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도 기댈 곳이 없다는 걸,
한동안 잊고 있었네.
절망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나 절실한 마음으로 희망을 품고 있었다. 의식하지 못했던 아주 큰 실수. “추락”이란 건, 단단하고 안정된 바닥이 있을 때라야 쓸 수 있는 말이야. 바닥을 만나지 못하는 자는 결코 추락할 수 없다. 나는 필사적으로 바닥을 찾고 있었어. 거기서 뭉개져 버림으로써 모든 것이 한꺼번에 정리되기를 꿈꿔 왔어. ㅡ 어디도 바닥은 없었는데.
발 디딜 곳을 잃어버린 채 공중에 붕 떠 있던 20대 초반. 아무 희망이 없던 그때 생각들을 다시 정리한다. 열렬히 읽고, 열렬히 일하고, 열렬히 혼자였던, 이 시간들을 왜 잊고 있었을까.
나를 좀먹던 작은 희망들.
TAGS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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