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절기 조교의 문제점과 극복방법



무더운 여름에는 사람도 몸이 나른해지고 기운이 없다. 더위를 먹어 건강을 잃기도 쉽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보양식을 찾거나 보약으로 늘어진 몸을 추스르려고 한다. 이런 때일수록 적절한 운동과 규칙적인 식사가 중요하다.

말도 마찬가지다.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면 체온이 높아지고 호흡도 거칠어진다. 식욕이 떨어져 사료도 남긴다. 그러므로 자연히 체력이 감소하고 운동능력도 떨어지기 쉽다. 뜨거운 뙤약볕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무리한 운동을 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따라서 여름철에 경주마에게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을 알아보고 그 대책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피 로



여름철에 경주에 출전을 했거나 무리한 조교를 한 경우에는 피로가 누적된다. 말이 주로에 나가서도 그다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누적된 피로가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정도가 되면 한동안 휴식을 시킨 후 다시 조교를 해야 한다. 얼마나 피로가 풀렸는지는 주로에 나가 준비운동을 한 후 짧게 최대 스피드를 내보면 알 수가 있다. 최대 스피드가 종전만큼 나지 않으면 아직 피로가 덜 풀린 것이다. 좀더 휴식을 시켜야 한다. 그렇다고 휴식기간에 마냥 마방에 세워만 두어서는 안된다. 그동안의 조교 효과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평보 내지 가벼운 속보운동을 시켜야 한다.



체온상승



말이 운동을 하면 활발한 대사활동으로 몸에서 상당량의 열이 발생된다. 이러한 열은 피부를 통해 체외로 발산되어 체온이 조절된다. 그러나 더운 날씨에 강한 운동을 시키면 사정은 달라진다. 외기의 온도가 높아 체표열이 쉽게 발산되지 않기 때문에 체온이 올라간다. 더운 날씨에 적응되지 않은 말이 습보운동(경주)을 하면 체온이 위험 수위인 섭씨 41도를 넘어설 수 있다.

그러므로 서서히 고온에 적응하는 훈련을 시킬 필요가 있다. 말은 기온에 적응하여 스스로 체온을 유지하려고 생리적인 노력을 한다. 체열조절 메커니즘으로 피부 밑의 혈관이 확장되어 온도가 상승된 혈액을 피부쪽으로 보내 그 열을 공기 중으로 방출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심박수 증가를 통해 피부쪽으로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결국 피부는 효과적인 라디에이터(열발산) 기능을 한다. 뿐만 아니라 피부에 있는 땀샘의 기능이 활성화되어 땀으로 분비된 수분이 체표에서 증발하며 체온을 낮춰준다.



피부에 혈류증가



더운 날씨에는 땀을 많이 흘려 체액이 손실되고 피부혈관이 확장되어 많은 혈액이 피부에 집중된다. 그렇게 되면뇌로 공급되는 혈액이 감소하여 중추신경계가 손상을 받는다. 결국 체온조절중추가 마비되어 열사병에 걸린다. 따라서 열사병을 예방하려면 피부의 혈류량을 줄여줘야 하는데 샤워 등의 방법으로 피부를 냉각시키는 게 좋다.



열 사 병



기온과 습도가 높고 오랫동안 환기가 잘 안되는 마방에서 잘 발생한다. 휴식하고 있던 말이든 운동을 한 말이든 모두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은 몸이 허약해지고 호흡이 빨라지며 맥박과 체온(40~41도)이 상당히 증가한다. 심하면 근육 경련이 오고 쇼크가 발생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처치는 냉수로 샤워를 시켜 체온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또한 신선한 물을 공급해 주고 환기가 잘 되는 곳에 있게 한다. 수의사의 수액처치를 받으면 회복에 훨씬 도움이 된다.



탈 수



탈수도 높은 기온과 관련하여 발생한다. 마체의 경우 수분에 의해 신진대사와 항상성이 이루어진다. 체내의 복잡한 생리학적·생화학적 반응들이 수분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수분은 더운 날씨에 땀으로 분비되어 체온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시간 지속적인 운동을 하면 혈액 중의 수분이 땀으로 배출되고 혈액이 농축되어 혈액순환이 안될 뿐만 아니라 체내의 전해질이 땀과 함께 손실되어 신경과 근육에 이상을 초래한다. 이렇게 무더운 기후에서 지속적으로 운동할 경우 마체에는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줄이기 위해서는 몇가지의 방법이 있다.

