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24

2010/10/24 04:42 / My Life/Diary
내 과거는 희망이었으니. 내가 두려워한 것은 죽음이 아니라 자살에 실패해 살아남는 일이었다. 몰살된 과거와 텅 빈 현재, 채울 길 없는 미래. 그리고 그 처참한 생존을 바라보는 나 자신의, 타인의 시선. 날개에 김이 서린듯 이슬을 흠뻑 머금고 죽어 있는 잠자리. 아무 이유 없이 피었다 떨어져 내린 잎. 누군가 실수로 밟아버린 거미. 나,는 자의식 없이 그저 있는 그대로일 수는 없었다. 운동장엔 아침 안개가 자욱했고, 나는 그 속으로 걸어 들어갔지만, 바지 밑단만 젖은 채,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았다. 내 과거는 희망이었는데, 왜 나는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했을까.
2010/10/24 04:42 2010/10/24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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