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5

2010/10/15 00:19 / My Life/Diary
나는 할 수 없는 것은 단 한 가지뿐이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처럼 나의 내부에 감추어져 있는 목표를 끄집어 내어, 내 앞에다 확실히 그려보는 일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자기가 교수나 법관, 의사나 예술가가 되려고 한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으며, 그것을 이루려면 얼마만한 기간이 필요하고 거기엔 어떤 현실적인 이점이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할 수가 없었다. 언젠가는 나도 역시 그런 직업을 갖게 될 것이겠지만, 지금의 내가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단 말인가. 나 역시 몇 년을 찾고 또 찾아 왔지만 된 일은 아무것도 없었고, 어떠한 목표에도 도달할 수가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 나도 역시 어떠한 목표에 도달하게 되겠지만 그것은 정말 난처하고 위험스러우며 무서운 일이었다.

나는 내 마음속에서 진정으로 원했던 것, 바로 그것대로 살려고 했다. 그런데 그것은 왜 그리도 어려웠을까? (p.427)

ㅡ 헤르만 헤세,「데미안」,『지와 사랑ㆍ데미안』(문화광장)

기쁨과 흥분의 반대는 슬픔과 두려움이 아니라 기쁨과 흥분이 없는 상태ㅡ지루한 무감각 상태ㅡ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긍정적인 감정의 양으로 우리의 부정적인 감정의 양을 알 수 없다. 한 사람의 긍정적인 감정의 양과 부정적인 감정의 양은 서로 독립적이며, 아무런 관계가 없다. (p.114)

신경성 수치가 높은 사람은 신경성 수치가 낮은 사람보다 일상에서 부딪치는 어려움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신경성은 부정적인 감정시스템의 반응성(반응 정도)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부정적인 감정이란 무엇인가? 공포, 걱정, 모욕감, 죄책감, 혐오, 슬픔 등의 감정으로, 이런 감정을 경험하면 불쾌하며, 이 불쾌감은 우리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하나의 설계특징이 된다. 긍정적인 감정이 존재하는 이유가 우리로 하여금 좋은 것을 추구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라면, 부정적인 감정이 만들어진 목적은 우리로 하여금 먼 조상 때부터 나빴던 것을 피하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다. (p.135)

신경증은 일관성이 있고 항구적인 하나의 특성인 반면, 우울증은 어떤 때는 발병하지만 어떤 때는 발병하지 않는 하나의 질병이다. 그러나 우울증은 재발하는 경향이 강하다.

…부정적인 사건에 대한 우리의 반응 정도를 결정하는 것은 유전된 기질이며, 우울증은 우리의 성격과 우리에게 벌어진 일이 상호작용한 결과… (pp.143~145)

수전의 글에는 일인칭 대명사가 많았고, 그 일인칭 대명사는 고통을 의미하는 동사와 짝을 이루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전형적으로 신경성 수치가 높은 사람의 글쓰기 방식이다.

신경성 수치가 높은 사람은 자신이 제대로 살아왔는지, 또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지 끊임없이 걱정하며 궁금해한다. 잘못된 인생경로를 갈 위험도 우리의 부정적인 감정이 탐지해내야 하는 위험 중 하나다. 따라서 부정적인 감정이 활성화되면 우리는 우리가 택한 삶의 경로에 대해 계속 의심하게 될 것이다.

경계성 인격장애는 높은 신경성을 특징으로 한다. 경계성 인격장애는 삶과 개인적 목표의 불안정을 주 증상으로 하며, 만성적인 자괴감이나 공허함도 수반한다. 삶에 고통을 받는 사람들은 새로운 그러나 종종은 비현실적인 계획을 많이 세우고, 짧은 그리고 종종은 부적절한 결혼을 여러 번 한다. 그 이유는 자신에 대한, 자신을 행복하게 해준다고 하는 것에 대한, 그리고 자신의 가치에 대한 만성적인 회의 때문이다.

…신경성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불면증 환자가 편히 잠들 수 있는 자세를 찾으려고 계속 뒤척거리는 것처럼 끊임없이 자신을 새로 규정하려고 한다.” (pp.146~149)

…실제로 연구를 해본 결과 공유환경이 성격에 미친 영향은 0이었다.

공유환경이 성격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가장 뚜렷한 증거는 같은 가정에서 자란 입양형제들 간의 성격이 동일 모집단에서 무작위로 선택한 두 타인 간의 성격만큼이나 다르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공유환경인 부모의 성격은 (유전적인 영향 말고는) 자녀의 성격에 여하한의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양육방식도 아이의 성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부모의 식습관, 흡연, 가족 규모, 교육, 인생철학, 성적 취향, 결혼상태, 이혼, 재혼 등도 아이의 성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심란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렇다면, 이혼한 부모의 자녀들도 성인이 된 후 이혼할 가능성이 높고, 어린 시절 부모의 폭력을 경험한 사람이 자라서 더 폭력적이 된다는 연구결과는 어찌된 것인가? 결론을 말하자면, 이런 연구들도 환경적인 영향이 아니라 유전적 영향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신경성이 높은 사람은 우울증과 이혼의 가능성이 일반인들보다 높고 그들 자녀도 그럴 가능성이 더 높은데, 그것은 자녀들이 부모를 보고 배운 것이 아니라 애당초 부모를 그런 사람으로 만든 유전자 변형체를 자녀들이 물려받았을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녀의 유사성, 그리고 양육행태와 성인이 된 후 자식의 행태도 유전적 영향으로 설명할 수 있다. (pp.246~248)

ㅡ 대니얼 네틀,『성격의 탄생』(와이즈북)

“세상 그 누구도 자기 인생을 책임질 필요가 없어. 너는 이미 온전히 너의 삶을 살고 있는 거야.”라고 무책임하게 말하자, 살고 싶어졌다. 영 미친놈 같다.
2010/10/15 00:19 2010/10/15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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