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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호 목차보기
 

기획특집

우울증의 원인


박원명<가톨릭의대 성모병원 정신과>가톨릭의대 졸업
미국 하버드의대 McLean Hospital 방문교수
現 가톨릭대학교 정신과 교수
대한조울병 포럼 대표
대한우울조울병학회 총무이사 및 간행위원
신경정신약물학 교과서 편찬위원
세계정신과학회(World Psychiatry Association, WPA)
Asia-Pacific Regional Meeting 재무이사

우울증의 원인

서론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 불안, 신체증상, 무감동, 인지 장애를 포함한 다양한 증상으로 구성된 질환이다. 그러나 정신운동 지연과 정신운동 초조, 수면과다와 불면 등의 일부 증상들은 서로 상반되는 성향을 가지면서도 모두 우울증에서 관찰될 수 있기 때문에, 우울증의 기전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원인이 명확한 하나의 질환이라는 개념보다는 여러 증상들이 모여 있는 복합증후군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올바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울증의 병태생리와 증상 간의 연관성을 찾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부터 우울증의 발병에 관련된 기전을 밝히려는 연구는 꾸준히 지속되어 왔다.

초기의 연구는 우울증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에 비중을 두고 시도되었다. 여러 학파의 연구자들이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유아기 때의 심리적 손상에 대한 다양한 가설을 세웠으며 이 가설을 증명할 수 있는 많은 의미 있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기도 하였으나 우울증에 대한 심리학적 가설들의 일치된 의견은 거의 없었다.

이런 가운데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생물학적 접근방법에 점차 연구의 비중을 두게 되었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우울증의 기전과 연관될 수 있는 많은 생물학적인 현상들이 밝혀졌다. 하지만 생물학적인 분야에서도 역시 우울증의 원인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까지의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결론은 다른 질병이나 장애들과 달리, 우울증의 원인에 대해서는 간단 명료하게 설명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은 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에도 영향을 받지만 유전적인 요인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이것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건강한 부모에 의해 양육되었을 때도 우울증이 나타난다는 사실에서 확인된다. 또 주변의 스트레스가 우울증의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명확하지만 수면장애나 식욕변화 등의 많은 증상들은 우울증의 발병에 생물학적인 기전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강력히 시사하기도 한다. 따라서 본 원고에서는 현재 우울증의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는 여러 증거들을 생물학적인 부분과 심리적인 부분으로 분류하여 논하고 이것에 대해 고찰해 보기로 한다.

생물학적인 접근

1] 유전적 요인

우울증이 인생경험이나 성격적인 요인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는 일반적인 견해와는 달리, 실제로 개인의 우울증에 대한 취약성은 태어나면서부터 유전적인 성향에 의해 결정지어진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많은 연구들이 있다.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일란성 쌍둥이의 주요우울장애에 대한 일치율은 약 50%로 생각되고 있으며, 이란성 쌍둥이의 경우 10~20%로 생각된다. 우울증의 유전적 경향은 양극성 장애(조울병)와 비교해 보았을 때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에는 낮으며 이란성 쌍둥이의 경우에는 비슷한 정도의 수준으로 생각된다. 이 결과는 유전적 경향이 질병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유전만으로는 우울증의 발병을 전부 설명할 수는 없으며 다른 요인들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고 있다. 실제 많은 경우에서 우울증의 발병 이전에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는 중요한 환경적인 요인이 선행하고 있기도 하지만, 같은 환경적인 조건이라면 우울증이 생기는 여부는 강력하게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된다.

 

2] 신경생화학적 요인

아직까지도 인간의 뇌에 대한 지식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우울증으로 인한 실제 뇌의 변화 역시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우울증과 연관된 가장 중요한 생물학적 요인은 바로 신경전달물질 기능의 장애일 것이다.

신경전달물질이란 뇌의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화학물질이다. 뇌에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수 많은 신경전달물질이 있지만 현재까지의 연구결과 인간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신경전달물질은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등 세 가지로 알려져 있다.

