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어떠한 자질이 경영자와 위대한 경영자를 구분 짓습니까? 하드스킬(기술/업무적)과 소프트스킬(인성/감성적) 사이의 적절한 균형점이 어디라고 보십니까?
 
워렌 버핏: 버크셔 헤더웨이에는 45명의 경영자가 있습니다. 그들 중 몇몇과는 1년에 한 번 대화하죠. 몇몇은 한 달에 한 번, 몇몇은 매일 대화합니다. 전 블럼킨 가족과 매달 같이 식사합니다. 휴가도 같이 가죠. 우린 친구니까요. 우린 사업에 열정을 가진 경영자를 찾습니다. 보통 그런 이들이 우리를 찾아오죠. 우린 금융업자에게서 회사를 사본 적이 없어요. 매입한 회사를 우리가 운영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운영을 잘 해줄 경영자들에게 의지하는 거죠. 우린 계약서도 아주 간소하게 씁니다. 제가 수표를 넘긴 뒤에도 회사는 그 전과 똑같이 운영되야 합니다. 저의 가장 큰 의문거리는 경영자들이 회사를 팔아 5억 달러를 받고도 여전히 6시에 일어나 일하러 가서 수익을 오마하로 보내줄 건가 하는 겁니다. 그들의 눈을 쳐다보며 이들이 회사를 사랑하는지 아니면 돈을 사랑하는지 판단해야 해요. 돈을 사랑하는 건 괜찮아요. 하지만 회사를 더 사랑해야 합니다. 저는 왜 너무 일하고 싶어서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할까요? 저만의 작품을 그리고 있고 박수갈채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우린 벤브릿지(Ben Bridge)라는 보석 회사를 매입했습니다. 4대에 걸쳐 운영된 100개가 넘는 매장을 가진 회사죠. 가족들은 회사를 버크셔 헤더웨이에만 팔길 원했어요. 다른 이에게는 팔기 싫어했고, 종업원들도 그랬습니다. 전 소유주를 만나본 적이 없어요. 그도 팔고 싶어하지 않았죠. 하지만 가족들에겐 필요했습니다.
 
보쉐하임즈(Borsheims)에는 짐바브웨 출신의 여성 경영자가 있습니다. 그녀는 MBA조차 없습니다. 우린 이력서나 학점, 추천서를 보지 않아요. 열정을 보고 공정한 급여를 지불합니다. 불공정함으로부터 발생하는 불만을 원하지 않거든요. 우린 이런 것에 개의치 않고 일할 사람을 원합니다. 우린 포레스트리버社(Forest River)의 피트에게서 팩스를 받았어요. 우리가 갖고 싶어할 유형의 회사라는 내용이었죠. 피트는 혹시 그가 내일 죽게 되면 남겨질 아내와 딸이 걱정됐던 거지요. 계약을 마친 후에 우린 저녁을 먹었고 전 급여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죠. 전 그에게 어떤 숫자를 말하든 수표에 써서 주겠다고 했습니다. 피트는 제가 생각하고 있는 숫자를 묻더군요. 전 10만 달러를 말했고, 피트는 제가 말한 숫자 이상은 원하지 않는다고 했죠. 그래서 10만 달러에 합의 봤습니다. 어제 피트가 전화를 해서는 또다른 사업을 제안하고 싶다더군요. 우린 5분간 얘기를 했고, 몇 가지 조언을 했지만, 전 그에게 정말 많은 선택권을 줍니다. 전 회사를 사는 데 17억 달러를 썼지만 가본 적도 없어요. 적어도 회사가 거기에 존재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버크셔 헤더웨이의 경영자들 중에 위대한 경영자가 될 세 사람이 누군지 알 수는 없어요. 그들이 해나가는 걸  어느 정도 보고 나야지 알 수 있습니다. 블럼킨 여사를 보세요. 그녀에겐 같이 사업하는 아들 하나와 사업과는 관계없는 딸 셋이 있었죠. 그녀는 사업에서 나온 이익금을 공정하게 배분할 방법을 원했습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했죠. 그녀는 103세 때까지 일하고 104세에 눈감았습니다. 상점에서 두 블럭 떨어진 곳에 살았는데 집안 가구의 가격표를 그대로 두었어요. 그러면 가게에 있는 것만 같아서 그녀가 더 편안했거든요. 그녀는 러시아를 떠나 아이오와州의 포트닷지(Fort Dodge)에 정착했습니다. 그녀는 16년간 500달러를 모아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제 전국에서 두번째로 큰 가구업체가 됐습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해도 이런 사람을 고용할 수는 없죠. 1965년부터 경쟁자들에게 이 경영자를 뺏기지 않은 우린 참 운이 좋았습니다. 몇몇 경영자는 은퇴했고 몇몇은 해고됐죠. 하지만 우린 그들이 자신만의 작품을 그릴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질문: 만약 선생님께서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누군가와 점심을 함께 할 수 있다면, 그건 누구이며 이유는 무엇입니까?
 
