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이 가시질 않는다. 해야할 일이 있을 때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수많은 문학상을 휩쓴 신경숙의 책은 선물 받은 것이 아니었다면 평생 두 줄 이상 읽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도 관심 없는 단체에서 선정한 고은이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되는 자체가 넌센스. 스스로 물리치지 않고 매년 두문불출 결과를 기다리는 건 그야말로 슬픈 희극. 서정주와 함께 한국 시는 죽었다.
앉아 있기가 서 있기 보다 힘들다. 서 있을 땐 눕고 싶다.
" 나는 사악하고 병들었다. "
ㅡ 실비아 플라스,『 일기 』, p.324
진통제 몇 알 사놔야겠다.
시월이다.
라틴어의 finis라는 단어는 두 가지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 하나는 끝이나 완성을 의미했고, 다른 하나는 달성해야 할 목적이나 목표를 뜻했다. 자기의 '잠정적인 실존'이 언제 끝날지 짐작할 수 없었던 사람은 삶에 있어서 궁극적인 목적을 세워 나갈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정상적인 삶을 누리는 사람과는 대조적으로 장래를 위해 사는 일을 포기해야 했다. 따라서 그의 내면적인 삶의 전체적 구조가 변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삶의 다른 영역에서도 쇠퇴의 기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빅터 프랭클 (김충선譯),『 죽음의 수용소에서 』, 1995, pp.119~130 |
사진 한 장을 찾았다. 내 의지가 십분 발휘된 필연의 결과물. 미련이란 무서운 것이다. 슬픈 것이다.
" 그가 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나는 축복한다. 나를 위해, 그를 위해. "
전혜린,『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p.262
저번 주는 오랜만에 서점에 들렀다. 『 만년 』이 완역되어 나와 있기에 샀고, 다자이 오사무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단편집 두 권 가운데서 고민하다가 다자이 오사무 것을 골라 들었다. 결국 다자이만 두 권을 샀다.
" 인간 최고의 영관(榮冠)은 아름다운 임종이다. "
다자이 오사무,「 산화 」p.42
출퇴근길에 읽으려고 저작권 관련 책도 한 권 샀는데 한 번 읽어선 잘 모르겠다.
" 저작권은 허구만을 보호하며 진실을 보호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
박경신,『 사진으로 보는 저작권, 초상권, 상표권 기타 등등 』p.45
그렇게 저번 주를 보냈다. 스프 한 접시, 국수 한 그릇, 콜라 한 컵, 블랙 커피로 생존이 지속되고 있다.
" Almost Dying Changes Nothing, Dying Changes Everything. "
『 House M.D. 』season 5-1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잠을 줄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