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의 경제

2004/08/21 04:52 / My Life/Diary
《빈곤의 경제》(2002, 청림출판) 를 읽다.

ㆍ바바라 에렌라이히(Babara Ehrenreich) 지음
ㆍ홍윤주 옮김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을 곳곳에서 받았다.)



「 나중에서야 알게 된 거지만 구인광고는 특정의 시기에 일자리를 찾기 위한 믿을 만한 방법은 아니다. 맥스의 말에서 추측컨대 구인광고는 저임금 노동력의 높은 이직률에 대비한 고용주의 보험증서 같은 것이다. 큰 호텔은 대부분 거의 정기적으로 구인광고를 낸다. 종업원이 느닷없이 그만두거나 해고되면 즉각 대체할 수 있는 구직자를 확보해놓기 위해서다. 그러니 일자리 얻기란 단지 적절한 때와 장소에 있는지, 또 그날의 조건이 어떤 것이든 탄력적으로 수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p.26-27) 」

「 중요한 문제는 내가 어떤 교대 근무조에서 일할 수 있으며, 언제 일을 시작할 수 있느냐이다. 나는 웨이트리스로서 극히 서툴다는 걸 중얼중얼 얘기하는데 그는 벌써 유니폼 얘기를 하고 있다. (p.27) 」

「 비인간적인 경영 스타일에 덧붙여 또 다른 문제는, 이 일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가망이 없다는 사실이다. 당신은 적당히 떨어진 위치에서 시간당 6달러에서 10달러의 임금을 받는 사람들이 중산층은 모르는 생존 전략을 개발했을 거라는 속 편한 상상을 할지도 모른다. 아지만 아니다. (p.37) 」

「 게일이 나와 함께 은그릇을 냅킨으로 싸면서 -유일하게 앉아서 할 수 있는 일- 말하길, 룸메이트와 헤어져서 혼자 데이즈 인으로 옮길까 생각중이란다. 나는 깜짝 놀란다. 아니, 어떻게 하루에 40달러 내지 60달러를 쓸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사회사업가 같은 소리를 한다고 할까봐 걱정했는데, 그냥 바보 같은 소리가 되고 말았다. 게일은 불신의 눈으로 흘겨보면서, " 그러면 내가 어디서 한 달 방세와 아파트의 한 달치 보증금을 마련하겠어? " 라고 말한다. (p.39) 」

「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절약 비법은 없는 반면에 특별비용 지출은 엄청나게 많다. 아파트를 세내는 데 필요한 두 달치 집세를 감당할 수 없다면 방 하나에 주 단위로 엄청난 돈을 치를 수 밖에 없다. 방 하나에 요리용 철판 하나가 전부라면 콩 스튜를 일주일치 만들어 냉동시켜둘 수가 없으니, 패스트푸드나 핫도그를 먹거나 편의점에서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는 스티로폼 컵에 담긴 수프를 먹는다. (p.40-41) 」

「 우리가 청소하는 여행자들의 방과 연속극에 나오는 고급 인테리어의 방이 금세 하나가 된다. 우리는 더 나은 세상에 들어와 있다. 매일이 휴일인 안락한 세계, 온통 남녀 관계로 얽히고 설킨 곳으로. 우리는 이 상상의 세계에 불청객에 불과하지만, 참석의 대가는 허리 통증과 끊임없는 갈증이다. (p.57-58) 」

「 내가 지원한 메이드 서비스 회사 중의 하나인 메리 메이즈(Merry Maids)에서 사장은 나를 1시간 15분이나 붙잡아놓고 믿을 만한 일손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불평을 늘어놓는다. 해결책은 쉽다. 일주일 평균 40시간 근무에 봉급이 200에서 250달러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내가 재빨리 나눗셈을 하느라 눈썹을 찌푸리는 걸 본 그녀는, " 시간당 얼마로 계산하지 말아요. 우리는 그렇게 계산하지 않습니다. " 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계산한다. 이 부인이 솔직하게 인정한 바와 같이 반복되는 스트레스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중노동에 시간당 5,6달러 임금은 당연히 구직자들을 쫓아버리지 않겠는가? 하지만 나는 키 웨스트에서와 마찬가지로, 한 가지 직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깨닫는다. 새로운 수요공급의 법칙에서, 일자리는 너무 값이 싸서 -급여로 볼 때- 노동자는 가능한 많은 직업을 가지려 한다. (p.76)」

