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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0

2005/06/10 23:26 / My Life/Diary
55건을 받아왔다. 단가를 정확히 몰라서 월급 계산이 안 된다. 내일은 계약서 부본을 받아와야겠다.

국어문법론과 현대시론 수업을 빼먹었다. 약간의 게으름과 약간의 초과된 작업량.

비가 온다.
잠들기 전에 왼쪽 뒷목이 땡기더니 깨고 나니 오른쪽 뒷목이 땡긴다.
2005/06/10 23:26 2005/06/10 23:26

2005.06.08

2005/06/08 23:25 / My Life/Diary
우동집에서
우동을 시키면
우동 그릇에
우동 국물, 떠먹던
우동 숟갈
앞대가리부터
손잡이 끝간데까지
움푹 패여있는
우동 숟갈, 볼 때마다 우리는
영화 음식남녀의 마지막과
오천련을 생각한다
한 숟갈 한 숟갈 나는
입 속에 식은 국물을 떠넣고
영화 속 아버지역의
랑웅을 생각한다
실제의 그는, 몇 년전에 죽었다.
2005/06/08 23:25 2005/06/08 23:25

2005.06.05

2005/06/05 23:25 / My Life/Diary
금요일날 120건을 받아왔다. 하루에 40건씩하면 되는 분량인데 일요일 22:40분 현재 20건 했다. 긴박함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하질 못한다.

한 사람이 쓴 글은 그 사람과 별 관계가 없는 경우가 많다. 혹은 그렇게 믿고 싶다.

괴테는 파우스트에서,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고 썼다. 나는 과연 노력하기에 방황하는가? 그렇지 않다.

율곡이 말하길,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 답을 찾는 것이 공부란다. 그래도 돈은 벌어야 하잖아! 현대는 찬란한 자본주의 문명이 꽃을 피운 세계다. 가끔은 모든걸 놓고 쉬고 싶다. 하지만 그래봤자 그 무엇도 달라지지 않는다.

미친 일상이 계속되고 있다.
2005/06/05 23:25 2005/06/05 23:25

2005.05.28

2005/05/28 23:22 / My Life/Diary


오늘은 80건을 받아왔다. 주말이라서 더 주었다는 설명과 함께. 이번 주말은 정말 바쁘겠구나!

사준의 메모리즈를 들었다. 도입부의 종소리를 들으면 벡신스키(Zdzislaw Beksinski)가 그린 그림 가운데 폐허로 변해버린 도시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무슨 생각으로 삽입한건지 이해는 안 된다… 아아 오랜만에 들어서 그런가 너무 좋다.

언젠가 저녁을 먹으면서 누군가 그랬다. 사람들이 너무 쉽게 떠나서 가까워지기가 두렵고, 그래서 싫다고… 그러나 떠나는 사람들 가운데 그 누가 쉬이 떠날 수 있을까? 떠나는 사람은 떠나고 싶지 않지만 떠날 수 밖에 없기에 떠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인연을 더욱 사랑해야 한다. 언제 떠날지 모르니까…

다만, 인연을 만들지 않음이 싹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이므로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내일은 바쁘다. 정말 바쁘다. 일요일도 바쁘다. 월요일도 바쁘고, 화요일까지 바쁘고, 수요일부터는 새롭게 바쁘다.

참, 요즘『왜 나는 시인인가』를 읽으면서 김춘수 시인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2005/05/28 23:22 2005/05/28 23:22

2005.05.27

2005/05/27 23:20 / My Life/Diary
어제는 은행 재무 작업분 60건과 감사보고서 40건을 받아왔다. 대략 25만원 어치 정도는 되지 않을까? 오늘 아침까지 작업을 한 결과 60건을 완료했고 나머지 40건은 월말까지 완료해야한다. 오늘과 모레도 50-60건 정도씩 작업을, 그렇다면 이번 달은 40만원 정도의 수입이 떨어질성 싶다.


시론 시간에 장정일의 늙은창녀를 토의했다. 토의라고는 하지만 Y교수 내심의 잣대 이외에는 모두 무시되었다. (꼼꼼히 읽기를 강조하는 Y교수가 왜 그랬을까? 늙은창녀의 배경은 절대로 사창가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시는 반쪽이 된다니깐! 이 시를 주제로 기말 레포트를, 화자와 청자 그리고 배경에 관한 분석을 쓸테다!) 주관적인 잣대가 객관적인 절대 잣대로 나타나는, 태생적으로 파쇼적일 수 없는 우리의 시론 시간은 파쇼적인 무대다.


하루종일 라디오와 예민을 들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예민은 아이들을 좋아한다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


바쁘니 좀 살 맛이 난다.



-- 삶이란, 뒷마당에 한가하게 앉아 기분 내키는 대로 글을 쓰다 말다 하는 무덥고 형체 없는 여가 속에 마냥 앉아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삶은, 오히려, 바쁜 사람들의 다람쥐 쳇바퀴 속에, 빡빡한 일정 속에, 미친 듯이 앞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일하고, 살고, 춤을 추고, 꿈을 꾸고, 말하고, 키스하고, 노래하고, 웃고, 배우면서. -- * 실비아 플라스
2005/05/27 23:20 2005/05/27 23:20

2005.05.25

2005/05/25 23:19 / My Life/Diary
치열하게 살아야 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잠 잘 때 이를 너무 갈아 치열이 고르지 못한 것도 한 이유가 되겠으나 사람이 나이를 먹어가면 갈 수록 치열이란 사라지는 것 같다. 사람이 젊을 때는 다소 건방지고 무례하며 오만하다가도 나이가 먹으면 온유해지고 이해심 많고 사려 깊어진다는데, 과연 이 두 부문이 상반된 것이고 흔히들 생각하듯 후자가 더 옳은 태도일까?



나는 어릴 때 상당히 건방졌는데, 그리고 사실 지금도 상당히 건방지고 싶은 욕망이 목구멍을 막고 서서 더운 여름에도 켁켁대는데, 가면을 엄청나게 많이 쓴 탓인지 아니면 정말 나이를 먹어가며 세상 일이란 것이 모두 그런 것이려니 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인지 감히 무엇과도 싸울 생각을 하지 못한다. 살아있는 존재란 죽음에 맞서 싸우는 존재이기에 의의가 있음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그 왜 전혜린도 말이지... 내가 전혜린을 좋아하는 것도 미치게 우울할 정도로 싸워왔기에 (그 대상이 무엇이건 간에 말이지) 너무 좋아하는데... " 격정적으로 사는 것, 지치도록 일하고 노력하고 열기있게 생활하고 많이 사랑하고 아뫃든 뜨겁게 사는 것, 그 외에는 방법이 없다. 산다는 것은 그렇게도 끔직한 일, 어려운 일이다. " - 혜린



흐르는 물 처럼 그냥 살기는 싫다. 하지만 그 물살을 거스르다 베이는 건 더 싫은지도 몰라. 언제부터인가 상처를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극도로. 무언가를 하려 하면 그로 인해 예견되는 잠재된 상처가 앞을 가로 막는다. 이는 내 권태의 이면에 완강히 자리 잡고 있어서 의욕을 꺾고 있지. 대담하게 한 발 앞으로 나가라지만… 시도하지 않는 자는 쟁취할 수 없다라지만… 눈꺼풀이 눈을 가린다.



추구하지 않음의 추구. 이건 죽음이다.
2005/05/25 23:19 2005/05/25 23:19

남자들에게

2004/12/05 05:06 / My Life/Diary
《남자들에게》(1996, 한길사) 를 읽다.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현진 옮김



「옷차림이란 입는 사람의 개성에 맞는 것이어야 한다는 종래의 생각에 나는 찬성할 수 없다. 반대로 입는 사람이 어떤 개성을 택하려는지에 따른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차려입는다는 행위는 근사한 것이다.」 (p.51)


「이런 남자들이 얼마나 써대고 지껄여대든, 자기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기보다는 '해설'하는 쪽에 열심이기 때문이리라. 이런 남자들의 입버릇은 '학문적으로 말하자면'이라는 한마디다. 그러나 사실은 비학문적인 것을 언뜻 학문적으로 정리하여 말할 뿐이다.

세상 살아가는 일이란,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은 별볼일 없는 현상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만화를 그리는 사람과 그것을 읽는 사람이 있다. 만화를 그리든 읽든 그건 제 마음이다. 그러니 그들을 비난도 않거니와 찬양도 않는다. 나 자신은 만화는 싫지만.

즉 이건 취미의 문제로 싫고 좋은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현상을 아주 그럴듯하게 이유를 찾아내어 '해설'한 논문을 읽으면 소름이 끼친다. 만화를 그리든 읽든 그건 그들 맘이니 인정하지만, 그걸 '해설'하는 사람이 나는 싫다. 이런 현상을 지적인 시점에서 정리하여 소위 지적이지 못한 대중에게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지식인의 사명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 반발심이 울컹 올라오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참견은 관두고 제 공부나 하시지 하고 쏘아 주고 싳은 심정이다.



이런 남자들의 다섯째 특징은 수라장을 거쳐오지 않은 약함일까. 늘상 머릿속에서만 처리하는 것에 익숙해진 인텔리는 상대방의 체험에 근거한 생각에 부딪치면 의외로 간단히 허점을 보인다.」 (p.87)


「내가 권하는 것은 진짜 사랑이다. 그런 사랑을 해보지 못했으면 해볼떄까지 독서나 음악을 들으며 혼자 보내는 밤이 훨씬 아름답다. 언젠가는 그런 사랑을 하게 된다. 살아 있다는 환희를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알게 해주는 정말 사랑을 말이다.

덧없는 이 세상 사랑하라, 처녀야.
선붉은 입술이 바래기 전에
뜨거운 핏줄도 식어 간단다.
내일 또 내일은 오지 않으리.

선붉은 입술의 처녀 때 얼마나 바보스런 사랑밖에 하지 못했던가 우리는 알고 있다. 사랑이란 내일 또 내일이란 없다는 것을 알 나이가 되어 겨우 알게 되는 것인지. 사랑하는 기쁨이 얼마나 삶에 생기를 주는 것인지 알 나이가 되어서야 겨우 참사랑을 하게 되는 것일까.」 (p.146)


「상냥한 젊은이를 난 젊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몸가짐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모든 것이 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나이 때는 거만하고 불손한 것이 어울린다. 상냥하고 온순해지는 것은 인생이란 불가능한 것도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을 나이가 되어서이다. 자기도 남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인간은 저절로 상냥해지고 부드러워진다.」 (p.147)


「남자는, 생명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 남자는 그로 인해 과연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고서 그런 말을 듣고 싶어할까? 자식은 괜찮다. 언젠가 성장할 테니까. 다 크고 나면 어미의 보호나 배려는 필요 없어질테니까. 그러나 여자는 남는다. 그런 여자의 부분이 순수하게 발휘된 끝에 다른 여자에게 눈이 가거나 아니면 단순히 연정이 열어진 남자에 대하여 피스톨로 '빵', 아니면 식칼로 '푹'하게 될지 모르는 위험이 있어도 남자는 여자의 '생명'이 되고 싶을까?」 (p.197)


「언젠가는 흐트러질 것이 분명한 오페라에 돈을 쓰다니, 멋이 아니고 무엇인가.」 (p.256)


「여자에게 연애란 자기 속에 있는 생명력에 눈뜨게 되는 현상이다. 생각하지도 못한 어느 기회에, 남자의 출현에 의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그 힘에 눈뜨게 되는 것이다.」 (p.265)


「다시 말하면, 인간이란 아무리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해도 말로 표현하느냐 않느냐로 그 이후 감정의 전개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인간이란 망므속으로만 생각하고 있을 떄와는 달리, 일단 말로 하고 나면 누구보다도 자신이 먼저 귀로 듣게 되고, 그 말은 확실한 형태가 되어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오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남자에게 말은 머리를 통과하지 않은 이상 절대로 그의 가슴에 정착되지 않는다. 그러니 얼마만큼의 진실이 포함되느냐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말한 이후에 진실이 포함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p.297)
2004/12/05 05:06 2004/12/05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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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여 시를 이야기하자》(1994, 그랜드북스) 를 읽다.

루이스 지음
김수연 옮김



「시란 독자의 마음에 어떤 특별한 효과를 만들어내고, 또한 독자를 위해 이 세상을 뚜렷이 비추어내기 위하여 단어를 사용하는 어떤 특별한 방법이다. 」 (p.6)


「이 세상에서 시만큼 엄숙한 것은 없다. 훌륭한 시는 우선 그 굳기가 다이아몬드쯤은 된다. 그건 당연한 일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그 시가 몇 세기 동안이나 유지되어서 아직까지도 그것이 처음 씌어진 무렵과 조금도 변함없는 날카로운 감동을 줄 리가 없다.」 (p.7)


「과학은 사실을 발견하여 그 사실을 말하는 것이 주안점이다. 시의 역할은 그러한 사실이 우리의 눈과 코와 혀에 느껴지는 '느낌'을 주는 일이다.」 (p.15)
2004/12/04 05:05 2004/12/0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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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TRUMP: The Art of the Deal)》(1988, 김영사) 를 읽다.

Donald Trump 지음
이재호 옮김


「오후 3시반 -- 텍사스로부터 한 친구가 전화를 걸어 자신이 하고 있는 거래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그는 대단히 매력적인 친구로 멋진 생김새에 멋진 옷차림 등 우리를 매우 편하게 하는 위대한 텍사스 촌사람 중의 하나다. 그는 나를 도니(Donny)라고 부른다. 나는 도니라고 불리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나 그는 별로 기분 나쁘지 않게 부른다.

2년 전에 그는 다른 거래로 나에게 전화를 했다. 당시 그는 돈 많은 사람을 몇 명 모아서 조그만 석유회사를 인수받도록 주선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었다.

"도니! 5천만 달러만 투자할 생각이 없어? 틀림없는 사업이거든. 한 달 안에 두 배, 세 배로 만들어 줄 께…"

그는 그 거래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했다. 매우 멋진 거래처럼 들렸다. 나는 해볼 작정을 했다. 관련 서류들도 작성이 됐다. 그러나 어느날 아침 눈을 떴을 때 나는 무언가 잘못돼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 친구에 다시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

"이봐 잘 들어보라구! 개운치 않은 게 하나 있는데 말야, 지금 석유는 땅속에 있지 않나. 따라서 내가 볼 수 없잖아. 더우기 창조저인 일도 아니고 아뫃든 그만 두기로 했어."

그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다.

