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03 (2)

2011/01/03 23:12 / My Life/Diary
ㅡ 넌 나를 웃게해. 하지만 난 너를 울게 했지. ㅡ 우는 것도 행복이란 걸 모르나요? ㅡ 나는 울어본 적이 없어. 열 살 때, 성모마리아상 앞에서 펑펑 울어본 이후로는. ㅡ 왜요? ㅡ 아무 말도 없었거든.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고. ㅡ 석상에 대고 울 게 아니라 진짜 어머니에게 가서 울었어야죠. ㅡ 그분은 더더욱 말이 없었거든. 게다가 모든 걸 더 나쁘게 만들었지. ㅡ 그래서 당신이 행복을 모르는 거예요. ㅡ 그럴지도 모르지. 항상 널 울게 만드는 건 그 때문일거야. 넌 울어라도 주니까. ㅡ 언젠가 울어줄 수 없는 날이 올 거예요…. ㅡ 온 세상 사람들이 너를 “나쁜년”이라고 욕해도, 내게 너는 영원히 “착한년”이야…. 오늘은 추워, 너무.
2011/01/03 23:12 2011/01/03 23:12

2011.01.03

2011/01/03 01:51 / My Life/Diary
수도자의 금욕적인 삶의 방식이 하나의 가치를 가지듯, 자기파멸의 삶도 하나의 가치를 갖는다. 이해할 수도 없고 견딜 수도 없는 현재와, 막연한 불안으로 먹칠된 미래 앞에서, 어떻게든 평범한 삶을 살아내려고 발버둥치는 일이, 과연 어떤 정당성을 갖고 있을지. 인생 전체를 한 번에 던져버릴 용기가 없다면, 자기쾌락 속에서 스스로를 서서히 파멸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가난한 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술을 붓고 먹은 걸 토하고, 담배 물고 피를 토하는 일밖엔 없다. 지금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안락은 붕붕이가 자신의 작은 턱을 내 발등에 얹는 그 순간 뿐이다. 결국 날 사랑하지 않을 사람들이, 왜 날 사랑하려 했을까.
2011/01/03 01:51 2011/01/03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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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큰돈이 걸린 일이야. 자네 눈빛도 동하는군. 젊음은 돈을 필요로 하니까. 게다가… 여자에게 돈을 쓰면 늙는 것도 덜 느끼는 법이지.

ㅡ 리즈, 내 귀여운 리즈, 난 떠나! 먼저 바다로 갈 거야. 그럼 우린 알게 되겠지. 하나의 변화가 전부를 바꾼다는 걸. 끊어진 하나의 관계는 모든 관계를 끊어버릴 수 있다는 걸. 살인과 비슷해. 그리고 난 살인자야. 난 범죄현장에 총을 떨구고 온 거야. 하지만 넌 그 총에서 내 지문을 지워야만 해. 네 젊음은 이 혼란스런 불가사의함을 떠안고 가겠지. 그건 괜찮아. 난 떠나. 리즈,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리지 마. 최대한 빠른 속도로 나를 잊어. 많은 남자들과 섹스를 해. 네 첫 그림이 기억나. 네가 그린 최고의 그림 중에 하나였어. “소녀가 다리를 벌리면 그녀의 비밀은 나비처럼 날아가 버린다”는 제목이었지. 하지만 피임없는 섹스는 하지마. 리즈, 다신 널 보거나 만질 수 없겠지. 인생이 내 지문을 너에게서 씻어내지 않는 한…. 날 잊어. 멋지게 살아. 사랑해, 리즈, 정말 사랑해. 영원히 그리고 결코, 안녕.

ㅡ 일은 꼭 성공해야 돼. 마크가 빚을 갚아서, 그의 두려움이 사라지도록. 그러면 그의 사랑이 다시 살아날 거야. 그 후에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 우리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갈 수 있겠지. 그는 날 정말 사랑해. 너는 몰라. ㅡ 아뇨, 알아요. ㅡ 그가 내 어떤 점을 사랑하는지 알 수만 있다면… 인생이 무척 쉬울텐데.

ㅡ 안나. ㅡ 응. ㅡ 순간적으로 찾아오는 사랑을 믿나요. 순간적으로 엄습해서, 영원히 지속되는. ㅡ ….

ㅡ 우린 끔찍했어. ㅡ 얘기해 봐요. ㅡ 그는 의대생이었어. 그가 연구실에서 주사기를 가져왔지. 한번은 서로의 피를 뽑아서 마셨어. ㅡ 그만요! ㅡ 어느 여름, 단식투쟁을 한 적이 있어. 그가 처음으로 포기했고, 그에게 화가 났었지. 우린 스무 살이 되기 전에 같이 죽기로 했는데… 그 전에 깨져버렸어. ㅡ 리즈도 비슷했어요. 날 놀래켰죠. 어느날 밤… 오토바이를 타고 볼로뉴 숲을 최고 속도로 달리는데… 그녀 혼자 뛰어내렸어요. 다치진 않았지만, 죽을 수도 있었죠… 나중에 그녀가 얘기하길, 문득 내 사랑이 의심스러워져서 “만약 그가 다음 신호등에서 날 돌아보지 않는다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고, 난 뛰어내릴거야”라고 생각했데요.