「 내가 열 개나 되는 방을 진공청소기로 밀고 나서 부엌 바닥까지 닦는 것을 보고, " 세상에나, 바바라, 정말 훌륭해요! " 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이란 자고로, 피트의 말처럼 '폐물' 이 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일은 그런 폐물의 일이요, 눈에 뜨이지도 않고, 심지어 혐오감까지 사는 일이다. 수위, 청소부, 도랑 파는 사람, 성인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사람 -이들은 아마도 계급 없는 민주사회에서 불가촉 천민들인 것이다. (p.141) 」

「 테드에 대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 특히 당신 같은 사람들은 겨우 입에 풀칠하며 사는데 반해 그토록 많은 부를 지니고 사는 집주인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스물네 살에 심각한 디스크와 8,000 달러나 되는 카드 빚을 지고 있는 로리의 대답이다. " 제 생각은, 음, 나도 언젠가 이런 집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내게 자극을 줘요. 전혀 분개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그건 알다시피, 그들의 모습이 바로 제 삶의 목표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다음은 두 명의 아이가 딸린 편모 콜린의 대답이다. 평상시 직선적이고 쾌활하지만 지금은 대 감자기근(Great Potato Famine:1845~50년 아일랜드에 심각한 흉작으로 찾아온 기근-역주)에서 탈출한 조상이 그녀를 빤히 되돌아보고 있는 그녀 앞쪽 어떤 지점을 보고 있다. 그녀는 나만큼이나 정신을 집중해서 한마디한다. " 난 정말, 신경쓰지 않아요. 왜냐하면 난 단순하거든요. 그리고 난 그들의 재산을 바라지 않아요. 그건 내게 아무 의미가 없죠. 내가 바라는 것은 가끔씩 하루만 쉴 수 있었으면 하는 거예요. …… 그래야 한다면 …… 그리고 그 다음날에도 부식살 돈만 있으면 해요. " (p.143-p144) 」

「 나는 저임금 일자리와 중간 정도 급료를 받는 일자리에 대해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여기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얺거나 매일 똑같은 일이 반복되어서 결과적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않는 다는 것이다. 이 법칙은 지금까지 내가 일했던 서비스업종에서는 절대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웨이트리스였을 때는 언제나 관찰할 새로운 손님들이 있었고, 심지어 청소 일을 할 때도 매일 살펴볼 객실이 있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정리하고 어지럽히고 다시 정리하는, 똑같은 일이 매일 반복된다. 대체 하루는 커녕 매순간 이 똑같이 반복되는 공장에서는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p.222-223) 」

「 박사학위가 있고 수시로 새로운 일을 배워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특별한 훈련이 필요 없는 직업은 식은 죽 먹기일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정도의 차이가 있다해도 진정으로 '특별한 훈련이 필요 없는' 직업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이번 체험에서 내가 첫번쨰로 알게 된 점이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내가 경험했던 6개의 직업은 하나같이 정신 집중이 필요했으며, 새로운 요엉와 도구, 새로운 기술 -레스토랑 컴퓨터에 주문을 입력하는 것에서부터 등에 지는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는 법까지- 을 습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힘들었다. 이런 일들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으며 누구도 내게 " 와, 빨리 배우시는군요. " 라든가 " 저 사람 일하는 건 초보자 같지 않죠? " 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앞으로 남은 인생 동안 어떤 업적을 남기게 될 지 모르지만, 저임금 노동의 세계에서 나는 일을 배우기도 하고 망치기도 하는 보통의 능력을 지닌 사람이었다. (p.231-232) 」

「 내가 방해가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지만, 한 번은 히스사이드에서 내가 디저트 진열을 새로한 것에 대해 아네트가 잔소리를 한 적이 있다. " 앞으로도 계속 저렇게 되어 있기를 바랄 거 아냐! "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손대지 않았고, 어떤 직업에서든 관리자가 시간과 태도를 점검하기 위해 나타났을 때는 마치 관절염 환자라도 되는 듯 일하는 속도를 늦췄다. 이와 비슷하게, 월마트에서 일할 때 한 동료는 내가 배워야 할 것이 많긴 하지만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록 고용주들은 더 착취하려 들기 때문에 '너무 많이' 알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최소한 고용주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다 보여주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내게 조언해주는 사람은 많았다. 그들은 영웅적인 행동에 대한 보상이 미미하거나 전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다음날을 위한 여력이 남아 있도록 에너지를 잘 배분하는 법을 터득하는 게 중요했다. (p.233) 」