"오케이 도니. 그것은 자네가 결정할 일이야. 그러나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

물론 결과는 뻔했다. 수개월 후 석유는 한방울도 나오지 않았고, 그의 그룹들이 인수했던 석유회사는 파산하고 말았다. 그들은 투자한 돈을 몽땅 날리고 말이다.

이 경험으로 나는 몇 가지를 배웠다. 첫번째 서류상으로 아무리 좋게 보이더라도 우선은 자신의 판단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두번째는 알고 있는 것을 활용하는 편이 돈을 벌기가 쉽지, 모르는 분야는 어렵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때에 따라서는 투자하지 않는 게 최선의 투자일 수 있다는 것이다.」 (p.39)



「오후 2시 45분 -- 크게 성공해서 잘 알려진 화가 친구가 전화를 했다. 나를 자신의 전시회 개장식에 초대하겠다는 것이다. 나는 이 친구가 무척 재미있다. 내가 만난 다른 예술가들과는 달리 그는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몇 달 전에 그는 나를 자신의 화실로 초대한 적이 있었다. 우리가 잡담을 나누며 서 있을 때 그는 갑자기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점심 먹기 전에 말야, 내가 눈 깜짝할 사이에 그만 2만 5천 달러를 버는 것을 볼래?"

"그래."

나는 대답을 했으나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옆에 있는 페인트통을 들더니 마루 바닥에 깔려 있는 캔버스 위에다 퍼부었다. 그리고 또 다른 페인트통을 들더니 다시 캔버스 위에다 대고 부었다. 네 번쯤 이렇게 했다. 2분 정도나 됐을까. 이 일이 끝나자 그는 나에게 고개를 돌리고 이렇게 말했다.

"바로 이거야. 이게 바로 2만 5천 달러짜리 작품이야. 나는 2만 5천 달러를 벌었다. 자, 점심 먹으러 가지."

그는 웃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또 매우 진지했다. 그가 말하고 싶은 요점은 이거였다. 많은 그림 수집가들이 이렇게 만든 2분짜리 작품이나 그가 신경을 써서 그린 작품이나 그 차이를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단지 그의 이름을 사는 데만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항상 많은 현대미술이 사기라고 느껴왔다. 또 가장 성공한 화가는 예술가이기에 앞서 곧 남보다 뛰어난 세일즈맨이거나 판촉요원이라고 믿어왔다. 나는 가끔 그림 수집가들이 내 친구가 그 날 오후에 그의 화실에서 한 행동을 봤다면 어떻게 했을까 하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아마 그런 사실이 밝혀진다고 해도 그의 그림값은 매우 치솟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예술의 세계란 우스꽝스러운 것이다.」 (p.45)


「나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그럴듯한 시장 조사는 믿지 않는다. 언제나 스스로 조사를 해서 결론을 낼 뿐이다. 나는 결론을 내기 전에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기를 좋아한다.」 (p.59)


「내가 공격적이 아니더라도 나를 목표로 삼는 사람들은 많다. 당신이 성공하게 되면 직면하는 문제 중의 하나가 시샘과 질투이다. 상대방을 저지함으로써 성취감을 느끼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그들을 인생의 실패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들이 만약 진짜 재능을 갖고 있다면 싸우는 대신 무언가 건설적인 일을 할 것이다.」 (p.65)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그 정도 하찮은 거래 때문에 골치를 썩어요?" 내 대답은 이렇다. "만약 1달러를 절약하기 위해 25센트짜리 전화를 못하게 되는 날이 오면 그 날이 내가 사업을 그만두는 날이죠."



나는 내 자신을 자랑하지는 않는다. 인생이란 쉽게 변하기 마련이며, 성공한다고 해서 이 원칙이 바뀌지는 않는다. 무엇이든 아무런 예고없이 변하기 마련이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일단 발생한 현상을 심각하게 보지 않는다.



내가 소개하려고 하는 사업들은 하나로 묶으면 어떤 모습이겠는가 하는 질문을 받는다면 별 신통한 대답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일을 성사시키도록 도와준 알맞는 순간들을 포착했을 뿐이니까.」 (p.69)

「더군다나 부친은 일을 집중적으로 하는데다 야망 또한 컸다. 동료들은 직업을 가졌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했으나 부친은 일을 하되 제대로, 남보다 더 잘하려고 노력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부친은 일을 사랑하셨다. 아주 어릴 때부터 아버지는 내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네가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그 일을 잘하게 된다"고 말씀하시곤 했다.」 (p.72)


「나는 희미하게 프리츠커 가(家)가 하야트의 지배적인 이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하야트의 친구는 나에게 프리츠커가 그 회사의 실질적인 경영인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나는 왜 지금까지 협상이 그토록 허공을 맴돌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중요한 협상을 하려면 최고위층과 만나야 하는 법이다.

또 한가지 알게된 것은 회사의 경우 최고위층 밑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단지 고용인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고용인은 타인의 거래를 위해서 싸움을 하려 하지는 않는다. 고용인은 자신의 임금인상이나 혹은 크리스마스 보너스를 위해서는 기꺼이 싸움을 한다.」 (p.126)


「수많은 수요를 가지고 있는 우리의 시장전략은 파는데 까다롭게 구는 것이었다. 그것은 역판매기술이다. 우리는 결코 서둘러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들어오면 우리는 그들에게 모델 아파트들을 보여 주고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만일 그들이 관심을 보이면 가장 인기있는 이 아파트를 구입하고 싶어 기다리는 인명부가 있다고 설명한다. 아파트가 더욱 사기 힘드는 것처럼 보이면 보일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원하게 된다.」 (p.172)


「무엇보다 적당한 가격에 구할 수만 있다면 최적지에 카지노호텔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신념처럼 나의 마음에 자리잡고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복잡한 거래에 대한 평소 나의 강한 애착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는데 나는 복잡한 거래일수록 보다 흥미를 느낄 뿐 아니라 어려운 거래를 성사시키고 나면 보다 많은 수익이 보장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p.185)


「가장 우수한 업체마저도 하나의 사업을 정해진 기간에 책정된 예산에 맞추어 완료하도록 하는 유일한 방책은 그에게 전적으로 맡겨버리는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경험에서 알고 있다. 어떤 일이라도 강한 의지력 긜고 자신이 말하는 바를 의식함으로써 해낼 수 있다.」 (p.297)
2004/12/04 05:04 2004/12/04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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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31

2004/10/31 23:15 / My Life/Diary
10시에 잠에서 깼다. 보쌈을 먹었고, 삼성과 현대의 한국시리즈 7차전을 TV중계로 봄.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의 회고록을 읽다. 한 구절 -- "자기가 한 말에 대해 전혀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모든 일에 참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과 오랫동안 함께 일한다는 것은 무척 힘들다."(p.264) -- 에 가슴 깊이 동감함. 세상엔 정말 형편없는 이들이 많다. 아마 그들도 날 정말 형편없는 놈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의 회고록을 읽고 하드 디스크 안에 잠자고 있던 내 과거 기록들을 뒤져 구석에 놓여있던 내 일기를 이곳에 올린다. 과거 기록을 다시 읽다보니 한 사람의 인생 역시 역사처럼 반복되는 것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요즘은 점점 미쳐가는 것 같다. 아무 생각없이 살고 있다. 걱정도 고민도 없다. 미래에 대한 계획도 없다. 그럼에도 전혀 불안하지 않다. 나는 하루하루에 전념하는 것일까 혹은 좌절에 익숙해져 완전히 포기해버린 것일까?

졸리지만 자고 싶지 않다. 내 인생은 너무 희한하다. 물론 다른 인생도 그렇겠지만…
2004/10/31 23:15 2004/10/31 23:15

Come, my friends,
'Tis not too late to seek a newer world.
Push off, and sitting well in order smite
The sounding furrows; for my purpose holds
To sail beyond the sunset, and the baths
Of all the western stars, until I die.
It may be that the gulfs will wash us down:
It may be we shall touch the Happy Isles,
And see the great Achilles, whom we knew.
Tho' much is taken, much abides; and tho'
We are not now that strength which in the old days
Moved earth and heaven; that which we are, we are;
One equal-temper of heroic hearts,
Made weak by time and fate, but strong in will
To strive, to seek, to find, and not to yield.



가자 친구여, 새 세계를 찾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
배를 띄우고, 줄 맞춰 앉아, 힘차게 노를 젓자
뱃머리가 물살을 가른다; 나의 목적을 위해
황혼과 서쪽 하늘의 별들의 바다를 너머, 내가 죽을 때까지
노를 저어라.
파도가 우리를 삼킬 수도 있으리라;
행복의 섬을 만날 수도 있으리라,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아킬레스를 만날 수도 있으리라.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고, 많은 사람이 남았지만; 우리에게 비록
땅과 하늘을 움직이던 예전의 강인함은 이제 없지만;
그것이 바로 지금의 우리지만;
시간과 운명에 의해 약해졌으나, 강인한 의지의,
영웅적인 용사의 침착함으로,
노력하고, 구하며, 찾고, 포기하지 않으리라.


테니슨의 시 '율리시스' 마지막 구절
2004/10/30 22:52 2004/10/3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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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단련하다

2004/10/20 05:06 / My Life/Diary
《뇌를 단련하다》(2004, 청어람미디어) 를 읽다.

다치나바 다카시 지음
이규원 옮김



「학창시절에는 그렇게 누가 더 큰지, 발돋움을 하면서 키재기를 하는 듯한 설익은 논쟁을 벌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발돋움이라도 해서 키를 재보지 않으면 자기 키가 얼마나 되는지 알지 못합니다. 내가 사실은 뭘 알고 뭘 모르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p.23)


「먼저 사상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알라는 것입니다. 특정한 사상은 종종 특정한 사람에게 무서운 흡인력을 발휘합니다. 그런 사상을 너무 이르게 만나버리면 다른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됩니다. 블랙홀로 빨려드는 별처럼 평생 거기에서 헤어나지 못합니다. 흔한 말로 폭 빠져버린 상태가 되는 것이지요. 특정 종교사사에 깊숙이 들어간 사람이 대개 그렇습니다. 옴이나 통일교 같은 신흥 종교뿐만 아니라 기독교 같은 유서 깊은 정통종교도 모두 그렇습니다. 일단 빠져들면 자기가 믿는 것만이 진리며 정의고 다른 것들은 다 사이비고 허위고 악의 덩어리라고 믿게 됩니다.



그런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절대적 진리 따위는 없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물론 '절대적 진리는 있을지도 모른다. 없다고 단정하는 것 자체가 도그마 아니냐'는 생각도 있을 법합니다. 그렇습니다. 내 말은 최종적으로는 그렇게 믿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는 정도의 뜻입니다.

과거에도 '이것이 절대 진리'라고 멋대로 주장하는 사상이 여럿 있었지만, 그것이 절대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증명한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저들 나름대로는 증명이랍시고 한 적은 있지만 그것은 애초부터 믿었던 사람이 아니라면 납득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아마 없겠지요. 이러한 경험과 예측을 근거로 절대 진리는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 (p.27)


「지의 전승은 단순한 전승이어서는 안 되며 늘 '업 투 데이트 up to date'한 것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경신 작업이 필요합니다. 지의 유지입니다. 그러나 거기에만 머물면 안 됩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지를 보태어 지의 총체를 보다 크고 보다 견고한 것으로 만들어 가는 지의 확대재생산 과정으로 이끌어가야 하는 것 입니다.」 (p.58)


「교실에서 가르치는 것은 아우트라인뿐이고 나머지는 스스로 알아서 하지 않으면 따라가질 못합니다. 대학이란 대체로 그런 곳입니다. 교수가 뭔가를 가르쳐주는 곳이 아니라 스스로 배우는 곳입니다. 스스로 배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곳입니다.교실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이며 나머지는 교수나 친구로부터 자극을 받으며 스스로 배워 나가야 하는 곳입니다. 대학이란 주어진 교육을 받는 장이라기보다 스스로 자신을 교육해 나가는 자기 교육의 장입니다.



도쿄대생 중에는 두 부류가 있는데, 그 하나는 이런 환경에 바로 적응해서 당황하기는커녕 오히려 그것을 즐기고, 위에서 그냥 내려주기만 하는 교육을 스스로 거부하고 대학 수업에 제대로 출석하지는 않지만 열심히 자기 교육에 몰두하기 시작하는 유형입니다. 주목할 만한 학생은 대체로 이런 유형에서 나옵니다.」 (p.66)


「어린이에게 자극을 지나치게 많이 주면 울거나 신경증적인 증상을 보이는데, 젊은이나 성인도 마찬가지여서, 이 책에 따르면 "의미 있는 출력을 뽑아내기 전에 입력을 종합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입력과 출력사이에 '동화'의 시간을 두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나는 종종 공부를 지나치게 많이 하는 학생에게 밖에 나가 그냥 잔디밭에 뒹굴거나 유유히 흘러가는 구름을 올려다보라고 말한다"라고 쓰고 있군요. 물론 그런 것도 필요하겠지요.

또 한 가지 저자가 말하는 것은, 이건 뤼벤 하레크에게서 인용한 글인데, "자라나고 있는 신경계에 줄 수 있는 최선의 교육은 이미 알려진 오감을 전부 자극하는 교육이다. 단 하나, 혹은 겨우 두 개의 감각만 집중적으로 훈련한 인물은 잘 돼야 가련한 인간 부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입니다.」 (p.118)


「여러분도 지금 자의식 과잉일 겁니다. 스무 살 전후 시절이란 대체로 자의식 과잉이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지나친 자의식 속에서 모종의 광기와 같은 욕망을 품고 모종의 열병을 앓는 겁니다. 그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며, 만약 그런 것을 전혀 겪지 않는다면 차라리 그게 병이겠지요. 그런 욕망이나 열병이야 말로 인간에게서 활력의 바탕이 되는 것이며, 발레리도 그랬듯이 그것이야말로 한 사람의 개성을 만드는 것입니다.

발레리는 정확성이라는 열병을 앓은 결과 문학도 철학도 다 내버리고 말았습니다. '정확성이라는 급성병'에 걸린 사람이라면 여러분 중에도 많을 겁니다. 머리깨나 좋다는 젊은이는 '정확성이라는 급성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지요. 이 병에 걸리면 정확하지 못한 것을 말하는 사람을 모두 바보로 봅니다. 자신이 뭔가를 말해야 할 떄는 철저히 정확한 것을 말하려고 하기 떄문에 결국 아무 말도 못하게 됩니다. 글을 쓸 떄도 뭐든 정확하게 말하려고 하는 나머지 유보조건이 지나치게 많은 글을 써서 다른 사람은 통 알아먹지 못하는 글밖에 쓰지 못하게 됩니다.

