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해커를 만나다

[ZDNet Korea 2006-01-27 09:08]



태터툴즈는 가장 아름답게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

블로그를 쓰며 수익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노정석이라는 이름을 다시 듣게 된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 1996년이나 그 즈음에 유즈넷에서 가끔 그의 이름이 거론된 적이 있다. 그 이후엔 거의 이름을 듣지 못했다가 다시 작년부터 그의 이름을 가끔 듣게 되었다. 그리고 몇 개월 전 태터툴즈라는 블로그 툴(blog tool)의 제작사인 '태터 & 컴퍼니'를 차렸다는 걸 알게 되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블로거들이 사용하는 블로그 툴인 태터 툴즈, 그리고 한 때 가장 유명한 국내 해커 중 한 명이었던 노정석 사장을 만나 보기로 했다.


1월 19일 저녁 강남역

서울 강남역의 저녁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곳은 한국 벤처 기업의 신화가 시작된 테헤란 벨리의 시작점이기도 하고 유흥가이기도 하며 또한 수 많은 꿈들이 사라져 버린 곳이기도 하다. 얼굴을 알아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재빨리 스치고 지나가는 강남역에서 양재 방향으로 200m 쯤 걸어갔다. 저 앞에 노정석 사장이 바깥에서 나와 기다리고 있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사무실 구경 좀 시켜 달라고 했다. 좁고 어수선하다며 굳이 사양하는 걸 억지로 구경을 했다.

한 10평 정도되는 정 사각형의 사무실엔 여섯 명이 노트북을 펴고 뭔가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하기 곤란하다는 건 이해를 할 만 했다. 근처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늦은 저녁을 먹은 후 곧장 인터뷰를 시작했다.


뭐하는 사람이에요?



(태터&컴퍼니 노정석 사장)

노정석 사장이나 태터툴즈(tattertools.com)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IT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낯설 수 있다. 그래서 첫 질문은 자기 소개였다. 회사 취업 인터뷰도 아니고 자기 소개를 먼저 해 달라고 하니 노 사장도 좀 난처한 표정이었다. 카이스트 94학번이고 경영공학을 전공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졸업을 2004년에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졸업이 좀 늦었다는 질문을 했더니 "1996년 해킹 사건 때문이었다"는 답변을 했다. 아, 맞다! 그제서야 과거의 사건들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1996년에 언론 지상을 한 동안 장식했던 카이스트-포항공대 해킹 사건의 주역이 바로 노 사장이었던 것이다. 당시 카이스트의 컴퓨팅 동아리였던 쿠스(KUS)의 회장이 바로 노 사장이다.

노정석 : "그 사건으로 인해 졸업이 늦어졌다. 덕분에 유치장 경험도 해 보고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다. 그냥 조용히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언론에 노출되어 너무 크게 부각되는 바람에 본보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 이후에 해킹 사건의 이유나 결과가 잘못 전달된 측면이 없잖아 있지만 그 사건은 내게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했다. 지금도 네이버 같은 곳에서 노정석으로 검색하면 그 이야기가 나온다."

해킹에 대한 오해가 많은데 실제로 해킹(hacking)은 테러가 아니다. 원론적인 의미에서 해킹은 컴퓨팅이나 프로그래밍을 광적으로 좋아하여 이런 저런 조작을 가하고 수정하며 분석하는 일련의 행위를 의미한다.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해커(hacker)라고 부른다. 삼성전자와 같은 유명 대기업에서 하드웨어를 설계하는 사람들도 광의적 의미해서 해커라고 부를 수 있다. The New Hacker's Dictionary의 편집자인 에릭 레이몬드는 해커를 "솜씨 좋은 프로그래머"로 정의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 대부분의 언론은 해커를 '시스템 침입자'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그럼 호적에 붉은 줄이라고 그인 것이냐?"고 물어 봤다.

노정석 : "다행히 그렇지는 않았다. 사건이 벌어진 후 몇 개월 유치장에서 지내야했고 이후 벌금형을 받고 풀려 나왔다."

그 사건 이후의 어떤 일을 했는 지 물어 보았다, 노 사장은 학교를 다닐 때 sendmail 패치나 개발 관련한 일도 했는데, 국내 대부분의 이메일을 지원하는 웹 사이트는 여전히 이 프로그램을 서버에서 사용한다.