「 임대료가 시장의 영향력에 매우 민감한 반면, 임금은 그렇지 않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내가 머물렀던 모든 도시들은 그곳의 기업인들이 '노동력 부족'이라고 말하는 -현지 신문에 언급되었거나 '직원구함', 혹은 좀더 고압적인 자세로 '구직 신청서 접수하고 있습니다'라는 안내가 도처에 붙어 있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노동시장의 거의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이 받는 임금은 여전히 그대로이며 심지어 '정체된' 상태이다. (p.240) 」

「 그는 계속해서 낮은 실업률과 임금 상승을 연결하는 경제 법칙은 더 이상 효력이 없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는데, 이는 마치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지금과 같은 모순은 오해에 기초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진정한 '노동력 부족'이란 없으며, 다만 현재 제시되고 있는 임금을 받고 일하려는 사람들이 부족할 뿐이라는 것이다. (p.241) 」

「 루이스 유키텔(Louis Uchitelle)이 '뉴욕 타임스'에 발표했던 대로 대다수의 고용주들은 임금을 올리는 대신 거의 모든 것 -무료 식사, 교통비 보조, 직원할인 혜택- 을 제공할 것이다. 고용주들의 말을 빌자면, 시장의 변화들로 인해 이런 혜택들이 불필요하게 느껴질 때는 그런 가외의 혜택들이 임금 인상보다 '쉽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자동차 제조업체는 가격을 인하하는 대신에 현금 구매시 고객에게 일정 금액을 환불해준다. 환불은 마치 선물처럼 느껴지며 사전 설명 없이 취소될 수도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p.244) 」

「 사업의 목표는 직원들에게 보다 더 편안하고 안정적인 삶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의 극대화이다. 그러니 노동자들도 똑같이 합리적인 방법으로 자신들의 고용주에게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거나 임금을 더 많이 받는 곳으로 일자리를 옮기면 되지 않을까? 수요와 공급의 법칙 이면에는, 특히 이 법칙이 근로에 적용될 때는, 노동자들이 임금이 더 높은 일자리에 끌려 저항하기 어려운 고용주를 떠나거나 임금을 올려다랄고 요청하는 등 경사면에 놓인 대리석처럼 효과적으로 자신들을 골라낼 것이라는 가정이 깔려 있다. 경제학의 훌륭한 추상적 개념인 '경제인'은 일정한 한계 내에서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위해 무슨 일이든 한다고 생각한다.

동료 노동자들이 적극성이 부족한 것처럼 보였을 때 나는 당황했다. 내가 히스사이드에서 제리스로 옮겼을 때처럼 왜 그들은 임금이 높은 일자리로 옮기지 않는가? 아마도 인간은 대리석보다 좀더 많은 '마찰'을 경험하며, 대체로 가난할 수록 기동성이 제한되는 형편이라는 것이 부분적인 답이 될 것이다. … 또한 이미 한 번 언급했듯이, 이미 알고 있는 악마와 전혀 모르는 악마를 교환하는 일을 일반적으로 주저하게 되는데, 후자가 더 나은 임금과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유혹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 때마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친구도 없는 상태에서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만 한다. (p.244-245) 」

「 트윈 시티의 취업시장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틴 제이콥스(Kristine Jacobs)는, 노동자들로 하여금 가장 효율적으로 수입을 벌어들이지 못하게 하는 주 요인으로 그녀가 '돈에 대한 금기(money taboo)' 라고 부르는 것을 꼬집었다. "개개인의 수입과 관련해서는 일종의 침묵의 규율이라는 것이 있어요. 사람들은 다른 모든 것 -섹스, 범죄, 질병-에 대해서는 다 고백하지만 자신이 얼마나 버는지, 어떻게 버는지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고용주들이 언제나 의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돈에 대한 금기입니다." 라고 그녀는 내게 말했다. (p.246) 」