이 세상에는 '정확성이라는 급성병'에 걸리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도 있지만, 그 병에 걸려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도 있습니다. 정확성이라는 것은 시간과 상황에 따라 필연적으로 정해집니다. 시간과 상황을 무시하고 필요 이상의 정확성에 연연하는 것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강박신경증(포비아)의 일종이며 병이 아닐 수 없습니다.」 (p.147)


「시는 뭐니 뭐니 해도 음성언어로 이루어진 작품이므로 번역을 하면 그 뉘앙스가 다 사라져 버립니다. 번역을 해서 남는 것은 문자언어가 가진 의미작용뿐이며, 이를테면 잘해야 2,3할밖에 남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이는 그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를 번역해서 이해한다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p.152)


「읽고 싶은 책을 다 읽는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입니다. 어느 정도에서 포기해야 합니다. 읽고 싶은 책을 전부 읽은 사람은 세상에 한 사람도 없습니다. 모두들 머릿속에 어중간한 지식을 채운 상태로 출항합니다. 애초에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초조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가라앉힐 수 있었던 것은 세월이 더 지나서였습니다.」 (p.201)


2004.10.20
2004/10/20 05:06 2004/10/20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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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다

2004/10/16 22:49 / My Life/Diary
요즘 들어 죽음에 다다르는 꿈을 자주 꾼다. 죽음에 다다른다는 표현을 쓴 까닭은 죽으리라 생각되는 바로 직전에 깨어나기 때문이다. 내가 스스로에게 우스운 것은 깨어나서 이것이 꿈이라는 사실에 안도해 한 숨을 쉬기 때문이다.

꿈은 다음과 같다.

공익 때 후임병과 만나는데, 그는 버스를 몰고 있었다. 무슨 이유에선지 나는 그 버스에 홀로 탔고 그는 나와 무슨 일인가를 하러 갔다. 가는 길에 어느 예배당 안을 지나게 됐는데 길을 찾을 수 없었다. 이리저리 가다보니 외길이 하나 있었고 우리는 그 길로 들어간다. 뱅뱅 돌아 가다보니 밖으로 통하고 있었으나 역시 길은 하나였는데, 그 길은 낭떠러지 위에 만들어진 외길이었다. 그 길은 하늘을 향해 죽 늘어져있었다. 우리는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버스를 몰아 계속 위로 올라갔는데 오르막이 끝나리라 생각되는 지점에서 썩은 나무로 길이 막혀버렸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후진을 했다. 그런데 차가 속도를 줄이지 않은채 빠르게 뒤로 나아갔다. 내가 당황한 얼굴로 후임병을 쳐다보자 그는 자신만만하다는 표정으로 액셀러레이터를 밟아갔다. 결국 우리는 완만했던 커브길을 돌지 못하고 낭떠러지 옆으로 튀어나갔다. 그와 동시에 나는 차 밖으로 튕겨나갔고, 낭떠러지 옆에 우뚝 솟아있던 절벽 꼭대기에 죽을 힘을 다해 매달린다. 그리고 버스가 저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이젠 죽는구나, 이렇게 죽는구나. 죽기 싫다' 하는 생각을 한다. 죽기 싫어 손아귀 힘을 꽉 쥐는 순간 '어짜피 아무도 없는 이 곳에서 오래버텨봤자 떨어져 죽을 뿐이다. 여기서 떨어져 죽으면 고통조차 없을 듯 하니 지금 뛰어 내릴까?' 하는 생각을 하고… 그 순간 잠에서 꺤다.

나는 컴컴한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살았다는 사실에 한 숨을 내쉬었다.

몇 달 전 꿈에서 나는 역시나 버스를 타다가 추락사고를 맞았다. 당시에는 버스와 함께 추락, 버스 후미가 지면과 수직으로 꽂힌 덕분에 뒷자리에 앉았던 나는 뒷통수가 부서졌다. 엄청난 충격이 실제로 머리를 울리던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피가 스스스 빠져나가는 것과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을 느끼고는 '이런게 죽는 거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잠에서 깨어났다.

결국 나는 꿈에서는 죽을 지경까지는 갔으나 죽지는 않았던 것이다. (부정의 의미를 내포한 '~는' 을 난 4번이나 사용했다. 이 점에서 난 죽음을 상당히 두려워하고 있다.) 그래서 드는 생각에, 만약 내가 꿈에서 죽어버린다면 현실에서도 죽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다. 혹은 나는 죽었으나 이 생이 죽기 바로 직전에 나타난다는, 전생애에 걸친 기억의 파노라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는 이 생 자체가 전부 꿈일 뿐 나는 이미 존재치 않는 것인가? 사실 난 내 생 이전을 알지 못하므로 이 것이 내 생인지 내 생이 아닌지 알 수는 없는 것이다. 내가 태어난 것을 나는 알지 못한다.


2004.10.16
2004/10/16 22:49 2004/10/16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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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파도다.

2004/10/16 22:45 / My Life/Diary
너는 파도다. 내게로 밀려 들어와 무수한 거품만 만들고 허망하게 빠져나가 오는 듯 싶더니 이미 멀어진 다음이야. 끝없이 밀고 당길 뿐, 발을 담구어도 너를 느끼는 건 한 순간. 네게로 뛰어 들어 널 안고 싶다. 썩어가는 몸이 역겨워도 하염없이 네 속으로 파고 들겠지. 그래 나는 그 안에서 행복한 고기밥이 되겠다.
2004/10/16 22:45 2004/10/16 22:45

눈물은 땀이 되어 흐른다.

PD수첩 중.


2004.10.10
2004/10/10 22:49 2004/10/1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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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프랑스 니스에서 태어난 모리스 장드롱은 20세기가 낳은 연주가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첼리스트였다. 그가 처음 첼로를 공부할 때는 카세트도 텔레비전도 없이 오직 악기와 악보만 있을 뿐이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오로지 연습, 또 연습뿐이었다.

날마다 오전이면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 전곡을 연습했던 장드롱은 한 인터뷰에서 피카소와 있었던 일을 들려주며 연주가에게 연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했다.

어느 날 피카소를 만난 장드롱은 불쑥 그림을 한 장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제게 제일 중요한 것은 첼로입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그려주신 첼로를 하나 가지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그럽시다. 내 근사한 첼로를 하나 그려 주지요."

피카소는 흔쾌히 허락했다. 그런데 그 뒤로 장드롱은 피카소를 몇 번 더 만났지만 그림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이었다. 장드롱은 피카소가 그냥 지나가는 말로 그렇게 대답했나 보다 생각하고 그 일을 잊기로 했다.

그뒤 10년이 흐른 어느 날이었다. 피카소가 장드롱에게 그림 한 장을 불쑥 내밀었다. 첼로가 그려지 그림이었다. 이미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던 장드롱이 깜짝 놀라서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더니 피카소가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에게서 첼로를 그려 달라는 말을 듣고 10년동안 날마다 첼로를 그리는 연습을 했지요. 이제야 내 마음에 드는 첼로를 그려서 보여 주는 거요."

2004/09/19 05:50 2004/09/19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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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에 집중하라 (Execution)》(2004, 21세기북스) 를 읽다.

Larry Bossidy, Ram Charan 지음
김광수 옮김, 류한호 감수


「 리더는 모습을 드러내야 합니다. 그리고 비즈니스 전반을 직접 챙겨야 합니다. 혼자 고립된 리더는 더 이상 리더가 아닙니다. (p.95)」

「 현실인식이란 현실적인 시각에서 자사를 바라보고 경쟁기업들과 비교하는 과정을 뜻합니다. 따라서 대외적 환경에 비추어 자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살피고, 실적평가 역시 내부가 아닌 대외적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 작년과 비교하여 올해는 얼마나 발전했는가? " 이런 질문은 옳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시각을 가진 리더라면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 경쟁기업들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인가? 다른 업체들이 우리보다 앞서 나가지는 않는가? "

… 더 얄궂은 것은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생각이 옳고 고객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p.101) 」

「 실행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을 보면 성과를 이루어 낼 역량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보상이나 승진 체계가 미흡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적이 우수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급여나 상여금, 스톡옵션 같은 격차가 거의 없는 편이지요. 그러나 리더는 실적이 저조한 사람들이 왜 예상보다 적은 보상을 받는지 분명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유능한 리더는 모든 분야에서 실적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며, 이것을 하나의 기업문화로 정착시킵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업문화가 마치 사회주의 문화처럼 비칠 수도 있습니다. 실행문화를 구축하려면 이러한 그릇된 생각을 차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보상과 존경이 오로지 실적에 근거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p.108) 」

「 리더는 비즈니스 및 조직과관련된 사안에 대해 다수에게 의견을 물어야 합니다. 그래야 학습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전체가 모여 문제를 논의하면서 여러 가지 대안을 함께 모색하고, 이 과정을 통해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 차원에서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논의를 진행해야 합니다.

코칭 기술은 문제제기(questioning)의 미학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예리한 질문이 상대의 사고를 촉진시켜 해답을 ㅊ자도록 만듭니다. (p.109) 」

「 의지가 강하고 오랫동안 성공적인 리더로 자리해 온 사람은 아무리 힘든 일이 닥치더라도 자기만의 윤리적 기준에 따라 힘과 에너지를 조율함으로써 결과를 만들어 낸다. 강건한 리더는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면 조금도 동요를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성향을 정직이나 성실, 사람을 존중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이것이 바로 비즈니스 리더의 윤리이다. (p.116) 」

「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은 자신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을 뜻하며, 권력자를 기쁘게 하거나 내부적인 조화를 고려한 가식적인 커뮤니케이션과 거리가 멀다.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으려는 리더에게는 실제로 조화가 진실의 적이 될 수도 있다. 조화를 중시하는 조직에서는 회의 시간에 별다른 언급이 없다가도 주요 인사들이 회의장을 떠난 뒤에 남은 이들이 회의 때 결정된 사안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비판하는 경향이 있다. 조화보다 중요한 것은 진실이다. 솔직함만이 침묵 속의 거짓말을 극복할 수 있으며, 프로젝트의 정체 현상과 조직의 에너지 고갈을 방지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은 합의로 끝을 맺는다. 회의가 끝날 시점이면 누가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모두 의견을 모음으로써 결혼이 도출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모두 논의에 공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한 만큼 겨로가에 대해서도 책임의식을 가진다. (p142-143) 」

「 중요한 것은 조직구성원들이 독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려 있다. 이는 비즈니스 결과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실적을 기준으로 보상하는 조직에서는 실적에 대한 관심이 커뮤니케이션의 주를 이루기 마련이다. 모두 최선의 해법을 추구하고, 최선의 해법을 얻기 위해서는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사람이 모든 해법을 다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을 무례하게 비난한다면 다음부터 누구도 입을 열려 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이렇게 말하자. " 좋아요. 그 문제를 함께 이야기해 봅시다. 먼저 모든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 본 뒤 결론을 내리는 게 좋을 듯 합니다. " 그러면 훨씬 나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p.145) 」

「 나는 리더로서 경험한 많은 것들을 프로세스에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 나는 인력 프로세스를 단순히 우수한 직원을 찾아내는 것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기업을 움직이는 건 결국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현재보다는 '미래의 잠재력'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장기적인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수 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었지요. (p.148) 」

「 경제적 불확실성부터 경쟁기업들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에 이르기까지 기업이 자체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요소는 수 없이 많다. 그러나 어떤 기업이든 통제가 간으할 뿐 아니라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대상이 하나 있다. 바로 양질의 인력, 특히 리더이다. 매년 뛰어난 결과를 거두고자 할 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자원이 바로 조직구성원들이다. 이들의 판단과 경험, 역량에 따라 기업의 승패가 갈린다. (p.150) 」

「 적어도 조직의 리더라면 인력을 선발하고 개발하는 프로세스를 결코 타인에게 위임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야말로 리더로서 직접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다. (p.151-152) 」

「 '그 사람이 결과를 이끌어 낼 만한 능력이 있는가?' 우리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말을 잘하는 사람과 실제로 결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 사이에는 필연성이 없다. 사실 후자와 같은 유형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은 많지 않다. 그러나 실행 문화가 뛰어난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바로 이런 사람들을 선발해야 한다.

아주 똑똑하지는 않더라도 성공을 향한 열정이 강한 사람들이 오히려 인재를 발굴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협력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후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학력을 아예 무시하거나 멍청한 사람을 뽑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IQ와 학력은 매우 높지만 행동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사람과 IQ는 낮지만 성공을 향한 열정이 뜨거운 사람 중 한 사람을 꼽으라면 후자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 실행가(doer)를 판별하려면 행동양식을 살펴보면 됩니다. 실행가는 타인의 사기를 북돋우고, 어려운 문제에도 단호하게 대처하며, 타인과 협력하여 목표를 성취하고, 천성적으로 실행을 중시하는 사람입니다.

지적으로 우수한 사람들이나 컨설턴트들이 고위직을 선호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이들은 대부분 최고의 경영대학원이나 일류 컨설팅업체 출신이고, 아니면 기업 내부에서도 재무, 회계, 전략계획 등 요직을 거친 사람들이다. 하지만 현장 인력들을 움직여 본 경험이 없다.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의 직관력을 형성할 만한 일에 종사한 경험도 부족하다. (p.162-163) 」

「 추진력은 실행의 근간이며, 실행력이 뛰어난 리더는 한결같이 추진력 면에서도 뛰어나다. 추진력이란 정해진 시간 안에 주어진 역할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p.171) 」

「 저 사람은 실행력을 흥미롭게 생각하는가, 아니면 그런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가? 학교부터 직장 생활에 이르기까지 어떤 일이든 적극적으로 추진하는가? 후보자가 일류대학 출신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을 했고 얼마나 좋은 겨로가를 이루었는가입니다.

