게 키우고, 좋지 않은 말은 잘 먹여 살을 찌워 남이 볼 때에 좋은 말로 보이도록 키웠다. 왕은 살찐 말이 좋은 말인 줄 알고 왕이 갖고, 여윈 말은 주몽에게 주었다”고 한다.

설화에서 알 수 있듯이 사료공급으로 평범한 마필을 명마로 만들 수는 없다.

말은 타고난 선천적 유전자질이 좋아야 한다. 그렇지만 씨앗이 우수하다고 좋은 꽃과 열매가 열리는 것이 아니다. 비옥한 토양, 온도, 습도뿐만 아니라 인간의 피와 땀, 눈물이 있어야 가능하다. 명마를 만들려면 혈통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말에 적합한 자연환경, 합리적 사료, 과학적 조교훈련, 초지 방목위주의 마필 관리와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미지에 대한 무한탐구 정신, 가능성에 대한 도전, 분투하는 노력이 있어야 진정한 명마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글 추만호 마사등록팀 과장
2006/01/03 23:41 2006/01/03 23:41

경주마 상식 - 수영조교(2)



수영을 시키는 방법
말이 물에 들어가면 고삐를 잡은 사람은 우선 유도봉의 끝을 재갈고리에 걸어 고삐와 나란히 모아쥔 다음 그 유도봉으로 말의 수영을 이끌되 말이 수영을 하는 동안 수영장의 외벽에 닿지 않도록 벽으로부터 60㎝∼1m 정도 거리를 유지한다. 조교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수영속도를 말에게만 맡기지 말고 어느 정도 빠른 속도로 수영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말을 이끄는 사람이 채찍으로 수면을 쳐서 몰아주거나, 막대 끝에 빈 깡통을 몇개 달고 그 안에 작은 돌을 넣어 말의 귀 언저리에서 소리를 내어 몰아준다.

대부분의 말은 처음 물에 들어가도 수영을 잘한다. 그러나 가끔 수영을 못하는 말도 있으므로 처음 실시하는 경우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영시간은 처음에는 1분 정도만 실시하다가 점차 늘려서 적응 정도에 따라 10~20분까지 증가시킨다.

어느 정도 수영에 익숙해지면 본격적인 수영조교 단계로 돌입해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을 시킬 수가 있다. 그 방법을 소개하면, 유산소운동의 경우 수영거리를 약 400m로 하고 수영속도는 분당 50~60m 정도로 하면 6~7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때 보통 경주마의 심박수는 분당 140~180회이며 호흡수는 18~35회 정도로 육상의 구보운동에 맞먹는 생체반응을 보인다. 이런 식의 유산소 수영운동은 1주일에 5회 정도 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무산소운동은 수영거리를 약 200m로 하고 수영속도는 분당 70m 정도로 하면 3~4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때 보통 경주마의 심박수는 분당 200회 정도이며 호흡수는 35~55회 정도로 육상의 습보운동에 맞먹는 생체반응을 보인다. 이런 식의 무산소 수영운동은 1주일에 1~2회로 족하다. 너무 자주하면 마체에 무리를 주어 오히려 역효과가 초래된다.

수영시킬 때의 주의사항
수영운동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말에 따라서는 물 속에 들어가면 겁을 먹고 상당히 당황해서 머리를 바짝 들어올리고 서투른 헤엄을 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끈을 앞으로 당겨서 두경부를 전방으로 늘어뜨리게 해 수영을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완전히 사지를 움직이지 않거나 옆으로 누워버리는 말들도 있는데, 이때는 신속한 임기응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수영 중에 엉덩이가 물 속에 잠겨 허우적대는 말은 꼬리를 지지봉(막대기 끝에 꼬리를 걸어 올릴 수 있는 장치를 한 것)으로 들어올려 헤엄칠 수 있도록 해 준다. 또 걱정스러운 눈길로 두리번거리는 말에게는 눈가리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수영 중에는 가슴 전체가 물에 잠기어 호흡기계에 부담을 많이 주므로 호흡기질환이 있는 말은 수영을 시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수영 중에는 허리에 상당한 힘이 걸리게 되므로 허리에 문제가 있거나 요통이 있는 말은 수영을 삼가는 것이 좋다.

말에게 안전하게 수영조교를 시키기 위해서는 수영 중인 말의 자세나 호흡상태 등을 항상 감시해야 한다. 또한 조교 진행과정에 참고하기 위하여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과중하지는 않은지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수영장에서의 퇴장
수영을 마치고 말을 끌어올릴 때는 미리 퇴장통로 10m 전쯤에서 수영속도를 서서히 떨어뜨린다. 퇴장통로에 들어서서 말의 앞다리가 바닥에 닿은 것이 확인되면 고삐끈을 끌어올려 말의 머리를 수면에서 완전히 들어올린다. 그리고 말에게 다리가 통로 바닥에 닿는 것을 확인시키고 조용히 끌어올린다.

퇴장할 때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영 자세로 돌진하거나, 옆으로 전도하거나, 웅크리거나, 헐떡거리며 소동을 부리거나 해서 사고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영을 하고 나오는 말들은 힘이 빠지고 매우 지친 상태이므로 다리의 지지력이 약해진다. 그런데 수영장에서 밖으로 올라오는 통로는 경사지게 마련이어서 이 경사도를 오를 때 다리를 헛디디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통로 밖으로 나오기 전에 말다리가 바닥에 닿은 지점에서 어느 정도 진정과 휴식을 취하게 하고 말이 진정된 기미가 보이면 그때 끌어내도록 한다.

수영조교 종료 후에는 심박수나 호흡수가 떨어질 때까지 정리운동으로 30분 정도 끌기운동을 시켜준다. 때로는 호흡수의 회복이 늦는 말이 있으므로 정리운동 중 호흡수에 항상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드문 일이지만 수영 중에는 호흡이 너무 거칠기 때문에 비공의 연약한 비점막에 손상을 입어 비출혈을 일으키는 말도 있다. 이 비출혈은 육상운동시의 폐출혈과는 다르므로 쉽게 지혈되며 그리 걱정할 것은 없으나 습관성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영운동을 하면 확실히 심폐기능이 향상되고 휴양마의 컨디션 유지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경주마의 수영운동은 어디까지나 보조운동이다. 말이 달리는 곳은 경주로다.

지면을 박차고 달릴 때는 마체의 운동기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진다. 수영운동만으로는 이런 충격을 감당할 수 있는 지지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경주로상의 본 조교에 충실해야 하며, 수영운동은 보조적 훈련수단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글 김병선 핸디캡 부장
2006/01/03 23:39 2006/01/03 23:39

경주마 상식 - 수영조교(1)



경주마의 무산소운동 조교

수영조교의 역사
말은 다른 동물에 비해 수영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닌 듯하다. 강을 건너 서식처를 옮기거나 맹수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없이 물에 뛰어들지는 몰라도 수영을 즐길 만큼 물과 친한 동물은 아니다. 길을 가다가도 물이 괴어 있으면 반드시 피해 간다. 달리다가도 물이 흥건하면 펄쩍 뛰어넘는다.

그렇지만 말은 오래전부터 수영을 해왔다. 고대 로마의 전투용 말이나 나폴레옹의 군마 그리고 아메리카의 인디언이 타던 말들은 전쟁에 대비해서 지구력을 기르기 위해 수영훈련이나 수영경주를 실시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경주마에게 있어서는 사람들의 ‘좀더 강한 말 만들기’에 대한 욕구가 끊임없이 작용되어 갖가지 훈련법이 적용되는데, 그중에 하나가 수영조교다. 미국에서는 1937년부터 서부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경주마들에게 수영을 시켜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 그 후로 많은 나라에서 경주마에게수영을 시켜 체력이 보강되었다는 보고가 있었으며, 각국의 경주마 트레이닝센터에 인위적으로 조성된 말 수영장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연중 날씨가 더운 나라에서는 주로 야외수영장을 만들어 사용하지만, 추운 나라에서는 실내수영장을 만들고 더운 물을 공급하여 말들이 추운 겨울에도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시설까지 갖춘 곳도 있다. 심지어 수영장 벽을 유리로 만들어 수영 중인 말의 몸동작을 밖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하거나 물의 흐름을 역방향으로 흐르도록 하여 말에게 운동부하를 더 주도록 설계된 초호화 말수영장을 갖춘 나라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제주도 육성목장과 원당 종마목장에 말수영장이 있어 육성마들에게 수영조교를 시키고 있으며, 서울경마장에도 2개의 말수영장이 있어 여름철에는 경주마들에게 수영을 시키고 있다. 제주도 조랑말 경주마의 경우는 별도의 수영장은 없으나 바닷물 속으로 말을 끌고들어가 고삐줄을 길게 하여 보트에 매달고 수영훈련을 시키는데, 그런 말들이 종종 좋은 성적을 내기도 한다.


수영조교의 대상 및 효과
수영조교를 시켜야 하는 특별한 대상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린 육성기의 말들에게는 물에 대한 공포감을 없애주고 말의 발육을 촉진시키기 위해 실시한다. 어린 시절부터 물에 대해 친근감을 주면 나중에 경주마가 되어 본격적으로 수영을 시킬 때 빨리 적응되어 훨씬 도움이 된다. 경주마로 활동하고 있는 성마의 경우도 근육의 유연성과 심폐기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수영조교를 많이 시킨다.

말이 수영을 할 때는 큰 코가 벌름거리며 숨소리가 수영장 실내에 크게 울려퍼질 정도로 격렬한 호흡을 한다. 그만큼 수영은 심폐기관을 자극한다는 증거다. 물 속에 들어가면 수압이 작용하여 흉곽이 압박돼 의도적인 노력성호흡이 필요하며, 그런 과정에서 호흡관련 근육들이 발달한다.

지상에서만 훈련할 경우에는 사용하는 근육이 한정되어 있는데, 수영을 하면서 주변의 다른 근육들을 함께 운동시킴으로써 실제 경주에서 주로 작용하는 근육을 도와 피로감을 지연시켜 주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수영조교의 대상으로 빼어 놓을 수 없는 것은 운동기질환에 걸려 휴양 중인 말이다. 관절염이나 건·인대염에 걸린 말들은 지상에서 운동을 하면 무거운 체중과 운동시 충격에 의해 환부에 무리를 주어 치유를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렇다고 장기간 운동을 전혀 시키지 않는다면 체중이 증가될 뿐만 아니라 말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나빠져서 세월이 흘러 운동기 질병이 치유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전만큼 잘 달리지 못하거나, 다시 예전 수준의 컨디션으로 회복되려면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정성스럽게 단계적 조교를 시켜야 한다. 그만큼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손해를 보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말들에게 수영을 시키면 체중의 유지는 물론 운동기 환부를 악화시키지 않으면서도 말의 심폐기능을 유지 또는 발달시키고 사지 근육의 퇴화도 예방해 운동기 질환이 치유된 직후 경주에 곧바로 복귀할 수가 있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질환을 앓고 있는 관절이나 건·인대의 주변 조직들을 강화시켜 보상작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므로 오히려 운동기질환의 치유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수영조교의 준비
수영 전에는 여러가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준비가 소홀하면 사고가 유발되거나 마체에 무리가 오기 때문이다.

수영운동 2∼3시간 전에는 건초 등 조사료 급여를 삼가는 것이 좋다. 복부압박으로 산통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마망굴레를 씌운 후 재갈을 물리고 마방고리에 재갈끈을 통과시켜 그 끝을 재갈에 부착시킴으로써 수영 중 굴레가 벗겨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영 중에 굴레가 풀어지면 말을 통제할 수 없어 낭패를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마체의 위축이나 폐출혈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영조교 개시 전 30분 정도의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심장마비나 마체 손상이 초래되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 샤워장에서 다리, 허리, 어깨 등의 순으로 물을 충분히 끼얹어 마체에 붙어 있는 모래나 지저분한 것을 씻어 주고 말이 물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게 좋다. 이밖에 말이 수영 중 물을 마시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수영 전에 반드시 충분하게 물을 먹여야 한다. 수영 중에 물을 마시면 사레에 걸리거나 기침을 반복하여 호흡곤란이 생길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말을 수영장 진입 통로까지 조용히 끌고가 진입로 외측에서 끈을 잡아 천천히 수영장 안으로 유도한다. 수영장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 뒤에서 채찍으로 쫓거나 또는 말의 앞다리가 물에 잠길 때까지 사람이 함께 진입로 안으로 끌고간다. 처음 수영장에 들어가는 말은 공포감을 갖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비교적 즐겁게 들어간다. 그러나 두번째부터는 수영장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하며 소동을 피우거나 도망다니는 말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말이 수영장 입장을 완강히 거부할 때에는 수영을 삼가고 우선 물에 대한 공포감을 없애주기 위해 무릎 정도까지 차는 물웅덩이를 수시로 걸어서 통과하는 연습을 시킨다. 그런 후에 수영장 진입을 재시도하면 수월하게 진입시킬 수가 있을 것이다. 서서히 단계적으로 물에 익숙해지면 대부분의 말은 자연스럽게 들어가게 된다.


글 김병선 핸디캡 부장
2006/01/03 23:33 2006/01/03 23:33

알고싶어요 - 경주마 체중


경주마 체중이 경주성적에 미치는 영향




▷ 경주마 체중의 중요성
경주마를 관리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목표는 경주에 출주하여 우승할 수 있도록 각 개체가 가지고 있는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케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주마는 육상선수처럼 평소의 생활리듬이 규칙적일 뿐만 아니라, 운동능력의 향상과 유지를 위해 영양관리·조교·휴식 등의 모든 과정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관리되고 있다.

경주마를 관리할 때 영양과 운동량의 과·부족, 컨디션 조절과 건강상태의 확인 등에서 체중이나 체중의 변동은 중요한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주에 출주하는 모든 경주마는 경주 전에 현 체중은 물론 전번 출주 당시의 체중에 비교한 변동량을 공표하고 있다.


▷ 경주마 체중의 공표 과정
경주에 출주하는 모든 마필은 해당 경주별 발주시간 3시간10분 전에 경주전 도핑검사를 위한 시료(혈액)를 채취한 후 출주대기마사에서 대기한다. 그리고 발주시간 80∼90분 전에 출주대기마사에서 수의위원이 체중을 측정하여 공표한다. 올 7월 15일 이전에는 경주마가 장안소에 도착하는 즉시 체중을 측정했기 때문에 말의 흥분에 의한 요동으로 오차 요인이 있었으나, 현재는 출주대기마사에서 2시간 정도 대기한 후 측정하므로 체중의 정확도가 더 높아졌다.

▷ 경주마 체중은 어느 정도인가
서울경마공원 전체 출주마의 평균체중(±표준편차)은 445.9(±28.6)kg이다. 체중은 개체별 유전적 특징과 성별, 연령, 영양상태, 운동량, 계절 및 출주간격 등 여러 요인에 의해 변동될 수 있다.

성별 비교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수말이 가장 높고 거세마와 암말 순으로 체중이 낮아진다. 연령별로는 2세에서 7세 사이의 경주마를 조사한 결과 일반적으로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체중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별로는 가을철이 가장 높고 겨울, 여름, 봄 순으로 체중이 낮아진다. 출주간격별로는 출주간격이 2주 이내인 경우에 가장 낮고, 출주간격이 길어질수록 체중이 증가되며, 4주 간격으로 출주하는 마필의 체중이 평균에 가장 근접한 값을 보인다.


▷ 출주마 체중 증감 요인은 무엇인가
신생마는 체중의 70∼75%, 성마는 약 60%가 수분에 의해 결정되므로 체중을 측정하는 당시의 수분섭취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전체 출주마의 평균적 개념으로 조사를 하여 일반적인 출주마의 체중 변동을 비교해 보면, 대체적으로 여름과 가을에는 전번 출주시 체중보다 현체중이 증가되고 봄과 겨울에는 감소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겨울철에 가장 많은 체중감소를 보이며, 변동폭은 가을철에 가장 크게 나타난다. 출주간격이 3주 이내인 경우는 일반적으로 체중이 감소되며, 출주간격이 5주 이상인 경우는 증가되며, 출주간격이 4주인 경우에는 체중변동이 가장 적게 나타난다.

▷ 경주마의 체중에 영향을 미치는 생리적 요인
일상적인 체중 증가 요인으로는 1일 사료 섭취량 9kg과 수분섭취량 28kg 등이 있다. 실험에 의하면 야윈 말의 경우 정상적인 영양관리를 할 경우 10일간 체중이 약 5%인 22kg 정도는 증가될 수 있다. 체중의 감소 요인으로는 1일 배변량이 15∼20kg(1∼2kg/회), 배뇨량이 5kg, 기타 호흡 및 땀 등에 의한 배설량이 19kg 정도다. 날씨와 기온에 따라 배변, 배뇨, 호흡 및 땀에 의한 배설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개체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수분섭취가 제한된 상황에서 땀과 호흡 등에 따른 탈수로 체중이 일시적으로 약 5%(약 22kg) 이상 감소될 경우 수의학적으로 임상적 주의를 요한다. 장기적인 체중 증가 요인으로는 운동기 질환에 의한 장기 휴양기간 중 영양섭취와 운동량의 불균형 등이 있다. 또 체중 감소 요인으로는 만성질환, 기생충 감염, 사료질 저하, 운동과다 등이 있다.

▷ 체중이 줄거나 늘었을 경우 경주성적이 달라지는가
경주에 출주하는 경주마의 체중 변동이 경주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95∼98년 3년간 출주마 1만4,093두를 대상으로 체중 변동량(전경주 체중-출주시 체중)을 5kg 단위로 구간을 나누어 각각의 군에 해당하는 평균착순을 계산해 비교하였다. 그 결과 체중이 10kg 이내에서 증가 또는 감소한 경우에 평균착순이 가장 좋았고, 변동량이 그 이상인 경우에는 5kg 단위로 체중 변동량이 증가될수록 성적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급격한 체중 감량 또는 증가시 어떤 결과가 있는가
급격한 체중 변동이 있는 경우에는 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수분섭취량의 변화, 운동량의 변화, 사료섭취량, 질병 여부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이다.

체중이 늘어나는 경우는 주로 질병 또는 다른 원인으로 인해 영양섭취량에 비해 운동량이 부족해진 때문이다. 이와 달리 체중의 감소는 수분섭취량 감소, 과도한 조교, 기생충 감염 및 만성질환이 주원인일 경우가 많다. 특히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탈수 예방을 위해 수분섭취량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가장 적절한 체중관리란 어떤 것인가
경주마의 개체별 성별, 연령, 체고, 조교단계 및 체격 등에 따라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여야 한다. 특히 수분대사 불균형에 의한 탈수 등으로 급격한 체중변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한다.

▷ 마체중에 대해서 고객들이 알아둬야 할 사항
경주마는 성별, 연령, 체격, 계절, 사료섭취량, 수분섭취량, 분뇨배설량, 땀배설량 등에 따라 정상적으로도 체중이 큰 폭으로 변동할 수 있다. 하지만 체중변동이 ±10kg 이상일 때에는 당해마의 평소체중, 성, 연령, 출주간격, 계절, 영양상태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글 김준규 마필보건소 과장
2006/01/03 23:29 2006/01/03 23:29

맨 오워(Man O′ War)
“역사를 다시 쓴 말”

그 다음 주 맨오워는 자키 클럽(Jockey Club : 현재는 골드컵) 스테이크스에서 1과 1/2마일을 2분28초80에 주파해 또 하나의 미국 신기록을 세웠는데, 이 기록은 향후 17년간 깨지지 않았다. 그는 이어 포토맥 핸디캡에서도 와일드에어, 블레이지스, 그리고 켄터키더비 우승마인 폴존스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경주에서 그는 다리 힘줄에 문제가 약간 생겼는데, 퓨스털은 그가 한 경주만 더 뛰어주기를 원했다.

맨오워의 경력 중에서 최고의 경주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 트리플크라운을 제패한 말로 유명한 캐나다 말 서바톤(Sir Barton)과의 대결이었다. 1920년 10월 12일, 그들이 만난 곳은 케닐워스 파크 골드컵이 열린 온타리오의 윈저였다. 1과 1/4마일을 달리는 그 경주에서 맨오워는 120파운드를, 그리고 서바톤은 126파운드를 짊어졌는데, 맨오워가 무려 7마신이나 앞서며 승리를 거뒀다.14) 맨오워는 경주기록에서도 종전보다 자그마치 6초 이상이나 앞서는 기록을 세웠다. 맨오워는 여러 곳으로부터 출전 제의를 받았지만, 그 경주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하였는데, 이미 신화적인 말이 되어 있었다. 지난 세기 가장 위대한 말이 누구인가 - 콜린(Colin)15)인가 아니면 시스온비(Sysonby)16)인가 - 라는 논쟁은 경마인들 사이에서 꼬리를 감추고 말았다. 둘 다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서러브레드 역사상 가장 많은 상금인 24만9,465달러를 벌어들이고 은퇴를 했으며, 1919년 6월부터 시작해 1920년 10월에 이르는 16개월 동안 경마 역사책을 새로 썼다. 그는 그저 기록들을 갈아 치운 게 아니라, 그것들을 영원히 지워버린 것이다. 그가 출전한 경주들을 정리해 보자.


□ 2세마 시절 : 챔피언 2세 수말
- 킨 메모리얼(Keene Memorial) 스테이크스
- 유스풀(Youthful) 스테이크스
- 허드슨(Hudson) 스테이크스 : 130파운드 부담
- 트레몬트(Tremont) 스테이크스 : 130파운드 부담
-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호텔(United States Hotel) 스테이크스 : 130파운드 부담
- 그랜드 유니온 호텔(Grand Union Hotel) 스테이크스 : 130파운드 부담
- 호프풀(Hopeful) 스테이크스 : 130파운드 부담
- 벨몬트 퓨트리티(Belmont Futurity) : 127파운드 부담
- 샌퍼드(Sanford) 스테이크스 : 2위

□ 3세마 시절 : 올해의 말, 챔피언 3세 수말
- 프리크니스(Preakness) 스테이크스
- 벨몬트(Belmont) 스테이크스 : 20마신 차이 우승, 1과 3/8마일 세계 신기록
- 드와이어(Dwyer) 스테이크스 : 1과 1/8마일 세계 신기록
- 위더스(Withers) 스테이크스 : 1마일 미국 신기록
- 스타이비선트(Stuyvesant) 핸디캡 : 135파운드 부담
- 밀러(Miller) 스테이크스
- 트래버스(Travers) 스테이크스 : 1과 1/4마일 경주기록과 동일
- 로렌스 리얼라이제이션(Lawrence Realization) 스테이크스 : 100마신 차이 우승, 1과 5/8마일 세계 신기록
- 자키 클럽(Jockey Club) 스테이크스:15마신 차이 우승, 1과 1/2마일 미국 신기록
- 포토맥(Potomac) 핸디캡 : 138파운드 부담, 1과 1/6마일 경주 신기록
- 케닐워스 파크 골드 컵(Kenilworth Park Gold Cup) : 1과 1/4마일 경주 신기록

1947년판 ‘미국의 경주마들(American Race Horses)’이라는 책의 서문에서, 경마기자이자 경마사가였던 조 팔머(Joe Palmer)는 맨오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그는 그저 물리친 것이 아니라, 철저히 짓밟아 버렸다. 그는 세계 기록을 세우기 위해 달린 것이 아니고, 그들을 앞지르기 위해 질주한 것이다. 그는 당대의 다른 말들에 비해 워낙 출중하였기 때문에, 존 그리어가 맞섰던 단 한 경주를 제외하고는 감히 그에게 도전할 수 없었다. 1920년은 그가 경마를 지배한 해였다. 그 어떤 운동 선수도 - 틸던(Tilden)17), 존스(Jones)18), 뎀프시(Dempsey)19), 루이스(Louis)20), 누르미(Nurmi)21), 도프(Thorpe)22), 또는 그 어느 누구라도 - 자신의 분야에서 그런 지배력을 행사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 밤색 망아지가 경주마로서 은퇴를 할 무렵 새뮤얼 리들은 그의 몸값으로 100만달러를 제의받았다. 그는 그것을 거절하고 말았는데, 서러브레드가 그만큼의 값을 받고 팔리기까지는 그후 35년 이상이 걸렸다. 맨오워의 씨수말 경력 또한 경주마로서의 그것만큼 화려하다. 켄터키 렉싱턴의 히나타목장에서 그는 첫 해에 13마리의 새끼를 낳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말이 아메리칸플래그(American Flag)였다. 리들은 자신 소유의 암말 외에는 맨오워의 종부를 허락하지 않았다. 따라서 후손들이 세운 우승으로 인해 선두적인 씨수말 자리에 오르긴 했지만, 좀더 좋은 암말들과 교배했더라면 그는 아마 더욱 훌륭한 씨수말 경력을 쌓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맨오워가 배출한 후손들 중에는 트리플크라운 우승마인 워애드머럴(War Admiral), 크루세이더(Crusader), 블락케이드(Blockade), 워히어로(War Hero), 워레릭(War Relic), 클라이드반듀젠(Clyde Van Deusen), 그리고 배틀십(Battleship) 등이 있다. 그는 총 379마리를 낳았는데, 그들은 모두 1,286승을 기록했다.

1921년부터 그가 죽기 3개월 전인 1947년까지 맨오워는 켄터키 렉싱턴에 있는 리들의 히나타목장과 뒤에 옮겨 간 파어웨이(Faraway)목장에서 대략 최소 150만명에서 300만명 이상의 방문을 받았다. 이들은 어딘지도 모르는 지역의 한 가운데 있는 작은 마을을 찾아 전세계로부터 왔으며, 목장에 당도하기 위해 좁은 시골길 - 러셀 케이브 파이크(Russell Cave Pike) -을 여행해야만 했다. 그 모두는 신화가 된 말을 한 번이라도 보려는 노력들이었다.

1947년 말솜씨가 좋은 그의 자상한 관리사였던 윌 하벗(Will Harbut)이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되는데, 그로부터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최고의 말(The most horse)’23) 또한 서른살의 나이로 심장마비의 희생자가 된다. 맨오워의 장례는 전 국민의 추모를 받았다. 1947년 11월 1일 맨오워가 서른살의 나이로 사망하자 조 팔머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옛 시절은 이제 결국 끝이 나고, 마지막 연결고리마저 끊어져 버렸다. 미국 경마계는 단 하나의 살아 있는 상징이자 동경의 대상인 최고의 정열적인 말을 잃었으며, 앞으로 그런 말을 다시는 보지 못할 것 같다. 그는 경마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또 그를 보러 온 모든 여행객들에게 ‘경마’ 그 자체였다.”

팔머는 또 “맨오워가 보통의 말 이상은 아니었다고 한다면, 과거 그 어느 때에도 말이라는 동물은 없었으며, 나는 감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의 장례는 라디오를 통해 방송되었으며 전세계 언론들이 그것을 보도하였다. 리들은 맨오워가 살아 있을 때, 허버트 하젤타인(Herbert Hazeltine)에게 기념 청동상을 조각하도록 주문해서 그의 무덤에 세워 놓았다. 1977년 맨오워와 그의 유명한 조각상은 켄터키 호스 파크(Kentucky Horse Park)로 옮겨졌다. 그리하여 지금도 그는 차량 진입로가 끝나는 지점의 바로 그곳에서 여전히 전세계로부터 오는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20세기, 그리고 어쩌면 지난 1,000년 동안 가장 위대했던 서러브레드를 추모하며….


글 배기한 제2육성목장 전담반 대리


주 14)
당시 서바톤의 기수는 경주 바로 직전에 기존의 얼 산데(Earle Sande)에서 프랭크 키프(Frank Keogh)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당시 서바톤은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또한 경주 후 맨오워의 등가죽에 상처가 나 있는 것을 퓨스털이 발견하였다.
주 15)
코만도(Commando)와 파스토렐라(Pastorella)와의 사이에서 태어남. 1905~1932년. 15승 무패.
주 16)
멜톤(Melton)과 옵타임(Optime)의 사이에서 태어남 .1902~1906년. 15전 14승.
주 17)
1893~1953년. 1920년대 테니스계를 주도했던 선수.
주 18)
1902~1971년. 처음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아마추어 골프선수.
주 19)
1895~1983년. 1919년부터 1926년까지 헤비급 챔피언을 지낸 미국 프로 복싱 선수.
주 20)
1903~1941년. 미국 프로 야구계의 대타자. 일명 루 게리그(Lou Gehrig).
주 21)
1897~1973년. 1920년대 장거리 육상종목을 석권했던 핀란드 선수.
주 22)
1888~1953년. 스포츠 역사상 가장 훌륭한 만능 운동선수로 꼽히는 미식축구 선수.
주 23)


이 말은 원래 하벗이 맨오워를 찾아 온 사람들에게 그의 무용담을 이야기하며 자랑삼아 썼던 표현으로, 한 잡지에서 재미난 그의 말을 인용한 이후 맨오워를 지칭하는 대명사로 일반인들도 널리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벗의 말은 다음과 같았다.“He wuz de mostest hoss...”
2006/01/03 23:26 2006/01/03 23:26

경주마 상식



경주마의 무산소운동 조교

무산소운동이란

조깅과 같이 가벼운 운동을 할 때는 장시간을 운동해도 그다지 숨차거나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그러나 속력을 올리면 심장박동이 점차 빨라지고 숨이 가빠지게 된다. 달리는 속력을 최대로 하여 아주 빠르게 달리면 숨이 목에 차고 심장박동수도 최고점에서 더 이상 빨라지지 않는다. 이 때를 최대심박수 시점이라 하며, 이때는 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호흡을 통해 얻어진 산소를 태워 얻은 에너지만으로는 충당하기 어려워 에너지 과부족 현상이 벌어진다. 이럴 경우 산소 공급이 필요없는 무산소해당 과정을 거쳐 에너지를 생산, 부족한 에너지를 충당한다.

이와 같이 폐를 통해 정상적으로 흡입할 수 있는 산소만으로는 에너지를 충족시킬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운동을 무산소운동이라 한다. 무산소해당 과정을 통해서 만들 수 있는 에너지 양은 극히 제한적이다. 그러므로 무산소운동은 장시간 지속할 수 없다. 사람의 경우는 100~200m, 말의 경우는 400~600m를 달리면 무산소운동에너지는 고갈된다.


무산소조교방법

경주마가 4코너를 돌아 결승주로를 달릴 때는 모든 말이 전력질주를 하게 된다. 그 상태가 바로 무산소운동상태다. 발주 직후부터 선두위치를 잡아 결승선에서 전력질주하여 우승하는 말이 있는가 하면, 어떤 말은 앞서서 잘 달리다 결승선에 거의 다와서 갑자기 속력이 급감하여 뒷말들에게 추월을 당하기도 하고, 어느 말은 4코너까지는 맨 후미에 있었는데 직선주로에서 오히려 속력을 올려 선행하는 말들을 제치고 극적으로 우승하는 말도 있다. 이는 결국 경주 종반의 무산소운동 능력에 좌우되는 것이다.

무산소조교는 보통 조교계획의 후기단계, 즉 경주출주 직전에 실시하는 것이다. 여기서 경주출주 직전이라 함은 적어도 출주일보다 2주일 내지 3주일 전을 말한다. 출주 2~3일 전에는 오히려 무산소운동을 자제해야 한다. 무산소운동을 하면 근육 중에 저장되어 있던 에너지원들이 고갈되는데, 이는 적어도 3일 이상이 지나야 다시 재충전되기 때문이다.

