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메모 (1)

2011/07/03 22:21 / My Life/Diary











2000/9/14

콜로그리보프
라라의 후원자격 인물

난 나쁜 여자예요. 당신은 날 몰라요.
언젠가 내가 얘기를 하겠어요.
당신도 알다시피 말을 꺼내려고만 하면
울음이 나와서 지금은 얘기를 할 수가
없어요.
하지만 당신에게 어울리는 여자는 못
되니까 날 잊어주세요

라라는 웃으면서 올리아를 부러워했다. 가난 속에서 살며 돈벌이를
해야 하는 소녀였다. 그런 아이들은 조숙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얼마나 어린애 답고 순진한가!

그런데 어째서 나는 모든 것을 보아야 하고 그토록 상심을
많이 해야만 하는 운명이란 말인가?

항상 당연하게만 여겨졌던,
전혀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던
오랜 친구인 토니아는 그가
알기로는 가장 아리송하고 복잡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그녀는 한 여인이 되었다.

저 사람은
결코 저러고 싶어서
저러는 것이 아닐게다
단 한순간도

이런 날은 불 다끄고
문 다 닫고
이불 한 장
속에 온 몸을 감추고
죽은 듯이 고요하게 !

잘라냈다.
왠지 어색하다.
다시 붙인다.

창세기 3장 14절
Cursed are all you above
all the livestock and all
the wild animals.

창세기 3장 2절
Now Abel kept flocks,
and Cain worked the soil.

우리들은 왜 친구인가?
parce que c'etait moi,
parce que c'etait lui
나는 나이고, 그는 그였기
때문에

2011/07/03 22:21 2011/07/03 22:21
TAGS

2011.07.03

2011/07/03 19:17 / My Life/Diary
  나는 단박에 뭔가 잘못되었음을 알아챘다. 그 유태인 할망구가 그렇게 황홀해하는 꼴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처음에는 무척 놀라는 것 같더니 곧 행복에 빠져들었다. 마치 천국에 있는 듯 보여서 나는 아줌마가 다시 땅으로 내려오지 못하게 될까봐 두렵기까지 했다. 나는 마약에 대해서는 침을 뱉어주고 싶을 정도로 경멸한다. 마약 주사를 맞은 녀석들은 모두 행복에 익숙해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끝장이다. 행복이란 것은 그것이 부족할 때 더 간절해지는 법이니까. 하긴 오죽이나 간절했으면 주사를 맞았을까만은 그 따위 생각을 가진 녀석은 정말 바보 천치다. 나는 절대로 꼬임에 넘어가지 않는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몇 차례 마리화나를 피운 적은 있지만, 그래도 열 살이란 나이는 아직 어른들로부터 이것저것 배워야 할 나이다. 아무튼 나는 그런 식으로 행복해지기보다는 그냥 이대로 사는 게 더 좋다. 행복이란 놈은 요물이며 고약한 것이기 때문에, 그놈에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어차피 녀석은 내 편이 아니니까 난 신경도 안 쓴다. 나는 아직 정치를 잘 모르지만, 그것은 언제나 누군가에게 득이 되는 것이라고 들었다. 행복을 찾는답시고 천치짓을 하는 녀석들을 막을 법은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주절거리는 것뿐이다. 어쩌면 내가 잘못 생각하는 건지도 모르고, 하지만 나는 이제 행복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 그러다가 또 발작을 일으키면 큰일이니까. 그런데 하밀 할아버지는 내가 표현할 수 없는 것, 바로 그것을 찾아야 하고, 설명할 수 없는 것, 바로 거기에 그것이 있다고 말했다. ㅡ pp.99~100

