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06 (2)

2010/08/06 12:48 / My Life/Diary

반갑습니다
안녕하시지요?
네, 어…

처음 보내드린 곡이 “서른 즈음에”라고 하는 노래였습니다.
공감하시는지요.
(하하하)

음… 누구나
스스로의 나이에 대한 무게는 스스로 감당해 내면서 지냅니다.
10대 때에는 거울처럼 지내지요.
자꾸 비춰 보고 흉내내고
선생님 부모님 또 친구들.

그러다 20대 때쯤 되면
뭔가 스스로를 찾기 위해서
좌충우돌 부대끼면서 그러고 지냅니다.

가능성도 있고
나름대로 주관적이든 일반적이든 뭐 객관적이든
나름대로 기대도 있고
그렇게들 지내지요.

자신감은 있어서
일은 막 벌리는데
마무리를 못해서 다치기도 하고
아픔도 간직하게 되고
그럽니다.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유리처럼 지내지요
자극이 오면 튕겨내버리던가
스스로 깨어지던가

그러면서
그 아픔 같은 것들이 자꾸
생겨나고
또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면
더 아프기 싫어서 조금씩 비켜나가죠
피해가고

일정 부분 포기하고 일정 부분 인정하고
그러면서 지내다 보면
나이에 니은(ㄴ)자 붙습니다
서른이죠.

그때쯤 되면
스스로의 한계도 인정하게 되고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도 뭐 그렇게
재미있거나 신기하거나 그렇지도 못합니다.

뭐 그런
답답함이나
재미없음이나 그런 것들이
그 즈음에 그 나이 즈음에
저 뿐만이 아니라 또 후배뿐만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그렇고 비슷한 느낌들을 가지고 있더군요.


물러가겠습니다
행복하십시오.

아쉬워 마세요
또 몰르죠∼
(하하하)


그간 김광석은 전혀 듣지 않았다. 의식적으로 듣지 않으려 애썼다고… 김광석의 노래는 삶을 긍정하게 만드는 묘한 마력이 있거든. 뛰다가 넘어진 아이가 빨개진 무릎을 만지지도 못하고 울먹이면, 어느새 다가와 “아프지? 아유∼ 얼마나 아플까… 내가 다 아프네∼” 하는 아이 엄마처럼. 그러다 보면 아파도 울지 않는 아이처럼 말이야.

영상에 나오는 이들처럼 시간을 거슬러 뒤로 걷고 싶다. 그러나 나는 아마 되돌린 시간을 다시 살아낸다 해도 똑같은 길을 그대로 걸을 것 같아. 이미 한 번 살아낸 삶을 다시 살 수밖에 없는 필름 속 인간처럼 말이야. 익숙한 아픔에도 우는 척은 해줘야지 뭐, 진짜 운다한들 그 속을 누가 알겠어. 김광석이 죽을 줄 누가 알았니.

아쉬워 말아야지. 또 모르니까. 하하하.
2010/08/06 12:48 2010/08/06 12:48

2010.08.06

2010/08/06 01:19 / My Life/Diary
일하다가 전체 회람되는 메일을 받았는데, 첫 문장이 “안녕하세” ... 그 다음 문장의 첫 단어가 “이따”(있다가) ... 마지막 문장이 “수고하세” ... 쭉 읽다가 이상하게도 너무 귀여워서 읽고 또 읽었다. 한 일곱 번은 읽은 거 같아. 막 속으로 웃으면서. 글자 크기도 잘못 맞춰 보내서 자그맣게 보이는데 그것조차 귀여웠다. 오늘 하루는 그게 전부였던 거 같아.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여∼ 잠자고 이따 출근해야지∼ 금요일날 야근하면 나중에 지옥가여∼
2010/08/06 01:19 2010/08/06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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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5

2010/08/05 01:06 / My Life/Diary

무언가 잘못 쓰고 있다.

농담. 농담. 농담 같은 삶. 농담처럼 살았다. 아니다. 절망이다. 절망. 제 몫의 절망은 얼마나 됩니까? 제 절망의 몫은 얼마입니까? 후하게 받으면 부활할 수 있습니까? 아니, 죽지도 않았는데 부활은 무슨 부활. 농담이다. 농담. 현재를, 순간을 산다,가 아니라 계획이 없는 겁니다. 미래가. 계획이. 웃는다. 농담이니까. 그래도 엄연히 내가 살아갈 농담입니다. 하하하. 어제는 죽겠다더니... 사나이라면 농담처럼 죽어야 한다. 느닷없이. 아니, 그거야말로 농담이다. 농담. 하하하.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여섯 시 땡치자마자 부리나케 집으로 왔다. 샤워를 하니 눈이 슬슬 감겨 그대로 잠들고. 한밤중에 일어나려는데 다리에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쳐다본다 다리를. 무릎에서 꺾여 있다. 내 다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가늘었지. 짧은 건 익히 알고 있었다만... 두 팔은 가볍고 두 다리는 가늘다. 자기연민이다. 노인이다. 한 여름 중국집에서 배달한 콩국수를 먹는데. 이가 없다. 한참을 물고 우물우물거리다 넘기는. 콩국수와 그 노인이다. 내 할아버지다. 말이 없던 내 할아버지다. 당신께선 슬픔의 은유로 머릿속 깊은 구석 어딘가에 박혀 계셨구나! 갑자기 비 쏟아진다. 내가 부른 비 쏟아진다!

그야말로 농담이다.

2010/08/05 01:06 2010/08/05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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