무산소조교는 충분한 유산소조교을 통해 심폐기능과 근골격계의 지지구조를 튼튼히 다져 놓은 후에 실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골절 등의 운동기질환이 발생하거나 폐출혈 등 심맥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상해를 입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무산소조교시 운동속도는 초반에는 심박수가 분당 170회 정도부터 시작하여 점차 그 강도를 증가시켜 나간다. 이때의 속력은 보통 분속 500~600m 정도 되며 말의 적응 정도를 보아가며 점점 속력을 증가시킨다. 이렇게 고속도 운동을 할 때는 근육이나 골격의 손상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하도록 조심해야 한다. 무산소운동의 한 방법으로 언덕조교방법이 있는데, 언덕조교는 뼈와 관절에 급격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도 심맥관계와 호흡기계에 충분한 운동부하를 주는 장점이 있다.

무산소운동은 단시간씩 실시해야 한다. 최고속도로 달릴 때는 20초 이상 지속하는 것은 무리다. 빠르고 강한 근육의 수축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실제 경주상황과 비슷한 속력으로 조교해야 한다.

무산소 인터벌조교를 실시하면 효과적인데, 이때 조교방법은 짧은 시간의 고속도운동과 가벼운 속보 또는 평보운동을 하는 저속도 운동을 조합하여 시간비율이 1:6 정도 되도록 실시한다.

마체가 조교에 적응함에 따라 운동속도의 증가, 조교빈도의 증가 또는 휴식시간의 감소를 통해 점진적으로 운동부하를 증가시켜 나간다. 그렇게 하여 조교계획의 최종단계에서는 실제 경주에서보다 더 강한 운동량이 부과될 수도 있어야 한다.


무산소조교의 이점

무산소조교를 하면 몸동작과 사지의 움직임이 숙달되어 빠른 속력으로 달리면서도 주행이 안정되어 체력소모가 줄어들므로 효율적인 에너지활용이 가능해진다.

뿐만 아니라 무산소운동근육인 속근이 발달되어 순간적인 추진력이 증가하므로 발주지점과 직선주로에서 유리하다. 또 경주 후에는 근육에 축적되어 있던 피로물질을 신속하게 제거하여 피로가 빠르게 풀린다는 장점이 있다. 무산소조교가 부족한 말들은 한 번 경주에 출전하고 나면 한동안 피로가 풀리지 않아 식욕이 떨어지고 기력이 쇠락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보통 1,000~1,400m의 단거리경주는 무산소운동능력에 의해 승패가 좌우된다.
그러나 경주마의 전체적인 운동능력은 유산소운동능력에 더 영향을 많이 받는다. 왜냐하면 유산소운동능력이 좋아야 최후까지 무산소운동에너지를 아꼈다가 결승선에서 폭발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유산소조교와 무산소조교는 서로 별개로 취급되는 것이 아니고 항상 동반되어야 한다.


글 김병선 핸디캡 부장
2006/01/03 23:22 2006/01/03 23:22

일본인이 본 한국경마



시바타 유타카의 한국경마사랑

시바타 유타카 약력
현직: 일본중앙경마회 P.R센타 상무이사(1941년 9월 5일생)
약력: 1964년 4월 일본 중앙경마회 입사
1971. 10 ~ `98.3 핸디캡퍼, 재결위원 역임
90년 9월 ~ 11월 우리회 심판실에서 재결자문역으로 초빙


서울경마공원
1990년 한국에 왔을 때 두 가지 점에서 놀랐다. 하나는 출마표에 혈통이 기재되지 않는 것이었다. 이럴 경우 신마경주 때 경마고객은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말들의 능력을 평가해 마권을 구매할 수 있을까? 그 능력판정의 근본이 되는 것이 바로 혈통이다. 혈통을 바탕으로 신마전을 치른 후, 이후 1전 1전을 쌓아 가면서 경주거리에 대한 적성과 능력을 판정하게 되는 것이다. 적성거리에 뛰어난 적응력을 보인 말은 당연히 생산계로 환류되어 그 경주성질을 자손에게 전달토록 하는 것이 바로 경마다. 아울러 대를 이어 경주를 제패하는 경주마 혈통의 우수성에 고객들이 감탄을 금치 못하게 되면 비로소 경마는 도박이 아닌 레저로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다.

둘째는 한국의 경마종사자들은 ‘경주마거리=경주마능력’을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직도 신봉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경마는 ‘혈통의 스포츠’이다. 즉 경주마는 태어날 때부터 단거리마, 중거리마, 장거리마로서 만들어져 태어난 것이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어찌 한국에서는 단거리마에서 점차 훈련을 거듭해 장거리마가 되는 것이 ‘성공’이라고 치부되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경마는 단거리왕자, 중거리왕자, 장거리왕자의 혈통을 놓고서 각 분야의 우수마를 선발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단거리마의 스피드와 장거리마의 지칠 줄 모르는 스태미나를 놓고 어중간한 거리를 만들어 경주를 시켜 본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에 빠지게 하는 것은 경마의 사치가 아닌가 싶다. 바로 이런 관점에서 양쪽의 중간에 해당하는 경주거리 2,400m가 태어난 것이다. 경주마세계에서의 왕자를 겨루는 대회로 말이다.

이런 점에서 ‘코리안더비’는 하루 빨리 1,400m가 아닌 1,800m 또는 그 이상의 거리에서 치러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이렇게 경주거리를 변경하는 것은 향후의 생산목표를 정하는 중요한 사항으로, 생산지의 경주마 능력 등을 고려하여 바꾸어야 한다. 만약 내년에 당장 1,800m로 바꾼다면 지금까지 스프린터나 마일러에 초점을 맞춰 경주마를 생산해 온 생산농가는 보이지 않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혈통스포츠인 경마에서의 경주거리는 생산계를 지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주거리’가 중요한 까닭은 그것이 바로 경주마 생산 등 경마의 기본을 이루는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코리안더비’가 지금은 비록 마일러경주지만 앞으로는 세계에서 통하는 경마가 될 수 있도록 경주거리가 늘어나기를 빌어마지 않는다.

또한 경마의 세계화에 관련해 유럽경마로의 진출도 무시할 수 없으므로 잔디주로에서 2,400m를 주파할 수 있는 생산환경이 구축된다면 향후 건설될 경마장의 주로재질을 잔디주로로 해야 할 것이고 경주거리도 2,400m로 늘려야 한다.

경주거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조금 더 이야기해 보자. 경마는 유럽에서 귀족의 스포츠로 시작되었고, 매치레이스로 대표되는 장거리 경주 위주였다. 따라서 유럽경마는 어느 쪽인가 하면 장거리경주, 즉 스태미나를 중시하는 경마라고 할 수 있다. 유럽의 주요 경주는 잔디주로에서 개최되며, 그 대표 거리인 2,400m로 진행되는 것이 영국더비·오크스, 프랑스더비·개선문상이다.

그럼 미국은 어떤가. 미국은 스피드를 중시하고 있다. 미국의 3관경주를 예로 들어 보자. 미국 3관 경주의 첫 관문인 켄터키더비는 2,000m이다. 2관문인 프리크니스스테이크스는 1,900m이다. 그리고 마지막 벨몬트스테이크스는 2,400m이다. 이들 3관 경주는 모두 잔디주로가 아닌 더트(Dirt)주로에서 펼쳐지는데(경마장에 따라 잔디로 개최되는 경우도 있음), 이는 경주마에게 주는 부담을 고려해 스피드를 요구하려는 의도인 듯싶다. 즉 경주마의 경주거리 부담에 있어 잔디주로에서의 2,400m는 더트주로에서 2,000m 정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더트주로에서 진행되는 미국은 거리를 짧게 하고, 경주마에게 부담이 적은 잔디주로에서 경마를 시행하는 유럽과 일본더비는 2,400m로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한편 한국의 주로는 무기질성분이 많은 모래(Sand)주로로서 유기질로 구성된 미국의 더트주로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 경주마에 주는 부담 또한 달라진다. 그리고 언제나 베스트 컨디션으로 조정되지 못하는 서울경마장의 현실을 고려, 한국경마의 기본거리로서 1,800m는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물론 이 경주거리는 과도기적 경주거리로, 향후 세계경마계에 데뷔하기 위해서는 2,400m를 겨냥해야 할 것이다. 샌드주로에서의 2,400m 질주는 경주마에게 많은 부담을 줄 것이기에 잔디주로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덧붙이고 싶다. 한국 서울경마장에서 2007년쯤에 국제대회를 유치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과연 경주거리는 몇 미터로 결정될지 지금부터 자못 궁금해진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코리안더비’를 봐서는 1,400m가 유력할 듯 싶다.

그렇다면 과연 어중간한 거리인 1,400m로 대회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인가. 현재 상황을 보더라도 절대 무리라고 생각된다. 세계 유명 경주는 대개 1,600m(영국 1000기니·2000기니, 브리더스컵 마일), 2,000m(브리더스컵클래식, 두바이월드컵), 2,400m(영국·프랑스·아일랜드·일본의 더비 및 오크스)로 개최된다. 물론 단거리로서 1,000m나 1,200m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서울경마장은 1,600m 경주를 개최할 수가 없다. 여러면에서 1,800m 또는 2,000m로 국제대회경마를 개최하게 되지 않나 싶은데, 경주거리 결정은 어떻든 쉬운 문제는 아니다. 참가 가능한 각국에 먼저 의견을 타진한 후 결정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지금 한국의 생산계는 대부분이 단거리마 위주로 생산을 하고 있다. 현재 보유 중인 씨수말의 혈통을 봤을 때 그렇다는 말이다. 2007년을 위해서 기획을 한다면, 그 대회에 내보낼 수 있는 경주마의 생산을 당장 올해부터 준비해야 한다. 올해 노던댄서계열을 대신할 수 있는 장거리 혈통의 씨수말을 구입해 내년(2001년)에 교배를할 수 있도록 한다면 생산은 2002년, 육성·조교를 거쳐 경주마로서의 데뷔는 2004년(3세마)에 가능하다. 따라서 지금 시작해도 빠른 게 아니다. 이와 동시에 지금의 단거리 위주에서 점차 경주거리를 늘려가야 한다. 물론 이러한 경주편성체계 개편은 생산·육성·조교가 뒷받침되는 중장기계획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한편 해외에서 보았을 때, 가장 중요한 사항은 안심하고 경주마를 보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느냐는 점이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검증된 수의진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따라서 당장에라도 수의사 양성을 서둘러야만 할 것이다. 쉬운 예로 두바이월드컵 개최 시 가장 관건이 되었던 것은 세계 최고 일류마를 다룰 수 있는 수의시설을 갖췄다는 사실을 미국측에 설득하는 일이었다.

결국 미국측을 설득하는 데 성공, 1회 대회에 ‘시가’가 참가하게 됨으로써 두바이월드컵은 상금뿐 아니라 경주질에서도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대회가 될 수 있었다.


제주도
제주도의 토양은 거의 대부분 산성토양이다. 화산재로 이루어진 홋카이도의 초지도 대부분 산성토양이다. 산성토양 여부는 개민들레가 자라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초지를 위한 적정한 Ph는 6.5~7.5이다. 어느 정도 이용가능한 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한 Ph 5.0 이상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한국의 경주마 사료는 아직도 개량의 여지가 있다. 한국에서도 양질의 사료를 공급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양질의 사료 공급이 좋은 말을 키우는 데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씨수말
어느 혈통이 번성하는 것에는 흐름이 있다. 즉 노던댄서계열이 현재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면 그 순간부터 노던댄서계를 대신할 다른 혈통과의 교배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경주마의 세계에서 가장 ‘기적의 혈량’이라고 하는 3×4교배, 또는 2×3교배를 넘게 되면 좋은 형질의 유전보다도 안 좋은 형질의 유전이 나타나게 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목장운영자뿐만 아니라 모든 생산계 종사자는 씨수말을 선정하는 일에서부터 좋은 경주마를 얻는 것에 대한 경쟁이 시작됨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지금 한국의 생산계에서 운용되는 씨수말 교배는 경쟁 원리에 입각한 경주마생산이 아님을 깨닫고, 앞으로는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현재 마사회 보유 씨수말의 특징은 혈통면에서 스프린터나 마일러 계통이라는 점과 노던댄서계통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한 마리의 씨수말을 검정하는 데는 최소한 7년이 필요하다.

또한 좋지 않은 혈통이라고 판단되어 그 혈통을 없애려고 한다면 최소한 3대, 평균적으로 5대에 걸친 기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좋지 않은 형질마가 씨수말로 사용되는 일이 없도록 씨수말 구매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현실적인 상황을 놓고 예를 들어보면 바야흐로 노던댄서계열이 아닌 다른 말을 씨수말로 써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마사회 경주마목장뿐아니라 생산농가는 이에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경마는 무조건 경쟁에서 시작되어야 하며 ‘우승열패’의 법칙 하에서 운영되어야만 한다. 경쟁없는 경마는 더 이상 경마가 아니다.

아울러 경마는 씨수말을 선정하고 고르는 데서부터 경쟁이 시작된다. 하지만 지금 한국 경주마 생산계의 현실은 씨수말 선정에서부터 제비뽑기식으로, 즉 전혀 혈통과는 관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것은 2006년부터는 완전경쟁으로 갈 수 있도록 올해부터 준비 작업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생산농가도 커다란 지장없이 2006년부터의 완전경쟁 체제에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경마공원에서도 제주경마공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경쟁체제, 즉 10두가 뛸 경우 8착 내 입상마에게만 출주수당을 주고 나머지 9, 10착마에게는 출주수당도 안주하도록 함으로써 능력이 미달된 마는 도태되는 ‘우승열패’의 경마가 도입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번 방문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숙하려고 노력 중인 한국마사회를 비롯한 경마관련단체를 볼 수 있었고, 생각했던 것보다 2~3배 더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생산계를 둘러볼 수 있어 좋았다.

향후 그 거취가 주목되는 한국경마의 성장모습을 그려보면 왠지 모르게 뿌듯해짐을 느낄 수 있다. 경마관계자들의 더 큰 노력을 바라면서 …
2006/01/03 23:20 2006/01/03 23:20

맨 오워(Man O′ War)
“역사를 다시 쓴 말”

1917년 3월 29일, 켄터키의 렉싱턴에서 약 3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오거스트 벨몬트(August Belmont) 소령 소유의 너서리 목장(Nursery Stud)에서는 쌀쌀하고 습기찬 겨울 안개가 마방 주위로 깔린 가운데 자정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의 어둠 속에서 암말 마후바(Mahubah)가 밤색 수망아지를 출산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너서리 목장의 업무일지 939쪽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입되었다. “1917년 3월 29일-마후바가 페어플레이(Fair Play)와의 사이에서 밤색 수망아지 출산. 이마에 반점, 그 오른쪽에서부터 코 한가운데까지 가느다란 줄무늬 반점. 신장:42, 허리둘레:33.”

귀족 경마 가문인 벨몬트가1) 출신이었던 벨몬트 2세는 당시 뉴욕에 있었는데, 그날 오후 한 통의 전보를 받았다. “마후바가 잘 생긴 밤색 수망아지를 낳았음.”

예순살이 넘은 벨몬트는 보통 때라면 자신이 무척 아끼는 너서리 목장의 일에 전적으로 몰두해 있었겠지만, 당시는 세계대전쟁에 미국이 개입함에 따라 그도 어쩔 수 없이 전쟁에 깊이 관여하고 있었다. 보병으로 복무를 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그는 소령의 직위로 해외 파견군의 마필을 확보하고 훈련시키는 임무를 맡고 있었던 것이다.

마필 생산자였던 벨몬트는 기회를 즐기며, 틀에 박히지 않은 일을 했다. 그 밤색 망아지가 태어나던 3월 29일에도 벨몬트는 마후바와 페어플레이 사이에서 잘못하면 성미가 고약한 말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 페어플레이는 ‘미치광이’헤이스팅스(Hastings)의 자마이다2) - 한편으로는 괜찮은 경주마를 생산할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을 갖기도 했다.

벨몬트 소령은 이전까지 자신의 1세마들을 판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1918년 전쟁으로 인해 해외로 나갈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사상 처음으로 씨암말로 쓸 망아지 6마리를 제외한 너서리 목장의 1세마 21마리 모두를 비공개리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그들 모두를 한꺼번에 살 사람을 구하지 못해, 결국 소령은 21마리의 1세마 모두를 사라토가(Saratoga) 경매에 내보내기로 했다.

한편 그곳에서부터 수백마일 떨어진 펜실베이니아의 글렌 리들(Glen Riddle)에 위치한 글렌 리들 목장에서는 루이스 퓨스털(Louis Feustel)이 목장주 새뮤얼 리들(Samuel D. Riddle)의 조교사로 일하고 있었다. 퓨스털은 젊은 시절 오거스트 벨몬트의 너서리 목장에서 성장하며 일을 배운 사람이다.3) 그가 사망하기 1년 전인 1969년, 여든다섯살의 퓨스털은 터프 앤드 스포츠 다이제스트(Turf & Sport Digest)에 당시 벨몬트가 내놓은 1세마들을 모두 사기 위해 얼마나 리들을 졸랐는지에 대해 털어 놓았다. 그는 특히 마후바의 망아지를 비롯한 3마리의 말들을 갖고 싶어했다. 하지만 리들은 자신의 이웃이자 말고기에 관해서는 최고 전문가로 알려져 있던 마이크 댈리(Mike Daly)의 충고를 듣고는 그것을 거절하고 만다. 한 달 보름이 지난 1918년 8월 17일 어느 토요일, 사라토가 경매에는 너서리 목장의 1세마들 21마리가 모두 나왔다.

리들은 그 경매에 참가하여 벨몬트가 내놓은 말들 가운데 퓨스털이 점 찍어둔 3마리의 망아지 중에서 두 마리를 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는 마후바의 망아지가 경매에 나오자 입찰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아내가 성화를 부리기 시작했다. “이리 와서 여기 앉으세요, 샘(Sam). 저는 루이(Louie)를 위해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이 망아지를 사고 싶어요.”

리들은 결국 그 망아지를 5,000달러에 구입했다.4) 그때의 경매를 살펴보자. 1918년 사라토가 경매에서 팔린 1세마들의 평균 가격은 1,107달러였으며, 여섯 마리의 망아지들만이 5,000달러 이상에 팔렸다. 그리고 1918년의 그 경매에서 1만5,600달러라는 최고가에 팔린 말은 스위치(Switch)라고 불린 수망아지였는데, 나중에 이름을 골든 브룸(Golden Broom)으로 바꾸게 된다.

자신이 특별히 원했던 3마리를 모두 데리고 리들이 펜실베이니아의 목장으로 돌아오자, 퓨스털은 그들을 순치시키는 일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경매에 내보내기 전 벨몬트 여사가 남편의 부재 중에 그 망아지에게 이름을 지어준 것이 있었지만5), 마후바의 그 아들은 훈련을 받던 처음 몇 달 동안은 그저 ‘마후바의 망아지’로만 불렸다. “순치시키기 힘든 말이었습니다. 안장을 얹기도 어려웠죠.” 퓨스털이 얘기했다.

그는 “먼저 뱃대끈을 조금 단단하게 죄고 나서 주위를 걸어보게 했습니다. 그런 후 그것을 다시 한 번 더 조인 다음 또다시 걸어보게 했습니다. 만약 뱃대끈이 제대로 잘 죄어지지 않았다면, 그는 그대로 뛰어올라 마방 밖으로 달아나고 말았을 것입니다” 라고 얘기했다.

퓨스털의 동생도 그 마사에서 일을 하곤 했었는데, 자신의 빨간 머리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자주 ‘레드(Red)’라고 불렸다. 그리고 퓨스털이 이야기하기를 그 마후바의 밤색 아들도 글렌 리들 목장의 모든 사람들이 ‘레드’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 말이 16핸드 이상 자라자, 그는 ‘빅 레드(Big Red)’로 불리게 된다.

1919년 봄, 그 망아지는 핌리코(Pimlico)의 아브르 드 그레이스(Havre de Grace)에서 훈련과 조교를 받는다. 그러나 퓨스털이 그의 육성을 천천히 하였기 때문에, 경주마로서의 데뷔는 그해 중반에 가서야 이뤄지게 된다.

퓨스털은 마후바의 아들이 첫 경주를 치르기 바로 전날 자신이 큰 걱정을 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그동안 훈련도 훌륭하게 해내고, 계시원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던 그 밤색 망아지가 갑자기 아침 훈련에서 자신의 마방 동료인 디나 케어(Dina Care)에 5마신이나 뒤진 채 들어왔기 때문이다. 훈련 기수는 사람들이 다음날 더 높은 배당을 받을 수 있게 디나 케어가 그를 쉽게 이기도록 내버려 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퓨스털은 확신을 하지 못하고 다음날까지 계속 걱정만 하고 있었다. 그의 걱정은 기우였다.

1919년 6월 6일, 드디어 주로에 등장한 마후바의 아들이 벨몬트 파크 직선 주로를 달리는 미승리마 경주(maiden race)에서 5펄롱을 59초에 주파, 득의양양하며 6마신의 낙승을 거둔 것이다. 그에게 걸린 배당은 3-5였다. 그것이 바로 마후바의 망아지 이름(맨오워)이 출마표에 처음 나타난 때였다. 그 이름은 그 날의 경마팬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었지만, 얼마 가지 않아 큰 의미로 바뀌게 된다. 맨오워는 자신의 경력관리를 위해 이후부터는 큰 대상경주에만 출전을 했다.

사흘 뒤의 킨 메모리얼(Keene Memorial) 스테이크스, 그리고 11일을 쉬고 나서 출전한 유스풀(Youthful) 스테이크스에서 우승의 기록들을 쌓아감에 따라 그에게 요구되는 부담중량 또한 올라갔다. 그로부터 이틀 후 그의 네번째 경주인 허드슨(Hudson) 스테이크스에서 130파운드를 짊어졌는데, 2세마가 부담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중량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보다 부담중량이 21파운드나 적은 바이올렛팁(Violet Tip)을 1과 1/2마신 차이로 누르고 우승을 하였다.

1919년 8월 13일, 그는 자신의 여섯번째 경주인 샌퍼드 메모리얼(Sanford Memorial)에서 유일한 패배를 기록했다.6) 출발이 좋지 않아 10마신이나 손해를 봤고7), 곧 무리를 따라잡았지만, 레일쪽을 파고들다가 다른 말들에게 갇혀버리고 말았다. 그에게 패배를 안겨준 말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업셋(Upset)이라는 말이었는데8), 맨오워는 이후 다른 여섯번의 경주에서 그를 만나 설욕을 한다. 그는 켄터키더비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소유주였던 샘 리들이 켄터키까지 말을 보내는 것을 꺼렸을 뿐만 아니라 이제 겨우 3세마가 된 말이 5월에 10펄롱을 뛰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9) 대신 맨오워는 동부에 머물며 프리크니스(Preakness)에 대비했다. 그해의 켄터키더비에서는 17마리가 출전하였는데, 폴존스(Paul Jones)가 업셋을 머리 차이로 누르고 우승을 하였다. 그리고 열흘 뒤에 열린 프리크니스에서 더비에 출전했던 몇 마리의 말들이 맨오워에게 도전을 했지만, 맨오워는 출발선에서의 머뭇거림에도 불구하고10) 업셋과 와일드에어(Wildair)에 1과 1/2마신 차이로 앞서며 승리하였다.

1920년, 3세마 시절에도 맨오워는 불패의 연승행진을 이어가며, 각종 기록들을 경신해 갔다. 위더스(Withers)에서는 기수인 클래런스 커머(Clarence Kummer)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1마일 미국 기록을 0.4초 앞당기는 1분35초08의 기록을 세웠다. 또 벨몬트스테이크에서는 1과 3/8마일을 2분14초에 달렸는데, 이 기록은 향후 50년간 깨어지지 않았다.11)

열흘 뒤의 스타이비선트(Stuyvesant) 핸디캡에서 맨오워는 자신보다 32파운드나 적은 중량을 짊어진 옐로핸드(Yellowhand)의 도전을 받게 된다. 그에게 걸린 배당은 1-100으로, 만약 100달러를 걸어 맨오워가 이기면 101달러를 돌려받는다는 뜻이다.12) 맨오워는 거침없이 처음부터 5마신을 앞서 나가더니, 결승 주로에 접어들면서 8마신 차이로 격차를 벌이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애퀴덕트(Aqueduct)에서 열린 드와이어(Dwyer) 스테이크스에서 맨오워는 자신의 호적수를 한 마리 발견할 수 있었는데, 다름아닌 휘트니 목장(Whitney Stables) 출신의 존그리어(John P. Grier)13)였다. 그 경주에서 그리어가 맨오워에게 무섭게 도전해 오자, 커머는 처음으로 채찍을 사용하였다.

결국 맨오워는 승리를 향해 내달리며, 새로운 미국 기록인 1분45초20을 수립하게 된다.


글 배기한 제2육성목장 전담반 대리


주1)
원래 뉴욕의 제롬 파크(Jerome Park)였던 벨몬트 파크와 벨몬트스테이크스는 그의 아버지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주2)
두 마리 모두 성격이 고약하고 변덕스러웠지만 엄청난 부담중량을 짊어졌던 말들이었다. 페어플레이의 성격과 조화를 맞추기 위해, 벨몬트는 영국 트리플 크라운을 제패한 록샌드(Rock Sand)의 딸 마후바와 그를 짝지어 주었다. 마후바의 조상들은 점잖았을 뿐만 아니라 총명하기까지 했다. 또한 마후바는 페어플레이와의 사이에서만 새끼를 낳았기 때문에 ‘페어플레이의 아내’라고 불렸다.
주3)
그는 마후바, 페어플레이, 그리고 헤이스팅스를 훈련시킨 사람이다.
주4)
리들은 만약 그 덩치 큰 밤색 망아지가 경주마로서 성공하지 못하면, 장애물경주용 말로 훈련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주5)
그는 전쟁의 와중에 태어났기 때문에 벨몬트 여사로부터‘ 맨 오워’라는 이름을 얻었다.
주6)
경주가 열린 사라토가(Saratoga)는 이 날 ‘ 반전의 경마장’‘ 우승예상마들의 무덤’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주7)
출발 깃발이 떨어졌을 때, 맨오워는 출발선에서 신호를 보지 못한 채 배회하고 있었다.
주8)
당시 업셋의 부담중량은 맨오워보다 15파운드가 적었으며, 반마신 차이였다. 그리고 업셋은 다른 어느 말도 감히 넘보지 못한 이 한 번의 우승으로 경마사에 영원히 기억되게 되었다.
주9)
샘 리들은 나중에 워애드머럴을 출전시킬 때에는 생각을 고쳐 먹게 된다.
주10)
그의 이런 악벽은 그가 물려받은 집안 습관으로 알려져 있다.
주11)
당시 그에게 도전을 한 말은 도나코나(Donnacona)라는 말로 워클라우드(War Cloud :1918),서바톤(1919)에 이어 사상 세번째로 트리플 크라운에 도전했던 말이다. 그리고 맨오워가 세운 기록은 서바톤의 종전 기록을 3초나 앞당긴 것이었다.

주12)
그가 뛰었던 총 21번의 경주 중 3번의 경주에서 북메이커 배당률이 1-100으로 나왔다.
주13)
그리어는 뛰어난 기량에도 불구하고 업셋과 더불어 맨오워의 그늘에 가려 존재가 무색해진 말이다. 그는 드와이어에서 신기록을 세운 맨오워에 불과 1과 1/2마신 뒤졌으며, 당시 자기 또래의 말들 중에서 두번째로 우수한 말이라는 평을 듣고 있었다.
2006/01/03 23:17 2006/01/03 23:17

경주마상식 - 경주마의 유산소 조교



유산소운동이란

천천히 달릴 때와 빨리 달릴 때는 신체적으로 분명히 차이를 느끼게 된다. 조깅과 같이 천천히 달릴 때는 호흡이 부드러우며, 심장박동이 그다지 빠르지 않고 비교적 오래 달릴 수 있으며, 달리고 난 후에도 근육에 알이 배기지 않는다. 그러나 학창 시절 체력장에서 100m 달리기와 같이 빨리 달릴 때는 호흡이 거칠어 숨이 차고, 심장은 쿵쾅쿵쾅 고동을 치며, 달리고 나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장단지에 알이 배긴다.

유산소운동이란 바로 조깅과 같이 목에 숨이 차지 않을 만큼 빠르지 않은 속도로 운동하는 것을 말한다. 즉, 운동을 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호흡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산소량 범위, 다시 말하면 자신의 심폐기능 한계에서 운동을 하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조깅을 할 때 나란히 같은 속도로 달리면서도 어떤 사람은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으며 부드러운 호흡으로 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숨을 헐떡거리며 힘겹게 달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그것이 유산소운동능력의 차이다. 유산소운동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운동에 필요한 산소흡입능력, 즉 심폐기능이 약해서 그다지 빨리 달리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곧 숨이 차 산소부족증을 느끼는 것이다,

특히 경주마는 달리기가 ‘직업’이므로 심폐기능이 대단히 중요하다. 과연 숨을 헐떡거리지 않으면서도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는가가 경주에서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특히 1,700m 이상의 중장거리경주에서는 유산소운동능력이 대단히 중요하다. 보통 2세의 어린 경주마는 분당 400~500m의 속도로 달리면 호흡이 거칠어지고 분당 심박수가 160회보다 많아져 산소부족증이 나타난다. 이때부터는 호흡을 통해 외부로부터 얻을 수 있는 산소량이 실제 달리는 데 필요한 산소량보다 부족하게 되므로 에너지 과부족 현상이 나타난다.

이때 신체는 긴급 에너지생산시스템을 가동하여 산소 없이도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비상체제로 돌입한다. 이렇게 해서 생산된 에너지가 무산소운동에너지이다. 이 무산소에너지로 부족한 운동에너지를 보충하며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이 무산소운동이다. 이렇게 운동속도가 증가됨에 따라 유산소에너지 한계지점에서 무산소에너지 생산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을 무산소역치라고 한다.


유산소 조교방법

유산소조교의 목적은 한마디로 말하면 무산소역치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즉, 숨이 거세지고 심박수가 갑자기 빨라지는 시점이 분당 400m이던 말을 500m 아니 600m의 속도로 달려도 숨이 차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유능한 경주마가 무산소역치에 다다르는 운동속도는 분속 700~800m 정도 된다. 이렇듯 어린 신마와 우수한 경주마간에는 상당한 유산소운동능력의 차이가 있다. 이런 차이는 바로 외부로부터 단위시간 내에 흡입할 수 있는 산소량에 의해 좌우된다.

단위시간 내 많은 산소를 흡입하려면 우선 폐활량이 커야 한다. 보통 서러브레드 경주마의 안정상태에서 1회 호흡량은 6ℓ정도 되며 최대 폐활량은 30ℓ까지 된다. 또한 폐로부터 흡입한 산소를 신속하게 근육세포로 전달할 수 있는 심장과 혈관이 잘 발달되어 있어야 한다. 보통 경주마의 1회 심장박출량은 1ℓ정도 된다. 이밖에도 운동근육세포 구석구석까지 빠르게 산소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모세혈관을 비롯한 혈관망이 세밀하게 잘 발달되어 있어야 한다. 이런 심폐기능은 평소 꾸준한 운동에 의해 그 능력이 현저하게 향상되나 운동을 중단하고 일정기간 휴양을 하면 향상되었던 능력이 빠른 속도로 감소된다.