… 후보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가?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 과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가, 아니면 추상적인 전략이나 철학 같은 것에 집착하는가? 부하 직원들과의 협력관계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는가? 부하 직원들이 공동의 업무에 전념하도록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인가? (p.174) 」

「 그러나 제대로 된 평가자라면 당사자가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상사가 당신을 평가하는 자리에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먼저 그 부분을 평가해 달라고 요청하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아무런 발전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p.179) 」

「 첫째, 높은 실적을 책임지는 문화입니다. 그래야 최고의 인력을 조직에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둘째, 리더는 올바른 평가를 위해 노력하고,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셋째, 기업의 고위 임원들 사이에 평등한 문화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문화에서 상호 합리적이고 공정한 책임을 지며, 회장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개진하듯이 자신의 의견을 주저하지 않고 이야기합니다. 넷째, 인재개발팀의 책임자인 내게 의견을 강력히 개진할 권리를 부여합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시각을 가져서가 아니라 내가 맡은 업무 때문입니다. 나는 회사에서 말단 임원도 아니고 물론 평사원도 아닙니다. 하지만 내가 이야기 할 때 모든 사람이 내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내가 지위가 높아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내 의견을 존중하고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p.231) 」

「 전략의 기본 목적은 단순하다. 주주에게 많은 이익을 돌려주면서 고객에게 호감을 얻고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것이다. 전략은 비즈니스의 방향을 결정하고, 그 방향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지를 규정한다 (p.232) 」

「 구매를 결정하는 고객의 구매 행위를 피상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문제다. 예를 들어 제조회사에서는 대부분 엔지니어와 구매 담당자가 구매를 결정한다. 하지만 소규모 기업인 경우에는 현금흐름에 민감하기 때문에 CFO, 혹은 드물지만 CEO가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고객의 성격에 따라 접근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p.245) 」

「 당신은 자신의 목표를 키워야 합니다. 하지만 키우는 방법을 제대로 알아야 하지요. 단순히 목표치를 부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반대로, 당사자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찾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목표를 정확히 인식하고, 필요할 경우에는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야 합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리더 역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일반적으로 효과가 큽니다. 새로운 목표치는 사람들이 처음에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보다 약간 높아야 합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현실적인 수준에서 목표를 결정해야 합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이유가 때로는 시장 환경이 달라진 탓이거나 조직 차원에서 충분한 환경을 조성해 주지 못한 탓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사자가 비즈니스를 최적의 상태로 운영했다면 비록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보너스를 받을 자격은 충분합니다. 좋은 시장 환경에서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거나, 달설은 했지만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10%는 초과 달성했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보너스를 후하게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p.328) 」


2004.09.19
2004/09/19 05:04 2004/09/19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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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休日)

2004/09/11 22:45 / My Life/Diary
사람(人)이 나무(木)에 기대어 쉰다는 뜻의 쉴 휴(休).

일거리를 모두 놓고와 토, 일요일은 자유롭다. 자유! 더군다나 월요일은 예비군 향방작개(계?) 훈련으로 휴가를 쓰고 왔다. 휴가!

청소를 해야겠는데 아침부터 쓸쓸한 가을비가 내린다. 다시 이불을 펴고 애들과 잠에 들까?


2004.09.11
2004/09/11 22:45 2004/09/11 22:45

《상식과 법칙은 엿이나 먹으라고 해라 (21 Giant Lies About Success and How to Make It Happen Now)》(2001, 시대의창) 를 읽다.

Dan S. Kennedy 지음
김지룡, 이상건 편역


「 필 박사의 저서를 샅샅이 읽고 실제로 그와 장시간 이야기한 경험을 토대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는 결코 "방구석에 앉아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하늘에서 돈이 떨어진다" 고는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바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아무리 사물을 낙관적으로 생각해도 방금 맨 넥타이에 커피를 쏟는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자동차 타이억 펑크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큰 계약 건수가 날아가는 경우도 있고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있고 실망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다고 인생의 모든 문제가 제거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p.30) 」

「 "사람의 소질" 운운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유전이냐, 환경이냐"의 논쟁도 마찬가지로 의미가 없다. 틀렸다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어느 쪽이든 상관없는 일이다. 어느 분야의 재능이 부족하더라도 노력으로 얼마든지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추구하는 분야의 재능을 타고났다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활용하면 그만이다. 어쨌든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무슨 일이든 멋지게 해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잘하는 분야가 있고 그것을 발견해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사업을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기는 남 밑에서 일할 성격이 못 된다는 이유로 사업을 벌이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그런 사람에게는 기업가라는 명칭보다 '취업 난민'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사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비전과 야심, 웬만한 일에는 동요하지 않는 정신력, 실패에도 기세가 꺾이지 않는 강한 마음가짐,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는 강심장이 필요하다. (p.41) 」


2004.09.11
2004/09/11 04:55 2004/09/11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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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꿈에 뒤진 적이 없다. (La passion creative)》(2001, 수수꽃다리) 를 읽다.

베르나르 아르노, 이브 메사로비치 지음
성귀수 옮김


「 기업이 개인의 소유로 운영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이유들이 있지요. 다만 확실한 건, 어떤 기업이든 주식시장에 상장하게 되면 발전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러한 기업일 수록 시장에 대한 책임감도 커지고, 경영에 있어서도 저절로 최선을 다하게 되지요. 늘 시장을 만족시키기 위해 신경을 써야 하고, 결국 무수한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게 되지요. 그들의 선택과 투자가 정당했다는 것을 항상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사기업의 경우, 주주에 대해서나 종업원에 대해서 결정 과정의 투명성은 훨씬 덜할 수 밖에 없지요. 종업원이이나 주주 모두에게 있어서 상장기업이 된다는 것은 투명성과 안전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정기적인 회계 보고나 설명회 등등을 통해 기업 발전을 위한 건강한 조정 기능이 수행될 수 있으니까요. 물론 나는 비상장기업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커뮤니케이션이나 투자의 정당화를 체계적으로 보장하는 수준이 상장기업만큼은 못할 수 있다는 말이지요. 종종, 특히 호화 산업 분야에서 어떤 사업들 경우엔 비상장기업으로 남는 게 이로울 때가 있다는 기사를 읽곤 합니다. 상장기업을 경우 회사 정관상 실행할 수 없는 일들을 추진할 수가 있다는 점 때문이지요. 하지만 나는 그런 건 별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사실은 기업의 투명성에 대한 거부감이 실제 이유이니까요. 또 한편으로 그 거부감은 내가 언급한 구속들, 특히 회계보고 및 기업 설명회 개최 의무 때문이라고 이해됩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도 회계보고를 이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복잡한 구조도 존재합니다. 상당 수의 주주와 경영자는 이와 같은 방식을 선호하지만, 기업 근로자에게는 결코 유쾌한 일이라고 할 수가 없지요. (p.85-86) 」

「 또 다른 예로, 모로코 가죽 제품의 품질로 이미 세계적 정평이 나 있는 루이 뷔통을 얘기해 보죠. 그 브랜드의 흔들림 없는 명성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요? 두말할 것도 없이 품질에 대한 요구 조건이 한결같이 유지되는 건 물론, 오히려 강화되었기 때문이죠. 루이 뷔통의 성공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품질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선보여온 데 있으며, 다소 높은 가겨겡도 불구하고, 그만한 품질의 다른 브랜드와 비교할 때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루이 뷔통은 품질 자체도 최고일 뿐 아니라, 가격 경쟁 면에서도 단연 뛰어나다는 얘기죠. 왜 그런지 아십니까? 바로 모든 제품을 자체 공장에서 생산하기 떄문입니다. 대부분 프랑스 국내의 공장에서 말이죠. 우리는 수공업적인 생산에다 가격과 품질 면에서 최적의 규모를 산정하는 기업화된 노하우를 철저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LVMH는 매우 우수한 자질의 노동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프랑스의 몇 안 되는 그룹들 중 하나일 겁니다. (p.88) 」

「 우리 일에 있어서 마케팅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진정한 창조작업에 봉사해야 합니다. 절대로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되는 거죠.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성공을 거둔다 해도 미미한 정도로 끝날 것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마크 제이콥스라든가, 존 갈리아노, 알렉산더 맥퀸 같은 강렬한 개성을 갖춘 인재들에게 우리의 브랜드를 맡긴 겁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혁신자들이고, 유행의 발명가들이며, 창조하는 예술가들입니다. 그들이 하는 작업은 순수한 의미의 창조이지, 결코 창조적인 마케팅이 아닙니다. (p.99) 」

「 작금의 세계 경기가 유화적이다 보니 초심자들의 오류가 거의 다 용인되는 상황입니다만, 이러한 상황이 뒤바뀌는 날엔 모든 게 결판날 겁니다. 빈약한 기반 위에 섣부르게 일어서려고 했던 잔챙이 럭셔리 그룹들이 호된 꼴을 당하고, 결국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될 거란 말입니다. (p.108) 」

「 광고란 단지 좋은 물건을 더 많이 팔게 해줄 뿐입니다. 즉, 어떻게 보아도 비범한 상품이 궁극적인 성공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울 뿐이라는 말이죠. 최근에 출시된 디오르 향수 '자도르(J'adore, '사랑합니다'라는 뜻)' 의 성공이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그야말로 전세계적인 성공이었고, 역시 물건 자체도 훌륭하다는 게 이미 판명되었죠. 이름이라든가 용액, 병, 광고, 포장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 데가 없었으니까요. 투자를 그만큼 했으니 결과는 당연히 나오는 것이죠. 하지만 그만한 품질이 아닌 상품에 대해 광고 노력을 그만큼 쏟아부었다면, 아마도 같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성공이라는 것도 너무 쉽겠죠. 하나의 상품을 띄우기 위해 광고에만 신경쓴다면 뭐가 어렵겠습니까? (p.124) 」

「 갭은 그리 비싸지는 않으면서 품질이 좋은 제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에 이 브랜드는 진정으로 창조적 가치가 뛰어난 다른 브랜드들보다는 수명이 길지 않으리라 봅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판 프레타포르테 전문인 이러한 브랜드들은 진짜 창조적 브랜드가 나아가는 방향을 좇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매우 빠른 시간차를 두고 다른 브랜드의 아이디어를 흡수해서 무척 저렴한 가격대로 시장에 상품을 공급하지요. 하지만 장기간 생명력이 유지되는 강력한 브랜드는 그런 식으로 탄생하지 않습니다. 바람직한 품질이 갖춰지리라는 보장이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러한 브랜드는 디오르의 존 갈리아노나 지방시의 알렉산더 맥퀸, 그리고 뷔통의 마크 제이콥스와 같은 위대한 예술가들의 존재가 발휘하는 강력한 흡인력을 유발하지 못하는 거죠. 고객은 언젠가는 그러한 사실을 눈치채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아까 언급하신 그런 브랜드들은 유통성은 활발할 지 모르나 생명력은 덜 견고하다고 하겠습니다. 그것의 존재, 그 성공은 무엇보다도 잘 발달된 유통기술 때문이지, 정통 브랜드의 위력 때문이 아니라는 얘기지요. (p.130) 」

「 내 재산의 중요 부분은 그룹 내로 광범위하게 투자됩니다. 그리고 그 나머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함께 일해 왔던 대형 투자은행들의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구하는 편이죠. 그래서 그 일부는 그들 의견대로 따르고, 나머지 일부는 내가 알아서 직접 관리합니다. 투자할 때의 나만의 테크닉이라면 주식 지표들을 거의 따르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리고 상장기업 중 한 스무 개 정도에만 투자하는 것이죠. 그래야만 내가 일일이 직접 그 추이를 점검할 수가 있으니까요. 나는 내 자신이 잘 알고 있고 저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사업 분야를 철저히 가려해 그곳에만 투자를 집중합니다. 그리고 주식시장에 게시된 주가가 실제 기업가치보다 낮게 매겨졌다고 생각되는 기업 위주로 투자하는 편입니다. 주식과 관련해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것은, 어떤 기업의 그날 주식 가치는 순전히 주관적으로 매겨지는 면이 없지 않다는 것 입니다. 다시 말해서 기업 자체의 내재적인 가치가 아니라, 해당 일의 사자팔자의 주문가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사실입니다. 그 결과 기업의 주식시세와 그 실제 가치로 기대되는 것 사이의 무시 못할 괴리가 종종 발생하기도 하지요. 따라서 주식을 사기 전에 '주관적인' 가치가 '실제적인' 가치보다 낮게 나오는 기업들을 면밀히 조사하여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내가 금융 계통의 신문사 사장이라면 이런 얘기는 하지 않겠죠. 하지만 은행이나 주식 분석가들의 단기 추천들 중에 지나치게 부풀려 있거나 너무도 부정확한 정보들이 뒤섞여 있는 걸 나는 숱하게 확인한 바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주식투자에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일부 사업 분야만 볼 것이 아니라 회사 전체를 면밀히 들여다보아야 하며, 경영 노선에 신뢰가 가고 그 흐름이 괜찮아 보인다는 이유를 가지고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거지요.일단 투자를 했으면 한 2~3년 동안은 그 기업의 주식시세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투기를 하려 들거나, 특히 안달을 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투자한 직후에 그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경우란 극히 드물기 때문이지요. 반면 항상 중도를 지킨다면, 웬만큼 되는 기업에 투자한 이상, 일반적인 주가 흐름이 어떻게 흘러간다 해도 보통은 돈을 벌 수가 있을 겁니다. 설사 주가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을 때 조차도 자세히 살펴보면 앞으로 나아가는 기업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때야말로 투자의 가장 최선책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반대로, 예컨대 9월에 다논(Danone)의 주식을 매입하고 11월엔 그것을 다시 팔아서 네슬레(Nestle)를 사는 식의 방법을 따른다면, 머지않아 그 모두가 당신의 배를 채우기보다는 증권 브로커의 커미션만 불리는 결과로 귀결된다는 점을 뼈저리게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p.163-164) 」

「 요컨대 전통적인 부티크를 인터넷으로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지요. 이전과 똑같은 엘리티즘과 품질 제일주의를 고수한 채, 고객에게 부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뿐입니다. 게다가현재 진행중인 인터넷 서비스는 모든 고객들의 확실한 만족을 위해서 신중한 속도로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20년 전부터 뷔통은 카탈로그를 통한 판매 서비스를 발전 시켜 왔습니다. 카탈로그 상으로 물건을 구입하는것과 인터넷 사이트를 열어서 웹 상으로 주문을 하는 것이 뭐가 크게 다른지요? 둘 다 모두 사진과 설명은 세심하게 마련되고 제시되어 있지만 실제 상품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아니질 않습니까? 어찌됐든 그만한 가격에 물건을 구입할 정도라면, 이미 그것을 눈으로 보고 부티크에서 골라본 적이 있는 게 틀림없는 겁니다. 그러니 카탈로그든, 인터넷이든 그저 주문하는 데 활용할 뿐이지요. (p.198-199) 」

「 소위 신경제(Nouvelle Economy)를 운운하면서, 마치 전통적인 경제의 질서가 근본부터 변화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무의미한 것 입니다. 경제의 기본질서는 늘 그대로일 것이기 때문이죠. 최고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여겨지던 회사 몇 개가 수년도 안 돼 돈을 날렸다고 기본 경제 질서가 변한 것은 아니지요. 시장 상황이 그처럼 생긴 지 얼마 안 되는 회사들의 성공을 장담한다면, 그건 결국 그 회사들의 수익성이 매우 좋아질 것이고, 전통적인 경제 기준에 부합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신경제란, 인터넷이라고하는 새로운 미디어, 새로운 통신수단의 출현과 그것이 일반 경제와 기업에 야기하는 모든 결과를 지칭하는 용어일 뿐입니다. 그것은 지난 세기의 종말이지, 경제 질서의 종말을 뜻하는 것이 아니지요. 전통적인 경제 질서는 앞으로도 여전히 적용될 것 입니다. 한동안은 넷(net) 경제상의 기업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경제 기준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 팽배했습니다. 하기는 어떤 기준을 사용해야 좋을지에 대해서도 잘 알 수가 없었죠. 실제로 이러한 기업들에 대한 평가는 근거가 허약한 수익성 기대에 따라 좌우되는 형편이었습니다. 말하자면 막연한 투기가 지배하는 분위기였다고나 할까요? 문제는, 이득 시세라든가 성장률, 캐시플로 같은 것을 고려하지 않고도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에 우리가 들어선 것처럼 종종 착각했다는 사실입니다. 그와 같은 기준들은 말짱히 제 기능을 다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다만 어느 한 동안은 캐시플로나 이득도 당장은 없지만 상당히 강력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회사들에 대한 엄청난 가치평가가 대두되었기 때문에, 옛날과 같은 경제 기준들이 이젠 무력화되지 않았나 생각되던 때가 있었지요. 소위 현재보다 미래를 전망한다는 취지인데, 이는 어떤 면에선 좋지만 다른 면에선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새로운 기업들이 마구 나타나는데, 그것들에 대한 가치 평가는 그만큼 힘들어 보이는 것은, 세계가 지금 산업발전의 가도에서 어느 중요한 모퉁이 하나를 무사히 돌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p.212) 」


2004.09.11
2004/09/11 04:54 2004/09/11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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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 읽기

2004/09/11 04:54 / My Life/Diary
《행복한 책 읽기》(1996, 문학과지성사) 를 읽다.