「 상위 20퍼센트에 속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어떤 것보다 당연한 형태로 다른 사람들에게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내가 이전 책에서 '전문적인 관리자 계층(professional-managerial class)' 이라고 언급했던 계층을 포함하는 이 계층에서교수, 변호사 , 기업가, 예술인, 정치가, 판사, 작가, 프로듀서, 그리고 편집자들과 같은 의사 결정권자, 여론 형성자, 문화 창조자들이 배출된다. 이들이 무슨 말을 하면 모두 경청한다. 이들이 불평을 하면 누군가 서둘러 문제를 시정하고 사과한다. 만약 이들이 자주 불평하면, 부와 영향력의 면에서 이들보다 훨씬 아래에 있는 누군가가 벌을 받거나 심지어 해고당할 수도 있다. (p.257) 」

「 가난한 자들은 부자들을 텔레비전이나 잡지의 표지 등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부자들은 가난한 자들을 거의 보지 못한다. 공공 장소에서 그들을 발견한다 해도 가난한 자들은 종종 자신들이 좀더 형편이 나은 계층에 속한 사람들인 것처럼 위장하는 데 능숙하기 때문에 -위탁 상점이나 아, 월마트 덕분에- 부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거의 알지 못한다. (p.258) 」

「 그와 다른 사람들이 부자들의 시각 상실에 대한 이유로 언급한 것들 중 한 가지는, 부자들이 공간과 서비스를 가난한 자들과 공유하는 것을 점점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다. 공립학교와 기타 공공서비스들이 악화되면 부자들은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고, 휴식시간에는 지역 공원보다는 사적인 공간 -예를 들면, 헬스클럽- 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들은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지 않는다. 이웃과 어울리기 꺼려하며 멀리 떨어진 교외 혹은 경비가 있는 고층 아파트로 사라지며, 널리 유행하고 있는 '시장 세분화' 에 동조하여 부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상점에서 쇼핑한다. 또한 긴급구조원, 웨이트리스 혹혹은 리조트 호텔이 객실청소부로 일하며 '다른 계층' 의 삶에 대해 배우면서 여름방학을 보내려는 부유층 자녀들의 수가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 는 그들이 '오랫동안 해왔던 것이지만 이제는 낮은 임금을 받으며 땀흘려 일하고, 머리를 안 써도 되는 일자리' 보다는 서머스쿨이나 전문적인 일터에서의 인턴처럼 전문직업과 관련된 일을 선호한다고 보도했다. (p.259) 」


2004.08.21
2004/08/21 04:52 2004/08/21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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殺生

2004/08/16 22:44 / My Life/Diary
바퀴벌레를 죽이는 것이 싫다.

하지만 눈에 보이면 여지없이 레이드를 뿌린다. 레이드를 뿌리면 바퀴벌레는 벌렁 천장을 보고 나자빠진다. 배를 보이고 누운 이상 다시 살아나지는 못한다. 고통에 모든 다리를 부르르 떨다가 서서히 떨림이 적어진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린다. 알을 밴 바퀴벌레는 그 떨림이 더 심하다. 자신이 죽기 전까지 알을 낳고서야 죽어버린다. 母性愛다.

따지고보면 바퀴벌레는 사람에게 이유없이 살해당한다. 바퀴벌레는 어두운 구석에서 살인마의 눈을 피해 숨어있다가 적막 속에 활동하고 살기를 느끼면 재빨리 도망친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우리 인간은 그들이 害를 끼치던 끼치지 않던 눈에 보이기만 하면 무조건 죽이기에 혈안이 된다.

바퀴벌레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면, 끔찍하다. 어느날 외계인이 들이닥쳐서 집 밖을 돌아다니는 인간들을 레이저로 쏴 죽인다고 생각해본다. 그러면 바퀴벌레를 죽이기가 싫어진다. 하지만 어쩌랴 난 인간이고 이 놈은 바퀴벌레인 것을. 죽는 자와 죽임을 당하는 자의 차이는 너무나도 크다.

내가 오늘 죽인 바퀴벌레는 자식들을 먹여 살리러 목숨을 걸고 나온 家長이었는지도 모른다.


