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26

2005/06/26 23:29 / My Life/Diary
문예비평론 성적이 나왔다. A-, 내가 이런 점수를 맞을 정도로 과제물 작성을 잘했나 싶어 (문예비평론은 중간, 기말 모두 레포트로 시험을 대체했으므로) 제출했던 레포트를 다시 읽어보았다. 엉망이었다. 내가 써놓고도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아무래도 전공과목이라 교수가 선심을 쓴 듯 하다. 과제물을 제 때 제출한 수강생은 모두 A- 이상이 아닐까? C+ 을 맞은 성담론의 이해 교수와 동일 교수라는 점에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주말을 맞아 120건을 받아왔는데, 62건 남았다. 약 19만원어치. 벌 때 벌자. 돈을 벌고 있을 때는 외로움을 잊는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마치 돈에 미친 수전노 영감 같다.)

어제는 경마장에 나들이 가서 근 6만원 돈을 날리고, 오늘은 인터넷으로 2만원 가량을 날렸다. 지난 달에 16만원 가량을 따고 이제 경마를 알 것 같다고 좋아했는데 역시 너무나 건방졌다. 이익 볼 때 자제하고 여가로 즐기자 여가로… 내 능력의 범위를 알아야 한다… 그래도 다녀오면 재미도 있고 스트레스도 풀린다. 다른 관중들의 함성 속에 나도 묻혀서… 남자에겐 자신의 모든 걸 걸고 한 방 승부를 노리는 그런 쓸데없는 로망이 있어서 문제다. 다음 달에는 야간 경마가 열린다고 한다. 카메라를 가져가서 달리는 말과 그 말 위에 바짝 엎드린 기수를 찍어볼까?

방학이잖은가!

아직도 두 달이나!
2005/06/26 23:29 2005/06/26 23:29

2005.06.25

2005/06/25 23:29 / My Life/Diary
이상한 꿈을 꾸었다. 매우 이상하고 기괴한 꿈을.

내 꿈 안에서, 나는 실제 내외하는 여인 K와 살고 있었는데 우리가 부부 사이인지 혹은 실제처럼 그저 아는 사이인지는 확실치 않다. 시간은 새벽 무렵이다. 갑자기 K는 나에게 와서 누군가 어떤 미친 놈이 집 밖에서 서성대며 자신을 노리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집의 모든 문이 잠겨 있고 들어올 구멍은 없으므로 안심하라고 말하고는 방에 들어가 잠에 드는데 K는 일부러 현관문을 열더니 비명을 지르고는 다급히 내 이름을 부른다. 방문을 열고 나가니 사방은 깜깜하고 K의 비명 소리만 낭낭하다. 순간 내 오른쪽 어깻죽지에 무언가 매달리는데 술 냄새는 나지 않았으나 술에 취한 -- K가 말하던 -- 미친 놈일 것이라는 직감이 든다. 그를 떼어내려고 난 그의 복부와 안면을 오른 손으로 가격한다. 이상하게 내 오른쪽 어깻죽지에 매달렸던 그가, 맞을 때는 왼쪽 어깻죽지에 매달려 있었다. 그러나 내가 꾸는 여느 꿈에서 다 그렇듯 가격하는 내 팔에는 아무런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내 자신에 대해 극도의 무력감을 느끼는 순간 그가 쓰러진다. 나는 위를 보고 엎어진 그의 가슴팍에 올라앉아 양 손으로 그의 눈두덩을 수 없이 내리친다. 이제는 나의 양 팔에도 힘이 붙는 것이 느껴지는데 힘껏 내리친 내 오른 손이 갑자기 그의 왼쪽 눈 속으로 박혀버린다. 어떻게 나의 오른 손이 그의 왼쪽 눈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나는 기겁을 하고는 얼른 손을 빼보는데, 제자리에서 이탈한 눈동자가 눈두덩 속에서 허허롭게 떠서는 어딘가를 응시한다. 그 때까지 아무 표정없고 아무 의미없던 그의 얼굴에 변화가 살짝 나타난다. 나는 K에게 경찰에 연락하라고 하지만 K는 머뭇거린다. 그런데 이윽고 경찰이 도착하여 그를 잡아 간다.

순식간에 배경은 바뀌고, 말끔하게 차려 입고 눈도 제자리를 찾은 그를 나는 다시 만난다. 그는 웃으면서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나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고 나도 웃으면서 그 대답에 응해주고 고개를 끄덕인다. 지루하고 겉도는 이야기가 계속 된다. 지루한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는 그에게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이 풍겨온다. 나는 그만 참지 못하고 그에게 묻는다. K와 관계를 10번 가졌냐고. 그러자 그는 웃으면서 나는 K와 관계를 10번 가졌습니다. 라고 그가 입은 양복처럼 말끔하게 말한다. 정말 10번 가졌냐고 내가 재차 묻자 그는 다시금 확인해준다. 순간 나는 절망한다.

나는 어두운 방 안에서 깨어났는데 선풍기는 덜덜대며 돌아가고 있었고 누군가 TV의 채널을 부산스럽게 돌리고 있었는데 창 밖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몹시 목이 말라왔고 몹시 배가 고파왔으며 몹시 외로워졌다.
2005/06/25 23:29 2005/06/25 23:29

2005.06.24

2005/06/24 23:28 / My Life/Diary
이유 없이 우울한 날이 있다. 모두가 의미를 상실하는 날이 있다. 옛 생각에 깜짝 깜짝 놀라 머리를 흔들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아쉬워 하는 고통스런 날이 있다. 뜨거운 햇살을 맞고 축축하게 흠뻑 젖어 쓰러져야만 하는 그런 날이 있다.

나의 모든 말이 입 속에 갇혀 맴돌고 죽은 여가수의 노래가 한 없이 귓 속에서 뭉그러지는, 지금은 00시 03분.

그리고 변하지 않는 내일.
2005/06/24 23:28 2005/06/24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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