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26

2005/12/25 21:08 / My Life/Diary
25일이 지났다. 혹은, 크리스마스가 지났다. 실상, 25일도, 크리스마스도 아닌 그런 게 지났다. 아니, 지나지 않은 건지도 모르지. 단지 우리의 표현일 뿐이니까.

혼자가 좋다. 신경 쓸 필요도, 맞춰줄 필요도 없이, 내 마음가는 그대로. 집에 있을 때는 그 어느 때도, 그 어느 한 순간도 다른 이를 필요로 하지 않는. 홀로는 식사할 때가 가장 큰 곤욕이긴 하지만…. 이 쓸데없는 사회성.

외로움은 외로움 자체로 값지다.

인간은 사회를 벗어나 살 수 없다. 로빈슨 크루소? 본말이 전도 됐다. 인간이 있고 사회가 있다. 애초에 사회성에 길들여진 탓일뿐, 인간은 사회를 벗어나서 충분히 살 수 있다. 머리 속에 -- 아마도 화학물질로 -- 습득된 사회성이라는 회로를 끊어버리면 사회 속에 있어도 사회를 벗어난 듯 살 수 있을텐데! (밥도 혼자 잘 쳐먹고 말이지)

정리하자면, 나와 맞지 않는 다른 사람들을 신경쓰며 괴로워 하며 사느니 차라리 혼자가 낫지 않은가? 하는 말이다. 알면 알 수록 실망만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알면 알 수록 미안해지는 사람, 알면 알 수록 지겨워지는 사람이 있다. 이는 모두 내 주관이므로 사회적 관점이나 타인의 관점, '보편타당한' 인식은 되지 못하겠지만, -- 이래서 사회성이 싫다는 것이다, 내가 보편타당함을 매일 같이 증명하며 살아야 하는 아이러니 -- 적어도 나에겐 무시 못할 문제가 된다. 변태된 결백성 쯤 될까?

쓰고 보니 마치 히키코모리의 자기고백쯤 되는 것 같은데, 문제는 정작 실생활 속의 나와는 다르다는 데 있다. 여기서 갈등은 시작 된다. 수 많은 소설가처럼, 나도 그저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거짓말을 찌끄릴 뿐이다. 그리고 그 사실에 분노하면서도 전연 변하지 않는다….

요즘 점점 무언가를 계속 잊고, 생각만큼 빨리 떠올리지 못한다. 한 쪽 콧구멍이 막혔고, 왼쪽 어깨부터 목줄기까지 올라 뻐근하다. 무언가 항상 목구멍에 맺혀 있다.

내 눈물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2005/12/25 21:08 2005/12/25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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