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29

2007/11/29 18:57 / My Life/Diary
거리를 가득 채우는 가식들. 그 무게에 짓눌리는 것 같다. 구르는 낙엽보다 구부러지는 이들이 더 불쌍하다. 쳐다보지 마라 눈물난다.
2007/11/29 18:57 2007/11/29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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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9

2007/11/29 02:33 / My Life/Diary

선거철이다. 아침ㆍ저녁으로 인사를 받으면서, 5년간의 실정과, 비리 후보를 지나 노동자 후보를 만나니, 만원 짜리 지갑을 팔고 있다. 이명박은 나라의 어른인 대통령 후보에 요구되던 도덕 기준을 단칼에 끌어 내린 공이 있고, 정동영은 그 느글느글함 자체가 공이고, 권영길은 니체가 말한 "권력에의 의지"를 몸소 보여주는 공이 있으니. 이번 대선은 허경영으로 가야겠다. 첫째, 근면하다.(4번째 대선 출마) 둘째, 정치인 답지 않게 진실한 구라를 보여준다. 셋째, 세상이 너무 심심하다.

헛된 버릇이 또 도졌다. 논쟁, 이건 아마 내 생존본능과 연결돼 있는 것 같다. 언제나 곤두서 있는 이 촉수는 조그만 자극에도 반응한다. 눈에는 눈을 찢어 놓고, 이에는 이를 부숴버리는. 그러나 논쟁은 말하자면, 허무를 향해 모든 정력을 쏟는 일이다.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는 그런 오기가 한 발 내딛게 만든다. 예수처럼 왼쪽 뺨을 내줄 생각도 없고, 달라이 라마처럼 허리를 굽힐 생각도 없다. 그래서 항상 문제였다. 끝장날 때 까지, 승리를 거두고 생존을 지속하는 -- 우습지 않은가. 나는 이런 내가 우습다. 말려 들어가지 말자. 내 독설은 한마디면 넘친다. 본능의 충족은 허무한 자기만족일 따름이다.

왜 무력감은 꿈에서만 나타나는가. 몇년 전에는 두 팔에 힘이 빠지는 꿈을 꾸곤 했다. 어제는 두 다리에 힘이 빠지는 꿈을 꾸었다. 동일한 무력감. 그 원천을 알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이 왜 팔에서 발로 전이되었는지. 나를 흔드는 무엇이 있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지만 셋째, 세상이 너무 심심하다. 술을 먹지 않고 잔 탓일까. 오늘은 맥주 한 캔을 마셨다. 닭튀김과 함께, 나는 닭띠 이므로 -- 이것은 고대로부터 행해진 유사주술이다.

" 밤마다 겪는 불길한 모험인 수면에 관해, 대담하게도 사람들은 매일 잠든다고 말할 수 있겠다. 만약 우리가 그것이 위험에 대한 무지의 결과라는 것을 모른다고 가정한다면, 결코 이해하기 어려울 대담성 말이다. " - 보들레르

가끔 세상이 낯설다. 뉴스를 볼 때면 더욱 낯설다. 내가 이런 세상에 살고 있었던가. 갑자기 다른 세상에서 워프한 듯한 낯설음이다. 놀이터에서 정사하는 고등학생, 전국 42개 대학학생회장 이명박 지지 선언. 나도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는 배터진 돼지를 열망한다. 곯아 죽는 것보다는 배터져 죽는 게 나은 세상이다. 전국 42개... 를 주도한 원희룡 의원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명함을 공손히 건네는 모습이 사진처럼 박혀있다. 그뿐이다.

환상. 환상문학. 환타지. 무협지. 그러나 우리가 지구인이라는 사실이 나에겐 이미 너무나 환상적이다.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과 서서히 자리를 맞바꾸는 해와 달은 너무나.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인간 사이의 대화란 너무 가식적이다. 마치 이미 합의된 내용을 주고 받는 기계가 된듯. 세상엔 말이 너무 많다. 하지만 그 무엇도 스스로를 나타낼 수 없다. 방금 쓴, 세상엔 말이 너무 많다... 그리고, 하지만 그 무엇도 스스로를 나타낼 수 없다... 역시 이미 알고리즘화 된 것이 아닐까. 제4자 입장에서는, 세상엔 말이 너무 많다. 나는 오늘 치킨을 먹었다. 를 쓰지 못할 이유와, 이것이 어색하게 느껴질 하등의 이유가 없다. 우리는 어쩌면 정말 너무나 단순한 인풋 펑션 아웃풋의 하등 동물일런지도 모른다.

나는 글쟁이들이 싫다. 책 몇 권 읽고 알만한 내용들 -- 그러니까, 모든 글쟁이들의 머리 속에 들어 있는 내용들 -- 을 대단한 뭐라도 되는 양 까부는 애들이 싫다. 인문학의 위기는 너무 까분 데서 온 것은 아닐까. 왜 이렇게 얘기 하지 못할까. 할 줄 아는 게 책 읽는 거 외엔 없었다고, 몸이 약해서 집구석에서 책 읽는 게 낙이었다고, 먹고 살 걱정 없이 책만 읽으면 됐다고. 그것으로 남을 훈계할 때, 나는 우습다. 그 건방의 극치를 볼 때마다.

물론, 속으로 웃는다.

2007/11/29 02:33 2007/11/29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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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n Foal
수 2006 USA 밤색
전적:(0/0/0) 상금:0
DP:8,19,17,0,2  DI:3.38  CD:0.67
[ 0foals, 0sw AEI ]   [   6 ]
Ecton Park
엑턴파크
밤 1996 USA  G1

23전(6,4,6)
1,503,825 USD
DI:4 CD:0.81
51 f, 3sw 1.37
Forty Niner
포티나이너
밤 1985 USA [I 1600] G1

19전(11,5,0)
2,726,000 USD
681 f, 53sw 2.35
Mr. Prospector
미스터프로스펙터
갈 1970 USA *+{BC} LSB
1195 f, 244sw 4.17
Raise A Native
밤 1961 USA {B} SW
Gold Digger
갈 1962 USA {*} SW
File

밤 1976 USA  SW
10 f, 7 w, 1 sw
Tom Rolfe
갈 1962 USA *+{CP} LSB
Continue
흑 1958 USA {*} w
Daring Danzig

갈 1990 USA  Unr

미전(0,0,0)
0
7 f, 6 w, 2 sw
Danzig
댄지그
갈 1977 USA *{IC} LS
1018 f, 185sw 4.19
Northern Dancer
갈 1961 CAN *+{BC} LSB
Pas De Nom
흑 1968 USA  SW
Impetuous Gal

밤 1975 CAN  G2
12 f, 6 w, 2 sw
Briartic
밤 1968 CAN {1342} G3
Impetuous Lady
밤 1965 USA  unpl
Asian

밤 1985 USA  SW

18전(4,2,2)
67,912 USD
DI:2.11 CD:0.45
7 f, 2 w, 2 sw
Damascus
다마스커스
갈 1964 USA *{IC} LS

32전(21,7,3)
1,176,781 USD
738 f, 71sw 2.71
Sword Dancer
스워드댄서
밤 1956 USA  G1
291 f, 15sw 2.02
Sunglow
밤 1947 USA  G3
Highland Fling
흑 1950 USA  Unr
Kerala

갈 1958 USA {*DC} Unr
13 f, 8 w, 1 sw
My Babu
갈 1945 FR {B} DP
Blade Of Time
흑 1938 USA  Unr
Bamesian

갈 1976 USA 

전(0,0,0)
0
2 f, 0 w, 0 sw
Buckpasser
벅패서
갈 1963 USA +{C} LB
313 f, 35sw 3.94
Tom Fool
갈 1949 USA +{IC} LB
Busanda
검 1947 USA {*DC} G1
Amalesian

갈 1962 USA  w
4 f, 1 w, 0 sw
Ambiorix
갈 1946 FR *+{Q} LSB
Alanesian
갈 1954 USA {*} G1
 근친교배 Inbreeding  계통교배  부마계보  모마계보
 5Sx5S Nearctic 1954 CAN
 
 
 
생산자(Breeder) : Barry Simpson, Shelly Simpson&Wintergreen Farm(Kentucky)
마주(Owner) : 이혜란

Pedigree by www.exhorse.co.kr
2007/11/28 20:35 2007/11/2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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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인스트럭자마 (한♂) 2007

Dosage Profile B I C S P
3 6 13 2 2
Dosage Index : 1.47 Center of Distribution : 0.23
근교계수 : 1.76%

볼포니

CRYPTOCLEARANCE
{IC}
FAPPIANO
{BC}
MR. PROSPECTOR
RAISE A NATIVE
GOLD DIGGER

KILLALOE
DR. FAGER
GRAND SPLENDOR

NAVAL ORANGE
{BI}
HOIST THE FLAG
TOM ROLFE
WAVY NAVY
{R}
MOCK ORANGE
DEDICATE
ALABLUE

PROM KNIGHT

SIR HARRY LEWIS
{Q}
ALLEGED
HOIST THE FLAG
PRINCESS POUT

SUE BABE
MR. PROSPECTOR
SLEEK DANCER

DANCING PARTY
{IC}
DANZIG
NORTHERN DANCER
PAS DE NOM

IRISH PARTY
IRISH LANCER
PARTY FAVOR

데인스트럭
{Q}
DANEHILL
{IC}
DANZIG
{BC}
NORTHERN DANCER
NEARCTIC
NATALMA

PAS DE NOM
ADMIRAL′S VOYAGE
PETITIONER

RAZYANA
{C}
HIS MAJESTY
RIBOT
FLOWER BOWL

SPRING ADIEU
BUCKPASSER
NATALMA

MOONSTRUCK
{CP}
SHIRLEY HEIGHTS
{CS}
MILL REEF
NEVER BEND
MILAN MILL

HARDIEMMA
HARDICANUTE
GRAND CROSS

RIVIERE D′ARGENT
{CS}
NIJINSKY
NORTHERN DANCER
FLAMING PAGE
{R}
GOLD RIVER
RIVERMAN
GLANEUSE
근친교배
  * DANZIG 4S X 3D    NORTHERN DANCER 5S X 4D
  * NORTHERN DANCER 5S X 5D    PAS DE NOM 5S X 4D
   MR. PROSPECTOR 4S X 5S    HOIST THE FLAG 4S X 5S
   NORTHERN DANCER 4D X 5D    NATALMA 5D X 5D
Pedigree by KRA 말등록원
2007/11/28 02:49 2007/11/28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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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10R

THE JAPAN CUP(G1)


November 25, 2007, 2400m, Turf Firm, Fine
INT DSN, Special Weight, 3-Year-Olds & Up, Open Class, Value of race: 481,400,000 Y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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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 Bk Hs Horse Sex
Age
Weight
(Kg)
Position Finish
(1/10s)
Margin Win
Fav
Win
Odds
1c 2c 3c 4c
1st 2 4 Admire Moon(JPN)
C4
57.0