정상적인 뇌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이 하나의 신경세포에서 다음 신경세포로 빠르게 신호를 전달하고 이런 전달이 수 차례 반복되어도 후반부에 있는 신경세포에서는 처음의 신경세포처럼 강력한 신호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서는 기분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 신경세포를 거치게 되는 경우 신호가 잘 전달되지 않거나 신호의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현재까지의 연구를 통해 이 세 가지 신경전달물질의 기능 장애에 대해 많은 사실들이 밝혀졌지만, 신경전달물질들은 서로 복잡하게 연관되어 서로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신경전달물질의 활성도가 감소해서 우울증이 발병한다고 단순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런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우울증을 일으킨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이 이론을 바탕으로 개발된 다양한 항우울제들을 통해 수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치료되었다는 사실은 우울증의 발병에 있어 신경전달물질의 역할을 명확하게 입증하고 있다.

현재도 우울증의 신경생화학적 요인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개발될 새로운 항우울제는 우울증의 완치를 목표로 하는 치료적 방법으로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3] 신경내분비학적 요인

우울증에서 흔히 관찰되는 식욕저하, 성욕감퇴, 일중주기(circadian rhythm)의 이상 등의 생리적 증상들은 우울증과 생물학적인 원인과의 연관성을 강력히 시사하며 많은 연구자들은 특히 신경내분비학적인 관점에서 그 기전을 밝히려고 시도해왔다. 그 가운데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축(hypothalamus-pituitary-adrenal axis, HPA 축)의 활성도 증가로 인한 cortisol의 분비 증가는 우울증에서 가장 일관되게 보고되는 결과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덱사메타존 억제 검사(dexamethasone suppression test, DST)를 시행하게 되는데 이 검사는 1970년대부터 시행되었으며 당시에는 DST 하나로 우울증을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큰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내인성 우울증, 단극성 우울증 및 melancholia형의 우울증의 경우 DST에 양성 반응을 보이는데, 이는 시상하부에 corticotropin releasing hormone(CRH)의 분비증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CRH의 분비증가는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장애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CRH의 분비증가와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중 어느 것이 더욱 근본적인 장애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처음에는 DST를 우울증을 진단하는데 이용하고자 하였지만, 우울증 이외의 다른 장애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자주 관찰되어 현재는 진단적 도구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DST는 임상적으로 약물에 대한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상태지표(state marker)로서의 역할을 하여 우울증이 치료되어 증상이 호전되면 정상반응을 보이게 된다. 우울증이 호전되어 DST가 정상으로 회복된 후, 추적조사에서 DST가 다시 양성의 결과를 보이게 되면 임상적으로 재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하지만 DST는 민감도가 40~67% 정도이고, 위양성이 5~10%에 이른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 외에도 우울증 환자에서는 갑상선 기능이상이 적지 않게 발견되며, 우울증 환자의 약 1/3에서 thyrotropin releasing hormone(TRH)에 의한 thyroid stimulating hormone(TSH)의 반응이 저하되어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TRH 자극 검사를 이용하여 우울증을 진단하려는 노력이 있어왔다.

일부 우울증 환자에서 수면 시 성장 호르몬 분비 증가가 관찰되지 않으며 clonidine에 의한 성장 호르몬 분비 증가도 관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초로 성장 호르몬의 검사를 통해 우울증을 진단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현재까지 특별한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어 있으면 항우울제에 의한 치료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또한 우울증 환자에서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소마토스타틴이 감소되어 있다는 보고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4] 수면 및 생체리듬의 장애

수면장애는 우울증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증상 중의 하나로 우울증 환자들은 밤에 잠이 들기 어렵거나 중간에 자주 깨기도 하고, 또 새벽에 일찍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하기도 한다.

