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3

2005/11/23 23:27 / My Life/Diary
누구에게나 인생의 전환점이 있다. 아니, 전환점이 아니더래도 그 순간 이전의 기억은 모두 사라지는 그런 순간이 있다. 나에게 그런 순간이란 한 사람으로 귀결된다. 그 사람 이전의 모든 기억은 그 사람으로 수렴되고, 그 사람을 떠올리기 전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 사람을 잊게 되면 내 수 년간의 기억 역시 사라지는 그런 사람. 누구에게나 인생에 그런 사람은 있다.

나는 차마 그 사람을 대면할 수 없다. 마치 도플갱어(Doppelganger) 같은, 만나게 되면 둘 중의 하나는 죽게되는, 내 현실은 사라지고 과거의 기억이 나를 괴롭히는 상태가 되고 마는, 너무나 만나고 싶지만 너무나 만날 수 없는.

인생은 참 슬프다. 이건 절대 진리다. 그러나, 슬프게 살 수는 없다. 슬픈 인생을 슬프게 살면 그건 아무 것도 아니다. 세상은 가만히 있어도 날 슬프게 만들테니까. 슬픈 인생을 슬프지 않게 사는 것, 그것만이 내 존재의 이유를 말해준다. 그렇지 않다면 죽는 것과 다름 없다.

그러나 가끔은 세상에 날 맡기고 그저 흐르고 싶다. 어느 둔치에 걸려 그대로 썩고 싶다. 그게 나쁜 것이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 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
2005/11/23 23:27 2005/11/2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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