신마의 초기단계에서 유산소운동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적정한 운동강도가 중요하다. 적정한 운동강도는 말의 운동속도와 심박수로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평균 운동속도는 스톱워치를 이용해 체크하지만 조교시 기승자는 경험을 통해 감각적으로 스톱워치 없이도 말의 주행속도를 추정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운동거리는 보통 3,000~4,000m 정도이며 이때 심박수는 분당 100~160회가 적정하다. 그러나 초기 조교단계에서는 더 낮은 심박수를 지표로 할 수도 있다. 만일 유산소 인터벌조교를 할 경우에는 일정기간 심박수를 분당 170~180회까지 빠르게 운동시킬 수도 있으며, 이때는 분당 심박수가 100회 내외의 가벼운 운동과 1:1~1:2로 조합하여 운동시킨다. 말의 복대에 작은 단자를 간단히 장착하고 손목에 무선으로 연결된 심박수시계를 차면 기승을 해서도 지금 달리고 있는 말의 심박수를 쉽게 알 수가 있다.

유산소조교의 기본적인 방법은 일차적으로 운동거리를 정해 놓고 운동강도를 약한 정도에서 중간 정도까지 서서히 증가시키는 것이다. 조교를 하는 빈도는 1주일에 3회 정도가 적정하다. 장거리운동을 할 때는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를 유지하고 단거리운동을 할 때는 빠른 속도로 운동을 시킨다.

유산소조교의 후반기는 잠재하는 유산소운동능력의 최고점까지 향상시키기 위해서 지속조교와 인터벌조교를 조합하여 실시한다. 지속조교 때는 운동속도를 중등도로 유지하면서 운동거리를 점차 늘려간다. 지속조교 중에 잠깐씩 단거리 고속도조교를 실시하여 스피드를 향상시킨다. 심박수가 분당 130~140회 속도로 40~60초 동안 느린 구보운동시키고 그후에 170~185회의 속도로 20~30초 동안의 빠른 운동을 반복하면 효과적이다. 이러한 스피드운동은 무산소역치점을 높여 유산소운동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위험도 따른다. 만약 운동강도가 너무 강하거나 운동시간이 너무 길면 젖산축적으로 인한 피로와 마체손상의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경험이 부족하거나 스피드 감각이 없는 기승자는 무산소역치에 근접해서 말을 운동시키는 것을 피해야 한다. 경험이 있는 기승자라도 심박수의 갑작스러운 증가나 속력의 감소와 같은 피로 누적 증상을 놓치지 않도록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


유산소 훈련의 이점

유산소조교는 말의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말의 단위당 최대산소섭취량을 증가시킨다.

이는 유산소조교를 통해 폐장의 산소흡입능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심장이 발달되어 혈액의 박출량도 증가하고, 운동근육 내에 모세혈관이 더욱 조밀하게 가지를 뻗어 폐장으로부터 근육까지의 산소운반속도가 신속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운동근육 중 유산소에너지를 이용해 수축작용을 하는 근육세포가 발달되어 전체적으로 말의 근력이 향상된다. 결과적으로 말은 빨리 달리면서도 그다지 지치지 않게 되므로 실제 경주에서 상당히 유리해진다.


글 김병선 핸디캡부장
2006/01/03 23:14 2006/01/03 23:14

말의 행동관찰을 통한 이상징후 발견



말과 가까이 접촉하면서 일하는 사람은 말의 상태를 느낄 수 있는 직감이 발달되며, 그럼에 따라 말의 행동을 보고 컨디션이나 질병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관찰력이 있는 사람은 말이 취하고 있는 자세만 보아도 말의 컨디션이 좋은지 나쁜지를 알 수 있다. 말의 전체적인 모습, 지세, 머리, 목 그리고 꼬리 등은 마체의 이상 여부를 말해주는 좋은 단서들이다.
급성으로 진행되는 질병을 제외하고, 어떤 질병이 발생되기 전에는 항상 초기 이상징후 또는 이상행동을 발현한다. 말이 몸에 이상이 생기면 평소에 하던 정상적인 행동과는 다른 이상한 행동을 한다거나, 아니면 아예 정상행동을 하지 않거나,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는 특이한 행동이 줄어들거나, 식습관이 변화하는 등 여러 형태의 이상징후를 발현할 수 있다. 또한 평소에 하던 운동·장난이나 다른 말들과의 어울려 놀던 행동들을 중단하기도 한다. 여러 마리가 한데 모여 사는 말의 경우는 말들의 무리에서 떨어져 혼자 우두커니 서 있기도 한다.
만일 어떤 말이 머리를 아래로 떨구고 멍청하게 서 있다면, 그 말은 어디엔가 이상이 있는 것으로 의심해야 한다. 멍청해진다는 것은 몸에 열이 올라 체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즉각 체온을 재 보아야 한다.
체온을 측정하는 동안에 맥박과 호흡수도 측정한다. 만일 맥박도 증가되었다면 어디엔가 통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의사를 불러야 할 만큼 심한 상태라고 판단된다면 수의사에게 그 말의 증상과 체온, 심박수, 호흡수 등을 전화로 미리 알려줘야 한다. 그렇게 해야 수의사가 좀더 철저한 검사준비를 할 수 있으며, 어떤 치료를 해야 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산통증세가 있는 말
말을 기르는 대부분의 사람은 산통의 전형적인 증상(앞발긁기, 구르기, 발한 등)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가벼운 복통인 경우 말을 웬만큼 잘 알지 않고는 눈치 채기가 어렵다. 가벼운 복통이 있는 말들은 약간 멍청하고 불안한 증상을 발현하며 식욕이 떨어진다. 평상시보다 더 자주 앉았다 일어났다 하며 오랜 시간 동안 누워 있고 머리를 복부쪽으로 돌려 뒤를 자주 돌아본다.
방목장이나 패독에서 구석에 혼자 서 있으며, 전지는 앞쪽으로 후지는 뒤쪽으로 뻗음으로써 복부의 공간을 넓혀 배를 편하게 하려고 한다. 만일 말이 이상하게 행동하고 멍청해 보인다면 그 말의 체온, 심박수, 호흡수 등을 검사하고 복강 내의 장음을 들어 본다. 청진기가 있으면 청진기를 이용하고 청진기가 없으면 귀를 말의 복부에 바짝 대어 밀착하면 장음이 들린다. 가벼운 산통증세의 말이라도 오래 방치하면 악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

마비성 근색소뇨증(Tying-up syndrome)
말이 전혀 움직이려 하지 않는 또 다른 경우는 큰 근육들(특히 후구근육)이 강직된 경우다. 근육의 경련으로 뒷다리가 단단하게 굳어 움직이지 않고 서 있으며, 이때 뒤쪽의 자세는 정상적인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그러나 말은 통증과 움직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좌절감 때문에 앞발굽으로 땅을 긁어댄다. 어떤 경우는 가슴과 허구리 부위에서 땀이 많이 흐른다.
이런 말을 억지로 움직여서는 안된다. 그럴수록 더 악화되기 때문이다. 수의사를 불러 통증완화에 도움이 되도록 약물을 투여해야 한다.
말이 평소보다 앞다리는 후방을 딛고, 뒷다리는 전방을 딛고 있어 사지 발굽이 중앙에 모여 서 있는 경우가 있다면 그것은 일반적으로 몸통에 통증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게 서 있는 이유는 등쪽의 통증을 완화하거나 가슴 부위의 불편함을 줄여주기 위함이다. 말이 멍청한 상태로 이와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으면 상태가 심각한 것이다.
말이 멍청하고, 땀을 흘리거나 몸을 떨며, 움직이려 하지 않고, 걸을 때 몸이 비틀거리는 등 이상한 행동이 관찰되면 좀더 전문적인 진단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는 말이 등쪽을 심하게 다치거나 장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뜻한다. 흉막염(체온상승, 흉수저류, 힘든 호흡) 등의 호흡기질환이 있을 수도 있다.
말이 체중을 뒷다리에만 싣고 앞다리에는 체충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는 앞다리에 체중이 걸리면 통증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제엽염을 의미하며, 어떤 경우는 목 부위에 통증이 있을 때도 이런 자세를 취할 수 있다.

발굽의 열감 검사
제엽염이라면 즉각적인 검사와 조치가 필요하다. 발굽의 열감을 체크해 보고 발목 뒤에 있는 지동맥의 맥박이 세게 뛰는지 검사해야 한다. 말이 체중을 뒷다리로만 지탱하려 하고 앞으로 움직이거나 옆으로 돌지도 않으려고 하면 제엽염일 가능성이 많으며, 이때는 발굽에 상당히 심한 통증을 느낀다. 말이 등을 둥글게 구부린 채 서 있고 복부근육이 긴장되어 있으면 이것은 몸통 내에 심한 통증(척추 또는 늑골 골절, 흉부통증, 복막염 또는 심한 장통증 등)이 있다는 증거다. 움직이면 더 아프기 때문에 전혀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이런 말도 역시 즉각적인 치료를 필요로 한다.
말이 평소 보이지 않던 이상한 행동을 하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비정상적인 소리를 내거나 몸체를 비틀거린다든지, 성질이 변하거나 멍청해지고 둔하며, 주위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어리둥절해하거나 공격적인 말은 조심해야 한다.
행동이나 자세가 변한 것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거나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심각한 질병의 초기증상일 수도 있다. 말이 땀을 흘리거나, 몸을 떨거나, 배변·배뇨시에 몸을 긴장하거나, 끙끙 소리를 내거나, 숨을 헐떡거리는 등 평소와 다른 명백한 변화를 보이면 수의사를 불러야 한다.
작은 이상징후는 나중에 발생될 큰 문제의 초기 경보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조기에 미묘한 증상을 감지한다면 미처 감지하지 못해서 나타날 심각한 결과를 예방할 수가 있다.

김병선 / 핸디캡과장
2006/01/03 22:59 2006/01/03 22:59

평보는 경주마나 사람에게 좋은 전신운동


어떤 사람들은 경주마에게 평보를 시키는 것은 시간만 낭비할 뿐 조교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더욱이 경주마는 달리기 선수이지 걷기 선수가 아닌데, 무슨 평보가 그리 중요하냐고도 한다. 그러나 경주마의 컨디션 조절이나 조교의 한 단계로써 평보는 대단히 중요하다.

운동부담은 적으면서 생체기능 발달효과는 크다

말이 속보나 구보로 달릴 때 말의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은 체중의 3~4배가 된다. 그러므로 육성기 또는 신마의 조교 초기에 곧바로 구보운동을 많이 하면 착지할 때의 충격이 말 다리가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기 때문에 관절과 건, 인대에 심한 손상을 받게 된다.
보통 경주마로서 조교를 시작하는 시기는 만 2세 전후인데, 이 시기는 아직 뼈가 덜 여물어 강도가 약하며 관절·근육·힘줄(건, 인대) 등도 연약한 상태다. 게다가 운동할 때 필수적으로 작동되는 심장과 폐장 역시 기능이 약할 때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강한 운동을 시키는 것은 조교의 효과를 거두기보다는 마체를 손상시키는 원인이 된다.

실제로 신마 도입 후 얼른 경주에 출전시켜 보고 싶은 성급한 마음에 힘든 훈련을 시키다가 말을 다치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조교사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말에 관한 지식이 부족한 몇몇 마주는 조기 출주를 종용하곤 한다. 조교사에게 맡겨 놓고 참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
평보는 마체의 천연적 동작이다. 마치 물이 흐르는 것과 같이 부드럽게 힘들이지 않고 하는 운동이다. 말이 평보를 할 때는 골격과 근육이 서로 조화롭게 작동한다. 그러므로 마체의 근육과 골격에 가해지는 불필요한 충격이 그만큼 줄어든다. 평보로 걸을 때는 4절도 운동으로, 한 다리가 앞쪽으로 뻗어 나가는 동안 다른 다리는 착지상태이므로 각 다리에 걸리는 체중부담이 적다.
말 다리의 긴 뼈들과 골반골에 단단히 부착된 근육은 평보에 적합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왜냐하면 말이 하루를 생활하는 동안 가장 많이 취하는 동작이 풀을 뜯으며 유유히 걷는 평보운동이기 때문이다.

평보는 이와 같이 말에게 편안함을 주면서도 말의 생체기능을 발달시킨다. 조교를 처음 시작하는 신마든, 출주 직전에 있는 기존 경주마든지 간에 모두에게 평보운동은 다음과 같은 이점이 있다. 첫째, 평보는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운동시 산소운반을 신속하게 한다. 둘째, 혈관의 탄력성과 근육의 강도를 증진시키고 컨디션을 향상시킨다. 셋째, 근골격계와 심혈관계의 질병 회복에 도움이 된다. 넷째, 경주마의 운동자세를 올바르게 교정시킨다.

심폐기능과 지구력을 향상시킨다

평보를 활발하게 하면 말의 최대 산소 수용도가 증가한다. 이는 평보운동을 함으로써 마체의 운동과 관련된 기관들에서 소요되는 산소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운동기의 근육은 물론 호흡을 주관하는 횡격막 및 복벽근육이 운동을 해야 하므로 산소의 요구량이 증가하는 것이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이런 근육들의 운동이 효율적으로 되며, 더 많은 산소를 흡입하기 위하여 그동안 사용하지 않던 폐포를 열어준다.
뿐만 아니라 규칙적인 평보운동을 하면 산소운반과 관련된 적혈구 및 혈장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 총혈액량이 증가하여 각 신체조직으로 산소와 영양분이 신속하게 전달된다. 또한 혈장이 증가하면서 각 운동기관에서 생성된 이산화탄소 및 노폐물들이 신속하게 제거돼 마체의 피로를 지연시킬 수 있는 능력도 생긴다.
평보운동은 전형적인 유산소운동이다. 유산소운동은 지구력을 끌어올려 경주마의 조교효과를 증진시킨다. 평보는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혈액순환이 자극되어 상당량의 칼로리를 연소시키게 된다. 유산소운동의 효과를 보려면 적어도 평보운동을 30분 이상 실시해야 한다.
편안한 속도로 평보를 하면 심박수가 안정시 심박수보다 40~50% 증가한다. 이 정도면 심장과 폐장을 자극하여 신체조직으로 산소를 공급해 주는 능력을 키워주기에 충분하다. 보통 5~6㎞ 평보운동을 하면 거의 2㎞ 정도를 속보나 구보로 달린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는다.
평보는 구보보다 운동강도는 약하지만 장시간 운동을 시키기 때문에 비슷한 조교효과를 거둘 수가 있는 것이다.

마체를 균형적으로 발달시킨다

평보운동은 사지의 운동양태를 관찰해 볼 때 시간차 대칭운동이다. 따라서 평보를 시키면 좌우의 근육과 골격이 균형적으로 발달되고 비대칭적인 운동자세를 교정해 준다. 특히 평보를 할 때는 앞다리와 뒷다리의 전방 보폭이 속보를 할 때보다 훨씬 넓다. 그러므로 사지의 스트레칭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평보시 보폭이 넓은 말이 달릴 때도 보폭이 넓은 게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평보를 많이 한 말이 넓은 보폭을 가질 수 있고, 결국 습보와 같이 빨리 달릴 때도 1완보의 보폭이 늘어나 다른 말보다 유리하게 된다.

이처럼 평보는 심폐기능, 근육발달, 피로 및 질병회복 등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평보의 가치가 너무 평가절하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평보는 단순한 걷기가 아니다. 경주마 조교 기본단계의 필수운동이다. 따라서 모든 조교단계에서 조교 전 또는 조교 후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시에 충분히 평보를 시켜줘야 한다. 우리 경주마들은 특히 사지가 약할 뿐만 아니라 스태미나가 부족하다. 이를 극복하는 데도 평보운동은 큰 도움이 된다.

평보운동은 경주마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대단히 좋은 전신운동이다. 틈틈이 짬을 내 가볍게 30분씩만 걸어주면 등줄기에 촉촉히 땀이 밴다. 이정도로 한 달만 운동하면 생활에 의욕이 생기고 출근길 발걸음이 훨씬 가벼워질 것이다.

김병선 / 핸디캡과장
2006/01/03 22:53 2006/01/03 22:53

하절기 조교의 문제점과 극복방법



무더운 여름에는 사람도 몸이 나른해지고 기운이 없다. 더위를 먹어 건강을 잃기도 쉽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보양식을 찾거나 보약으로 늘어진 몸을 추스르려고 한다. 이런 때일수록 적절한 운동과 규칙적인 식사가 중요하다.

말도 마찬가지다.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면 체온이 높아지고 호흡도 거칠어진다. 식욕이 떨어져 사료도 남긴다. 그러므로 자연히 체력이 감소하고 운동능력도 떨어지기 쉽다. 뜨거운 뙤약볕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무리한 운동을 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따라서 여름철에 경주마에게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을 알아보고 그 대책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피 로



여름철에 경주에 출전을 했거나 무리한 조교를 한 경우에는 피로가 누적된다. 말이 주로에 나가서도 그다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누적된 피로가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정도가 되면 한동안 휴식을 시킨 후 다시 조교를 해야 한다. 얼마나 피로가 풀렸는지는 주로에 나가 준비운동을 한 후 짧게 최대 스피드를 내보면 알 수가 있다. 최대 스피드가 종전만큼 나지 않으면 아직 피로가 덜 풀린 것이다. 좀더 휴식을 시켜야 한다. 그렇다고 휴식기간에 마냥 마방에 세워만 두어서는 안된다. 그동안의 조교 효과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평보 내지 가벼운 속보운동을 시켜야 한다.



체온상승



말이 운동을 하면 활발한 대사활동으로 몸에서 상당량의 열이 발생된다. 이러한 열은 피부를 통해 체외로 발산되어 체온이 조절된다. 그러나 더운 날씨에 강한 운동을 시키면 사정은 달라진다. 외기의 온도가 높아 체표열이 쉽게 발산되지 않기 때문에 체온이 올라간다. 더운 날씨에 적응되지 않은 말이 습보운동(경주)을 하면 체온이 위험 수위인 섭씨 41도를 넘어설 수 있다.

그러므로 서서히 고온에 적응하는 훈련을 시킬 필요가 있다. 말은 기온에 적응하여 스스로 체온을 유지하려고 생리적인 노력을 한다. 체열조절 메커니즘으로 피부 밑의 혈관이 확장되어 온도가 상승된 혈액을 피부쪽으로 보내 그 열을 공기 중으로 방출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심박수 증가를 통해 피부쪽으로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결국 피부는 효과적인 라디에이터(열발산) 기능을 한다. 뿐만 아니라 피부에 있는 땀샘의 기능이 활성화되어 땀으로 분비된 수분이 체표에서 증발하며 체온을 낮춰준다.



피부에 혈류증가



더운 날씨에는 땀을 많이 흘려 체액이 손실되고 피부혈관이 확장되어 많은 혈액이 피부에 집중된다. 그렇게 되면뇌로 공급되는 혈액이 감소하여 중추신경계가 손상을 받는다. 결국 체온조절중추가 마비되어 열사병에 걸린다. 따라서 열사병을 예방하려면 피부의 혈류량을 줄여줘야 하는데 샤워 등의 방법으로 피부를 냉각시키는 게 좋다.



열 사 병



기온과 습도가 높고 오랫동안 환기가 잘 안되는 마방에서 잘 발생한다. 휴식하고 있던 말이든 운동을 한 말이든 모두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은 몸이 허약해지고 호흡이 빨라지며 맥박과 체온(40~41도)이 상당히 증가한다. 심하면 근육 경련이 오고 쇼크가 발생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처치는 냉수로 샤워를 시켜 체온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또한 신선한 물을 공급해 주고 환기가 잘 되는 곳에 있게 한다. 수의사의 수액처치를 받으면 회복에 훨씬 도움이 된다.



탈 수



탈수도 높은 기온과 관련하여 발생한다. 마체의 경우 수분에 의해 신진대사와 항상성이 이루어진다. 체내의 복잡한 생리학적·생화학적 반응들이 수분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수분은 더운 날씨에 땀으로 분비되어 체온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시간 지속적인 운동을 하면 혈액 중의 수분이 땀으로 배출되고 혈액이 농축되어 혈액순환이 안될 뿐만 아니라 체내의 전해질이 땀과 함께 손실되어 신경과 근육에 이상을 초래한다. 이렇게 무더운 기후에서 지속적으로 운동할 경우 마체에는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줄이기 위해서는 몇가지의 방법이 있다.

우선 마체를 높은 기온에 순응시켜야 한다. 마체를 더운 기후에 적응시키기 위해서는 7~10일의 기간이 걸린다. 이 기간 중 말의 심박수는 떨어지고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며, 땀이 나기 시작하는 시점도 점차 빨라진다. 이때 좀더 강하게 운동을 시키면 적응 효과가 높아진다. 일단 말이 더운 기후에 적응되면 그 적응력은 한동안 지속된다.

날씨가 더운 날에는 준비운동을 짧게 시킨다. 준비운동은 말의 체온을 안정시보다 1도 정도 상승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왜냐하면 말의 체온이 39도 정도 되었을 때 조교효과가 가장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에는 준비운동을 길게 해야 하지만 여름에는 짧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더운 날씨에 경주에 출전할 말은 더운 기후에서 조교시켜야 한다. 일주일 정도 조교시키면 대체로 적응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조교관습상 대개 기온이 선선한 이른 아침에 조교를 시키려고 한다. 그것은 조교할 때는 좋지만 경주 또는 경주 후에는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 대부분의 경주는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에 실시되기 때문이다. 말들이 이런 더운 날씨에 적응돼 있지 않으면 그동안 조교된 능력을 경주에서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마체에 심한 손상을 받아 경주 후에도 피로회복이 지연되거나 심하면 열사병에 걸리게 된다.



습기 또는 비



더운 날씨에 높은 습도는 말이 운동하는 데 장애요인이 된다. 상대습도가 높고 바람이 적은 날에는 땀이 나도 증발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체내의 열이 발산되지 못하여 열사병에 걸리기 쉽다. 습도가 높은 무더운 날에는 강한 운동 또는 장시간 운동을 자제해야 한다.비오는 날 조교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 비오는 날은 일반적으로 기온이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이다. 더운 여름철에 비를 맞으며 운동하는 것은 말에게 어떤 기분전환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경주일에 비가 오는 상황을 대비하여 비를 맞으며 조교하는 것도 하나의 적응훈련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여름철은 다른 계절보다도 말이 운동하는 데 여러가지 장애요인이 많으므로 말을 관리하는 사람은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운동뿐 아니라 사양관리에도 많은 주의를 요한다. 또 여름철에는 사료가 잘 변질되므로 사료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며, 각종 질병이 유발되기 쉬우므로 보건관리에 관심을 집중시켜야 한다. 땀을 통한 체액손실로 탈수가 되지 않도록 충분히 수분을 공급해야 하며, 전해질이 부족하기 쉬우므로 전해질 첨가제도 신경 써서 공급해야 한다.

김병선 / 핸디캡 과장
2006/01/03 22:22 2006/01/03 22:22

말도 이온음료를 좋아할까?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리는 일을 하거나 산행을 할 때, 물에 간장을 타서 마시면 훨씬 힘들지 않다고 한다. 또한 TV를 통하여 스포츠 중계를 보고 있노라면 ‘작전시간‘에 선수들이 갈증을 풀기 위하여 이온음료를 벌컥벌컥 마시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경주마는 갈증을 느낄 때 맹물이 아닌 이온음료를 마시고 싶은 생각은 없을까?

자동차가 달릴 때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밟을수록 속도가 빨라짐과 동시에 엔진에서 열이 더 많이 발생하여 냉각수가 없다면 엔진은 곧 과열될 것이다. 이것은 연료가 연소하면서 에너지가 생성되어 자동차를 움직이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상당량은 열로 방출됨을 말해준다.

이러한 현상은 동물의 신체에서도 마찬가지다. 동물의 체내에서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하여 화학적 반응이 진행되고, 이 과정의 부산물로 열이 발생하게 된다. 만약 운동시 열이 발산되지 않고 체내에 남게 되면 화학반응은 더욱 빨리 진행되고 열의 생성은 더욱 많아진다. 온도가 10℃ 상승하면 화학반응속도는 2배로 증가한다. 물론 동물의 체온이 정상보다 10℃ 상승할 수는 없지만 이는 체온이 1℃ 상승하면 대사량이 10% 증가함을 의미한다. 말이 운동할 때 체열 발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5~8분마다 1℃씩 체온이 상승한다.

체온의 상승은 말초혈관에서 적혈구로부터 산소가 분리되는 것을 도와주고 최대 심장박동수를 늘려줘 근육의 운동수행 능력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효소의 활성도가 증가하여 에너지 생성을 증가시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체온이 너무 상승하면 효소의 활성도가 감소하면서 열사병에 이르게 된다.

말은 다른 동물에 비하여 운동강도가 높고 근육량이 많아 상대적으로 체중에 대한 체표면적은 작다. 예를 들면 체중 60kg인 사람은 체표면적이 1.7㎡인데 비하여 5백kg의 말은 5㎡에 불과하다. 이는 말이 다른 동물에 비하여 운동시 체열생산이 많음을 보여 준다. 따라서 말은 체열발산을 더욱 효과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사람의 경우도 그러하지만 체열의 발산은 많은 양이 땀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즉 사람과 말에서 발한은 체열을 발산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땀의 기능과 체액의 손실



동물은 종류에 따라 땀의 기능이 서로 달라 미생물 번식의 억제에서부터 번식행위에 중요한 페로몬(pheromone)의 생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양·개·고양이와 달리 소과의 일부 동물, 영장류, 말과를 포함한 몇 종류의 동물에서 발한은 체온조절의 중요한 기능이다. 즉 물 1g이 기화열로 발산되는 열량은 5백80cal이다. 따라서 물(땀) 1ℓ가 피부에서 증발되면 5백80kcal의 열량이 발산되는 셈이며 10ℓ의 땀을 흘리면 5천8백kcal의 열량을 발산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운동시 땀에 의한 체액 손실량 또한 엄청나서, 일반적으로 운동강도 중간정도(3.5m/초)로 6시간 운동하면 체중의 5~6%(27kg) 손실을 가져온다. 경우에 따라서는 체중의 9.1%에 해당하는 46.4kg의 손실이 있는 말도 있었다. 트레드밀에서 최대산소섭취량의 40%로 운동할 때 발한량은 21~34㎖/min/㎡인데 이러한 양은 4백50kg 말이 시간당 6.5~9ℓ에 해당하는 양이다.

1~2마일(1마일은 1.64km) 경주한 서러브레드에게서 준비운동(warm-up), 경주, 정리운동(cooling down)의 땀 손실을 합하면 10ℓ에 이른다는 실험 결과로 보아 경주로에서 장거리(1천8백m)를 달리는 경주마도 이러한 정도의 손실이 있을 것으로 간주된다. 조교시에는 이보다 월등히 많은 수분 손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왜 이온음료는 맹물보다 좋은가?



탈수가 유발되었을 때 맹물만 먹이면 체액(혈장)의 삼투압은 낮아질 것이다. 신체는 삼투압을 조절하기 위하여 여분의 물을 배출하여야 할 것이고, 이 때 전해질이 함께 손실된다. 다시 갈증이 유발되고, 또 맹물을 먹으면 혈장삼투압이 더욱 낮아진다. 이와 같은 악순환이 지속되면 말초조직으로 수분의 확산이 증가된다. 마찬가지로 뇌조직으로 수분이 확산하게 되어 수분중독(water intoxication)에 이르게 된다.

표1에서와 같이 땀으로 많이 잃는 전해질은 나트륨(Na+), 염소(Cl-), 칼륨(K+)이다. 사람에 비하면 나트륨은 2배, 염소는 3배 가량 손실이 많고 손실량은 땀의 분비량과 삼투압에 비례한다. 특히 칼륨의 손실은 말이 사람에 비하여 월등히 많아 16배에 이른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경주로 인하여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이온음료를 통해 손실된 칼륨을 충분히 보충해야 할 것이다.

말에서 혈장 칼륨의 정상 범위는 3.2~4.2mEq/L이다. 운동 중 특히 습보(gallop)와 같은 고강도 운동시에는 고칼륨혈증(hyperkalemia)을 보인다. 이와 더불어 세포내 칼륨농도는 20% 정도 감소한다. 세포외액의 칼륨농도 증가와 세포내액의 칼륨 감소는 안정막전압을 10mV 감소시키며, 고강도의 훈련 중 골격근의 피로 유발에 관여한다. 이러한 고칼륨혈증은 운동중지와 더불어 원래의 농도로 회복된다. 그러나 운동이 장시간 계속되어 땀을 많이 흘렸다면 최소한 나트륨·칼륨·염소의 농도는 정상으로 회복되도록 하여야 말의 피로가 빨리 회복된다. 물론 전해질은 사료를 통하여 공급하고 맹물을 주어도 언젠가는 회복이 되겠지만 운동 전후에 이온음료를 먹게 하면 빨리 회복될 것이다.



이온음료의 성분은?



대부분의 이온음료는 물, 이온, 흡수를 촉진하는 물질 등을 함유하고 있다. 포도당이나 글리신(glycine)은 소장에서 나트륨의 흡수를 촉진할 목적으로 이용되기도 한다.이와 같은 전해질이나 유기물질의 흡수는 물의 이동을 촉진하므로 이온음료는 장관에서 물보다 빨리 흡수된다. 칼륨·나트륨·염소이온은 이온손실을 대체하기 위하여 함유되어 있으며 시트레이트(citrate) 혹은 아세테이트(acetate)는 간에서 대사되어 중탄화수소(HCO3-)를 생성하여 혈액을 알칼리화할 목적으로 사용된다. 하트먼(Hartman) 용액의 렉테이트(lactate)는 아세테이트(acetate)와 마찬가지로 간에서 대사되어 HCO3-를 생성하므로 대사성 산증이 유발되는 심한 설사의 경우에 효과가 뛰어나다.

특히 설사가 지속된 경우에는 대사성 산증이 수반되므로 Cl-보다는 HCO3-를 투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HCO3-가 함유되면 제조 단가가 높아지는 결점이 있다. 참고로 사람이 현재 사용하는 이온음료는 칼륨·염소·나트륨 이외에 비타민C가 함유되어 있고 비타민 B1, B2, B6, 아미노산인 나이아신이 포함되기도 한다.



얼마나 어떻게 먹이나?



다른 동물도 비슷하지만 체중 5%의 탈수가 있으면 말은 임상적인 증상을 보인다. 이는 5백kg 말에서 25kg에 이르는 양이다. 말은 다른 동물에 비하여 위(胃)의 용적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래서 한번에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할 수 없기 때문에 탈수가 심하면 비위관(nasogastric tube)을 통하여 투여하기도 하는데, 단순히 땀을 흘렸을 때는 6~8ℓ씩 15~20분마다 나누어 공급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갈증이 심하지 않으면 등장액은 맹물에 비하여 마시기 좋지 않다. 그리하여 최종 용액의 삼투압이 약간 저장성이 되도록 만들고 용액을 차게 하면 말이 쉽게 섭취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시장성 문제로 동물약품에 아직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지만 외국 문헌에서 한 구절을 인용하면 “단기간 고강도의 운동 전후 수액이나 이온을 보충하는 것은 경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고 했다. 우리나라 경주마가 이온음료를 먹게 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라 기대하여 본다.