2:24.7
5 10.9
2nd 1 2 Pop Rock(JPN)
H6
57.0



2:24.7 HD 4 10.5
3rd 5 10 Meisho Samson(JPN)
C4
57.0



2:24.7 NK 1 1.8
4th 6 11 Vodka(JPN)
F3
53.0



2:24.9 1 2 6.1
5th 8 18 Delta Blues(JPN)
H6
57.0



2:25.1 1 1/4 14 147.2
6th 3 5 Chosan(JPN)
H5
57.0



2:25.2 NK 10 63.0
7th 4 7 Papal Bull(GB)
C4
57.0



2:25.5 2 9 52.2
8th 4 8 Artiste Royal(IRE)
H6
57.0



2:25.6 3/4 7 37.2
9th 6 12 Fusaichi Pandora(JPN)
F4
55.0



2:25.7 NK 12 74.8
10th 5 9 Inti Raimi(JPN)
H5
57.0



2:25.9 1 1/2 3 7.4
11th 8 16 Saddex(GB)
C4
57.0



2:25.9 HD 11 73.2
12th 1 1 Erimo Harrier(JPN)
G7
57.0



2:26.0 1/2 16 205.1
13th 2 3 Cosmo Bulk(JPN)
H6
57.0



2:26.1 3/4 13 110.1
14th 7 14 Dream Passport(JPN)
C4
57.0



2:26.2 1/2 6 16.0
15th 7 15 Rosenkreuz(JPN)
H5
57.0



2:26.4 1 17 224.5
16th 7 13 Hiraboku Royal(JPN)
C3
55.0



2:27.2 5 18 258.7
17th 8 17 Halicarnassus(IRE)
C3
55.0



2:27.7 3 15 165.9
18th 3 6 Victory(JPN)
C3
55.0



2:28.9 7 8 48.4

Pas.tm(1/10s.)
12.9 - 23.6 - 35.6 - 47.9 - 60.1 - 72.8 - 85.6 - 98.2 - 110.4 - 121.7 - 132.8 - 144.7
Lap tm(1/10s.)
12.9 - 10.7 - 12.0 - 12.3 - 12.2 - 12.7 - 12.8 - 12.6 - 12.2 - 11.3 - 11.1 - 11.9

FP Horse Sire
Dam
Dam's sire
Dam's dam
Jockey
Trainer
Owner
Breeder
1st Admire Moon(JPN) End Sweep
My Katies
Sunday Silence
Katies First
Yasunari Iwata
Hiroyoshi Matsuda
Darley Japan Farm Co. Ltd.
Northern Racing
2nd Pop Rock(JPN) Helissio
Pops
Sunday Silence
Pop Singer
Olivier Peslier
Katsuhiko Sumii
Katsumi Yoshida
Northern Farm
3rd Meisho Samson(JPN) Opera House
My Vivien
Dancing Brave
Will Princess
Yutaka Take
Shigetada Takahashi
Yoshio Matsumoto
Koki Hayashi
4th Vodka(JPN) Tanino Gimlet
Tanino Sister
Rousillon
Energy Tosho
Hirofumi Shii
Katsuhiko Sumii
Y.Tanimizu
Country Bokujo
5th Delta Blues(JPN) Dance in the Dark
Dixie Splash
Dixieland Band
Ocean Jewel
Yuga Kawada
Katsuhiko Sumii
Sunday Racing Co. Ltd.
Northern Farm
6th Chosan(JPN) Dance in the Dark
Stay Young
Soccer Boy
My Profile
Norihiro Yokoyama
Toshiaki Shimizu
Naoyoshi Nagayama
Naoyoshi Nagayama
7th Papal Bull(GB) Montjeu
Mialuna
Zafonic
Mamaluna
Ryan Moore
Michael Stoute
Mrs.J.Magnier Mr.D.Smith&Mr.M.Tabor
B. H. and C. F. D. Simpson
8th Artiste Royal(IRE) Danehill
Agathe
Manila
Albertine
Joe Talamo
Neil Drysdale
David Heerensperger
Dayton Investments Ltd
9th Fusaichi Pandora(JPN) Sunday Silence
Lotta Lace
Nureyev
Sex Appeal
Shinji Fujita
Toshiaki Shirai
Fusaro Sekiguchi
Northern Farm
10th Inti Raimi(JPN) Special Week
Andes Lady
Northern Taste
Peru Sport
Tetsuzo Sato
Shozo Sasaki
Sunday Racing Co. Ltd.
Northern Farm
11th Saddex(GB) Sadler's Wells
Remote Romance
Irish River
Aviance
Torsten Mundry
Peter Rau
Stall Avena
The Niarchos Family
12th Erimo Harrier(JPN) Generous
Erimo Hustler
Bravest Roman
Depgleef
Koshiro Take
Hidetaka Tadokoro
Toshiharu Yamamoto
Erimo Nojo
13th Cosmo Bulk(JPN) Zagreb
Iseno Tosho
Tosho Boy
Marumi Chief
Masami Matsuoka
Kazunori Tabe
Big Red Farm
Kano Bokujo
14th Dream Passport(JPN) Fuji Kiseki
Grace Land
Tony Bin
Golden Sash
Katsumi Ando
Hiroyoshi Matsuda
Saison RaceHorse Co. Ltd
Shadai Corporation Ltd.
15th Rosenkreuz(JPN) Sunday Silence
Rose Colour
Shirley Heights
Rosa Nay
Yusuke Fujioka
Kojiro Hashiguchi
Sunday Racing Co. Ltd.
Northern Farm
16th Hiraboku Royal(JPN) Tanino Gimlet
Mars Violet
Mr. Prospector
Spit Curl
Hiroki Goto
Ryuji Okubo
Hirata Farms Co. Ltd.
Tsuji Bokujo
17th Halicarnassus(IRE) Cape Cross
Launch Time
Relaunch
Pride's Palace
Darryll.P.Holland
Michael Roger Channon
Box41
Yeomanstown Lodge Stud
18th Victory(JPN) Brian's Time
Grace Admire
Tony Bin
Ballet Queen
Christophe Lemaire
Hidetaka Otonashi
Hideko Kondo
Hideko Kondo

Video & Result by Japan Racing Association (http://www.jra.go.jp/)
2007/11/26 07:39 2007/11/26 07:39

이영애

2007/11/25 23:00 / My Life/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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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5 23:00 2007/11/2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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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4

2007/11/24 19:49 / My Life/Diary

기형도를 끝내고, 완전히 끝낸 것은 아니지만, 세차게 내리는 비를 피해 헬스 하는 친구와 막걸리와 맥주를 마셨다. 그는 오늘 헬스를 갔다 왔으므로 술을 마셔야 한다. 빈 속이라 사이다와 섞어서 두 통을 마시자, 비렸다.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맥주를 마시러 풍경 속으로, 비는 그쳤다. 놀랍게도 풍경은 비었다. 폭우로 인해 물이 넘쳤다고... 그래서 우리는 스팅으로 향했다. 스팅은 풍경보다 더 비싼데, 지상 주점과 지하 주점의 차이인가. 마른 안주와 맥주 삼천을 마시고, 왜 병맥주는 휴지로도 열리는가에 대한, 그리고 선배 한 마리를 씹고, 오백을 한 잔 씩 더 마시고 집에 왔더니, 모기는 아직 날고, 쓰레기통은 내장을 다 털고 자빠져서, 물 옷을 입고 잠에 들었다. 근래 거의 자지 못했으므로, 15시 경에 한번 깼다가, 비린내가, 옷을 벗고 다시 잠에 들어, 18시에 깼다. 책상에는 기형도가 널부러져 있고, 아으 칼국수처럼 풀어져 내린 어둠이 방 안에.

2007/11/24 19:49 2007/11/24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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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s Invitation to the Classical Fantasy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



들레르의 산문시집 "파리의 우울"은 필자가 학교 다니던 시절, 문학도 사이에서 꽤나 인기가 있었다. 몇몇 문학하는 친구들은 그 시집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며 온갖 개폼을 다 잡았다. 카알라일이 "우울한 과학(dismal science)"이라고 명명한, 문학적 색채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건조하고 재미없는 경제학을 전공하던 우리들은 그들의 개폼을 점잖게 비난했다. 지나친 지적知的유희요, 감성의 낭비라고.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의 우리들도 참 웃기는 구석이 많았다.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플레이보이 잡지 보듯 몰래 숨어서 읽어본다던가, 무미건조한 사뮤엘슨의 "경제학 원론"에 진한 감동을 느낀다던가...

제학에서 마셜이 없었다면 케인즈도 없었듯이, 한 선구적인 낭만파 시인이 없었다면 파리의 우울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으리라. 그 시인의 이름은 루이 베르트랑. 보들레르에게 깊은 영향을 준 그의 작품은 "밤의 가스파르". 보들레르는 밤의 가스파르를 20번쯤 읽은 후 그와 비슷한 작품을 쓰고 싶은 열망에 휩싸여 파리의 우울을 썼다고 전해진다. 가난과 질병 속에서 짧고 우울한 인생을 살았던 베르트랑은 진정 선구적인 예술운동가였다. 말라르네는 입버릇처럼 말했다. "베르트랑을 읽어라. 거기에 모든 것이 다 있다." (이 부분은 후생경제학의 창시자 피구가 그의 제자들에게 항상 하던 말을 생각나게 한다. "마셜을 읽어라. 거기에 모든 것이 다 있다.")

의 가스파르는 상징주의, 혹은 초현실주의 시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한 위대한 음악작품을 태어나게 했다. 필자가 판단컨대, 전 음악사를 통틀어 "물"을 묘사한 곡 중 두 번째로 잘 된 곡, "옹딘(Ondine)"이 바로 그것이다. 옹딘을 들으면 파도치는 물결이 보인다. 포말泡沫로 부서지는 물결은 스치듯 우리 곁을 지난다. 이윽고 화성의 아름다움이 환상의 세계로 이어진다... 이 곡은 음악사에 있어서 인상주의印象主義 작곡자로 분류되는 모리스 라벨의 작품이다. 라벨은 밤의 가스파르에 나오는 정밀한 어법을 그대로 피아노 음악으로 바꾸어, 3곡으로 이루어진 동명同名의 피아노 곡, "밤의 가스파르"를 썼다. 이 작품 중 제1곡이 옹딘이다.