일부의 환자에서는 이런 수면장애의 증상들이 모두 나타나기도 하며 어떤 환자들은 이와 반대로 낮 동안에도 지나치게 졸리며 잠을 많이 자게 된다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들의 수면과 연관된 생리적인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를 시행하였을 때, 전반적인 수면시간의 감소, REM(rapid eye movement) 수면의 증가, 서파 수면의 감소, REM 잠복기(일반적으로 잠들기 시작하여 첫 REM 수면이 나타날 때까지의 시간)의 단축 등이 관찰된다.

이런 수면의 변화는 내분비 이상과 관련된 일중주기(circadian rhythm)의 장애로 인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으며, 특히 일중주기가 앞으로 당겨진 위상전진이 우울증의 발생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우울증 환자에게 수면박탈을 시도하였을 때 치료적인 효과가 나타나거나 계절성 우울증을 보이는 환자에게 광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이를 지지하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그러나 생체리듬과 우울증과의 관계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심리학적인 접근

1] 스트레스

스트레스가 단독으로 우울증의 발병 원인이 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증상의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삽화가 발생하기 전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이것은 첫 삽화의 경우 더욱 명확하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우울해질 수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몇 일 또는 몇 주 내에 이것을 극복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스트레스로 인한 생물학적 변화는 환자가 가지고 있는 생물학적 소인과 결합하여 신경전달물질의 지속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이것이 우울증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생물학적 소인이 강한 사람은 별다른 스트레스 없이도 우울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첫 번째 우울삽화 시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경험하지만 이후에는 스트레스 없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것은 한 번 우울증이 발병하면 뇌의 생물학적 균형이 불안정해져 이후에는 매우 약한 스트레스나 특별한 스트레스 없이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상실(loss)와 관련된 주제이다. 배우자나 부모, 자녀 등의 가까운 가족의 죽음을 포함한 친밀한 인간관계의 상실, 직장 등 자신에게 중요한 사회적 환경의 상실, 경제적 능력의 상실, 육체적 건강의 상실 등은 우울증에 선행하는 대표적인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다.

2] 정신역동이론

프로이트(Freud)에 의해 시작된 정신분석이론은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그 이론이 확대 되었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저서인 ‘애도와 우울(mourning and melancholia)’에서 애도반응과 우울증을 구분하였다. 프로이트는 애도반응을 유발하는 사건은 실제 중요한 대상을 상실하는 것이지만 우울증에서는 상실된 대상이 실제적인 것이 아니고 감정적인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또 애도반응의 경우 이성적으로 안정된 자존감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우울증의 경우 심각한 자존감의 손상을 느끼며 자기비난과 죄책감이 동반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자기비난의 이유로 외부를 향했던 분노가 자기 내면으로 향했기 때문이며 이는 환자 자신과 상실된 대상이 동일시 되었기 때문으로 생각하였다. 이후의 저서에서도 우울증 환자는 엄격한 초자아를 가지고 있으며 환자의 죄책감은 자신을 사랑해 주던 대상을 공격하였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아브라함(Karl Abraham) 등에 의해 확장된 이론에 따르면 우울증은 ① 구강기에 어머니와의 관계에 장애가 있던 사람이 ② 실제 혹은 상징적인 대상의 상실을 경험하고 ③ 상실의 고통을 견디어 내기 위해 함입(introjection) 이라는 방어기제를 사용하여 상실한 대상을 자신의 내면으로 간직하며 ④따라서 상실한 대상에 대해 지녔던 분노나 공격성이 자기 자신을 향하게 되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우울증이 자존감의 상실로부터 기인한다는 주장도 있다. 자신이나 자기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대상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그 대상이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우울증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3] 성격 특성

모든 성격에서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우울증이 더 쉽게 발생한다고 증명된 특정한 성격 유형은 없다. 그러나 불안의 수위가 높고 고민이 많은 성격유형이거나, 주변상황에 대해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성격유형, 수줍음이 많고 대인관계에 대해 회피적인 성격유형을 가진 사람은 환경적인 요인에 취약한 경우가 많다. 또 강박적이거나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은 매사에 자기 자신에 대해 높은 기준을 제시하며 자신이 이러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게 되면 자존감에 손상을 입거나 죄책감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러한 사람들은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 자신은 할만큼 하는데 상대방은 자신만큼 해주지 못한다고 느끼며 상처를 입을 가능성도 높다.