노정석 : "1997년도 여름 인젠(inzen)의 창업에 관여했다. 현재 인젠은 코스닥에 등록되어 있다. 이후 여러가지 경험들을 했고 컨설팅 회사에서 2년 간 근무하기도 했다. 잠깐 다녔던 곳이라 적을 둔 곳이라 밝혀도 될 지 모르겠지만 1년 동안 SK텔레콤의 C.I 팀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의 C.I 팀? C.I는 커뮤니케이션 인텔리전스 즉 지능형 대화와 관련한 연구를 하는 조직이다. 그리고 SK텔레콤의 최연소 이사로 승진하여 더욱 유명했던 윤송이 이사가 맡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윤송이 이사는 오래 전 모 텔레비전에서 '카이스트'라는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의 실제 모델이기도 했다,

노정석 : "맞다, 그 윤송이 이사가 운영하는 팀에서 근무했다. 윤송이 이사는 카이스트 1년 선배이기도 하다. C.I 팀에서 1년 간 근무하며 개인화 플랫폼에 대한 연구를 했다. SK텔레콤의 1미리 서비스와 같은 것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을 그 팀에서 개발했다. 매우 흥미로운 나날이었고 프로젝트들도 재미있었다. 내게 큰 도움이 된 시간들이었다."

한쪽은 각종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하여 MIT로, 맥킨지로, 와이더댄닷컴으로 다시 SK텔레콤의 이사로 움직인 반면 한 쪽은 몰입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 해커, 참 다른 삶의 행보다. 그래도 함께 일하며 즐거웠다니 신기한 일이다. 최근 창업한 회사인 '태터&컴퍼니' 이야기로 넘어가 보기로 했다.


왜 회사를 만들었나?

돈 벌려고 만들었지. 사장들에게 이 따위 질문을 하는 건 멍청한 일이다. 그러나 노 사장은 다르게 답할 것 같았다. 역시나 다르게 대답했다,

노정석 :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블로거들에게 수익모델을 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 가능성을 실현하고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 '태터툴즈'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자기 홈페이지에서 포탈에서 제공하는 블로그와 다를 바 없는 블로그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태터툴즈를 최초로 만든 사람은 노 사장이 아니라 정재훈이라는 사람이다.

노정석 : "태터툴즈를 만든 정재훈 씨를 작년 초에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태터툴즈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바를 전했다. 이후 미사리에서 고구마 구워 먹으며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정재훈 씨와 내가 바라보는 블로그에 대한 생각이 맞는 부분이 많았고 그래서 함께 하자고 제안을 했다. 회사는 작년 하반기에 만들었다."

하지만 현재 태터&컴퍼니에는 정재훈 씨가 없다. 정재훈 씨는 네이트닷컴의 일본 자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노 사장은 정재훈 씨가 보다 많은 경험을 하길 원했다고 한다. 그와 당장 일을 하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그보다는 세상을 보는 눈과 많은 경험을 통해 더욱 신뢰있는 관계를 유지하길 원했다고 한다. 이번 인터뷰 때문에 사람들이 태터툴즈의 개발자를 노 사장으로 착각할 수도 있겠다고 했더니,

노정석 : "태터툴즈는 어떤 한 사람이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태터&컴퍼니가 만들고 있다. 그러나 정재훈 씨가 처음에 만들었고 이후에 유지를 한 것은 분명하다. 나는 그걸 잊어서는 안되며 반드시 그 대가를 정재훈 씨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태터툴즈는 이제 우리가 함께 만들고 있다."


태터툴즈가 뭐냐?

태터툴즈, 영어라서 어렵기도 하지만 발음하기도 어렵고 낯설다. 한국의 블로그 인구가 몇 백만 명이라고 하지만 이들 중 태터툴즈를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설명을 부탁했다. 도대체 태터툴즈는 뭐고, 일반인들에게 뭐라고 설명하면 이해가 될까?



노정석 : "태터툴즈라는 이름이 어렵다는 소리는 가끔 들었다. 태터(tatter)라는 단어는 옷을 깁다는 의미로 선정한 이름이다. 근데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태터링(tattering)'이라는 단어를 쓰곤 하는데 이게 꽤 재미있는 의미가 있다. 원래 있던 이론을 철저히 까 밝히고 논파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외국인들에게 태터툴즈라고 소개를 하면 꽤나 재밌는 단어라고 반응을 한다."