● Maurice Ravel (1875~1937)

벨을 드뷔시의 그늘에 가린, 인상주의의 2인자로 보는 견해는 온당치 못하다. 그의 선율은 관능적이고 독창적이다. 드뷔시와 자세히 비교해 보면 곡의 전개방식도 딴판이다. 다만 화성이 주는 인상印象은 비슷한 경우가 있다. 인상파를 "인상"에 의해 판단하는 잘못된 관습 때문에 라벨은 부당하게도 드뷔시의 아류로 평가받는 것이다. 물론 라벨이 드뷔시로부터 받은 영향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 라벨의 유일한 현악 4중주는 드뷔시의 격려가 없었다면 라벨 자신에 의해 상당부분 고쳐졌을지도 모른다. 현대적 현악 4중주곡으로서 매우 높이 평가되는 이 작품은 원래 1903년, 파리음악원의 작곡경연대회에 제출되었다. 하지만 엄청난 혹평이 쏟아졌다. 프랑스 음악의 선구자 생 상스마저 라벨의 불협화음을 참지 못했다. 좌절에 빠져 개작改作까지도 생각하던 라벨에게 드뷔시는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 주었다. "나의 모든 음악과 음악의 여신

에 맹세코 하는 말인데, 자네의 현악 4중주곡 중에서 어떤 부분도 바꾸지 말라..."

랑스 사람이 아닌 라벨이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분류되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irony)이다. 라벨의 아버지는 스위스 태생의 철도기술자였고, 어머니는 바스크 태생이었다. 라벨이 태어난 곳은 시브르라는 어촌. 프랑스령이라고는 하지만 스페인과의 접경지대여서 스페인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던 고장이었다. 비록 태어난지 3개월만에 온 가족이 파리로 이주하여 전 생애를 프랑스에서 보내게 되지만, 라벨은 시브르를 평생 마음의 고향으로 여겼다. 레종 도뇌르 훈장을 거부한 그였지만, 시브르의 강변을 "모리스 라벨 강변"이라 명명하는 기념식에는 기꺼이 참석하였다. 라벨의 곡에서는 스페인적인 요소를 자주 볼 수 있다. "하바네라", "말라게냐", "볼레로", "스페인 광시곡", "스페인의 한 때" 등, 제목에서부터 스페인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 여럿 있다.

벨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 준 작품은 역시 "볼레로"다. 화성과 리듬이 시종일관 반복되는 이 무곡舞曲은 그야말로 전세계를 폭풍과도 같이 휩쓸었다. 라벨의 볼레로는 동명同名의 스페인 전통무곡과는 사뭇 다르다. 선율에 스페인의 정취가 약간 묻어나기는 하나, 리듬이나 템포가 아주 달라서 스페인의 전통무곡 "볼레로"와는 무늬만 같다. 사실 이 곡의 템포는 무곡이라기에는 너무 느리다. 하지만 느린 템포를 일관성 있게 받쳐주는 작은 북 소리가 듣는 이들의 마음에 묘한 여운을 남긴다. 마치 춤을 추거나 춤추는 사람들을 보는 듯한... 작곡된 지 70년이 넘는 볼레로가 현대극이나 현대무용, 심지어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은 라벨의 작풍作風이 얼마나 현대적이었는가를 잘 말해준다.

레곡 "다프니스와 클로에"는 음악적 회화다. 작품의 기저에는 "18세기 프랑스의 화가들이 상상했던 그리스의 모습"이 깔려 있다. 이 작품의 상연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었던 모양이다. 러시아 발레단의 대부, 디아길레프가 런던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연비용초과를 이유로 공연에서 합창단을 빼자는 제안을 할 정도였다. 라벨은 이를 신랄히 반박하였고, 그 결과 두 예술가 사이에는 서신을 통한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문화예술과 관련된 아주 흥미있는 논쟁이었으므로 런던 타임즈에서 이를 게재하기까지 했다.

아길레프는 라벨의 또 다른 발레곡, "라 발스"의 공연을 거부함으로써, 역설적逆說的으로 음악계에 큰 이득을 남겼다. 라 발스가 그 때 발레로서 공연되었다면, 발레곡이라는 인상으로 인해 관현악곡으로서의 가치가 쉽게 드러나지 않았으리라. 이 작품을 왈츠에 불과하다고 생각한 디아길레프에게 라벨은 절교를 선언했다. 절교 정도로는 성이 안 찾던지 그 사건 이후 5년 뒤 그를 우연히 만났을 때 결투를 신청하기까지 했다. 라 발스는 꿈틀거리는 생명력이 점점 고조되는 과정을 거쳐 마침내 화산의 폭발처럼 분출하는, 현란하고 격렬한 모습을 담고 있다.

페라 "스페인의 한 때"는 초연부터 대성공을 거두었다. 가사가 명확하고 위트가 풍부한 이 오페라에서 라벨은 어머니를 통해 느끼고 있던 스페인의 분위기를 멋지게 살려내었다. 실로 20세기 오페라사에 남을 만한 위대한 작품이다. 마음의 고향인 스페인은 라벨의 창작열을 끊임없이 자극하였다. 관현악곡 "스페인 광시곡"에는 스페인의 정열이 배어 나온다. 비교적 초기작품인 "하바네라"에는 독특한 스페인 무곡舞曲의 리듬이 생생히 살아있다.

"어린이와 마술"은 스페인의 한 때와 상당히 대조적인 스타일의 오페라이다. 스페인의 한 때가 라벨 초기의 풍부한 화성을 품고 있다면, 어린이와 마술은 과감한 생략에 의한 간결한 선율을 강조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뮤지컬 코메디의 방식과 재즈풍의 작곡기법을 절묘하게 도입하여, 표면에 흐르는 세련미와 어린이의 단순함이라는 모티브를 무리없이 조화시키고 있다.

주 드나들던 살롱의 주인, 에드몽 드 폴리냑 대공부인에게 바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19세기 최후의 명곡중 하나이다. 한 젊은 스페인 왕녀를 위한 만가輓歌를 구상했던 라벨은 생각을 바꾸어 그녀가 생전에 궁전에서 추었을 춤, 파반느를 소재로 악상을 전개하였다. 스페인 왕녀를 생각했다고는 하나 이 작품에는 스페인적인 요소가 극도로 억제되어 있다. 자신에 대해 가혹하리만큼 비판적이었던 라벨은 후일 이 곡을 '빈약한 형식에 단점만이 가득하다'고 자평했다. 음악사 상 손가락에 꼽을만한 겸손한 평이다. 실제 이 곡은 피아노의 시인 쇼팽을 무색하게 할만큼 아름답고 시적詩的이다.

벨은 화성법 강의를 들으며 고생하는 음악도들의 꿈이요, 희망이다. 20세기 최고의 화성和聲의 대가라 일컬어지는 라벨도 화성학 과목에서 3년 동안이나 낙제를 하였으니까. 신이 만든 천재는 범인凡人의 눈으로 평가할 수 없다. 정상적인 진도는 범인凡人의 몫이다. 또한 정상적인 진도가 성공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화성학 낙제생이 반드시 훌륭한 작곡가가 된다는 보장은 더 더욱 없지만...

자의 무지 때문인지, 라벨의 연인에 대한 기록은 보지 못하였다. 예술가에게 비교적 흔한 연애사건이 없다는 것은 의외이다. 특히 모리스 라벨같이 정열의 음악을 작곡한 예술가의 경우에는... 혹자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 정신적 유아증상 내지 자기애自己愛 성향을 보였다고 분석한다. 필자는 이와는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라벨의 음악인생은 연애를 허용하기에는 너무나 정돈되고 꽉 짜여져 있었다는...

벨이 1927년에 미국 순회연주를 갔을 때의 일이다. 이미 "랩소디 인 블루"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던 거쉰이 라벨을 방문하였다. 놀랍게도 거쉰은 라벨의 제자가 되고자 했다. 라벨은 이를 주저없이 거절했다. 일류급의 거쉰이 구태여 이류급의 라벨, 즉 라벨의 아류亞流가 될 필요는 없다는 이유로...

벨은 1937년에 죽었다. 그의 사인은 뇌 손상이었다. 5년 전의 자동차 사고로 인해 그는 뇌를 다쳤었다. 이 천재의 말년은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표현장애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글로 정확히 표현할 수 없었다. 머리 속의 악상을 악보에 옮길 수 없었던 것이다.

은 시절, 라벨은 5년간이나 로마대상에 도전했지만 보수적인 심사위원들은 라벨의 음악을 거부했다. 이로 인해 모든 상에 대한 반감이 생겼다. 프랑스 최고의 명예인 레종 도뇌르 훈장을 거부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수훈을 거부한 후 친구에게 한 말이 인상적이다. "훈장을 거부한 것은 나로서는 순수한 허영이다."

딘이 물을 묘사한 작품 중 음악사 상 두 번째로 잘 된 곡이라면 첫째가는 곡은? "물의 유희"다. 폭포, 시내, 분수...모든 물이 내는 소리가 영감靈感의 원천이다. 작곡자는? 물론 라벨이다.            
 

노재봉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영본부장

jbro@kiep.go.kr

http://www.artlifeshop.com/bin/webzine.php?num=746
2007/11/22 01:21 2007/11/22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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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호 목차보기
 

기획특집

우울증의 원인


박원명<가톨릭의대 성모병원 정신과>가톨릭의대 졸업
미국 하버드의대 McLean Hospital 방문교수
現 가톨릭대학교 정신과 교수
대한조울병 포럼 대표
대한우울조울병학회 총무이사 및 간행위원
신경정신약물학 교과서 편찬위원
세계정신과학회(World Psychiatry Association, WPA)
Asia-Pacific Regional Meeting 재무이사

우울증의 원인

서론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 불안, 신체증상, 무감동, 인지 장애를 포함한 다양한 증상으로 구성된 질환이다. 그러나 정신운동 지연과 정신운동 초조, 수면과다와 불면 등의 일부 증상들은 서로 상반되는 성향을 가지면서도 모두 우울증에서 관찰될 수 있기 때문에, 우울증의 기전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원인이 명확한 하나의 질환이라는 개념보다는 여러 증상들이 모여 있는 복합증후군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올바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울증의 병태생리와 증상 간의 연관성을 찾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부터 우울증의 발병에 관련된 기전을 밝히려는 연구는 꾸준히 지속되어 왔다.

초기의 연구는 우울증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에 비중을 두고 시도되었다. 여러 학파의 연구자들이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유아기 때의 심리적 손상에 대한 다양한 가설을 세웠으며 이 가설을 증명할 수 있는 많은 의미 있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기도 하였으나 우울증에 대한 심리학적 가설들의 일치된 의견은 거의 없었다.

이런 가운데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생물학적 접근방법에 점차 연구의 비중을 두게 되었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우울증의 기전과 연관될 수 있는 많은 생물학적인 현상들이 밝혀졌다. 하지만 생물학적인 분야에서도 역시 우울증의 원인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까지의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결론은 다른 질병이나 장애들과 달리, 우울증의 원인에 대해서는 간단 명료하게 설명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은 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에도 영향을 받지만 유전적인 요인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이것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건강한 부모에 의해 양육되었을 때도 우울증이 나타난다는 사실에서 확인된다. 또 주변의 스트레스가 우울증의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명확하지만 수면장애나 식욕변화 등의 많은 증상들은 우울증의 발병에 생물학적인 기전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강력히 시사하기도 한다. 따라서 본 원고에서는 현재 우울증의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는 여러 증거들을 생물학적인 부분과 심리적인 부분으로 분류하여 논하고 이것에 대해 고찰해 보기로 한다.

