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20

2008/05/20 16:38 / My Life/Diary

살다보면 여러가지 우스운 꼴을 본다. 우스운 꼴을 당하기도 하고, 우스운 꼴을 만들기도 한다. 오늘 문득 거울을 보니 우스웠다. 우스운 사람이 우스워질까 두려워 우스운 꼴을 하고 있는 웃지 못할 면상이랄까. 한쪽 눈동자를 쳐다볼 때면 다른 쪽 눈동자가 사시가 되는 사실에 홀로 골몰하다가 그 허무한 짓에 웃고 마는, 아- 글쎄 이상이랄까. 나는 나를 볼때 가장 우습다. 인생은 300원짜리 우스운 거울이 마주보고 있을 때 생겨난다.

다른 것은 보려 하지 않는데, 시력이 나빠진다. 혹은, 다른 것은 보려 하지 않기에.


거울

이상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게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2008/05/20 16:38 2008/05/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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