▷ 주) 땀샘에는 에크린(eccrine) 선(腺)과 아포크린(apocrine) 선(腺)의 두 종류가 있다. 에크린선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땀을 분비하는 땀샘이고 아포크린선은 사람의 겨드랑이, 젖꼭지, 항문 주변에 분포하고 있는 땀샘을 말한다. 아포크린선 세포는 원형질의 일부가 탈락하여 분비액에 함유되어 있으며 양이 적고 체취(액취)의 원인이 된다. 양, 개, 고양이를 비롯한 대부분의 동물은 피부에 아포크린선만 분포하기 때문에 이들 동물은 흔히 땀샘이 없다고 말한다. 이들 동물은 혀에 에크린선이 발달하여 있다. 더운 여름철에 체열을 발산하기 위하여 혀를 빼고 헐떡거리는 개의 혀를 보면 땀이 맺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양일석 /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2006/01/03 22:20 2006/01/03 22:20

살찐 말은 못 달린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는 육상선수는 체중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비만하면 몸이 둔해져 속도가 떨어지고, 너무 야위면 근육 수축강도가 약해져 스피드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체중이 무거운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관절이나 건, 인대 등에 무리를 주어 운동기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 때문에 경주마에게도 적정한 체중을 유지시키는 사양관리가 대단히 중요하다.

서울경마장 경주마들의 평균체중은 4백46kg 정도 된다. 연령별로도 차이가 있다. 특히 2세마는 아직 어려서 평균체중이 4백30kg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3세가 되면 평균체중이 4백40kg을 넘게 되어 2세마의 경우 1년 만에 10kg 이상의 급격한 증가를 보인다. 그러나 그 후부터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이 한 살씩 먹음에 따라 대략 1~2kg씩 체중이 늘어난다.

계절별로도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에 체중이 가장 많이 나가고 봄철에 가장 적게 나간다. 평균체중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봄에 약 5kg이 적으나 가을에는 약 4kg이 많아 봄과 가을의 차이가 8kg 정도 된다. 이런 연령별·계절별 체중 변화는 정상적인 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 외에 체중이 갑자기 증가한 말은 경주에서 패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15kg 이상 증가한 말은 주의해야 한다. 보통 출주간격이 길다든가, 장기간 휴양을 한 말이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대략 2개월 만에 출주하는 말은 전번 출주시보다 15kg 정도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현상은 그동안 운동량이 적었기 때문이다. 체중이 감소한 경우도 마찬가지로 주의해야 한다.

체중이 감소하는 원인은 대개 영양부족, 질병, 무리한 운동에 의한 탈수 등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역시 경주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기가 어렵다. 어쨌든 전번 경주 때 보다 15kg 이상 체중이 차이날 경우 말의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경마일에 출주마 체중을 공지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비만의 정도는 체중을 꼭 달아보지 않더라도 말의 외모를 보면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하다. 경주마라 하면 항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기 때문에 그다지 살이 찌지 않는다. 그러나 간혹 사양관리의 실수나 운동부족 등으로 비만이 되는 경주마도 있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말이 비만하지 않도록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하며, 경마팬 입장에서는 말의 비만 여부를 판단해 우승마 예측에 참고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의 외모를 보고 비만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경주마의 야위고 살찐 여부의 분류는 대략 9단계로 나뉘어진다. 경주마의 경우 이중 5단계가 컨디션 발휘의 안정권이라고 볼 수 있으며 그 이외4,6단계부터는 예의주시해야 한다.단계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1. 극도로 야윈 상태
극도로 야위어 척추(요추·흉추)의 돌기 및 늑골, 고관절결절, 좌골결절이 현저히 돌출된 상태. 기갑(돗등마루)·어깨·목부위의 골격구조가 쉽게 드러나며, 지방조직은 어느 부분에서도 만져지지 않음.

2. 상당히 야윈 상태
야위어 있으며 척추(요추·흉추)의 돌기 및 늑골, 고관절결절, 좌골결절 등이 돌출되어 있음. 기갑(돗등마루)·어깨·목부위의 골격구조가 약간 드러남.

3. 야윈 상태
늑골에 약간의 지방조직이 덮여 있음. 척추의 돌기 및 늑골은 용이하게 식별이 가능함. 미근부는 돌출되어 있으나, 개개의 추골은 식별이 어려움. 고관절결절은 둥그스름한 둔덕 모양으로 구분이 됨. 좌골결절은 눈으로 잘 구분이 안됨. 기갑·어깨·목은 명확하게 구분됨.

4. 약간 야윈 상태
등에서 척추의 돌기가 촉지되며 늑골이 희미하게 식별됨. 미근부에서는 지방이 촉지됨. 고관절 결절은 눈으로는 구분되지 않음.

5. 보통
뒤에서 볼 때 등 중앙은 편평하며, 늑골은 눈으로는 구분되지 않으나 촉지하면 쉽게 만져짐. 미근부 주위의 지방은 스펀지 같은 느낌이 들며, 기갑 주위는 둥그스름한 둔덕과 같이 보임. 어깨는 매끈하게 마체에 연결되어 있음.

6. 약간 비만 상태
뒤에서 볼 때, 등 중앙에 약간의 함몰부가 형성됨. 늑골을 덮고 있는 지방이 만져짐, 미근부 주위의 지방이 말랑말랑함. 기갑의 양측, 어깨 주변 및 목 부위 근육에 지방이 축적되기 시작함.

7. 비만 상태
뒤에서 볼 때, 등 중앙이 함몰되어 있음. 개개의 늑골은 만져보면 촉지되나, 늑간은 지방으로 메워져 있음. 미근부 주위의 지방은 말랑말랑함. 기갑주위, 어깨 후방부 및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어 있음.

8. 상당히 비만 상태
뒤에서 볼 때, 등 중앙이 함몰되어 있음. 늑골이 손으로 촉지되지 않음. 미근부 주위 지방이 말랑말랑함. 기갑 주변은 지방이 충만되어 있음. 어깨 후방은 지방이 축적되어 편평함.

9. 극도의 비만 상태
뒤에서 볼 때, 등 중앙이 명료하게 함몰되어 있음. 늑골 위를 지방이 덮고 있음. 미근부 주위, 기갑, 어깨 후방 및 목 근육은
지방으로 팽만되어 있음. 옆구리는 융기되어 주위와 편평함.

김병선 / 핸디캡 과장
2006/01/03 22:06 2006/01/03 22:06

적혈구는 산소운반 트럭



한나라의 경제 상황은 도로의 발달 정도와 물류의 운반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러므로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유기적인 도로망의 확충과 다수의 신속한 운송차량들이 필요하다. 동물의 건강과 운동능력도 마찬가지다. 신속하고 원활한 혈액순환은 동물의 건강과 활력의 기본요건이다.

척추동물의 몸에는 심장이 있고, 신체 각 부위에 혈관이 거미줄처럼 분포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통칭해서 순환기계라고 한다. 혈액은 몸 속을 구석구석 순환하면서 영양소와 산소를 각 세포에 배달해 주고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를 수거하여 몸 밖으로 배출하는 통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혈액은 액체성분인 혈장(55%)과 세포성분인 혈구(45%)로 구성되어 있다. 혈구는 적혈구와 백혈구로 나뉜다. 혈장은 주로 영양소나 노폐물을 녹여 운반하고 적혈구는 산소를 운반하며, 백혈구는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을 잡아먹고 항체를 만드는 면역작용에 관여한다.

혈액성분 중에서 말의 경주능력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 적혈구다. 그것은 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이 산소이며, 산소를 운반하는 주요 매개체가 적혈구이기 때문이다. 경주마의 주역인 서러브레드의 적혈구는 다른 동물의 적혈구에 비해 폐에서 흡수된 산소를 신속하게 운동근육으로 운반할 수 있는 몇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혈액 속의 적혈구가 다른 동물보다 많다



첫째 특징은 일정량의 혈액에 함유하고 있는 적혈구의 수가 다른 동물에 비해 2배 정도 많다. 사람의 경우는 혈액 1㎣ 당 4백50만~5백만개 정도인데 서러브레드의 경우는 8백만~1천만개 정도가 된다. 즉, 산소를 운반할 수 있는 운반 트럭이 그만큼 많아 다량의 산소를 신속하게 운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총량의 혈액 중에 전체 적혈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다른 동물과 비슷한데 적혈구의 수가 많다는 사실은 개개의 적혈구 크기가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적혈구가 작으므로 전체의 총 적혈구 표면적은 넓게 되므로 폐에서 산소와 접촉할 수 있는 면적이 넓어 적혈구 단위용적당 산소적재능력이 그만큼 큰 것이다.

또한 다른 동물의 적혈구는 공모양인 데 비해 크기도 작지만 모양도 도넛과 같이 납작해 굵기가 아주 가느다란 모세혈관을 통과할 때 엽전꾸러미와 같이 줄을 지어 지나가므로 다수의 적혈구가 신속하게 통과할 수 있어서 신체 말초부위의 세포에까지도 빠른 속도로 산소를 공급할 수가 있다.



비장에 예비 적혈구를 저장했다가 유사시에 사용한다



둘째 특징은 극심한 운동을 할 때 요구되는 다량의 산소를 운반하기 위해서 예비로 적혈구를 보관해 둘 수 있는 창고가 발달해 있다는 것이다. 다른 동물은 혈관이나 심장 속에 있는 적혈구만으로 산소를 운반한다. 그러나 말은 비장이라는 복강내 장기가 크게 잘 발달되어 있어서 그곳에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는 다량의 적혈구를 저장해 두었다가 말이 아주 빨리 달려야 할 때 저장하고 있던 적혈구를 혈류 중으로 방출하여 산소운반을 긴급히 지원한다.

말의 비장 무게는 7~8㎏ 정도 되는데, 그 무게의 50% 정도가 저장된 적혈구의 무게라고 한다. 그러니 비장에 저장된 적혈구의 양은 3~4㎏으로 체내 총 적혈구량의 20~30% 정도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비장이 그런 기능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서러브레드의 비장을 수술적으로 제거한 후 운동을 시켜 보았더니 운동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었다고 한다.



적혈구의 수명이 다른 동물보다 길다



셋째 특징은 적혈구의 수명이 길다는 것이다. 적혈구는 뼈 속의 골수에서 생산되어 혈류 중으로 나와 전신을 순환하면서 산소를 배달하는 고유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노쇠하면 간장 또는 비장으로 흡수되어 분해되고, 적혈구의 주요 성분인 헤모글로빈은 수거되어 적혈구를 다시 만들 때 재활용된다. 이와 같이 비장은 단순히 적혈구를 저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늙어서 기능이 떨어진 적혈구를 정리해 항상 건강한 적혈구만을 혈류 속으로 방출하는 정비소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사람이나 개 등 일반적인 포유동물의 적혈구 수명은 1백10~1백20일 정도다. 그러나 서러브레드의 적혈구 수명은 약 1백50일로 1개월 정도 수명이 길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말의 적혈구는 활력이 왕성하며 체내에 다수의 적혈구를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조교를 하면 적혈구 수도 증가하고 비장의 저장능력도 향상된다



말이 훈련을 하게 되면 근육과 심장이 발달하여 말의 경주능력이 향상되기도 하지만,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도 혈액 단위용적당 개수가 현저히 증가한다. 보통 훈련이 안된 말은 혈액 1㎣ 중에 8백만개 정도가 있으나 훈련이 잘된 능력있는 말은 약 1천1백만개에 달한다. 강한 운동을 할 때 요구되는 다량의 산소를 신속하게 전달하려고 하는 생체의 적응현상으로 적혈구 수가 증가하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유사시를 대비하여 많은 적혈구를 저장해 두기 위해 비장의 적혈구 비축공간을 넓혀 비장의 크기도 커지고 무게도 증가한다. 그러나 운동을 중단하고 장기간 휴양을 하면 적혈구 수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비장이 위축되어 무게도 감소한다. 그렇게 되면 예비 적혈구 저장에 한계가 있어 빠른 운동을 할 때 적혈구의 추가 지원이 곤란해지고 산소전달능력이 떨어져 쉽게 피로해지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운동기질환 등의 이유로 휴양을 하더라도 기본적인 가벼운 운동은 지속적으로 시켜주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휴양 중에 말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추천되는 운동은 수영이다. 수영은 관절이나 뼈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말의 심폐기능과 운동근육의 기능을 보강해 경주마의 기본체력을 유지 또는 향상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말이 훈련을 하게 되면 근육과 심장이 발달하여 말의 경주능력이 향상되기도 하지만,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도 혈액 단위용적당 개수가 현저히 증가한다. 강한 운동을 할 때 요구되는 다량의 산소를 신속하게 전달하려고 하는 생체의 적응현상으로 적혈구 수가 증가하는 것이다.

김병선 / 핸디캡 과장
2006/01/03 21:55 2006/01/03 21:55

정보경마에 대한 논란



대개의 사람들은 말이나 사람이나 할 것 없이 조교라든가 훈련을 많이 받으면 좋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경주마는 항상 최고조의 조교상태를 나타내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실제는 그것이 어렵다. 또 최고조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계속적으로 심하게 조교를 시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낸다. 능력이 정상의 피크에서 하향곡선으로 내려간다.

어느 말이 능력에 있어서 정점에 도달하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조교사나 기수다. 거기다가 당일의 컨디션 상태도 조교사나 기수만이 알게 된다. 이를 자기가 아는 사람들에게 귓속말로 전해주게 된다. 오늘은 너무 과도한 조교 때문에 능력이 떨어졌다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별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할 것 같다는 내용을 알려주게 될 것이다.



강한 조교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조교상태에 따라서 말의 건강상태가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 외국에서는 대개 18~24개월의 망아지를 경주마로 만들기 위해서 조교를 시키는 데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만약 마음이 급해서 불과 2~3개월 만에 조교를 마치고 경주에 출전시킨다면 처음 한두 번은 성적이 좋다가 갑자기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제대로 여물지 못한 근육·힘줄·인대·관절 등이 과다한 운동을 소화하지 못한 결과일 것이다. 즉, 운동기질병이 발생하여 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평소 1천m를 1분3초에 달리다가도 어느 때에는 1분5초에 달리게 된다. 정보경마를 하려고 한다면 이도 정보의 대상이 될 것이다.

우리의 경마고객들은 능력조교검사의 성적을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능력조교검사라는 것은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아주 좋은 절차다. 경주마로서의 등용문이라고 할 수 있다. 말의 주행능력뿐 아니라 발주에서부터 주행 중의 악벽까지도 알 수 있으며, 착순과 주파기록이 발표된다. 그리고 합격여부를 발표하는데, 각 말의 발주기 진입에서부터 주행상태, 그리고 주파기록을 가지고 합격여부를 결정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주파기록인데 1천m를 1분9초 이내에 달려야 하는 것이다. 웬만한 말이라면 이 시간에는 달려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능력조교검사 이후 첫 경주의 성적과 너무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능력조교검사를 받을 때 겨우 합격선인 1분7~8초대에 달려 놓고는 경주에서는 능력을 최고조로 발휘하여 1분2~3초에 달려 들어온다고 한다. 신마경주에서 출주마의 능력을 아는 것은 능력조교검사 성적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 능력조교검사 이후 갑작스럽게 능력이 향상되었는지는 몰라도 일부 고객들은 기수들이 고객을 우롱한다고 흥분한다. 이것도 역시 정보경마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경마역사상 유명한 정보경마



역사적으로 경마에서 말의 조교와 능력상태로 인해 큰 문제를 일으킨 기록이 있다. 영국에서 조지 4세가 황태자 시절 마주로 있을 때 황태자의 말 ‘에스케이프(Escape)’ 때문에 황태자가 경마계에서 쫓겨난 이야기다. 경마계에서는 이를 에스케이프 사건(The Escape Affair)이라고 부른다. 1791년 10월 21일 뉴마켓에서 ‘에스케이프’가 60기니의 상금이 걸린 경주에 출주하였다. 기수는 황태자의 전속기수인 샘 치프니(Sam Chifney)였고, 말은 상당히 인기가 있었다. 그런데 경주결과는 꼴찌였다. 황태자는 그 다음날 이 말을 다시 출주시키기로 했다. 이때 치프니 기수는 “오늘 이 말은 큰 피로감 없이 약간의 땀을 흘렸습니다. 그 덕에 기공이 열렸고, 아주 경쾌해졌습니다”라고 대답하고는 다음날 다시 기승하였다. 모두가 이 말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전날의 결과가 많은 사람을 실망시켰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쉽게 우승을 했다.

당시의 재결위원은 그 유명한 찰스 번버리(Charles Bunbury)경과 더튼(Dutton), 토미 팬턴(Tommy Panton) 등 세 사람이었는데 모두가 귀족이 아닌 평민들이었다. 이들은 기수를 심문하였는데, 기수는 “어제 출주 전까지 이 말은 2주일간 한번도 문 밖에 나와 보지도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재결위원들은 기수와 황태자의 내기장부를 검사한 후에 황태자로 하여금 경마계를 떠날 것을선고하였다. ‘에스케이프’는 2주일간 마구간에서 가만히 놀고 있다가 10월 21일 출주해 비로소 조교를 받은 결과가 되었다.

기수가 “피로하지 않을 정도로 운동도 했고, 땀도 내었으며, 기공이 열렸고, 말이 경쾌하게 되었다”고 말한 것은 단 1회의 경주로서도 조교가 잘 되었음을 나타낸 것이었다. 즉 최고의 컨디션임을 나타낸 것이다. 내기장부의 검사결과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10월21일 경주에서는 황태자와 기수가 에스케이프에 내기를 걸지 않았고, 그 다음날은 내기를 걸어서 많은 돈을 땄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황태자는 번버리경의 “전하의 말과 기수와는 앞으로 아무도 경마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말에 심하게 화를 내면서 경마계를 떠났고, 기수에게 부과한 벌금 2백파운드는 황태자가 내주었다. 이것은 바로 “오늘 우리 말의 컨디션이 좋습니다”라는 귓속말과 같은 것이다.



단순한 정보제공도 부정경마인가



1990년 일본 경마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 하나를 소개한다. 그해 6월 21일 스포츠신문을 비롯한 일간지의 모든 사회면에는 가와사키경마장의 혼마 시게루(本向茂)기수가 경마법 위반혐의로 체포되었다는 뉴스가 실렸다. 혼마 기수는 남관동지방 경마에서 제일가는 일류기수였다. 경마법 위반혐의로 체포된 혼마 기수는 1988년께부터 가와사키 시내의 빠찡꼬점포에서 알게 되어 술친구가 된 가와소이라는 사람에게 자신이 기승하는 레이스의 예상정보를 알려 주었고, 가와소이는 그 정보를 바탕으로 다른 고객들에게 마권을 구매토록 하고 적중시 고객들로부터 정보료를 받아서 혼마 기수에게 전했다는 것이다. 그 배분은 가와소이가 50%, 고객과 혼마 기수가 각각 25%를 나누어 가졌다고 한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 일본의 어느 민속학자가 기고한 글은 우리에게 새로운 잣대의 논쟁거리를 던져 준다. 그가 개인적인 관점에서 기록한 것을 보면 혼마 기수의 사건은 부정경마가 아니라는 것이다. 부정경마는 불확정요소가 강한 게임의 과정에서 미리 결과를 어느 방향으로 설정해 놓고 그렇게 되도록 게임을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마의 경우 레이스 결과를 미리 짜놓고 그와 같이 레이스를 조작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혼마 기수는 과연 레이스를 조작했는가. 그리고 그것은 그가 흘린 예상정보와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었는가. 가령 그가 레이스에서 실제로 무엇인가 의도적인 조작을 했다고 가정하자. 하지만 인기마에 타고 일부러 지는, 혼자서 하는 부정경마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 자기 혼자 이기기 위한 부정경마도 상대가 있는 이상 실제로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이 경우 그가 사전에 ‘내가 이긴다’라고 한 것은 부정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한 ‘주변과는 이미 이야기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이길 수 있는 것이다’라는 의미밖에 없다. 이 경주는 레이스, 자체는 주최측이 부정이 없는 것으로 인정해 착순을 확정했던 것이다.



다시한번 새로운 잣대로 금을 그어야



부정경마에는‘수입이 낮다’는 것과 ‘술과 여자의 유혹’ ‘폭력단에 의한 부정경마의 결탁’등의 도식이 있었다. 지금도 우리 경마계에서는 과거 뚝섬시대의 수입이 낮을 때 맺은 인연으로 연결고리가 이어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또 당시 술과 여자라는 향응을 제공하고 고리를 만든 사례도 있을 것이다. 지금도 이런 도식으로 움직여질 것이다. 일부 폭력단이 기수들과 관계를 가진 것으로 보도되기도 하였다.이러한 연결고리라든가 경마정보를 제공했다는, 즉 부정경마가 있었다는 신문보도만 나가도 경마 자체를 부정시하는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에게는 두드러기가 생길 일이다.

과거 적극적으로 경마고객과 짜고 승부를 조작하는 일부 부정기수가 있었다고 하여 모두를 싸잡아서 부정경마꾼으로 모는 것은 옳지 않다. 또 부정경마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도 필요하다. 즉 공개되지 않고 있는 일부 사항을 일반에게 공개한다면 기수가 자기가 잘 아는 사람에게 귓속말로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아무튼 이미 알려진 사실을 귓속말로 했다면, 이도 부정경마인가? 혹은 귓속말의 대가로서 사례를 받았다면 과연 정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받았다고 보아야 할 것인가? 우리가 생각하고 판단하는 잣대로 다시 한번 새로운 금을 그어야 할 필요는 없을까.


이시영 / 경마평론가
※ 알고 이기는 부정경마의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2006/01/03 21:48 2006/01/03 21:48

가솔린·디젤 겸용 엔진을 단 경주마



자동차에 비유한다면 젖산계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은 휘발유요, 유산소계 에너지원인 지방은 경유라고 할 수 있다.
또 출발시 이용되는 크레아틴인산계 에너지는 배터리에 저장된 에너지라고 볼 수 있다.



동물은 운동속도(저속도 또는 고속도)에 따라 각기 다른 경로를 통해 만들어진 에너지를 사용하며, 그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양의 한계가 각각 다르다. 일반적으로 말이 달릴 때 사용되는 에너지 공급형태는 크게 3종류로 구분된다. 첫째 산소를 사용하여 만들어진 에너지(유산소계 에너지), 둘째 산소를 쓰지 않고 만들어진 에너지(젖산계 에너지), 셋째 이미 만들어져 근육에 저장되어 있는 에너지(크레아틴인산계 에너지)등으로 분류된다. 이중 젖산계와 크레아틴인산계 에너지를 합쳐 무산소계 에너지라고 한다.



3종류의 에너지 공급형태



유산소계 에너지라 함은 호흡을 통해 흡입된 산소를 이용하여 생산된 에너지를 말한다. 세포 속의 ‘미토콘드리아’라는 에너지 공장에서 에너지의 주연료인 포도당을 산소로 태우면 에너지가 생산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산소계 에너지는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어야 원활하게 생산된다. 만일 호흡순환기계에 질환이 있다든지 아니면 심폐의 용량이 부족한 경우에는 산소공급이 불량하여 유산소계 에너지 생산이 감소된다. 조교를 하면 심장이 커지면서 운동능력이 향상되는 것도 바로 유산소운동 능력이 커진 결과다. 유산소계 에너지는 운동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생산량도 늘어난다. 그러나 운동속도가 점점 빨라져 일정속도를 넘으면 그 속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유산소계 에너지 공급에 한계가 온다. 왜냐하면 심폐기관을 통해 공급받을 수 있는 산소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산소계 에너지만으로는 더 빠른 속도를 낼 수가 없을 때 산소의 공급 없이도 긴급하게 추가로 생산되는 에너지가 바로 젖산계 에너지다. 그런데 젖산계 에너지라 부르는 것은 포도당이 ‘미토콘드리아’라고 하는 정식 에너지 생산공장에서 연소된 것이 아니고 신속한 분해를 통해 긴급하게 에너지를 생산하다 보니 불완전 연소되어 젖산이라고 하는 찌꺼기를 남기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갑자기 심한 운동을 할 때 근육에 알이 배겨 통증을 초래하여 무리한 운동을 자제하도록 하는 피로물질이다. 그러므로 젖산계 에너지는 무한정 지속적으로 생산되는 것이 아니고 사력을 다해 달려야 할 경우 짧은 시간(30~40초)에만 생산된다. 이와 달리 유산소계 에너지는 한계속도만 넘지 않으면 장시간 지속적으로 생산된다.

크레아틴인산계 에너지는 이전에 생산되어 예비로 저장되었던 에너지다. 이 에너지는 미처 에너지생산공장을 가동할 겨를이 없이 갑자기 신속한 운동을 시작해야 하는 경우에 긴급하게 사용된다. 예를 들면 서 있던 말이 갑자기 맹수의 공격을 받아 신속하게 도주해야 하는 경우, 미리 저장되어 있던 크레아틴인산계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지극히 소량만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아주 짧은 시간(10초)내에 고갈된다.



각 에너지별 주연료도 다르다.



산소를 이용하든 이용하지 않든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기본연료 즉 영양소가 필요하다. 에너지생산과 직접적으로 관계된 영양소는 탄수화물과 지방이다. 일반적으로 탄수화물은 즉시 에너지 생산체계에 이용되는 연료이며, 지방은 약간 시간이 걸려 가공을 해야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연료다.그러므로 긴급하게 에너지가 다량 소요되는 빠른 운동, 즉 무산소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탄수화물이 주연료로 활용된다. 그러나 장거리 저속도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가공하는 데 시간은 걸리지만 많은 열량을 함유하고 있는 지방이 주연료로 활용된다. 굳이 자동차에 비유한다면 젖산계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은 휘발유요, 유산소계 에너지원인 지방은 경유라고 할 수 있다. 또 출발시 이용되는 크레아틴인산계 에너지는 자동차의 배터리에 저장된 에너지라고 볼 수 있다.



에너지의 효율적 활동이 경주에 미치는 영향



따라서 경주에서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생산에 한계가 있는 젖산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잘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며, 유산소계 에너지와 젖산계 에너지의 사용배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판가름난다. 다시 말하면 말에게 무리를 주지 않고 효율적으로 경주를 전개해야 한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1천8백m의 경주를 할 경우 각 구간별로 동원되는 에너지 생산체계는 다음과 같다. 발주기로부터 출발할 때는 주로 크레아틴인산계 에너지가 이용되다가 점차 젖산계와 유산소계가 동원된다. 크레아틴인산계 에너지는 출발하는 데 집중적으로 이용되어 대략 1백m 이내에서 고갈된다.

1-2코너를 돌 때는 선행싸움을 하기 때문에 젖산계가 동원되며, 그 후 유산소계 에너지 생산체계가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백스트리치에서는 유산소계 에너지를 충분히 활용해야 젖산계 에너지를 절약할 수가 있다. 만일 이때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면 젖산계 에너지 손실이 크게 되므로 가능한 한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4코너를 돌아 직선주로를 달릴 때 유산소계 에너지와 젖산계 에너지를 총동원하여 전력질주를 해야 한다. 만약 4코너를 돌기 전에 유산소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젖산계 에너지를 잘 절약해 놓은 말이라면 직선주로에서 추진력이 살아난다.

평소에 충분한 조교를 통해 심폐기능이 향상된 말이라면 유산소계 에너지 생산량이 많기 때문에 4코너를 돌기 전까지 소요되는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으므로 젖산계 에너지를 비교적 많이 절약할 수 있어 결승선 막판 전력질주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이다.

경주 중 에너지배분 실패의 예를 살펴보면 선행마들이 무리하게 선행싸움을 하는 경우, 경주 중에 감속과 가속을 반복하며 잦은 속도변화를 준 경우, 코너를 너무 외곽으로 돌면서 속도를 낸 경우, 그리고 맨 후미에서 경주를 전개하다가 급한 김에 4코너를 돌기 전에 무리하게 속도를 증가시킨 경우 등이 있다. 이런 말들은 결국 4코너를 돌아 결승선에서 전력질주도 못해 보고 뒤따르던 말들에게 어이없이 추입을 당하고 만다. 젖산계 에너지가 고갈됐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승기수는 경주전개시 4코너를 돌기 전까지는 가능한 한 젖산계 에너지를 절약하도록 해야 한다. 경주를 관람하는 경마팬도 어느 말의 경주 승패원인을 분석할 때 이런 각 구간별 에너지 배분상황을 고려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재결이나 핸디캡 위원들도 경주분석시 바로 이런 점을 간과하지 않는다.

김병선 / 핸디캡 전문위원
2006/01/03 21:44 2006/01/03 21:44

능력은폐와 기승법부적절



경마에서 기수에 대한 제재는 영국과 미국이 서로 다르다. 우리나라나 일본은 영국식으로, 모든 경주마의 통제관리는 기수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이와 달리 미국은 기수가 아무리 말을 제어하려고 해도 한계가 있다고 보고, 타마를 방해한 말에게 강착은 시키되 기수에게는 제재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즉, 말의 악벽으로 인해 사행을 하면서 다른 말을 방해했지만 기수는 그 말이 사행을 하지 못하도록 노력했다는 것이 입증될 때 기수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는다.

물론 아무런 노력없이 타마를 방해했다면 기수가 의도적으로 방해했다고 보고 처벌을 한다.경주 중 타마를 방해하는 것은 대개의 경우 부정적인 목적이라기보다는 승부욕으로 인해 생긴 현상이지만, 그렇다고 그 행위가 정당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인기마를 방해해서 자기가 기승하였거나 다른 기수가 기승한 비인기마가 착순에 들어오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객들은 과거 몇 건의 기수 낙마 사고에 대해 승부조작을 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또 과거 어느 기수는 주행 중에 의도적으로 채찍을 떨어뜨려 착순에 들지 못하여 재결위원으로부터 재정위원회에 회부된 사건도 있었다.

고객들은 기수의 행동에 대하여 많은 불신을 갖고 있다. 심지어 1993년 9월 26일, ‘케뷔’가 발주기에서 나오면서 낙마한 것을 가지고 가장 인기마인 ‘케뷔’가 착순에 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 박태종 기수가 고의적으로 낙마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가장 중요한 말의 컨디션정보경마라는 말을 자주 한다. 고객은 기수로부터 정보를 받아 가지고 마권을 구매하고, 기수는 고객에게 정보를 알려준 대로 기승을 하는 것을 말한다. 고객과 기수가 깊숙한 관계를 가지고 있을 때는 고객이 요구하는 대로 기수가 기승하는 경우도 있다. 대개 전날 전화로 이루어지며 경마당일에 미리 약속된 신호방법으로 다시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기수들이 살고 있는 준마아파트의 전화 단자함에 아무도 모르게 도청기를 설치하여 기수들과 고객들이 통화하는 내용을 도청한 사람도 있었다.