우선 마체를 높은 기온에 순응시켜야 한다. 마체를 더운 기후에 적응시키기 위해서는 7~10일의 기간이 걸린다. 이 기간 중 말의 심박수는 떨어지고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며, 땀이 나기 시작하는 시점도 점차 빨라진다. 이때 좀더 강하게 운동을 시키면 적응 효과가 높아진다. 일단 말이 더운 기후에 적응되면 그 적응력은 한동안 지속된다.

날씨가 더운 날에는 준비운동을 짧게 시킨다. 준비운동은 말의 체온을 안정시보다 1도 정도 상승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왜냐하면 말의 체온이 39도 정도 되었을 때 조교효과가 가장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에는 준비운동을 길게 해야 하지만 여름에는 짧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더운 날씨에 경주에 출전할 말은 더운 기후에서 조교시켜야 한다. 일주일 정도 조교시키면 대체로 적응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조교관습상 대개 기온이 선선한 이른 아침에 조교를 시키려고 한다. 그것은 조교할 때는 좋지만 경주 또는 경주 후에는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 대부분의 경주는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에 실시되기 때문이다. 말들이 이런 더운 날씨에 적응돼 있지 않으면 그동안 조교된 능력을 경주에서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마체에 심한 손상을 받아 경주 후에도 피로회복이 지연되거나 심하면 열사병에 걸리게 된다.



습기 또는 비



더운 날씨에 높은 습도는 말이 운동하는 데 장애요인이 된다. 상대습도가 높고 바람이 적은 날에는 땀이 나도 증발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체내의 열이 발산되지 못하여 열사병에 걸리기 쉽다. 습도가 높은 무더운 날에는 강한 운동 또는 장시간 운동을 자제해야 한다.비오는 날 조교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 비오는 날은 일반적으로 기온이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이다. 더운 여름철에 비를 맞으며 운동하는 것은 말에게 어떤 기분전환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경주일에 비가 오는 상황을 대비하여 비를 맞으며 조교하는 것도 하나의 적응훈련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여름철은 다른 계절보다도 말이 운동하는 데 여러가지 장애요인이 많으므로 말을 관리하는 사람은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운동뿐 아니라 사양관리에도 많은 주의를 요한다. 또 여름철에는 사료가 잘 변질되므로 사료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며, 각종 질병이 유발되기 쉬우므로 보건관리에 관심을 집중시켜야 한다. 땀을 통한 체액손실로 탈수가 되지 않도록 충분히 수분을 공급해야 하며, 전해질이 부족하기 쉬우므로 전해질 첨가제도 신경 써서 공급해야 한다.

김병선 / 핸디캡 과장
2006/01/03 22:22 2006/01/03 22:22

말도 이온음료를 좋아할까?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리는 일을 하거나 산행을 할 때, 물에 간장을 타서 마시면 훨씬 힘들지 않다고 한다. 또한 TV를 통하여 스포츠 중계를 보고 있노라면 ‘작전시간‘에 선수들이 갈증을 풀기 위하여 이온음료를 벌컥벌컥 마시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경주마는 갈증을 느낄 때 맹물이 아닌 이온음료를 마시고 싶은 생각은 없을까?

자동차가 달릴 때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밟을수록 속도가 빨라짐과 동시에 엔진에서 열이 더 많이 발생하여 냉각수가 없다면 엔진은 곧 과열될 것이다. 이것은 연료가 연소하면서 에너지가 생성되어 자동차를 움직이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상당량은 열로 방출됨을 말해준다.

이러한 현상은 동물의 신체에서도 마찬가지다. 동물의 체내에서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하여 화학적 반응이 진행되고, 이 과정의 부산물로 열이 발생하게 된다. 만약 운동시 열이 발산되지 않고 체내에 남게 되면 화학반응은 더욱 빨리 진행되고 열의 생성은 더욱 많아진다. 온도가 10℃ 상승하면 화학반응속도는 2배로 증가한다. 물론 동물의 체온이 정상보다 10℃ 상승할 수는 없지만 이는 체온이 1℃ 상승하면 대사량이 10% 증가함을 의미한다. 말이 운동할 때 체열 발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5~8분마다 1℃씩 체온이 상승한다.

체온의 상승은 말초혈관에서 적혈구로부터 산소가 분리되는 것을 도와주고 최대 심장박동수를 늘려줘 근육의 운동수행 능력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효소의 활성도가 증가하여 에너지 생성을 증가시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체온이 너무 상승하면 효소의 활성도가 감소하면서 열사병에 이르게 된다.