ㆍ김현 지음


「 삶에 있어서 절실한 것, 절절한 것은 거의 대부분 환상처럼 보인다. 그것이 환상처럼 보이는 것은 그것이 삶의 밋밋함과 대립되어 보이기 때문이다. 절실한 것이 이뤄지는 순간은 너무나 짧고 아름답기 때문에 밋밋한 삶 속에서 지속되기 힘들다, 아니 지속되지 못한다. 그것은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환상의 빛과도 같다. (p.81) 」

「 내 존재의 밑바닥을 이루고 있는 것은 잊음 oubli이다. 나는 잊기 때문에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이 잊음이다. 내 활력은 잊음에서 나온다. 모든 존재가 들어가 웅크리고 있는 알집과 같은, 거푸집과 같은 구멍으로서의 잊음. (p.128) 」

「 (기형도) 시를 쓰면, 밤 열두시에도 친구 집에 전화를 걸어 그것을 읽어준 모양, 정리벽이 있다. 하나도 안 버리고, 모든 것을 보관하고 정리한다. 과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그의 시는 비교적 사실에 충실하다. 석유 냄새나는 누이는 신문 배달을 하는 누이라는 뜻이다. 신문에서 나는 석유 냄새, 다시 말해 잉크 냄새. 대중가요를 위한 가사가 두 편 있다. 심수봉에게 갔던 가사인 모양이다. 유행가를 잘 부른 모양. 우리들 앞에서는 명곡들만 불렀는데 친구들과는 그렇지 않았다. 시를 발표한 뒤에는 자기 시에 대해 언급한 비평가들에게 전화를 하는 꼼꼼함도 보여준 모양이다. "죽기 일주일 전에 몸살을 앓았는데 그것이 신호였던 모양이예요"(박해현). 그러나 어떻든 한 젊은 시인은 죽었고 우리는 살아 남아 그를 이야기한다. 죽음만이 어떤 사실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해도 괜찮게 만들어준다. 죽음은 모든 것을 허용한다. (p.230-231) 」

「 이제는 갈수록 긴 책들이 싫어진다. 짧고 맛있는 그런 책들이 마음을 끈다. 두껍기만 하고 읽고 나도 무엇을 읽었는지 분명하지 않은 책들을 읽다가 맛좋은 짧은 책들을 발견하면 기쁘다. (p.234) 」


새벽에 형광등 밑에서 거울을 본다 수척하다 나는 놀란다
얼른 침대로 되돌아와 다시 눕는다
거울 속의 얼굴이 점점 더 커진다
두 배, 세 배, 방이 얼굴로 가득하다
나갈 길이 없다
일어날 수도 없고, 누워 있을 수도 없다
결사적으로 소리지른다 겨우 깨난다
아, 살아 있다.
(p.282)



2004.09.11
2004/09/11 04:54 2004/09/11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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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어려움은 관계가 진전될수록 더해진다. 그러다가 어느 한계를 넘어서면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그 한계를 넘어서는 것은 쉽지 않다. 수 많은 관계가 오르막 끝의 그 문턱에 걸려서 밑으로 굴러 떨어져버린다.

알아갈수록 싫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알아갈수록 닮아가는 사람이 있다. 우스운 것은 상대방도 나를 보며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문턱에 걸리는, 서로가 멀어지는 계기는 과연 누가 먼저 만드는 것일까?


2004.08.23
2004/08/23 22:45 2004/08/23 22:45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2002, 김영사) 를 읽다.

ㆍ짐 콜린스(Jim Collins) 지음
ㆍ이무열 옮김


「 거대하고 위대한 학교는 없다. 대개의 경우 좋은 학교들이 있기 때문이다. 거대하고 위대한 정부는 없다. 대개의 경우 좋은 정부가 있기 때문이다. 위대한 삶을 사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대개의 경우 좋은 삶을 사는 것으로 족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회사들은 위대해지지 않는다. 바로 대부분의 회사들이 제법 좋기 떄문이다 - 그리고 그것이 그들의 주된 문제점이다. (p.17) 」

「 단계 5의 리더십.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전환시키는 데 필요한 리더십의 유형을 발견하고 우리는 놀랐다. 정말 충격을 받았다.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명사가 되는 대단한 개성을 가진 도도한 리더들과 비교하면, 좋은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시킨 리더들은 마치 화성에서 온 사람들 같았다. 나서지 않고 조용하며 조심스럽고 심지어 부끄럼까지 타는 이 리더들은 개인적 겸양과 직업적 의지의 역설적인 융합물이었다. 그들은 패튼이나 시저보다는 링컨이나 소크라테스에 더 가까웠다.

… 그러나 뜻밖에도 그들은 먼저 적합한 사람을 버스에 태우고 부적합한 사람을 버스에서 내리게 하며 적임자를 적합한 자리에 앉히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야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 지 생각했다. (p.31-32) 」

「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모두 다 우리가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라고 명명한 것을 기꺼이 수용했다. 즉, "어려움이 있어도 결국엔 우리가 성공할 수 있고 또 성공하리라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유지해야 하며, 그와 동시에 눈 앞의 현실 속에 있는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짓기할 수 있는 규율을 가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p.33) 」

「 단계5의 리더들은 회사가 다음 세대에 훠씬 더 승승장구하기를 바라고, 그 성공의 뿌리에 자신들의 노력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이 사람들이 알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편안해 한다. 단계5의 리더 중 한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언젠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기업 중 하나를 바라보면서 '나도 저기서 일한 적이있었지' 하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그에 비해서 비교 기업의 리더들은 자기 개인의 위대함에 대한 평판에 더 관심이 큰 나머지, 회사의 차세대 후계자를 세우는 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당신이 떠난 뒤 그곳이 풍비박산하는 것보다 당신 자신의 개인적 위대함을 더 잘 입증해 보이는 방법이 달리 있겠는가? (p.51) 」

「 나중에 전환을 지속적으로 끌어갈 수 있게 한 요인들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고 하자 그가 말했다.

"머리에 맨 먼저 떠오르는 건 운입니다. 나는 운 좋겠도 적합한 후계자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운. 논하기에 얼마나 묘한 요인인가! 그러나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도약시킨 경영자들은 우리와의 인터뷰에서 운을 많이 거론했다. 뉴커의 한 경영진과 인터뷰를 하면서, 회사가 훌륭한 결정을 내리는 면에서 어떻게 그토록 좋은 성적을 냈는지 묻는 말에 그 사람은 이렇게 대답했다.

"내 생각엔 그저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p.62) 」

「 다음에 우리는 비교 기업의 경영자들한테서 그에 대비되는 패턴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불운에 상당한 책임을 돌리며 그들이 처한 상황의 어려움을 자주 한탄했다. (p.63) 」

「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의 전환에 불을 붙인 경영자들은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지 먼저 생각하고 난 다음에 버스에 사람들을 태우지 않았다. 반대로 버스에다 적합한 사람들을 먼저 태우고(부적합한 사람들은 버스에서 내리게 하고) 난 다음에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지 생각했다. 그들 이야기의 핵심은 이것이었다.

"그래요. 나는 우리가 이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가야 할지 정말 모릅니다. 하지만 이건 웬만큼 압니다. 우리가 적합한 사람들을 버스에 태운다면, 적합한 사람들을 적합한 자리에 앉히고 부적합한 사람들을 버스에서 내리게 한다면, 이 버스를 멋진 어딘가로 몰고 갈 방법을 알게 되리라는 겁니다."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도약시킨 리더들은 세 가지 단순한 진리를 이해했다. 첫째는 '무엇'보다 '누구'로 시작할 경우 변화하는 세계에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처음부터 버스가 어디로 가는지 그 방향을 보고 버스에 탄다면, 만일 도로를 타고 10마일을 달리가 방향을 바꿀 필요가 생길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까?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사람들이 자기 외에 또 누가 있는지를 보고 버스에 탄다면 방향을 바꾸기가 훨씬 쉽다.

… 둘째, 적합한 사람들을 버스에 태운다면 사람들에게 어떻게 동기를 부여하고 사람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대부분 사라진다. 적합한 사람들은 빡빡하게 관리할 필요도, 해고할 필요도 없다. 그들은 내적 동력에 따라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여 최선의 성과를 일구어 내며 뭔가 큰 일을 창조하는 한 축이 될 것이다. 셋째, 부적합한 사람들을 데리고 있을 경우, 올바른 방향의 발견 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쨌거나 위대한 회사를 만들지는 못할 테니까. 큰 사람들이 없는 큰 비전은 쓸모가 없다. (p.74)」

「 그들은 언제 어디서든 뛰어난 인재를 발견하는 즉시 채용했다. 어떤 특별한 직무를 염두에 두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쿨리는 이렇게 말했다.

"그게 미래를 구축하는 방법이야. 내가 현명하지 못해서 다가오는 변화를 보지 못한다면 그들이 보게 될 걸세. 그리고 그들이 그 변화를 유연하게 다루게 될 걸세." (p.75) 」

「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적합한 사람'을 규정할 때, 특별한 교육적 배경이나 유용한 기술, 전문적인 지식, 작업 경험보다도 품성에 더 중점을 두었다. 전문 지식이나 기술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것들은 가르치거나 터득하기는 비교적 쉽지만 성격이나 노동 윤리, 기본적인 지능, 헌신적인 책임 완수, 가치관 같은 차원의 것들은 타고 나는 면이 보다 강하다고 믿은 것이다. (p.87) 」

「 어떤 회사도 성장을 실현하고 나아가 위대한 회사를 만들어 갈 적임자들을 충분히 확보하는 능력 이상으로 수입을 줄곧 빠르게 늘려갈 수는 없다. 수입 증가율이 종업원 증가율을 줄곧 앞지른다면, 당신은 절대로 위대한 회사로 만들 수 없을 것이다.

위대한 회사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회사의 경우에도 성장의 궁극적인 동력이 시장도, 기술도, 경쟁도, 상품도 아님을 이해한다. 다른 모든 것 위에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적합한 사람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붙들어 두는 능력이다.

… 하나는 사람일 겁니다. 둘도 사람이지요. 셋도 사람입니다. 넷도 사람이고요. 그리고 다섯 역시 사람입니다. 우리의 전환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적임자를 고른다는 우리의 지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92) 」

「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에 충실하는 것은 위대한 회사와 멋진 인생 사이를 이어 주는 가장 긴밀한 연결 고리인 것 같다. 우리가 그 무엇을 이루든,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아마 멋진 인생을 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하는사람들 - 우리가 버스에 함꼐 타고 있는 것을 진심으로 즐기고 우리를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사람들 - 과 함께 한다면, 버스가어디로 가든 우리는 거의 틀림없이 멋진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도약시킨 기업들에서 우리가 인터뷰한 사람들은 분명히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했다. 무엇보다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p.103) 」

「 "매우 큰 영향을 끼진 사람들을 그저 똑똑하기만 한 다른 모든 사람들과 구별지어 주는 게 무너지 알고 싶지요? 그들은 고슴도치들입니다."

프로이트와 무의식, 다윈과 자연선택, 마르크스와 계급투쟁, 아인슈타인과 상대성, 애덤 스미스와 분업 - 그들은 모두 고슴도치들이었다. 그들은 복합한 세계를 해석하여 그것을 단순화했다. 브레슬러는 말했다.