우리 경마에서는 거의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있다. 질병의 치료에서부터 조교상태에까지, 심지어 재결심의사항도 우회적이라기보다는 거의 직선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겠다는 의도이기도 하다. 그래도 정보경마라는 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가장 중요한 사항인 말의 컨디션이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외국과 같이 출주하는 말의 랩타임이나 기록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객이 랩타임을 측정하려고 해도 조교 중 전력질주하는 말들이 없기에 능력을 알 수 없다.

이처럼 가장 중요한 컨디션과 출주전의 기록이 공개되지 않음에 따라 항상 문제점을 가지게 된다.경마는 기록경기가 아니다경마는 원래 타임을 놓고 싸우는 것이 아니고 출주한 경기에 이기는 것이 목적이다.우승한 말의 타임은 같은 거리를 뛰더라도 경주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서 빨라지기도 하고 늦어지기도 한다. 잘 뛰는 말에 훌륭한 기수가 기승하고 출발을 최대한 빨리 하면 항상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는 기록경주가 될 것이다.

스피드에 정평이 나 있는 말에 같은 속도의 말이 맞붙어 싸우면 스타트를 잘 끊은 선행마는 안간힘을 다해 질주하고 뒤를 따르는 말과 처음부터 맹렬한 선두싸움을 벌이게 될 것이다. 그 뒤로는 몇 마신 떨어져서 다른 말들이 달릴 것이다. 이때 레이스의 전개 여하에 따라서 우승타임은 빨라질 수도 혹은 늦어질 수도 있다. 즉, 승부와 우승타임과는 별로 관계가 없다. 레이스의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얼마나 빨리 달리느냐 하는 속도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선두를 지키느냐는 이다. 이것이 경마의 본질이다. 아무리 선두를 힘겹게 지켰더라도 마지막 골인지점을 남겨 두고 지쳐버리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모든 말에게는 경주거리에 따른 최고기록이 있다. 출마표에도 평균기록과 최고기록을 소개하고 있다. 그 말이 그 경주거리를 달렸을 때 낸 최고의 소요타임인데, 최단시간의 기록을 최고의 능력이라고 평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출마표에 이름이 실린 말들의 최고기록을 비교해 보면 우승마를 맞힐 수 있다는 이론이 성립되는데, 실제로는 그 비교한 결과대로 착순에 들지는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전에 임했을 때의 컨디션, 주로의 상태, 함께 달리는 말들의 상태와 기승기수의 작전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서 그 말의 참된 능력이 발휘되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였지만 여기에는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우리 경마에서 고객들로부터 가장 비난을 받는 것은 최고기록이 오락가락하는 것이다. 즉, 최고기록을 혹은 평균기록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언젠가 1천m를 1분3초에 우승하였다면, 그것이 출마표에 기록된다. 그 후 그 기록을 믿고 베팅을 하면 어이없게도 1분5초에 지게 된다. 이러한 것이 반복된다.

도저히 뭐가 뭔지 구별이 가지 않는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할지 모른다. 이러한 현상이 생기는 원인은 위에서 지적한 복합적인 요인 때문이다. 신호를 받는 사람들그러나 대개의 경마고객은 의도적으로 능력을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때 일본말로 ‘가쿠시’했다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였다. 능력을 숨겨 두었다가 어느날 제 능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당일 혹은 2~3일 전의 컨디션이나 마굿간에서 사료를 잘 먹는지 않는지는 해당 조교사와 그 말을 관리하는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일이다. 조교중인 마필의 컨디션은 조교를 담당한 기수나 혹은 조교사, 마필관리원이 가장 잘 안다. 그러므로 귓속말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귓속말로서도 확실하지 않기에 당일 경주 직전에 해당 관리원이나 기수는 관람대에 있는 자기의 손님에게 갖가지 신호로써, 우리말의 상태가 좋다거나 오늘의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어떤 신호를 어느 시기에 보내는지는 당사자들 외에 아무도 모른다. 예시장에서 말에 기승할 때부터 발주 직전까지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평소 때의 행동 중 어느 부분을 약속했다면 어느 것이 신호인지 다른 사람은 알 수가 없다. 관람대에 있는 정보꾼들도 신호를 받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열심히 망원경으로 어디를 살펴보기도 한다. 자기는 어느 기수와 선이 닿아 있다는 것을 초보 고객들에게 알리기 위함이다. 또 고객이 요구한 사항을 들어주기가 어렵다는 사항도 역시 이 시간에 알려 주게 된다.

고객은 오늘 이 말에 대해서 착순에 들지 말라고 요구했지만, 기수로서는 주위 여건상 어쩔 수 없이 달려야 한다는 것도 알려주게 될 것이다. 고객으로서는 이 말이 가장 인기있는 말이므로 이 말만 빼면 높은 배당률의 마권을 적중시킬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기수로서는 해당조의 마필관리원을 포함하여 기수에게 직접 작전지시를 하는 조교사의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 조교사의 경우 자기 소속조의 수입이 적자를 면하기 어려우므로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할 수도 있을 것이고, 또 자기 손님의 구미를 맞추기 위해서 기수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우승하라는 강력한 지시를 내릴 때도 있을 것이다.

이때 기수로서는 조교사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다. 그 지시에 따르지 않기 위해서는 얄팍한 꾀를 생각해 내야 한다. 상정 가능한 모든 정황다른 말의 꽁무니를 따르거나 혹은 외곽으로 달는 것이다. 선행하는 말을 타고 다른 말의 꽁무니를 따르게 되면 그 말은 달리려고 하는 의욕을 잃어버리게 된다. 반대로 추월형말은 선행을 하면 잘 달리지 않는 버릇이 있으니 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발주를 지연하고 늦발주를 하게 하거나 혹은 과다하게 채찍질을 하며 몸의 균형을 흩뜨려 말이 달리는 데 지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경마고객들은 기수들이 채찍을 사용하지 않으면 능력발휘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불평을 한다. 이는 고객들로 하여금 이해할 수 있도록 홍보를 해야 할 것이다.

작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기수들의 채찍사용 제한조치는 참으로 잘한 일이다. 말이란 동물에게 심한 매질을 하는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고 말의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떤 말은 채찍으로 치면 달리면서 뒷다리로 차는 시늉을 하거나 꼬리를 휙 돌리는 것을 볼 수 있다. 간발의 코 차이로 승부가 가려지는 경마에서 그 동작으로 질 수도 있는 것이다.또한 외곽으로 빙 돌았을 때 결승선 도착까지는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

목책 가까이를 돈 말에 비해서 1~2m 바깥으로 돈 말은 1천6백m를 한 바퀴 도는데 3~4초의 시간차가 나게 된다. 기수의 마음먹기에 따라 어느 한 코너에서만 외곽으로 돌아도 기록을 1초는 뒤처지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1초는 결승선에 얼마나 큰 차이를 가져오는가. 경마가 끝나고 후검량실 주변에서 기수와 조교사간에 티격태격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즉, 기수가 조교사의 작전지시대로 하지 않았다고 기수를 나무라는 소리와 기수는 변명 아닌 변명을 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대개의 재결위원들은 이와 같은 기수들의 행동에 대비해서 각 말과 기수의 기승스타일을 머리에 담아두고 있다. 평소의 기승스타일과 다르다면 과거의 녹화비디오와 대비해 보기도 한다. 그리고 기수를 추궁하면 대개가 잘못되었다고 수긍을 하나 부정의 목적으로 했다고는 하지 않는다. 그래서 기승법부적절 등의 표현으로 기승정지 처분을 내리거나 재정위원회에 회부하기도 한다. 너무 부정적으로 보아서는 안되겠지만 부정경마의 유형이기에 부정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밝혀주기 위해서도 모든 정황을 상정해야만 할 것이다.
2006/01/03 03:48 2006/01/03 03:48

기수의 일과/새벽을 여는 말굽소리



경마팬 여러분, 안녕하세요.
경마초보자·지방팬·일반인들 가운데 기수들의 일과가 어떠하고,
여가를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아서, 저를 비롯한 기수들이 1주일을 보내는 모습을 간략하게 담아보았습니다.



월요일



1년 열두 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개개인의 생활리듬에 맞추어 경주마의 조교를 시작합니다.대개 여름에는 4~5시, 겨울에는 5~6시에 합니다.보통 8시30분에서 9시면 하루일의 70%에 해당하는 조교를 마치게 됩니다. 추운 겨울과 비오는 날은 새벽조교를 해야 하는 기수들에겐 무척 힘든 때입니다.

일반인들에겐 토·일요일이 휴일이지만, 경마장에서는 월요일이 토요일에 해당하는 날입니다. 기수들은 각자 나름대로 여가를 즐기기도 하고, 토·일요일의 피로를 풀기 위하여 집에서 실컷 잠을 자는 기수가 많습니다.



화요일



휴일입니다.매일매일 새벽조교와 체력단련으로 긴장된 하루하루를 보내는 우리들이지만 이 날만은 가족과 함께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도, 각자가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즐길 수도 있는 여유로운 날입니다. 계절에 따라 다소 변화는 있지만 등산, 낚시, 골프, 스키, 수영 등 각자 좋아하는 스포츠를 즐깁니다. 짧은 여행을 떠나거나 영화·독서에 푹 빠져드는 감성적인 기수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총각 기수들은 데이트 준비로 분주하기도 하고요.



수요일



오전 9시쯤 조교가 끝나면 부대시설이 갖춰진 기수회관에서 각자 자기생활들을 합니다. 기수별로 자주 이용하는 부대시설이 있습니다.
우선 체력단련을 위해 체력단련실을 많이 이용하는 기수로는 박태종, 김정년, 박윤규, 서영석, 전기혁 기수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최봉주, 임대규, 함완식, 김효섭, 송석헌 기수는 당구장을 자주 찾습니다. 또 탁구장에서 동료기수와 호흡을 맞추는 기수로는 우창구, 고성이, 강병은, 조용배, 이종섭 기수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수라면 필수적으로 체중조절을 해야 하는 까닭에 김택수, 유재길, 황영원, 배휴준 기수 등은 사우나에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오후 2시부터는 놀이운동(말을 타고 걷게 하는 운동:편집자주)을 합니다. 이때 산책로를 따라 자신의 애마를 운동시키며, 그 후 신인기수들은 말수영장·마필보건소·마방 등에서 일손을 돕습니다.
오후 4시 정도면 퇴근을 하는데, 8명의 신인기수들은 기수회관에서 숙소생활을 합니다. 그리고 10여명은 경마장 인근의 자택으로, 나머지 대부분의 기수들은 사택인 안양 준마아파트로 향합니다.



목요일



조교와 아침식사 후 9시30분부터 발주연습과 능력검사를 합니다. 거의 11시30분까지 계속되며, 10시부터 12시까지 출마투표에 참석하는 기수들은 20~30명입니다.오후 2시 이후 다음주 핸디캡경주 등록에 참여하는 기수가 10여명 정도됩니다. 나머지 일과는 수요일과 동일하게 놀이운동을 한 후 퇴근을 합니다.오후 5시부터는 기수들이 각자 동아리활동을 하는데, 현재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동아리는 기수축구부입니다.

3월 22일 일본에서 열리는 한·일 기수친선교류축구대회를 준비하느라 안양에 있는 덕천초등학교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현재 축구부회원은 36명이고, 장세한 기수가 축구부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더러 지역의 조기축구회나 관리원 축구회, 여고 축구부와 친선경기를 갖기도 합니다. 특히 서울 위례여상 축구부와 덕천초등학교 여자 축구부에 대해서는 기수축구부와 기수협회에서 매년 일정금액을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한·일 기수친선교류축구대회는 국제경기(?)라 언론 매체의 관심도 큽니다.



금요일



우스갯소리 하나 한다면, 매일 같이 조교를 하다 보니 기수들의 팬티에 구멍이 잘 생깁니다. 기수라는 특수한 직업에 종사하다 보니 직업병으로 고통을 받는 기수가 많은데, 대부분의 기수는 허리 디스크로 고생을 하며 복대를 착용하고 생활하는 기수도 여러명 있습니다.금요일은 체중조절에 가장 많이 신경쓰이는 날입니다. 경마 전날이라 체중조절뿐 아니라 최선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예민해지게 됩니다.

기수들이 체중조절하는 방법으로는 운동·사우나·등산 등 체질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부분 경마 전날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은 기본입니다.오죽하면 배불리 실컷 먹는 꿈을 꾸는 기수도 많습니다.



토요일



경마일입니다.
잘 나가는 빅3(박태종·안병기·김효섭) 기수들은 하루 6~7회 정도 출전하지만 그외에 평범한 기수는 3~4회 출전하며, 저처럼 ‘무늬만 기수’인 경우는 1~2회로 만족해야 합니다.월평균 72~96회의 경주가 시행되므로 77명의 기수가 올리는 산술적 월평균 승수는 약 1승입니다.이런 상황에서 빅5기수(빅3와 이성일·임대규)가 챙기는 승수가 30여 승이니 나머지를 놓고 그외 기수들이 피박 터지게 싸우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경주가 끝나면 대개 사내 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숙소에서 다음날의 경주를 위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려 노력합니다.



일요일



역시 경마일입니다.새벽조교 도중 부상자가 많이 발생하는데, 지난 1월의 경우 10명이 부상을 입었고 2월 현재 7명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동절기에는 사고율이 높은 편입니다. 13년 동안 기수생활을 하면서 지켜본 것만으로도 1급 장애자가 1명, 목숨을 잃은 기수가 3명이나 될 정도로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에 맞서 철저한 자기관리를 필요로 하는 직업이기에 기수들은 어느 스포츠 선수 못지 않은 프로의식을 가지고 생활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기수라는 직업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또한 기수들은 자기계발을 위하여 영어학원, 컴퓨터학원을 다니기도 하고 홍대유·김택수·김옥성·유재길·임대규 기수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대학에서 관련공부를 하느라 바쁩니다.

기수라는 직업은 매주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쳐서 승리 혹은 패배의 희비를 체험하며 또다시 자신을 다듬어 나가야 하는 치열하고도 고달픈 직업입니다.하지만 그러한 모습을 사랑해 주는 경마팬들이 있기에 우리는 밥을 굶어도, 부상을 당해도 언제나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열심히 달릴 것입니다.

김택수 기수·기수협회 홍보이사
2006/01/03 03:44 2006/01/03 03:44

심장과 경주능력/말의 심장은 고성능 산소펌프



말의 빠른 스피드는 야생의 벌판에서 맹수로부터 스스로를 생존시켜 왔으며, 이는 또한 현대경마에서 추구하는 본질이기도 하다.이렇듯 스피드는 말에게 있어 최대의 강점이며 유일한 무기다. 빠른 경주마는 55㎏의 기수를 태우고 1㎞를 1분에 주파한다. 말하자면 시속 60㎞의 속력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덩치 큰 말이 빨리 달리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그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이 호흡을 통해 얻어진 산소다.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은 심장이 한다.



폐에서 흡수된 산소는 혈액에 실려 운동하는 근육으로 운반되는데, 이렇게 운반되는 산소의 양에 따라 말의 능력이 달라진다. 다시 말하면 일정한 시간내에 더 많은 산소를 더 빨리 운동근육으로 전달하는 말이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것이다.

산소의 운반속도를 좌우하는 것은 심장의 능력이다. 서러브레드 심장의 크기는 중학생의 머리 크기만 하고 중량은 자기 체중의 0.9~1% 정도인 4.5㎏ 내외인데, 비슷한 체중의 말이라도 심장이 큰 말이 있는가 하면 작은 말도 있다. 심장이 크고 심장의 근육이 튼튼하게 잘 발달되어 있으며 규칙적으로 빠르게 박동하는 심장을 가진 말이 그만큼 많은 양의 산소를 빠르게 운반할 수 있어 운동근육이 쉽게 피로하지 않고 빠른 속도로 오래 달릴 수 있는 것이다.



서러브레드 심장은 고성능 산소펌프



서러브레드 경주마의 경우 1분 동안 심장이 박동하는 수는 30~40회이며, 심장이 한 번 박동할 때마다 1l 정도의 혈액이 박출된다. 그러니까 안정상태의 말인 경우 심장에서 1분 동안에 전신으로 뿜어내는 혈액의 양은 30~40l 정도다.

그러나 말이 운동을 하게 되면 운동속도에 따라 소요되는 산소의 양이 증가하게 되므로 산소를 폐로부터 운동근육으로 신속히 전달해 주기 위해 심장의 박동수가 빨라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말이 최대로 달릴 때는 1분간에 약 2백40회까지 증가한다. 안정상태의 8배에 해당될 정도로 급격히 증가하는 것이다.이렇듯 운동에 의해 심박동수가 안정시의 약 8배까지 증가하는 동물은 아마 없을 듯하다. 사람의 경우는 아무리 빨리 달려도 평소에 비해 심박수가 3배 정도밖에 증가하지 못한다. 그만큼 말은 빨리 달릴 수 있는 운동생리학적 신체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말이 최대로 달릴 때 1분 동안 심장의 혈액 박출량은 2백40l로, 2천m 경주를 예로 들어보면 발주해서결승선에도착하기까지 2분10여초 동안에 0.5t 이상의 혈액을 뿜어내는 엄청난 펌프기능을 가지고 있다.단위시간내에 많은 혈액을 뿜어낼 수 있는 말이 산소 운반능력이 크며 그만큼 빨리 달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심장이 큰 말이 1회의 심박출량이 많으며 따라서 빨리 달리기에도 유리하다.
조교를 하면 성능이 증가, 휴양하면 성능이 감소일정 기간을 두고 말의 운동량을 점차 증가시키면 이에 적응해 심장의 크기도 증가한다. 심장의 무게가 4.5㎏ 정도이던 말이 조교에 적응되면 5~5.5㎏까지 증가한다.

따라서 심장이 한 번 박동할 때 뿜어내는 혈액의 양도 1l에서 1.5l 정도로 증가된다. 다시 말하면 일정한 심박동수에서 박출되는 혈액의 총량이 1.5배 증가하는 것이다.영국의 전설적인 명마 ‘이클립스’의 심장무게는 6.5㎏이나 되었다고 한다. 정말 멋진 스포츠형의 심장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조교를 통해 심장이 어느정도 발달되었던 말도 조교운동을 멈추고 휴양을 하게 되면 심장의 크기는 급격히 작아지고 혈액의 박출량도 줄어들게 된다. 보통 6개월간의 조교를 통해 향상된 심장의 능력은 3개월 정도 휴양을 하게 되면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다.

그러므로 질병 등 어떤 사유로 경주마가 휴양을 해야 할 경우 말을 말간에 넣어두고 무작정 놀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보행 자체가 곤란할 정도의 심한 질환에 걸렸다면 어쩔 수 없겠으나 가능한 한 가벼운 운동이나 수영을 꾸준히 시켜 말의 심폐기능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좋다.

아울러 장기간 휴양을 하고 나온 말에 대해서 과거의 능력이 그대로 발휘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두 번 달리는모습을 보고 여유있게 판단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심장 박동수 검사로 말능력 테스트



앞에서 설명했듯이 말의 심박동수는 운동을 하게 되면어느정도까지는 운동속도에 비례해서 증가한다. 그러다가 심박동수가 분당 2백회 정도 (주행속도 분속 7백~8백m)를 넘게 되면 운동속도가 아무리 빨라져도 심박동수는 더 이상 운동속도에 비례해서 증가하지 못한다.

그 경계점이 유산소운동에서 무산소운동으로의 전환점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산소운동 능력을 평가할 때는 심박동수가 운동속도에 비례하는 구간에서 일정운동속도에 대한 심박동수가 낮을수록 심박출량이 많은 것으로 판단해 능력이 좋은 것으로 평가한다. 또한 무산소운동 능력을 평가할 때는 무산소운동으로의 전환점에서부터 최대 심박동수 유발시까지의 동안에 증가된 운동속도를 보고 판단한다.

그 기간에 운동속도의 증가폭이 클수록 무산소운동 능력이 큰말이다. 이런 검사를 할 때는 운동속도를 임의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트레드밀이라는 말 운동기계 위에서 표준운동을 시키며 검사한다.이런 검사를 통해 개체별로 각 말의 장단점을 찾아 단점을 보완하는 조교계획을 세워 체계적으로 운동시킨다면 말에 무리를 덜 주면서 조교효과를 높여 말의 잠재적인 능력을 최대로 발휘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필보건소 운동생리연구실에서는 이런 검사와 조교관련 상담을 무료로 실시해 주고 있다.
2006/01/03 03:42 2006/01/03 03:42

경마를 건전한 놀이로 즐겨야





인간은 어떤 한 가지에든 기대어 산다. 삶은 자주 우리를 지치게 하고, 우리는 이 삶에 대항하여 원기를 차려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는 술에 기대고 니코틴과 커피에, TV에도 기댄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은 서로서로에게 의지하며 즐거움과 자유, 휴식을 주는 놀이에 의지한다. 경마는 우리 앞에 그런 놀이의 하나로써 존재한다. 생존경쟁으로 채워진 산업사회의 1주일이 우리들의 일상이라면 놀이는 일상의 바깥 쪽에 존재한다. 일상생활은 우리가 욕망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얻기 위한 과정으로 점철되어 있다. 반면에 놀이는 일상으로부터 우리를 어떤 일시적인 활동의 영역, 쾌활함과 황홀감 및 자유가 생동하는 공간으로 건너뛰게 한다. 그래서 놀이는 순수한 의미에서 욕망의 수레바퀴와 일상생활을 정지시키고, 우리를 필요와 욕망의 밖에 잠시 존재하게 함으로써 살아갈 수 있는 원기와 힘을 되돌려준다.



놀이는 살아갈 수 있는 원기와 힘을 준다



그러나 놀이에는 분명 위험성도 내재한다. 놀이는 때로 우리를 현혹시키고 사로잡는다. 대개의 사람들은 놀이를 놀이로써 주말의 시간 내에 머물게 하지만, 어떤 사람은 놀이를 일상의 날들에까지 끌어들여 일상이 곧 놀이의 장소가 되어 버린다. 놀이가 일상을 지배하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놀이는 놀이로써의 즐거움을 잃어 버리고 삶을 지배하는 중독이 된다. 모든 놀이들처럼 경마 또한 그러하다. 많은 사람들이 주말에 경마를 즐기고 그 즐김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상담을 통해 경마중독에 빠진 여러 사람들을 만나 본 결과, 그 사람들은 대개 1주일의 시간을 모두 경마에 빼앗기고 있었다.



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주말에는 경마장으로 몰려가고 월요일·화요일이 되면 자신이 경마를 했으며 돈을 잃었다는 실의와 자책감에 빠진다. 그러나 수요일·목요일이 되면 다시 ‘이번에는 큰 돈을 따지 않을까? 잃은 돈을 찾아야 한다’하는 불확실한 기대와 조급함에 사로잡혀 경마예상지를 사보고 데이터를 정리하며 주말을 기다린다. 금요일에는 베팅할 액수와 말을 결정하고 목돈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주말이면 첫 경주부터 베팅하기 위해 경마장으로 바쁘게 뛰어가서 하루종일 거의 모든 경주에 베팅을 하며 주말을 보낸다. 그래서 이들도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만큼이나 1주일이 바쁘게 지나간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생활이 가족과 일을 중심으로 움직여지는 것이 아니라, 1주일의 생활중심에 바로 경마가 있다는 것이다.




경마중독에 빠진 사람들



나는 이렇게 중독에 빠진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느낀다. 그 안타까움은 첫째로 많은 사람들이 너무 늦게 상담을 요청한다는 데서 연유한다. 상당수가 직장과 가족을 잃고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는 상태에까지 자신을 내몰며 도박을 지속하는 것이다. 둘째는 자신이 중독상태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언젠가는 단 한번에 복구를 할 수 있겠지’하는 비현실적 착각에 사로잡혀 경마를 포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들 중에는 비현실적인 기대를 갖고 상담에 임하는 경우도 많다. 중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경마를 끊으려는 마음가짐, 자기 인생과 가족의 고통을 해결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때로는 ‘돈 따는 베팅방법을 알기 위해, 잃은 돈을 복구할 방법을 알기 위해’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들도 있다.



셋째로 가장 안타까운 점은 중독에 빠진 사람들 중에는 자신을 포기하려고 하는 분들이 더러 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자신의 중독수준을 말기 암환자에 비유한 사람도 있었다. 심한 중독의 경우에는, 모든 생활이 뒤바뀌면서 자신이 이전에 무슨 일을 할 수 있었고 또 했었는지를 까마득히 잊어버렸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은 다시 일상의 세계로 돌아가 어려움에 맞서는 것을 두려워하고 다시 정상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되찾으려 하지 않는다. 놀이의 본성을 상실한 유희는 그처럼 위험하다. 모든 중독은 위험하다. 술은 사교생활에 필수적인 수단이지만 알코올중독은 생명을 빼앗고 인생을 황폐하게 한다. 장난으로 시작한 마약이나 약물은 뇌와 육체에 손상을 입히거나 현실에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마비시킨다. 그러나 돈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도박 혹은 경마중독은 모든 중독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질병이다. 알코올중독이나 마약중독은 자신의 육체와 정신만을 망치지만 경마중독은 가족 전체를 파탄으로 몰아넣고, 우울증과 자살충동에 빠져들게 한다.



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자주 가족과 친구들에게 ‘돈을 잃었으면서도 땄다’고 하고, 혹은 ‘경마할 돈을 빌리거나 마련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결국에는 엄청난 빚을 지게 된다. 주변사람들은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되고 급기야 중독자를 비난한다. 경마중독의 무서운 점은 이렇게 경제적 손실로 인한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더욱 무서운 점은 가족과 친구에게 신뢰감과 자존감을 잃게 된다는 데 있다.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존심과 신뢰를 잃는 것이다. 중독자들은 경제적인 복구를 위해, 잃은 자존심과 신뢰를 복구하기 위해 다시 베팅의 세계로 뛰어든다. 그러나 그럴수록 손실을 보상하려는 안간힘과 불합리한 기대가 커지면서 거는 베팅액, 빌리는 액수와 거짓말, 손실만 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뿐이다. 이렇게 점점 가정불화와 경제적 파탄, 실직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게 되면서, 우울감과 불안감에서 도피하기 위해 다시 베팅을 한다.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경마를 하였지만 이제는 반대로 경마가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중독자들은 다시 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마를 한다. 기묘한 말이지만, 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분명 경마로 인한 스트레스를 다시 경마를 통해 풀려고 한다.



병으로 받아 들이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이 중독수준이라는 것을 내심으로는 알면서도 이를 치료받을 병으로 인정하지 않거나 숨기려고 한다. 그러나 중독은 분명 치료받아야 할 질병이며, 어떤 사람이 말한 것처럼 암보다도 무서운 병이다. 중독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것이다. 어떤 특정한 소인이 있는 사람만이 중독이 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이 일생에 한번쯤은 우울증에 걸리는 것처럼 열심히 삶을 살던, 건강하고 정상적인 사람들도 중독이라는 질병에 ‘감염되거나 걸릴 수’ 있다. 또한 알코올중독에 술을 마시지 못하면 손이 떨리고 초조해지는 금단증상이 있는 것처럼 경마중독에도 금단증상이 있다. 경마중독에 빠진 어떤 사람들은 베팅을 하지 않더라도 경주를 봐야 초조하고 답답한 마음이 가라앉기 때문에 돈이 없어도 주말만 되면 경마장을 찾게 되고, 1주일 내내 주말에 있을 경마가 기다 려진다고 한다. 주말에 경마장에 가지 못하거나 베팅을 못하면 속이 타고 불안해지는 금단증상이 생기게 되는데, 이는 바로 경마중독이 깊은 병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따라서 이미 중독상태에 있다면 중독을 숨기거나 베팅을 통해 잃은 돈과 자존심을 복구하려 하지 말고, 중독을 병으로 받아들이고 치료받으려는 마음을 갖기를 바란다.



당신도 이전에는 건강한 시민이요, 직장인·사업가였고, 책임감있는 아빠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전에는 어떻게 돈을 벌었으며 어떻게 사람들의 신뢰를 얻었는가를 떠올려 보라. 과거를 돌아보면 건강했던 스스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될 수 있는 한 빨리 가정에 문제를 털어놓고 대화를 해야 한다. 처음에는 가족의 신망을 잃고 질책을 받을 일이 두려울 것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을 다 잃은 이후에는 어차피 가족과 친구들이 사실을 알게 되고 당신을 비난할 것이며, 그러면 더욱 더 어려운 곤경에 처할 것이다. 그 때에는 이미 다시 시작할 기반이 아무 곳에도 없게 된다. 지금 말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황폐할 것이다. 미래를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 지금 솔직한 것이 훨씬 더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희망이 높다.



놀이를 놀이로 즐기기 위해



중독에 빠지지 않으려면 위험시기를 잘 알아 스스로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베팅액이 갑자기 커질 때나 위험도가 높은 곳에 베팅하기 시작할 때, 가족이나 직장에 거짓말을 하고 약속을 지키지 못하거나 경마로 인해 일에 지장을 받을 때, 경마를 하기 위해 빚을 지거나 자기 소유의 물건 등을 팔려고 할 때 등이 위험한 시기다. 이런 경우 자신이 중독이라는 것을 빨리 자각하고 문제해결을 도모해야 한다. 또한 되도록 혼자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가족이나 믿을 수 있는 주변사람들, 상담기관에 이야기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 또한, 놀이로서의 경마규칙과 목적을 존중해야 한다. 경마는 놀이이며, 주말에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경마 본연의 목적이다. 경마를 게임으로 여겨 그 규칙과 목적을 존중한다면 그렇게 많은 돈을 걸지 않을 것이다. 놀이하는 자는 자신의 능력과 게임의 규칙을 다 같이 존중하므로 모든 경주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걸지 않고 자신의 능력으로 확신되는 경주에만, 자신의 능력에 맞는 액수 한도에서 베팅을 하는 것이다.



사람은 투자한 것이 많을수록 발을 빼기가 어렵다.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액수 한도에서 베팅을 하고, 거는 게임이 적을수록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진다. 투자에는 경제적 투자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투자에는 나의 기분과 생각 및 열정과 같은 모든 지적·정서적 투자가 포함된다. 경마는 30분 동안 심사숙고를 하면서 모든 지적·정서적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경주에 그만큼 더 많은 집중을 하게 되며, 그만큼 결과에 대한 흥분과 즐거움 및 아쉬움도, 같이 넘치게 된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적정선을 유지하고 게임을 자신의 능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과신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주사위를 던질 때 6개의 숫자 중에서 1이 나올 확률은 1/6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주사위를 던진 후 다시 던지면 1이 나올 확률이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확률은 스스로의 운명을 따를 뿐, 사람들의 손끝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자신들이 마치 확률을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주사위를 던지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물론 경마는 완전한 확률게임은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말과 기수, 그외의 가외조건을 열심히 공부해서 선택을 한다고 해도 우리가 우리 자신의 우월한 지적 능력으로 1등을 맞힐 수 있는 가능성은 20~30%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경마를 게임으로, 확률로, 그리고 놀이로 존중하고 즐겨야 한다. 놀이에는 놀이만의 가치와 즐거움이 있다. 재미의 요소가 놀이의 본질이다. 경마를 놀이로, 재미로 존중한다면 우리는 중독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 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거의 도박수준의 베팅을 통해서, 혹은 베팅을 병행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희망을 품고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점이 바로 중독의 상태다. 중독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도박을 끊으려는 마음을 갖고 자신의 능력과 운, 과거, 미래, 현재를 바로 볼 때만이 잃어버린 인생과 가족, 친구를 되찾을 수 있다.
● 경마상담실 : 080-342-0200(목, 금요일만 운영)
2006/01/03 03:36 2006/01/03 03:36

정보경마 및 부담중량을 통한 부정경마



기수는 말을 조종하는 역할을 하며, 모든 기술과 능력을 다해서 우승을 해야 한다. 경마의 우승열패 원칙을 가장 잘 지키는 사람이 기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기수는 불특정다수인을 상대하는 공인이다. 기수의 행동 하나 하나에 많은 사람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둔다면 공인으로서 자격을 갖췄다고 할 수 있으나, 불특정다수인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 나름의 생활방식과 자기의 이익만을 생각한다면 공인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얼마전까지 쟁쟁한 기수로 활약하다가 어느날 검찰의 조사를 받는 사람들이 그 예이다.



