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묻지마 투자' 이젠 그만!      

2005년 01월 24일 17:45    

며칠 전 한 독자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코스닥에 투자하고 싶다는 이 독자는 이른바 테마주를 통해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리겠다는 '묻지마 투자자'였다.

물 론 해당 회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는지, 또 그 사업에서 매출과 수익 은 언제, 얼마나 발생하는지에 대한 관심이나 고민은 전혀 없었다.

또 이 독자는 언론이 특정 세력과 연계돼 이른바 '테마주'의 주가를 올리고 있 고 이를 모르는 일반 투자자들만 돈을 벌지 못한다고 다소 황당한 불만도 터뜨 렸다.

아마 보름 새 주가가 2~3배로 뛰어오른 코스닥 일부 종목을 보고 투자하 지 못한 자신에게 속이 단단히 상한 것 같았다.

기자는 투자 종목을 얘기하는 대신 최근 매일경제의 기사와 전문가들의 코스닥 투자전략을 설명했다.

테마주에 투자하면 며칠 동안 고수익의 달콤함을 맛볼 수는 있지만 과열된 시장이 식을 경우 한순간에 원금을 날릴 수도 있다는 조언 도 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묻지마 투자자'의 반응은 싸늘했다.

오히려 얘기 말미에는 이런 테마종목을 소개하는 기사를 남들보다 빨리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되 물었다.

기자의 조언은 '묻지마 투자자'에게 단지 '교과서 속의 다른 나라 얘 기'였던 셈이다.

증권사들은 코스닥 랠리를 보면서 이제 시장에는 지난 2000년과 같은 '묻지마 투자자'는 없다고 얘기한다.

테마주의 주가를 올리는 주체는 개인이지만 이들 은 이른바 '전문 투자자'들이고 아직 '순진한 개미'들이 본격적으로 코스닥에 뛰어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자의 생각은 다르다.

코스닥 열풍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연초에 비해 2배ㆍ3배로 뛴 종목이 보다 늘어나면 투자자들이 감정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최근 증권업계는 대형사가 구조조정에 앞장서고 중소형사는 존립 위기에 처해 있을 정도로 어렵다.

그러나 힘들더라도 증권사들은 수수료 수익에 눈이 멀어 투자자들을 무조건 시 장으로 끌어들이면 안된다.

투자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도록 매매의 최전선에서 이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얘기다.

보고서 하나를 내더라도 두번 세 번 확인하고, 목표주가를 올리더라도 철저하게 실적에 바탕해야 할 것이다.

이제 투자자들이 한 번 더 절망하면 코스닥 시장은 물론 한국 증권시장의 미래 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증권부 = 김은표 기자 paulkim@mk.co.kr> <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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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6 10:37 2005/01/26 10:37

1934년판 증권분석(Security Analysis)에서는 투자와 투기를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 투자란 주의깊은 분석을 통해서 원금의 안정성과 만족스런 수익률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이런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 것은 투기적인 것입니다. "

" An investment operation is one which, upon thorough analysis, promises safety of principal and a satisfactory return. Operations not meeting these requirements are speculative. "


버펫은 버크셔 헤더웨이의 1997년 정기총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습니다.

" 만약 당신이 투자자라면, 당신은 투자 회사의 자산이 어떻게 되는지 유심히 살펴볼 겁니다. 만약 당신이 투기꾼이라면 당신은 보통 회사의 주가가 어떻게 되는지에 집중하겠지요. 그리고 이건 우리가 하는 일이 아닙니다. "

"If you're an investor, you're looking on what the asset is going to do, if you're a speculator, you're commonly focusing on what the price of the object is going to do, and that's not our game."


벤자민 그레이엄은 '현명한 투자자(The Intelligent Investor)'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 투자자와 투기꾼 사이의 가장 실질적인 차이점은 주식 시장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그들의 성향에 달려있습니다. 투기꾼은 시장의 변동을 예측하고 그것에서 이익을 얻는 것을 일차적으로 생각합니다. 투자자는 적당한 주식을 적당한 가격에 매입해 가지고 있는 것을 일차적으로 생각하죠. 투자자에겐 실제로 시장의 움직임도 중요합니다 왜냐면 시장은 투자자가 현명하게 살 수 있는 낮은 가격과 사길 그만두고 현명하게 팔 수 있는 높은 가격을 번갈아 나타내주기 때문이죠. "

" ...The most realistic distinction between the investor and the speculator is found in their attitude toward stock-market movements. The speculator's primary interest lies in anticipating and profiting from market fluctuations. The investor's primary interest lies in acquiring and holding suitable securities at suitable prices. Market movements are important to him in a practical sense, because they alternately create low price levels at which he would be wise to buy and high price levels at which he certainly should refrain from buying and probably would be wise to sell."