생물학적인 접근

1] 유전적 요인

우울증이 인생경험이나 성격적인 요인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는 일반적인 견해와는 달리, 실제로 개인의 우울증에 대한 취약성은 태어나면서부터 유전적인 성향에 의해 결정지어진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많은 연구들이 있다.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일란성 쌍둥이의 주요우울장애에 대한 일치율은 약 50%로 생각되고 있으며, 이란성 쌍둥이의 경우 10~20%로 생각된다. 우울증의 유전적 경향은 양극성 장애(조울병)와 비교해 보았을 때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에는 낮으며 이란성 쌍둥이의 경우에는 비슷한 정도의 수준으로 생각된다. 이 결과는 유전적 경향이 질병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유전만으로는 우울증의 발병을 전부 설명할 수는 없으며 다른 요인들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고 있다. 실제 많은 경우에서 우울증의 발병 이전에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는 중요한 환경적인 요인이 선행하고 있기도 하지만, 같은 환경적인 조건이라면 우울증이 생기는 여부는 강력하게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된다.

 

2] 신경생화학적 요인

아직까지도 인간의 뇌에 대한 지식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우울증으로 인한 실제 뇌의 변화 역시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우울증과 연관된 가장 중요한 생물학적 요인은 바로 신경전달물질 기능의 장애일 것이다.

신경전달물질이란 뇌의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화학물질이다. 뇌에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수 많은 신경전달물질이 있지만 현재까지의 연구결과 인간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신경전달물질은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등 세 가지로 알려져 있다.

정상적인 뇌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이 하나의 신경세포에서 다음 신경세포로 빠르게 신호를 전달하고 이런 전달이 수 차례 반복되어도 후반부에 있는 신경세포에서는 처음의 신경세포처럼 강력한 신호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서는 기분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 신경세포를 거치게 되는 경우 신호가 잘 전달되지 않거나 신호의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현재까지의 연구를 통해 이 세 가지 신경전달물질의 기능 장애에 대해 많은 사실들이 밝혀졌지만, 신경전달물질들은 서로 복잡하게 연관되어 서로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신경전달물질의 활성도가 감소해서 우울증이 발병한다고 단순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런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우울증을 일으킨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이 이론을 바탕으로 개발된 다양한 항우울제들을 통해 수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치료되었다는 사실은 우울증의 발병에 있어 신경전달물질의 역할을 명확하게 입증하고 있다.

현재도 우울증의 신경생화학적 요인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개발될 새로운 항우울제는 우울증의 완치를 목표로 하는 치료적 방법으로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3] 신경내분비학적 요인

우울증에서 흔히 관찰되는 식욕저하, 성욕감퇴, 일중주기(circadian rhythm)의 이상 등의 생리적 증상들은 우울증과 생물학적인 원인과의 연관성을 강력히 시사하며 많은 연구자들은 특히 신경내분비학적인 관점에서 그 기전을 밝히려고 시도해왔다. 그 가운데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축(hypothalamus-pituitary-adrenal axis, HPA 축)의 활성도 증가로 인한 cortisol의 분비 증가는 우울증에서 가장 일관되게 보고되는 결과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덱사메타존 억제 검사(dexamethasone suppression test, DST)를 시행하게 되는데 이 검사는 1970년대부터 시행되었으며 당시에는 DST 하나로 우울증을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큰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내인성 우울증, 단극성 우울증 및 melancholia형의 우울증의 경우 DST에 양성 반응을 보이는데, 이는 시상하부에 corticotropin releasing hormone(CRH)의 분비증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CRH의 분비증가는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장애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CRH의 분비증가와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중 어느 것이 더욱 근본적인 장애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처음에는 DST를 우울증을 진단하는데 이용하고자 하였지만, 우울증 이외의 다른 장애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자주 관찰되어 현재는 진단적 도구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DST는 임상적으로 약물에 대한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상태지표(state marker)로서의 역할을 하여 우울증이 치료되어 증상이 호전되면 정상반응을 보이게 된다. 우울증이 호전되어 DST가 정상으로 회복된 후, 추적조사에서 DST가 다시 양성의 결과를 보이게 되면 임상적으로 재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하지만 DST는 민감도가 40~67% 정도이고, 위양성이 5~10%에 이른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 외에도 우울증 환자에서는 갑상선 기능이상이 적지 않게 발견되며, 우울증 환자의 약 1/3에서 thyrotropin releasing hormone(TRH)에 의한 thyroid stimulating hormone(TSH)의 반응이 저하되어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TRH 자극 검사를 이용하여 우울증을 진단하려는 노력이 있어왔다.

일부 우울증 환자에서 수면 시 성장 호르몬 분비 증가가 관찰되지 않으며 clonidine에 의한 성장 호르몬 분비 증가도 관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초로 성장 호르몬의 검사를 통해 우울증을 진단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현재까지 특별한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어 있으면 항우울제에 의한 치료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또한 우울증 환자에서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소마토스타틴이 감소되어 있다는 보고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4] 수면 및 생체리듬의 장애

수면장애는 우울증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증상 중의 하나로 우울증 환자들은 밤에 잠이 들기 어렵거나 중간에 자주 깨기도 하고, 또 새벽에 일찍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하기도 한다.

일부의 환자에서는 이런 수면장애의 증상들이 모두 나타나기도 하며 어떤 환자들은 이와 반대로 낮 동안에도 지나치게 졸리며 잠을 많이 자게 된다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들의 수면과 연관된 생리적인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를 시행하였을 때, 전반적인 수면시간의 감소, REM(rapid eye movement) 수면의 증가, 서파 수면의 감소, REM 잠복기(일반적으로 잠들기 시작하여 첫 REM 수면이 나타날 때까지의 시간)의 단축 등이 관찰된다.

이런 수면의 변화는 내분비 이상과 관련된 일중주기(circadian rhythm)의 장애로 인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으며, 특히 일중주기가 앞으로 당겨진 위상전진이 우울증의 발생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우울증 환자에게 수면박탈을 시도하였을 때 치료적인 효과가 나타나거나 계절성 우울증을 보이는 환자에게 광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이를 지지하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그러나 생체리듬과 우울증과의 관계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심리학적인 접근

1] 스트레스

스트레스가 단독으로 우울증의 발병 원인이 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증상의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삽화가 발생하기 전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이것은 첫 삽화의 경우 더욱 명확하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우울해질 수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몇 일 또는 몇 주 내에 이것을 극복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스트레스로 인한 생물학적 변화는 환자가 가지고 있는 생물학적 소인과 결합하여 신경전달물질의 지속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이것이 우울증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생물학적 소인이 강한 사람은 별다른 스트레스 없이도 우울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첫 번째 우울삽화 시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경험하지만 이후에는 스트레스 없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것은 한 번 우울증이 발병하면 뇌의 생물학적 균형이 불안정해져 이후에는 매우 약한 스트레스나 특별한 스트레스 없이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상실(loss)와 관련된 주제이다. 배우자나 부모, 자녀 등의 가까운 가족의 죽음을 포함한 친밀한 인간관계의 상실, 직장 등 자신에게 중요한 사회적 환경의 상실, 경제적 능력의 상실, 육체적 건강의 상실 등은 우울증에 선행하는 대표적인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다.

2] 정신역동이론

프로이트(Freud)에 의해 시작된 정신분석이론은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그 이론이 확대 되었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저서인 ‘애도와 우울(mourning and melancholia)’에서 애도반응과 우울증을 구분하였다. 프로이트는 애도반응을 유발하는 사건은 실제 중요한 대상을 상실하는 것이지만 우울증에서는 상실된 대상이 실제적인 것이 아니고 감정적인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또 애도반응의 경우 이성적으로 안정된 자존감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우울증의 경우 심각한 자존감의 손상을 느끼며 자기비난과 죄책감이 동반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자기비난의 이유로 외부를 향했던 분노가 자기 내면으로 향했기 때문이며 이는 환자 자신과 상실된 대상이 동일시 되었기 때문으로 생각하였다. 이후의 저서에서도 우울증 환자는 엄격한 초자아를 가지고 있으며 환자의 죄책감은 자신을 사랑해 주던 대상을 공격하였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아브라함(Karl Abraham) 등에 의해 확장된 이론에 따르면 우울증은 ① 구강기에 어머니와의 관계에 장애가 있던 사람이 ② 실제 혹은 상징적인 대상의 상실을 경험하고 ③ 상실의 고통을 견디어 내기 위해 함입(introjection) 이라는 방어기제를 사용하여 상실한 대상을 자신의 내면으로 간직하며 ④따라서 상실한 대상에 대해 지녔던 분노나 공격성이 자기 자신을 향하게 되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우울증이 자존감의 상실로부터 기인한다는 주장도 있다. 자신이나 자기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대상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그 대상이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우울증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3] 성격 특성

모든 성격에서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우울증이 더 쉽게 발생한다고 증명된 특정한 성격 유형은 없다. 그러나 불안의 수위가 높고 고민이 많은 성격유형이거나, 주변상황에 대해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성격유형, 수줍음이 많고 대인관계에 대해 회피적인 성격유형을 가진 사람은 환경적인 요인에 취약한 경우가 많다. 또 강박적이거나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은 매사에 자기 자신에 대해 높은 기준을 제시하며 자신이 이러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게 되면 자존감에 손상을 입거나 죄책감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러한 사람들은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 자신은 할만큼 하는데 상대방은 자신만큼 해주지 못한다고 느끼며 상처를 입을 가능성도 높다.

4] 인지행동이론

아론 벡(Aaron T. Beck)은 1960년대에 체계적인 임상적 관찰과 실험적 검증으로부터 우울증의 인지모형을 발전시켰다.

그는 우울증에 잘 걸리는 사람들에게서 자기 자신과 자신의 미래,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바라보는 세 가지 특징적인 사고의 패턴을 발견하였는데 이것을 인지 삼제(cognitive triad)라고 한다.

우울증 환자의 인지 삼제란 ① 자기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며, ② 자기 자신을 둘러싼 세상도 자신을 못살게 굴거나 요구만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③ 미래도 비관적으로만 생각하는 인지적인 왜곡을 말한다. 이런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반대되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부정적인 사고에 대한 신념을 유지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임의적인 추론(arbitrary inference: 결론을 지지하는 증거가 없거나, 증거가 결론과 배치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결론을 이끌어 내는 과정), 선택적 추상화(selective abstraction: 중심에서 벗어난 한 가지 세부 특징에 초점을 기울이며, 더욱 현저한 다른 특성은 무시한 채 이러한 경험의 단편에만 기초하여 전체 경험을 개념화 하는 것), 과일반화(overgeneralization: 하나 혹은 그 이상의 특수한 사건들에 기초하여 일반적인 법칙이나 결론을 도출하고 이러한 법칙을 관련되지 않는 상황까지 광범위하게 확장하는 것) 등의 사고방식이 작용하게 된다.

