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5.28

2005/05/28 23:22 / My Life/Diary


오늘은 80건을 받아왔다. 주말이라서 더 주었다는 설명과 함께. 이번 주말은 정말 바쁘겠구나!

사준의 메모리즈를 들었다. 도입부의 종소리를 들으면 벡신스키(Zdzislaw Beksinski)가 그린 그림 가운데 폐허로 변해버린 도시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무슨 생각으로 삽입한건지 이해는 안 된다… 아아 오랜만에 들어서 그런가 너무 좋다.

언젠가 저녁을 먹으면서 누군가 그랬다. 사람들이 너무 쉽게 떠나서 가까워지기가 두렵고, 그래서 싫다고… 그러나 떠나는 사람들 가운데 그 누가 쉬이 떠날 수 있을까? 떠나는 사람은 떠나고 싶지 않지만 떠날 수 밖에 없기에 떠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인연을 더욱 사랑해야 한다. 언제 떠날지 모르니까…

다만, 인연을 만들지 않음이 싹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이므로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내일은 바쁘다. 정말 바쁘다. 일요일도 바쁘다. 월요일도 바쁘고, 화요일까지 바쁘고, 수요일부터는 새롭게 바쁘다.

참, 요즘『왜 나는 시인인가』를 읽으면서 김춘수 시인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2005/05/28 23:22 2005/05/28 23:22

2005.05.27

2005/05/27 23:20 / My Life/Diary
어제는 은행 재무 작업분 60건과 감사보고서 40건을 받아왔다. 대략 25만원 어치 정도는 되지 않을까? 오늘 아침까지 작업을 한 결과 60건을 완료했고 나머지 40건은 월말까지 완료해야한다. 오늘과 모레도 50-60건 정도씩 작업을, 그렇다면 이번 달은 40만원 정도의 수입이 떨어질성 싶다.


시론 시간에 장정일의 늙은창녀를 토의했다. 토의라고는 하지만 Y교수 내심의 잣대 이외에는 모두 무시되었다. (꼼꼼히 읽기를 강조하는 Y교수가 왜 그랬을까? 늙은창녀의 배경은 절대로 사창가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시는 반쪽이 된다니깐! 이 시를 주제로 기말 레포트를, 화자와 청자 그리고 배경에 관한 분석을 쓸테다!) 주관적인 잣대가 객관적인 절대 잣대로 나타나는, 태생적으로 파쇼적일 수 없는 우리의 시론 시간은 파쇼적인 무대다.


하루종일 라디오와 예민을 들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예민은 아이들을 좋아한다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


바쁘니 좀 살 맛이 난다.



-- 삶이란, 뒷마당에 한가하게 앉아 기분 내키는 대로 글을 쓰다 말다 하는 무덥고 형체 없는 여가 속에 마냥 앉아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삶은, 오히려, 바쁜 사람들의 다람쥐 쳇바퀴 속에, 빡빡한 일정 속에, 미친 듯이 앞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일하고, 살고, 춤을 추고, 꿈을 꾸고, 말하고, 키스하고, 노래하고, 웃고, 배우면서. -- * 실비아 플라스
2005/05/27 23:20 2005/05/27 23:20

2005.05.25

2005/05/25 23:19 / My Life/Diary
치열하게 살아야 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잠 잘 때 이를 너무 갈아 치열이 고르지 못한 것도 한 이유가 되겠으나 사람이 나이를 먹어가면 갈 수록 치열이란 사라지는 것 같다. 사람이 젊을 때는 다소 건방지고 무례하며 오만하다가도 나이가 먹으면 온유해지고 이해심 많고 사려 깊어진다는데, 과연 이 두 부문이 상반된 것이고 흔히들 생각하듯 후자가 더 옳은 태도일까?



나는 어릴 때 상당히 건방졌는데, 그리고 사실 지금도 상당히 건방지고 싶은 욕망이 목구멍을 막고 서서 더운 여름에도 켁켁대는데, 가면을 엄청나게 많이 쓴 탓인지 아니면 정말 나이를 먹어가며 세상 일이란 것이 모두 그런 것이려니 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인지 감히 무엇과도 싸울 생각을 하지 못한다. 살아있는 존재란 죽음에 맞서 싸우는 존재이기에 의의가 있음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그 왜 전혜린도 말이지... 내가 전혜린을 좋아하는 것도 미치게 우울할 정도로 싸워왔기에 (그 대상이 무엇이건 간에 말이지) 너무 좋아하는데... " 격정적으로 사는 것, 지치도록 일하고 노력하고 열기있게 생활하고 많이 사랑하고 아뫃든 뜨겁게 사는 것, 그 외에는 방법이 없다. 산다는 것은 그렇게도 끔직한 일, 어려운 일이다. " - 혜린



흐르는 물 처럼 그냥 살기는 싫다. 하지만 그 물살을 거스르다 베이는 건 더 싫은지도 몰라. 언제부터인가 상처를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극도로. 무언가를 하려 하면 그로 인해 예견되는 잠재된 상처가 앞을 가로 막는다. 이는 내 권태의 이면에 완강히 자리 잡고 있어서 의욕을 꺾고 있지. 대담하게 한 발 앞으로 나가라지만… 시도하지 않는 자는 쟁취할 수 없다라지만… 눈꺼풀이 눈을 가린다.



추구하지 않음의 추구. 이건 죽음이다.
2005/05/25 23:19 2005/05/25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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