마음을 졸여야 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검찰의 조사를 받기 전까지 얼마나 가슴을 졸일까. 아마 하루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을 것이다. 부도를 낸 기업체의 사장이 검찰에 구속기소되면 그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항상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어쩔 줄 모르다가 막상 쇠고랑을 차고 나면 마음이 홀가분해진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체념한 때문일까.우리 기수들 중에서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끊지 못하고 계속 끌려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앞에서 얘기한 부도를 낸 회사 사장과 똑같은 신세일 것이다. 아니, 오히려 더 착잡할는지도 모른다. 부도를 낸 사람은 검찰에 붙들리지 않기 위해서 혼자 도망만 다니면 되지만, 기수에게는 그러한 여유가 없다. 매주 닥쳐오는 경마일마다 기수는 누군가의 집요한 갖가지 주문을 받아야 한다. 들어 주지 않을 수 없다. 이미 큰 낚싯바늘이 두툼한 입술에 꿰어 있기에 그들이 당기는 대로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낚싯바늘을 빼 달라고 사정도 해본다. 그러면 그들은 “이번 한 번만 더”라며 절대 빼주지 않는다.



이러한 일은 기수뿐 아니라 조교사나 마필관리원에게도 벌어진다. 조교사나 마필관리원은 독자적으로 자기가 아는 범위에서 말의 컨디션만 전달할 수 있다. 따라서 그들은 기수에게 주문을 하게 될 것이다. 결국 기수, 조교사, 마필관리원은 모두가 한통속이 되고 만다. 서로가 서로를 낚싯바늘에 꿰어 놓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그들은 각각의 고객들에게 코를 꿰인 상태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처지가 된 셈이다.



정보경마의 두 부류



기수나 조교사 그리고 마필관리원이 고객과 접촉해서 정보경마를 하는 것에는 두 부류가 있다. 우선 적극적인 자세로 정보경마를 하는 경우다. 이때 이미 착외로 들어오도록 약속이 되었다면 기수는 자기의 말이 아무리 인기마라고 해도 고의로 말의 고삐를 잡아당기든지 혹은 다른 수단을 강구하여 착순내에 들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반대로 별로 능력이 좋지 않은 말에 기승했지만 착순에 들어야 한다면 다른말을 방해해서라도 우승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즉 적극적인 자세로 고객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는 정보경마라 하기보다는 승부조작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경우다. ‘적당한 선’을 유지한 채 대충 말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고, 맞든지 틀리든지 별로 구애받지 않는 것이다. 결국에는 지쳐서 더 이상 요구하지 않도록 하자는 속셈이다. 그러나 경마고객은 기수가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도록 요구할 것이다. 그 꾐에 걸려들면 빠져나올 수 없는 함정에 몸을 던지게 된다.



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다가 고객과의 관계를 청산해야 할 필요를 느낄 때 이와 같은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하지만 고객은 예전과 같이 적극적으로 해주기를 바랄 것이고, 이에 기수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면 고객은 애가 타다가 할 수 없이 관계당국에 과거 사실을 고발하게 된다.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잘 되었다면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맞지 않기 때문에 고객은 본전 생각이 나고, 그 보상을 기수에게 요구하게 된다. 이미 오랫동안의 관계에서 상당한 액수의 돈을 잃은 것이다.베팅을 해서 잃은 돈도 돈이지만 기수에게 베푼 향응비도 상당하다. 기수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액수이기도 하다. 과거 어느 기수는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던 고객과의 관계를 청산하기 위해 적극적인 방법에서 소극적인 방법으로 대처했지만 고객이 집요하게 변상을 요구하자 제3자를 개입시켜 협박하다가 모두가 쇠고랑을 찬 경우도 있다.



기수·마필 관계자와 고객의 연결에는 정보꾼들이 개입하기 마련이다. 그들은 경마계 주변을 돌면서 부정적인 방법으로 부정적인 돈을 먹으려는 사람들이며, 고객과 기수를 연결해 주거나 자신이 직접 기수와 연결된 사람들이다. 기수와 연결고리도 없으면서 기수와 잘 아는 사이인 것처럼 위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주로 초보고객에게 접근, 자기만이 아는 것인 양 정보를 알려주고는 맞으면 대가를 요구한다. 틀리면 슬그머니 사라진다. 역사적으로 보면 영국에서는 19세기께, 정확하게 말해서 1843년에 직업적 도박사가 등장하였고, 이들이 경마계의 물을 흐려 놓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사기꾼’ 혹은 ‘투기꾼’으로 불렸다. 이와 같은 사기꾼 혹은 투기꾼은 우리 경마장에도 상당히 많이 있다.



우승하기 위한 부정한 방법



우승하기 위해 남을 방해하거나 규정된 부담중량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외국에서도 부담중량을 속인 채 경주하고는 후검량 직전에 다시 원상으로 돌려놓은 뒤 후검량을 받다가 다른 기수가 항의를 해서 들통이 난 사례가 있다.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기수, 즉 레이스를 조작하려는 기수라면 의도적으로 부담중량을 가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기마를 착순에 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 부담중량을 올리면 약물의 영향보다도 더 효과적일 수 있다. ‘7착 이후의 말에게는 후검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악용할 수도 있다. 설혹 재결위원으로부터 후검량 말로 지정되더라도 “말이 땀을 많이 흘려 잭킹이 젖었고, 또 전검량 후 목이 말라 물을 마셨다”라고 하면서 약 1㎏은 속일 수 있을 것이다.



기수의 부담중량이 부족하다는 것이 발견되어 이를 실격처리한 일이 우리나라의 초기경마에 있었다. 1922년 9월23일 제8경주는 당초 5두가 출주예정이었으나 2번 ‘인천호’가 부상으로 출주취소되어 4두만이 출주하였는데, ‘운룡호’라는 말이 예상을 뒤엎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후검량에서 부담중량이 부족한 것이 발견되어 재결위원에 의해 실격처리되고 2착한 ‘조일호’를 우승마로 확정하였다. 이때 ‘운룡호’ 마권을 구입한 고객들이 배당금 지불을 요구하면서 거센 항의를 하였고, 폐장 후까지 시비가 일었으나 주최측의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당시 재결위원은 2명이었는데, 일본 육군의 수의관과 경마구락부 직원이었다.



의도적이 아닌 부담중량 부족사태가 1970년에 발생하였다. 그해 7월2일 뚝섬경마장의 제10경주 때였다. 그해 5월에는 말인플루엔자가 발생하여 2주동안 경마가 중단돼 마사회로서는 어려울 때였는데 예기치 않은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결승선 약 2백m 앞에서 4번마의 잭킹 2장이 안장회전으로 떨어져나갔고, 그 말은 1착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후검량에서 부담중량이 부족한 것은 당연했다. 착순 4-1-6-3이 4번의 실격으로 1-6-3으로 바뀌었다. 그러자 고객들이 소동을 일으켰다. 고객들은 주로를 점거하고 각종 경마장의 기물을 파손하기도 하였다. 결국에는 경찰이 출동하여 고객들을 해산시켰으며 마사회는 두 가지의 마권, 즉 4-1과 1-6 모두를 적중마권으로 인정하였다.



부담중량과 관련, 영국 경마역사에 기록된 사실을 하나 소개한다. 앤 여왕 시절, 뉴마켓의 왕실마사 관리자이면서 당시 경마계의 지도자였던 트레곤웰 프램프턴(Tregonwell Frampton)과 관련된 이야기다. 당시 영국에서 최고의 경마실력자로 불리던 프램프턴이 큰 낭패를 본 일이다. 당시는북부와 남부의 경마관리체계가 서로 달랐다. 그때 요크셔에 사는 윌리엄 스트릭랜드라는 사람이 자신의 소유마 ‘메르린(Merlin)’을 이끌고 뉴마켓의 프램프턴에게 도전했다. 많은 사람이 큰 관심을 가졌으며, 전례가 없을 정도로 거액의 내기돈이 걸렸다. 북부와 남부의 대결양상이었다.프램프턴은 이름을 알 수 없는 말로 이 도전에 응했는데, 사전조사를 할 목적으로 예비경주를 벌였다. 이때 프램프턴은 약 7파운드를 더 실어 예비경주에서 졌다. 그래서 프램프턴은 의기양양하여 자신있게 내기를 걸었다. 하지만 본경주에서도 프램프턴의 말이 지고 말았다. 사실 스트릭랜드측의 조교사는 예비경주 때 프램프턴의 말보다도 더 많은 부담중량을 실었던 것이다. 이 경주의 결과로 뉴마켓 사람들은 많은 재산을 잃게 되었고, 프램프턴의 명예도 큰 손상을 입었다.



이와같이 부담중량은 경마에서 상당히 중요한 사항이다. 등짐을 무겁게 진 말은 지게 마련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지하에 후검량실이 마련돼 있어 일반사람은 검량 자체도 잘 모른다. 그러나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후검량을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다. 후검량실이 관람대 전면 중앙에 위치, 경주 후 말들이 관람대 전면주로에 모이게 된다. 그리고 규정된 착순에 든 말의 기수는 안장을 비롯하여 모든 것을 가슴에 안고 검량위원 앞에 놓인 저울에 올라선다. 이처럼 후검량이 고객에게 공개되기는 하지만 고객이 그 저울의 눈금을 읽기는 어렵다. 저울은 전자식이 아닌, 바늘침이 돌아가는 구식이며 그 직경은 겨우 30㎝ 정도다.영국 경마 초기에는 부담중량이 말의 나이에 의해 정해지지 않고, 체고에 의해 정해지기도 했다. 그래서 마주는 가급적 부담중량을 줄이고자 체측기(체고를 재는 계기)를 어깨에 갖다댈 때 말이 움츠리게 하는 짓을 시켰다. 매일 손이나 기구로서 말의 어깨를 치면 말은 어깨를 움츠리거나 앞다리를 벌려 그만큼 키를 줄였던 것이다. 당시는 검량위원의 경우 부담중량으로 부정을 저지르고, 발주위원은 늦발주나 재발주로 부정을 저지르던 때였다. 이때 등장한 인물이 라우스 제독이다. 그는 연령에 의한 부담중량의 기초를 확립한 인물이었고, 그의 이론은 지금도 우리 경마장에서 핸디캡위원들이 이용하고 있다.
2006/01/03 03:35 2006/01/03 03:35

조교를 하면 근육의 부피와 무게가 증가한다



동물의 근섬유는 수축성과 대사성에 따라 분류된다. 수축양상의 측면으로 볼 때 기본적으로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서서히 수축되는 지근섬유(TypeⅠ)와 빠르게 수축되는 속근섬유(TypeⅡ) 로 분류된다(TypeⅡ는 다시 2형태로 분류). 이 두 가지 타입의 구분은 근육속에 있는 어떤 효소 (myosin ATPase)가 알칼리성에 반응하는 조직화학적 특성에 의한 것이다.



마라톤선수는 지근섬유가 70~80%



사람과 말에서는 향후 능력을 예측하거나 현재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엉덩이 근육(中臀筋)에서 아주 작은 근육조각을 채취하여 현미경으로 관찰해 지근섬유와 속근섬유의 구성비를 비교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사람의 경우 마라톤선수는 근섬유중 지근섬유가 70~80%이고, 단거리선수는 속근섬유가 70~80%로 나타나 근섬유의 구성비와 육상선수의 거리적성 간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에서도 단거리 경주마로 주로 사용되는 쿼터호스 같은 품종은 속근섬유가 93%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반면 장거리 지구력 경주마는 속근섬유가 6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경주마로 주로 이용되는 서러브레드는 속근의 비율이 약 88%로 비교적 단거리를 빨리 달릴 수 있으나 장거리 지구력은 약한 품종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세계의 경마추세가 단거리화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서러브레드 중에서도 개체에 따라 속근섬유와 지근섬유의 비율은 다르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2천m 이상의 장거리에 강한 말이 있는가 하면 1천4백m 이내의 단거리에 강한 말도 있다. 그런가 하면 실제 경주에서도 발주 직후 경주 초반에는 선두로 신나게 독주하다가 후반 결승선에서는 후미로 힘없이 뒤처지는 말도 있고, 어떤 말은 경주 초반에는 후미에 따라가다가 결승라인 직전에 힘을 발휘하여 앞말들을 덮쳐 극적인 추입을 벌이는 말도 있다. 이런 현상들은 그 말의 근섬유 분포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조교가 잘된 말은 골격근이 50%



조교를 하면 근육의 부피와 무게가 증가한다. 조교가 잘된 말은 골격근이 체중의 약 50%를 차지하지만 조교를 하지 않은 말은 골격근이 체중의 42% 정도에 불과하다. 조교의 효과는 일반적으로 운동의 강도·기간·빈도에 영향을 받는다. 경주 초반 선행을 하다가 경주종반 결승선에서 능력이 소진되는 말은 지근섬유의 비율이 적기 때문이다. 이런 말은 유산소 운동능력을 자극하는 지구력 조교가 필요하다. 분당 4백m이내의 속도로 6천백~1만m 정도의 거리를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시킬 필요가 있다. 순발력이 떨어져 경주 중반이 지나도록 자기 위치를 잡지 못하는 말, 결승선에서도 좀처럼 탄력이 붙지 않아 힘이 남아 있는데도 우승에 실패하는 말은 스피드를 증가시켜 줄 필요가 있다. 즉, 이런 말은 분속 8백m로 1분을 주파하고 약 5분간 속보를 하면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8백m 로 1분간 주파하는 무산소 인터벌 조교방식을 적용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물론 구체적인 조교 방법은 각 말의 개체별 특성이나 운동기호에 따라 조교사가 나름대로 조교계획을 수립하여 운동시킨다. 일반적으로 경주마에게 성공적인 조교를 시키기 위해서는 지근섬유의 비율을 증가시키는 유산소 조교가 기본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그것은 아무리 속근의 비율이 높아 단거리 운동능력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속근의 운동은 무산소 대사를 통해 얻은 에너지를 주로 이용하는데 이 무산소 에너지는 생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하자면 서러브레드 경주마가 무산소 에너지를 이용해 최대속도로 달릴 수 있는 시간은 불과 30~40초 즉, 6백m 이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1천~2천4백m의 경주에서 우승하려면 나머지 거리는 유산소 에너지를 이용하는 지근섬유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므로 꾸준한 지구력 운동은 조교의 기본인 것이다. 특히 경마장에 처음 들어온 어린 신마의 경우는 성급하게 경주에 출전시키기보다는 적어도 5~6개월 동안의 점 진적인 지구력 조교를 통해 경주마의 심폐기능 향상과 기본체력을 충분히 다져 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조교가 필요



외국의 경우 신마 조교계획을 보통 3단계 즉, 준비기· 단련기· 완성기로 구분된다. 준비기에는 신마의 근육, 건, 인대 그리고 골격의 강도를 단련시키는 데 주력한다. 이들을 충분히 단련시키지 않고 강한 조교에 돌입하면 자칫 골절이나 건·인대의 파열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준비기의 기간은 보통 2~4개월이며 평보 내지 속보를 하루에 1시간씩 거의 매일 규칙적으로 시켜준다. 이때의 최대 운동속도는 화롱타임(200m 주파기록) 24초를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다음에는 단련기로 들어가는데, 이 단계에서는 지구력을 향상시키는 것에 목적을 둔다. 즉, 화롱타임 24∼15초 정도의 구보운동을 약 2∼5분씩 1주에 2회정도 시키며, 그외 다른 날은 준비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평보와 속보운동을 매일 1시간씩 시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2∼3개월 조교한다. 그러면 근육과 뼈의 강도가 증가됨은 물론 심폐기능이 향상되어 격렬한 운동중에 필요한 산소공급을 원활히 해줄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된다. 다시 말하자면 지근섬유를 단련시키는 것이다.

그 다음 본격적으로 출전준비를 하는 완성기 조교에 들어간다. 이 단계에서는 무산소운동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말이 달릴 수 있는 최대 스피드를 끌어내는 조교를 한다. 이때에는 1주일에 1회 정도씩 4백~8백m 거리를 화롱타임 15초~최대속도로 달리도록 한다. 이렇게 전력질주할 때는 호흡을 통해 공급받은 산소를 태워 발생시킬 수 있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는데, 이때는 근육세포속에서 산소없이 긴급에너지를 생산하게 된다. 그런 역할을 하는 근섬유가 속근섬유다. 물론 다른 날에는 단련기와 마찬가지의 운동을 시켜 튼튼한 근골격계를 유지하면서 최대운동능력을 향상시킨다. 이렇게 보통 1~2개월을 조교한 후 첫 출주를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계별로 점진적인 조교를 하지 않고 급하게 어린 신마를 경주에 출전시키는 것은 마치 기초가 없이 빌딩을 짓는 것과 다름 없다.

김병선/핸디캡 전문위원
2006/01/03 03:31 2006/01/03 03:31

말에 포도주나 위스키를 마시게 했다



운동 선수들도 우승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는데, 자기의 혈액을 평소에 모아 두었다가 경기 전에 수혈을 받기도 한다. 심지어, 여자들의 경우 임신을 하였다가 경기 전에 낙태수술을 받음으로써 생체에 평소보다 많은 혈액을 보유, 산소 운반능력을 끌어올려 경기력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서울올림픽에서 벤 존슨이 약물이 검출돼서 금메달을 박탈당했는데, 이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흥분제가 아니다. 우리 몸 속에 항상 가지고 있는 스테로이드호르몬이라는 물질인데, 평소 생리적인 수치보다 과다하게 검출되었기 때문에 경기 전에 섭취했다고 판정한 것이다. 경주마에 약물을 투여해서 능력을 가감하는 것은 가장 악질적인 방법이므로 각국에서는 엄격히 대처하고 있다. 대부분의 화학적 물질은 의학적 및 약리학적 용어로서는 의약품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중 스트리키니네(Strychinine)는 좋은 예이다. 이는 오랜기간 독약으로서 존재해 왔으며, 동시에 치료적 물질이기도 하였다. 약물은 단순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복잡한 화학물질이나 혼합물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일같이 새로운 분야로 넓혀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새로운 의약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약물검사를 하는 수많은 연구자들은 새로운 약품의 검사를 위해서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항상 새로운 약물의 꽁무니만 따르게 된다. 한발 뒤처져서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흥분제와 진정제를 구별하려고 한다. 의학적 또는 약리학적으로 흥분제는 동물의 각종 조직의 활동이나 기능을 증가시키는 물질이다. 우리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흥분제인 카페인과 니케타마이드는 심장박동이나 호흡을 증진시킨다. 암페타민과 같은 의약품은 신경계통의 활동을 증가시켜 주는 원인물질이기도 하다. 신경계통은 운동을 하는 근육계통에 대하여 조종사나 기수의 역할을 한다. 신경계가 근육계통의 기수로 작용할 때, 약물은 기수로 하여금 자주 채찍을 휘두르게 함으로써 더욱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게 된다. 하지만 과다하게 투여된 약물은 신경계를 거칠게 만든다. 과도한 흥분은 조화를 깨뜨리는 원인이 되며, 경주마로 하여금 기대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게 만든다. 약물의 활동에 의해서 효과적인 흥분을 일으킨다는 것은 투여된 약물의 용량,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 투약의 경로에 따라서 달라지게 된다.



흥분제와 진정제라는 것은



그렇다면 진정제란 무엇인가. 의학적 또는 약리학적으로 진정제란 동물의 각종 조직의 활동이나 기능을 억압· 저하시키는 물질이다. 이 정의에 의하면 진정제란 정확하게 흥분제와 반대의 것이다. 외과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대부분의 의약품은 진정제에 속한다. 마취제에 속하는 에텔이나 클로로포름을 포함하여 많은 종류가 있다.이들 약품은 근육활동을 저하시키며, 보통 이야기하는 마비증세를 일으킨다. 이들 중에 많은 약품은 마취작용을 나타내지 않고 단지 약간의 진정작용을 나타내는데, 페노바비탈과 펜토바비탈과 같은 바비추레이트계의 약물들이 이에 속한다. 이들 약물은 말에게 침울한 상태나 속도저하를 나타내기도 한다.

국소마취제에 속하는 의약품은 보통 인체나 동물에 자주 사용된다. 이들은 프로카인을 포함하여 상당수 있다. 이들 약품은 국소적으로 작용할 때는 신경활동을 저하시키지만 적당한 양일 때는 혈관을 통하여 중추신경계통에 도달해 직접적인 흥분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럼으로써 호흡과 근육활동을 증가시킨다. 시간이 경과 후 그만한 용량을 다시 투여해도 같은 효과를 나타내게 된다.여기서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어느 하나의 약품이 흥분제와 진정제의 역할을 함께 나타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 대답은 “예”이다. 많은 경우 투여된 양에 따라 어느 용량은 흥분을 나타내게 되고, 어느 다른 용량은 진정제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우리가 마시는 술(알콜)의 경우 많은 양일 때는 진정제 역할을 할 것이다. 부조화 무감각 의식불명은 소위 죽도록 마신 결과다. 그러므로 알콜은 정확하게 진정제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량의 알콜은 흥분제로서 작용한다. 특히 소량의 알콜을 혓바닥에 문지르면 흥분을 나타낸다. 이 결과를 고대경마에서 이용한 것 같다. 즉 출주할 말에 위스키나 포도주를 마시게 했다.우리 경마에서 자주 검출되는 프로카인은 국소마취제다. 이 경우 주사받은 국소(예를 들어 관절)는 신경기능이 저하되나 중추신경계통에는 흥분이 일어나게 된다. 이는 근육활동과 호흡의 증가를 가져온다. 이것도 흥분과 진정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예이다.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다. 나빠진 관절에 프로카인과 같은 진정제를 투여함으로써 통증을 못 느끼게 하여 말이 능력껏 달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점을 이용해서 1970년대에는 말의 요통치료에 이러한 국소마취제가 도입되기도 하였다.흥분과 진정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의약품이 몰핀과 헤로인이다. 사람과 개에게 몰핀과 헤로인은 뚜렷한 진정을 나타낸다. 그러나 말이나 고양이의 경우 중정도의 양을 투여하면 뚜렷한 흥분을 나타낸다. 이때 말이나 고양이는 성질이 사나워지고, 발걸음이 빨라진다. 이처럼 동일한 약품이라도 사용량이나 대상동물 또는 대상부위에 따라서 진정제 역할을 하고 흥분제로 작용하기도 한다.

간단히 요약하면 대부분의 많은 의약품은 흥분과 진정의 양자효과를 나타낸다. 이와같은 두 효과는 의약품의 사용량, 작용의 지속시간, 투약경로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이와 같은 효과의 이중성은 많은 의약품의 특성이기도 한데, 이때문에 말에 투여된 의약품을 흥분제나 진정제라는 용어로 구별해서 사용할 필요가 없다. 용어를 정의한다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가져다 주게 될 것이다. 그래서 검출약물의 종류와 경기수행 능력에 차이가 난다고 하는 억측을 만들게 될 것이다.



약물검사를 위한 검사재료는



경마개최수의사로서는 어느 검사재료가 약물관리를 위해서 가장 좋은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대개 검사재료는 타액과 오줌 그리고 혈액이다. 초기 약물검사에서는 타액재료가 가장 널리 사용되었다. 그후 오줌이 가장 좋다는 보고도 있었다. 그래서 요즘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타액을 채취하기보다는 오줌을 채취하고 있다. 그러나 오줌과 타액중에 어느 것이 좋으냐고 시원하게 대답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 경마화학자협회에서는 타액과 오줌을 동시에 채취할 것을 권고한다. 이는 타액에서 검출되지 않는 약물이 오줌에서 검출될 수도 있고, 그 반대도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경주 후 검사에서는 타액과 오줌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주라는 강한 운동후에는 이미 약물들이 대사작용을 통해서 생체의 조직에 있기보다는 배설물로서 빠져 나갈 단계이기 때문이다.

타액은 투약 후 약물검출을 할 수 있는 최초의 생물학적 체액이다. 그러기 때문에 경마장에서 불법투약을 관리하면서 초기에 수년간 사용되던 검사재료이기도 하다. 많은 의약품이 실험적으로 타액으로 부터 검출된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또한 경구투약(입으로 약을 먹는 것)에 있어서는 효과적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타액의 상태와 조성분으로서 약물의 존재를 증명하고 약품을 정제할 수 있다. 특히 간편하고 신속하게 판정할 수 있으며, 채취시간이 짧고, 채취시 말에게 아무런 위험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오줌은 타액보다도 더 좋은 검사재료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각 말의 개체에 따라서 다르기도 하다. 그래서 일상의 약물검사에서는 타액채취와 병행해서 오줌을 채취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오줌의 채취는 타액보다 더 어렵다. 밀폐된 별도의 마방이 있어야 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도 있다. 1970년대에 홍콩에서는 웃지 못할 사건이 발생하였다. 약물검사에서 어느 말의 오줌에서 카페인이 검출된 것이다. 경마계에 큰 소동이 났다. 해당 마주를 비롯하여 조교사, 기수 모든 관리원들이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광범위한 조사끝에 검사재료 채취원의 오줌으로 판명되었다. 즉, 채취원이 오랜 시간 기다려도 말이 오줌을 누지 않자 기다리기가 귀찮아서 자기의 오줌을 소변통에 받은 뒤 말의 오줌이라고 해서 조교사의 확인도장까지 받아 제출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시료 채취에 다소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사후검사의 재료로 혈액을 채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즉 약물이 혈류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혈액을 가검물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말에게 약물을 투여할 경우 잔류 약물이 혈액에서 검출되는 것보다는 오줌이나 타액에서 검출되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어느 실험에 의하면 오줌에서의 약물회수량은 혈액에서 회수되는 것보다 가스크로마토그라피에서 적어도 수천배 많다는 것이 증명되기도 하였다. 물론 검체채취마방의 부족으로 어쩔수 없는 일이기는 하겠지만 효과적인 약물관리를 위해서는 오줌과 타액을 채취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분석기술은 세계일류라고 하지만 분석을 위한 재료채취는 후진국에 머물고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부정의 방법은 끝이 없다



약물 이외에도 말의 능력을 가감시킬 수 있는 물품이나 방법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안장 밑에 고성능의 전기 배터리를 장착해 둔다거나 또는 각종 장구를 이용해 말이 제 능력을 발휘하는데 차이를 둘 수도 있다. 재갈도 그중 하나다. 재갈은 형태에 따라서 말의 제어능력이 다르다. 그래서 대개의 경마시행체는 사용할 재갈의 종류를 명시하고 있다. 부득이 다른 종류의 것을 사용할 때는 사전에 재결위원의 승인을 받도록 한다. 또 복대를 느슨하게 조이거나 혹은 단단히 조이는 데도 차이가 있다. 소리에 예민한 말이나 곁눈질 잘하는 말에게는 가면을 씌우는데, 이것도 등록을 하도록 한다. 가면을 하다가 안했을 때 경주능력에 변화를 가져올 수가 있다는 것이다.발굽에 장착하는 편자를 이용할 수도 있다. 쇠로 만든 편자는 그 무게가 1개에 대략 2백50g정도이나 알루미늄으로 만든 것은 1백g이하이므로 경주성적에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 부담중량을 그만치 가감하는 것이다. 또한 무거운 편자를 쓰느냐 가벼운 편자를 쓰느냐에 따라 도약과 착지방법도 달라진다. 우리나라에서 쇠편자 대신 알루미늄편자로 교체한 후 평균 2~3초가 단축된 사례도 있다. 이 때문에 연철로 만든 편자를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면 편자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알루미늄편자를 장착할 수 있다.

심지어 쇠편자에는 은색도금을 하거나 알루미늄색깔을 칠하고, 알루미늄편자에는 검은색을 칠하는 방법으로 편자검사를 통과할 수도 있을 것이다.과거 한두 사람이 편자를 바꾸어 출주시키고자 시도하였으나 편자검사에서 적발된 예도 있다. 어떤 말은 말의 악벽으로 편자를 장착하지 못한다. 그래서 항상 등록을 해서 관리하는데, 어느날 편자를 장착했다면 역시 경주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말의 악벽으로 인해 갑자기 편자가 빠져 재장착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해당말의 출주여부를 재결위원이 결정하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 외에 품질이 좋지 못한 사료를 먹여서 능력을 은폐시킬 수도 있다. 홍콩의 경우 경마일 아침에 보안요원이 각조 마방을 순시하면서 연맥 등의 사료를 채취, 약물검사소에 검사를 의뢰한다. 그러면 건조기에서 일정시간 건조시켜 그 무게가 규격보다 미달하면 영양분이 충분하지 못한 사료를 먹여서 능력을 떨어뜨릴 목적이 있었다고 보고 약물검사 양성판정을 하기도 한다. 이보다 더 적극적인 방법은 말에게 아예 잘 먹이지 않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경주마의 조교사에게는 스포츠맨십과 공정경마를 실시하겠다는 마음이 요구된다. 이는 그의 말이 자연적인 능력, 즉 인공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능력껏 달리게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주변환경은 그 생각을 그대로 지켜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질병을 치료하는 수의사는 말이 질병에서 회복하여 출주하기 전에 조교사와 상담할 때나 당해 동물을 치료할 때 치료약품의 선택에 조교사를 도울수 있는 명백한 지침을 가져야 한다. 마주는 조교사가 가진 이러한 마음과 각오를 유지할 수 있도록 어떤 약물적 처방도 요구하지 말아야 하며, 오직 해당 수의사와만 상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약물사건이 불과 한두건 이외에는 범인이 잡히지 않는 오리무중에 빠져들었다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분명 누군가가 저질렀기에 나오는 현상인데도 말이다. 이에 대해 어떤 경마기자가 기고한 글을 다시 되새겨 보자. “마사회가 관련 조교사와 기수 관리원들을 경찰에 고발해 놓고 이 사실을 신문에 공식 발표를 했다. 하지만 그 기사가 실린 신문이 독자에게 전달되기 이전에 이미 관련조교사와 해당자들은 경찰에서 풀려나 집에 와서 신문을 받아 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경마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약물검사제도를 시행해 주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며 “시설이 좋다고 경마가 잘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라고 꼬집었는데, 우리가 이 마지막 문장을 잘 되새겨 보아야 한다. 이는 약물검사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닐 것이다.