현재까지 태터툴즈를 설치한 사람이나 다운로드 횟수 등을 물어 봤다,

노정석 : "다운로드는 여러 곳에서 이뤄지니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2004년에 태터툴즈가 공개된 후 우리 사이트에서 약 30만 회 정도가 다운로드 되었다. 설치를 하고 태터센터라는 곳으로 글을 보낸 것은 약 15만 회 정도가 된다. 하루에 태터센터로 도착하는 글은 약 1,500개 ~ 2,000개 수준이다."

노 사장은 좀 보수적으로 숫자를 이야기한 것 같다. 태터툴즈를 자신의 계정에 설치를 할 때 별도로 이름을 바꾸지 않으면 "http://tracezone.com/tt" 이런 식으로 '/tt'라는 디렉토리에 블로그가 설치된다. 구글에서 '/tt'로 검색하면 약 1,580,000개의 한글 검색 결과가 나타난다. 실제로 테터툴즈를 쓰고 있는 사람들은 노 사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 확산은 한나라당 대변인인 전여옥 씨의 블로그조차 태터툴즈로 만들어져 있다고 하면 이해가 되리라 본다. 태터툴즈는 삼성전자에 블로그 툴로 공급되고 있기도 하다.



(태터툴즈로 블로그를 쓰는 전여옥 대변인 블로그)

그런데 태터툴즈는 개인 사용자든 기업 사용자든 무상으로 다운로드를 해서 설치해도 관계가 없다. 실제로 검색 전문 회사인 첫눈(blog.1nooncorp.com)도 기업 블로그를 태터툴즈로 쓰고 있으며 중소 업체의 경우 부지기수로 태터툴즈를 기업 블로그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개인들은 말할 나위가 없다. 도대체 돈을 벌 생각은 있는 걸까? 또 한 번 무식한 질문을 해 봤다.

태터툴즈로 돈을 벌 생각은 없는 건가?



노정석 : "그렇다. 태터툴즈로 돈을 벌 생각은 없다."

이렇게 대답할 줄 알았다. 그럼 뭔가 복안이 있을 것 같은데?

노정석 : "태터툴즈는 공공재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최초에 이 프로그램을 만든 정재훈 씨도 그런 생각이었다. 좀 쉽게 블로그를 설치하고 편하고 예쁘게 블로그를 꾸미고 싶은데 그런 도구가 없는 거다. 그래서 만들었다고 했다. 나도 이 생각에 동의했다. 그러니 태터툴즈는 블로그를 쉽고 편하고 예쁘게 가꾸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것이 태터툴즈가 해야 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그렇게만 된다면 만족이다."

뭔가 꿈꾸는 사람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노정석 : "태터툴즈가 보다 쉽고 편리하고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블로그 도구가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정말 좋은 콘텐트가 마구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런 콘텐트를 원하는 기업도 많아질 것이다. 블로거들은 자신의 글이나 콘텐트를 팔 수도 있다. 단지 블로그를 즐기는 것으로도 수익이 되는 것이다. 이런 것을 만들 수 있는 도구로써 태터툴즈는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 롱테일(long tail)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노 사장은 생태계 이론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인터넷을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로 보고 태터툴즈가 그 생태계를 풍부하게 만드는 구조의 일부가 되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그럼 태터툴즈를 최고의 블로그 도구로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일까?

노정석 : "그렇지 않다. 태터툴즈말고 또 다른 계획이 있다. 이올린(eolin)이라는 플랫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것은 블로그 콘텐트의 신디케이션과 가치를 중계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일종의 P2P 웹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위젯 형태로 쉽고 빠르고 효과적인 도구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올린은 지능화된 개인화를 지향하고 있다. 그렇다고 현재 포탈 등에서 제공하는 개인화 페이지는 아니다. 진정한 개인화는 모든 접근 권한을 개인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올린은 그런 권한을 개인들에게 줄 것이다."

우리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이올린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기술적인 이야기도 있었고 비전도 있었고 가능성에 대한 예측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들 대부분은 단지 블로그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큰 의미는 없는 그런 이야기였다. 이 부분은 노 사장도 공감했다.

노정석 : "우리 회사가 만드는 것들은 결국 회사의 슬로건인 'Brand yourself!'로 사용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자신을 브랜딩하세요! 자신의 생활과 마음과 생각을 가장 쉽고 편하고 또한 아름답게 표현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거기에 한 가지 가치를 덧붙일 것이다. 블로그를 쓰며 스스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가치체인(value chain)을 더욱 확대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태터툴즈의 슬로건, Brand Yourself!)


