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11

2005/06/11 23:26 / My Life/Diary
주말을 맞아 80건을 받아오고, 만년필을 샀다.

다음 주부터는 시험기간, 레포트와 시험이 6개가 걸려있다. 뭐 그 어떤 것도 의미있게 느껴지질 않는다.

비는 어제 그쳤고, 작업을 진행하면서 호앙 질베르토를 듣고 있다.





비가 와서 오늘 아주 제대로 돈지랄을 했어요. 몇 년전에 만년필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구멍이 만년필 나갈만치 쏙 나서 잃어버렸죠. 그래서 독수공방하다가 오늘 샀음. 훠얼얼얼씬 비싼 걸루다가. 생긴거는 저리 단순하게 생겼으나 한 달 생활비가 몽땅 들어갔어요. 지금 막 자랑하면서도 우울해지는건 바로 이 때문! 만년필 사들고 오는데 집 앞 버스 정류장 맞은편 빠리 바게뜨 아가씨가 너무 어여삐 보여서 (혼자 있었음) 비도 오는데 스윽 들어가 크라상을 사쳐먹을려다가 버뜩 오늘 돈지랄했음이 상기되는 탓에 그녀를 거기에 그대로 두고 집에 왔지요. (요전날 금전출납기를 조패며 빵값을 수수히 계산해주던 당신의 섬섬옥수는 잊지 못하고 있소.) 집에 와서 써보니 이거 생각보다 꽤 무겁네? 하는 순간… 그래 원래 나는 무거운 걸 좋아했지… 세뇌… 이거 생각보다 쫌 글씨가 안 나오는데? 하는 순간… 그래 원래 나는 글씨가 쫌 못 났지… 세뇌… 사기 전에는 나에게 만년필을 맞췄는데 일단 지른 순간부터 만년필에 나를 맞추고 있는, 아 만년필이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된 이 비가 죽죽 내리는 금요일이란! 어쨌든 기분은 우울좋다!
2005/06/11 23:26 2005/06/1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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