잘못된 자신의 패턴을 통해 세상을 파악하는 인지적 왜곡을 우울유발 도식(depressogenic schema)이라고 하며 이러한 이론에 근거하여 환자가 가지고 있는 인지적인 왜곡을 체계적인 방법으로 교정하고 새로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도록 하는 치료가 인지치료이다.

행동이론에서는 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을 통해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동물에게 회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지속적으로 불쾌한 자극을 주었을 경우 처음에는 그 자극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애를 쓰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포기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노력과 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학습하게 된다.

이런 동물은 다른 환경에 놓이게 되어도 자신의 노력이 상황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학습되어 있기 때문에 불쾌한 자극을 벗어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게 되는데 이것을 학습된 무력감이라고 한다. 행동이론에서는 인간도 동일한 과정을 통해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으며 자신이 상황을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긍정적 경험을 통해 학습된 무력감을 약화시키는 것이 우울증에 대한 행동치료의 목표이다.

결론

지금까지 우울증의 원인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이론에 대해 살펴보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우울증은 하나의 단일한 질환이라기보다는 생물학적 원인과 심리적 원인의 다양한 조합에 의해 발생하는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이론이 옳다고 주장하기는 매우 어렵다.

최근에는 기존의 이분법적인 접근태도를 통합하려는 연구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우울증의 신경심리학적 연구와 뇌영상연구를 결합하여 뇌의 신경해부학적 병변을 국재화하려는 연구방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을 토대로 감정/인지 상호작용을 포함한 뇌-행동 관계가 명확히 밝혀질 수 있다면 우울증의 원인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포괄적인 치료방법의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1. Synopsis of psychiatry, 9th edition. BJ Sadock, VA Sadock. Lippincott Williams & Wilkins press.
2.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92가지 방법. 해롤드 H 브룸필드, 피터 맥 윌리암스 지음/ 채정호 번역. 아카데미 북
3. 신경정신의학, 2nd edition,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편. 중앙문화사
4. 우울증 인지치료. Aaron T. Beck 지음/원호택 외 공역. 학지사
5. Textbook of clinical psychiatry, 4th edition. RE Hales, SC Yudofsky. The American Psychiatry Publis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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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0 01:12 2007/11/20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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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시인과의 추억을 더듬으며
이승하
 

  하늘나라에 있는 기형도에게



  형도!

  자네가 세상을 뜬 지도 어언 17년 반이 넘었네. 내가 동기생 남진우의 전화를 받고 세브란스병원 영안실로 헐레벌떡 달려갔던 봄날, 자네는 영정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지. 나보다 백 배는 건강하게 보였던 자네가 나이 서른이 되기 직전에 고인이 되었고, 내가 자네한테 조문을 가서 절을 올리게 될 줄이야. 만날 때마다 느낀 것이지만 자네는 너무나 씩씩했고 유쾌했고 말도 참 잘했었지. 그때까지만 해도 말을 꽤 더듬었던 나와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영안실에서 소주를 마시면서 하재봉 씨와 나눴던 대화가 잊혀지지 않네.

  "이형! 최근에 기형도가 발표한 시들 읽어보셨어요?"

  "읽어봤지요. 기가 막힌 일입니다. 전부 자기 죽음을 예언한 시들 아닙니까."

  자네가 시내 파고다극장에서 영화 [뽕 2]를 보다가 절명한 것은 1989년 3월 7일 새벽 3시 30분경이었네. 계간지가 3월 1일 전후로 출간되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시점에 발표한 시들, 즉 사망 직전에 발표한 시들의 제목이 '빈 집', '가수는 입을 다무네', '입 속의 검은 잎' 등이었네. 하재봉 씨와 나는 바로 며칠 전에 읽은 그 시편들에 거무튀튀하게 번져 있는 죽음의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소주를 물 마시듯 마셔댔었네. 평소의 자네는 병을 앓기는커녕 건강하기만 했었으니 죽음이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네. 아무런 질병의 흔적도 약물 복용의 혐의도 남기지 않은 자네가 도대체 왜? 하지만 희한한 일은 사망 며칠 전에 우리들에게 보여준 자네의 시가 온통 죽음, 죽음, 죽음의 이미지로 가득했다는 것이었네. 자네는 왜 그 야심한 시간에 남색가들이 파트너를 찾기 위해 들어간다고 하는 그 극장에 들어가서 새벽녘에 숨을 거두었던 거지? 아무튼 자정 넘어서까지 이어진 영화 상영이 끝나 관객들이 다 나가고 텅 빈 극장 안에 청소하러 들어간 청소부에 의해 자네가 발견되었을 때는 이미 뇌졸중으로 절명한 후였지.

  영안실에서 자네와 절친했던 원재길 씨에게 물어보아도 자네가 죽기 전날의 행적이 드러나지 않아 우리는 자네가 왜 그 시간에 그곳에 갔는지, 그곳에서 죽었는지 모르겠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했지.

  내가 자네를 처음 만난 것은 1987년 겨울이 아니었나 싶네. 자네는 그 무렵 중앙일보문화부 기자가 아니었던가? 나한테 전화를 해왔었지.

  "이승하 시인이지요? 저 중앙일보 문화부에 있는 기형도라고 합니다."

  "기형도 씨라구요? 반갑습니다. 동아일보 당선작 [안개] 잘 읽었습니다. 시가 참 좋던데요."

  "고맙습니다. 제가 전화를 한 이유는 이형한테서 원고를 하나 받고자 해서입니다. 지금이 이른바 신춘문예의 계절 아닙니까. '나의 신춘문예 체험'이라는 코너를 만들었는데 이 시인께서 신춘문예를 준비하고 당선되던 시절의 이야기를 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쓰지요. 몇 매 정도 쓰면 됩니까?"

  원고를 팩스로 보낼 수도 있었지만(그때는 아직 E-메일이란 것이 사용되기 전이었네) 자네는 시간이 되면 중앙일보사로 한번 와주기를 원했고, 나도 1985년 동아일보 당선작 [안개]를 쓴 자네를 만나고 싶어 원고를 들고 오랜만에 중앙일보사에 놀러갔지. 우리는 그 날 신문사 근처 음식점에서 점심을 같이 먹었었네. 저녁이었다면 술잔을 기울였겠지만 자네를 처음 만난 날 술을 마신 기억이 없으니 만난 시간은 분명히 낮이었네.

  자네는 밥을 먹으면서 나를 한동안 몹시 원망했었다고 말했었지. 1983년 말, 중앙일보사에 [겨울 판화] 연작시 몇 편을 투고하고는 내심 큰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자신은 최종심까지 올라가 차점자로 떨어지고 이승하의 [畵家 뭉크와 함께]가 당선되어 부러움과 동시에 질투심이 나서 몹시 괴로워했다고 말했었네. 그럼 자네의 시 [질투는 나의 힘]은 나 때문에 쓴 시인가? 그런 것이 뭐가 중요하겠나.

  "이형의 시는 대단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뭐 이런 시가 다 당선이 되었나 싶어 화도 나고 그랬어요. 말더듬이를 하나의 화법으로 삼을 생각을 어떻게 하셨습니까?"

  "하하, 제가 말을 꽤 심하게 더듬었거든요. 지금도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거나 회의석상에서는 말을 막 더듬습니다."

  자네는 내가 내민 글에 '입대 전 투고… 꼴찌 작품으로 습작 마감'이라는 제목을 붙여 실어주었네. 꼴지 작품이란 것은 무슨 말인가 하면, 투고작 중 제일 밑에 깔려 있던 작품이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는 것.

  그 날 이후 자네와의 만남은 그저 1년 한두 번, 그것도 문인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시상식이나 송년 모임 같은 때였네. 나는 그 무렵 쌍용그룹 홍보실이라는 데 적을 두고서 만원 전철에 실려 출·퇴근을 하는 샐러리맨이었고, 자네는 신문사 정치부와 문화부, 편집부 등을 거치며 경력을 쌓아가고 있던 민완한 기자였지.

  자네는 그 시절에 기자로서는 경력을 확실히 쌓아가고 있었지만 시인으로서는 철저히 무명이었네. 자네의 살아생전에 자네의 시에 대해 언급한 문학평론가는 딱 두 사람, 조남현과 최동호 씨였네. 조남현은 [신예들의 저력과 가능성]에서, 최동호는 [80년대적 감성의 자리잡기]에서 80년대에 등단한 여러 유망한 시인을 죽 나열하는 가운데 기형도도 있다는 식으로 스쳐 지나가면서 언급했을 따름이었지.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1989년 3월 7일에 작고할 때까지 자네는 철저하게 무명의 시인이었지만 사후에 자네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뒤바뀌네. 문학과지성사에서 김현 씨가 해설을 써 간행된 유고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은 문지시선 사상 최고의 발행 부수를 기록하게 되고 작고 10년 만에 간행된 전집은 발간 사흘 만에 재판을 찍었지. 자네의 시집은 아마도 지금껏 최소 50만 권은 나가지 않았을까? 자네 사후에 자네의 시를 연구한 글이 1백 편이 넘게 발표되었네. 요즈음 내 제자 중 한 사람은 자네의 시와 보들레르의 시에 나타난 각종 이미지를 비교 연구하는 석사논문을 쓰고 있다네. 지도교수인 나는 그 학생에게 자네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시콜콜 해주지 않았는데 이 편지를 보여주면 무척 놀라겠군.

  나는 자네를 만난 적은 몇 번 없었지만 연세대 출신의 시인 원재길(지금은 소설가지)과 여러 해 동인 활동을 했었기에 자네에 대한 이야기는 수시로 듣고 있었네. 자네의 지독하게 가난했던 유년시절에 얽힌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나는 생시의 자네를 사실은 시인으로서보다는 기사를 정직하게 쓰는 기자로 기억하고 있다네. 영화평이나 연예인 평은 침소봉대를 하게 마련인데 자네가 촌지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알 수 없지만 느낀 그대로 써 내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네.

  자네는 살아생전에 우리 시단의 '카수'였네. 연세대 국문학과에 계신 정현기 교수도 어느 가수 못지 않은 노래 실력을 갖고 있는데 연대 나온 사람은 다 노래를 잘 하나 봐. 자네는 남진우의 결혼식장에서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의 주제가인 [캐플릿 가의 축제]를 정말 멋지게 불렀었지. 시단의 카수 3총사는 자네와 박주택과 장석남인데……. 지금은 누가 노래를 잘 하는지 모르겠네.

