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23

2007/10/23 03:55 / My Life/Diary

시간을 유보하며 사는
아무 것도 원하지 않는
꿈도 미래도 과거도 머릿속에서만 뒤적이는,
마땅치 않은 권위에 따라야만 하는
스스로 그 권위에 속박되는 삶을
알고 있다. 이 기분을. 수년간 느껴왔던 이 막막함, 몸의 뜨거움. 일탈의 온도.
그러나 제행무상(諸行無常)
잠에 들었다, 깨어나면
다시
시간을 유보하며 살고
아무 것도 원하지 않고
꿈도 미래도 과거도 머릿속에서만 뒤적이고
마땅치 않은 권위에 따라야만 하고
스스로 그 권위에 속박되어 살지만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는
하품 같은 삶이다
용기 없는 삶이다
무욕을 가장한 무책임함이다

코피라도 흘리고 싶다
조병(躁病)에라도 걸리고 싶다

효봉 스님은 목 아래 칼을 세워두고 이레를
용맹정진했다는데
혹시 앉아서 자는 법을 터득했던 건 아닐까

2007/10/23 03:55 2007/10/23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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