2004.08.16
2004/08/16 22:44 2004/08/16 22:44

작년이 불경기라고 했지만 73년의 호경기에 힘입고 그간 축적한 것에 의해서 그런 대로 근근이 버티어 냈습니다. 금년은 작년 후반기의 불경기와 금년 전반기의 세계적인 불황 때문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후반기부터는 서서히 좋아질 것이라고들 말합니다. 후반기부터 좋아진다고 해도 눈에 띌 정도로 뚜렷한 경기의 호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렇게 볼 때 확실히 금년은 힘든 해가 될 것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어느 국가, 어느 기업을 막론하고 아무리 경기가 좋을 때라도 항상 그 나름대로 부수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언제나 어렵지 않을 때는 없는 것입니다. 문제는 국가나 기업의 구성원이 어떠한 자세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어려움이 어려움대로 남기도 하고, 어려움이 발전의 계기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세계 경기가 좋다고 해서 그 국가나 기업이 안일하게 있으면 좋은 경기 덕택으로 저절로 성장하는 것이 아닌 반면에, 국제 경제의 여파로 국내 경기가 다소 어렵다고 하더라도 그 국가, 그 기업에 모여 있는 모든 사람들이 창의와 노력을 발휘하면 오히려 어려움을 이기고 더욱 성장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확실히 기업의 성패는 호경기냐 불경기냐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의 노력 여하에 의해 좌우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 같은 사실은 현대건설이 커나온 길을 보아도 증명이 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여러분께서 잘 아시다시피 지나온 30여년 동안 숱한 기복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한 해도 적자로 그 해를 넘긴 일은 없습니다. 관리면에서나 기술면에서 성장을 했으면 했지 위축되거나 침체되거나 후퇴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국가적인 어려움이나 정치적 혼란기 속에서도, 어떤 불경기 속에서도, 어떤 여건 변화에도 동요되지 않고 성장해 왔습니다.

…금년 들어서 세계의 기름값 때문에 국제수지가 어렵고 또 국내경제도 그 여파로 많이 위축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나는 우리 현대건설을 주축으로 해서 현대양행, 현대자동차, 현대시멘트, 현대조선 등 어느 분야고 국제 경제의 여파나 국내 경제의 불경기라는 이유로 어떤 어려움을 이겨나가지 못하리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 1975년 2월 13일 간부 세미나 특강에서 故정주영 현대회장의 발언 가운데 뽑음.


'시간이 없다.' 하는건 무능력한 사람의 특징이라는데, 전 요즘 무지하게 바쁩니다. 일거리는 많은데 몸은 하나인지라 시간이 남질 않는군요. 제가 하고 있는 하찮은 일도 이렇게 넘쳐나는데 다른 일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어디서고 재밌는 얘기는 없고 우울한 얘기들만 가득하네요. '영적인 투자자' 존 템플턴은 뛰어난(?) 낙관론자였습니다. 낙관하지 못하는 자는 투자를 할 이유가 없죠. 어짜피 암울한 세계에 무얼하던 비관적인 결과만 나올 뿐인데 투자따위 해서 뭐합니까? 이리저리 둘러보면 재밌는 얘기도 많습니다.

CBS의 前사장이자 성공한 투자자인 故래리 티쉬는 가치 투자건 성장주 투자건 자신의 투자 원칙을 고수하는 이들만이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투자 원칙의 고수란, 경제 상황에 이리저리 휘둘려서는 이룰 수 없는 것이죠.

요즈음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 할 때 피터 린치-월가의 영웅(One Up On Wall Street)을 MP3로 듣고 있습니다. 들을 때 마다 느끼지만 참 재밌는 사람 같습니다. 하지만 그가 제시한 원칙들을 지키며 투자하는 건 썩 재밌지만은 않죠.

가치투자의 대가들이 가진 공통점,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 우린 할 수 있는 한 많이 그 공통점을 고수하기만 하면 되는게 아닐까요.


「 회사의 실적이 좋은데 주가가 떨어진다면 그 주식을 팔지 않고 계속 가지고 가는 것이 좋은 일이다. 만약 더 산다면 그건 훨씬 더 좋은 일이다. 」- 피터 린치



2004.08.09
2004/08/09 04:16 2004/08/09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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