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야. 여러가지가 복합된 이유로 엄마랑 한바탕 싸웠어. 유치원ㆍ국민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일방적으로 맞거나 말싸움에 밀렸지만 중학생이 되니까 만만해지더라고. (이와 같은 현상은 내 동생과 나의 관계에서도 똑같이 전개됐지) 그래서 이번엔 내가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좀 쎄게 나갔던 거야.
급기야 이렇게 한마디 내뱉었지. “이럴 거면 도대체 왜 나를 낳은거야!” 결정타라고 생각한 그 순간. “그건 니 아빠한테 물어봐!” … 할 말이 없더라고. 맞는 말이잖아? 엄마가 성모 마리아는 아니니까. 아빠가 들어오려면 몇 시간이나 기다려야 되고… 뭐 그렇게 흐지부지 끝나버렸지.
이후 수년이 흘러간 어느날이었어. 기억도 안 나는 이유로 싸운지 한 십분이나 지났을까. 언제 싸웠냐는듯 전혀 다른 이야기를 엄마와 하고 있더라? 크게 놀랐지. 예전 같으면 하루종일 얼굴도 안 봤을텐데…. 글쎄 뭐랄까…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 걸까 싶더라고… 20년도 훨씬 넘게 걸려서 말이지.
그런데 하나 이해할 수 없는 건, 아직도 풀리지 않은 불만과 증오가 내 속에서 느껴진다는 거야.
역시 자식 새끼는 낳을 만한 게 절대 못돼.
TAGS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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