  하재봉은 자네 사후 1주기 모임을 주선하였지. 그는 기막힌 아이디어를 떠올렸네. 남진우에게 부탁하여 예식 행사를 찍은 비디오필름을 빌렸고, 어느 순간 추모 행사장의 불을 끄고 암흑천지로 만든 후에 기형도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틀어주었다지. 그 자리에 모인 여성 독자들이 일제히 울먹였다고 하더군. 그 추모의 자리에는 나는 가지 않았지만 자네에 대한 내 마음은 그 때도 지금도 애도, 애석함, 애처로움 등이네. 가난도 무명도 떨쳐버리고 신문기자로서, 또 시인으로서 탄탄대로를 걸어갔어야 할 자네에게 죽음의 사신이 그렇게 일찍 방문했으니.
 
  형도!

  자네가 간 지도 17년 반, 나는 시집도 몇 권 냈고 문학평론집도 몇 권 냈네. 모교의 교수가 되어 살아가고 있지. 요즈음 시단은 어떻냐고? 아주 조용하다네. 문예지의 폭발적인 증가로 시인이 한 해 수십 명씩 쏟아져 나오지만 이상하게도 시단의 분위기는 침체되어 있는 듯하네.

  지금 우리 시단은 빈사지경이라고 할까 아사지경이라고 할까. 서울의 교보문고 등 몇 군데 대형 시점을 제외하고는 문예지와 시집은 아예 취급을 하지 않는다고 하네. 시집이건 무엇이건 책이 워낙 안 팔리니까 모 출판사에서는 인기 있는 미모의 방송국 아나운서가 책을 번역했다면서 대대적인 사인회를 갖는 등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하여 책 판매에 열을 올리더니 그것이 들통나 출판사와 아나운서가 다 욕을 먹었네.

  교보문고에서 집계한 2005년도 시집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개인의 창작 시집은 한 권도 없네. 번역된 잠언시집이니 누가 편한 애송시집이니 사랑시집이니 하는 것들이 아니면 도통 나가지를 않는다고 하네. 2006년도 상반기 베스트셀러 10위 안에는 다행히도 김용택의 신간 시집인 {그래서 당신}이 8위에 랭크되어 있지. 상반기 9위를 마크한 시집이 바로 자네의 {입 속의 검은 잎}일세. 자네에게 할 말은 아니지만 지독한 생명력일세. 더더욱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자네의 시가 이렇게 생명력이 긴 이유 중의 하나가 자네가 일찍 작고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네. 30대를 거쳐 이제 나처럼 나이가 마흔일곱이면 그 동안 세파에도 시달리고 문단의 구설수에도 시달리며 많은 흠집을 지니게 되었겠지만 자네는 숨을 거둔 그 날 이후 지금까지 방황하는 청춘, 상처받은 영혼, 고결한 청년시인의 상징이네. 윤동주가 우리에게 사각모를 쓴 얼굴로 기억되고 있는 것처럼 자네는 서른 살 생일을 엿새 앞두고 아깝게 죽은 시인으로 기억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게다가 자네의 시는 슬프고 아프지. 암담하고 암울하고…….

  우리 문단에 거대한 물결을 이루며 흘러가던 민중문학이 소연방의 해체와 동구 공산권 사회의 몰락으로 갑자기 목소리를 죽이게 된 시점에 자네는 숨을 거뒀던 것이고, 자네의 뼈아픈 내면 일기와 세계에 대한 절망감, 상황에 대한 환멸감은 90년대의 도래와 함께 가장 맞아떨어지는 품목이기도 했었네.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10대 말과 20대의 젊은이라면 자네 시에 나타난 죽음 이미지, 짙게 깔린 안개, 검은 색 등은 엄청난 매력으로 다가왔었지. 문학평론가들도 애도와 추모의 마음으로 앞을 다투어 글을 썼었네.

  최근에는 그간 조용하던 시단에 파문이 하나 일어났지. 권혁웅이라는 문학평론가가 몇 명의 시인을 '미래파'라고 명명하면서 옹호하고 나섰는데, 이들의 시는 80년대의 해체시와는 달리 대다수의 독자와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지. 게다가 여러 평론가가 반격에 나서 이들 시인이 문학적 공감대 형성에 신경 쓰지 않고 독백조로 쓴다고, 상상력이 자신의 체험 세계에만 갇혀 협소하다고, 운문성을 죄 버렸다고, 깊이가 없고 자동기술적으로 시를 쓴다고 공격하면서 이들의 기세가 한풀 꺾여버린 느낌이 드네. 그리고 80∼90년대에 좋은 시를 썼던 많은 시인이 지금은 붓을 꺾은 상태라네. 인터넷의 발달로 미등단 아마추어 시인과 기성시인과의 차이도 없어진 듯하네. 매년 최소한 100명은 등단하는 듯한데, 그래서 희소가치가 없어졌고, 자연히 시인이 홀대받게 되었지. 자네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이제는 시를 인터넷상의 카페에다가 올리고, 검색하고, 퍼가고 있다네. 시집을 사지 않아도 컴퓨터를 키면 웬만한 시는 다 볼 수 있지.
 
  우리 시단의 분위기가 이 지경이지만 나는 지금도 시인이고 학교에서 학생들 앞에서 시의 아름다움을 역설하고 있다네. 자네 시의 그 치열함과 처절함을 매 학기 학생들에게 이야기할 때마다 내 귓가에는 자네의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네. 자네가 지금까지 살아 있다 하더라도 시를 위한 순교자적인 자세를 잃지 않고 있으리라고 믿네. 80년대를 살면서 자네는 그 시대에 대해 절망했었는데 90년대도 2000년대도 이 땅은 여전히 비극적인 상황이네.

  형도!

  하늘나라에서도 시 열심히 쓰고 있겠지만 나는 읽을 수가 없구먼. 다시 한번 자네의 명목을 비네. 아픔도 설움도, 억울함도 부러움도 없을 그곳은 정녕 천국이 아닐까 싶네. 평안하게나.


                                                        2006년 10월 20일
                                                   자네가 묻혀 있는 안성 땅에서
                                                            승하가.


  아래는 '나의 신춘문예 체험'이라는 연재 기획물의 하나로, 기형도 기자의 청탁으로 썼던 글이다.

  일찍 닥친 추위로 손가락이 곱아 원고지에 글씨 쓰기가 힘들었던 1983년 12월 초를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에 쓴웃음이 피어난다. 머리맡의 영장은 1월 하순이면 군인이 되어야 함을 명하고 있었으니, 졸업식에는 참석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 몹시도 울적하였다. 이제껏 신춘문예 심사평이나 문예지 신인상의 예심 통과자 명단 같은 데서 이름 석자를 여덟 번 발견하기까지 숱하게 응모했던 터라 84년 신춘문예도 전혀 자신이 서지를 않았다.

  외풍 센 방에서 동태가 되어 원고지를 메우는 일은 이래저래 고역이었다. 부엌에 가 파지를 양동이에 넣고 태우며 손을 녹이곤 했다. 겨우겨우 시 15편과 소설 1편을 마감 전날까지 정서할 수 있었다. 연례행사였던 투고와 낙방이라 대학시절에 모은 재산을 여러 신문사에 나누어 헌납하고 입대하자는 심정이었다.

  중앙일보에서 전화가 왔을 때 나는 내 귀를 의심하였다. 첫째 이유는 중앙일보사에서 당선 통지와 왔기 때문이었고, 둘째 이유는 뽑힌 작품이 [畵家 뭉크와 함께]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흔히 신춘문예는 심사위원의 취향을 염두에 두고 투고하게 마련인데 나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 버렸다. 그래도 가장 희망을 걸었던 조선일보에서는 종무소식이었고 괜찮은 작품을 보냈다고 생각한 한국일보에서는 심사평에 이름이 나와 있었다. 중앙일보에는 스스로 별 신통치 않은 것을 묶어 보냈는데 당선이 되었다는 것이다. 당선작도 결과가 거꾸로 나왔다. 다섯 편 가운데 맨 밑에 깔려 있던 짧은 시여서 고소를 금할 수 없었다. (소설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차점자로 떨어졌다.)

  어쨌거나 시상식 바로 다음날 나는 머리를 시원하게 깎았다. 뭉텅뭉텅 잘려지는 머리카락과 함께 나름대로 힘들었던 습작시절도 그렇게 끝이 났다. 훈련소의 겨울, 그 춥던 밤의 '팬티 바람에 집합'이라는 것도 추운 줄 모르게 했던 4년 전의 의욕과 열정이 새삼스럽다.

 

 

 

  ⊙ 발표일자 : 2006년11월   ⊙ 작품장르 : 글쓰면서만난사람들
  ⊙ 글 번 호 : 208849   ⊙ 조 회 수 : 167
 

http://www.poet.or.kr/poet_asp/smp07/sch_read.asp?name=poet&page=1&no=208849&find1=이승하&find2=기형도&find3=titlek&mn=search
2007/11/19 18:38 2007/11/1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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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 전설이 된 시인 기형도 부활하다 [중앙일보]
중앙일보 기자 출신 … 시집 17년째 스테디셀러
광명시 시비 세우고 문학 세미나 열어 추모
16일 열린 기형도 시비 제막식 장면. 시인의 대학 후배인 황경신(월간 '페이퍼'편집장)씨가 시비에 새긴 '어느 푸른 저녁'을 낭독하고 있다.
# 1986년 11월 18일. MBC 드라마 '전원일기'의 '배추편' 방송이 갑자기 취소된다. 배추값 폭락을 다룬 내용이 당국의 비위를 거슬렀기 때문이다. 당시 사건을 보도한 19일자 중앙일보 기사의 마지막 구절이다.

'대취한 일용은 … 울면서 춤을 춘다. 다음날 아침 술이 깬 일용의 뺨에 누군가 뽀뽀를 한다. 아빠를 찾으러온 딸 복길이다. 일용은 복길을 안고 집으로 향한다. 그래도 여기는 우리의 땅이다. 자식들은 흙의 희망이다. 우리는 고향을 떠날 수 없다.'

20년 전 기사인데도 요즘 기사처럼 생생하다. 기사는 소위 기사체가 아니다. 6하 원칙은 깨졌고 객관적 보도는 무너졌다. 문장은 짧고 주장은 명료하다. 자식들이 흙의 희망이라니! 한 줄 기사가 아니라 한 수 시였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이름은, 기형도. 입사한 지 2년 갓 넘은 신참이었다. 기자가 시인인 줄 몰랐던 독자들은 이 통렬한 기사에 환호했다. 편집국에선 금기를 깬 기사란 평이 잇따랐다.