  “두려워할 거 없어”
  그걸 말이라고 하나. 사실 말이지 ‘두려워할 거 없다’라는 말처럼 얄팍한 속임수도 없다. 하밀 할아버지는 두려움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믿을 만한 동맹군이며 두려움이 없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하면서 자기의 오랜 경험을 믿으라고 했다. 하밀 할아버지는 너무 두려운 나머지 메카에까지 다녀왔다.
  “너 같은 어린애가 거리에서 혼자 돌아다니면 못 써.”
  나는 웃음을 떠뜨렸다. 정말로 웃기는 얘기였다.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뭘 가르쳐주기 위해서 거기에 있는 것은 아니었으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넌 정말 내가 본 아이들 중 제일 예쁘구나.”
  “당신도 멋져요.”
  그녀가 미소지었다.
  “고맙다, 얘야.”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갑자기 내 속에서 희망 같은 게 솟았다. 당장 내가 따로 살 곳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로자 아줌마가 살아 있는 한 아줌마를 버리지는 않을 작정이었다. 하지만 조만간 닥쳐올 미래를 생각해두어야 했다. 나는 밤마다 미래를 꿈꾸곤 했다. 누군가와 바닷가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꿈, 나를 기분 좋게 하는 어떤 사람. 그렇다. 나는 가끔 로자 아줌마를 배신하곤 했다. 하지만 그것은 죽고 싶어질 때 머릿속으로 그랬을 뿐이다. 나는 어떤 희망을 가지고 그 여자를 바라보았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희망이란 것에는 항상 대단한 힘이 있다. 로자 아줌마나 하밀 할아버지 같은 노인들에게조차도 그것은 큰 힘이 된다. 미칠 노릇이다.
  그러나 그녀는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걸로 끝이었다. 사람이 아무런 대가 없이 행동을 할 때도 있으니까. 그녀는 내게 말을 건네고, 희망을 일깨우고, 친절한 미소를 보냈다. 그리고 한숨지으며 떠났다. 나쁜 년. ㅡ pp.108~109

ㅡ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용경식 옮김), 문학동네
2011/07/03 19:17 2011/07/03 19:17
TAGS

사용자 삽입 이미지


ㅡ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였나요? ㅡ 무슨 뜻이죠? ㅡ 가장 좋았던 기억이요. 떠올려 보세요. ㅡ … ㅡ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결혼식날? ㅡ 모르겠어요. ㅡ 천천히 생각해보세요. ㅡ 기억 할 수가 없네요. ㅡ 할 수 없는 건가요, 안 하는 건가요 ? ㅡ 네? ㅡ 떠올릴 수 없는 건지, 떠올리려고 하지 않는 건지. ㅡ 제가 여기서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오고 싶지 않았는데. 가족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아요. 왜 그래야 하죠? 신경 끄세요. 제가 원하는 건 하룻밤 잘 자는 거고, 아무도 절 도와주지 않고 있어요. ㅡ 좋아요. 행복을 1부터 10까지 잰다면, 당신은 얼마나 행복하죠?  ㅡ 1이요. ㅡ 1. 그럼 개선의 여지가 있네요. 잠 말고 당신의 인생을 더 낫게할 한 가지가 있다면 뭘까요? ㅡ 지금과 다른 삶이요. ㅡ 지금과 다른 삶…. 변화는 두렵죠. 그렇지 않나요? ㅡ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아요.

ㅡ 자기 행동에 책임져야 해, 메리. ㅡ 알아. ㅡ 메리, 들어봐. 당신은 다른 사람이랑 대화가 필요해. ㅡ 싫어. 그러고 싶지 않아. ㅡ 음, 도움이 될 거야. ㅡ 난 그저 당신이랑 얘기하고 싶을 뿐이야. ㅡ 내가 직장 동료랑 얘기하지 않을 이유가 어딨어? ㅡ 우리가 친구로 지내는 한 난 괜찮아. ㅡ 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당신은 자기랑 관련이 없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해. 그럼 훨씬 행복해질 거야. 화요일날 상의해보자. 그럴래? ㅡ 그래. ㅡ 잘 생각해봐. ㅡ  응, 우리가 같이 한 잔 할 수도 있을거야.


  인생을 보여주고는, 아무것도 덧칠하지 않았어. 그래서 불편해.
  레슬리 맨빌의 연기,
  빗소리 들으면서,
  붕붕이 코고는 소리 들으면서,
2011/07/03 18:54 2011/07/03 18:54
TAGS

« Previous : 1 : ... 36 : 37 : 38 : 39 : 40 : 41 : 42 : 43 : 44 : ... 429 : Next »