"매우 커다란 발자취를 남기는 사람들은 수천의 사람들이 그들을 향해 '훌륭한 생각이지만 시대를 너무 앞서갔다!'고 말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분명히 말하건데 고슴도치는 멍청한 게 아니다. 그 정반대다 그들은 심원한 통찰의 본질은 단순하밍라는 걸 이해한다. 그 무엇이 E=mc²보다 더 단순할 수 있겠는가? 그 무엇이 이드(id:본능적 충동)와 자아(ego)와 초자아(superego)로 체계화된 무의식의 개념보다 더 단순할 수 있겠는가? 그 무엇이 애덤 스미스의 핀 공장과 '보이지 않는 손'보다 더 간명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 고슴도치들은 바보 얼간이들이 아니다. 그들은 복합한 속을 뚫고서 그 바탕에 깔린 패턴들을 식별할 수 있게 해 주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지니고 있었다. 고슴도치는 본질적인 것을 보고 나머지는 무시한다. (p.143) 」

「 전략 그 자체는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과 비교 기업들을 구분해 주지 못했다. 두 집단의 회사들 모두 전략계획이 있었고, 도야겡 성공한 기업들이 전략 개발이나 장기 계획 수립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했다는 증거는 털끝만큼도 없었다. (p.147) 」

「 그는 관료제의 목적이 무능력과 규율 결핍 - 처음부터 적합한 사람들을 확보하면 대부분 사라지는 문제들 - 을 보완하는 것임을 알았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버스에 잘못 태운 소수의 부적합한 사람들을 관리하기 위해 관료제적 규칙을 만들고, 그것이 다시 버스에 탄 적합한 사람들을 몰아내며, 그 결과 부적합한 사람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그에 따라 무능력과 규율 결핍을 보완화기 위핸 관료제가 더욱 강화되며, 그로 인해 적합한 사람들이 더 빠져 나가는 악순환의 과정을 밟는다. 래스먼은 또한 그 대안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관료제와 계층제를 피하고 대신에 규율의 문화를 만든다는 것이다. (p.186) 」

「 그러나 중요한 결정, 즉 이륙할 것인지, 착륙할 것인지, 착륙을 포기할 것인지, 다른 공항에 착륙할 것인지는 조종사의 몫이다. 체계가 엄격함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다른 모든 것에 우선한다. 비행기와 탑승객들의 생명에 대한 최종 책임은 조종사에게 있다는 것이다. (p.190) 」

「 가장 효과적인 투자 전략은 당신이 옳다는 판단이 섰을 때 자금을 최대한 분산시키지 않는 것이다. 가볍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도약에 성공한 기업들이 택한 방식의 본질이었다. '옳다'는 것은 고슴도치 컨셉을 포착한다는 뜻이다. '최대한 분산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세 원 안에 딱 들어맞는 일에 전면 투자하고 그 밖의 일들은 모두 버린다는 뜻이다. (p.212) 」

「 그러나 이 모든 변화를 뚫고서 커온 회사들은 적응하고 견뎌 왔다. 사실, 지난 100년 동안 진정한 위대한 회사들은 대부분 - 월마트에서 월그린즈까지, 프록터 & 겜블에서 킴벌리 클라크까지, 머크에서 애벗까지 - 그 뿌리가 전기든, 텔레비전이든, 인터넷이든, 여러 세대에 걸친 과학기술상의 변화를 거슬러 올라간다. 그들은 앞서 적응하며 더 크게 부상해 왔다. 최고의 기업들은 다시 또 적응할 것이다. (p.222) 」

「 월그린즈의 사례는 일반적인 패턴을 반영하고 있다.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모든 사례에서 우리는 정교한 기술들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엄선한 기술의 선구적인 응용이었다. 도약에 성공한 기업들은 한결같이 기술 응요의 선구자들이었지만, 기술 자체는 무척 다양했다. (p.223) 」

「 당신이 만일 2천 쪽이 넘는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인터뷰 녹취록을 죽치고 앉아서 읽어 볼 기회가 있다면, '경쟁력 있는 전략'이라는 말이 전혀 나오지 않는 것에 놀랄 것이다. 그들은 분명히 전략을 말하고, 실적을 이야기 했으며, 최고가 되는 것에 대한 말도 했고, 승리에 대해서까지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들은 '무엇에 대응해서'라는 식의 말을 한 적이 없고, 남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대응에 일차적인 목적을 두고서 자기들의 전략을 세운 적도 없었다. 그들은 자기들이 만들어 내려고 하는 게 무엇인지, 탁월함의 절대적인 기준에 비추어 자기들이 어떻게 상황을 개선해 가려고 하는지 식의 이야기를 했다. (p.238) 」

「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도약시킨 사람들은 두려움에 자극받지 않았다. 자기들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움직이지 않았다. 바보처럼 비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움직이지 않았다. 자기들이 못하는 사이에 남이 빅히트를 치는 것을 지켜 보는 두려움 때문에 움직이지 않았다. 경쟁자에게 한 방 얻어맞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움직이지 않았다. (p.239) 」

「 아무리 눈이 번쩍 뜨이는 기술도 - 컴퓨터도, 원격통신도, 로봇공학도, 인테넛도 - 그 자체로는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의 전환에 불을 댕길 수 없다. 어떤 기술로 단계5의 리더십을 만들진 못한다. 어떤 기술도 부적격자를 적합한 사람으로 바꾸진 못한다. 어떤 기술도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는 규율을 불어넣어 주진 뫃하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져다 주진 못한다. 어떤 기술도 세 원에 대한 깊은 이해의 필요를 깨닫게 하거나 그 이해를 바탕으로 단순한 고슴도치 컨셉을 만들어 내는 것을 대신에 주진 못한다. 어떤 기술도 규율의 문화를 만들어 내진 못한다. 어떤 기술도 실현되지 않은 잠재력을 탁자 위에다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 - 어떤 것이 커질 수 있음에도 좋은 상태로 그냥 놔두는 것 - 이 죄라는 단순한 내적 믿음을 불어넣어 주진 못한다. (p.240) 」

「 전환에 이르는 10년 동안에는 그 회사를 조금이라도 비중있게 다른 기사가 하나도 없었던 데 반해서, 전환 이후 10년 동안에는 검토할 만한 기사가 97건 발견되었고, 그중 22건은 중요 기사였다. 회사의 주식이 1968년부터 주요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돼 왔고, 돌파점에 이르기까지 10년 동안 워츨과 그의 팀이 눈에 띄는 진전을 이루고 있었음에도, 그 전에는 마치 회사가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 같았다.

서킷 시티의 경험은 한 가지 공통된 패턴을 비춰 준다. 사례를 하나하나 검토하면서, 우리는 전환점에 이르는 10년 동안에 회사들을 다룬 기사가 전환 후 10년 동안에 다룬 기사보다 훨씬 적음을 발견했다. 평균잡아 1:3에 가까운 비율이었다. (p.247) 」

「 우린 늘 '큰 건 하나'. 돌파를 규정하는 기적의 순간 같은 걸 찾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인터뷰 중에도 그걸 찾고자 압박을 가하곤 했다. 그러나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키운 경영자들은 전환을 분명하게 보여 주는 단 하나의 핵심 사건이나 순간을 꼬집어 내지 못했다. 그들은 자주, 점수를 매기거나 여러 요인에 우선 순위를 매긴다는 아이디어 자체를 몹시 불편해 하곤 했다. 위대한 회사로 도약하는 데 성공한 어느 기업에서나, 인터뷰한 사람들 중 최소한 한 명이 훈계조로 충고를 해 주며 이런 비슷한 말들을 했다.

"자, 이것을 멋들어진 일련의 작은 상자나 요인들로 분해하거나 '아!' 하는 순간 또는 '큰 건 하나' 같은 걸 찾아낼 수는 없어요. 그것은 조각들이 맞물려 차곡차곡 쌓인 덩어리 전체였거든요."

… "전환은 밤과 낮 같은 게 아니었어요. 그것은 점진적으로 진행되어서, 내 생각에 모든 사람에게 명백하게 보이게 된 것은 전환이 시작된 지 몇 년이 지난 뒤였을 겁니다." (p.249) 」

「 축적-돌파 모델을 따르는 것이 꼭 호사스런 상황이 아니라는 걸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에잇, 그렇지만 우리에겐 이런 장기적인 접근 방법을 취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제약들이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도약에 성공한 회사들의 경웅 단기적인 상황이 아무리 절박하더라도 - 웰즈 파고의 경우에는 탈규제, 뉴커와 서킷 시티의 경우에는 임박한 파산, 질레트와 크로거의 경우네는 잠재적인 인수 위협, 패니 마이의 경우네는 하루 백만 달러의 손실에도 - 이 모델을 따랐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p.254) 」

「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단순한 진리를 이해했다. 계속 향상되고 계속 성과를 낸다는 사실에 놀라운 힘이 있다는 것이다. 가시적인 성과를 가리키며, 처음에는 아무리 미미할지라도 이 걸음들이 앞으로 작동하게 될 개념 전체의 내용에 어떻게 부합하는지를 보여 주어라. 이 일을 사람들이 추진력의 축적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시행하면, 그들은 열의를 갖고서 일렬로 늘어설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플라이휠 효과라고 부르기로 했는데, 이것은 외부의 투자자들만이 아니라 내부 구성 집단들에도 적용된다. (p.257) 」

「 짐 헤링은 우리에게 요란한 소동이나 동기부여 같은 시도는 전혀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신에 그와 그의 팀은 플라이휠을 돌리기 시작하여 자기들의 계획이 타당하다는 가시적인 증거들을 만들어 냈다. 헤링은 말했다.

"우리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사람들이 그 성과를 볼 수 있는 방식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단지 말이 아니라 성공으로부터 믿음을 얻도록, 우리의 계획을 한 단계 한 단계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했지요." (p.260) 」

「 "완전한 실패 외에 사업과 인생에서의 단 하나 가장 큰 위험은 자기가 처음에 왜 성공하는지 그 이유를 분명하게 모르고 성공하는 것이다."

… 게다가, 어떤 회사건 연구 결과 모두를 실천하지 않으면, 결국엔 미끄러져 떨어진다. 회사를 크게 만드는 것은 고립된 어떤 한 변수가 아니다. 그것은 일관되게, 그리고 시간을 초월하여 통합된 하나의 패키지로 함께 움직이는 그 모든 조각들의 조합이다. (p.307) 」


2004.08.23
2004/08/23 04:53 2004/08/23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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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경제

2004/08/21 04:52 / My Life/Diary
《빈곤의 경제》(2002, 청림출판) 를 읽다.

ㆍ바바라 에렌라이히(Babara Ehrenreich) 지음
ㆍ홍윤주 옮김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을 곳곳에서 받았다.)



「 나중에서야 알게 된 거지만 구인광고는 특정의 시기에 일자리를 찾기 위한 믿을 만한 방법은 아니다. 맥스의 말에서 추측컨대 구인광고는 저임금 노동력의 높은 이직률에 대비한 고용주의 보험증서 같은 것이다. 큰 호텔은 대부분 거의 정기적으로 구인광고를 낸다. 종업원이 느닷없이 그만두거나 해고되면 즉각 대체할 수 있는 구직자를 확보해놓기 위해서다. 그러니 일자리 얻기란 단지 적절한 때와 장소에 있는지, 또 그날의 조건이 어떤 것이든 탄력적으로 수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p.26-27) 」

「 중요한 문제는 내가 어떤 교대 근무조에서 일할 수 있으며, 언제 일을 시작할 수 있느냐이다. 나는 웨이트리스로서 극히 서툴다는 걸 중얼중얼 얘기하는데 그는 벌써 유니폼 얘기를 하고 있다. (p.27) 」

「 비인간적인 경영 스타일에 덧붙여 또 다른 문제는, 이 일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가망이 없다는 사실이다. 당신은 적당히 떨어진 위치에서 시간당 6달러에서 10달러의 임금을 받는 사람들이 중산층은 모르는 생존 전략을 개발했을 거라는 속 편한 상상을 할지도 모른다. 아지만 아니다. (p.37) 」

「 게일이 나와 함께 은그릇을 냅킨으로 싸면서 -유일하게 앉아서 할 수 있는 일- 말하길, 룸메이트와 헤어져서 혼자 데이즈 인으로 옮길까 생각중이란다. 나는 깜짝 놀란다. 아니, 어떻게 하루에 40달러 내지 60달러를 쓸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사회사업가 같은 소리를 한다고 할까봐 걱정했는데, 그냥 바보 같은 소리가 되고 말았다. 게일은 불신의 눈으로 흘겨보면서, " 그러면 내가 어디서 한 달 방세와 아파트의 한 달치 보증금을 마련하겠어? " 라고 말한다. (p.39) 」

「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절약 비법은 없는 반면에 특별비용 지출은 엄청나게 많다. 아파트를 세내는 데 필요한 두 달치 집세를 감당할 수 없다면 방 하나에 주 단위로 엄청난 돈을 치를 수 밖에 없다. 방 하나에 요리용 철판 하나가 전부라면 콩 스튜를 일주일치 만들어 냉동시켜둘 수가 없으니, 패스트푸드나 핫도그를 먹거나 편의점에서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는 스티로폼 컵에 담긴 수프를 먹는다. (p.40-41) 」

「 우리가 청소하는 여행자들의 방과 연속극에 나오는 고급 인테리어의 방이 금세 하나가 된다. 우리는 더 나은 세상에 들어와 있다. 매일이 휴일인 안락한 세계, 온통 남녀 관계로 얽히고 설킨 곳으로. 우리는 이 상상의 세계에 불청객에 불과하지만, 참석의 대가는 허리 통증과 끊임없는 갈증이다. (p.57-58) 」

「 내가 지원한 메이드 서비스 회사 중의 하나인 메리 메이즈(Merry Maids)에서 사장은 나를 1시간 15분이나 붙잡아놓고 믿을 만한 일손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불평을 늘어놓는다. 해결책은 쉽다. 일주일 평균 40시간 근무에 봉급이 200에서 250달러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내가 재빨리 나눗셈을 하느라 눈썹을 찌푸리는 걸 본 그녀는, " 시간당 얼마로 계산하지 말아요. 우리는 그렇게 계산하지 않습니다. " 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계산한다. 이 부인이 솔직하게 인정한 바와 같이 반복되는 스트레스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중노동에 시간당 5,6달러 임금은 당연히 구직자들을 쫓아버리지 않겠는가? 하지만 나는 키 웨스트에서와 마찬가지로, 한 가지 직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깨닫는다. 새로운 수요공급의 법칙에서, 일자리는 너무 값이 싸서 -급여로 볼 때- 노동자는 가능한 많은 직업을 가지려 한다. (p.76)」

「 내가 열 개나 되는 방을 진공청소기로 밀고 나서 부엌 바닥까지 닦는 것을 보고, " 세상에나, 바바라, 정말 훌륭해요! " 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이란 자고로, 피트의 말처럼 '폐물' 이 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일은 그런 폐물의 일이요, 눈에 뜨이지도 않고, 심지어 혐오감까지 사는 일이다. 수위, 청소부, 도랑 파는 사람, 성인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사람 -이들은 아마도 계급 없는 민주사회에서 불가촉 천민들인 것이다. (p.141) 」

「 테드에 대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 특히 당신 같은 사람들은 겨우 입에 풀칠하며 사는데 반해 그토록 많은 부를 지니고 사는 집주인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스물네 살에 심각한 디스크와 8,000 달러나 되는 카드 빚을 지고 있는 로리의 대답이다. " 제 생각은, 음, 나도 언젠가 이런 집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내게 자극을 줘요. 전혀 분개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그건 알다시피, 그들의 모습이 바로 제 삶의 목표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다음은 두 명의 아이가 딸린 편모 콜린의 대답이다. 평상시 직선적이고 쾌활하지만 지금은 대 감자기근(Great Potato Famine:1845~50년 아일랜드에 심각한 흉작으로 찾아온 기근-역주)에서 탈출한 조상이 그녀를 빤히 되돌아보고 있는 그녀 앞쪽 어떤 지점을 보고 있다. 그녀는 나만큼이나 정신을 집중해서 한마디한다. " 난 정말, 신경쓰지 않아요. 왜냐하면 난 단순하거든요. 그리고 난 그들의 재산을 바라지 않아요. 그건 내게 아무 의미가 없죠. 내가 바라는 것은 가끔씩 하루만 쉴 수 있었으면 하는 거예요. …… 그래야 한다면 …… 그리고 그 다음날에도 부식살 돈만 있으면 해요. " (p.143-p144) 」