벤자민 그레이엄과 워렌 버펫은 모두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고 있으며 투자에 집중할 것을 주문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관심있는 회사를 열심히 조사하고 분석하는 것 자체에 투자의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비록 주가가 떨어져서 손해를 보더라도 그건 제대로 된 투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종합한 자료를 자신의 합리적 판단에 따라 투자한 것은 실패하게 되면 자신의 판단 과정을 복기해서 실패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 따라 투자한 것은 실패하게 되면 시장에 실패의 원인을 물어야 합니다. 그러나 시장은 행동할 뿐 본래 말이 없죠. (테마주가 급격히 상승했다가 꼬꾸라지면 그걸 누구에게 가서 따져볼 수 있을까요?)
2005/01/14 05:17 2005/01/14 05:17

[여의도칼럼]이젠 ‘디플레망령’과 싸울 때/방원석 논설위원


새해가 시작되면 누구든 한해의 계획을 짠다. 기업이든 가계든 살림살이를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를 생각한다. 불경기가 길어진다면 경제주체들이 투자나 소비를 줄일 것은 자명하다. 정부가 새해엔 경제에 올인한다니 기대할 법도 하지만 그간의 상처와 후유증이 워낙 커 당장의 경제회복은 무리다. 지금 우리경제의 특징은 한마디로 불확실성이다. 점차 그 외연은 확장되고 있다. 새해의 경제올인은 거듭되는 정치혼란, 정책의 일관성 상실, 시장경제의 의구심에 종지부를 찍고 불확실의 안개를 걷어내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정치가 시끄럽고 정책이 불확실한 환경에서 지난 한해 새로운 경제현상이 독버섯처럼 피어났다. 자산가치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Deflation) 현상이 망령처럼 떠오른 것이다. 새해에도 디플레 현상이 기승을 부릴 조짐들이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자다가 무슨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주변을 보자. 우선 부동산시장은 강력한 정책으로 디플레가 시작됐다. 앞으로 부동산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디플레의 심리적 동요는 거래를 더욱 마비시키고 있다. 실수요자들은 당연히 구매를 미루고 따라서 시장의 악순환은 계속된다. 디플레는 얼마나 무서운 경제의 독인가. 국민의 고통을 심화시키고 소비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한다. 일본은 그 대가를 10년간 치렀는데도 여전히 디플레의 망령에 시달리고 있다. 차라리 성장의 거품이 더 낫다는 후회가 막급할 정도다. 긴말할 것 없이 디플레는 미래에 대한 불신에서 나온다. 한번 불신이 생기면 좀처럼 믿음이 생기지 않는다. 투자한 뒤 최소한 은행이자 정도의 수익이 보장된다는 믿음이 있어야 시장은 제대로 작동된다. 믿음은 바로 시장경제에 대한 신뢰성과 정책의 일관성에서 나오는데 우리는 스스로 이런 불신을 자초하고 말았다.경제올인도 이 디플레를 해결하지 않고는 백약이 무효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디플레 증상이 부동산 뿐아니라 제조업체들에도 찾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디플레는 대량 생산체제의 필연적인 결과다. 제조업체가 생산한 제품중 재고 5%가 쌓이면 불황이고 5%가 더 팔리면 호황으로 본다. 불황과 호황은 재고가 ±5%의 오차범위내에 있다는게 정설이다. 대부분 유통업체들의 매출은 최근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연일 세일행사로 신상품조차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밀어내지만 금세 재고로 떨어진다. 일부 음식값도 10년 전 가격을 받는 데도 있다. 이미 디플레는 일상사가 된 것이다. 거대한 디플레의 물결은 오래 전 중국에서 시작됐다. 엄청난 싸구려 중국산 제품들이 무차별적으로 우리곁으로 밀려온 탓이다. 중국산제품은 우리제품의 가격경쟁력을 급속히 떨어뜨렸다. 지구촌의 거리가 인터넷 등으로 나날이 좁혀지고 물류산업도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그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앞으로 기업들은 이러한 디플레의 거류를 읽지 못해서는 생존이 어렵다. 기업은 이제 양적성장의 한계에 와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성장이 계속될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21세기 시장경제의 흐름은 인플레시대에서 디플레시대로 변곡점을 찍고 돌아서고 있다. 이제 구질서가 무너지고 신질서가 찾아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도도한 흐름에 역류하는 기업들은 도태될게 틀림없다.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새해 벽두부터 양적인 성장보다 질적인 성장을 강조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제 새로운 산업으로 시장을 창출하거나 질적으로 우수한 제품을 만들지 못하면 결코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다. 이는 제조업에 대한 엄숙한 경고다.

이제 제품을 마구 찍어내서 시장에 무작정 밀어내면 팔릴 것이라는 구태의연한 생각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신질서 속에서 살아가려면 디플레에 대비하는 방식과 사고라야 한다. 가계도 예외가 아니다. 디플레시대에는 부동산과 주식 등의 재테크 희망은 어둡다.그래서 10년 디플레를 겪은 일본사람들은 그동안 재테크란 말 자체를 잊고 살았다. 정치적 카오스(혼돈)와 디플레시대에서 슬기롭게 살아가려면 ‘경제가 어려울수록 돈은 부자동네 속으로 숨는다’는 잠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치혼란 속 디플레라는 경제망령과 싸우려면 시대를 읽는 혜안과 지혜가 있어야 한다

2005/01/13 12:59 2005/01/1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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