원천적으로 말에게 부정적인 방법을 사용하려면 한이 없다. 이는 어느 특정단체의 노력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경마에 몸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의식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시영/경마평론가
2006/01/03 03:27 2006/01/03 03:27

경마의 올림픽 '98.브리더스컵 경주



상금(총상금 1천2백만달러)이나 출전마필의 수준에 있어 세계최고를 자랑하며, 명실상부한 경마의 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1998년 브리더스컵경주가 지난 11월7일 열렸다. NBC방송이 전세계 40여개국에 생방송하는 가운데 미국 켄터키주 처칠다운스 경마장에서 개최된 이번 경주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아일랜드, 영국, 아르헨티나, 프랑스, 캐나다 등 전세계 경마선진국에서 82두가 출주해 7개의 경주를 펼쳤다.

우승마 7두 중 아일랜드 경주마 1두를 제외하고는 모두 미국 경주마였으며, 특히 이중 5두가 켄터키주 출신이어서 켄터키주가 세계 서러브레드 경주마 생산의 중심지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지난 켄터키더비에 ‘네셔날 로레(Nationalore)’란 경주마를 출전시켜 9착을 차지한바 있는 한국인 마주 겸 조교사 조명권씨가 이번에는 브리더스컵 주버나일에 ‘셀렉트 퓨(Select Few)’란 경주마를 등록했으나 실제경주에는 출전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브리더스컵 클래식(Classic)



총상금 4백만달러로 두바이월드컵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상금이 높은 경주인 브리더스컵 클래식경주는 1차 출마등록마인 ‘왜건 리미트(Wagon Limit)’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총 10두가 출주하였다.이번 대회에서는 당대 최고마라 일컬어지는 ‘스킵 어웨이(Skip Away)’와 출주마중 97년 국제프리핸디캡 최고마인 아르헨티나 국적의 ‘젠틀맨(Gentle-men)’ 그리고 98년 두바이월드컵 우승마이자 98년도 최고상금 수득마인 ‘실버 참(Silver Charm)’ 등 3마리의 특급 경주마가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섬 어게인(Awesome Again)’이 우승을 차지하며 이변을 연출했다. 이 경주에서는 3세이상 서러브레드 경주마가 1과 4분의 1마일의 다트주로를 달린다.


부담중량은 북반구 출생 3세마가 1백22파운드(55.3kg), 북반구 출생 4세 이상마가 1백26파운드(57.1kg), 남반구 출생 3세마는 1백17파운드(53kg), 남반구 출생 4세 이상마는 1백26파운드다. 암말은 공히 3파운드의 감량이 적용된다. 우승마인 ‘오섬 어게인’은 강력한 우승후보마는 아니었으나 98년에 5전5승의 무패전적을 지니고 있던 상당히 유명한 경주마였다. 98년 6월 스테판 포스터 핸디캡(Stephan Foster Handicap)경주에서 ‘실버 참’을 꺾은 것을 비롯하여 휘트니 핸디캡(Whitney Handicap, GⅠ), 사라토가 브리더스컵 핸디캡(Saratoga Breeders’ Cup Handicap, GⅡ) 등의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어 이변을 예고했다.2착은 ‘실버 참’이 차지했고, 3착은 올해 두바이 월드컵 2착마이자 영국의 킹조지 4세 & 퀸엘리자베스 다이아몬드 스테이크스 우승마인 고돌핀 소속의 ‘스웨인(Swain)’이 차지했다. ‘스웨인’은 주로 잔디경주에서 강점을 보여온 경주마로 다트주로에서 개최된 이번 브리더스컵에서도 예상외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올해 벨몬트스테이크스 우승마인 ‘빅토리 갤럽(Victory Gallop)’이 4착을, 트래버스 스테익스(Travers Stakes, GⅠ) 우승마인 ‘코포나도스 퀘스트(Coponado’s Quest)’가 5착을 차지했다.

이번 경주 최고인기마(favorite)이자, 시가(Cigar)가 보유하고 있는 역대최고수득상금 기록(9백99만9천8백15달러)갱신을 눈앞에 두고 있던 ‘스킵어웨이’(총수득상금 : 9백61만6천3백60달러)는 6착에 머물러 기록경신을 다음 기회로 미룰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올해 브리더스컵 클래식 경주의 가장 큰 이변은 무려 80만달러의 추가등록료까지 지불하면서 출전한 아르헨티나의 ‘젠틀맨’이 최하위를 기록한 것이다.



브리더스컵 터프(Turf)



총상금 2백만달러가 걸린, 1과2분의 1마일 잔디주로 경주인 브리더스컵 터프에서는 아일랜드 경주마인 ‘벅스 보이(Buck’s Boy)’가 우승을 차지하였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아일랜드의 ‘데일라미(Daylami)’가 출주를 취소하여 다소 맥이 빠진 가운데 펼쳐진 이번 경주에서는 많은 이변이 연출됐다. 우승마 ‘벅스 보이’는 97년 브리더스컵 터프에서 4착을 기록했으며 통산전적 24전 13승, 2착 4회를 기록중이던 우승후보마 가운데 하나였다.올해 프랑스 개선문상 경주에서 2착을 한 아일랜드의 ‘레게라(Leggera)’가 총 13마리의 출주마 중 12착을 기록한 것과, 동경주 최고인기마이자 캐나디안 인터내셔널 스테이크스(Canadian International Stakes, GⅠ)에서 우승한 바 있는, 강력한 우승후보마였던 ‘로열 앤섬(Royal Anthem)’이 유리한 부담중량에도 불구하고 7착을 한 것은 이변이라 할 만하다.

지난해 이 경주 우승마였던 ‘치프 베어하트(Chief Bearhart)’는 4착을 차지했다. 2착은 ‘시가’의 조교사로 유명한 윌리엄 모트(Willam I. Mott)가 조교하고 코리 나카타니(Coruy Nakatani)가 기승한 ‘야글리(Yagli)’가 차지했다.



브리더스컵 디스태프(Distaff)



지난해까지 1백만달러였던 상금이 올해부터 2백만달러로 인상된 브리더스컵 디스태프 경주는 총 8마리의 경주마가 출주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디스태프 경주는 3세 이상 암말들의 경주로 1과 8분의 1마일의 다트주로를 달리는 경주이다. 이번 경주는 올해 브리더스컵 7개 경주 중 가장 이변이 적었던 경주로 국제프리핸디캡이 가장 높은 3마리의 우승후보마들이 1~3착을 기록하였다. 1착은 윌리엄 모트 조교사와 게리 스티븐스 기수의 ‘에세나(Escena)’가, 2착은 올해 9전6승을 기록중이던 최고인기마 ‘반시 브리즈(Banshee Breeze)’가, 3착은 올해 5월 켄터키 옥스(Kentucky Oaks)우승마인 ‘키퍼 힐(Keeper Hill)’이 각각 차지했다.브리더스컵 마일(Mile)브리더스컵 마일은 3세 이상 서러브레드 경주마가 1마일의 잔디주로에서 뛰는 경주다.

이 경주와 브리더스컵 터프는 잔디주로 경주가 많은 유럽의 경주마들이 강세를 보여 왔다.올해 브리더스컵 마일에는 총 14두의 경주마가 출주하여 존 벨라츠케즈(John Velazquez) 기수가 기승한 ‘다 호스(Da Hoss)’가 우승을 차지했다.우승마 ‘다 호스’는 96년 이 경주의 우승마로서 통산전적 19전 11승, 2착5회라는 우수한 전적을 가지고 있었으나 경주 전에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97년 브리더스컵 주버나일(Juvenile : 2세마)경주에서 우승하고 같은해 이클립스상 시상식에서 북미연도대표마(Horse of the Year)로 선정된 바 있는 최고인기마 ‘페이버릿 트릭(Favorite Trick)’이 8착을 한 것과 유럽의 강력한 우승후보마였던 ‘데저트 프린스(Desert Prince)’가 최하위를 기록한 것은 이변이었다.2착은 알렉스 솔리스(Alex Solis) 기수가 기승한 아일랜드의 5세마 ‘혹슬리 힐(Hawksley Hill)’이 차지했다. 이어 3착은 켄트 데자무(Kent Desormeaux)기수가 기승한, 올해 3전3승의 전승기록을 가지고 있던 영국의 6세마 ‘라비브(Labeeb)’가 차지했다.



브리더스컵 스프린트(Sprint)



브리더스컵 스프린트는 브리더스컵 7개 경주 가운데 가장 짧은 1천2백m의 거리를 다트주로에서 뛰는 경주로 3세 이상 서러브레드 경주마가 출전대상이다. 올해 브리더스컵 스프린트에는 총 14두의 경주마가 출전하여 코리 나카타니 기수가 기승한 ‘리레이즈(Reraise)’가 우승을 차지하였다. ‘리레이즈’는 올해 9월 켄터키컵 스프린트 스테이크스(GⅡ)에서 우승한 바 있는 통산전적

5전4승의 경주마로 이번 경주의 우승후보마 중 하나로 꼽혀 왔다. 게리 스티븐스(Gary Stevens) 기수가 기승한 비인기마 ‘그랜드 슬램(Grand Slam)’이 2착을 한 것과 최고인기마였던 ‘어펌드 석세스(Affirmed Success)’가 6착을 한 것, 그리고 경마전문가 사이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마로 거론되던 ‘와일드 러시(Wild Rush)’가 최하위를 기록한 것 등은 이변이라 할 만하다.



브리더스컵 주버나일 필리스(Juvenile Fillies)



브리더스컵 주버나일 필리스 경주는 서러브레드 2세 암말들이 1과 16분의 1마일의 다트주로를 달리는 경주다. 부담중량은 모든 출주마 공히 1백19파운드(53.9kg)이고, 총상금은 1백만달러이며, 다른 브리더스컵 경주와 마찬가지로 당연히 GⅠ경주다.이 경주에서는 큰 이변없이 보브 베퍼트(Bob Baffert)조교사, 게리 스티븐스 기수의 최고인기마 ‘실버불릿데이(Silverbulletday)’가 예상대로 우승하였고, 2착은 켄트 데자무 기수가 기승한 ‘엑설런트 미팅(Excellent Meeting)’이 차지하였다.브리더스컵 쥬버나일(Juvenile)브리더스컵 주버나일 경주는 서러브레드 2세 수말경주로 1과 16분의 1마일을 다트주로에서 달린다. 부담중량은 모든 출주마가 동일하게 1백22파운드(55.3kg)이고, 총상금 1백만달러에 총 13두의 경주마가 출전하였다. 1착은 제리 베일리(Jerry Bailey) 기수가 기승한 ‘엔서 라이블리(Answer Lively)’가 차지했고, 2착은 에드가 프라도(Edgar Prado) 기수가 기승한 ‘알리즈 앨리(Aly’s Alley)’가 차지하였다.



정태인│대외협력팀
2006/01/03 03:25 2006/01/03 03:25

경주마의 천국 리토트레이닝센터



리토트레이닝 센터는 듣던 대로 한번 가볼 만한 곳이었다. 경주마들이 아침 햇살을 받으며 광활한 벌판을 시원스레 달리는 모습은 보는 이의 가슴을 트여 주기에 충분했다. 필자가 이곳을 들러보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고베에 사는 지인의 초청으로 갔던 관광길에 마사회 석영일 재결위원의 권유로 들렀던 것이다. 석위원이 소개해준 후루하시 수석재결위원과 이곳에서 11월11일 오전 6시40분에 만나 안내를 받기로 했었다. 혹여 약속시간에 늦을까봐 오전 4시 고베를 출발, 물어물어 찾아가 도착한 것은 오전 8시.



일본 아버지의 ‘경마조기교육’



도착 즉시 기자의 본능이 발동되기 시작했다. 주차장부터 둘러보며 우리와 다른점을 찾아본 것이다. 드디어 묘한 것이 포착됐다.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차량마다 남녀가 쌍쌍이 타고 있는 것이었다. ‘일본엔 여자 마필관리사도 있다더니 부부관리사도 많은 모양이다’하고 생각했는데 이들이 차에서 내리지를 않는 것이었다.출근했으면 들어갈 일이지 남녀가 깜깜한 차 안에서 무슨 짓을 하나 싶어 둘러봤더니 부부도 있었지만 젊은 연인들도 적지 않았다.

또 어떤 부부들은 뒷자리에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쯤 돼 보이는 자녀들까지 태우고 있었다. 이들이 뭐하는 사람들인지는 한참 뒤에 알았다. 후루하시 위원을 만나 조교관람대에 들어갔을 때 이들이 중앙경마회 직원의 안내를 받아 입장했다. 알고보니 이날은 나흘 뒤에 열리는 제25회 엘리자베스여왕배 출주마들의 조교 공개행사를 갖는 날이었다. 엘리자베스여왕배는 총상금 1억9천만엔(우승상금 1억엔)으로 전국 랭킹 8위, 관서지방 랭킹 4위인 대회다. 이 대회 출주마들의 조교장면을 보려고 찾아온 사람들이었다.

‘세상에 그걸 보려고 생업을 제쳐두고 꼭두새벽에 오다니, 그것도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도 않은 채 데리고 오다니 부모가 어린 자녀들까지 경마꾼으로 키우는 모양이다’ 싶어 다가가 질문을 던졌다. 자영업을 한다는 도쿠마루 오시가즈(38)의 입에서 놀라운 대답이 나왔다. “학교 교육도 중요하지만 경마를 올바르게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 학교는 오후에 보내기로 하고 데리고 왔다”어른이 돼서 경마를 도박이 아닌 건전 레저로 즐기도록 조기교육을 시킨다는 얘기다. 도쿠마루는 이를 위해 고베에서 새벽 5시에 출발했다고 한다.

고베에서 리토까지는 1백50km, 서울~대전 거리다. 자녀에게 경마에 대한 산교육을 시키기 위해 학교도 보내지 않고 데려온 아버지의 정성은 일본 경마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학교 성적만을 대수로 알고 수백만원짜리 고액과외나 시키는 한국의 아버지들과 대조적이었다. 망원경을 들고 말들이 뛰는 모습을 살펴보는 도쿠마루씨의 자녀에게서 일본 경마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리토트레이닝센터의 6겹 트랙



이날 트레이닝센터를 찾은 사람은 60여명. 중앙경마회는 이들에게 망원경을 하나씩 빌려주고 아침식사와 커피를 제공했다. 안내원 핸드 마이크를 들고 조교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줬다. 엘리자베스여왕배에 출전하는 사로 기수(28)와 대화하는 시간에는 질문공세와 박수세례가 터졌다. 1시간 30분 동안의 조교관람 행사를 마치고 트레이닝센터를 한바퀴 둘러보아다. 리토 트레이닝센터는 1백49만㎥(약 45만평). 이중 마장이 42만㎥, 마사 41만7천㎥, 주택 14만2천㎥와 말 수영장,

말병원 등이 들어서 있다. 이 안에 경주마 2천1백58두와 1천2백세대 4천명이 거주하고 이다.경주마는 오사카, 교토, 고베경마장 등 관서지역 경마에 출전하는데 더러는 도쿄 등지로 원정경기에 나서기도 한다. 조교사는 1백11명, 기수는 90명이다. 조교사가 기수보다 많다는게 우리와 다른 점이다.

우리는 조교사 52명에 기수 77명으로 기수가 훨씬 많다. 조교사 1인당 평균 관리두수가 19.4두. 우리나라의 25.6두 보다 적다. 반면 기수와 경주마의 비율은 1대24로 우리나라의 1대17.3보다 훨씬 많다.리토 트레이닝센터의 조교트랙은 6개가 겹으로 설치돼 있다. 맨 안쪽 1번 주로는 1천4백50m, 다음 2번 주로는 1천6백m, 3번 주로 1천8백m, 4번 1천9백50m, 맨 바깥쪽 6번 주로가 2천2백m다.특이한 것은 조교트랙의 바닥이 세 가지라는 점이다.

1번과 4번주로에는 잔디, 2번 6번 주로에는 모래, 3번 5번 주로에는 우드칩이 각각 깔려 있다. 조교사들은 경주마에 알맞은 주로를 택해 조교를 시킨다. 우드칩이 깔린 주로는 모래주로보다 푹신해 다리 관절에 이상이 있는 말을 조교 시킬 때 이용한다. 그리고 트랙 안에는 소형트랙 4개가 있어 우리나라의 원형 마장처럼 이용하고 있다. 그래서 조교트랙에 나오면 실전을 벌이듯 전력질주한다.조교에 나오는 경주마들은 우리처럼 안장에 고유번호를 달고 나오는데 안장의 색깔이 나이별로 다르다. 우리는 이번주 출주마는 황색, 대상경주 출주마는 청색, 다음에 출주할 말은 적색, 미등록 신마는 황색선이 그어진 재킹으로 구분하고 나머지는 나이에 따라 3세 이하는 흑색, 4세 이상은 흰색 재킹을 사용하고 있다.

조교트랙은 하루 4시간 동안 개방하는데 여름철엔 오전 5시부터, 겨울철엔 오전 7시부터 시작한다. 동이 튼 뒤에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조명등을 켜는 일이 거의 없다. 조명등도 우리처럼 조명탑이 아니라 가로등처럼 띄엄띄엄 설치돼 있다. 조교사, 기수, 중앙경마회 핸디캐퍼 등 관계자들의 일과는 이때부터 시작된다. 우리나라는 꼭두새벽부터 조명들을 켜놓고 조교를 한다. 조교가 끝나면 말도 자고 사람도 잔다.

이렇게 한숨 자고난 뒤 일과를 다시 시작하는 우리와는 너무나 다르다. 우리는 트레이닝센터가 따로 없어 경주트랙에서 새벽 4~5부터 조교를 시작해야 한다. 만약 일본처럼 7시부터 시작하면 경마날엔 조교를 제대로 할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꼭두새벽부터 조교를 하고 낮잠을 한숨 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일본경마와 언론



리토 트레이닝센터엔 조교관람대가 2개 있다. 2백m쯤 서로 떨어녀 있는데 하나는 일반인 관람대이고 또 하나는 조교사와 기자전용이다. 기자 관람대에서 조교사 인터뷰가 있다고 해서 한번 가 보았다.가는 길엔 작은 등산로처럼 된 오솔길이 있었는데 그 동산의 위엔 흉상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다케다 조교사의 흉상이다.

그는 1906년 홋카이도에서 태어나 기수를 거쳐 조교사가 된 뒤 일본 조교사회 회장, 중앙경마회 운영심의회 위원, 조교사회 명예회장 등을 지냈으며 경마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훈장을 2번 받았다고 한다. 흉상 앞엔 벤치가 여러개 설치돼 조교사들이 앉아 담소를 나누며 조교장면을 지켜보는 게 마치 대선배를 기리는 뜻이 보였다. 오솔길을 지나면 커다란 마당에서는 말들이 조교트랙에 입장하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고, 트랙 입구에는 카메라맨들이 진을 치고 엘리자베스여왕배 출전마들에 대한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들은 출전마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낱낱이 카메라에 담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대상경주가 열린다고 해서 카메라맨들이 몰려오지도 않을 뿐더러 와서 촬영해도 게재할 지면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일본에선 출전마의 조교장면을 다음날 아침신문에 상세하게 보도되고 있다.마당 주변에는 조교사와 기수, 조교보, 마필관리사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조교사는 우리처럼 검은색 안전모를, 조교보는 검은색에 흰테가 있는 안전모를 쓰고 있었으나 기수의 안전모는 청색(우리는 노란색)이다. 기자 관람대 아래층은 조교사들이 이용하고 위층은 기자실이다. 기자실의 한쪽은 전문지 기자들이 다른 한쪽은 신문 기자들이 이용한다. 전문지 기자실에선 예상전문가들이 경주마들의 조교장면을 망원경으로 낱낱이 살피며 열심히 기록하고 있었다. 1개 예상지에 몇명씩 몰려온 것 같았다.

일본 최대 예상업체인 ‘슈칸 게이바북’의 기자만도 7~8명 눈에 띄었다.신문기자실은 각 스포츠신문과 일간지로서는 유일하게 예상지를 발행하는 산케이신문 기자들이 주로 이용하는데, 이날은 엘리자베스여왕배 출전마 조교장면 공개일이어서 방송기자들의 출입이 허용돼 방송카메라 7~8대가 와 있었다. 이날 인터뷰 대상 조교사는 강력한 우승후보마 ‘에어그룹’을 관리하는 이토 유지씨(61)였다. ‘에어그룹’은 지난해 천황상을 거머쥐며 연도 대표마로 뽑혔던 관서지방 최고의 명마. 93년 4월6일 홋카이도에서 태어났으며 4백70kg의 균형잡힌 몸매에 머리가 영리해 16전9승, 준우승 4회를 기록하고 있었다.

아비말 ‘토니빈’은 89년 개선문상을 안았던 명마로 유럽지역을 누비며 27전15승을 거뒀다. 89년 재팬컵에 원정 출전, 5착에 그쳤는데 일본의 생산업자가 씨수말로 거액에 사들였다.이런 명마의 아들인 ‘에어그룹’은 관서지방 경마팬들에겐 스타로서 모자람이 없다. 따라서 매스컴은 이토 유지 조교사에게 집중됐다. “충분히 조교했다. 80%는 완성된 것으로 본다. 지난번 삿포로에서 진 것은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목표를 정해 이길 경주에 승부해야 한다. 이번엔 한발한발 중요하게 풀어나갈 것이다.”지난번 경주에선 ‘안갔다’는 얘기다. 이런 얘기를 함부로 해도 괜찮은 것이다. 대상경주를 앞두고 전력을 아껴두기 위해 한 게임 버리는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를 대놓고 얘기했다가는 경마팬들의 비난을 면키 어려운 우리의 현실과는 판이하다.이토 조교사는 또 이런 말도 했다. “기승정지 처분을 받아 이번에 출전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

당시 처벌을 받으리라고 생각지 않았다. 이의신청을 하려 했으나 주변의 만류로 참았지만 처벌을 받을 만한 사안이 아니었다.”기자들 앞에서, 방송 마이크와 카메라 앞에서 재결 불만을 거침없이 털어놓은 것이다. 그래도 괘씸죄에 걸리지 않는 게, 언론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는 게 일본 경마의 현주소다.이토 조교사는 ‘에어그룹’에 과거 함께 출전한 경험이 있는 요코야마 기수를 태워 출전시켰으나 그와 수많은 경마팬들의 기대와 달리 아쉽게도 3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규승│스포츠조선 대기자
2006/01/03 03:23 2006/01/03 03:23

미국에서도 약물검사를 실시하다



미국에서 최초로 화학검사를 실시한 주는 플로리다였다. 그리고 경주마의 약물검사를 실시하여야 한다고 플로리다와 뉴욕에 건의한 사람은 조지프 와이드너(Joshep J. Widner)란 마주였다. 그는 영국과 프랑스에서 경마를 했는데, 이들 나라의 경우 실험실에서 약물검사를 실시함으로써 약물관리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직접 확인했던 것이다.

와이드너의 건의에 따라 플로리다주 경마위원회의 수의사인 찰스 모건(Charles Morgan)과 화학자인 제임스 캐틀릿(James Catlett)이 파리와 런던을 수차례 방문하여 약물검사방법을 배웠고, 그후 최초의 약물검사는 트로피컬 파크(Tropical Park)경마장에서 1933년 12월30일 실시되었다. 와이드너는 호주에서 사용되고 있던 토털리제이터시스템(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배당률 계산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오늘날 미국경마를 세계제일로 만드는 데 공헌하였다. 가장 발달된 검사시스템과 치밀하고 완벽한 수사를 자랑하는 서러브레드경마보호국을 갖추고 있는 미국에서도 아직까지 경주마 약물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마필관계자들도 마권을 구매하므로 의도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영국에서는 1989년 옥스 우승마인 ‘아리샤’가 약물 양성반응을 보임에 따라 재결위원이 ‘아리샤’를 실격처리한 일이 있다. 그러자 ‘아리샤’의 마주인 아가칸4세는 실격판결의 무효를 주장하며 왕립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문제의 약물은 ‘아리샤’가 사료로 먹은 홍당무 속에 함유되어 있거나 깔짚에 묻어 있던 것이 ‘아리샤’의 체내로 스며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런던의 고등법원은 “자키클럽이 재정한 사항은 심리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는 기존 2건의 판례에 따라 아가칸이 낸 소송을 기각처리했다. 그후 아가칸은 영국의 예탁마를 모두 철수해 영국경마와 오랫동안 단절상태에 있다. 프랑스나 아일랜드에서는 금지약물이 검출되면 만일을 위해 별도의 시험소에서 재검사를 하는데, 영국에는 그러한 제도가 없어 마필관계자들 사이에 상당한 불만을 사고 있다.

그후 영국자키클럽에서는 재검사의 필요성을 인정하여 이의 시행을 검토중이며, 아가칸도 다시 영국 경마계에 발을 들여놓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가칸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2천마리의 경주마를 소유하고 있다.서러브레드 경마가 아닌 아랍말 경마에서도 약물이 검출되어 관계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영국의 아랍말 경마는 두바이 막툼왕가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80년대에 크게 인기를 얻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최대 레이스 중 하나인 두바이인터내셔널에서 2년간 계속 우승마가 약물로 실격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89년의 우승마 ‘디다체리’는 리도케인이 검출되어 실격되었고, 90년에는 ‘드러그’가 프랑스에서 원정온 말을 4마신이라는 큰 차이로 꺾고 우승하였으나 약물 양성반응을 보여 실격됐다. 소련산으로 네덜란드에서 조교를 받은 우승마 ‘드러그’(Drug;약물)에게서 ‘드러그’(약물)가 검출되었다는 것은 웃지 않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당시 ‘드러그’에게서 검출된 약물은 카페인, 데오브로민, 데오필린 등이었다. 90년 9월29일 켐프톤경마장에서 개최된 챔피온십경주에서도 우승마인 ‘디스코텍’이 약물검출로 실격처리되었다. 이 말에는 여성기수인 셸리 켈러웨이가 기승했는데, 그 실격으로 90년도 우승횟수가 하나 줄어서 26회에 머물렀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약물검사



우리나라에서도 약물검사를 실시하기 이전에는 많은 말들이 약물에 의존했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고의적이지는 않았지만 경주마의 강장제로 갖가지 한약들이 사용되었는데, 어떤 말은 경주 후에도 기수가 말을 제어하지 못해 주로를 몇 바퀴 돈 웃지 못할 일들도 있었다. 필자가 1974년부터 극히 초보적이긴 하지만 ‘박층크로마토그라피’로 시험적인 검사를 할 때 양성반응을 보이는 말들이 많았다.

그러나 실험실이 갖춰지고 기술진이 확보되면서 검출기술이 개발된 이후에는 양성반응건수가 줄어들다가 1980년대 일단의 투약범죄자들이 월담을 하여 경주마들에게 투약을 한 사건이 발생한 후 사전검사체제로 개선돼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가장 큰 사건으로는 1985년 11월 전직 마필관리원 8명, 전직 기수 1명, 전직 장제사 1명과 고객 3명 등 총 13명이 월담하여 마필 51두에 약물을 투여한 것과 87년 3월 전직 마필관리원 3명과 경마고객 8명이 마필 17두에 약물을 투여한 사건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우수한 경주마에게 진정제를 주사하여 다음날 경마에서 이들 말의 능력을 떨어뜨려 비인기마가 착순에 들게 될 때의 고액배당을 노린 것이었다. 당시 사용한 의약품은 콤벨렌이었다. 이외에도 간간이 약물투여를 모의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대형사건뿐 아니라 과거 뚝섬시절에는 많은 범법자들이 월담을 해서 경주마들에게 투약을 했던 것이다. 1975년의 일로 기억되는데 경주마 중 ‘중앙호’라는 말이 있었다.

이 말은 너무나 성질이 거칠어서 조교를 시킬 수도 없었다. 그렇지만 1주일에 한번 정도 출주해도 별 이상이 없는 말이었다. 그런데 어느 경마일에 해당 조교사가 그 말이 이상하다고 보건소로 끌고 왔다. 자세히 보니 목에 주사놓은 자국이 선명하였다. 그래서 출주취소를 시키고 약물검사를 해 보니 역시 양성반응이 나왔다. 이러한 범법자들 때문에 우리 경마에서 가장 발달한 부분이 약물검사 분야가 아닐까 한다.



경주전검사와 경주후검사의 차이



사전검사는 모든 출주마에 대해 발주 3시간 전에 수의사들이 혈액을 채취하고 이것이 도핑검사소로 보내져 검사를 하는데, 결과는 발주 30분전까지 발표된다. 이때 양성반응이 나오면 1993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엉뚱한 이유를 붙여서 고객들의 의혹만 가중시켰는데, 지금은 즉각 약물 투여 사실을 밝히고 출주를 취소시킨다. 그런데 문제는 사전검사에서 이상이 없다고 판정된 말이 1`~3착으로 들어오거나 재결이 지정한 말로서 사후검사를 받을 때 양성 판정을 받게 되는 경우다. 사전검사에서 양성으로 걸러져 출주취소된 말은 고객에게 피해를 주지 않지만 사후검사는 고객에게 피해를 입힌다. 필자는 종종 우리 경마계에서 가장 발달한 분야를 약물검사 분야라고 말한다.

그동안 돈도 많이 들였다. 그 결과 현대적인 장비를 갖추게 됐고, 검출기술도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졌다. 그런데도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만 나오면 말이 많다. 사전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왔는데 그후 불과 2~3시간 후에 채취한 시료에서는 양성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해서 도핑검사소는 이러한 사실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한다. 어떤 경우는 사전검사에서는 약물이 나오지 않았는데 왜 사후검사에서 나왔느냐, 나왔다면 사전검사시료를 채취한 후 누군가가 그 말에게 약물을 투여했단 말인가, 그렇다면 검사 시료 채취 후 약 3시간동안의 말의 보호는 누가 하여야 하는가 등 많은 의문과 논란이 쏟아진다.