「 나는 저임금 일자리와 중간 정도 급료를 받는 일자리에 대해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여기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얺거나 매일 똑같은 일이 반복되어서 결과적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않는 다는 것이다. 이 법칙은 지금까지 내가 일했던 서비스업종에서는 절대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웨이트리스였을 때는 언제나 관찰할 새로운 손님들이 있었고, 심지어 청소 일을 할 때도 매일 살펴볼 객실이 있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정리하고 어지럽히고 다시 정리하는, 똑같은 일이 매일 반복된다. 대체 하루는 커녕 매순간 이 똑같이 반복되는 공장에서는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p.222-223) 」

「 박사학위가 있고 수시로 새로운 일을 배워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특별한 훈련이 필요 없는 직업은 식은 죽 먹기일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정도의 차이가 있다해도 진정으로 '특별한 훈련이 필요 없는' 직업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이번 체험에서 내가 첫번쨰로 알게 된 점이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내가 경험했던 6개의 직업은 하나같이 정신 집중이 필요했으며, 새로운 요엉와 도구, 새로운 기술 -레스토랑 컴퓨터에 주문을 입력하는 것에서부터 등에 지는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는 법까지- 을 습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힘들었다. 이런 일들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으며 누구도 내게 " 와, 빨리 배우시는군요. " 라든가 " 저 사람 일하는 건 초보자 같지 않죠? " 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앞으로 남은 인생 동안 어떤 업적을 남기게 될 지 모르지만, 저임금 노동의 세계에서 나는 일을 배우기도 하고 망치기도 하는 보통의 능력을 지닌 사람이었다. (p.231-232) 」

「 내가 방해가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지만, 한 번은 히스사이드에서 내가 디저트 진열을 새로한 것에 대해 아네트가 잔소리를 한 적이 있다. " 앞으로도 계속 저렇게 되어 있기를 바랄 거 아냐! "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손대지 않았고, 어떤 직업에서든 관리자가 시간과 태도를 점검하기 위해 나타났을 때는 마치 관절염 환자라도 되는 듯 일하는 속도를 늦췄다. 이와 비슷하게, 월마트에서 일할 때 한 동료는 내가 배워야 할 것이 많긴 하지만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록 고용주들은 더 착취하려 들기 때문에 '너무 많이' 알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최소한 고용주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다 보여주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내게 조언해주는 사람은 많았다. 그들은 영웅적인 행동에 대한 보상이 미미하거나 전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다음날을 위한 여력이 남아 있도록 에너지를 잘 배분하는 법을 터득하는 게 중요했다. (p.233) 」

「 임대료가 시장의 영향력에 매우 민감한 반면, 임금은 그렇지 않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내가 머물렀던 모든 도시들은 그곳의 기업인들이 '노동력 부족'이라고 말하는 -현지 신문에 언급되었거나 '직원구함', 혹은 좀더 고압적인 자세로 '구직 신청서 접수하고 있습니다'라는 안내가 도처에 붙어 있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노동시장의 거의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이 받는 임금은 여전히 그대로이며 심지어 '정체된' 상태이다. (p.240) 」

「 그는 계속해서 낮은 실업률과 임금 상승을 연결하는 경제 법칙은 더 이상 효력이 없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는데, 이는 마치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지금과 같은 모순은 오해에 기초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진정한 '노동력 부족'이란 없으며, 다만 현재 제시되고 있는 임금을 받고 일하려는 사람들이 부족할 뿐이라는 것이다. (p.241) 」

「 루이스 유키텔(Louis Uchitelle)이 '뉴욕 타임스'에 발표했던 대로 대다수의 고용주들은 임금을 올리는 대신 거의 모든 것 -무료 식사, 교통비 보조, 직원할인 혜택- 을 제공할 것이다. 고용주들의 말을 빌자면, 시장의 변화들로 인해 이런 혜택들이 불필요하게 느껴질 때는 그런 가외의 혜택들이 임금 인상보다 '쉽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자동차 제조업체는 가격을 인하하는 대신에 현금 구매시 고객에게 일정 금액을 환불해준다. 환불은 마치 선물처럼 느껴지며 사전 설명 없이 취소될 수도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p.244) 」

「 사업의 목표는 직원들에게 보다 더 편안하고 안정적인 삶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의 극대화이다. 그러니 노동자들도 똑같이 합리적인 방법으로 자신들의 고용주에게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거나 임금을 더 많이 받는 곳으로 일자리를 옮기면 되지 않을까? 수요와 공급의 법칙 이면에는, 특히 이 법칙이 근로에 적용될 때는, 노동자들이 임금이 더 높은 일자리에 끌려 저항하기 어려운 고용주를 떠나거나 임금을 올려다랄고 요청하는 등 경사면에 놓인 대리석처럼 효과적으로 자신들을 골라낼 것이라는 가정이 깔려 있다. 경제학의 훌륭한 추상적 개념인 '경제인'은 일정한 한계 내에서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위해 무슨 일이든 한다고 생각한다.

동료 노동자들이 적극성이 부족한 것처럼 보였을 때 나는 당황했다. 내가 히스사이드에서 제리스로 옮겼을 때처럼 왜 그들은 임금이 높은 일자리로 옮기지 않는가? 아마도 인간은 대리석보다 좀더 많은 '마찰'을 경험하며, 대체로 가난할 수록 기동성이 제한되는 형편이라는 것이 부분적인 답이 될 것이다. … 또한 이미 한 번 언급했듯이, 이미 알고 있는 악마와 전혀 모르는 악마를 교환하는 일을 일반적으로 주저하게 되는데, 후자가 더 나은 임금과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유혹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 때마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친구도 없는 상태에서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만 한다. (p.244-245) 」

「 트윈 시티의 취업시장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틴 제이콥스(Kristine Jacobs)는, 노동자들로 하여금 가장 효율적으로 수입을 벌어들이지 못하게 하는 주 요인으로 그녀가 '돈에 대한 금기(money taboo)' 라고 부르는 것을 꼬집었다. "개개인의 수입과 관련해서는 일종의 침묵의 규율이라는 것이 있어요. 사람들은 다른 모든 것 -섹스, 범죄, 질병-에 대해서는 다 고백하지만 자신이 얼마나 버는지, 어떻게 버는지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고용주들이 언제나 의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돈에 대한 금기입니다." 라고 그녀는 내게 말했다. (p.246) 」

「 상위 20퍼센트에 속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어떤 것보다 당연한 형태로 다른 사람들에게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내가 이전 책에서 '전문적인 관리자 계층(professional-managerial class)' 이라고 언급했던 계층을 포함하는 이 계층에서교수, 변호사 , 기업가, 예술인, 정치가, 판사, 작가, 프로듀서, 그리고 편집자들과 같은 의사 결정권자, 여론 형성자, 문화 창조자들이 배출된다. 이들이 무슨 말을 하면 모두 경청한다. 이들이 불평을 하면 누군가 서둘러 문제를 시정하고 사과한다. 만약 이들이 자주 불평하면, 부와 영향력의 면에서 이들보다 훨씬 아래에 있는 누군가가 벌을 받거나 심지어 해고당할 수도 있다. (p.257) 」

「 가난한 자들은 부자들을 텔레비전이나 잡지의 표지 등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부자들은 가난한 자들을 거의 보지 못한다. 공공 장소에서 그들을 발견한다 해도 가난한 자들은 종종 자신들이 좀더 형편이 나은 계층에 속한 사람들인 것처럼 위장하는 데 능숙하기 때문에 -위탁 상점이나 아, 월마트 덕분에- 부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거의 알지 못한다. (p.258) 」

「 그와 다른 사람들이 부자들의 시각 상실에 대한 이유로 언급한 것들 중 한 가지는, 부자들이 공간과 서비스를 가난한 자들과 공유하는 것을 점점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다. 공립학교와 기타 공공서비스들이 악화되면 부자들은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고, 휴식시간에는 지역 공원보다는 사적인 공간 -예를 들면, 헬스클럽- 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들은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지 않는다. 이웃과 어울리기 꺼려하며 멀리 떨어진 교외 혹은 경비가 있는 고층 아파트로 사라지며, 널리 유행하고 있는 '시장 세분화' 에 동조하여 부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상점에서 쇼핑한다. 또한 긴급구조원, 웨이트리스 혹혹은 리조트 호텔이 객실청소부로 일하며 '다른 계층' 의 삶에 대해 배우면서 여름방학을 보내려는 부유층 자녀들의 수가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 는 그들이 '오랫동안 해왔던 것이지만 이제는 낮은 임금을 받으며 땀흘려 일하고, 머리를 안 써도 되는 일자리' 보다는 서머스쿨이나 전문적인 일터에서의 인턴처럼 전문직업과 관련된 일을 선호한다고 보도했다. (p.259) 」


2004.08.21
2004/08/21 04:52 2004/08/21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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殺生

2004/08/16 22:44 / My Life/Diary
바퀴벌레를 죽이는 것이 싫다.

하지만 눈에 보이면 여지없이 레이드를 뿌린다. 레이드를 뿌리면 바퀴벌레는 벌렁 천장을 보고 나자빠진다. 배를 보이고 누운 이상 다시 살아나지는 못한다. 고통에 모든 다리를 부르르 떨다가 서서히 떨림이 적어진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린다. 알을 밴 바퀴벌레는 그 떨림이 더 심하다. 자신이 죽기 전까지 알을 낳고서야 죽어버린다. 母性愛다.

따지고보면 바퀴벌레는 사람에게 이유없이 살해당한다. 바퀴벌레는 어두운 구석에서 살인마의 눈을 피해 숨어있다가 적막 속에 활동하고 살기를 느끼면 재빨리 도망친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우리 인간은 그들이 害를 끼치던 끼치지 않던 눈에 보이기만 하면 무조건 죽이기에 혈안이 된다.

바퀴벌레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면, 끔찍하다. 어느날 외계인이 들이닥쳐서 집 밖을 돌아다니는 인간들을 레이저로 쏴 죽인다고 생각해본다. 그러면 바퀴벌레를 죽이기가 싫어진다. 하지만 어쩌랴 난 인간이고 이 놈은 바퀴벌레인 것을. 죽는 자와 죽임을 당하는 자의 차이는 너무나도 크다.

내가 오늘 죽인 바퀴벌레는 자식들을 먹여 살리러 목숨을 걸고 나온 家長이었는지도 모른다.


2004.08.16
2004/08/16 22:44 2004/08/16 22:44

《샘 월튼 : Made in America》(1992,우리시대사) 를 읽다.

ㆍ샘 월튼, 존 휴이 지음
ㆍ김남주 옮김

「 이것은 기업가 정신과 위험, 고된 노동, 당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알고, 그 곳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기꺼이 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당신의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이 믿지 않을 때조차도 그것을 믿고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이것은 평범한 일을 하는 보통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할 기회와 동기가 주어진다면, 그 무엇이든 성취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p.11) 」

「 즉, 내가 어떤 품목을 80센트에 샀다고 하자. 나는 그것에 1달러의 가격을 매김으로써 1달러 20센트의 가격을 매기는 것보다 3배 이상 많이 팔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품목당 이윤이 반으로 줄어들었는지는 몰라도 3배 이상 많은 물건을 팔게 됨으로써 총이익은 훨씬 늘어났다. 얼마나 간단한가, 하지만 이 간단한 것에 할인판매의 진수가 담겨 있다. 가격을 낮춤으로써 당신은 판매량을 늘릴 수 있다. 어떤 물건에 보다 높은 가격을 매겨 판매함으로써 벌어들이는 것보다 낮은 소매가로 파는 것이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소매상 용어로 말하자면 판매자의 이윤은 보다 낮아지지만 양이 늘어남으로 해서 더 많은 돈을 벌게 되는 것이다. (p.47) 」

「 흐름을 거슬러 온 한 생애를 보낸 이제 나는 <월 마트>의 믿기 어려운 성공의 진짜 비밀 중의 하나는 바로 그러한 성향에 있었다는 것을 확신한다. 우리의 가장 좋은 기회 중 많은 것들이 필요에서 창출되었다. 부족한 재정, 부족한 자금으로 또 그렇게 외따로 떨어진 작은 지역사회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배워야 했고 해야 했던 것들이 우리가 하나의 회사로 성정하는 데 커다란 공헌을 했던 것이다. 우리가 한동안 시도했던 방법으로 재정을 조달했거나 대회사의 지점이 되었다면, 우리는 아마 해리슨이나 로저스 혹은 스프링데일, 그리고 초기에 우리가 들어갔던 그 많은 소도시들에서는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처음으로 배운 커다란 교훈은 바로 그 곳, 미국의 소도시인 바로 그런 곳에 나를 포함하여 어느 누가 꿈꾼 것보다도 많은 사업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p.78) 」

「 나중에 어떤 작가가 아버지를 가리켜 복잡한 계획을 직관적으로 계발하고, 정확하게 그것을 실행하는 위대한 전략가라고 묘사했을 때, 우리는 모두 킬킬대지 않을 수 없었다. 아버지는 변화무쌍하 사람으로, 그 어떤 결정도 신성시하지 않았던 것이다. (p.104) 」

「 얼마 전에 나는 어떤 판매 관계 관행물에서 1976년에 사업에 뛰어든 100명의 최고 할인업자들 중의 76명이 사라지고 말았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우리보다 많은 자본과 가능성을 가지고 더 많은 기회가 있는, 보다 큰 도시에서 사업을 시작했었다. 그들은 잠시 동안 빛나는 스타였지만, 이내 빛을 잃고 사라져갔다. 나는 그 때부터 그들이 쇠하게 된 것이 실제로 무엇 때문인지, 그리고 왜 우리는 전진을 계속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요컨에 그것은 그들이 자신들의 고객을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고, 자신들의 상점을 보살피지 않았으며, 상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태도를 갖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이 회사 사람들을 관리하려고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상점에서 일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고객을 관리하게 하고 싶다면, 당신은 스스로 그 사람들을 볼보아야만 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월 마트>의 성고엥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단순한 핵심이다. (p.117) 」

「 우리의 장기 투자자들은 그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미국 실업계에서 가장 높고 지속적인 순투자 수익으로 그들에게 보답해 왔기 때문이다. 1977년부터 1987년까지 투자자에 대한 우리의 연평균 순투자수익은 46퍼센트였다. 그리고 1991년 일시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우리는 32퍼센트 이상의 순투자수익을 기록했다.