4] 인지행동이론

아론 벡(Aaron T. Beck)은 1960년대에 체계적인 임상적 관찰과 실험적 검증으로부터 우울증의 인지모형을 발전시켰다.

그는 우울증에 잘 걸리는 사람들에게서 자기 자신과 자신의 미래,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바라보는 세 가지 특징적인 사고의 패턴을 발견하였는데 이것을 인지 삼제(cognitive triad)라고 한다.

우울증 환자의 인지 삼제란 ① 자기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며, ② 자기 자신을 둘러싼 세상도 자신을 못살게 굴거나 요구만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③ 미래도 비관적으로만 생각하는 인지적인 왜곡을 말한다. 이런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반대되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부정적인 사고에 대한 신념을 유지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임의적인 추론(arbitrary inference: 결론을 지지하는 증거가 없거나, 증거가 결론과 배치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결론을 이끌어 내는 과정), 선택적 추상화(selective abstraction: 중심에서 벗어난 한 가지 세부 특징에 초점을 기울이며, 더욱 현저한 다른 특성은 무시한 채 이러한 경험의 단편에만 기초하여 전체 경험을 개념화 하는 것), 과일반화(overgeneralization: 하나 혹은 그 이상의 특수한 사건들에 기초하여 일반적인 법칙이나 결론을 도출하고 이러한 법칙을 관련되지 않는 상황까지 광범위하게 확장하는 것) 등의 사고방식이 작용하게 된다.

잘못된 자신의 패턴을 통해 세상을 파악하는 인지적 왜곡을 우울유발 도식(depressogenic schema)이라고 하며 이러한 이론에 근거하여 환자가 가지고 있는 인지적인 왜곡을 체계적인 방법으로 교정하고 새로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도록 하는 치료가 인지치료이다.

행동이론에서는 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을 통해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동물에게 회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지속적으로 불쾌한 자극을 주었을 경우 처음에는 그 자극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애를 쓰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포기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노력과 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학습하게 된다.

이런 동물은 다른 환경에 놓이게 되어도 자신의 노력이 상황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학습되어 있기 때문에 불쾌한 자극을 벗어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게 되는데 이것을 학습된 무력감이라고 한다. 행동이론에서는 인간도 동일한 과정을 통해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으며 자신이 상황을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긍정적 경험을 통해 학습된 무력감을 약화시키는 것이 우울증에 대한 행동치료의 목표이다.

결론

지금까지 우울증의 원인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이론에 대해 살펴보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우울증은 하나의 단일한 질환이라기보다는 생물학적 원인과 심리적 원인의 다양한 조합에 의해 발생하는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이론이 옳다고 주장하기는 매우 어렵다.

최근에는 기존의 이분법적인 접근태도를 통합하려는 연구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우울증의 신경심리학적 연구와 뇌영상연구를 결합하여 뇌의 신경해부학적 병변을 국재화하려는 연구방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을 토대로 감정/인지 상호작용을 포함한 뇌-행동 관계가 명확히 밝혀질 수 있다면 우울증의 원인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포괄적인 치료방법의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1. Synopsis of psychiatry, 9th edition. BJ Sadock, VA Sadock. Lippincott Williams & Wilkins press.
2.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92가지 방법. 해롤드 H 브룸필드, 피터 맥 윌리암스 지음/ 채정호 번역. 아카데미 북
3. 신경정신의학, 2nd edition,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편. 중앙문화사
4. 우울증 인지치료. Aaron T. Beck 지음/원호택 외 공역. 학지사
5. Textbook of clinical psychiatry, 4th edition. RE Hales, SC Yudofsky. The American Psychiatry Publis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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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0 01:12 2007/11/20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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