또 소량의 약물, 즉 1억분의 1g정도의 약물이 과연 경주능력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식으로 항의를 한다. 어떤 경우는 진정제인 약물을 투여받았는데 왜 우수한 성적으로 골인할 수 있는가 등 아주 전문적인 지식도 도마에 오르게 된다, 심지어 사전검사를 위해 시료를 채취한 후 마필관리의 책임한계가 대두되는가 하면 사후검사를 폐지해도 좋지 않으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사전검사는 경주마를 관리하는 동안 금지약물을 투약하지 말도록 책임을 떠 맡기고 그 책임을 다했는지를 검사하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알아서 하도록 떠 맡긴 책임을 사전검사 이후까지 지속시킨다면 사전검사의 의미가 없다는 주장을 어느 경마담당기자가 경마잡지에 투고한 것을 읽은 적이 있다. 이와같은 의혹과 궁금증은 사전검사와 사후검사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초래되고 있다. 약물검사를 하는 도핑검사소나 마필보건소에서 명백하게 이를 설명해 주어야 한다.실제 사전검사는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십만종의 약물을 대상으로 삼지 못한다. 불과 두어시간내에 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널리 사용할 수 있는 약물 수십종에 대해서만 실시한다. 한데 약물명은 밝혀서는 안된다.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어떤 경우는 사전검사에서는 이상이 없었다가 몇시간이 경과한 후 다시 채취한 시료에서 양성반응이 나올 수도 있고, 검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것도 마필관계자들에게 의혹을 증폭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다. 이는 약물의 종류에 따라 말의 몸 속에서 분해되는 시간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어떤 약물은 불과 수시간만에 완전히 생체에 흡수돼 발견할 수 없는 것도 있고, 어떤 것은 수십일이 경과해도 생체 속에 남아 있다. 그래서 경마당국은 통상적으로 출주전 9~10일 이내에는 치료를 목적으로 하더라도 약물을 투여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한 투여된 양에 따라서도 상당한 차이를 나타낼 수 있다. 많은 양을 투여하였다면 오랫동안 생체에 남아 있을 것이고, 적은 양일 때는 생체에서 빨리 배출될 것이다. 또한 운동량에 따라서도 달라지게 된다. 가만히 마사에 누워 있었다면 오랫동안 생체 속에 남아 있을 것이고, 땀을 흘리면서 운동을 하였다면 빨리 빠져 나갔을 것이다. 그 결과 3시간의 차이 인데도 검출될 수도 혹은 안될 수도 있다. 어떤 약품은 다른 의약품과 함께 혼합해서 사용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10일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생체에 남게 되는 것도 있다. 약물투여를 은폐하기 위해서 다른 약물과 혼합해서 투여하면 그 혼합물질로 인해서 약물이 검출되지 않는 것도 있다.한편 우리의 검출가능량 10억분의 1g이 과연 운동능력에 영향을 미치겠느냐고 반문하거나 이 정도의 미소량이라면 처벌을 함에 있어서 차이를 두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에 대해 세가지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

첫째, 비록 적은 양이라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말에서 나타날 수 없는 약물이 검출됐다는 것은 부정과 관련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둘째, 일반적으로 신경계에 작용하는 의약을 투여하면 비록 그 약물이 생체내에서 완전히 없어졌다고 해도 몇시간 혹은 1~2일간 효력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셋째, 우리가 검출할 수 있는 양이든 검출이 불가능한 미소량이든 생체에 약물이 있다고 하면 있는 만큼은 생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시영│경마평론가
2006/01/03 03:21 2006/01/03 03:21

직업병으로 고통받는 경주마



경마일 출마표의 재결사항(경주성적표)에 보면 경주 전이나 경주 중에 몸을 다쳐 출주취소, 경주제외, 발주제외 또는 출주정지된 말들의 이름과 그 사유(병명)가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일반 고객들은 말의 질병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가 부족해 무슨 내용인지 아리송하고 또 그것이 어떤 병인지 의문을 갖게 될 것이다.

경마를 즐기고 마권을 구매할 때 경주마 각 개체의 건강상태나 컨디션을 알고 있다면 우승마를 판단하는데 훨씬 유리할 것이다. 따라서 특히 많이 접하게 되는 질병에 대해 부위별로 병명과 그 의미를 그림을 덧붙여 설명하고자 한다. 앞다리 질병말이 네발로 버티고 서 있을 때 체중의 60%는 앞다리에 실리고 나머지 40%는 뒷다리에 실린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앞다리가 말의 머리와 목의 무게를 더 지탱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운동을 시작하여 전속력으로 달릴 때면 약 5백kg의 가까운 체중에 시속 60km 정도의 스피드가 가해져 착지할 때 앞다리에 실리는 충격은 자기 몸무게의 10배 이상이 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기질환도 뒷다리 보다는 앞다리에 훨씬 더 많이 발생하고 손상정도도 심하게 나타난다. 앞다리에 주로 발생하는 질병들을 부위별로 대별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발굽(蹄) :발굽은 착지할 때 지면으로부터 오는 순간 충격과 몸통으로부터 내려오는 체중의 부하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다치기도 쉬운 부위다. 발굽 속에는 제골과 주상골(원위종자골)이 들어 있고, 외부에는 사람의 손톱과 같은 딱딱한 각질이 두껍게 발달된 발굽이 있다. 발바닥 뒤꿈치에는 충격흡수 기능을 하는, 스폰지처럼 생긴 ‘제차’라는 부위가 있다. 발굽 질병들 중에 흔히 발생되는 질병들은 다음과 같다.

■ 제저부 좌상 : 운동을 하다 돌 등의 딱딱한 물체를 밟아 발굽 바닥에 타박상이 생기고, 발굽 속에서 내출혈이 생겨 말이 심하게 파행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파행이라는 것은 다리 저는 현상을 말한다. 일단 치료되면 능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 제차부란 : 발굽 바닥에는 움푹 들어간 부위에 다시 삼각형으로 볼록 튀어나온 쿠션조직이 있는데, 이를 제차라 한다. 오물이나 똥이 범벅된 마방에서 오래 서 있게 되면 세균에 감염되어 지독한 악취가 나고 흑색의 삼출물이 흘러나오며 제차가 녹아내린다. 경증의 경우에는 파행을 나타내지 않지만 감염이 확장되면 발굽 뒷부분의 지각부까지 손상을 입게 되어 파행을 나타낸다. 치료는 청결이 제일 중요하고, 살균연고 등을 발라 건조한 곳에 있게 해야 한다. 신속히 치료되는 편은 아니다. 일단 치료되면 능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 답창 : 발굽 바닥이 예리한 것(유리, 쇳조각, 못 등)에 찔려 외상과 염증이 발생하여 발을 땅바닥에 딛지 못하고 파행을 하게 되는 외상성 질병을 말한다. 상처가 깊으면 치료기간이 길어지고 발굽이 위축 변형될 수도 있다. 일단 치료되면 능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 열제 : 발굽벽이 외상이나 충격, 건조 등으로 갈라져 파행을 보이게 되는 질병을 말한다. 운동을 심하게 하면 더욱 갈라진다. 사람으로 말하면 손톱이나 발톱이 갈라져 통증이 생기고 자라나도 계속 갈라지는 증상과 유사하다. 더 이상 갈라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치료되면 능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 제엽염 : 발굽 속에 있는 제골과 각질 사이의 연부조직에 급성으로 염증이 생겨 심한 파행을 하는 질병. 증세가 심한 경우는 치료되기 어려우며 폐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원인은 잘 밝혀지지 않았으나 딱딱한 곳에서 빨리 달리거나, 농후사료를 과다하게 섭취한 경우 소화과정에서 생긴 독소가 혈류를 타고 발굽으로 내려가 정체되면 부드러운 발굽 안쪽의 세포조직이 녹아 예민한 신경조직을 자극함으로써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고 본다. 치료되더라도 발굽의 변형이 초래될 수 있다.

■ 제관염 : 제관은 딱딱한 발굽과 발목을 연결하는 부분이다. 상처를 입거나 전신적질환의 속발성으로 염증이 생겨 부종·동통·삼출액이 누출되는 증상을 보이며 심하면 제벽이 완전히 분리되는 경우도 있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으며 예후 또한 불량하다.

■ 주상관절염 : 발굽뒷쪽의 나비모양의 주상골이라는 뼈가 있는데, 이 뼈는 발굽 속의 제3지골과 제2지골 사이의 관절 뒤에 붙어 주상관절을 이루고 있는데, 여기에 연결된 주상골동맥의 분지가 혈전으로 막히면 국소빈혈이 초래되어 결국 주상관절염으로 발전한다. 이는 편측성 또는 양측성으로 만성적인 파행을 나타낸다.

■ 환골류 : 발목부위, 특히 제1지골과 제2지골관절부(관관절) 또는 제2지골과 제3지골 관절부(제관절)에 뼈가 과다증식되어 볼록 튀어나온 것을 말한다. 이는 외상을 입거나, 뼈의 발육이 아직 완전하지 않은 어린 시기에 심하게 운동을 시키거나 또는 발목이 수직에 가깝게 너무 서 있어서 착지시 충격이 심한 경우에 발생된다. 딱딱하며 볼록한 혹이 발목부위에 나타나며 파행을 보이기도 한다. 치료가 거의 어려우며 파행이 사라지면 그 상태로 경주에 임할 수는 있다. 혹 주변에 건이나 인대가 있으면 혹이 이들을 지속적으로 자극하여 염증을 일으킨다.

2. 구절(球節)말의 구절은 발목 바로 위쪽의 관절로서 외관상 둥근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 앞발과 뒷발에서 동일하게 구절이라고 부르며 각 구절의 뒤쪽에는 종자골이 2개씩 있다. 경주마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인 동시에 가장 많이 다치는 관절로서 특히 앞다리의 구절이 더 많이 다치게 된다. 이것은 말 체중의 60% 정도를 앞다리에서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며, 기수의 기승위치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골연골증(염) : 심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관절에서 양뼈가 서로 맞닿는 연골이 깨져 관절면이 거칠어지고 그렇게 되면 관절의 굽힘운동시 마찰이 심해지고 통증이 커진다. 결국은 파행을 하게 되고, 심해지면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되어 관절이 뻑뻑해진다. 치료돼도 재발 가능성이 있다.

■ 활막염 : 활막이란 관절윤활유인 활액을 싸고 있는 주머니의 막으로서 활액을 생산하고 보관하는 역할을 하는데, 심한 운동을 하다보면 이 주머니가 손상을 받아 관절이 부어오르고 파행을 하게된다. 이렇게 되면 활액이 묽어지고 윤활성이 떨어져 결국 골연골증으로 악화되기 쉽다. 치료돼도 재발 가능성이 있다.

■ 염좌 : 사람이 발목을 삐듯이 경주마도 운동을 심하게 하다보니 관절을 지지해 주는 인대가 접질려 늘어나거나 부분적으로 찢어지는 경우가 있다. 휴양을 하면 회복이 되나 무리하게 운동을 재개하면 재발되기 쉽다.

■근위종자골 골절 : 구절 뒤쪽에 복숭아씨만한 2개의 종자골이 있다. 이것은 구절위쪽의 계인대와 아래쪽의 종자골인대를 연결해 주고 구절이 굴신운동을 할 때 지랫대 역할을 하는데 운동시 하중이 크게 걸리면 이를 견디지 못해 종자골이 깨어지게 된다. 경주중 갑자기 멈춰서서 경주중지 되는 원인의 대부분이 종자골 골절에 해당된다. 이런 경우는 나사못을 박아 붙이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회복률이 낮으므로 거의 도태시킨다.

3. 중수부(中手部)중수부는 사람의 3번째 손바닥뼈 부위, 중족부는 3번째 발바닥뼈 부위에 해당되는 것으로, 중수부가 더 많은 부상을 당한다.

■ 계인대염 : 중수부(골) 바로 뒤에 있는 인대가 늘어지거나 끓어지는 등의 부상으로 생기는 염증을 말한다. 장시간의 휴양이 필요하며 완전히 치료하기는 어렵다. 심한 운동을 하면 재발 가능성이 높다.

■ 굴건염 : 중수골 뒤쪽에 있는 힘줄인 건이 부상을 입어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천지굴건염, 심지굴건염, 굴건단열 등으로 크게 구분되며, 역시 장시간의 휴양이 필요하며 완전히 치료하기는 어렵다. 심한 운동을 하면 재발 가능성이 높다.

■ 건단열 : 건의 완전한 파열은 말에서는 매우 드물지만, 건의 단열은 중수부의 외상 특히 경주중 뒷말에게 발굽으로 찍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건을 연결하는 봉합수술을 하기도 하지만 성공률은 희박하다. 결국 경주마로서는 부적격이 된다.

■ 봉와직염 : 외상이나 기타 원인에 의해 피부에 세균감염이 일어나서 피하와 건인대까지 손상을 입혀 다리가 심하게 붓고 고름이 차는 등의 염증을 말한다. 장시간의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되면 능력에는 그다지 영향이 없다.

■ 관골류 : 관골(제3중수골, 중족골)에 뼈가 부분적으로 과다 증식되어 볼록 튀어나온 것으로서 그다지 큰 장해요인은 아니지만 이것이 굴건 또는 계인대가 지나가는 뒤쪽에 생긴 경우는 건, 인대를 건드려 손상을 주므로써 파행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 중수골 골막염 : 구절과 완슬사이의 대롱과 같이 긴 원통형의 뼈를 중수골이라 하는데 이곳에서 뼈의 피막이 양파껍질 같이 벗겨지는 것을 말한다. 이는 어린시절에 많이 발생하는데 그 원인은 정확하지 않치만 칼슘과 인의 불균형에서 심한 운동을 한 경우에 다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증상은 앞다리를 충분히 앞쪽으로 내뻗지 못하여 파행을 보인다. 휴양하면서 성장하면 증상은 사라지나 그 자리에 볼록하게 뼈가 과증식된다. 즉, 관골류가 되는 것이다.

4. 앞무릎(완슬 : 腕膝, 완관절 : 宛關節)완슬은 사람의 손목에 해당되는 부위로서 말의 신체에 있는 관절중에서 굴신운동의 범위가 가장 큰 관절이다. 따라서 완골골절, 연골, 및 활막손상 등에 의한 완관절염 등의 질병이 많이 발생된다.

■ 완관절염 : 완관절은 7개의 완골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부위에 심한 충격이나 과도 신장이 가해지면 연골이나 골막이 손상되어 발생한다. 증상은 완골 앞쪽에 부종이나 관절낭이 팽창되는 증상과 함께 파행을 보인다. 그곳을 손으로 눌러보면 통증을 느낀다. 장시간의 휴양이 필요하며 완전히 치료되기는 어렵다. 심한 운동을 하면 재발 가능성이 높다.

■ 완골골절 : 완골들은 경주마가 빠르게 달릴때 심한 충격으로 깨지는데 주로 편골절 형태로 깨지며, 힘을 제일 많이 받는 요완골과 제3완골이 자주 골절되며, 중간완골도 종종 골절된다. 급성적으로 파행을 하며 대부분은 확실한 부종이 생긴다. 골편이 작은 경우는 적출수술을 하고 골편이 큰 경우는 나사로 고정하는 수술을 한다. 보통은 수술후 약 6개월 휴양을 하면 50~60%는 경주에 복귀한다.



■ 골단염 : 골단염은 보통 어린말에서 완슬부의 요골원위단의 성장판의 염증을 말한다. 대부분은 칼슘과 인이 불균형을 이룬 곡류를 과다 급여한 경우에 발생된다. 요골원위부의 부종이 명확한 증상이며, 그 부위를 눌러보면 심한 통증을 보이며 걸을 때 파행을 보인다.

5. 주관절부(紂關節部)주관절부는 사람의 팔꿈치(elbow)에 해당되는 부위로서 잘 다치지는 않는 부위이다. 이 부위에서 발생되는 질병중에 주두종이 있는데 이 질병은 말이 전속력으로 달릴 때나 마당에서 누워 있을때 발굽의 뒷꿈치가 닿아서 그 자극으로 인해 혹이 생기는 질병으로 혹의 크기가 작으면 쉽게 치료되나 혹이 크면 관절 움직임이 둔하고 파행을 보여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많다.

■ 주관절활액낭수종 : 주관절부분에 물이 차서 종착된 상태를 말하며, 그 원인은 주관절 돌출부분에 외상을 입거나 편자가 닿아 자극을 줌으로써 발생된다. 그다지 통증은 없으므로 파행을 하지는 않으나 외관적으로 부어있는 모습으로 흠이된다.

6. 어깨(견갑부 : 肩胛部)어깨부분은 근육층이 매우 두터워 조교운동이나 경주후에 피로에 의한 근육질병이 발생되기 쉬운데 근육통, 근육염 등이 그것이다. 견관절(어깨관절)에도 골절이나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이와같은 어깨부위의 질병으로 인해 파행을 하는 것을 통칭하여 견갑염 또는 견파행이라고 한다.

■ 이두근점액낭염 : 상완두근의 건과 상완골두사이에 있는 이두근점액낭은 외부적으로는 어깨 끝에 해당되기 때문에 외상이 발 잘생되어 점액낭염이 유발된다. 걸을 때 심하게 머리를 들어올리며 급성적인 앞다리 파행을 한다. 어깨끝을 눌러보면 통증을 보인다. 치료하면 1~2개월간 휴양을 해야한다.

■ 견갑근위축증 : 이는 외부로부터 외상을 입어 어깨부위 근육으로 가는 신경이 마비되어 극상근과 극하근이 위축된 것이다. 외부에서 볼 때 어깨부위의 근육이 움푹 들어가 있어 쉽게 어깨근육이 위축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장기간의 휴양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상태가 호전되지는 않는다. 능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김병선/ 마필보건소 과장
2006/01/03 03:19 2006/01/03 03:19

부정경마는 교수형으로 다스렸다



말의 능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방법으로는 약물이나 약제, 기타 기계적인 방법 혹은 마체의 생리적인 기전을 이용하는 방법 등이 사용되고 있다. 그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이 약물용법이라 할 수 있다. 경주마에 약물을 투여하는 것은 경마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물검사를 영어로 도핑(Doping)이라고 하는데, 이는 말의 약물검사에서 유래되었다.

그것이 오늘날 운동선수나 경주마 혹은 개경주의 약물검사를 실시한다는 대명사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영국에서 근대경마가 처음 열릴 무렵에는 흥분제라든가 진정제보다는 우수한 말을 없애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흥분제로서 가장 널리 사용된 것은 출주할 말에게 위스키나 포도주를 마시게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는 마주들이 자기말이 우승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였고, 내기가 발달하여 도박꾼들이 끼어들면서 양상은 달라져 갔다. 인기가 있는 말이거나 배당률이 크게 오른 말이 출주할 때 이 말을 사전에 죽이거나 혹은 설사약 따위를 먹여서 능력을 떨어뜨리게 된 것이다.

그들이 인기마를 없애는 이유는 복병마를 맞히기 위함이었다. 이때는 대개 정보수집가들이 부정을 저지르며, 마주들도 이들과 같이 합세해서 자기말이 출주할 때 배당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장난을 치기도 하였다. 당시는 오늘날과 같이 토털라이제이터에 의한 베팅이 아니고 몇몇의 북메이커에 의하거나 직접 당사자들끼리의 내기였기에 오늘날보다도 심한 부정이 있었다.

영국의 경마 발전과정에서 빚어진 약물과 관련된 사건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772년 5월 ‘로즈버드’(Rosebud)라는 말이 요크경마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었을 무렵 여러 명의 악한이 ‘로즈버드’ 마굿간에 침입하여 그 말에게 강제로 독약을 먹여 죽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그해 9월에는 스카보로에서 여러 명의 악당이 출주예정일 전날 밤에 토스폿에 있는 마사에 침입하여 말에게 설사약을 먹였다는 기록도 있다.

1778년 ‘미스나이팅게일’(Miss Nightingale)이라는 말이 경마에 출주하기 전 일요일에 죽었는데, 부검을 한 결과 이 말의 배 속에는 오트볼처럼 생긴 둥근 오리 사냥용 탄환이 2파운드나 들어 있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또한 조지4세가 황태자로 있을 때 그의 조교사 카스본(Casborne)은 귀족들의 마사에 침입하여 성적이 우수한 출주예정마에게 아편 따위의 환약을 먹이는 일당들과 연결되어 있었으며, 이같은 나쁜 짓은 수년간이나 계속되었다고 황태자의 전속기수였던 샘 치프니(Sam Chifney)가 증언하기도 하였다.

치프니 역시 황태자와 짜고 부정경마를 저질렀다. 돈 카스터의 어느 마사에서 사료통에 비소가 들어 있었으며, 뉴마켓에서도 비소가 든 사료를 먹고 두 마리가 죽었다. 가장 큰 사건은 1811년경에 뉴마켓의 리처드 프린스의 마굿간에 악당들이 침입하여 사료통에 비소를 넣어 폴리 경과 메리시대령의 말 4두가 죽었다. 곧 관련자들이 정보꾼들을 상대로 범인색출에 나서게 되었고, 가이스병원에서 약제사로 일했던 경력이 있는 세실 비숍이라는 자가 용의선상에 올랐다.

그를 추궁한 결과 자기는 공범이며 주범은 정보꾼으로 알려진 대니얼 도손(Daniel Dawson)이라고 자백을 하였다. 도손은 혈색이 붉고 키가 작은 사내로 항상 파이프를 물고 위스키를 마시며 밤을 새우는 사교가로 알려져 있었는데, 도손의 주변에는 직업적인 도박꾼들이 판을 치고 있었다.

그후 도손은 케임브리지 재판소에서 재판을 받고 1812년 8월8일 교수형에 처해졌다. 영국에서 부정이 가장 많이 발생한 시기가 1830~ 1950년 사이라고 한다. 존 켄트 조교사가 1848년 더비에 출전하기 위하여 자신의 말인 ‘서플라이스’(Surplice)를 이끌고 엡섬에 갔을 때, 이 말의 내기금액이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이 말의 사료를 줄 때 상당히 신경을 써야 했다고 한다.

엄청나게 내기가 걸린 말을 제거하면 큰 돈을 벌 수가 있기에 도박꾼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말을 해하려 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해당말의 관리원까지도 매수하여 일을 저지르곤 했다. 조지4세에게 황태자 시절에 경마관여금지처분을 내린 찰스 번버리(Charles Bunbury)가 1821년에 죽은 후에는 경마계를 이끌 뚜렷한 사람이 없었다. 그후 1840년경에 얻은 인물이 조지 벤팅크경(Lord George Bentinck)이었다.

벤팅크경은 독재자 같은 인물이었다. 그의 종형제이면서 경마평론가인 찰스 그레빌이 기록한 바에 의하면 “용이주도하였던 그 시대 최고의 악당들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의 악행을 자신이 저지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어쨌든 그는 그 시대 경마를 주관하면서 부정과 일대 투쟁을 전개하였고, 벤팅크 다음에 등장하는 라우스(Rous)제독도 부정과는 타협을 할 줄 몰랐으며, 그 결과 도박꾼이 사라지면서 부정경마는 한풀 꺾이게 되었다.

약물의 남용과 검출방법의 발견

19세기 말에는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경마가 다시 영국으로 되돌아 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미국인 기수와 조교사, 그리고 마주가 영국으로 이동하였다. 이 결과 영국에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였다. 그중 하나가 약물에 의한 부정경마였다. 문제의 인물은 미국인으로서 영국에 온 위사드(Wishard)였다. 그는 레스터(Rester)형제를 기수로 데리고 왔는데, 시카고에서 호텔경영을 하는 존 드레이크와 직업적인 도박사로 알려진 존 게이트 등이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었다.

위사드는 격이 낮은 프레이트 출주마를 구입한 뒤 훈련을 시켜서 핸디캡경주에서 우승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였다. 1900년에 위사드가 조교한 말 중에서 54두의 우승마가 나왔으며, 그는 영국에서 최다승 조교사가 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위사드는 영국에서 말을 잘 조교시키는 천재로 알려져 있었다. 그리고 부정적인 방법은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실제 그는 항상 부정경마를 해 왔었다. 약물을 사용한 것이다. 이 사실은 당시 영국에서는 믿을 수 없는 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모든 것이 밝혀졌다. 그는 코카인을 사용한 것이다. 한편 오래전부터 경주마에게 출주 전에 위스키를 마시게 했는데, 요크셔에 사는 수의사 지미 딘(Jimmy Dean)이 요크셔의 조교사들을 위해 ‘스피드를 내는 탄환(Speedy Balls)’ 이라는 약을 만들었다. 그러나 위사드는 미국 화학자들이 빛을 본 시대라고 했다.

즉, 영국의 ‘스피드를 내는 탄환’보다는 자기가 사용한 약이 더 효과적이라고 암시한 것이다. 아무튼 영국 경마계는 심각한 충격에 빠져들었다. 영국의 재결위원인 조지 램브턴과 자키클럽의 이사인 더람경은 약물의 효과를 직접 실험해서 약물투여가 금지되어야 한다는 것을 실증하려고 했다. 그들은 능력이 좋지 않은 말에게 흥분제를 투여해서 경주에 우승했고, 이를 영국의 자키클럽 이사들에게 알렸다.

그래서 1903년에 경주마의 약물투여는 금지되었다. 미국인들이 실시하였던 약물투여는 영국에 이어 프랑스에서도 금지되었으나 제재방법이 없었다. 또한 이때 프랑스에도 많은 미국인들이 진출

하였기에 프랑스의 조교사들은 미국인들에게 완패를 당하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약물을 사용하였다. 1911년 오스트리아 경마당국은 많은 경주마들이 약물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경주마에 투여하는 극히 적은 양의 약물을 검출하기 위하여 빈 대학의 화학자 프랜켈(Frankel)을 고용하게 된다.

그들이 고안한 방법은 약물이 투여되지 않은 정상적인 말의 타액(입속의 침)에는 약물이 함유돼 있지 않을 것이라는 데 기초를 두었으며, 대부분의 약물은 투여 후에 타액으로부터 검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실험의 결과로 경마당국은 약물의 사용증거를 제시하게 되었다. 그후 프랜켈 교수는 연구의 결과를 직접 적용하였는데, 약물투약 위반으로 면허를 정지당한 조교사는 자기자신을 방어할 목적으로 독일의 화학자를 고용하였다.

그 독일의 화학자는 정상적인 말의 타액에서도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의 약물이 검출된다고 보고함으로써 프랜켈 교수의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같은 학문적인 싸움은 1년간 계속되었다.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과학자 7명이 프랜켈의 방법이 정당한가를 확인하기 위해서 동원되었다. 독일과 프랑스의 일부 학자도 가담하였다.

그들은 연구를 독일의 과학자가 발표한, 즉 프랜켈의 방법이 틀렸다고 보고한 그 논문이 잘못되었음을 밝혀냈다. 그는 면허정지를 당한 조교사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받고 거짓연구를 하였던 것이다. 조교사의 면허정지는 당연한 것이었고, 프랜켈의 방법은 프랑스나 영국으로 퍼져 나갔다. 1912년 버본 로즈(Burbon Rose)라는 말이 메이슨래핏 경마의 골드컵경주에서 우승하면서 검사를 받았는데 처음으로 양성반응이 나와 실격으로 처리되었다.

미국은 약물남용의 천국이라 할 정도로 많는 말들에게 약물이 투여됐다. 그러나 실제로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미국에서 제도적으로 약물투여를 금지하기 이전에는 마약을 포함하여 말의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이 널리 이용되었다.

이시영/경마평론가
2006/01/03 03:19 2006/01/03 03:19

영원한 퇴출대상 ‘부정경마’



부정경마는 우리 경마가 뿌리뽑아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로 공감되면서도 항상 우리 주변을 악령처럼 떠돌며 되살아나곤 한다. 그러나 ‘부정경마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척결의지가 있다면 반드시 근절시킬 수 있다는 것이 20년 넘게 경마일선에 종사하며 피부로 느껴온 필자의 생각이다. 부정경마의 유형을 쉽게 정리한 필자의 글을 통해 경마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정확하게 부정경마의 실체를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며 글을 연재한다.


금년들어서 경마와 관련해서는 조용히 넘어 갈 것 같은 예감이 완전히 빗나갔다. 올해 초 새 정부의 개혁의지에 걸맞게 경마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정신을 차렸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졌다. 그러나 그런 기대는 완전히 물거품이 되었다. 1년에 한건 있을까 말까 하는 사전약물검사에서 양성이 두번째 발견되었고, 기수가 기승전에 미리 고객과 약속한 신호에 따라 말의 정보를 알려준 것이 들통이 나서 고객 몇 사람과 기수가 구속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마에서 부정이라는 종류는 모두 나왔던 한 해라고 해도 될 것이다.


경주마의 약물투여는 경주 10일이전부터 경주 직전까지 이루어지지만 기수가 고객과 짜고 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연결고리가 있어야 하기에 금년 들어 발생했다고 하기보다는 금년에 알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조교사 두 사람이 자살을 하고 많은 조교사와 기수들이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을 때, 일부 신문에서는 기수의 95%가 고객과 부정적인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해 가을에 많은 경마 관련단체들이 부정경마 추방결의대회를 갖기도 했는데, 그 시점에 또다시 일부 기수가 부정적인 모의를 하다가 들통이 나기도 하였다.

부정경마가 저질러 지는 방법

경마는 돈이 걸린 경기이므로 부정한 사람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부정한 돈을 구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경기를 시행하는 시행체나 관련자들은 모두가 이 부정경마를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경마에서 부정이 저질러지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말의 능력을 가감할 수 있는 약품이나 약제 혹은 물품을 사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수가 말의 능력을 조절토록 하는 것이다. 또, 우리들이 흔히 부정경마라고 하면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서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레이스 자체를 조작하려는 것이다. 즉 말이 가진 원래의 능력대로 혹은 기수가 가진 원래의 기술대로 기승하는 것이 아니고,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말의 능력을 은폐하거나 향상시키든지, 의도적으로 기승기술을 은폐하거나 타기수를 방해해서 타기수가 기승기술을 발휘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는 경주마에 약물을 투여하거나, 의도적인 부담중량의 증감 혹은 타마를 방해하거나, 경주중 기수의 이상한 행동으로 말의 능력에 영향을 미치게 하거나, 각종 장구를 교묘히 이용하여 말의 능력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방법들이 사용될 것이다.


둘째로는 우리사회에서 가장 많이 들어온 ‘정보경마’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수는 공정하게 경마를 진행하면서 자기가 아는 말의 능력이나 자기가 아는 레이스 전 행동에 대해서 혹은 자기의 작전 등을 아는 사람에게 알려서 베팅하는데 참고토록 하는 것이다. 엄격히 이야기해서 승부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니까 부정경마와는 유형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것도 부정경마라고 하는 것은 기수가 단순히 말의 능력이나 컨디션을 알려준 것이 아니라 재결위원이 모르게 어떤 행위를 함께 했을 것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올해 검찰에 구속된 사건도 바로 이러한 것들이다. 사실 우리 경마에서 기수가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 예는 많다. 재결위원의 제재결과를 보면 상당히 많은 기수가 무성의 기승이나 기승법부적절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기승정지를 당하고 있는데, 이는 그들이 말의 능력을 의도적으로 은폐시켰다는 간접적인 자료이기도 하다.


세째는 공정하지 못한 경마를 한 것이다. 의도적이 아니더라도 타마를 방해한다든가, 사행으로 남을 방해하거나 혹은 사행으로 자기말의 능력에 손상을 가져 오는 경우 등이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부정경마라고는 부르지 않는데, 정확한 것은 기수만이 알 것이다. 경마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부정경마에 대해서 이야기를 끄집어 내려고 하지 않는다. 웬지 말하면 덮어두려고 하는 경향도 있다. 하도 오랫동안 부정경마소리가 나오니까 이제는 창피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조교와 경주시 마체의 생리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약물투여와 기수가 말의 능력을 조종하는 것과 은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들, 즉 ‘정보경마’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부정경마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외국에서 배워 온 것이다. 경마 선진국이라는 영국, 미국, 호주 등지에서도 항상 말썽은 일어나고 있다. 즉, 우리나라에만 ‘부정경마’가 있는 것이라고 창피하게 생각할 일은 아닌 것이다.
한가지 미리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 이 글이 지상을 통해 발표된다면 일부 경마관련자들이 불만스럽게 생각할지 모른다. 나도 과거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고객들 사이에서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과거 내가 현직시절에 생각했던 그 이상의 생각을 고객들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도 우리 경마계에서는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해왔지만 오히려 나보다도 더 많은 지식과 새로운 사건들에 대한 포용력과 이해력을 가지고 있다. 이제 경마에서는 쉬쉬할 것이 없다. 쉬쉬한다면 고객이나 관련자들의 의혹만 증폭시킬 뿐이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알려주어야 할 것이다.

이시영/경마평론가
2006/01/03 03:14 2006/01/03 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