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천원 붕괴..기업반응 4가지 유형
[연합뉴스 2006.01.04 18:20:35]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연초부터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저항선인 1천원선이 붕괴되자 기업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역시 1천원선이 깨진 적이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 약세를 전망하는 보고서가 미리 많이 나와 있어 무작정 당황하진 않는 분위기다.
통상적으로 원.달러 환율 약세는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1천원선은 수출기업의 마지막 저항선으로 거론돼 왔다.
◇ 호연지기형.."때되면 또 오른다"기업은행 나성우 외환파생팀 과장은 5일 "현재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 중 일부는 달러를 당장 매도하거나, 선물환 매도계약을 체결하는 등 위험 회피 전략을 구사하기보다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과장을 비롯한 기업은행 외환파생팀원이 4일 하루동안 받은 전화는 개인당 20~30통 가량.
지난해 3~5월 원.달러 환율이 1천원선 아래로 내려갔을 땐 하루 100통 가까운 전화를 받았다.
원.달러 환율의 급락 원인이나 향후 전망을 묻는 문의가 줄어들었다는 것.
나 과장은 "일부 기업들은 지난해 1천원선이 깨진 상황에서 달러 매도에 나서거나 선물환 매도 계약을 체결했다가 원.달러 환율이 1천60원 가까이 오르자 되레 손해를 보기도 했다"며 "일부 기업들은 급히 행동하기보다 느긋하게 반등 시점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초조불안형.."당장 팔아달라"외환은행 구길모 과장은 "보통 연말에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연초가 되면 거래가 뜸해지지만 올해는 연초에도 달러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 과장은 "특히 지난해 말에도 전자.조선.자동차 등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들까지 달러에 대한 '팔자' 주문을 내면서 투매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달러 매도 집중 현상은 올해 원.달러 평균 환율이 900원대 후반에 머물 것이란 환율 보고서가 집중적으로 나오면서 시작됐다.
구 과장은 "원.달러 환율의 추가 약세를 예상하는 기업들이 달러를 내놓고 이에 따라 시장이 급락하면서 다시 손절매 물량이 나오는 식의 악순환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여유만만형.."이미 다 팔았다"동작이 빠른 기업들은 이미 지난해 말 달러를 모두 팔아버리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우리은행 이정욱 과장은 "수출업체들은 연말에 남아있던 달러를 청산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통상 연초엔 달러 보유량이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국내 시장이라기보다 역외매도 물량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기업들은 앞으로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이익이 줄거나 손해를 보더라도 물건을 팔 것인지, 아예 계약 자체를 포기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있다"고 말했다.
◇ 유비무환형.."선물환 매도했다"국민은행 노상칠 과장은 "2004년과 2005년 환율이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증폭되면서 기업들도 원.달러 환율 1천원선 붕괴가 그리 낯설지 않다"며 "최근엔 중소기업들도 상당수 선물환 매도 계약을 체결해 놓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 과장은 특히 "과거엔 외환에 대한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대기업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최근엔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도 이같은 대책을 일반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 과장은 "시장 급락에 비해 기업들의 반응은 차분한 편"이라고 말했다.
speed@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연합뉴스 2006.01.04 18:20:35]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연초부터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저항선인 1천원선이 붕괴되자 기업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역시 1천원선이 깨진 적이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 약세를 전망하는 보고서가 미리 많이 나와 있어 무작정 당황하진 않는 분위기다.
통상적으로 원.달러 환율 약세는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1천원선은 수출기업의 마지막 저항선으로 거론돼 왔다.
◇ 호연지기형.."때되면 또 오른다"기업은행 나성우 외환파생팀 과장은 5일 "현재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 중 일부는 달러를 당장 매도하거나, 선물환 매도계약을 체결하는 등 위험 회피 전략을 구사하기보다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과장을 비롯한 기업은행 외환파생팀원이 4일 하루동안 받은 전화는 개인당 20~30통 가량.
지난해 3~5월 원.달러 환율이 1천원선 아래로 내려갔을 땐 하루 100통 가까운 전화를 받았다.
원.달러 환율의 급락 원인이나 향후 전망을 묻는 문의가 줄어들었다는 것.
나 과장은 "일부 기업들은 지난해 1천원선이 깨진 상황에서 달러 매도에 나서거나 선물환 매도 계약을 체결했다가 원.달러 환율이 1천60원 가까이 오르자 되레 손해를 보기도 했다"며 "일부 기업들은 급히 행동하기보다 느긋하게 반등 시점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초조불안형.."당장 팔아달라"외환은행 구길모 과장은 "보통 연말에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연초가 되면 거래가 뜸해지지만 올해는 연초에도 달러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 과장은 "특히 지난해 말에도 전자.조선.자동차 등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들까지 달러에 대한 '팔자' 주문을 내면서 투매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달러 매도 집중 현상은 올해 원.달러 평균 환율이 900원대 후반에 머물 것이란 환율 보고서가 집중적으로 나오면서 시작됐다.
구 과장은 "원.달러 환율의 추가 약세를 예상하는 기업들이 달러를 내놓고 이에 따라 시장이 급락하면서 다시 손절매 물량이 나오는 식의 악순환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여유만만형.."이미 다 팔았다"동작이 빠른 기업들은 이미 지난해 말 달러를 모두 팔아버리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우리은행 이정욱 과장은 "수출업체들은 연말에 남아있던 달러를 청산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통상 연초엔 달러 보유량이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국내 시장이라기보다 역외매도 물량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기업들은 앞으로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이익이 줄거나 손해를 보더라도 물건을 팔 것인지, 아예 계약 자체를 포기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있다"고 말했다.
◇ 유비무환형.."선물환 매도했다"국민은행 노상칠 과장은 "2004년과 2005년 환율이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증폭되면서 기업들도 원.달러 환율 1천원선 붕괴가 그리 낯설지 않다"며 "최근엔 중소기업들도 상당수 선물환 매도 계약을 체결해 놓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 과장은 특히 "과거엔 외환에 대한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대기업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최근엔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도 이같은 대책을 일반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 과장은 "시장 급락에 비해 기업들의 반응은 차분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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