사람에 대하여

노 사장은 카이스트 출신이다. 한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학을 나왔다. 이것이 사업을 하는데 도움이 될까? 실제로 국내 IT 업계에서 카이스트 출신의 힘은 굉장하다. 개발, 기획, 경영에서 이미 성공한 사람들도 있고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자신 또한 카이스트 출신인 노 사장에게 이런 것에 대한 입장을 물어 보았다,

노정석 : "카이스트 출신 중에 이미 사업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아 뭔가 부탁을 할 때 얻을 수 있는 게 많은 건 사실이다. 이런 인맥을 활용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카이스트 출신들의 기술적 역량이 높은 것도 맞다고 본다. 그러나 사업의 성공은 기술보다는 어떤 사업 모델을 추구하며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했는 가가 훨씬 중요하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는 카이스트 출신이 유리하다고 단언하기는 힘들지 않나."

요즘 이쪽 업계는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취업난이라고 하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정말 필요한 인력을 뽑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노정석 : "회사 직원을 뽑을 때 블로그를 통해 뽑았다. 수 백개의 블로그를 검색하고 방문하여 그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 지 알아 보았다. 직접 연락을 해서 만난 경우도 많았고, 그렇게 만난 분들이 지금 회사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이들이 카이스트 출신이냐고? 전혀 그렇지 않다. 하지만 매우 만족한다. 자신의 블로그에서 열정적으로 살고 있음을 확인했고 그것을 믿고 뽑았을 때 그 믿음은 맞았다."

기업 경영자 입장에서 블로그를 인력 채용을 위해 활용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지 물어 봤다,

노정석 : "기업 입장에서 블로그는 "숨은 다이아몬드를 발굴"하는 측면에서 활용 가능하다고 본다. 채용의 첫 절차를 블로그에서 시작하기 보다는 중간 과정 이상에서 블로그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취업을 위해 블로그를 만들어서 쓰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랜 정성이 들어간 블로그와 급조된 블로그는 구분할 수 있다."


약간 기술적인 이야기



(태터툴즈 홈페이지, www.tattertools.com)


태터툴즈와 블로그에 대한 기술적인 질문을 몇 가지 했다,

블루문 : "태터툴즈를 웹 호스팅 업체를 통해 제공하면 수익 모델이 생길 듯 하다"

노정석 : "그런 건 고민을 했었고 실제 진행이 되고 있다. 누군가 태터툴즈를 다운로드하려고 할 때 추천 호스팅 업체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수익을 분배할 수 있으리라 본다."

블루문 : "태터툴즈가 다른 외국계 블로그 도구보다 우월한 점은 무엇인가?"

노정석 : "우수한 외국계 블로그 설치 도구가 있다. 태터툴즈는 그들보다 사용과 제어가 쉽고 스킨 등의 변경이 매우 쉽다. 때문에 자신만의 독특한 블로그 스타일을 만들기 쉽다. 이것은 사용자 입장에서 태터툴즈를 선택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블루문 : "네이버처럼 블로그 스킨(skin)을 판매하여 수익을 구할 수 있지 않나?"

노정석 : "사용자들이 직접 제작한 스킨을 서로 사고 팔 수 있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앞서 이야기한 '이올린'이 그런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블루문 : "개인이나 기업에 대한 태터툴즈의 라이센스 정책은 무엇인가?"

노정석 : "특별히 제한하지 않는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누구든 자유롭게 다운로드하여 사용해도 좋다. 다만 태터툴즈 자체를 수정해서 상업적으로 재판매하는 것은 불가하다."

블루문 : "포탈 블로그 사용자들이 태터툴즈로 이사하는 걸 지원할 계획은 있나?"

노정석 : "일부 태터툴즈 사용자들이 그런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배포하는 걸로 안다. 그러나 태터툴즈가 직접 그런 지원을 하지는 않는다. 사용자들이 필요하다면 스스로 제작하여 배포할 것이다."

블루문 : "블로그 도구를 개발하려는 개발자들이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노정석 : "만약 회사에서 아파치 웹 서버를 쓰는데 뭔가 특이한 상황을 해결해야 할 경우 그렇다고 새로운 웹 서버를 개발하지 않는다. 매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새로운 블로그 툴을 만들려고 고민할 필요없이 태터툴즈를 쓰라고 권하고 싶다. 이미 개발된 태터툴즈를 수정하는 것이 더 편할 것이다."

