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26

2010/10/26 01:19 / My Life/Diary
다 해봐야 190쪽이 안 되는『굿 바이』, “굿 바이” 정도만 새로 보는 단편이고 나머지는 이미 익히 소개된 것들. 살만한 가치가 없었던 책. 장영희의『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과 말콤 글래드웰의『아웃라이어』도 구입. 서점을 나오는데 찬바람이 너무 불어서, 마치 한겨울 바닷물 속에 빠져 있는 느낌이었다. “도저히 당신의 인생에 끼어들 수가 없어. 우리는 너무나 달라. 그러니 이제 나를 보지 말아줘. 포기해줘. 미안해.” 결국 나는 내가 쓰고 싶은 것만을 쓰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을 보여줄 뿐이지. 내 글은 내가 아니야. 바닷물은 밖에서 보면 맑고 푸르지만 안에서 보면 탁한 녹색이야. 당신은 떠 있습니까, 가라앉아 있습니까?
2010/10/26 01:19 2010/10/26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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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5

2010/10/25 09:04 / My Life/Diary
사실 신뢰의 색을 쉽게 바꾸는 사람은 배신의 상처를 많이 받은 사람보다 아직 인격적으로 덜 성숙한 사람인 경우가 많다. … 안타깝게도 현대인은 자신감의 결여로 인한 불안을 상대에게 전가하며 기술적으로라도 통제하려고 애를 쓴다. … 관계의 확신은 나의 자신감에서 시작한다. 확인하지 않고도 견딜 수 있을 때 믿음은 커진다. 나아가 존재의 안정감이 따른다. ([삶의 향기] ‘믿음’의 반어법, 중앙일보, 2010.10.24)

그리고 기형도의 “질투는 나의 힘”의 후반 단락.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기형도 추모 문집(『정거장에서의 충고』)에서 한 평론가는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를 청춘의 객기 정도로, 정직한 진술이 아닌 것으로 보았다. 지나치게 정직한 말은 거짓처럼 보이는 법일까.

다자이 오사무의『굿 바이』를 집에 가는 길에 살 것. 선집이라 중복 단편이 몇 편 있다. 읽을 것.

시시콜콜한 것들을 쓸 것.
2010/10/25 09:04 2010/10/2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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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4 (2)

2010/10/24 23:13 / My Life/Diary
카드를 잃어버렸다. 아침부터 아무 데도 갈 수가 없더라. 입었던 옷을 벗어 놓고 미친놈처럼 우두커니 앉아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생각하다, 나는 애초에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으며, 다른 이의 찌꺼기를 머리속에 담고 있는 사람을 절대 사랑해서는 안 된다는 엉뚱한 결론을 내렸다. (당신의 사랑은 재활용이 됩니까?!) 그리고 스르륵 잠들었다가 16시쯤 깨서는 배가 고파와 요플레를 사러 슈퍼에 들렀다. 열 손가락 모두 검은 매니큐어를 칠한 아가씨가 카운터를 보고 있었고, 결코 자신의 과거를 말하지 않을 이 여자를 무작정 사랑해보기로 했다.

나, 너무 유치해. 변태 같아. 병신짓이다 이건.
2010/10/24 23:13 2010/10/24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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