짐작컨대 경영진들 - 우리 회사처럼 커다란 규모의 회사를 경영하는데 시간을 보내는 모든 사람들 - 을 괴롭히는 것은 자기가 맡고 있는 투자자들의 거래 계좌를 항상 크게 동요시키고 있는 자금 책임자들이다. 아다시피 주가가 40달러 내지 42달러로 올라가면 그들은 그 곳에 뛰어들어와서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 이것 보십시오. 이걸 팔아치웁시다. 왜냐하면 이건 너무 올랐으니까요. 과대평가된 주식이란 말입니다. " 그런데 나로서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우리의 회사를 잘 경영하고 있는 한, 우리가 우리의 사람들과 고객들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 한 우리는 성공을 계속할 것이다. 물론 거기에는 이러한 근본적인 것들을 스스로 판단하는 관찰력 및 통찰력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만약 내가 <월 마트>의 주식을 가지고 있거나 그 주주가 되려고 생각하고 있다면, 나는 10개의 <월 마트> 상점에 가서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볼 것이다. " 일하기가 어떻습니까? 회사에서 여러분을 어떻게 대해 줍니까? " 그들의 대답이야말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모든 것들을 내게 알려 줄 것이다. (p.148) 」

「 내가 고려해야 할 모든 것을 뒤떨어지지 않고 처리해낼 수 있었던 한 가지 방법은, 거의 매일같이, 심지어는 토요일 회의를 위해 검토해야 할 서류가 없었을 때조차도 아침 일찍 사무실에 나오는 것이었다. 나에게 있어서 새벽 4시 30분이라는 시각은, 사무실에서 일을 시작하는 데 전혀 이상한 시간이 아니었다. 그러한 새벽 시간은 정말이지 큰 가치가 있었다. 그것은 내가 생각을 하고 계획을 세우고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시간이다. (p.163) 」

「 경험이나 노하우는 부족하지만 정말 그 일을 하기를 원하고, 그 일이 되게 하기 위해서 기꺼이 겸손하게 일할 수 있는 누군가를 데려온다면, 그는 자신에게 결여된 점을 보충해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은 열에 아홉은 사실로 들드러났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그토록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한 가지 방법이다. (p.167) 」

「 내가 제대로 깨닫지 못한 보다 커다란 사실은, 그러한 역설들 - 당신이 가격을 낮추면 낮출수록 더 많이 벌게 된다는 할인판매 원칙 같은 것 - 중의 다른 하나로 판명되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곧, 당신이 동료들과 이익을 나누면 나눌수록 - 그들의 급료를 통해서든, 격려금을 통해서든, 보너스를 통해서든 혹은 주식할인을 통해서든 간에 - 회사에 보다 많은 이익이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경영자가 동료들을 다루는 방식이 곧바로 그 동료들이 고객들을 다루는 방식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동료들이 고객들을 친절하게 대우한다면, 그래서 고객들이 상점에 오고 또 오게 되면, 그것이야말로 이 사업에서 진짜 이윤이 나오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겉치레만 화려한 판매나 비용이 많이 드는 광고로 단 한 번의 구매를 위해 사람들을 당신네 상점으로 끌어들이려는 데서는 이윤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만족한 고객, 성실한 고객, 다시 오는 고객이야말로 <월 마트>의 깜짝 놀랄 만한 이윤의 핵심이고, 그러한 고객들은 우리의 동료들이 다른 상점의 점원들보다 그들에게 더 친절한 대우를 해주기 때문에 우리에게 충실한 것이다. 따라서 <월 마트> 전체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접촉 중에서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은 상점의 동료와 고객 사이에 있다. (p.176) 」

「 정보와 책임을 공유한다는 것은 모든 동반체제에서 중요한 열쇠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책임을 주고 일에 관계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준다. 규모가 커지면서 우리의 철학에 충실한 결과, 실제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우리의 많은 수치들을 회사 외부의 세상 사람들과 공유하게 되는 것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에 대한 모든 것들이 외부에 알려지게 되었다. 개개의 상점에서 우리는 그들 상점의 이익과 구매, 매출액, 그리고 가격 인하액을 공개했다. 우리는 일정한 원칙에 근거하여 그 모든 것들을 그들에게 보여주었다. 나는 책임자나 보조책임자들에 국한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다 우리는 그러한 정보들을 모든 동료들, 모든 시간제 혹은 파트타임 상점 고용인들과도 더불어 공유했다. 그 중의 몇몇 정보들은 분명 외부로 흘러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그 정보들을 우리의 동료들과 공유하는 데서 얻어지는 가치가, 그것들이 외부 사람들에게 알려짐으로써 야기될 수 있는 그 어떤 부정적인 효과보다 크다고 믿고 있다. 그것이 지금까지 우리에게 그다지 많은 해를 끼친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실제로 나는 우리가 줄곧 해온 모든 일들이 오늘날 업계에서 가장 진보된 큰 흐름 중의 하나라는 것을 보도를 통해서 알고 있다. 곧, 정보를 비장하기보다는 공유한다는 것이다. (p.189) 」

「 그들은 론 메이어와 그 진영의 모든 사람들이야말로 우리가 잘 해왔던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했고, 당시 우리가 갖고 있던 기초 원리들, 비용을 계속 낮추고 동료들로 하여금 고객을 돌보도록 가르치는 일, 솔직히 말해 겸손한 자세로 일하는 우리의 원칙들을 무시했다. (p.206) 」

「 철학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항상 이렇게 말해 왔다. 당신 자신의 야망을 보이지 않게 숨기라. 글고 회사의 그 누구가 되었든가에 할 수 있는 한 그를 도우라. 팀으로서 함께 일하라. (p.209) 」

「 소매업의 경력을 통틀어 나는 하나의 지도원리에 충실해 왔다. 그것은 간단한 것으로, 이 책에서 나는 그것을 거듭 거듭 거듭 반복해 왔고, 그래서 여러분이 그 말에 진절머리를 내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쨌든 나는 그 이야기를 다시 하려고 한다. 즉, 소매업에 있어서 성공의 열쇠는 당신의 고객에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한 사람의 고객으로서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당신은 모든 것을 원할 것이다. 좋은 품질, 상품의 폭넓은 구색, 가능한 한 낮은 가격, 당신이 산 물건에 대한 만족 보증, 친절하고 해박한 서어비스, 편리한 이용 시간, 자유로운 주차, 즐거운 쇼핑 경험 등이 그것이다. 당신이 어떤 상점을 방문했을 때 그 상점이 당신의 기대를 넘어 섰다면, 당신은 그 상점을 좋아할 것이다. 그리고 어떤 상점에서 당신이 불편을 겪었거나, 곤경에 처했거나, 논에 띄지도 않는 존재처럼 대우받았다면, 당신은 그 상점을 싫어할 것이다. (p.232) 」

「 내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이렇다. <월 마트>가 커지면 커질수록 작게 생각하는 것이 더 더욱 필요한 일이 도리라는 것이다. 바로 그것 -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커다란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소도시의 소매상이고, 나는 - 우리가 가슴을 펴고 으싣며 막대한 매출액과 이익을 자랑하려고 할 때 - 그것들이 모두 힘겨운 작업과 훌륭한 태도, 그리고 배송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물론 시간제 동료들과 상점 책임자들의 팀워크에 의해 한 번에 한 가지 일, 한 번에 한 상점씩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p.285) 」

「 처음으로 우리를 방문하는 방문객들 중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중역진들의 사무실을 보고 일종의 경악을 금치 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 사무실과 다른 모든 <월 마트> 경영진의 사무실이 트럭터미널 사무실 같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단층의 사무실 - 창고 건물에서 일을 보고 있다. 사무실들은 실제로 그다지 크지 않으며 벽은 비싸지 않은 판넬 벽이다. 우리에게는 멋진 가구나, 두툼한 카펫, 경영진을 위한 바가 설치된 방 같은 것은 결코 없다. 나는 있는 그대로의 우리 사무실을 좋아한다. 우리는 분명 인테리어 상을 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무실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이 다 있고, 아주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 주주들에게 물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p.303) 」

「 짐작컨대 내가 <월 마트> 전체에 걸쳐 자만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토록 강하게 느끼고 있는 한 가지 이유는, 실제로 많은관려적인 절차야말로어떤 제국을 건설한 사람이 갖는 자만의 산물이지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기 주위에 대규모의 스텝진을 구축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 <월 마트>에는 그런 것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 만약 당신이 고객에게 봉사하지 않거나 고객에게 봉사하는 사람들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당신이 필요없다. 작게 생각하는 동시에 우리가 항상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는 또 다른 것이 바로 지나친 자만이다. 당신이 이 곳에서 일하기 위해 적은 자부심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그것을 작게 보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끝내 곤란에 처하고 말지도 모른다. (p.305) 」

「 제1법칙:당신의 사업에 전념하라
그 누구보다도 당신의 사업을 옳다고 믿으라. 나는 내 모든 개인적인 결점 하나하나를, 내 일에 기울인 순수한 열정으로 극복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당신이 이런 종류의 열정을 타고났는지 혹은 그것을 습득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당신에게 그것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만약 당신이 당신으 일을 사랑한다면, 당신은 할 수 있는 한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 그것을 하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당신에게서 나오는 그 열정 - 열기와도 같은 - 을 감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p.321) 」

「 제8법칙:당신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라
만약 당신이 그렇게 한다면 그들은 다시 오고 또 올 것이다. 그들에게 그 들이 원하는 것을 주라 - 나아가 그 이상을 주라. 그들로 하여금 당신이 그들에게 감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하라. 당신의 모든 잘못에 대해서는 보상하라. 변명하지 말라 - 사과하라.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을 지원하라. 내가 일찍이 쓴 것 중 가자 중요한 두 마디 말은 예의 그 첫번째 <월 마트> 간판에 써 있던 것이다. 즉, "만족을 보증합니다."라는 말이다. 그 말들은 아직도 간판에 있고, 그것이 이 모든 차이를 만들어 냈던 것이다. (p.324) 」

「 제9법칙:당신의 비용을 경쟁자보다 낮게 통제하라
이것은 당신이 언제나 경쟁적인 이점을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이다. 25년간의 경영 동안 - <월 마트>가 국가적인 대규모 소매상으로 알려지기 전까지의 오랜 기간 동안 - 우리는 매출에 대한 비용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우리 업계에서 제1위를 기록했다. 당신은 여러 가지 많은 실수들을 할 수 있겠지만, 만약 당신이 효율적인 경영을 한다면 그것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당신이 자니치게 비효율적이라면 당신은 화려할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곧 업계에서 밀려나고 말 것이다. (p.324) 」

「 제10법칙: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라
다른 길로 가라. 관습적인 지식들을 무시하라. 만약 다른 모든 사람들이 어떤 한 가지 방식을 택하고 있다면, 그와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감으로써 당신의 활동 범위를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당신을 손흔들어 세워 당신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하는 많은 사람들에 대비하라. 살아 오는 동안 그 어떤 말보다도 자주 들어 온 말이 바로 다음과 가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즉, 5만명 이하의 인구를 가진 소도시에서는 할인점이 오랫동안 번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p.324) 」


2004.06.15
2004/06/15 04:51 2004/06/15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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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를 K의 가방 속에 몰래 숨겨 들어가 YK와 함께 영화(투모로우)를 보고 영화 상영 도중 들어온 H와 시청 앞 시민광장에서 맥주 피쳐 두 병과 쓰레기 만두를 먹었다.

시민광장에서는 '이상한' 386 콘서트. 바람이 불어 약간은 추운듯한 날씨, 맥주를 먹어도 더운 줄 모르겠다. 시끄럽고 잡다한 노래들이 지나간 후 맨 마지막 차례인 강산에의 노래가 끝나기 전에 자리를 떴다. 지하철에서 내려 집으로 오는 길에 Y의 전화를 받고 역내 창문에 기대어 이야기를 하다 12시가 지나서 역무원에게 쫓겨났다.

집에 돌아와 세수를 하고 Y가 적극 추천한 (제목을 3번 복창해야 했다.) 하림의 '위로'를 몇 번 들었다. 그리고 하림의 다른 노래인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를 수 없이 반복해서 들었다. 아- 좋다.

내일은 화계사에 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음. L은 다음주부터 가자고 꼬드긴다.

2004.06.12
2004/06/12 22:44 2004/06/12 22:44

2002.xx.xx

2002/05/14 23:15 / My Life/Diary
요즘은 (아마 6개월 이상은 되었을 것이다) 베끼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쓸 수 없다. 약 2개월 남짓은 모든 문학적 활동이 정지되었다. 이유를 추적해 보니 나는 글쓰기에는 소질이 없다는 것과 아무리 뛰어난 작문가라 하더라도 실업가 만큼 많은 돈을 벌지 못 한다는 사실을 확연히 인식하게 된 결과인 듯 하다. 늘어난 건 무의식 속에서 써 온 한자어들이고, 덕분에 여기서도 엄청난 남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점 미달로 전과는 불가능 할 듯 하니, 복수전공 후 타 대학 편입을 고려중이다. 술에 취해 널부러지고 전화질하는 생활은 아련한 청춘이었거니, 다시 재생하고 싶지는 않다.

환경은 어린이를 어른으로 만든다.
2002/05/14 23:15 2002/05/14 23:15

2002.05.13

2002/05/13 23:14 / My Life/Diary
사랑의 정리는 사랑의 고백만큼이나 설레다.
2002/05/13 23:14 2002/05/13 23:14

2002.05.11

2002/05/11 23:14 / My Life/Diary
정신없이 사는 요즘, 서점에서 책을 몇 권 들쳐보곤 시간이 없어 봐두었던 책을 계산하고 집으로 가다가 문득 책이 바뀐 것을 발견. 아이보리색상의 표지가 영락없이 똑같았다. 서점의 점원은 " 책을 색깔보고 사시나 보죠? "

이틀 내내 글씨만 쓰다. 오른손이 뻐근함. 집필법(執筆法)을 다시 익힘. signo펜을 하나 구입하다. 1800원, 사면서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김광석, 장나라와 장필순을 듣다.
2002/05/11 23:14 2002/05/1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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