ㅡ 잠깐! 끊지마요. 그래, 이제 당신을 볼 수 있어요. 이 말은 꼭 해야겠어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가 당신 곁을 지나간다면 난 오랫동안 세상 모든 것의 곁을 지나가게 될 거란 것. 아니, 인생을 말하는 게 아니예요. 만약 그렇다해도 난 상관치 않아. 하지만 그건 인생이 아니야, 안나. 사랑해요. 알게 될 거예요.

ㅡ 아니, 당신은 이해 못해. 그가 얼마나 다정한지. 그가 저런 건 두려움 때문이야. 그가 이성을 잃는 걸 단 한 번 본적이 있어. 서랍에서 우연찮게 연애편지를 찾아냈을 때, 3년전 편지였는데, “안나, 나의 천사”로 시작하는 편지였어. 그는 내 머리채를 잡아 끌고 계속 소리를 질렀지. “말해!, 말해!” 나는 계속 울었고. “그 편지를 줘봐요!” 결국 그는 날 놔줬고 난 편지를 읽었어. 그 편지는 스위스의 샤토데에서 그 자신이 내게 쓴 거였어. 오른손에 깁스를 하고 있어서 왼손으로 썼던 거야. 자기 필체도 못 알아본 거지. ㅡ 잘 들어요 안나, 난 그 일을 할 거예요. 그가 나에게 돈을 주겠죠. 그리고 당신은 나와 함께 떠나요. ㅡ 싫어. 마크는 내 인생의 전부야. ㅡ “내 인생의 전부”라니, 역겹네요. 서른 살이고, 광장공포증인… 당신은 “당신 인생의 전부”가 내게 뭐라고 말했는지 알아요? “내 돈 일부를 주고 안나를 떠날거야” ㅡ 지어내지 말아. ㅡ 아뇨. 들어봐요. 그가 말했어요. “안나는 날 우울하게 만들어, 그녀의 젊음은 너무 빨리 시들어가. 그녀를 볼 때면, 그녀가 이상해보여. 쓸모없어. 마치 차가운 보온병처럼 말이야.” 그가 했던 말이예요. 그가 말하길, “나는 살인자고. 그녀는 내가 범죄현장에 떨구고 온 권총이야. 내 유일한 희망은 내 지문이 씻겨나가는 것 뿐이지.” ㅡ 그만해. ㅡ 당신은 이별할 때를 알아야 해요. ㅡ 우린 항상 서로를 사랑했어. ㅡ 합선되버린 사랑이지요. ㅡ 그래, 그건 더 굳게되지. ㅡ 그건 암울한 거예요. 금고처럼 봉인되죠. 너무 늦었어요. 열쇠가 금고 안에 있을 땐 문을 열 수 없죠.

ㅡ 바다로 간 줄 알았는데. ㅡ 눈은 왜 그래? ㅡ 눈병이야. 널 믿어선 안 됐어. 넌 늘 말하곤 했지, 단 하나의 문장이 인생을 바꿔버릴 수 있는, 그런 소설들을 더 좋아한다고. 하지만 모든 일엔 댓가가 따르는 법이야. 넌 문장들을 칼처럼 던져댔어. 이젠 댓가를 치러야 해. 넌 자신의 인생을 또 다시 농락했어. 니가 읽고 또 읽은 수많은 책들이 널 끔찍할 정도로 일찍 어른으로 만들어 버렸어. 넌 정말 빨리 늙어버릴거야. 알렉스, 어느날 TV가 터지듯 너도 안쪽에서 터져버릴 거야. 리즈는 널 사랑해. 난 리즈를 사랑하고. 널 사랑했지. 하지만 오늘, 너를 보고 나 자신에게 물을 수 있는 단 한가지는, 혹시 네가 살아있을 때보다 더 혐오스런 시체가 되진 않을까 하는 거야.

ㅡ 스위스에 가면 뭐 할 거야? ㅡ 숲속을 거닐 거예요… 도로에 키스하고… 계단 하나하나에 고마워 해야지… 만약 살아 남는다면요… 그러지 못한다면 몹시 화가 날 거예요. 전 제 인생을 아무렇게나 살아왔어요. 대충한 스케치처럼… 엉망으로… 바다 한가운데서 계속 부서지는 파도처럼 해안이나 암초에도 닿지 못하는… 사는 법을 배우기엔 너무 늦었어요… 아직 내 앞에 가야할 많은 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인생을 되돌려 놓을…. 여자들은 항상 내게 말했죠. 복잡하게 살지 말라고… 최선을 다했지만… 단순하게 사는 건 어려웠어요…

ㅡ 리즈, 내 귀여운 리즈, 눈물을 삼켜. 다시 우는 널 보고 싶지 않아. 그게 이유지. 다 끝났어.

2011/01/01 19:44 2011/01/0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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