16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에서 시인 기형도(1960~89.사진)의 시비(詩碑) 제막식이 열렸다. 행사는 조촐했다. 고인의 누나 애도(49)씨와 소설가 성석제씨 등 지인과 유족, 광명시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오후 3시부터 '살아있는 기형도의 문학'이란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고 오후 6시부터 시비 제막식이 진행됐다. 이게 전부였다. 광명시가 시비를 세우는 데 들인 돈은 1000만원. 전국 곳곳에 시비가 허다한 지금, 소박한 시비 하나 세운 건 별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경우가 다르다. 다른 시비의 주인공은 생전에도 문학성을 인정받은 대가였다. 그러나 89년 서울의 한 심야극장에서 숨진 채 발견될 때까지, 기형도는 시집 한 권 없었다. 등단 5년차 신예였다.

그러나 그는 오늘도 호명되는 시인이다. 뇌졸중으로 급사한 뒤 17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베스트셀러 시인이다. 90년대 이후 한국 시 대부분은 기형도의 영향 속에서 설명되고 있다. 이 점이 다른 것이다.



◆ 기형도 신화=시인이 주검으로 발견됐을 때, 생전에 그가 메고 다니던 검은 가방도 발견됐다. 거기엔 타이핑된 시 원고와, 시작 메모로 가득한 푸른 수첩이 들어있었고, 그 원고와 메모 등을 모아 시집이 제작됐다. 당시 최고 평론가였던 김현이 해설을 붙였고, 시집 제목을 골랐다. 그리하여 그해 5월 30일 유고시집 '입 속의 검은 잎'(문학과지성사)이 출간됐다.

17년이 지난 오늘. 시집은 무려 61쇄가 인쇄됐다. 40여 만 부가 팔린 것이다. 놀라운 건, 해마다 꾸준히 1만 부 이상 판매된다는 사실이다. 문학과지성사 측은 "20년 가까이 판매 순위 상위권을 지키는 유일한 시집"이라고 밝혔다.

세미나에서 박철화(중앙대) 교수는 "시인이 노래한 현대적 일상은 오늘도 유효하다"며 "21세기 이후 한국 시 대부분은 기형도의 자장(磁場) 속에 있다"고 평가했고, 이광호(서울예대) 교수는 "사소한 체험과 사적인 것을 시의 세계로 끌어온 시인에게서 한국 문학사 100년을 예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기형도의 추억=시인은 5세 때 경기도 시흥군 소하리(현 광명시 소하동)로 가족과 함께 이사 왔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거기서 살았다. 광명에 시비가 세워진 이유다. '안개는 그 읍의 명물이다. /누구나 조금씩은 안개의 주식을 갖고 있다.'('안개'중 부분)라고 읊었던 것도 안양천 둑방의 울적한 풍광이 있어 가능했다.

시비엔 '어느 푸른 저녁'이란 작품이 실렸다. 5연 48행의 장시(長詩)다. 시가 워낙 길어 시비를 두 개나 세웠다. 시비에 새길 작품을 고른 건, 대학 때 시인과 함께 문학공부를 했던 성석제씨다. 그는 "형도가 가장 좋아했던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시인은 84년 10월 중앙일보에 입사했다. 정치부.문화부.편집부에서 기자로 일했다. 숨질 당시엔 편집부 기자였다. '김(金)은 블라인드를 내린다, 무엇인가/생각해야 한다, 나는 침묵이 두렵다/침묵은 그러나 얼마나 믿음직한 수표인가'라고 시작하는 '오후 4시의 희망'은 당시 편집국 풍경을 시로 표현한 것이다.

시인은 3월 13일 태어나 3월 7일 숨졌다. 행사가 열린 6월 16일은 시인과 관계가 없다. 광명시 축제가 시작된 날일 뿐이다. 그런가 했는데, 흥미로운 기록을 발견했다. 기형도는 시인 김수영(21~68)을 가장 좋아했다. 김수영의 기일이 6월 16일이다. 두 명 모두 요절한 것처럼 이 또한 우연일 것이다.

광명 글.사진=손민호 기자

*** 바로잡습니다

6월 19일자 10면 '죽어서 전설이 된 시인 기형도 부활하다'기사에서 기형도 시인의 누나 애도씨의 나이가 잘못 나갔습니다. 애도씨는 40세가 아니라 49세입니다.
2006.06.19 04:39 입력 / 2006.06.20 06:21 수정
2007/11/19 18:34 2007/11/19 18:34

Led Zeppelin Reunion

2007/11/17 01:07 / My Life/Diary
Led Zeppelin



You Shook Me (1969), Led Zeppelin




하루종일 Stairway to Heaven을 듣던 때가 있었다.

드러머 존 보냄의 사망으로 해체되었던
레드 제플린이 일시적으로 재결합 한다고 한다.
그의 아들이 드럼을 친다고 하는데.
어쨌든 로버트 플랜트는 예전 같지 못하다.
2007/11/17 01:07 2007/11/17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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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地球の出(Earth-rise)」

http://www.jaxa.jp/

이봐, 우리는 행성인이라고.
2007/11/14 14:40 2007/11/1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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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2

2007/11/12 02:23 / My Life/Diary

나는 도대체 무얼 믿고 이렇게 낙관적인가?




이 세상은 어디나 진실하지 않다. 사방이 모두 흔들리고 있다.
나는 의지할 고장을 구했으나 (죽음과 고뇌에) 싸여 있지 않은 곳이 없다.
-『 수타니파타 』
2007/11/12 02:23 2007/11/12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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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루언스자마 (한♂) 2007

Dosage Profile B I C S P
7 3 7 0 1
Dosage Index : 3.0 Center of Distribution : 0.83
근교계수 : 0.00%

ECTON PARK
{Q}
FORTY NINER
{BC}
MR. PROSPECTOR
{B}
RAISE A NATIVE
NATIVE DANCER
RAISE YOU
{R}
GOLD DIGGER
NASHUA
SEQUENCE

FILE
{CP}
TOM ROLFE
RIBOT
POCAHONTAS
{R}
CONTINUE
DOUBLE JAY
COURTESY

DARING DANZIG
{IC}
DANZIG
{BC}
NORTHERN DANCER
NEARCTIC
NATALMA

PAS DE NOM
ADMIRAL′S VOYAGE
PETITIONER

IMPETUOUS GAL

BRIARTIC
NEARCTIC
SWEET LADY BRIAR

IMPETUOUS LADY
HASTY ROAD
ESCOCESA

슬루언스

DEE LANCE

BLADE
{BI}
BOLD RULER
NASRULLAH
MISS DISCO
{R}
MONARCHY
PRINCEQUILLO
KNIGHT′S DAUGHTER

BEDAZED

SWOON′S SON
THE DOGE
SWOON

LADY BELLASTON
TUDOR MINSTREL
ADMIRALS BELLE

SLEWILLUSION

SLEWACIDE
{BC}
SEATTLE SLEW
BOLD REASONING
MY CHARMER

EVASIVE
BUCKPASSER
SUMMER SCANDAL

LOCA ILUSION

PARDALLO
PARDAL
GREAT SUCCESS

LA MALEVA
CARDANIL
MARGOT
근친교배
   NEARCTIC 5S X 5S

Pedigree by KRA 말등록원
2007/11/12 00:31 2007/11/12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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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QUEEN ELIZABETH 2 COMMEMORATIVE CUP(G1)
 

사용자 삽입 이미지

FP Bk Hs Horse Sex
Age
Weight
(Kg)
Finish
(1/10s)
Margin
1st 5 7 Daiwa Scarlet(JPN)
F3
54.0 2:11.9
2nd 7 12 Fusaichi Pandora(JPN)
F4
56.0 2:12.0 3/4
3rd 3 4 Sweep Tosho(JPN)
M6
56.0 2:12.2 1 1/4
4th 8 13 Dia de la Novia(JPN)
M5
56.0 2:12.5 1 3/4
5th 4 6 Admire Kiss(JPN)
F4
56.0 2:12.5 NK
6th 8 14 Kiss to Heaven(JPN)
F4
56.0 2:12.6 1/2
7th 6 9 Asahi Rising(JPN)
F4
56.0 2:12.8 1 1/2
8th 5 8 Dear Chance(JPN)
M6
56.0 2:12.9 NK
9th 7 11 Cosmo Marvelous(JPN)
M5
56.0 2:12.9 HD
10th 6 10 Taiki Madeleine(JPN)
F4
56.0 2:13.0 1/2
11th 4 5 Robe Decollete(USA)
F3
54.0 2:13.0 HD
12th 1 1 Daring Heart(JPN)
M5
56.0 2:13.0 HD
13th 2 2 Spring Drew(JPN)
M7
56.0 2:13.4 2 1/2

3 3 Vodka(JPN)
F3
54.0 S

FP Horse Sire
Dam
Dam's sire
Dam's dam
Jockey
Trainer
Owner
Breeder
1st Daiwa Scarlet(JPN) Agnes Tachyon
Scarlet Bouquet
Northern Taste
Scarlet Ink
Katsumi Ando
Kunihide Matsuda
Keizo Oshiro
Shadai Farm
2nd Fusaichi Pandora(JPN) Sunday Silence
Lotta Lace
Nureyev
Sex Appeal
Christophe Lemaire
Toshiaki Shirai
Fusaro Sekiguchi
Northern Farm
3rd Sweep Tosho(JPN) End Sweep
Tabatha Tosho
Dancing Brave
Samantha Tosho
Kenichi Ikezoe
Akio Tsurudome
Tosho Sangyo
Tosho Sangyo Corporation Tosho Bokujo
4th Dia de la Novia(JPN) Sunday Silence
Potrizaris
Potrillazo
Chaldee
Yutaka Take
Katsuhiko Sumii
U.Carrot Farm
Northern Farm
5th Admire Kiss(JPN) Sunday Silence
Kiss Pasion
Jade Robbery
Letkiss
Yasunari Iwata
Hiroyoshi Matsuda
Riichi Kondo
Northern Farm
6th Kiss to Heaven(JPN) Admire Vega
Long Virgin
Northern Taste
Suibu
Hideaki Miyuki
Hirofumi Toda
Kazuko Yoshida
Showa Yamamoto Bokujo
7th Asahi Rising(JPN) Royal Touch
Asahi Mercury
Minagawa Manna
Tani Worden
Yoshitomi Shibata
Masaaki Koga
M.Terauchi
Masamitsu Terauchi
8th Dear Chance(JPN) Taiki Shuttle
Maruka Moonlight
Maruzensky
Aya Tenryu
Norihiro Yokoyama
Izumi Shimizu
Chiyono Terada
Sasachi Bokujo
9th Cosmo Marvelous(JPN) Fuji Kiseki
Romola
Nijinsky
Single Blade
Yutaka Yoshida
Hitoshi Nakamura
Big Red Farm
Kazuo Nakamura
10th Taiki Madeleine(JPN) Brian's Time
Welsh Muffin
Caerleon
Muffitys
Futoshi Komaki
Shigeki Matsumoto
U.Taiki Farm
Taiki Farm
11th Robe Decollete(USA) Cozzene
Color of Gold
Seeking the Gold
Sulemeif
Yuichi Fukunaga
Shigeki Matsumoto
Koji Maeda
Mr. & Mrs. Larry D. Williams
12th Daring Heart(JPN) Sunday Silence
Daring Danzig
Danzig
Impetuous Gal
Shinji Fujita
Hideaki Fujiwara
Shadai Race H.
Shadai Farm
13th Spring Drew(JPN) Misil
Dyna Saffron
Northern Taste
Shadai Agree
Yuga Kawada
Noriyuki Hori
Haruo Kato
Shimizu Stud