워렌 버핏: 아이작 뉴튼과 벤자민 프랭클린이겠네요. 전 수많은 재밌는 사람과 몇몇의 재미없는 사람들을 만나왔습니다. 저 두 사람은 그들이 살았던 세상에 관해 더욱 폭넓은 이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피아 로렌과 점심 먹을 기회를 포기할 거란 생각은 들지 않네요.
 

질문: 선생님께서는 연방준비제도(the Federal Reserve)가 도덕적 해이를 조장해서 자산의 잘못된 배분을 가져오고, 결국 자산 버블을 만든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만약 그렇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떤 리스크가 있을까요?
 
워렌 버핏: 정부가 누군가를 망하도록 내버려두는 대신 공익을 위한다며 개입할 때는 항상 어떤 도덕적 해이가 시작됩니다. LTCM을 구제할 때 도덕적 해이가 있었습니다. 지금의 상황도 그와 비슷한 면이 있지요. 하지만 그걸 알기란 어렵습니다. 도덕적 해이의 결과들은 15-20년 후에나 나타나니까요. 1987년 대폭락 때 그린스펀(Alan Greenspan,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장)은 임명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스페셜리스트 시스템(The specialist system, 가격안정을 위해 자기자본으로 유동성 공급 등 매매 업무가 가능한 스페셜리스트를 두는 시스템)은 실패했죠. 대부분의 스페셜리스트는 매우 적은 자본을 갖고 있었고 파산했습니다. 연방준비제도는 그들에게 자본을 공급했죠. 앞으로의 행태에 변화가 있을까요? 어쩌면요.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게 옳은 판단이었습니다. 그 결과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가 생겼습니다. 프레디맥(Freddie Mac), 패니매(Fannie Mae) 같은 매우 큰 은행들은 정부가 그들을 망하게 내버려두지 않을거라 생각했고 경영자들도 그걸 알았죠.전 지금에 와서 연방준비제도를 비판하고 싶지는 않군요. 연방준비제도는 더 많은 정보를 가졌고 옳은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질문: 사업에서의 성공과 엄청난 재산, 그리고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선생님께서는 어쩜 그렇게 겸손하실 수 있죠? 그런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난 세월 선생님을 가르친 특별한 인물이나 교훈이 있습니까?
 
워렌 버핏: 전 운좋게도 올바른 영웅을 가질 수 있었어요. 누가 여러분의 영웅인지 제게 말해준다면 전 여러분이 어떤 사람이 될지 말해드리죠. 여러분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 한 가지는 아이를 키우는 겁니다. 아이는 초등학교에서보다 당신에게서 더 많은 걸 배웁니다. 전 아버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고 나중에는 그레이엄으로부터 그랬죠. 저 역시 제 영웅들을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제 성공에 있어서 제가 할 일은 없었어요. 제 아버지는 주식중개인이었는데 대공황 이후에는 주식을 팔기 위해 전화를 할 사람이 없었죠. 그 결과 위대한 자본시장의 한 시기 1930년 미국에서 제가 태어났습니다. 전 자산 배분을 위한 전화배선이 되어있는 곳에서 태어났던 겁니다. 전 알맞은 전화배선을 알맞은 시기에 갖고 있었죠. 태생적인 거죠. 그리고 더 잘하기 위해 피드백을 받았죠. 오만해질 것도 없습니다. 빌 게이츠가 말하길, 제가 좀 더 일찍 태어났다면 몇몇 야수의 점심거리가 되었을거라더군요. 전 뛰지도 못하고 오르지도 못합니다. 전 자산 배분에 대해 얘기했을테고 야수는 생각했겠죠,“저거 정말 맛난 종류지.” 여러분은 모두 난소 복권에 당첨된 거예요. 이 점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질문: 신용 위기와 그 결과 일어난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인해  건전한 회사들의 효율성 상승, 사세 확장,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 대출이 어렵게 됐습니다. 그래서 잠재적으로 성장을 제약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시장 유동성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은 어떠하며, 유동성 공급이 가능하면 경기 침체에 도움이 된다고 보십니까? 또한 현재 대출 업무를 하지 않는 금융 기관들이 줄어든 자금 공급 상황에서 이득을 얻기 위해 대출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워렌 버핏: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건 엄청난 리스크 재조정과 평가입니다.  과거에 벌어진 문제들을 바로잡는 거죠. 현재는 합리적인 조건의 저금리 대출이 많이 있습니다. 지난 12, 18개월 동안에는 없었던 것들이죠. 합리적이지 못했던 많은 고금리 대출들은 모두 시장 밖으로 쓸려 나가버렸죠. 나쁜 결정을 했던 이들에겐 고통이죠. 상대적으로 보자면 현재는 신용경색 상황이 아닙니다. 1982년의 우대 금리는 22% 였습니다. 돈이 매우 비쌌죠. 60년대 후반에는 괜찮은 조건에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대출되는 돈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상황도 아닙니다. 연방준비제도는 창구를 열었고, 금리는 떨어지죠. 그렇다고 경기 침체가 없을 거란 뜻은 아닙니다.
 