블루문 : "태터툴즈를 써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뭐라고 말하고 싶은가?"

노정석 : "완벽히 독립적이며 차별성 있는 당신만의 블로그를 갖고 싶다면 태터를 선택하세요."


벤처의 숙명을 생각하며

2시간이 훌쩍 넘는 인터뷰를 끝내며 노 사장은 다시 사무실로 올라갔다. 1월 말에 나올 태터툴즈 1.0 정식 버전의 마무리 작업 때문에 전 직원이 매일 12시가 넘을 때까지 일을 한다고 한다. 강남역으로 가는 길을 걸으며 차들이 밀려 있는 강남대로를 바라본다. 저기엔 커뮤니티 벤처가 있었고, 저기엔 보안 솔루션 벤처가 있었고, 저기엔 쇼핑몰 벤처가 있었고... 현란하게 반짝이는 광고판 사이로 드문 드문 불이 켜진 건물들을 보며 뜻을 이루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 벤처들을 추억했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한국이 성장할 수 있는 힘은 꿈과 이상을 현실의 땅에 꽂아대며 무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벤처들에게 있다. 힘 내라!


:: 태터툴즈 노정석 사장과 정재훈 씨의 블로그에서 직접 대화할 수 있다

노정석 씨 블로그 http://www.moreover.co.kr/

정재훈 씨 블로그 http://interlude.pe.kr/


** '블루문'은 인터뷰어의 필명이다. 웹 컨설턴트이자 IT 뉴스 전문 블로거이며 ZDNet에서 전문 블로그와 칼럼을 제공하고 있다. blog.naver.com/kickthebaby 에서 '가장 거대한 아스피린'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블루문 (아하!블로그 aspiri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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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31 02:51 2006/01/31 02:51

[시론] 2006년 경제전망 감상법

입력시각 :01/25 17:21

이창용 <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은 5%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침체를 거듭했던 내수가 회복되리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 최근 통계를 보면 내수가 완만하게나마 살아나고 있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 호조세가 계속될지 점치기에 우려되는 요인이 하나 있다.

전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세계적 불균형'(global imbalance)이 그것이다.

'세계적 불균형'이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유례없이 커진 반면 아시아 국가들은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해 지역별 불균형이 심화된 현상을 말한다.

문제는 경상수지 불균형 규모와 이를 가능케 한 아시아의 달러자산 매입 규모가 더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작년 미국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7000억달러로 우리나라 국민소득과 비슷한 액수다.

큰 폭의 적자가 수년간 누적되자 아시아 자본의 미국 유입에 한계가 있을 것이므로 향후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세계적 불균형 현상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과 채산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경제성장률은 1%포인트 떨어진다.

각 기관에선 올해 환율을 달러당 1000원으로 예상해 5% 경제성장 전망치를 내놓았지만 실제 올 연말 환율이 900원까지 낮아진다면 연평균 환율은 950원이 되는 셈이므로 경제성장률 역시 5%가 아닌 4.5%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단순 계산에 반대되는 견해도 있다.

최근 들어 수출산업의 중간재 수입 비율이 높아지고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줄어들어 원화 절상이 반드시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원화가 절상되면 성장의 축이 제조업·수출산업에서 서비스업·내수산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커져 성장률이 호전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는 한 가지 맹점이 있다.

같은 양의 생산이 일어난다면 내수가 수출보다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수출이 침체되면서 내수가 활성화될 수 있겠는가? 수출산업 종사자의 소득이 낮아져 내수마저 침체된다면 유발효과는 비교할 필요도 없어진다.

일본의 경우를 참조할 만하다.

80년대 중반 미국은 일본의 대미 수출 증가로 경상수지 적자가 크게 증가하자 G7의 힘을 빌려 엔화 가치 절상을 요구한 바 있다.

'플라자 합의'로 불리는 환율조정 이후 엔화 환율은 50% 이상 절상됐지만 미국과 일본의 경상수지 불균형은 조정되지 않았다.

일본 기업들이 수출 단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일본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이는 일본 기업의 투자 감소로 이어져 90년대 장기침체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시각도 있다.

