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끝없는 절망이라 느껴도,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면 내 절망쯤은 접시에 코 박고 어쩔 줄 몰라하는 지진아의 그것처럼 느껴진다. 고통은 상대적인 것이라며 자위해도, 절망은 사치다. 언제나 지나친 사치. “고통이라는 말을 이제 결코 발음하고 싶지 않다.” (최승자)
그들은 필요에 의해서 만나고, 필요에 의해서 헤어질 것이다. 그 만남과 헤어짐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든지 간에.
기다리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러나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를 모른다. 기다리는 게 무언지를 모르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걸까. 기다림의 대상을 확신할 수 있다면,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찾아낼텐데. 기다림의 대상이 나를 스쳐 지나갈 때, 아무 의식도 하지 못할 거라는 불안.
“행복은 하룻밤 늦게 찾아온다.” (다자이 오사무)
왜 모든 게 이해가 되고 마는지…. 왜 아무도 미워할 수 없게 되는 걸까…. 절망스럽게.
TAGS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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