질문: 선생님께서 저질렀던 큰 실수나 후회는 무엇인가요?
 
워렌 버핏: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요. 그렇다고 괴로워하진 않아요. 후회하지 않습니다. 우린 수많은 결정을 내리는 사업을 하고 있어요. 실수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실행하지 않아서 손해본 실수들이 모두 100억 달러나 되는데 아무도 모르죠. 이런 실수들은 회계자료에는 나타나지 않으니까요. 1994년에 우린 신발 업체를 인수하는데 400만불 어치의 버크셔 주식을 지불했습니다. 그 업체의 가치는 현재 0 인데, 주식의 가치는 35억 달러지요. 그러니 이제 전 버크셔의 주가가 떨어지는 걸 보고  행복해합니다. 제 실수의  크기를 줄여주니까요. 1973년에는 톰 머피(Tom Murphy)가 35만불에 NBC를 팔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우린 그 제안을 거절했죠. 이게 바로 실행하지 않아서 손해본 큰 실수입니다. 제 인생에 있어서도 달리  했었으면 좋았을 일들이 항상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좋은 일들도 일어났죠. 나쁜 일들에 집착해봐야 얻는 건 없습니다. 좋은 배우자를 찾는 게 인생의 90% 죠. 건강을 유지할 정도로, 좋은 배우자를 만날 정도로 운이 좋다면 다 된 겁니다. 하버드 비지니스 스쿨에 불합격한 게 저에게 일어날 수 있었던 최고의 일 가운데 하나죠. 불운이 행운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질문: 중동과 아시아 지역 국부 펀드의 부상에 대해서 한 말씀해주시겠습니까? 기업 자본 확충에 있어서 증대된 역할을 이 펀드들이 어떻게 맡을까요? 회사 현금흐름을 향한 이들 펀드와의 경쟁이 선생님의 투자 전략이나 투자 기회에 영향을 미치는지요?
 
워런 버핏: 어떤 경쟁이든 경쟁입니다. 국부펀드에 대한 현 상황은 흥미로와요. 대부분은 중국 때리기(China-bashing) 입니다. OPEC 때리기와 그 역할은 정치인들에게 맡겨졌죠. 오늘날 세계가 미국에서 사들이는 것보다 미국이 세계로부터 20억 달러 더 많이 사들입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게 작은 종이 쪽지를 주죠. 그럼 다른 나라들은 그 달러로 자산을 사야합니다. 우리가 생산 이상의 소비를 해온 오랜 기간만큼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투자하도록 해야 하죠. 결국 우리가 국부펀드를 만든 거고, 이 20억 달러에는 이자가 붙는 겁니다. 미국 펀드들은 이들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최고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최근엔 이들이 자산을 매입하도록 유인하고 있죠. 중국은 유노칼(Unocal)을 사고 싶어 했어요. 3등급 석유 생산 업체로 인도 같은 해외에서 생산하는 업체죠. 미국 의회는 흥분했고 395명의 의원들은 매매계약을 막는 반중국결의안에 서명했습니다. 100여년간 미국 기업은 다른 나라의 자산을 사들이며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줘놓고는  중국에게는 유노칼을 살 수 없다고 말한 겁니다. 중국은 받아들였지만 좋아하진 않았죠. 우리가 외국 자산을 달러로 사들이고 나서, 그 달러로 할 수 없는 일을 정해준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립니다. 국부펀드는 우리가 만든 거예요. 이들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전 이들 국부펀드에 인덱스 펀드를 추천합니다. 그들이 미국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하면서도 나쁜 조건의 계약을 하는 이들에게 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질문: 건설 부문의 사회기반시설 투자(aggregate infrastructure investment)가 경제를 활성화시킬 거라고 보십니까?
 
워렌 버핏: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최고의 방법은 저소득층에게 돈을 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돈을 쓸 거예요. 저 같은 사람에게 돈을 주면 안 되요. 사회기반시설 투자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한동안 투자되지 않았고 앞으로 6 ~ 12 개월간은  아무 효과도 없을 겁니다. 사회기반시설은 GDP와 큰 연관도 없어요. 미국은 소비 주도 사회(consumer-driven society)입니다. 생산량의 106%를 소비하죠.

kiv.20120215
2012/02/15 22:18 2012/02/15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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