말은 다른 동물에 비하여 운동강도가 높고 근육량이 많아 상대적으로 체중에 대한 체표면적은 작다. 예를 들면 체중 60kg인 사람은 체표면적이 1.7㎡인데 비하여 5백kg의 말은 5㎡에 불과하다. 이는 말이 다른 동물에 비하여 운동시 체열생산이 많음을 보여 준다. 따라서 말은 체열발산을 더욱 효과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사람의 경우도 그러하지만 체열의 발산은 많은 양이 땀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즉 사람과 말에서 발한은 체열을 발산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땀의 기능과 체액의 손실



동물은 종류에 따라 땀의 기능이 서로 달라 미생물 번식의 억제에서부터 번식행위에 중요한 페로몬(pheromone)의 생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양·개·고양이와 달리 소과의 일부 동물, 영장류, 말과를 포함한 몇 종류의 동물에서 발한은 체온조절의 중요한 기능이다. 즉 물 1g이 기화열로 발산되는 열량은 5백80cal이다. 따라서 물(땀) 1ℓ가 피부에서 증발되면 5백80kcal의 열량이 발산되는 셈이며 10ℓ의 땀을 흘리면 5천8백kcal의 열량을 발산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운동시 땀에 의한 체액 손실량 또한 엄청나서, 일반적으로 운동강도 중간정도(3.5m/초)로 6시간 운동하면 체중의 5~6%(27kg) 손실을 가져온다. 경우에 따라서는 체중의 9.1%에 해당하는 46.4kg의 손실이 있는 말도 있었다. 트레드밀에서 최대산소섭취량의 40%로 운동할 때 발한량은 21~34㎖/min/㎡인데 이러한 양은 4백50kg 말이 시간당 6.5~9ℓ에 해당하는 양이다.

1~2마일(1마일은 1.64km) 경주한 서러브레드에게서 준비운동(warm-up), 경주, 정리운동(cooling down)의 땀 손실을 합하면 10ℓ에 이른다는 실험 결과로 보아 경주로에서 장거리(1천8백m)를 달리는 경주마도 이러한 정도의 손실이 있을 것으로 간주된다. 조교시에는 이보다 월등히 많은 수분 손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왜 이온음료는 맹물보다 좋은가?



탈수가 유발되었을 때 맹물만 먹이면 체액(혈장)의 삼투압은 낮아질 것이다. 신체는 삼투압을 조절하기 위하여 여분의 물을 배출하여야 할 것이고, 이 때 전해질이 함께 손실된다. 다시 갈증이 유발되고, 또 맹물을 먹으면 혈장삼투압이 더욱 낮아진다. 이와 같은 악순환이 지속되면 말초조직으로 수분의 확산이 증가된다. 마찬가지로 뇌조직으로 수분이 확산하게 되어 수분중독(water intoxication)에 이르게 된다.

표1에서와 같이 땀으로 많이 잃는 전해질은 나트륨(Na+), 염소(Cl-), 칼륨(K+)이다. 사람에 비하면 나트륨은 2배, 염소는 3배 가량 손실이 많고 손실량은 땀의 분비량과 삼투압에 비례한다. 특히 칼륨의 손실은 말이 사람에 비하여 월등히 많아 16배에 이른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경주로 인하여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이온음료를 통해 손실된 칼륨을 충분히 보충해야 할 것이다.

말에서 혈장 칼륨의 정상 범위는 3.2~4.2mEq/L이다. 운동 중 특히 습보(gallop)와 같은 고강도 운동시에는 고칼륨혈증(hyperkalemia)을 보인다. 이와 더불어 세포내 칼륨농도는 20% 정도 감소한다. 세포외액의 칼륨농도 증가와 세포내액의 칼륨 감소는 안정막전압을 10mV 감소시키며, 고강도의 훈련 중 골격근의 피로 유발에 관여한다. 이러한 고칼륨혈증은 운동중지와 더불어 원래의 농도로 회복된다. 그러나 운동이 장시간 계속되어 땀을 많이 흘렸다면 최소한 나트륨·칼륨·염소의 농도는 정상으로 회복되도록 하여야 말의 피로가 빨리 회복된다. 물론 전해질은 사료를 통하여 공급하고 맹물을 주어도 언젠가는 회복이 되겠지만 운동 전후에 이온음료를 먹게 하면 빨리 회복될 것이다.



이온음료의 성분은?