또한 엔화 절상에 이어 경기가 침체되자 일본정부는 경기활성화를 위해 재정지출을 무리하게 늘림으로써 국민소득 대비 50% 수준이었던 국가부채가 10년 만에 150%로 급증하게 된다.

우리 경제에서도 올해 예상보다 원화 절상폭이 커지면 수출 채산성 감소로 대기업 투자가 부진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수출 부진이 내수 부진으로 이어져 정부는 경기활성화를 위해 재정정책에 의지할 가능성이 크다.

재정지출 확대는 복지지출을 늘리려 하는 참여정부의 중장기 정책방향과도 일치하므로 대의명분도 있는 셈이다.

이 경우 지출확대 만큼 세수를 확보하든지 아니면 기타 정부지출을 줄여야 한다.

그 과정이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다고 세수 확보 없이 정부지출만 늘린다면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올해 '세계적 불균형'의 조정 과정에서 원화가 크게 절상될수록 우리 정부가 선거철을 앞두고 어떠한 재정정책을 선택할지 눈여겨 감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채권연구원 이사

2006/01/29 04:46 2006/01/29 04:46

1990년대 들어 한국 가요 음반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대중들은 팝보다 가요를 선호했다. 서태지와 김건모에게 열광한 대중은 밀리언 셀러(판매량 100만 장 이상) 음반을 만들어냈다. 97년 불어닥친 외환위기도 음반시장을 완전히 위축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모든 사람이 이야기한다. 음악산업은 망했다고.

2000년을 기점으로 시작된 음반시장의 하락세는 도대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 음반시장은 2000년 4104억원을 정점으로 2001년 3733억원, 2002년 2861억원, 2003년 1833억원, 2004년 1338억원까지 3분의 1 규모로 축소됐다.

음반 판매량 현황을 봐도 마찬가지다. 2001년을 끝으로 밀리언 셀러가 나오지 않고 있다. 2004년 가장 많이 팔린 서태지 7집의 판매량은 48만 장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동네에서 흔히 보이던 레코드 판매점은 전국에 350여 개밖에 남아 있지 않다. 과연 음악산업계 종사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음악산업의 추락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주변으로 눈을 돌려보자. 길거리에서 휴대전화로 음악을 듣는 청소년, 미니홈피의 BGM을 위해 음악을 구매하는 젊은이, 근무시간에 컴퓨터를 이용해 음악을 감상하는 직장인의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다. 이렇게 CD와 카세트 중심의 음반시장이 음원(곡) 중심의 디지털 음악시장으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소비자도 모르게. 음반시장 종사자들이 준비도 하기 전에.

디지털 음악시장의 규모는 2000년 450억원에서 시작해 2001년 911억원, 2002년 1345억원, 2003년 1850억원, 2004년 2014억원까지 약 다섯 배로 성장했다. 2003년을 기점으로 디지털 음악시장이 음반시장을 넘어서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디지털 음악시장은 인터넷을 통한 음원 파일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 등의 유선 온라인 음악 서비스, 또 휴대전화.PDA 등을 활용한 무선 온라인 음악 서비스를 포함한 것이다.

◆ 음악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초고속인터넷의 발달과 신규 디지털 매체의 등장은 음악의 제작.유통.수용 방식 자체를 변화시켰다. 21세기 음악은 더 이상 음반이라는 물리적 용기에 고정되지 않는다.

대중들도 더 이상 음반이라는 형태로 음악을 소유하는 데 관심을 갖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편리하게 MP3파일을 다운받고 교환하는 데 익숙하다. 한국 음악시장에서 디지털 음악은 단지 음반의 보완재가 아닌 대체재로 자리잡은 것이다. 따라서 현재 음악시장의 침체가 산업 환경의 변화에 따른 일시적 불황이 아닌 음악산업 패러다임 변화의 결과라는 해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음악산업의 패러다임은 음반에서 음원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그 주된 요인은 디지털화(Digitalization).압축기술(Compression).네트워크 기술(Networks)로 대표되는 디지털 혁명이다.

이는 여러 가지 변화를 이끌어낸다. 기존 음악산업은 몇몇 대형 음반사가 배급과 유통을 장악한 과점적 구조였다. 따라서 타 산업계에서 음악 산업계로의 진출은 극히 제한돼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KT.SKT.CJ 등 대기업들이 콘텐트 부문의 투자와 사업 역량의 강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안석준 문화콘텐츠진흥원 음악산업팀장
2006/01/29 04:35 2006/01/29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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