Vodka(JPN) Tanino Gimlet
Tanino Sister
Rousillon
Energy Tosho
Hirofumi Shii
Katsuhiko Sumii
Y.Tanimizu
Country Bokujo

Video & Result from Japan Racing Association

DAIWA SCARLET
다이와스칼렛

암 2004 JPN 밤색
전적:8(6/2/0)  G1

Agnes Tachyon

밤 1998 JPN  G1

4전(4,0,0)
0
5 f, 0sw 
Sunday Silence
선데이사이런스
흑 1986 USA *{2000} LS
914 f, 86sw
Halo
흑 1969 USA *+{BC} LSB
Wishing Well
갈 1975 USA  G2
Agnes Flora

1987 JPN  G1
2 f, 0 w, 0 sw
Royal Ski
밤 1974 USA {1388} G2
Agnes Lady
1976 JPN  SW
Scarlet Bouquet
스칼렛부케
밤 1988 JPN  G3

21전(6,4,3)
2,328,792 USD
3 f, 0 w, 0 sw
Northern Taste
노던테이스트
밤 1971 CAN * LS
74 f, 1sw
Northern Dancer
갈 1961 CAN *+{BC} LSB
Lady Victoria
흑 1962 USA  SW
Scarlet Ink
스칼렛잉크
밤 1971 USA  unpl
3 f, 0 w, 0 sw
Crimson Satan
밤 1959 USA  G2
Consentida
갈 1962 USA 
Pedigree by www.exhorse.co.kr
2007/11/11 19:06 2007/11/11 19:06

2007.11.10

2007/11/10 14:59 / My Life/Diary
지난 주는 행사 주간,

왜 개독교가 되었는가? 란 주제로 진중권을 위시해 토론이 있었다.
디워 이전부터, 이후로는 더욱 진중권을 싫어하지만
뭐, 나는 개독교도 싫어하므로
가서 들었다.
꽉 차서 접이식 의자를 들고 가야할 정도였으나
여느 토론이 다 그렇듯
탁상공론, 했던 말 또 하기.

이효석의 학술대회가 있었고
이런 자리에서 쩔쩔매는 교수들의 모습을 보면
그리고 가끔 중구난방으로 써진 발표 논문을 보면
일말의 위안을 느낀다.

시인 함민복의 작가 초청 강연회도 같은 날 있었는데
시를 쓰듯이 말해서
그러니까
어떻게

말하는

거냐면

바로

이런

식으로

말했던

것이다

듣기에 힘들었으나
사람은 착해보였다
기억나는 건
다른 이에게 전해 들은,
그가 6개월 전부터 술을 끊었다는 얘기 뿐.

오늘은 연주회에 가야 한다
가기 싫지만
가서 기쁜 얼굴로
앉아 있어야 하는 게
사람의 도리인지라

나는 내가 도대체 뭐하고 사는 지 모르겠다.


" 저녁거리마다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

기형도에 대해서 몇 장 쓰고 나면 올해도 끝이다.
2007/11/10 14:59 2007/11/1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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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rates Melbourne Cup(G1) - 3200M Turf

Tuesday, 6 November 2007
Flemington Racecourse, Australia

Placing

Starter No.

Saddle Cloth No.

Draw

Gear

Horse Name

Country

Wt.(lb)

Sex

Age

Trainer

Jockey

Margin

1

6

6

10


Efficient (NZ)

AUS

120

G

4

G Rogerson

M Rodd

-

2

12

12

15


Purple Moon (IRE)

GB

118

G

5

L Cumani

D Oliver

1/2 L

3

10

24

6


Mahler (GB)

IRE

111

C

4

A O'Brien

S Baster

2 1/2 L

4

9

9

22


Zipping (AUS)

AUS

119

G

6

G Rogerson

D Nikolic

Neck

5

4

18

1


Dolphin Jo (AUS)

AUS

114

G

5

T&K O'Sullivan

C Lindop

1 L

6

14

14

4


On A Jeune (AUS)

AUS

116

G

7

A J Payne

K McEvoy

Neck

7

2

2

14


Blue Monday (GB)

AUS

124

G

7

D Hayes

N Rawiller

1 3/4 L

8

11

11

17


Master O'Reilly (NZ)

AUS

118

G

5

D O'Brien

V Duric

2 L

9

2

17

8


Sculptor (NZ)

NZ

115

H

5

P McKenzie

L Cropp

1 1/4 L

10

13

13

16


Lazer Sharp (AUS)

AUS

116

G

4

D Hayes

B Shinn

3/4 L

11

1

19

13

B

Douro Valley (AUS)

AUS

114

G

6

D O'Brien

J Winks

Short Head

12

13

20

20

B

Sirmione (AUS)

AUS

114

G

4

B Cummings

P Mertens

Short Head

13

5

23

9


Princess Coup (AUS)

NZ

113

F

4

M Walker

N Harris

1 1/2 L

14

1

1

3

B

Tawqeet (USA)

AUS

126

H

6

D Hayes

D Dunn

3 1/2 L

15

3

22

5

B

Eskimo Queen (NZ)

AUS

113

F

4

M Moroney

C Newitt

2 3/4 L

16

7

15

19


Scenic Shot (AUS)

AUS

116

G

5

D Morton

C Williams

Head

17

10

10

21

B

Black Tom (AUS)

AUS

118

H

7

D Hayes

P Hall

2 1/2 L

18

14

16

23


Sarrera (AUS)

AUS

115

G

7

M Moroney

S Murphy(a)

1 1/2 L

19

3

3

12


Blutigeroo (AUS)

AUS

122

G

6

C Little

L Nolen

Head

20

5

5

18

B/TT

Railings (AUS)

NZ

122

G

6

R James

S Arnold

6 L

21

8

8

2


Tungsten Strike (USA)

GB

119

G

7

A Perrett

D Holland

25 L

-

4

4

24


Gallic (NZ)

AUS

122

G

8

G Rogerson

SCR

-

-

7

7

7


Maybe Better (AUS)

AUS

119

G

5

B Mayfield-Smith

SCR

-

-

8

21

11

B

The Fuzz (NZ)

AUS

114

G

5

D Hayes

SCR

-

B = Blinkers; TT=Tongue Tie; (a) = Apprentice

Winning time: 3:23.34

Video & Result from The Hong Kong Jockey Club.
 

EFFICIENT
이피션트

거 2003 AUS 회색
전적:13(6/0/0)  G1

Zabeel
저빌
갈 1986 NZ *{CP} LS

19전(7,1,4)
1,138,400 USD
691 f, 88sw
Sir Tristram
써트리스트람
갈 1971 IRE *+{C} LSB
990 f, 130sw
Sir Ivor
갈 1965 USA +{IC} LB
Isolt
갈 1961 USA  SW
Lady Giselle

갈 1982 FR  Unr
11 f, 6 w, 3 sw
Nureyev
갈 1977 USA *+{C} LSB
Valderna
갈 1972 FR  SW
Refused The Dance

회 1996 NZ 

전(0,0,0)
0
1 f, 0 w, 0 sw
Defensive Play

1987 USA {1986} G1
396 f, 10sw
Fappiano
갈 1977 USA *{IC} LS
Safe Play
1978 USA  G1
Florida Jig

회 1979 USA 
1 f, 0 w, 0 sw
Jig Time
회 1965 USA  SW
Misfesto
흑 1971 USA  pl
Pedigree by www.exhorse.co.kr

2007/11/07 04:14 2007/11/07 04:14

2007.11.06

2007/11/06 03:43 / My Life/Diary
외롭다. 너는 외롭지 않느냐. 외롭다는 말은 전혀 외롭지 않아
나는 외로운 것 몇 가지를 생각한다
어깨로 기대어 와 심장 소리를 듣던
꽃향기 얼굴
깍지 낀 채 더는 세게 움켜잡지 못한
땀 배인 손
촛점을 맞출 수 없던
취한 눈동자
그리고 깊게 눈을 감으며
한숨
한숨
그 한숨이 나는 외로웠다

아무도 너를 받아주지 않을 때
너는 나에게로 오라
2007/11/06 03:43 2007/11/06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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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2 00:20 2007/11/02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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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aware Park says goodbye to Hard Spun

By JACK IRELAND, The News Journal

Posted Tuesday, October 30, 2007 at 3:59 pm

Tears were flowing as owner Rick Porter, trainer Larry Jones, jockey Mario Pino, barn staff and friends said goodbye to Kentucky Derby and Breeders Cup Classic runnerup Hard Spun at Delaware Park this morning.

Hard Spun’s two year racing career officially ended after his exciting second place finish to Curlin in the $5 million Breeders Cup Classic on Saturday at Monmouth Park (N.J.). Jones confirmed that Hard Spun would be shipped from Delaware Park by van this afternoon to begin his breeding career at Darley Farms in Lexington, Ky.

Porter announced last June that once Hard Spun finished racing this year the sale to Darley and Sheik 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s Darley Fan for breeding rights only, would take place.

Porter tried unsuccessfully to get an extension in the contract so Hard Spun could race again in 2008 as a 4-year-old.

A crowd of about 25 gathered outside the Jones barn for a 90 minute Hard Spun celebration before today’s live card began. Jones and groom Corey York brought Hard Spun out of his stall for about 20 minutes for those who wanted to take photos and feed the 3-year-old son of Danzig sweet potatoe cuts and peppermints.

Jones, who was also his main exercise rider, became quite emotional as he addressed the Porter family, his staff and friends at the sendoff party. Hard Spun won seven of 13 career starts with three seconds, a third and two fourth place finishes. He broke his maiden at DelPark in the fall of 2006.

“First of all I want to thank God for sending me such a magical horse,” said Jones, as he fought back tears. “I tell you one thing, ask any of the people with the horses who tried to run with him early in a race what they think of Hard Spun. He’d kill you Whoever hooked up with him early finished last or close to it. Look what happened to ALawyer Ron, a very good horse, in the Classic. I’ve been around a lot of horses in my lifetime, but nothing close to one like Hard Spun. I want to thank Mr. Porter for giving my wife and I a chance to work with a great horse like this.

“Thanks to Mario (Pino) who did as good a job riding him as anyone could have asked,” said Jones. “I want to thank Corey (York), his groom. He worked very hard with the horse and Hard Spun made him into a Grade I groom. To my buddy Hard Spun I would say ‘go forth, be fruitful and multi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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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1 18:26 2007/11/0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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