대부분의 이온음료는 물, 이온, 흡수를 촉진하는 물질 등을 함유하고 있다. 포도당이나 글리신(glycine)은 소장에서 나트륨의 흡수를 촉진할 목적으로 이용되기도 한다.이와 같은 전해질이나 유기물질의 흡수는 물의 이동을 촉진하므로 이온음료는 장관에서 물보다 빨리 흡수된다. 칼륨·나트륨·염소이온은 이온손실을 대체하기 위하여 함유되어 있으며 시트레이트(citrate) 혹은 아세테이트(acetate)는 간에서 대사되어 중탄화수소(HCO3-)를 생성하여 혈액을 알칼리화할 목적으로 사용된다. 하트먼(Hartman) 용액의 렉테이트(lactate)는 아세테이트(acetate)와 마찬가지로 간에서 대사되어 HCO3-를 생성하므로 대사성 산증이 유발되는 심한 설사의 경우에 효과가 뛰어나다.

특히 설사가 지속된 경우에는 대사성 산증이 수반되므로 Cl-보다는 HCO3-를 투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HCO3-가 함유되면 제조 단가가 높아지는 결점이 있다. 참고로 사람이 현재 사용하는 이온음료는 칼륨·염소·나트륨 이외에 비타민C가 함유되어 있고 비타민 B1, B2, B6, 아미노산인 나이아신이 포함되기도 한다.



얼마나 어떻게 먹이나?



다른 동물도 비슷하지만 체중 5%의 탈수가 있으면 말은 임상적인 증상을 보인다. 이는 5백kg 말에서 25kg에 이르는 양이다. 말은 다른 동물에 비하여 위(胃)의 용적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래서 한번에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할 수 없기 때문에 탈수가 심하면 비위관(nasogastric tube)을 통하여 투여하기도 하는데, 단순히 땀을 흘렸을 때는 6~8ℓ씩 15~20분마다 나누어 공급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갈증이 심하지 않으면 등장액은 맹물에 비하여 마시기 좋지 않다. 그리하여 최종 용액의 삼투압이 약간 저장성이 되도록 만들고 용액을 차게 하면 말이 쉽게 섭취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시장성 문제로 동물약품에 아직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지만 외국 문헌에서 한 구절을 인용하면 “단기간 고강도의 운동 전후 수액이나 이온을 보충하는 것은 경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고 했다. 우리나라 경주마가 이온음료를 먹게 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라 기대하여 본다.

▷ 주) 땀샘에는 에크린(eccrine) 선(腺)과 아포크린(apocrine) 선(腺)의 두 종류가 있다. 에크린선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땀을 분비하는 땀샘이고 아포크린선은 사람의 겨드랑이, 젖꼭지, 항문 주변에 분포하고 있는 땀샘을 말한다. 아포크린선 세포는 원형질의 일부가 탈락하여 분비액에 함유되어 있으며 양이 적고 체취(액취)의 원인이 된다. 양, 개, 고양이를 비롯한 대부분의 동물은 피부에 아포크린선만 분포하기 때문에 이들 동물은 흔히 땀샘이 없다고 말한다. 이들 동물은 혀에 에크린선이 발달하여 있다. 더운 여름철에 체열을 발산하기 위하여 혀를 빼고 헐떡거리는 개의 혀를 보면 땀이 맺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양일석 /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2006/01/03 22:20 2006/01/03 22:20

살찐 말은 못 달린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는 육상선수는 체중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비만하면 몸이 둔해져 속도가 떨어지고, 너무 야위면 근육 수축강도가 약해져 스피드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체중이 무거운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관절이나 건, 인대 등에 무리를 주어 운동기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 때문에 경주마에게도 적정한 체중을 유지시키는 사양관리가 대단히 중요하다.

서울경마장 경주마들의 평균체중은 4백46kg 정도 된다. 연령별로도 차이가 있다. 특히 2세마는 아직 어려서 평균체중이 4백30kg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3세가 되면 평균체중이 4백40kg을 넘게 되어 2세마의 경우 1년 만에 10kg 이상의 급격한 증가를 보인다. 그러나 그 후부터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이 한 살씩 먹음에 따라 대략 1~2kg씩 체중이 늘어난다.

