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가 결혼했다. 』 를 강의 세 시간 전에 읽고 들어간 기억이 난다. 분명 세 시간 전이었다 ㅡ 한 시간에 100쪽씩 읽어야 한다는 계산으로 강박감 속에서 억지로 읽기 시작했으니까! 꽤 오래전에 읽은 느낌인데 막상 책장을 뒤져 찾아내 살펴보니 뒷장에 2007년 6월 7일에 구입했다고 적혀있다. 강의 때문에 부득불 읽었던 것인데... 의외로 꽤 재미있었다. 소설을 잘 안 읽기도 하지만, 국내 소설 중에 그렇게나 신나게 읽은 소설은 없었다.
영화는 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안 볼 것 같지만, 영화로 만들어지는 지조차 몰랐다. 기사 제목을 훑어보니 흥행은 되고 있는데 평가는 극과 극이다. 작년 강의 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여자들 조차 거부감을 내보일 정도로 소설 속 <아내>는 굉장히 파격적이었다. 교수가 <아내>에 대한 생각을 물었을 때 긍정적인 대답을 한 사람은 나뿐이었다. (사실 대부분은 소설을 읽지 않았기에 딱히 비규범적인 대답을 할 일이 없기도 했다.)
“제가 프리 섹스를 좋아한다는 건 아니고요, <아내>의 프리 섹스가 이해도 가고 거부감도 없고 괜찮던데요?” 내가 약 1년 5개월 전의 이 말을 기억하는 건 곧장 뒤이어 교수가, “누가 니가 좋아한데? 호호홋~” 하면서 웃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때부터 <교수>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자,『 아내가 결혼했다. 』는 바로 이런 소설이다. 단 한 줄도 인용할 만한 구절이 없는 이 소설은 포르노로 만들어져야 완벽할 수 있다. (비하가 아닌 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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