계절별로도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에 체중이 가장 많이 나가고 봄철에 가장 적게 나간다. 평균체중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봄에 약 5kg이 적으나 가을에는 약 4kg이 많아 봄과 가을의 차이가 8kg 정도 된다. 이런 연령별·계절별 체중 변화는 정상적인 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 외에 체중이 갑자기 증가한 말은 경주에서 패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15kg 이상 증가한 말은 주의해야 한다. 보통 출주간격이 길다든가, 장기간 휴양을 한 말이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대략 2개월 만에 출주하는 말은 전번 출주시보다 15kg 정도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현상은 그동안 운동량이 적었기 때문이다. 체중이 감소한 경우도 마찬가지로 주의해야 한다.

체중이 감소하는 원인은 대개 영양부족, 질병, 무리한 운동에 의한 탈수 등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역시 경주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기가 어렵다. 어쨌든 전번 경주 때 보다 15kg 이상 체중이 차이날 경우 말의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경마일에 출주마 체중을 공지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비만의 정도는 체중을 꼭 달아보지 않더라도 말의 외모를 보면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하다. 경주마라 하면 항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기 때문에 그다지 살이 찌지 않는다. 그러나 간혹 사양관리의 실수나 운동부족 등으로 비만이 되는 경주마도 있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말이 비만하지 않도록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하며, 경마팬 입장에서는 말의 비만 여부를 판단해 우승마 예측에 참고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의 외모를 보고 비만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경주마의 야위고 살찐 여부의 분류는 대략 9단계로 나뉘어진다. 경주마의 경우 이중 5단계가 컨디션 발휘의 안정권이라고 볼 수 있으며 그 이외4,6단계부터는 예의주시해야 한다.단계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1. 극도로 야윈 상태
극도로 야위어 척추(요추·흉추)의 돌기 및 늑골, 고관절결절, 좌골결절이 현저히 돌출된 상태. 기갑(돗등마루)·어깨·목부위의 골격구조가 쉽게 드러나며, 지방조직은 어느 부분에서도 만져지지 않음.

2. 상당히 야윈 상태
야위어 있으며 척추(요추·흉추)의 돌기 및 늑골, 고관절결절, 좌골결절 등이 돌출되어 있음. 기갑(돗등마루)·어깨·목부위의 골격구조가 약간 드러남.

3. 야윈 상태
늑골에 약간의 지방조직이 덮여 있음. 척추의 돌기 및 늑골은 용이하게 식별이 가능함. 미근부는 돌출되어 있으나, 개개의 추골은 식별이 어려움. 고관절결절은 둥그스름한 둔덕 모양으로 구분이 됨. 좌골결절은 눈으로 잘 구분이 안됨. 기갑·어깨·목은 명확하게 구분됨.

4. 약간 야윈 상태
등에서 척추의 돌기가 촉지되며 늑골이 희미하게 식별됨. 미근부에서는 지방이 촉지됨. 고관절 결절은 눈으로는 구분되지 않음.

5. 보통
뒤에서 볼 때 등 중앙은 편평하며, 늑골은 눈으로는 구분되지 않으나 촉지하면 쉽게 만져짐. 미근부 주위의 지방은 스펀지 같은 느낌이 들며, 기갑 주위는 둥그스름한 둔덕과 같이 보임. 어깨는 매끈하게 마체에 연결되어 있음.

6. 약간 비만 상태
뒤에서 볼 때, 등 중앙에 약간의 함몰부가 형성됨. 늑골을 덮고 있는 지방이 만져짐, 미근부 주위의 지방이 말랑말랑함. 기갑의 양측, 어깨 주변 및 목 부위 근육에 지방이 축적되기 시작함.

7. 비만 상태
뒤에서 볼 때, 등 중앙이 함몰되어 있음. 개개의 늑골은 만져보면 촉지되나, 늑간은 지방으로 메워져 있음. 미근부 주위의 지방은 말랑말랑함. 기갑주위, 어깨 후방부 및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어 있음.

8. 상당히 비만 상태
뒤에서 볼 때, 등 중앙이 함몰되어 있음. 늑골이 손으로 촉지되지 않음. 미근부 주위 지방이 말랑말랑함. 기갑 주변은 지방이 충만되어 있음. 어깨 후방은 지방이 축적되어 편평함.

9. 극도의 비만 상태
뒤에서 볼 때, 등 중앙이 명료하게 함몰되어 있음. 늑골 위를 지방이 덮고 있음. 미근부 주위, 기갑, 어깨 후방 및 목 근육은
지방으로 팽만되어 있음. 옆구리는 융기되어 주위와 편평함.

김병선 / 핸디캡 과장
2006/01/03 22:06 2006/01/0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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